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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줌인] 셋 중 하나는 ‘웹툰 원작’인데...로판 ‘회빙환’ 드라마는 왜 안 나오나 ①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특화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27개 작품을 공개했다. 드라마 부문은 총 17개 작품이 선정됐는데, 이 중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만 5개다. 드라마 작품 3개 중 1개가 웹툰 IP에서 시작된 것이다.국내 콘텐츠 산업 IP는 웹툰과 웹소설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웹툰·웹소설에서 성공한 작품을 영상화했을 때 기존 팬덤은 확보하고 추가 시청층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쉽게 도전하지 않은 소재와 장르도 웹툰에서 인기를 모은 작품은 과감하게 영상화되기도 했다.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는 크리처물(‘지옥’, ‘스위트홈’ 등)은 물론 동성애를 다룬 BL물(‘시멘틱 에러’, ‘비의도적 연애담’)까지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하지만 웹툰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알려진 ‘로맨스 판타지’ 장르는 유독 영상화되지 않고 있다. 2022 만화포럼의 보고서 ‘주요 플랫폼 연재작을 통해 본 웹툰 장르 다양성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네이버웹툰·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 등 주요 플랫폼에서 나온 신작 웹툰은 ‘로맨스 판타지’ 장르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현재 플랫폼 별로 네이버웹툰 ‘재혼황후’, 카카오페이지 ‘왕의 딸로 태어났다 합니다’, 리디북스 ‘상수리나무 아래’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두터운 팬층과 대중성에도 유독 영상화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 자주 언급되는 회귀, 빙의, 환생 세 가지 소재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JTBC에서 방영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올해 tvN에서 방영한 ‘성스러운 아이돌’은 모두 ‘빙의’를 소재로 한 드라마였다.제작사 관계자들은 ‘제작비’와 ‘한국 정서’를 이유로 꼽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작사 관계자는 “웹툰 원작으로 제작되는 영화나 드라마는 대부분 국내 로케이션에서 촬영이 가능한 작품”이라며 “국내에서 대작으로 꼽히는 드라마도 300억~400억원을 투입해 만든다. 로맨스 판타지 배경이라면 국내 제작환경 상 제작비 감당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아직 국내 시청층 정서상 로맨스 판타지 장르가 영상화됐을 때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머리카락 색도 총천연색인데 그런 것이 영상화되면 높은 현실성을 따지는 국내 시청층 정서와는 맞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문화를 소비하는 계층이 분리된 점을 짚었다. 김헌식 평론가는 “웹소설, 웹툰 콘텐츠는 문화 코드와 콘텐츠 로직을 알고 있기 때문에 환상성이 강해도 그 자체를 즐긴다”며 “하지만 일반 시청자들은 판타지 세계관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몰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이어 “과거에는 판타지 장르가 시각적으로 구현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시각 기술의 발전으로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리얼리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다”며 “영상화 했을 때 간극 때문에 국내 시청자들은 황당해 할 수도 있다. 마니아층은 좋아하겠지만 극히 소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4.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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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요섭X은하, 10일 ‘상수리나무 아래’ 뮤직 토크쇼 참여…듀엣곡 최초 공개

하이라이트 양요섭과 비비지(VIVIZ) 은하가 팬들과 만난다. 8일 리디 측은 “오는 10일 오후 3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리는 ‘상수리나무 아래’ 뮤직 토크쇼에 양요섭과 은하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오는 14일 오후 6시 발매 예정인 리디의 로맨스 판타지 웹툰 ‘상수리나무 아래’ 네 번째 OST ‘텔레파시’가 최초 공개된다. ‘상수리나무 아래’와 양요섭, 은하의 팬들이 ‘텔레파시’로 한자리에서 처음 만난다. ‘텔레파시’는 운명처럼 나타난 상대방을 향한 커지는 마음을 담은 노래다. 미디엄 템포의 팝 장르로, 양요섭의 가창력과 은하의 맑은 음색이 만나 완성됐다. 김수지 작가 웹 소설 ‘상수리나무 아래’는 국내 로맨스 판타지 장르 화제작이자 글로벌 팬덤을 확장하고 있는 작품으로, 최근 아마존 5개국 베스트셀러에 오른 바 있다. 김다은 인턴기자 2022.06.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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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구교환, 리디 '상수리나무 아래' 전속모델 낙점

구교환이 '상수리나무 아래' 모델로 나선다. 구교환은 최근 리디 베스트셀러 '상수리나무 아래'와의 전속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콘텐츠 업계는 영화 감독이자 배우로서 작품 선구안을 길러온 구교환과 과몰입 콘텐츠 '상수리나무 아래'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구교환은 지난해 넷플릭스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을 시작으로 영화 '모가디슈', 넷플릭스 시리즈 'D.P'까지 연이은 히트작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며 명실상부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상수리나무 아래'는 국내 로맨스 판타지 장르 중 최고 화제작이자 글로벌 팬덤까지 확장하며 인기를 입증하고 있는 작품으로, 원작 웹소설 영문판이 북중미·유럽 5개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리디는 '상수리나무 아래'의 인기에 힘입어 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펼칠 계획. 그 시작으로 구교환을 '상수리나무 아래'의 광고 모델로 선정해 작품의 매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리디 관계자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팬들까지 주목하는 '상수리나무 아래'를 더욱 새롭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며 "구교환도 빠져든 '상수리나무 아래'의 인기 요소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전달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몇 해 동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연기 스타일과 넘치는 매력을 뽐내고 있는 구교환은 올해에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를 비롯해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영화 '탈주'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잇는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2022.05.0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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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우, 리디 대표작 '상수리나무 아래' O.S.T 첫 주자

아스트로 차은우가 콘텐츠 기업 리디의 대표작 '상수리나무 아래' O.S.T 첫 주자로 나선다. 차은우는 30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 리디 '상수리나무 아래' O.S.T Part.1 '돈트 크라이, 마이 러브(Don't Cry, My Love)'를 발매한다. 오렌지디멘션(orangeDmsn)은 이날 공식 SNS에 '돈트 크라이, 마이 러브' 앨범 커버 이미지를 공개하며 O.S.T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커버 속 차은우는 조각 같은 비주얼과 함께 시크한 매력을 뽐낸다. '상수리나무 아래'는 자신을 쓸모 없다고 여기던 말더듬이 공작 영애 맥시밀리언이 천민 출신 전장의 영웅 리프탄과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 받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2017년 연재를 시작해 리디의 메가 히트작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차은우가 부른 '돈트 크라이, 마이 러브'는 발라드로 감성적인 피아노 연주로 시작돼 소울 스트링 팀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마무리된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가사에 차은우의 부드러운 미성이 더해져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스트로 활동은 물론 솔로로도 다양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차은우는 이번 O.S.T를 통해 독보적인 감성과 감미로운 보이스를 선보이며 올겨울 많은 음악 팬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김진석 기자 kim.jinseok1@jtbc.co.kr 2021.11.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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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어디] 제주 구좌읍, 더 깊게 즐기기

제주공항에서 내려 해안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나오는 동네가 ‘구좌읍’이다. 제주도를 4등분했을 때 오른쪽 윗동네 정도로 보면 되는데, 이곳은 이미 수많은 명소들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구좌를 대표하는 해변인 월정리 해수욕장이나 김녕 해수욕장은 여름이면 해수욕을 즐기기 위한 파라솔들이 그림을 연출하고, 해변을 바라보며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카페들이 지금도 계속 생겨나고 있는 제주의 핫 플레이스다. 얼마 전까지는 수국의 향연으로 구좌의 종달리 수국길에는 자동차 행렬이 이어졌고, 28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비자림은 여름 더위를 가시게 해 줘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지난 14일 찾은 제주시 구좌읍에는 이렇게 잘 알려진 곳들 말고 숨겨진 곳들도 많다. 분화구 한 바퀴 도는 ‘아부오름’제주도는 360여 개의 오름이 있어 ‘오름의 왕국’이라 불리기도 한다. 제주도 여행을 하며 길게는 30~40여 분 걸리는 오름을 오르기도 했었는데, ‘아부오름’은 10분이면 정상에 도달할 정도로 쉬운 등산 코스였다.아부오름은 건영목장 안에 위치한 오름으로 앞오름·압오름·아부오름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제주의 오름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아부오름은 마치 가정에서 어른이 좌정해 있는 모습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아부오름은 JTBC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가수 이효리가 방문하며 관광객들의 코스에 본격적으로 자리를 차지했지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역사적으로 제주 ‘신축민란’을 다룬 영화 ‘이재수의 난’에서 주요한 무대가 되면서부터였다.신축민란은 천주교와 조선시대 제주 토호 세력, 관이 결탁해 민중을 탄압하자 이에 맞서 농민들이 봉기한 난이다.아부오름은 대부분 풀밭으로 이뤄져 있어 여름이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아름다운 제주를 만날 수 있게 해 줬다. 게다가 정상을 만끽하는 다른 오름들과 다르게 분화구를 따라 한 바퀴 쉬엄쉬엄 걸을 수 있으니 푹푹 찌는 더위만 아니라면 여름의 푸름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인공으로 심은 삼나무와 상수리나무, 보리수나무 등이 숲을 구성하고 각종 야생화들이 오름 이곳저곳에서 자라는데, 가장 큰 볼거리는 분화구를 둘러싸고 가지런히 서 있는 삼나무라고 할 수 있다. 삼나무가 동그란 모양으로 심어져 있어 분화구를 따라 돌며 내려다보는 풍광이 특히 매력적이다. 나란히 줄 서 있는 삼나무 행렬이 잘 보이는 곳에 피크닉 매트를 깔고, 그림같은 경치를 만끽하며 소풍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1990년대에는 나무 한 그루 없던 이곳은 현재 소나무가 자연번식하면서 서서히 숲오름으로 모습이 바뀌어 가는 중이다. 그 때문에 분화구 중심부의 삼나무들이 소나무에 가려지며, 아래가 잘 내려다보이는 곳을 찾아 한 바퀴를 돌아야 하는 수고로움이 생기게 됐다. 이국적인 초원이 눈앞에 펼쳐지는 ‘제주 마방목지’ 제주대학교에서 5·16도로를 타고 한라산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양옆으로 펼쳐지는 초록 언덕이 눈을 사로잡는다. 흰 울타리가 도로와 초원을 나누며 ‘양떼 목장’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따금 보이는 갈색 말들이 제주마 방목지임을 알아채게 한다. 목적지가 아니었음에도 우연히 발견해 차를 세우는 관광객들도 꽤나 돼 보였다.‘제주 마방목지’에 갓 도착한 한 관광객은 “여기 이런 데가 있었네”라며 말들이 모인 곳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비가 스산하게 오는 날이었음에도, 관광객들은 제주의 너른 초원을 배경으로 말과 함께 사진을 남기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이날은 산안개가 초원을 휘감으며 먼 풍경은 감상할 수 없었지만, 날씨가 좋을 때는 남쪽으로 한라산 백록담이 보여 경치가 굉장하다고 한다. 말의 고장 제주에서 만나는 토종 제주마들이 한라산을 배경으로 풀을 뜯는 모습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멋진 볼거리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말들이 한라산 중턱인 견월악 인근 해발 700m 제주 마방목지에 모여 있는 이유는 종을 보호해야 할 천연기념물인 ‘제주마(일명 조랑말)’를 초원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곳은 규모만 해도 축구장(7140㎡)의 127.5배인 91만㎡다. 하지만 1년 내내 이 말들을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날이 추워지는 11월부터 4월 중순까지 말들의 월동을 위해 제주도 축산진흥원 내 제주마 보호구역으로 말들이 옮겨진다. 제주마가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게 하기 위해 방목지보다 해발고도가 200m 낮고 인근의 숲이 겨울바람을 차단해 주는 곳으로 옮기는 것이다. 제주도와 문화재청은 제주마의 순수 혈통을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해 보존하고 있다. 제주마는 성질이 온순하고 발굽이 강해 다른 말에 비해 질병 저항력이 강한 게 특징이다. 해녀가 잡은 제철 회로 맛보는 ‘회국수’ 구좌읍과 조천읍의 경계 즈음에 위치한 동복리에 ‘회국수’로 유명한 곳이 있다. 동복리 해녀회에서 운영하는 해녀촌은 언제나 탱글탱글 싱싱한 회를 매콤하게 무쳐 국수와 함께 내는 회국수를 계절에 따라 다르게 맛볼 수 있다. 보통 여름에는 광어 등이 들어가고, 겨울이면 방어나 부시리 등이 횟감으로 사용된단다. 고추장 베이스에 고소한 기름 향이 듬뿍 밴 회국수는 우리가 늘 맛보던 그 맛일수도 있지만, 시큼한 맛은 식초를 사용하지 않는 제주도 스타일이라고 한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제주 바다를 눈에 담으며, 입으로는 제주의 맛을 담으니 ‘해녀촌’ 자체가 제주도나 다름없다. 회국수 외에도 성게알이 굵은 면발 위에 투박하게 올려진 ‘성게국수’도 이 집의 별미다. 보통 면발보다 굵은 면이 쫄깃함을 더하고, 바다 내음 짙은, 허여멀건 국물은 입맛을 돋우니 회국수와 함께 즐겨도 일품이다.제주=글·사진 권지예 기자 kwon.jiye@jtbc.co.kr 2019.07.24 07:00
스포츠일반

신록의 함양, 1000년 세월이 빚어낸 숲길

조선시대 안동과 더불어 영남 사림의 양대 축을 이뤘던 양반의 고장 경남 함양. ‘빛이 고루 비춘다’는 의미의 이름 탓일까. ‘계절의 여왕’ 5월의 첫날, 어디를 가도 따사로움이 가득하다. 가만히 햇살이 비추는 곳을 따라가니 병풍처럼 펼쳐지는 지리산 영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금대암을 만나고, 1000년의 세월이 빚어낸 숲길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상림이 마중한다. 함양에 가면 장대한 숲과 아기자기한 나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동 가득한 지리산 영봉숲을 보기 위해 금대산으로 길을 잡았다. 금대산은 함양 남쪽 마천면의 뒷산을 이루는 ‘작은’ 봉우리다. 해발 847m의 만만치않은 높이이지만 남쪽으로 해발 1500m가 넘는 영봉을 거느린 지리산이 가로막고 있는 까닭에 상대적으로 작아보인다. 이 산의 정상 부근에 지리산 영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금대암이 있다. ‘금대’라는 암자 이름이 독특하다. 불가에서 금이란 부처, 대는 부처가 앉는 자리를 상징한다. 암자까지 가는 길은 무척 가파르기다. 하지만 콘크리트로 포장돼 큰 어려움은 없다. 금대암은 신라 태종무열왕 때 세워졌으나 한국전쟁 당시 소실된 것을 복원, 스님 한 분과 살림을 맡은 늙은 보살 한 분이 지키고 있는 작은 암자다. 암자에 마련된 작은 전망대에 서면 장관이 눈앞에 드러난다. 왜 금대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간다. 멀리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1915m)을 중심으로 중봉(1874m)·하봉(1781m)·두류봉(1258m)이 왼편으로, 제석봉(1806m)·연하봉(1667m)·촛대봉(1703m)·영신봉(1652m)·형제봉(1433m)이 오른편으로 멋진 능선을 이루고 있다. 마치 연꽃의 꽃잎처럼 지리산 영봉들이 금대암을 에두르고 있는 것같은 형상이다. 경상남도·전라남북도의 5개 시군에 걸쳐 동서로 100여리나 뻗어있는 지리산의 영봉들을 이처럼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아마도 이곳이 유일한 듯 싶었다. 어리석은 사람이 들어가면 지혜로워진다는 지리산.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지혜가 충만해지는 듯하다. 그 모습만으로도 감동스러운데 암자의 전망대 바로 아래 삐죽이 솟아있는 고목 한 그루가 운치를 더해준다. 푸른 대나무밭 사이로 짙푸른 자태를 뽐내는 나무는 수령 5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전나무다. 전나무는 보통 25m 내외로 자란다는데, 금대암의 전나무는 키가 무려 40m에 이르러 신비로움을 더한다. 금대암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멋진 보너스가 기다리고 있다. 건너편 삼정산(1242m) 능선에 들어선 도마리에 조성된 다랑논이다. 가파른 비탈을 따라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다랑논에는 모내기를 앞두고 물대기가 한창이다. 경남 남해 가천마을의 다랭이논과 달리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확을 앞둔 가을이면 고개 숙인 벼가 보여주는 황금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인공미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인공림 상림숲을 봤으니 이젠 나무를 만날 차례다. 국내에 조성된 인공숲이 여러곳 있는데, 대부분 재해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들이다. 경남 함양의 상림, 남해의 물건방조어부림, 전남 담양의 관방제림, 인천 옹진군 영흥도의 소사나무군락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상림은 최고의 역사를 자랑한다. 신라 말기 지금의 함양인 천령군 군수로 부임한 고운 최치원이 마을을 가로지르던 위천의 흐름을 돌리기 위해 쌓은 강둑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나무를 심은 것이 오늘에 이르렀으니 1100년도 넘는다. 원래는 대관림이라는 이름으로 3㎞ 이상 뻗어있었으나 일제 강점기 때 중간에 마을이 생기면서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었고, 지금은 길이 1.2㎞, 폭 80~200m의 상림만 원형을 갖추고 있다. 따가운 햇살을 피해 일단 숲으로 들어서자 서늘함마저 감돈다. 5월이 막 시작됐음에도 신록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서다. 숲을 이루는 나무는 느티나무·개서어나무·너도밤나무·상수리나무 등 잎이 큰 활엽수가 대부분이다. 21㏊에 이르는 이곳의 개체수만도 120여종 2만여 그루에 이른다. 이들은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 등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숲 속의 나무들은 언뜻 무질서해보이지만 제각각의 영역에서 조화를 이루며 공생하고 있다. 일부는 서로 영역다툼을 하다 한 몸이 된 경우도 있다.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가 엉켜있는데, 각기 다른 본성을 지닌 두 나무가 서로의 상처를 안아주듯 보듬고 있다. 이처럼 몸통이 섞인 나무는 흔히 연리목이라 불리며 부부의 금슬이나 남녀의 애정을 상징한다. 하지만 막상 당사자인 두 나무는 오랜 세월의 고통을 딛고 지금에 이르렀을 것을 생각하니 애처로움이 앞선다.최치원은 나무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숲 사이를 흐르는 개울도 만들었다. 지금은 그 물을 이용해 숲 바로 옆 논을 개조해 연밭 등 수변공원을 조성했는데, 여름이면 백련·홍련 등 다양한 연꽃이 장관을 이룬다. 최치원은 당시 몰락하는 와중에도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던 조정에 환멸을 느낀 나머지 이 고장 태수를 끝으로 지리산에 은거, 최후를 마친다. 상림이 최치원의 마지막 작품인 셈이다. 상림에는 최치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후손이 세운 ‘문장후 최치원 신도비’와 정자 ‘사운정’이 있다. 함양=글·사진 박상언 기자 2008.05.06 10:53
스포츠일반

‘아름다운 관광 보물섬’ 남해, 스산한 가을에 떠나자

가을의 한복판이다. 지겹도록 땀구멍을 괴롭히던 무더위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그 때가 그리워진다. 여름을 밀어낸 가을이 마치 파스텔톤 물감을 퍼뜨리듯 북에서 남으로 산하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면서 눈을 즐겁게는 하고 있지만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은 조금씩 스산함에 치를 떨게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남쪽으로 떠나보자. 특히 경남 남해는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해안선을 갖고 있는 섬이라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쌓인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훈훈한 바람으로 잠시나마 계절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 달로 1주년을 맞은 남해 힐튼리조트가 있어 주말 휴가를 즐기기에 큰 문제가 없다. 남해=글·사진 박상언 기자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 1973년 완공된 남해대교를 건너 남해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처음 이 섬을 찾는 이들이라면 무슨 뜻인가 의아해할 정도다. 그러나 실제 섬을 둘러보면 "아!" 하는 탄성과 함께 주민들의 주장에 동조하게 된다. 얼마나 볼거리가 많은 지 길가에는 관광지를 알리는 밤색 이정표로 도배가 돼 있을 지경이다.  남해 여행은 해안도로를 따라 이뤄진다. 남해대교를 건너거나 삼천포대교를 건너 가장 먼저 찾을 곳은 창선면과 삼동면을 잇는 창선교이다. 남해를 이루는 두 개의 큰 섬을 잇는 다리로 그 사이는 강처럼 좁은 해협을 이룬다.  해협에는 모두 23개의 죽방렴이 길게 늘어서 있다. 죽방렴이란 사람 키만한 참나무 말뚝 300여 개를 물살이 빠른 갯벌에 'V'자 형태로 박아놓은 원시 형태의 고기잡는 도구다. 입구는 밀물이 밀려드는 반대 방향이며 반대편에는 대나무를 이용해 직경 5m 가량의 원통형 가두리를 만들어 놓았다. 물이 빠지는 썰물 때면 밀물을 타고 몰려든 물고기들이 급한 물살을 피해 좁아지는 죽방렴으로 몰려들고 결국은 가두리에 갇히게 된다. 어부들은 이곳에서 잡는 물고기를 최고의 횟감으로 친다. 그물이나 낚시 등으로 잡으면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상처를 입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것이 없기 때문이란다. 특히 죽방렴 멸치는 뜰채로 건져 바로 삶은 후 말리기 때문에 맛이나 품질에서 전국 제일의 명성을 자랑한다.  죽방렴을 뒤로한 채 동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잠시 내륙을 달리다 갑자기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면서 말발굽처럼 움푹 들어간 해안을 따라 형성된 물건 마을에 이른다. 지난해 TV 드라마 을 통해 알려진 마을이다. 무엇보다 해안을 따라 길게 휘어진 방조어부림이 압권이다. 300여년 전 바람이나 해일을 막기 위해 숲을 조성했는데 팽나무·상수리나무·참느릅나무·느티나무·이팝나무 등 1만여 그루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제각각 영역을 차지하며 멋진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살짝 파스텔톤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이 바닷가라고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운치있다.   해질녘이면 금산 보리암을 찾는 것이 좋다. 금산의 원래 이름은 보광산. 태조 이성계는 이곳에서 기도하던 도중 한 노승으로부터 '왕이 될 관상'이라는 말을 듣고 그렇게 된다면 산 전체를 비단으로 뒤덮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조선을 건국하고 왕이 된 후 산을 비단으로 덮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비단 금(錦)' 자를 내려 지금의 금산이 됐다고 한다.   정상 기암절벽 위에 자리한 보리암은 신라 신문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고찰로 전국 3대 기도 도량 중 하나이다. 암자에서 내려다보면 상주해수욕장과 설리해수욕장, 그리고 그 앞에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서산으로 넘어가는 햇빛을 받아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승용차로 암자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어 찾는 데는 큰 불편함이 없다. ●남해힐튼리조트, 특급 호텔급 서비스에 골프·스파 함께 즐겨 남해는 하루 걸이로는 모든 것을 볼 수 없을 만큼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음에도 지리적으로 멀다는 것과 함께 마땅한 숙박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받아 왔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남해의 새로운 명물 남해힐튼리조트가 개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글로벌 브랜드인 힐튼의 힐튼월드와이드리조트가 운영하는 종합 리조트로 특급 호텔 서비스와 함께 골프·스파 그리고 낚시·등산·트레킹·하이킹 등 각종 야외 레포츠까지 가능해 1박 2일 또는 그 이상의 여행도 어렵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남해힐튼리조트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객실은 스위트룸 150개와 프라이빗 빌라 20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거의 모든 객실에서 바다를 볼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특급 호텔급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116㎡(35평형)·148㎡(45평형)·171㎡(52평형) 스위트룸과 복층식 257㎡(78평형) 프라이빗 빌라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프라이빗 빌라는 네 개의 방과 두 개의 거실, 마당에 개인 풀과 정원이 갖춰져 있어 타인의 방해없이 조용한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주요 테마는 골프와 스파. 골프장은 18홀의 퍼블릭 코스(7200야드)로 7개 홀이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등 모든 홀에서 바다와 산을 감상할 수 있고, 4개 홀에서는 바다를 건너 샷을 날리도록 구성됐다.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험은 스파다. 리조트 내 스파 시설인 '더 스파'에서는 전문 테라피스트들과 웰빙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피로를 풀고 편안한 휴식을 맛볼 수 있다. 야외에서도 즐길 수 있는 데다 스파의 일반적인 시설에 한국적인 특성을 고려, 고급 찜질방 시설을 갖춘 점이 이색적이다. 박상언 기자 2007.10.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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