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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단독] 김희선, 성룡과 18년만 ‘신화2’서 호흡..한중 문화 교류 물꼬 될까

배우 김희선이 원조 한류스타로 위용을 과시한다. 중국 액션스타 성룡과 18년만에 영화 ‘신화2’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다.29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희선은 최근 한국에서 ‘신화2’ 촬영을 진행했다. 김희선은 전편에 이어 ‘신화2’를 연출한 당계례 감독과 성룡이 직접 부탁을 해 ‘신화2’에 우정 출연했다는 후문.앞서 당계례 감독은 지난 22일 이데일리TV와 동아시아문화센터가 주최한 ‘2023 동아시아미래포럼’에 연사로 참여해 “김희선과 영화를 찍기 위해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취재에 따르면 당계례 감독과 성룡은 ‘신화2’ 촬영에 들어가면서 김희선에게 미리 출연을 부탁했고, 제작진이 먼저 한국에 와서 관련 준비를 진행했다. 당계례 감독이 동아시아미래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으면서 김희선과 만나 일사천리로 촬영 진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2’는 2005년 개봉했던 ‘신화’의 속편. 1편은 고고학자 잭이 신비로운 고대 왕국의 공주 옥수와 관련된 꿈을 계속 꾸자 절친한 친구 윌리엄과 함께 그 꿈의 실마리를 추적하다가 진시황의 비밀릉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되는 이야기. 성룡이 잭 역을, 김희선이 옥수 역을, 양가휘가 윌리엄 역을 맡았다. 당시 ‘신화’는 전 세계적으로 1억 2000만 달러(약 1588억원)의 수익을 올려 김희선을 전세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김희선은 이 영화로 성룡과 절친한 사이가 됐다. 1편 개봉 이후 18년만에 제작되는 ‘신화2’는 5000만 달러(약 667억원)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작이다. 전편에 이어 성룡이 고고학자 잭을 맡는다. 잭이 탐사 도중 발견한 유물이 자신의 꿈에서 본 옥 펜던트와 유사하다는 걸 깨닫고 이 펜던트가 꿈과 현실을 이어준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일행과 모험에 나선다는 이야기다. 69세인 성룡은 ‘신화2’에서 리천(이신), 구리나자, 리즈팅(이치정) 등 젊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이 중 주목받는 건 구리나자. 신장 출신으로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구리나자가 1편에서 김희선이 맡았던 꿈 속의 공주 같은, 서장공주 역을 맡을 예정이라 현지에서 관심이 높다.이런 가운데 김희선이 ‘신화2’에 우정 출연하면서 전편과 어떤 연결고리를 갖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김희선의 ‘신화2’ 출연이 주목할 점은 2016년 한반도 사드 배치 이후 한한령으로 중국에서 한국배우, 한국가수, 한국콘텐츠가 사실상 종적을 감췄다가 얼마 전부터 조심스레 교류 재개 전망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이 한국에 단체 관광을 허용하고, 물밑에서 한중 문화교류에 대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상징성이 높은 배우 성룡의 작품에 김희선이 다시 출연하는 건 그 자체로 의미하는 바가 크다.성룡은 지난 4월 중국에서 개봉한 주연 영화 ‘라이드 온’이 현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만큼 대중적인 영향력이 여전히 상당할 뿐더러 당국과 관계도 깊다. 그렇기에 김희선의 ‘신화2’ 출연은 한중 문화교류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중 관계는 정치적인 이유로 경색이 되곤 하기에 김희선 출연 분량이 ‘신화2’가 개봉할 때 편집이 될지, 그대로 담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김희선이 ‘신화2’에 출연하는 모습을 한중 관객이 모두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양국 관계에 봄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희선은 최근 유해진과 호흡을 맞춘 로맨틱 코미디 ‘달짝지근해:7510’으로 20년만에 한국영화에 복귀, 호평을 받고 있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8.30 05:06
사회

일 피고기업 빠진 윤정부 배상안에 피해자·시민사회 “원천무효” 

윤석열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국내 재단이 하도록 했다. 대법원이 배상하라고 한 일본 피고기업은 빠지면서 시민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 발표' 회견을 열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에 대한 방안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이 2018년 3건의 대법원 확정판결 원고들에게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고, 현재 계류 중인 관련 소송이 원고 승소로 확정될 경우에도 역시 판결금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대법원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제철(옛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2018년 일본 피고기업은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확정판결했다. 하지만 일본 피고기업은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버텼고, 피해자들은 피고기업의 국내 자산 강제 현금화를 추진했다. 일본 정부는 대법원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조치로 2019년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에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윤 정부는 대법원 판결을 거스르는 이번 배상안 결정에 대해 엄중한 국제 정세를 이유로 들었다. 박 장관은 이날 "최근 엄중한 한반도 및 지역·국제 정세 속에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함께 한일 양국의 공동이익과 지역 및 세계의 평화번영을 위해 노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와 시민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일제강제동원 피해당사자인 양금덕 할머니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사무실에서 정부의 발표를 온라인 생중계로 지켜본 후 "동냥처럼 주는 돈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양금덕 할머니는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고 사죄할 사람도 따로 있는데 (3자 변제 방식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해서는 사죄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그 돈을 받지 않아도 배고파서 죽지는 않을 것"이라며 "동냥해서 (주는 것처럼 하는 배상금은) 안 받으련다"고 말했다.강제징용 피해자를 지원해온 시민단체들이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방안을 인정할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정의기억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민주노총 등 6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박석운 전국민중행동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국민들의 확정된 법적 권리를 짓밟고 일제 전범 기업의 책임을 면죄해주는 친일매국 협상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104년 전 이완용과 을사오적이 일본총독과 했던 경술국치 선언과 다를 바 없다"며 "국내기업이 수혜를 입어서 돈을 내야 한다는 것도 어처구니없다. 국민으로서 수치스럽기 그지없다"고 말했다.진보당도 외교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희숙 진보당 대표는 “일제 강제동원 문제해결에 물러설 수 없는 원칙은 범죄인정·사죄 배상·책임자처벌”이라며 “이중 어느 것 하나 포함되어있지 않은 제3자 변제안은 원천무효”라고 했다.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정부안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03.06 14:48
스포츠일반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개최 사실상 무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32년 여름올림픽 우선 협상지로 호주 브리즈번을 선정했다. 이 대회를 유치해 남북이 공동개최하며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우리 정부의 구상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IOC는 25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을 2032 여름 올림픽 우선 협상지로 선정한 여름올림픽미래유치위원회의 권고를 승인했다. 당초 2032년 대회는 서울-평양을 포함해 도하(카타르), 부다페스트(헝가리), 라인-루르(독일), 청두-충칭(중국),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뉴델리(인도), 이스탄불(터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등 여러 도시들이 개최 의사를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IOC가 2032년 여름올림픽 우선 협상지를 서둘러 결정한 배경에 대해 ‘북한 리스크’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고 있다. 체육회 관계자는 “남북 공동 올림픽을 통해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에 기여하자는 원대한 목표가 있었지만, IOC 위원들은 북한의 불확실성을 감점 요인으로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한 이후 남북정상회담에 응하는 등 한반도에 ‘스포츠발 훈풍’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남북 관계가 빠르게 경색되며 북한의 변동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북한은 평창올림픽 직후엔 2032년 올림픽을 공동 개최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에 긍정적이었지만,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가 빠진 이후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IOC는 향후 브리즈번을 2032올림픽 단일 협상 파트너로 삼아 대회 유치 2단계인 ‘목표 대화’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IOC는 브리즈번과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대회 개최 의사를 밝힌 나머지 지역과도 1단계 ‘지속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브리즈번이 대회 유치가 결렬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2.25 11:04
스포츠일반

IOC에 조기 걸게 한 바흐 위원장 "개혁 외친 이건희 그립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해 “삼성을 혁신한 기업인인 만큼 IOC의 혁신에 대해서도 많은 지원을 해줬다”며 “IOC는 고인을 깊이 추모한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당초 이날 서울평화상 수상을 위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었으나 방문을 취소했다. 인터뷰는 화상으로 진행했다. 급작스러운 방한 취소에 대해 청와대와의 갈등설 등이 흘러나왔으나 바흐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우려 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故) 이건희 회장과의 인연이 깊은데. “IOC 총회와 올림픽 현장에서 수차례 만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내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던 (2013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IOC 총회였다. 삼성을 혁신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키워낸 분답게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IOC의 혁신과 개혁으로 이어졌다. 나의 IOC 개혁안을 지지한다고 말해줬던 이 회장이 매우 그립다. (전임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 함께 만났을 때도 올림픽의 각종 메달이며 다양한 지식을 나눌 수 있어서 감탄하곤 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바흐 위원장은 고인의 부고를 접한 후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IOC는 “별세 소식은 크나큰 슬픔”이라며 “고인이 올림픽 역사에 남긴 유산(legacy)은 영원할 것”이라는 바흐 위원장 명의 입장문을 냈다. 서울평화상 수상을 위한 방한을 갑자기 취소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다양한 해석은 필요 없다. 이유는 간단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다. 방한하기 위해선 스위스에서 프랑스를 거쳐 비행해야 하는데, 두 나라 모두 최근 들어 코로나 19 확산세가 무섭다. 이동 과정에서 내가 확진된다면 나의 건강도 문제이지만 한국인의 건강도 문제 아니냐. 코로나 19 시대엔 모두가 희생해야 하고, 나도 그런 의미에서 방한을 포기했다.” 일각에선 (한국 IOC 위원의 배석 배제 등) 한국 정부와 갈등을 이유로 꼽기도 한다. “절대 아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훌륭한(excellent)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이번 만남 역시 고대하고 있었다.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박병석) 국회의장을 못 만나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참 아쉽다. 뿐만 아니라 대한체육회의 동료들과 한국의 IOC 위원들(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금메달리스트)을 보지 못한 것도 슬프다.” 서울평화상 수상자 선정 이유는 ‘2018년 평창 겨울 올림픽 당시 북한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르면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개최를 꿈꾸고 있는데, 가능한가. “가능성에 대해 현시점에서 확답을 하는 건 어렵다. 일단 (한국 정부가 표명한) 개최 의사는 받아들인 상태이니 문은 열려 있고, (IOC는) 절차를 밟아나갈 준비는 되어 있다. 새롭게 혁신한 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을 거쳐서 순리적으로 결정이 될 것이다.”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남북 지도자를 모두 만난 몇 안 되는 국제 지도자로서, 조언한다면. “IOC 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그러나 이것은 말할 수 있다. 만약 절차를 밟아 남북 공동 올림픽이 실제 개최가 된다면 올림픽과 세계 평화에 획기적 사건(milestone)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2000년 시드니 여름 올림픽의 남북 공동 입장을 이끌어낸 것이 큰 성과다. 당시 나는 남과 북 모두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음을 확인했다. 당시 한국 동료들이 보여줬던 의지와 활력, 그리고 효율성을 똑똑히 기억한다. (남북 공동 입장은) 올림픽의 힘이 다름 아닌 통합에서 나온다는 것을 증명해줬다. (2016년) 여름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난민팀을 구성한 것도 올림픽을 통한 통합의 가치 구현을 위한 것이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를 분리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안에 IOC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관련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각국의 올림픽위원회에 외부 압력이 가해지는 것을 우리는 원치 않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해관계 등이 있겠으나 더 중요한 것은 통합된 대한체육회가 당면 과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내 모국인 독일의 경우 역시 비슷한 분리를 한 적이 있으나 결국 분열의 폐해만 겪었다.” 도쿄올림픽 개최를 두고도 우려가 나온다. 만약 국제보건기구(WHO)가 코로나 19로 인해 경기 취소를 권고한다면 어떻게 할 계획인가. “상황을 가정한 질문에 답을 할 시기는 아니다. 도쿄올림픽의 안전하고도 성공적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경기장 입장부터 검사 과정까지, 모든 상황을 고려한 ‘툴 박스(tool box)’를 고안하고 있으며, 경기 전까지 완성할 예정이다.”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IOC가 사실상 허용했다는 비판이 있다. “IOC에 중요한 것은 정치적 중립성이다. 올림픽에선 어떠한 종류의 정치적 시위와 표현은 금지되어야 마땅하다고 말씀드리겠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관련기사 IOC에 이건희 추모 조기 오른다…바흐 위원장 “영원히 기억할 것” '서울평화상 수상' 바흐 IOC위원장, 코로나 여파로 방한 무산 2020.10.27 08:38
연예

[씨네한수] "평화로 가는 길"…'강철비2' 용맹한 한반도 사랑

후속편이 시리즈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그 어려운 결과물을 '강철비'는 고급스럽게 이끌어냈다. 영화 '반도(연상호 감독)'가 신명나게 포문을 연 여름시장을 '강철비2: 정상회담'이 새롭게 점령했다. 부족함과 아쉬움 하나없이 관객들과 소통하게 될 작품. 상업영화의 탈을 쓰고 하고 싶었던, 혹은 알리고 싶었던 한반도의 이야기를 쏟아 부었다. 절대적 추천을 부르는 필람(必覽)무비의 탄생이다. 시사회 직후 호불호가 아닌 '호'에 쏠린 평가를 받은 영화도 꽤 오랜만. 장르적 매력부터 작품의 정체성,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다방면에서 극찬을 한 몸에 받았다. 개봉 후 실관람객의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개봉 전 예매율 1위는 박스오피스 1위로 이어졌고 '강철비2: 정상회담'은 이변없이 새 왕좌에 올랐다. '강철비2: 정상회담'이 담아낸 수 많은 정보와, 노골적으로 던진 질문에 관객들은 벌써부터 다양한 답변과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미 잘생겼는데 더 잘생긴 '얼굴 복지'를 뽐내며 영화의 재미를 더욱 플러스 시킨 정우성과, '애국자' '평화 비둘기' 등 양우석 감독이 얻은 새로운 수식어들도 재미있는 포인트. 영화와 관객이 함께 달리게 될 흥행 레이스다. 출연 정우성·곽도원·유연석·앵거스맥페이든·신정근 감독 양우석 장르 드라마·액션 줄거리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 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1분 한줄평 코로나19 시국, 단 한 편을 선택해야 한다면 별점 ●●●●◐ 신의 한 수: '강철비'에 이어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 성사 자체가 신의 한 수다. 시작은 어려울지언정 'n차 관람'을 부르는 재미와 꼭 필요한 정보력이 뒤따른다. '이것보다 어떻게 더 잘 만들어'라는 감탄이 터져나올 정도로 더할나위없이 완벽한 기승전결을 자랑한다. 관객 개개인의 성향이 다른만큼 '내 스타일'이 아닐지언정 '잘 만든 영화'라는데 이견은 없을 터. '진영 논리'로 빠진다면 더 이상 대꾸할 말도 필요 없겠지만, '강철비2: 정상회담'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 들인다면 높은 호감도는 따놓은 당상이다. 남북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국, 중국, 일본을 모두 등판시키는 '강철비2: 정상회담'은 다소 어지럽게 느껴질 수 있는 국제 정세를 최대한 편안하게 펼쳐내려 노력하면서도 디테일함은 잃지 않는다. '직진' 밖에 모르는 양우석 감독의 뚝심이 호기롭다. '강철비2: 정상회담'을 가장 먼저 접하게 될 관객들은 사실상 한반도의 주인들. 주인이 내 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고, 또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강철비2: 정상회담'은 절대 가르치려 하지 않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방식도 다양하다. 캐릭터의 대사를 통해, 그림을 통해, 심지어 통역관을 통해 몰입도를 높인다. 물론 100%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영화를 따라가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 이념이 달라도, 방식이 달라도 남이나 북이나 원하는 바는 단 하나 '한반도의 평화'다. 애정하고 사랑하지만 뭐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기승전 한반도 사랑'의 애처롭고 애달픈 마음을 설득력 있게 펼쳐냈다. 이를 움직이는 캐릭터의 활용도도 깔끔하다.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북 위원장(유연석)은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들면서도 전혀 다른 매력으로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깔끔하게 잡는다. 연기는 굳이 언급할 필요없이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이 캐릭터의 옷을 제 옷처럼 차려 입었다. 무엇보다 관객이 기대했을 대통령 정우성의 비주얼은 기대 그 이상. 고차원적인 안구 복지를 자랑한다. 특히 관객 모두가 알아챌 새벽 3시 비주얼과 물과 피에 젖은 피지컬은 판타지 장르까지 넘나들며 황홀함을 선사한다. 세 정상 외 히든카드도 곳곳에서 등장, 131분의 러닝타임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후반부 잠수함 전투는 '첩보 블록버스터'의 신기원을 연다. 긴장감과 통쾌함이 동시에 요동친다. 신파라 표현하는 것이 미안할 만큼 감동 포인트도 적절하다. 함께 울컥하고, 함께 미소 짓는다. 남녀노소 전 연령대는 물론, 해외에서도 통할 법한 진정한 'K-무비'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8.0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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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펙 '기생충'①] '칸→오스카' 피날레…대망의 아카데미 입성(종합)

드디어 D-1. '오스카 레이스' 피날레를 장식할 '아카데미 시상식'이다. 9일(현지시간/한국시간 10일 오전 10시)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되는 가운데, 올해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가 태평양 건너 한반도까지 휩쓸 것으로 전망된다. 100% 한국 로컬영화 '기생충(PARASITE·봉준호 감독)'이 한국영화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 입성 신고식을 치르기 때문. 지난해 5월 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이 기적같은 깜짝 선물이었다면, 이번 오스카는 준비된 영광이다. '기생충'은 지난 달 13일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작(자) 발표에서 작품상(BEST PICTURE/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봉준호 감독), 감독상(BEST DIRECTOR/봉준호), 각본상(BEST ORIGINAL SCREENPLAY/봉준호·한진원), 국제장편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 미술상(BEST PRODUCTION DESIGN/이하준), 편집상(BEST EDITING/양진모)까지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한국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본선 무대에 진출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기생충'이 최초다. 한국영화가 매해 노렸던 국제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부문은 1962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무려 58년간의 도전 끝에 이뤄낸 성과라 의미를 더한다. '기생충'은 한 편의 영화가 생애 단 한번 만끽하기도 힘든 역사적 기록을 분초 단위로 써내려갔다. 영화인들의 꿈의 무대라 불리는 칸영화제 입성을 시작으로 황금종려상이라는 거대한 전설의 주인공이 됐고, 국내 개봉 후 1000만 영화 등극, 10월 북미 개봉부터 약 4개월에 걸친 오스카 레이스에서 자고 일어나면 트로피를 몇 개씩 추가하며 최종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트까지 여전히 믿기 힘든 '사건'들을 현실화 시켰다. 2월 초까지 영미권에서만 56개 시상식에서 125개 트로피를 싹쓸이 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 전에도 트로피를 추가하는 기염을 토한 '기생충'이다. 이로써 '기생충'은 흥행과 작품성을 전세계에서 인정받으며 21세기가 기억할 명작 반열에 올랐다. 무려 전 세계 205개국에서 '기생충'을 사들였고, 글로벌 수익은 1억6311만9346달러(약 1945억 원)를 넘어섰다. 이제는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가 지겨울 정도. 굳이, 일일이 언급하지 않아도 '기생충'의 모든 기록은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전례없는 최초다. 즉 한국영화의 기준은 '기생충' 전 후로 나뉘게 됐다. '기생충'이 터질 수록 기대치와 욕심 또한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기생충'은 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꿈이 단순히 꿈이 아님을 증명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지명의 꿈은 이제 다관왕으로 그 영역을 넓혔다. 앞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외국어영화상, 미국배우조합 시상식 앙상블상을 품에 안으면서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수상은 사실상 따놓은 당상인 가운데, '기생충'은 더 나아가 주요부문 수상까지 다관왕을 노리고 있는 것.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100% 자국 영화로 전세계 시네마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할리우드 메인 시상식에 입성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사건이다. 그럼에도 기분좋은 욕심은 시상식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샘솟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경쟁 작품과 감독, 배우들의 면면이 역대급으로 화려해 '기생충'의 가치를 더욱 드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 8469명의 투표는 지난 4일 종료됐다. 투표 결과는 회계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보관돼 있다. 특히 지난 3일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기생충'을 작품상으로 예측하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삭제, "실수였다"고 해명하는 해프닝도 발생해 최종 수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외신의 반응은 국내보다 더 뜨겁다. '기생충'의 존재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화제성을 살렸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기생충' 팀은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완전체로 재회,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한다. 수장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정은은 현지 체류 중 아카데미 시상식 현장으로 이동하고, 이선균, 장혜진, 박명훈은 7일, 박소담은 8일, 최우식은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LA로 출국했다. 또한 제작자 곽신애 대표와 편집상 후보 양진모 편집감독, 미술상 후보 이하준 미술감독, 각본상 후보 한진원 작가를 비롯해 홍경표 촬영감독과 조감독, 프로듀서, 제작실장 등 '기생충' 식구들이 모두 아카데미 시상식에 함께 모여 피날레를 장식한다. '기생충'이 있었기에 오스카 레이스를 함께 달릴 수 있었던 시간이다. 오스카 레이스가 무엇인지, 캠페인은 또 무엇인지, 그 기간 내 얼마나 많은 시상식이 존재하는지, 결과적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이라는 대망의 무대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여정이 얼마나 정신없고 바쁜지 신선한 경험을 선물해준 '기생충'이다. 국내외 영화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 짜릿한 전율을 만끽할 순간이 머지 않았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2.0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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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없는 브레인"…'백두산' 씹어먹은 마동석, 존재감 발굴 장인

분량이 적어도, 전매특허 액션이 없어도 존재감 하나만큼은 무조건 지켜낸다. 타고나기를 존재감 장인이다. 이번엔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여유 넘치는 '말빨'을 뽐낸 마동석이다. 마동석이 영화 '시동(최정열 감독)'에 이어 '백두산(이해준·김병서 감독)'을 통해서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단 하루 차 개봉으로 사실상 동시 개봉한 두 작품에서 활약한 마동석은 같은 배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극과극 캐릭터 매력을 완성, 오히려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백두산'은 한반도를 통째로 집어삼켜버릴 초유의 재난 백두산 화산폭발을 막기 위한 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다. 극중 마동석은 수년 간 백두산을 연구해 온 지질학 교수 강봉래로 분해 화산폭발을 막기 위해 여러가지 가설을 연구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극의 흐름을 쥐고 있는 캐릭터인만큼 등장만 하면 신을 씹어 먹는다. 배우 마동석의 색다른 매력은 작품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를 높이기 충분하다. 액션 아닌 브레인 불가능에 가까운 백두산 화산폭발을 막기 위해 쉴 새 없이 어려운 용어를 뱉어내고 브리핑한다. 강인하고 카리스마 넘쳤던 이전 작품의 캐릭터와는 다르게 철제 서랍 하나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는 마동석은 매우 낯설지만 묘하게 어울린다. 자신의 이론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작전을 실행하는 그는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고뇌하는 ‘브레인’으로서 영화를 이끌어간다. 그 새로운 모습에 놀라기도 잠시, 흡인력 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다시 한 번 스크린 속 마동석에게 집중하게 한다. 극한 상황 속 보여주는 인간미 국가의 수장 앞에서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위기에 처한 사람을 보면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따뜻한 면모를 가진 모습으로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언제든 눈앞에 닥친 상황을 외면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지만 결국은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 책임을 다하고야 마는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는 극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적재적소 유머코드·케미스트리 마냥 진지한 모습만은 아닌, 어딘가 허술한 부분이 있는 캐릭터의 개그코드 또한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다. 민정수석 전유경(전혜진)과 임산부인 지영(수지), 강봉래는 직업과 나이 등 교집합이 전혀 없지만 의외의 케미스트리를 발산시키며 유머까지 만들어낸다. 그 중심에는 마동석이 존재한다. 유경과 지영의 사이에서 묵직하게 본인의 자리를 지키며 뱉어내는 유머는 마동석 특유의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코드를 더해 업그레이드 되어 극에 재미를 더한다. 리얼리티 높인 비주얼 변화 비주얼적인 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다. 학자 특유의 깔끔하면서도 괴짜 같은 의상과 얇은 테 안경은 마동석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한 하나의 장치. 그는 교수라는 배역의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소품을 직접 착용해보며 완벽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교수는 처음이다. 현실감과 유머, 인간미는 물론이고 비주얼까지 두루 갖춘 지질학자 ‘강봉래’는 마동석이 만들어낸 역대급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배우 마동석이 보여준 연기도 다양했다. 한 나라의 생사가 걸린 문제에 직면해 느끼는 갈등과 고뇌는 그의 깊은 감정선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12.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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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문자로 본다"…21세기 한반도서 벌어질 실화

“21세기에 축구를 문자로 본다.” 한 국내 네티즌의 글이다. 평양에서 열린 남북축구를 영상이 아닌 문자중계로 지켜봐야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우리 선수들이 자명종 시계까지 챙겨간게 뒤늦게 알려졌다. 최첨단시대 2019년에 한반도에서 벌어질 실화다. 한국남자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30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3차전을 치른다. 북한 당국의 비협조로 한국 취재진과 응원단은 물론 TV 생중계도 없이 열린다. 국내축구팬들은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 문자중계에 의존해야한다. 교체, 경고 등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된다. 우리 대표팀은 평양에서 1박2일간 사실상 세계와 단절됐다. 대표팀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을 출발해 오후 4시10분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호텔에 여장을 풀지도 못한채 곧장 김일성경기장으로 이동해 기자회견과 훈련을 가졌다. 애초 대한축구협회는 현지 파견된 직원을 통해 PC 메신저로 현장 상황을 전하려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14일 오후 10시38분경에야 한국 기자단에 사진 2장만 보내왔다. 화질이 좋지 않은데, 이마저도 AFC 관계자를 통해 받았다. 14일 자정까지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은 깜깜 무소식이었고, 다음날 오전 8시에야 전달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현지 경기장에서 PC 카카오톡과 왓츠앱 연결이 되지 않았다. 숙소인 고려호텔로 이동해 이메일로 전송하느라 하루 늦게 전달됐다”고 했다. 현지 축구협회 직원과 15일 0시30분 이메일로 연락이 닿았는데, 대표팀이 평양에 입성한지 무려 8시간 만이다. 만약 AFC가 아니었다면 몸값 1000억원이 넘는 손흥민(27·토트넘)을 비롯한 우리 선수들은 사실상 행방불명 신세가 될뻔했다. 전날 대표팀은 일정이 지연돼 공항에서 오후 6시40분에야 출발했다. 예정보다 1시간25분 늦은 오후 8시25분부터 김일성경기장에서 50분간 훈련했다. 선수단 버스가 평양 시내로 이동하는 내내 50㎞ 안팎의 저속으로 달렸다. 기자회견장에 북한기자 5명만 참가했는데, 그들이 기자인지 정부관계자인지 알 수 없다. 평양에 주재하는 신화통신, AP통신 등 외신 기자는 보이지 않았다. 남북전 영상은 한국대표팀이 돌아오는 17일에야 녹화중계가 가능할 전망이다. 북한 측은 영상 DVD를 한국이 출발하기 전에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중계영상인지, 경기분석용 영상인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14일 대한축구협회 인사이드캠을 통해 한국 선수들이 자명종 32개를 챙겨간게 뒤늦게 알려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북한에 들어가기 전에 휴대폰을 대사관에 맡겨야 한다. 아침 알람을 위해 자명종 32개를 사서 한개씩 나눠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27세 미드필더 이재성(홀슈타인 킬)은 “중학교 때 주장이었는데 휴대폰이 없어 이런거 하나로 깨웠다”고 말했다. 15일 오후에는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축구협회는 오후 1시쯤 “5만석 중 예상관중은 4만명이다 이용은 무릎통증으로 제외됐다”고 전했다. 한국은 지난달 10일 아시가바트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2차예선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중앙아시아의 북한’이라 불리는 투르메니스탄은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61)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다. 그런데도 TV 생중계와 응원을 흔쾌히 수용했다. 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한은 이번 남북전을 통해 전세계에 폐쇄성을 재확인시켰다. 영국 BBC는 15일 오전 “남북전은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더비”라며 “생중계·한국팬·한국기자도 없다. 북한에 있는 외국인 관광객조차 경기관람을 불허했다”고 전했다. 이어 BBC는 “지난해 남북은 스포츠를 통해 냉각관계를 깨며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현재는 좋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평창올림픽에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구성됐고, 대규모 북한 응원단이 방한했다. 하지만 불과 1년8개월 만에 한국은 평양 원정을 ‘3무(기자단·응원단·중계)’로 치르는 신세다. 문재인 대통령은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깜깜이 월드컵 예선은 문정부 짝사랑 대북정책이 빚은 참사다. 핫라인을 설치했다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월드컵 생중계하라는 전화 한통 안한다”고 지적했다. 2023년 여자월드컵 남북공동유치를 추진하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이날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네티즌들은 “평창 때 환대해주면 뭐하나, 정작 우리는 찬밥신세인데”, “축구 한 경기로도 이러는데, 2032년 올림픽은 어떻게 공동개최를 추진하겠냐”고 지적했다. 임재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북한은 지금 당장 남북관계를 전향적으로 만들어봐야 얻을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짧은 직항로는 물론 응원단과 중계도 허락하지 않는는데, 북한이 한국선수단을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꼭 이기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올림픽 공동개최 여부도 10년 이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 2019.10.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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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달 연대기’와 고조선 이전의 시대!-‘아스달 연대기’와 고조선 역사 속 이야기 ②

[다음은 ‘고조선 논쟁’으로 유명한 유정희(남, 37, 역사학자/고고학자 :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쓴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 『하왕조, 신화의 장막을 걷고 역사의 무대로』, 『드래곤볼, 일본 제국주의를 말하다』, 『그레이스 켈리와 유럽 모나코 왕국 이야기』,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본 조선왕조』 등 저/감수) 선생이 직접 쓴 ‘특별기획 칼럼②부’이다.]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가 한창 방영중이다. 처음의 우려와는 다르게 갈수록 흥미가 더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저번 칼럼에서도 필자가 분명 말했지만,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드라마를 성급히 좋지 않게 평가하는 것은 다소 자제해야 할 것이다. 저번 칼럼에서 필자는 드라마 속의 성(城)에 대해 얘기하였었다. 그러나 이러한 다소 지엽적인 부분을 떠나 전체적인 큰 시야에서 봤을 때 아무래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무언가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이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고조선 성립 이전의 시대(pre-Old Joseon era)’이다. 드라마에서는 확실히 얘기하고 있진 않지만, 결국 이는 고조선 성립 이전의 이야기인데 실제로 사료에는 고조선 성립 이전 어떻게 묘사가 되어 있고, 그런 기록이 있는 사료 자체가 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이에 대해 위서(僞書)를 제외한 신빙성 있는 사료는 사실상 거의 없다. 중국 오제(五帝)시대, 하(夏) 시대의 기록을 적은 2차 사료도 많이 없는 상황에 전통적으로 중국보다 사료가 적은 우리 측 기록이 많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기록이 아주 없지는 않다. 곧, 20세기 초 명문가 출신 독립운동가이신 김교헌(金敎獻) 선생이 쓰신 『신단민사』에 보면 단군의 고조선 성립 이전 기록이 소략하나마 보인다. 참고로 필자는 작년 를 해제하고 이를 우리 ‘국학역사학자(國學歷史學者)’들인 김교헌 선생 등의 저서인 『신단민사/실기』 등과 사료 교차검증(cross-examination) 하고, 또한 『후한서 동이열전』 등의 기록과는 사료 상호보완(reciprocal complementation)을 하였는데, 이리저리 봤을 때 그만큼 『신단민사』는 우리에게 소중한 책이다. 또한 는 오리엔탈리즘 출현 이전 ‘서구의 원조 동양학’에 가깝기에 이 또한 우리에게 중요하다. 이 『신단민사』의 고조선 성립 이전 기록을 보면, “신인(神人)이 흩어진 사람들을 한데 모아 부락을 만들고 그 수가 3천명 이었다. 신인이 집과 정자를 만들고 소를 타고 다스렸다. 신인(神人)이 백성을 통치하였고 백성들은 신의 교화에 감화되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신인이 나타난 이후부터 단군의 건국 전까지를 124년인데 이를 신시시대(神市時代)라 한다.”라고 서술돼 있다. 또한 “이후 백성들이 신인을 추대하여 군주(君主: monarch 또는 prince)로 삼았다.” 라고 되어 있다. 드라마에서는 ‘아라문 해슬라’라는 인물이 바로 ‘신인(삼국유사에서는 환웅)’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며, 도시국가 아스달은 ‘신시’의 드라마적 해석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라문 해슬라가 아스달을 세운 것이 200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설정도 『신단민사』의 신시 124년 역사와 유사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를 학술적으로 해석하면, 이는 아마 초기국가(early state) 성립 이전 어느 하나의 도시국가가 성립되는 단계를 나타낸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도시국가가 성립되고, 자연스럽게 강한 도시국가가 다소 세력이 약한 도시국가들을 복속시키거나 연합(union), 연맹(confederation)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그리하여 성립된 것을 바로 ‘초기국가’라고 한다. 이러한 초기국가들은 세계 4대 문명에 으레 보이는데, 가령 이집트 고왕국(Old Kingdom of Egypt) 이전 상, 하 이집트 각각과 이집트 초기 1~2 왕조(Early Dynastic Period)들이 그렇고, 메소포타미아의 우르(Ur) 등 도시국가들, 또한 우리 동아시아 쪽에서는 요(堯), 순(舜) 임금 때부터 넓게 봐서 하왕조(夏王朝: Xia dynasty) 초중기까지 해당된다. 필자는 아주 오래전 하왕조 관련 책을 쓰면서, 하(夏)가 황하 일대에 흩어진 도시국가들을 다소 완만하게 통치한 첫 번째 중국 왕조라고 말한 적이 있다.1) 사실 우리 동아시아 쪽은 아무래도 그 문명의 발전도나 출현 시기가 중동이나 이집트는 물론 인도보다도 다소 뒤쳐짐이 없지 않은데, 완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교과서에서 배우고 숙지한 것보다는 실상 그 발전도가 낫다고 확신한다. 그간 교과서 등의 동아시아 문명이 많이 뒤처지게 그려진 것은 사실 19세기 이후 오리엔탈리즘에 빠진 서구 학자들과 그에 아부, 수긍하여 동양학을 서구 오리엔탈리즘의 기준에 무리하게 맞춰 연구한 일본학자들의 영향이 적지 않다.2) 문제는 이러한 오리엔탈리즘이 ‘서구의 원조 동양학’도 아니라는 점이다. 섬서성 스마오 유적을 보듯이 우리 동아시아 쪽도 찾아보면 중동처럼 초기국가 성립 전후 이미 상당히 완숙한 도시국가들을 이미 만들 수 있었다. 참고로 스마오는 대략 기원전 2300년부터 4~5백년간 이어진 섬서성의 성(城) 유적인데, 아직 제대로 발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좀 더 조사,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어쩌면 하초(夏初)의 거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따라서 우리 고조선 관련 문제로 돌아오면, 아직 신시시대에 비정할 수 있는 유적이나 이러한 것들이 아직 확실하게 발굴되지는 않았지만, 저 정도의 도시국가 정도는 중국도 당시 이미 가능하니, 고조선의 주 무대인 현재 요서, 요동이나 한반도 일부 지역에서도 이미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해본다. 혹자는 그 유명한 요하 문명이 이러한 선(先)고조선 문명의 편린을 보여준다고 주장하시는 분도 있다. 요하 문명은 일단 증명할 수 있는 해독 가능한 확실한 문자발굴이 아직 없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것이 과연 state 단계인지, 아니면 어떤 단계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그러나 김교헌 선생 등의 글에 이미 신시시대가 보이고 『신단민사』 등의 책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우리 구전 역사나 국학 역사의 한 일면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책이기에 이러한 『신단민사』 등의 사료와 선고조선 문명으로 유추되는 일부 요하 문명 유적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연구이자 흥미롭고 충분히 검토해 볼 가치가 있는 그 무엇 같다. 1) 유정희, 『하왕조, 신화의 장막을 걷고 역사의 무대로』, 아이네아스, 2016, p.165. 2)오리엔탈리즘과 서구제국주의의 관계를 정립한 대표적인 학자는 잘 알려진 것처럼 에드워드 사이드이다. 하지만 그의 오리엔탈리즘은 근동(중동)과 서구의 관계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우리의 입장에서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등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역사연구에 있어 오리엔탈리즘이 어떻게 작동해왔는가에 대한 연구를 더 진행해야 할 것이다. 오리엔탈리즘의 선구적 연구는 Edward W. Said, Orientalism (New York: Pantheon Books, 1978)를 보길 바란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아시아의 역사서술에서의 오리엔탈리즘의 영향과 에드워드 사이드에 대한 비판은 Michael Dusche, Identity Politics in India and Europe (London & New York: Sage Publication, 2010), 7-9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2019.06.1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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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GV·공작②] "日매체들과 인터뷰" 윤종빈 감독, 여전히 돌아가는 '공작' 시계

개봉 후 1년, 백상예술대상을 매개체로 다시 만난 '공작'과 관객들이다.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경기장 메가박스 컴포트 1관에서는 제55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작 '공작' 특별 GV(관객과의 대화·Guest Visit)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모더레이터 김형석 평론가의 진행으로 윤종빈 감독과, 배우 이성민이 참석해 관객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지난해 8월 개봉한 '공작'은 대북공작원의 실화를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누적관객수 497만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국내는 물론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등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이성민은 '공작'에서 엘리트 북경 주재 대외경제위 처장이자 북한 외화벌이 총책임자 리명운 역할을 맡아 오직 이성민만이 할 수 있는 연기와 정서로 북 최고위층 인사의 모습을 완성시켰다. 리명운의 비주얼·대사·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눈빛은 여전히 생생하다.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공작'은 영화부문 작품상과 남자최우수연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성민은 "'최우수연기상'이라는 부문 타이틀에 걸맞는 배우는 이성민이다. 연기 하나로는 '공작'의 이성민을 따를 배우가 없다"는 심사위원 극찬 속 최우수연기상 주인공이 됐고, '공작'은 만장일치을 받으면서 전 부문 중 최단시간 수상이 결정됐다.이로써 '공작'은 '공작'이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시상식이었던 백상예술대상에서도 주요부문을 모조리 석권하며 완벽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윤종빈 감독과 이성민, 그리고 관객들은 '벌써 1년이 지났나' 싶을 정도로 여전히 생생한 '공작'의 시작점부터, 볼 때마다 다르고, 몇 번을 봐도 신선한 명작의 감동까지 50분간 화기애애한 에너지를 함께 교류했다. -공식 개봉 후 1년이 지났다. 백상예술대상 수상까지 1년 레이스가 알찼는데, 현 시점에서 '공작'은 어떤 의미로 남아있나. 윤종빈 감독(이하 윤=) "우연의 일치로 어제 '공작' 일본 개봉을 기념해 일본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다. 뭔가 '끝나지 않는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촬영이 2017년도에 끝났고, 2018년에 개봉했는데, 2019년까지 '공작' 인터뷰를 하고 있다니' 싶더라.(웃음) 거기에 지금은 GV도 하고 있다. 끝나지 않는 영화가 맞다."이성민(이하 이=) "개인적으로 '공작'은 내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다 개봉을 기점으로 딱 1년 됐는대 개봉할 때만 해도 남북 관계가 쉽게 잘 풀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우리 영화도 그런 분위기 속에 개봉해 큰 사랑을 받았다. 지금은 다시 약간 힘든 상황이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공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호연지기'다. 왜 다른 단어가 아닌 '호연지기'여야만 했는지 궁금하다.윤= "호연지기의 뜻이 도의에 근거를 두고 굽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큰 마음을 뜻한다. 아시다시피 사자성어다. 좀 옛스러우면서도 사자성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알만한 말이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영화의 메시지와 뜻을 전달해야 하는데 어려우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 -리명운은 흑금성(황정민)을 의심하다 결정적 순간 목숨을 걸만한 모험을 감행한다.이= "그게 '호연지기' 아닐까 싶다. 스파이와 적대 관계로 만나 있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뜻과 꿈은 서로 같다. 각자의 불안과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꿈꾸고 있는 대의를 시작하고자 하는 용기가 그런 결단을 내리게 한 것 아닐까 싶다. 그런 모습이 서로에게도 비춰지는 신이었다."윤= "내가 대본을 썼을 때 생각은, 리명운은 흑금성 존재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꾸준히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계속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1차적으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자기에게 돌아오는 문제들도 있었겠지만, 결국 대의, 그것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흑금성도 그 사람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함께 걷게 된다." -흑금성 정체가 발각된 후 보내주는 장면도 실제로는 그렇게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안 간 것으로 안다. 극적으로 각색한 것인가.윤= "실제로 이 영화에서 가장 사실과 다른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다. 현실에서는 북한에 있을 때 정체가 발각된 것이 아니고, 광고 촬영을 하러 들어가기 한달 전 언론에 의해 정체 발각된다. 광고 일정은 당연히 다 취소됐다. 이후 흑금성이 베이징에 있는 리명운을 찾아가 '속인 것 사과하겠다'고 말하고, 리명운은 '북한에 같이 가 김정일 앞에서 당신이 설명해라'라고 한다. 하지만 영화 안에서는 흐름상 영화적 내적 호흡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각색 과정을 거쳤다."이= "리명운 입장에서는 흑금성이라도 살아날 가능성이 있으니까 보내준 것이다. 리명운은 '결국 이건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다'고 판단했고 '나는 어쩌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했다. 나는 그런 마음으로 연기했다. 그 상황에서는 더 이상의 뭐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조차 없으니까. 그것 역시 호연지기 아닐까 싶다." -흑금성과 리명운이 걸어가다 마주 보면서 끝난다.이= "촬영 때도 그 것이 전부였다. 걸어가서 만나는 것까지 찍지 않았고, 걸어 가는 것에서 끝났다. 나도 의외였다. 만나게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거기에서 그냥 끝내시더라. 그 신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트랙이다. 긴 레일을 깔아서 줌 인, 아웃을 움직였는데 그게 엄청 길었다. 내가 영화와 드라마를 찍은 이례로 그렇게 길게 깔린 것은 처음 봤다."윤= "원래 대본 상에서는 쳐다만 보는 것이 끝이었다. 근데 촬영을 위해 현장에 갔더니 거대한 한반도 기가 걸려 있더라. 그걸 쭉 보면서 '왠지 뭘 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엔딩이 바뀌었다. 다가가다가 끝난 것으로 하자. 그 이유는 내가 봤을 땐 두 사람이 서로 쳐다보기만 하면서 끝나면 좀 단순하게 느껴지고 둘의 감정으로 끝나는 영화처럼 될 것 같았다. 어찌됐든 둘의 관계는 다가갈 수 있는 거리임에도 가지 못하고 그저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 안에 놓여있다. 많은 언론들이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고. 그게 현재도 진행 중인 한반도의 비극이라 생각했다. 역사는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렇게 끝내는 것이 여러 의미로 좋을 것 같았다."이= "아, 기억나는 것이 또 있다. 이효리 씨다. 우리도 신기해서 '이효리다, 이효리다' 하고 있었다.(웃음) 감독님이 한반도기 말씀을 하셨는데 난 그걸 보면서 '요즘 친구들이 저 깃발을 알까?'라는 걱정을 살짝 했다. 영화가 개봉하면 어린 친구들도 영화를 보게 되지 않나. 근데 요즘엔 자주 볼 수 없는 깃발이다 보니 '저 깃발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할까?'라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다." -재회의 순간까지, 리명운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이= "시계 풀어놓고 끌려간다. 그걸로 충분히 여러 상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다시 등장할 땐 살아는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초췌해 보이고 나이 들어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지나간 시간동안 힘들게 살아왔구나'가 보여지는 얼굴이다. 그건 감독님 연출 의도였다. 나와 같이 있었던 주변 인물들은 총살을 당했을 것이고. 대본에는 다 죽는 것으로 쓰여져 있었다."윤= "보위부 요원들은 사형을 당했다. 리명운은 애초 스파이를 걸러내는 것이 의무가 아니라 외화벌이가 목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아주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또 김대중 대통령 당선을 맞췄기 때문에 처벌 받지는 않았다." >>③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박찬우 기자 2019.06.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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