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연승 행진 종료&잇몸으로 싸워야하는 전북, 부리람 원정 결과에 달린 의미
'(김)진수도 없고, (김)민재도 없고….'승승장구 상승세를 타고 달리던 전북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을 앞두고 위기를 맞았다. 최강희(59)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8일(한국시간) 태국 부리람의 선더 캐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ACL 16강 1차전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번 부리람전은 2016년 ACL 우승팀으로서 올 시즌 챔피언 왕좌를 되찾으려는 전북이 본격적으로 토너먼트에 돌입하는 승부의 첫 단추다. 부리람전을 앞둔 전북의 사정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빽빽한 일정에 선수단의 잇단 부상까지 겹친 탓이다. 5월 내내 주 중-주말 경기를 치르면서 쉴 새 없이 일정을 소화한 전북은 이번 부리람 원정을 앞두고 아예 선수단을 이원화했다. 주말에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1부리그) 12라운드 전남 드래곤즈 원정에 이어 곧바로 부리람 원정까지, 지옥의 원정 2연전이 이어지기 때문. 최 감독은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피로를 회복하고 경기력을 추스를 새 없이 원정길에 올라야 하는 촉박한 일정을 고려해 아예 전남 원정 그룹과 부리람 원정 그룹을 나눠 일정을 짰다. 부리람전에 출전할 주축 선수 13명은 지난 3일 일찌감치 현지로 이동했다. 막내인 골키퍼 송범근(21)만 5일 전남 원정을 마치고 태국으로 바로 이동해 선수단과 합류했다. 전남전을 마친 나머지 선수들은 클럽하우스로 돌아가 다음 라운드 K리그 일정을 위해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이 있다. K리그 최고의 막강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전북이지만, 김진수(26)와 홍정호(29) 한교원(28)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 탓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지난 11라운드 대구 FC와 경기에서 전북은 물론이고 '신태용호' 축구대표팀의 수비 핵심인 김민재(22)마저 오른쪽 비골 실금 부상을 당했다. 유독 수비 쪽에서 부상 선수가 많은 탓에 대구전에선 공격수 김신욱(30)이 '임기응변'으로 센터백을 보는, 웃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최 감독은 대구전이 끝난 뒤 "수비 쪽에 문제가 많아 태국 원정을 갈 선수 조합부터 잘 찾아야 한다. 부상자 때문에 이원화도 쉽지 않다"며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고민 속에서 어렵게 나눈 결과가 바로 부리람으로 떠난 14명의 '미니 선수단'이다. 통상적으로 공식 경기에는 교체 명단을 포함해 18명 선수가 나서게 돼 있지만 전북은 이번 부리람전에 14명만 데려갔다. 힘든 일정을 병행해야 하는 전북 입장에선 '효율적 선택'이다. 일단 전북이 바라는 부리람 원정에서 최선의 목표는 부상자 없이 잘 버텨 내 어떡해서든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이다. 내용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승리, 혹은 승점을 챙겨 오면 안방 2차전에서 편안히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동남아 팀들은 ACL 무대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겨진다. 그러나 부리람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1-1로 비기고 세레소 오사카(일본)를 2-0으로 꺾는 등 강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여기에 한국보다 기온과 습도가 높은 데다 경기장까지 이동 거리도 만만치 않아 선수단의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는 악조건까지 더하면 전북의 우세를 마냥 자신하긴 어렵다. 확실한 것은 부리람 원정에서 거둘 1차전 결과에 따라 오는 15일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 나설 선수들의 어깨가 가벼워질 수도, 무거워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김희선 기자
2018.05.08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