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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염경엽 감독 "최종전 임찬규, 토종 에이스니까…라고 써주세요"

"토종 에이스 대우도 있다. 사실 어제 써도 됐다. 오늘은 6이닝 정도 던지게 할 예정이다. FA(자유계약선수)를 앞뒀는데, 규정이닝을 채워야 하지 않겠나."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올 시즌 깜짝 활약으로 선발진을 지켜온 국내 1선발 임찬규를 시즌 최종전에 등판시킨다.LG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경기 전까지 143경기 85승 2무 56패를 기록 중인 LG의 정규시즌 최종전이다.이미 1위는 확정했다. LG로서는 승패에 크게 의미를 둘 날은 아니다. 다만 다른 의미가 있다.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 시상식을 치를 예정이다. 기왕이면 기분 좋게 마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상대 팀인 두산이 NC 다이노스, SSG 랜더스와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사력을 다하진 않더라도 '잠실 라이벌'에 져줄 상황 역시 아니다.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이기려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순위싸움 때처럼) 정상적으로 치열하게 하기도 부담스럽다. 모든 팀에 똑같이 상대하려 한다. 승부가 걸린 것처럼 세게 하기는 또 어렵다"고 전했다. 선발 임찬규이 대한 기대도 있다. 임찬규는 올 시즌 29경기 13승 4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 국내 선발진이 흔들리던 LG의 중심을 잡아줬다. 지난 시즌 후 FA 신청을 1년 미루고 재수해 얻은 값진 성과다. 아담 플럿코, 케이시 켈리에 트레이드 영입한 최원태까지 선발진 전원이 흔들렸던 LG로서는 풀 시즌을 버텨준 임찬규의 존재가 고마울 법 하다.취재진이 염 감독에게 최종전 등판 의미에 대해 묻자 그는 "토종 에이스 대우도 있다. 사실 어제(14일) 등판해도 됐다. 대우도 있다"며 "그렇게 기사로 써 달라"고 장난 섞인 미소를 지었다.대우 그 이상의 의미도 있다. 다시 FA 신청을 하게 될 임찬규는 139이닝으로 규정이닝까지 딱 5이닝이 부족하다. FA를 맞이하기 전 규정 이닝을 채워 선발로서 좋은 가치를 받게 하고 싶은 게 염 감독이 생각하는 '진짜' 대우다. 그는 "오늘은 6이닝 정도 기용할 생각"이라며 "FA가 되는데 규정 이닝을 채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웃었다.한편 정규시즌은 임찬규가 지켜줬지만, LG로서는 다가올 한국시리즈(KS) 로테이션도 고민해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김윤식은 구속을 보고 결정한다고 했다. 이정용의 보직은 두 번째 투수지만, 김윤식의 보직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 14일 두산전에서 선발 김윤식을 2이닝만 쓴 후 두 번째 투수로 올린 이정용을 5이닝(74구)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는 "윤식이는 구속이 142㎞/h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다. 그래서 (14일 경기에서) 뺀 거다. KS에서도 구속이 144㎞/h 이상 올라오지 않으면 선발로 쓰지 않겠다. 코너워크로 싸우는 투수가 아니라 직구에 힘이 있어야 실투를 던져도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정용은 두 번째 투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선발이다. 윤식이가 연습 경기에서도 구속이 나오지 않으면 정용이가 4선발"이라고 예고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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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카쓰 신고의 당부 “내가 알던 한국 야구 아니야…기본으로 돌아가라” [창간 54]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레전드의 일침'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드러난 한국 야구에 대한 부진 이유를 되짚어 보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입니다. 본지는 하리모토 이사오(한국명 장훈), 이토 쓰토무, 다카쓰 신고, 김성근 등 한국과 일본 야구에 정통한 레전드부터 일침(一針)을 들었습니다. 한국 야구가 다시 도약하길 바라는 이들의 ‘비수 같은 훈수’를 독자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들에게 전합니다. 2008년 어느 날, 이광환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 감독이 코칭스태프 회식을 열었다. 경기 후 코치들, 그리고 몇몇 고참급 선수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회포를 푸는 자리였다. 당시 기자도 그 자리에 참석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얻었다. 참석자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 다카쓰 신고였다.당시 다카쓰는 히어로즈의 외국인 투수였다.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네 차례나 구원왕에 올랐던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하기도 했다.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그가 마흔 살 나이에 KBO리그에서 뛰는 자체가 놀라웠는데, 사적인 자리에서도 한국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장면도 퍽 인상적이었다.다카쓰가 KBO리그에서 뛴 것은 한 시즌에 불과하다. 그러나 선수로서 직접 뛰고 부딪혔기에 한국야구에 대한 그의 관심과 이해가 높다. 현재 NPB 야쿠르트 스왈로스 감독을 맡고 있는 그에게 KBO리그와 2023년 WBC 4강에서 탈락한 한국 야구대표팀 대해 물었다. 투수 제구력 현저하게 퇴보다카쓰는 "내 입장에서 한국야구 대표팀의 실력을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예전과 비교하면 투수와 타자들의 기량이 저하됐다. (2023년 WBC에서는) 이전의 한국 대표팀 같지 않았다"고 설명했다.MLB와 NPB, KBO리그 모두에서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그는 특히 한국 마운드에 대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다카쓰는 "한국 투수들의 제구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힘에만 의존해서 공을 던지던데, 요즘에는 시속 150㎞의 빠른 공도 타자들이 잘 쳐낸다. 그럴수록 투수에겐 세밀함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어떤 경기나 선수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다카쓰가 본 장면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한국-호주전(3월 9일), 한국-일본전(3월 10일)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국은 두 경기에서 무려 17이닝 동안 21자책점(팀 평균자책점 11.12)을 기록했다.특히 일본전 4-6으로 뒤진 6회 말 무사 3루 위기에서 등판한 김윤식, 정우영, 이의리의 부진이 뼈아팠다. 코너워크를 할 제구가 안 되고,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투구할 구위와 배짱은 없었다. 이 순간, 한국 투수와 일본 타자의 격차는 어느 때보다 컸다. 몇 몇의 잘못도 아닌, 한국 마운드의 총제적인 문제가 드러난 장면이었다.다카쓰는 "사실 이건 기본기의 문제다. 투수는 학창 시절부터 (좋은 폼으로) 많이 던져야 한다. 나도 수백 개씩 투구했다. 불펜에서도 많이 던졌고, 타자들의 훈련을 도우면서 또 던졌다"고 말했다.그가 말하는 건 '용불용설(用不用說)'이다. 많이 던질수록 투수의 팔이 단련되고, 제구도 좋아진다는 주장이다. 이는 투구 수 관리를 중시하는 현대 이론과 배치되기는 한다. 다카쓰는 투수의 기량이 일정한 수준에 오르기까지는 충분히 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선수 시절 다카쓰는 '특별한 공'을 던지지 못했다. 1991년 야쿠르트에 입단한 그는 선발 투수로서 자리 잡지 못하다가 구원 투수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시속 130㎞대의 주 무기 싱커를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던졌다. 어려운 공이 아닌 것 같은데 그를 상대한 타자들은 정타를 맞히지 못했다. 더 던지고, 더 연구하는 일본 투수들다카쓰가 KBO리그 선수로 뛰었던 2008년은 한국 야구의 전성시대였다. 한국 야구는 그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과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2009년 WBC에서는 일본과 5차례 명승부(2승3패)를 벌이며 준우승을 차지했다.다카쓰는 "기본적으로 한국 야구의 수준은 높다고 생각한다. (발전) 가능성이 큰 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국 대표팀의 기량이 일본 팀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한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온 립서비스일 수 있다. 그래도 10여 년 전에는 크지 않았던 한일 야구의 격차가 몇 년 사이 더 벌어진 건 틀림없다.2023년 WBC 최우수선수(MVP) 오타니 쇼헤이뿐 아니라, 일본에는 체격과 파워가 뛰어난 선수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세대교체에 실패한 채 여전히 김광현‧양현종에게 대표팀을 맡기는 KBO리그와 크게 대비됐다.다카쓰는 "일본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 방법이 체계적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타자의) 파워와 (투수의) 스피드가 향상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옛날 선배들보다) 많이 훈련하고, 연구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국야구의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고 생각한다. (일본과 대등해지려면) 기본기에 충실해야 할 거다. 기본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김식 기자◆다카쓰 신고(高津臣吾, 1968년 11월 25일~)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 감독. 1991년 야쿠르트에 입단해 1994년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시작으로 네 차례 타이틀을 차지했다. 2004년 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2005년 뉴욕 메츠에서 활약한 뒤 2006년 야쿠르트로 복귀했다. NPB 통산 286세이브, MLB 통산 27세이브를 기록하며 사사키 가즈히로에 이어 두 번째로 미‧일 300세이브를 돌파했다. 또 2008년에는 KBO리그(8세이브), 2010년에는 대만 프로야구(CPBL, 26세이브)를 경험했다. 이후 일본 독립리그 팀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뛰다 2014년부터 야쿠르트 투수 코치를 맡았다. 2020년 야쿠르트 감독에 오른 뒤 2021년 센트럴리그 우승과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23.09.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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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염경엽 감독 "최원태 없었으면…팀에 큰 위기가"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최원태 트레이드 효과'를 반겼다.최원태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8-4 승리를 이끌며 시즌 8승(5패)째를 거뒀다. 시즌 60승(2무 52패) 고지에 선착한 LG는 2위 SSG 랜더스(54승 1무 41패)와의 승차를 6경기로 유지했다.염경엽 감독은 13일 키움전에 앞서 "사실 최원태 없이 플럿코가 빠졌으면 엄청 힘들었을 거다. 힘든 게 아니라 팀에 큰 위기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는 지난달 29일 키움 토종 에이스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내야 유망주 이주형을 내주는 등의 적지 않은 출혈이 있었지만,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즐이라고 판단, 과감하게 트레이드 버튼을 눌렀다. 공교롭게도 LG는 8월 초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코로나19 문제로 로테이션에서 이탈했다. 지난달 26일 수원 KT 위즈전 패배로 시즌 5연패에 빠졌던 LG는 최원태 영입 전후로 7연승을 질주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염경엽 감독은 "5연패를 한 다음이었다. 트레이드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반겼다. 최원태는 LG 이적 후 3경기에 선발 등판, 2승 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지난 5일 삼성 라이온즈전(5이닝 9피안타 6실점) 부진 탓에 평균자책점이 크게 올랐지만, 꾸준히 5이닝 이상을 책임졌다.염 감독은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기면) 선발의 문제가 아니라 중간에 과부하가 확 온다. 그 타이밍에 (이)정용이가 살아난 것도 크다. 원태랑 정용이가 확 올라왔고 거기에 (이)지강이까지 조금 올라와 주면서 위기를 넘겼다"고 말했다.최원태 영입과 플럿코 재합류로 LG 선발 로테이션에는 빈자리가 없다. 지난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던 김윤식과 이민호 등이 기약 없이 2군에서 대기하는 상황. 염경엽 감독은 "선발 투수들은 2군을 계속 돌아야 한다.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는) 9월에도 들어오기 힘들다"고 말했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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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냉탕] 12피안타 7자책점…'악몽의 하루' 김윤식도 LG도 '위기'

LG 트윈스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이 무너졌다.왼손 투수 김윤식(23)은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12피안타 1탈삼진 7실점(7자책점) 패전 투수가 됐다. 0-7로 뒤진 6회 마운드를 내려갔고 LG는 0-12로 대패했다. 김윤식이 한 경기 12피안타를 허용한 건 2020년 데뷔 후 처음이다. 7자책점도 불명예스러운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3경기 연속 6이닝 투구에 실패하며 시즌 평균자책점도 5.29(경기 전 4.47)까지 치솟았다.시작부터 난타당했다. 1회 말 리드오프 김준완부터 4번 러셀까지 4연속 안타로 2실점. 1사 2·3루에선 이형종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점째를 내줬다. 2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김윤식은 3회 말 2사 1·3루 위기를 극복했다.하지만 4회 대량 실점으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1사 2루에서 김수환의 1타점 2루타, 2사 3루에선 김혜성과 이정후, 러셀의 3연속 적시타로 순식간에 점수 차가 0-7까지 벌어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키움의 팀 타율은 리그 9위(0.247)였지만, 김윤식 상대로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대폭발했다.5회를 피안타 1개로 무실점 처리한 김윤식은 6회 최성훈과 교체됐다. 전날 연장 12회 승부로 불펜 소모가 컸던 LG는 김윤식이 흔들리더라도 경기 투구 수를 최대한 채우게 했다. 그 결과 투구 수 86개(스트라이크 60개)에서 불펜이 움직였다. 이날 김윤식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4㎞/h에 머물렀다. 구위가 떨어지니 변화구도 밋밋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가리지 않고 키움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LG로선 큰 고민이다. 김윤식은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23경기에서 8승 5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 LG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섰다. 그 결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관심이 쏠린 올 시즌에는 부침이 심하다. 염경엽 감독이 등판 일정을 조율하며 세심하게 관리하지만, 백약이 무효하다. 최근엔 임찬규에게 3선발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키움전 부진으로 팀 내 입지가 더 흔들리게 됐다.선수도 팀도 ‘위기’이다.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0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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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부상 에이스' 구창모, 태극마크 차출 딜레마

과연 '부상 중'인 구창모(26·NC 다이노스)가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9일 발표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최종 엔트리 관심사 중 하나가 구창모의 대표 발탁 여부다. 구창모는 지난 3일 왼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부분) 굴곡근이 미세 손상돼 1군에서 빠졌다. 당시엔 AG 출전이 물 건너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최근 기류가 묘하게 바뀌었다. 강인권 NC 감독이 지난 6일 구창모의 복귀 시점으로 '올스타 브레이크 전'을 언급하면서부터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7월 13일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7월 중 복귀라면 9월 대회 출전이 불가능하지 않다.'건강한' 구창모는 국가대표로 손색없다. 올 시즌 부상 전까지 그는 9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0.215,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09로 안정적이었다.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가 위력적.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좋고 팔 스윙도 짧아 타자가 공략하기 까다롭다. 일찌감치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뒤를 이을 차세대 왼손 에이스로 주목받아 세대교체를 목표로 하는 이번 AG 대표팀 방향성에도 부합한다.지난 4월 발표한 AG 예비 명단에 포함한 왼손 투수는 총 24명(아마추어 선수 제외)이다. 60명이 넘는 오른손 투수와 비교하면 후보군부터 적다. 선발 투수로 활용 가능한 왼손 자원으로 범위를 좁히면 한 손에 꼽을 정도다. 김윤식(LG 트윈스) 이의리·윤영철(이상 KIA 타이거즈) 정도가 유력 후보로 분류되는데 다른 국제대회 때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 더욱이 김윤식은 들쭉날쭉한 피칭, 이의리는 제구 난조가 심각하다. 윤영철은 올 시즌 신인으로 경험이 많지 않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구창모의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관건은 부상 중인 선수를 뽑을 수 있느냐다. 구창모가 7월 중 복귀한다는 건 아직 가정에 불과하다. 만약 국가대표로 뽑았는데 재활 치료가 더디게 진행되면 그로 인한 부담을 대표팀이 떠안아야 한다. 특히 구창모는 2020년 왼 전완부 피로골절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 비슷한 부위를 다친 이번 부상을 마냥 쉽게만 볼 수 없다.AG은 금메달 획득 시 병역특례법에 따라 군사훈련만 마치면 병역의무를 마친 것으로 간주하는 '병역 혜택'이 주어진다. 구단마다 물밑에서 병역 미필 선수의 국가대표 승선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이유다. 구창모도 아직 병역을 이행하지 않아 AG 출전 여부가 중요하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사인한 비(非)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의 기간도 '병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여러 상황이 맞물려 그의 국가대표 여부가 자칫 형평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실력에는 이견이 없지만 아픈 선수를 뽑는 건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도 "대표팀에 왼손 에이스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복귀 가능 날짜만 보고 국가대표를 뽑는 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0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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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왼어깨 관리하고 홈런 펑펑...박동원 "4년 내내 칭찬 받고파"

지난 주말 ‘잠실 라이벌’ 어린이날 시리즈는 7일 한 경기만 열렸다. 5·6일 경기는 비로 순연됐다. 사실상 어린이날 매치업에서 LG 트윈스는 두산 베어스를 11-1로 완파했다. 홈런 3개 포함 장·단 12안타를 쳤다. 주인공은 박동원(33)이었다. 그는 2회 초, 올 시즌 피홈런이 없었던 곽빈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쳤고, 5회도 김명신으로부터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동원은 올 시즌 첫 멀티 홈런을 기록했고, LG의 3연승을 견인했다. 개인적으로는 홈런 부문 단독 1위(7개)에 올랐다. 박동원은 지난해 11월 LG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기간 4년·총액 65억원) 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좋은 영입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래 ‘장타력이 좋은 포수’라는 경쟁력을 갖고 있었지만, 초반 가공할 페이스가 눈길을 끄는 게 사실이다. 포수는 체력 관리가 필요한 포지션이다. 박동원도 적은 나이는 아니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에 대해 “(선발 투수) 김윤식이 등판하는 날엔 (박)동원이에게 휴식을 준다. 그런 날에는 지명타자로도 가급적 안 내보낼 생각이다. 써도 승부처에서 대타로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령탑 눈에 박동원이 나아진 점은 무엇일까. 염경엽 감독은 “마음을 고쳐 먹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기본에서 벗어나는 걸 그 안으로 가지고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원은 한때 폴로 스루 너무 커서 배트가 포수를 강타하는 장면을 보였다. 염경엽 감독은 “왼쪽 어깨가 빨리 열린 탓에 배트가 뒤로 향하는 것. 파울(또는 헛스윙)이 나오더라도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현재 박동원은 기본 타격 이론에서 벗어나던 것을 틀 안으로 집어 넣는 중”이라고 했다. 박동원의 가질 재능은 염경엽 감독이 누구보다 잘 안다. 히어로즈 감독 시절부터 소속 선수로 그를 봤다. 그래서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 전제는 있다. 타격이 무너지지 않고, 인플레이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것. 우타자인 박동원이 왼쪽 파울 홈런을 친다는 것은 밸런스가 좋지 않다고 본다. 헬멧이 벗겨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염 감은 “무너지지 않는 (타격) 폼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그러면 타율 2할 8~9푼, 25홈런 이상 가능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해 애버리지(타율)을 더 올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동원은 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활약했다. LG가 2-4로 지고 있던 8회 말 1사 1루에서 상대 투수 김재웅의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해 좌측 외야석 상단에 떨어지는 대형 아치를 그렸다. 시즌 8호포.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 홈런이었다. 박동원은 4-4 동점이었던 연장 10회 말에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으로 출루하며 끝내기 주자로 나섰다. 홍창기의 우전 2루타로 3루에 진루했고, 신민재의 내야 안타로 결승 득점까지 해냈다. 박동원은 경기 뒤 최근 좋은 타격감에 대해 "최근 실투가 좀 많이 들어 왔다. 운이 좋았다"라고 했다. 시즌 초반 '모범 FA'로 평가받는 점에 대해서는 "솔직히 '나를 괜히 데리고 왔다'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4년 계약을 했는데, 마지막 시즌까지 잘 데려왔다는 말을 듣고 싶다"라며 웃었다. 항상 많은 좌석을 채워 주는 LG팬을 향해 "경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는 응원과 칭찬에 큰 힘을 얻는다. 팬분들께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0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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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ERA 0.88' 곽빈, 두린이 아쉬움 달래줄까

그 어느 경기보다 야속한 하늘의 뜻. KBO리그가 ‘어린이날(5월 5일)’에 4경기나 우천 순연이 되는 악재를 맞이했다. 사실상 6일로 미뤄진 축제. 두린이(두산 어린이팬)와 엘린이(LG 어린이팬)의 가슴을 뛰게 만들 선수는 누구일까. 5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는 비로 열리지 않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종전 최원준에서 곽빈, 염경엽 LG 감독은 김윤식에서 케이시 켈리로 선발 투수를 바꿨다. ‘국내 투수’ 맞대결도 흥미로운 카드지만, 현재 두산과 LG의 에이스급 투수들이 밀린 ‘어린이날’ 매치업 승리의 선봉장을 맡은 점은 조금 더 흥미를 자아낼 만하다. 곽빈은 3~4월 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다. 등판한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0.88을 기록했다. 모두 5이닝 이상 막아냈고, 3점 이상 내준 경기가 없다. 2018년 1차 지명 특급 유망주였던 그가 데뷔 6년 차에 잠재력을 발산하고 있다. 곽빈은 지난달 15일 이미 LG전을 한 번 치렀다. 7과 3분의 1이닝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이 1점 밖에 지원하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됐다. 곽빈은 풀타임 선발 투수 임무를 처음 소화한 2022시즌, LG전 5경기에서 31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2승 3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피안타율(0.230) 이닝당 출루허용률(1.21) 등 세부 기록이 좋았지만, 승운은 따라주지 않았다. 2022~23시즌 박해민에겐 피안타율 0.308을 기록하며 다소 고전했지만, 김현수·홍창기·문성주 등 LG 주축 좌타자들과의 승부에선 비교적 강세를 보인 곽빈이다. 이번 대결에서 호투와 승리로 축제가 하루 밀려 아쉬움이 클 두린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장수 용병’ 켈리는 올 시즌 첫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46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4월 1일 KT 위즈와의 개막전에서 6실점, 13일 롯데 자이언츠전과 19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4점 이상 내줬다. 하지만 최근 2경기(4월 25일 SSG 랜더스·4월 30일 KIA 타이거즈)에서는 각각 6이닝 2자책점, 5와 3분의 1이닝 3자책점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켈리는 지난 시즌 6번 나선 두산전에서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하며 강했다. 5승 1패를 기록하며 승리도 많이 챙겼다. 허경민과 강승호에게 각각 5안타를 내주며 상성이 안 맞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른 타자들과의 승부에선 잘 던졌다. 일단 켈리는 곽빈보다 승운이 좋았다.두산과 LG의 올 시즌 첫 3연전 전적은 2승 1패로 LG가 우세했다. 4월 14일 1차전에선 김현수가 2안타 4타점, 오스틴이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13-4 대승을 이끌었다. 투수전으로 펼쳐진 2차전도 오스틴이 6회 희생플라이로 결승타를 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3차전에선 5회까지 1-3으로 지고 있던 두산이 7~8회 9득점 하며 반격했다. 양석환이 7회 3점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어린이날 당일 경기는 밀렸지만, 축제는 원래 3일이다. 6일 경기에서 멋진 승부로 어린이 팬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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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웅 도박 논란, LG 타선 첫 '잠실 라이벌'전서 시원하게 터졌다

LG 트윈스가 올 시즌 두산 베어스와 잠실 라이벌 첫 맞대결서 웃었다. 이날 오전 LG 소속 외야수 이천웅의 불법 온라인 도박 사실이 알려져 더욱 값진 승리였다. LG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13-4로 이겼다. 이날 경기는 올해부터 LG(염경엽)와 두산(이승엽)의 지휘봉을 두 신임 사령탑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두 감독의 이름 끝 자를 본떠 '엽의 전쟁'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이천웅이 불법 온라인 도박 사실을 시인하면서 경기 외적으로 더욱 이목을 끌었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단의 현장 책임자로서 깊이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 팀에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재발 방지를 위해 다시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 선수들은 팬들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선수의 잘못으로 가족과 동료들이 피해를 본다"고 안타까워했다.LG로선 승리가 절실했다. 선발 투수 김윤식은 5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은 상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완벽 공략했다. 0-1로 뒤진 2회 말 김민성의 동점 2루타가 나왔다. 3회에는 2사 1, 2루에서 오스틴 딘의 2타점 결승 적시타가 터졌다. 3-1로 앞선 4회 말 무사 1루에서 김기연의 투수 앞 땅볼 때 유격수 실책으로 찬스를 이어간 LG는 서건창의 내야 안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이어 박해민의 번트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은 LG는 홍창기와 문성주가 삼진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임시 주장 김현수가 2사 후 싹쓸이 2루타를 쳤다. LG는 5회에도 서건창과 박해민의 연속 적시타에 힘입어 9-1까지 달아났다. 김현수는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오스틴과 문보경, 김민성, 서건창, 박해민까지 6명이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렸다. 이형석 기자 2023.04.1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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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느림'이 빚은 문동주 '160.1㎞' 광속구

마침내, 드디어 한국야구가 시속 160㎞ 고지에 도달했다.문동주(20·한화 이글스)는 지난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1회 말 박찬호 타석에서 시속 160.1㎞(스포츠투아이 기준) 강속구로 3구 삼진을 잡았다. 장내 전광판에는 시속 159㎞가 찍혔고, 중계 방송사 구속에는 시속 161㎞가 나왔다. 마흔두 번째 시즌을 맞은 KBO리그의 역사에서 한국인 투수가 시속 160㎞ 공을 던진 건 처음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최대성(당시 롯데 자이언츠)이 2012년 9월 7일 한화전에서 기록한 시속 158.7㎞다. KBO리그 최고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지난해 9월 30일 SSG 랜더스전에서 시속 158.4㎞를 던져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기록이 없었던 건 아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시절 자체 스피드건으로 최고 시속 163㎞까지 찍은 바 있다. 임창용 역시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절 마의 시속 160㎞ 고지에 도달했다. 2009년 5월 15일과 16일 한신 타이거스전에 등판했던 임창용은 2경기에서 모두 최고 시속 160㎞ 기록을 남겼다. KBO리그에서는 전 SK 와이번스(현 SSG) 투수 엄정욱이 2군(퓨처스리그)에서 최고 시속 163㎞를 기록했으나 공인 기록은 아니었다. 걸출한 레전드들도 닿지 못한 고지에 스무 살 투수 문동주가 도달했다. 문동주는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그는 지난 2022 신인 1차 지명을 통해 한화에 입단했다. 고교 3학년 때 이미 최고 시속 154㎞를 기록한 최대어였다.광속구를 던진 바탕에는 유전자를 빼놓을 수 없다. 문동주의 부친 문준흠 육상 감독은 투척(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이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 세계선수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고, 현재도 장흥군청 육상팀 감독을 맡고 있다. 문 감독은 아들 문동주에게 해머 대신 강속구를 던지는 어깨와 건장한 체격(1m88㎝·97㎏)을 물려줬다.유전이 전부가 아니다. 아버지의 영향은 오히려 멘털에서 드러났다. 광주화정초 코치와 고교 사령탑으로 그를 지켜본 오철희 진흥고 감독은 "동주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체육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인지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해력이 뛰어났다. 성실하고 착한 인성도 아버지로부터 좋은 부분만 배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타고난 천재'는 아니었다. 오철희 감독은 "초등학교 때 동주는 기본기가 참 좋은 선수였다. 유연성이 뛰어났고 기본기가 확실했다"면서도 "무등중 시절 성장이 더뎠다. 근력이 약해 빛을 보지 못했다. 입학 당시 구속이 시속 130㎞대 중반 정도였다"고 떠올렸다.진흥고 진학 후 본격적으로 꽃이 폈다. 입학하기 3~4개월 전 진흥고에 합류한 문동주는 하체부터 다졌다. 오철희 감독은 "당시 동주가 성장판이 덜 닫힌 상태였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 대신 하체 운동과 보강 훈련에 집중했다"고 전했다.오철희 감독은 "중학교 때 많이 던지지 못했으니 선수도, 부모님도 욕심이 날 법했을 것이다. 그런데 서두르지 않았다. 부모님은 고등학교 1학년만 야구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며 아들을 믿었다.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지켜본 그의 성장 가능성을 믿었다. 동주도 그에 따라 차분하게 훈련을 따라줬다"고 설명했다.대신 지식과 멘털을 키웠다. 문동주는 서한중 당시 진흥고 투수 코치의 지도 아래 이론 훈련과 부상 방지 교육을 충분히 받았다. 오철희 감독은 "그때 받은 수업이 강한 어깨를 만든 데 보탬이 된 것 같다. 동주가 중학교 때 또래 친구들에 밀리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었다. 고교 때는 기를 펼 수 있게 도왔다. 당시 에이스였던 김윤식(LG 트윈스)의 투구를 보면서 멘털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최대어 문동주가 만들어졌다. 고교 2학년 때 최고 시속 148㎞를 기록한 그는 3학년 때 드디어 전국구 에이스가 됐다. 그러나 연고팀 KIA는 1차 지명에서 또 다른 최대어 유격수 김도영을 선택했다.연고 지명 대신 전국 지명을 선택한 한화 스카우트팀은 쾌재를 불렀다. 당시 대형 투수 지명이 간절했다고 떠올린 정민혁 한화 스카우트팀장은 "문동주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했던 선수였다. 신체 능력치도 좋고 피칭 메커니즘도 부드러웠다. 안 좋을 이유를 찾는 게 힘든 선수"라며 "고등학교 입학 후에야 본격적으로 투수를 했는데 매해 구속이 빨라졌다. 몸도 계속 성장했다. 2학년 때는 스피드만 빨랐는데, 3학년 때는 구속도 더 오르고 마운드에서 여유도 생겼다"고 했다.최하위 팀 입단이 문동주의 발목을 잡게 된 건 아닐까. 오철희 감독은 오히려 한화의 공을 치켜세웠다. 오 감독은 "한화의 공이 정말 크다. 한화는 지명 당시 '우리는 미래를 보고 선수단에 투자한다. 당연히 1군에서 기용하겠지만,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그대로 지켜주고 있다"고 전했다.실제로 한화는 단 한 번도 서두르지 않았다. 12월생인 점, 전업 투수 경험이 짧은 점, 청소년 대표팀을 뛴 점까지 고려해 1군 스프링캠프 대신 2군 캠프에서 재활 훈련과 휴식을 우선했다. 투구 수를 세심하게 관리했고, 시즌 중 부상을 입자 회복 기간도 최대한 길게 잡았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팀 감독은 "구단은 문동주에 대해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 처음부터 조심스럽게 다뤘다. 동주 같은 선수는 현장에서 임의로 건드리지 않는다. 다만 투구 시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어 구단과 논의해 밸런스만 조금 잡았다"고 전했다.최원호 감독은 "보통 투수는 20대 중반까지 매년 근력이 상승한다. 프로에 와 고등학교 때보다 체계적인 트레이닝과 관리를 받으면 근력이 증가한다. 동주는 증가 폭이 큰 편"이라며 "투구 동작에서도 끊김 없게 연결 동작이 매끄럽게 진행된다. 다리를 들고 나가는 스트라이드 과정도 밸런스가 좋다. 입단 당시에는 공을 뿌리는 시점에서 축을 형성하는 앞다리의 힘이 약했는데, 지금은 보완돼 지지대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바이오 메커닉으로 보면 투구 동작이 상당히 안정됐다"고 설명했다.최원호 감독은 "과거에는 지도자 성향에 따라 투수의 폼을 많이 손대는 경우가 많았다. 잘된 케이스도 있지만, 잘 풀리지 않은 케이스가 훨씬 많았다. 정민철 전 단장과 나는 신인 투수가 입단했을 때 밸런스를 잃어버렸거나, 스트라이크를 못 넣는 게 아니면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자고 결정했다"고 했다. 시속 160㎞는 문동주의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다. 올 시즌 1승 1패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 중인 그는 사실상 한화의 에이스다. 최원호 감독은 "1~2년 정도 경험하면 운영 능력이 향상될 거다. 20대 중반 정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민혁 팀장도 "대한민국 1선발로 클 투수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이 너무 훌륭하다. 후배들이 동주를 롤 모델로 삼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제2의 문동주도 나올 수 있을까. 이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투수들의 강속구에 완패한 한국 야구 전체의 숙제다. 문동주가 더 성장하고, 그와 경쟁할 투수들이 나와야 한국 야구의 체질이 강해질 수 있다. 오철희 감독은 "어디에서 훈련해도 기본적인 기술 훈련은 비슷하다. 대신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우려면 이론 공부도 필요하다. 동주도 서한중 코치와 연구도 하고, 다치지 않는 방법을 배운 게 큰 자산이 됐다. 앞으로 지도자와 선수들이 신중하게 고민하고, 더 공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최원호 감독은 "좋은 기술과 하드웨어를 가진 선수를 영입하고, 이들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분석해 장기 로드맵으로 이끄는지가 중요하다. 20대 초반 투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혹사를 막고 20대 중반에 정점을 맞게 키울 수 있다"고 바라봤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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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감독님, 1라운드는 한국시리즈가 아닙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마친 야구대표팀이 연일 '말'로 이슈가 됐다.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인터뷰는 시작부터 '거의' 끝까지 감독의 사과로 진행됐다. 소형준(KT 위즈) 이의리(KIA 타이거즈)의 이름을 거론했지만, 맥락은 그들을 믿고 기다려달라는 변호에 가까웠다.문제는 마지막 한 마디였다. 인터뷰를 마치려던 찰나 취재진으로부터 마지막 질문이 더해졌다. 특정 투수들에게 부담이 가중되어 일어난 '혹사' 논란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질문을 듣고 굳은 표정을 한 이강철 감독은 "한국시리즈(KS)를 치를 때 투수 몇 명이 뛰는지 좀 알아보신 후에 말씀하시라"며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실제로 이번 대회 투수 기용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투구 수 제한 때문에 정규시즌처럼 치를 수 없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보는 내내 '왜 저 투수가 지금 등판할까'라는 물음표를 만들게 했다. 불펜 투수로 등판했던 이가 몇 일 만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고, 일부 불펜 투수들은 일본에서 치러진 6경기 중 5경기에 모두 등판하기도 했다.여기에 염경엽 감독이 했던 인터뷰가 불을 질렀다. 염 감독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당시 "(이강철 감독께) 부담을 드리려는 건 아니지만 (김)윤식이의 경우 허리가 조금 안 좋기에 관리를 부탁드렸다"고 말했다.실제로 김윤식은 이번 대회 단 한 경기(일본전)에만 등판했고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했다. 페이스를 적절하게 올리지 못했고, 결국 대회 투수진 과부하에 일조한 셈이 됐다. 여기에 같은 팀 마무리 고우석, 셋업맨 정우영 역시 컨디션 난조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세 선수가 대회에서 잡아낸 아웃 카운트는 단 한 개에 불과하다.이른바 '청탁' 논란은 해프닝에 가깝다. 염경엽 감독은 본지와 통화를 통해 "김윤식에 대한 이야기는 선수들이 투손으로 떠날 때 한 말이었다. 관련 내용이 엉뚱하게 대회 중에 나와 시점에 오해가 생겼다. 그 시기에 몸이 덜 만들어져 했던 말"이라고 해명했다.이강철 감독은 국가대표 사령탑이다. 대회 성적과 별개로 리그 감독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들어줬다는 건 있어서도 안 되고, 의혹 언급만으로도 감독 본인에게 모욕에 가깝다. 그 점을 고려해도 이강철 감독의 KS 비유는 적절치 않았다. WBC는 정규시즌 전 대회이고, 한국은 고작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아무리 호주전과 일본전이 중요했어도 KS와 같은 끝장 승부가 될 수 없다. 더군다나 이강철 감독 본인의 야구관과도 어울리지 않았다. 이 감독은 13일 중국전 종료 후 “선발을 확실하게 정하고 갔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이 감독이 이끈 KT 위즈 역시 KBO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선발 4승으로 KS 스윕승을 거뒀던 팀이다. 이강철 감독이 2021년 KS처럼 마운드를 운용했다면 1라운드 경기는 모두 고정 선발이 지켰을 것이다.물론 2021년 KT가 KS의 정석인 건 아니다. 당시 맞상대였던 김태형 두산 베어스 전 감독처럼 약한 선발진을 경기 흐름에 따른 불펜 교체로 보완하는 사령탑도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의 핵심은 빠른 기용이다. 이번 대회 대표팀은 한 박자 느리게 투수를 바꾸다 실점을 '최대화'했다. 세 타자 규정을 의식한 탓이다.비난과 책임을 한 몸에 지기에는 이강철 감독에게 어려움이 많았다. 호주전 소형준·양현종의 부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최고 마무리 고우석은 담 증세로 단 1구도 던지지 못했고, 홀드왕 정우영도 컨디션 난조로 필승 카드 역할을 못했다. '혹사'라 말하기엔 투수들의 투구 수도 비상식적인 수준은 아니었다.그렇다해도 사실은 짚어야 한다. WBC 1라운드는 KS가 아니다. KS같은 운용도 아니었다. '이강철다운' 운용도 아니었다. 차라리 KS 같았다면, 이강철 감독다웠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다. 물론 야구에 만약은 없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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