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6건
해외축구

클럽의 문장보다 큰 스폰서 로고, 이렇게 시작됐다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독자 여러분은 프로축구 선수의 셔츠(Shirt) 중앙에 자리 잡은 커다란 스폰서 로고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클럽의 정체성은 분명 그들의 크레스트(Crest, 오랜 역사를 가진 조직의 문장)에 담겨있다. 하지만 셔츠에 새겨진 스폰서에 비해 클럽을 상징하는 크레스트의 크기는 너무나 작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스폰서가 없던 시절의 옛 셔츠를 그리워하는 축구팬들도 있다. 유럽 축구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셔츠 스폰서십은 전 세계 거의 모든 스포츠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아울러 스폰서 없는 저지(Jersey, 경기용 셔츠)를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미국의 빅4 프로리그도 최근 들어 더 이상 저지 스폰서십에서 자유롭지 않다. 관심에 비해 국내에는 덜 알려진 셔츠 스폰서십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셔츠 스폰서십을 최초로 시도한 축구 클럽은 우루과이의 페냐롤(Peñarol)이다. 우루과이 1부 리그 최다(51번) 우승 팀인 페냐롤은 1950년대 중반 스폰서십을 도입했다. 아쉽게도 클럽이 셔츠 스폰서를 이용해 어떻게 수입을 증대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1960년대 중반쯤에 유럽 축구의 변방인 덴마크, 오스트리아는 셔츠 스폰서십을 도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럽 리그는 이러한 형태의 스폰서십을 격렬하게 반대하며 금지했다.1972년 5월 서독(West Germany)의 한 야외 파티에서 셔츠 스폰서십의 서막이 열린다. 알코올 도수는 35%에 이르지만, 약으로 쓰는 술로도 유명한 예거마이스터(Jägermeister)의 CEO인 귄터 마스트(Günter Mast)는 당시 사업 동료를 위한 파티를 주최하고 있었다. 손님들은 서독과 잉글랜드의 1972 유럽축구선수권대회 8강전을 보기 위해 실내로 들어갔고, 테라스에 마스트는 홀로 남겨졌다. 이 순간 마스트는 축구를 통해 광고를 하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예거마이스터의 본사에서 불과 12㎞ 떨어진 곳에는 브라운슈바이크라는 인구 25만 명의 소도시가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라고 불리는 분데스리가 팀이 있었다. 아인트라흐트는 독일어로 ‘화합’이란 뜻인데, 이 단어가 스포츠 팀에 붙으면 영어 ‘유나이티드(United)’와 같은 의미가 된다. 당시 브라운슈바이크는 수백만 마르크의 빚을 지고 있었기에, 규모가 큰 다른 클럽들과 경쟁하기 힘든 상태였다. 따라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클럽과 예거마이스터사는 의기투합했다.하지만 셔츠 스폰서십을 반대하는 서독축구협회(DFB)는 1972년 8월 이들의 마케팅 전략을 불허한다. DFB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묘약이 필요했다. 숙고 끝에 마스트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1973년 1월 마스트는 변호사를 고용해 클럽의 규정을 재정비하면서, 기존의 사자 대신 사슴을 클럽의 상징으로 지정했다. DFB가 클럽의 크레스트에 들어간 예거마이스터의 사슴까지 규제하기 힘든 것을 노린 것이다.그럼에도 DFB는 여전히 거부권을 행사했고, 양측은 두 달 간의 지루한 법적 공방에 들어갔다. 결국 사슴 로고의 크기가 지름 14㎝를 넘으면 안 되고, 클럽 이름의 이니셜인 E와 B가 새겨져야 한다는 조건하에 DFB가 한발 물러섰다. 1973년 시즌 막바지에 DFB는 로고 밑에 예거마이스터라고 적힌 레터링까지 허용했다. 이렇게 되자 프랑크푸르트, 뒤셀도르프 등 다른 분데스리가 팀들도 수익성 높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게 된다.클럽의 셔츠 스폰서가 된 후 예거마이스터의 매출은 증가했다. 이에 마스트는 마케팅 도구로서 축구의 잠재력을 깨닫게 된다. 또한 수입 증가에 힘입어 브라운슈바이크는 당시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인 파울 브라이트너를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160만 유로라는 거액에 영입했다. 비록 브라이트너는 클럽에서 한 시즌만 소화하고 뮌헨으로 이적했지만, 그의 영입만으로도 브라운슈바이크의 인지도는 높아졌다.야심이 많았던 마스트는 1983년 클럽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그의 공약은 자신이 당선되면 클럽의 빚을 모두 갚아주는 대신 클럽 이름을 ‘예거마이스터 브라운슈바이크’로 바꾼다는 것이었다. 결국 마스트는 회장으로 당선됐고, 클럽명을 바꾸겠다는 그의 계획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DFB는 “광고 목적으로 클럽명을 바꿀 수는 없다”고 이를 반대했고, 이 사건은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갔다.최종 판결은 놀랍게도 마스트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지방 정부가 반대했다. 클럽명을 변경할 경우 브라운슈바이크는 유소년 팀을 운영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유스 선수들이 술 광고를 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런 와중에 마스트는 클럽 회장 재선에 실패했고, 결국 클럽명 변경은 무산됐다.그럼에도 예거마이스터의 브라운슈바이크 스폰서십은 현대 축구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도입했다. 기업이 오로지 상업적 이익을 위해 클럽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8.23 15:00
해외축구

‘상업화 급발진’ FIFA, 30년 동반자 EA마저 등졌다

스포츠 게임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일렉트로닉 아츠(EA)의 축구게임 FIFA(국제축구연맹) 시리즈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와 관련해 과도한 수준으로 상업화를 추진하는 FIFA에 대해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뉴욕타임스와 ESPN을 비롯한 미국 매체들은 11일 “게임 개발업체 EA와 FIFA가 그간 유지해 온 라이선스 계약과 관련해 기간 연장을 위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면서 “이에 따라 EA는 내년 여름 여자월드컵 직후부터 FIFA 시리즈 판매를 중단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EA는 향후 해당 게임에서 ‘FIFA’라는 타이틀을 지우고 ‘EA 스포츠 FC’로 명칭을 바꿔 재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993년 첫 출시 이후 FIFA 시리즈는 스포츠 게임의 대명사로 불리며 베스트셀러 겸 스테디셀러의 지위를 유지해왔다. 지난 20여 년간 누적 매출은 200억 달러(25조6000억원), 유저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1억5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포츠 게임 분야의 성공사례로 주목 받은 FIFA와 EA의 30년 동행이 멈춘 건 FIFA의 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FIFA는 최근 EA와 협상 과정에서 연간 1억5000만 달러(1900억원) 수준이던 기존 라이선스 비용을 2배 이상 대폭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뿐만 아니라 EA가 출시하는 다른 게임에 대해서도 FIFA의 다양한 권한을 보장해 줄 것을 함께 요구했다. 뉴욕타임스는 “라이선스 계약이 무산된 것이 EA보다는 FIFA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EA는 ‘FIFA’ 타이틀을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각종 프로리그 및 구단과 맺은 계약이 여전히 유효해 실질적인 타격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반대로 FIFA는 최대 규모의 스폰서십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EA와 결별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후속 효과가 거의 없다. FIFA가 라이선스 비용을 무리한 수준으로 올리려 한 건 최근 열을 올리고 있는 ‘상업화 경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천문학적 지출을 지속한 FIFA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수익 증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선보인 디지털 영상 플랫폼 ‘FIFA+(플러스)’는 궁극적으로 ‘축구의 넷플릭스’를 지향한다. FIFA 주관 국제대회 뿐만 아니라 각국 A매치 중계까지 자체 제작해 방송사에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최근 FIFA가 월드컵 개최 주기를 2년 내지는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도 실질적으로 수입 증대를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이 많다. 뿐만 아니라 FIFA는 패션 사업, NFT(대체불가토큰) 발매 등 다양한 영역에 동시다발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FIFA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으로 9억 파운드(1조4165억원)의 수익을 냈지만, 월드컵이 없는 해에는 매년 3억 파운드(47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보고 있다. 사실상 월드컵에 의존해 돈을 벌던 FIFA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급 변수를 만난 뒤 수입원 다각화 필요성을 절감했고, 이를 무리하게 추진하다 EA와 엇박자를 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5.11 16:20
게임

LCK 프랜차이즈 첫 시즌 개막…10개팀 전력은

403만 글로벌 시청자(2020년 서머 일평균 순 시청자 기준)를 자랑하는 인기 e스포츠 리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가 13일 개막한다. '2021 LCK 스프링'이 이날부터 오는 3월 28일까지 3개월 간 진행된다. 올해 첫 LCK 정규리그이자 승강전 없는 고도의 상업 프로리그 시스템인 프랜차이즈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시즌이다. 10개 참가 팀들은 스토브 리그 동안 코치진뿐 아니라 주전 선수들을 대거 교체하며 새롭게 탈바꿈했다. 이에 이번 시즌은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안개 속 리그가 예상된다. 과연 어느 팀이 안개를 헤치고 올해 첫 시즌의 주인공이 될까. 10개 팀의 전력을 미리 살펴본다. 우승 후보 1순위 담원…명장 영입 T1, 주전 그대로 젠지 3강 이번 스프링에서 담원 게이밍과 SK텔레콤 CS T1, 젠지 이스포츠를 ‘3강’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작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세계대회인 ‘롤드컵’에서 우승한 담원은 지난 6일 LCK 미디어데이에서 각 팀의 감독 및 선수 모두가 우승 후보로 지목할 정도로 최강팀으로 분류된다. 담원은 이번 시즌을 맞아 변화를 꾀했다. T1의 롤드컵 3회 우승을 이끈 김정균 감독을 영입했고, 작년 롤드컵 우승을 이끈 장하권의 빈자리를 김동하로 채웠다. 일부에서는 감독 교체와 주전 이탈로 팀 전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으나 최근 열린 LCK 시험 무대인 케스파컵에서 우승하며 최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담원과 함께 3강에 드는 T1도 리빌딩으로 전력을 강화했다. 담원을 최강팀으로 이끌었던 사령탑 양대인 감독과 이재민 코치를 영입했다. 여기에 리그에서 최상위 서포터로 꼽히는 류민석이 합류하면서 박진성과의 바텀 듀오를 만들었다. 이에 2년 차에 돌입해 더욱 노련해진 김창동과 LCK 최고 선수 이상혁까지 탄탄한 로스터를 구축했다. 양대인 감독이 담원 때의 지도력을 발휘해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 간 시너지를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젠지는 작년과 비교해 큰 변화 없이 이번 시즌에 나선다. 주전 멤버 전원이 유지된 가운데 성연준과 특급 유망주 김홍조·노태윤을 추가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코치진도 주영달 감독대행이 감독으로, 아카데미를 담당하던 김다빈 코치가 1군 코치로 승격했다. 젠지는 주전 선수들이 1년 넘게 손발을 맞춰온 만큼 리빌딩한 다른 팀들보다 뛰어난 팀워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담원이 로스터 변동없이 두 번째 시즌을 맞았을 때 폭발적인 호흡과 경기력을 보인 것처럼 젠지가 이번 시즌에 큰일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4중 농심 다크호스 후보…대어들 영입 한화생명도 기대 중위권 팀으로는 농심 레드포스·리브 샌드박스·한화생명e스포츠·KT 롤스터 4개 팀이 꼽힌다. 농심 레드포스는 대기업 농심이 팀 다이나믹스를 인수해 팀명을 바꿔 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출격한다. 2020 케스파컵 결승전에서 담원에 지긴 했지만, 누구도 예상 못 한 결승행에 준우승까지 거두면서 이번 시즌에 다크호스 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스토브 리그에서 합류한 한왕호가 이번 케스파컵에서 여전히 건재한 실력을 선보였고, 서대길과 김형규 바텀 듀오도 좋은 합을 보여줘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팀 허리인 미드라이너 주전인 박준병이 신인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존재한다. 리브 샌드박스(LSB)는 담원의 주춧돌을 놓았던 김목경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이상호와 김동범을 새로 영입했다. 기존 선수들과 안정적으로 합을 맞춰온 김장겸이 인종차별 발언으로 스프링 1라운드 출전 금지돼 전력 누수가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LSB가 경기 초반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중후반에 무너지는 단점을 개선해야 이번 시즌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생명은 뛰어난 기량의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이번 스토브리그의 최상위급 매물로 꼽혔던 정지훈과 김혁규를 잡는 데 성공했고, 박기태를 포함해 신예 선수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여기에 손대영 감독이 2018년 중국 리그인 LPL을 제패했던 RNG에서 총감독을 할 때 손발을 맞췄던 이관형 코치와 김현식 분석가가 합류해 힘을 보탠다. 케스파컵에서는 젠지를 2-0으로 꺾고 4강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다만 아직 완벽하지 않은 팀워크는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이번 LCK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번 스토브리그 때 대어급 선수 영입을 적극 추진했지만 뜻대로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케스파컵에서 조별 리그 전승으로 4강에 진출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든든한 탑 라이너 최현준과 노련미의 손우현 등 선수 개개인의 기량도 많이 발전했고, 강선구·김재연 합류로 로스터를 보완해 이번 시즌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기대해본다. 케스파컵 전패 아프리카 기대감 뚝 이번 스프링에서 하위권이 우려되는 팀은 아프리카 프릭스와 DRX, 프레딧 브리온이다. 아프리카는 원거리 딜러 배준식과 서포터 손시우라는 바텀 듀오를 새로 영입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케스파컵 조별 리그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하며 걱정스러운 팀이 됐다. 다만 북미에서 돌아온 배준식이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줬고, 탑에 국가대표 출신 김기인이 버티고 있어 확실한 재정비가 이뤄지면 활약이 기대된다. DRX는 홍창현을 제외한 4명의 주전 선수가 모두 교체되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실상 대다수가 신인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홍창현과 황성훈이 노련미를 발휘해 팀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대호 감독이 선수 폭행 및 폭언으로 5개월 자격정지되면서 김상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시작하게 된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프레딧 브리온은 작년까지 2부 리그에서 뛰다가 올해 처음으로 1부 리그인 LCK에 출전하게 돼 경험이 부족하다. 더구나 로스터의 대다수가 신인이기 때문에 실전 감각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경험이 많은 엄성현과 김태훈이 합류했고, 롤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최우범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것은 위안거리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1.01.12 07:00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축구의 스폰서십은 상업성과 고결성의 대결

지난 주 칼럼에서는 기업 명칭이 유럽축구클럽 이름에 들어가는 특별한 경우를 알아봤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야구팀 키움 히어로즈처럼 스폰서 이름이 클럽명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을까? 소수의 클럽이 이를 시도했다. 1878년 창단된 클럽 웰시풀(Welshpool) FC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웨일즈의 축구 1부리그인 웰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웰시풀은 2005~06시즌 클럽 역사상 최고 순위인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8년 웰시풀은 1부 리그에 계속 잔류하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투자가 필요했다. 이에 스폰서인 테크노 그룹(Techno group)의 상호를 클럽 이름에 포함하는 혁신적인 결단을 내렸다. 웨일즈 축구협회도 이러한 이름 변경에 동의함으로써 이 클럽은 ‘테크노 그룹 웰시풀 FC’이란 새로운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2011년 스폰서십 계약이 만료된 후 이 클럽은 원래의 이름인 웰시풀로 돌아갔다. 결국 재정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순수 아마추어 클럽으로 변모했다. 1959년 창단된 랜샌트프레이드(Llansantffraid) FC도 웨일즈에 있는 클럽이다. 1996년 이 팀은 지역 컴퓨터 회사 토탈 네트웍 솔루션(Total Network Solutions)이 클럽 이름에 들어가는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이에 이 팀은 ‘토탈 네트웍 솔루션 랜샌트프레이드’라는 다소 복잡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스폰서 이름에 대한 규제로 인해 유럽축구연맹(UEFA)은 유로피언 컵 위너스 컵에 참가한 이 클럽을 TNS란 이니셜로 칭했다. 유럽에서는 스폰서의 명칭이 프로축구 클럽 이름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이 클럽은 한발 더 나아가 이듬해인 1997년 기존의 이름은 아예 없애고, 스폰서의 이름으로만 구성된 ‘토탈 네트웍 솔루션 FC’로 탈바꿈했다. 스폰서의 이름으로만 구성된 최초의 프로 축구팀이 유럽 최초로 등장한 것이었다. 아무리 유럽 축구의 변방인 웨일즈라 하더라도 이는 혁명적인 변화였다. 이에 호사가들은 음모론을 제기했다. 축구협회가 이러한 이름을 허용한 배경에는 규모가 크고, 유명한 클럽들이 새 축구장의 이름을 스폰서에게 파는 것을 허용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1945년 창단한 스코틀랜드의 스털링 알비온(Stirling Albion) FC는 1970년대 이후 주로 3부 혹은 4부리그에 머문 클럽이었다. 2009년 스털링의 서포터스들은 당시 구단주에 대한 불만과 팀의 미래를 걱정하며 클럽을 소유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결국 스털링은 팬이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스코틀랜드 최초의 프로클럽이 되었다. 클럽의 주인이 된 서포터스들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클럽의 이름을 스폰서에게 5년 동안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성사 직전까지 갔던 이러한 계획은 스코틀랜드 축구협회에 의해 무산되었다. 이에 서포터스들은 “이러한 혁신적인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클럽의 미래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시적인 이름 변경과 클럽이 아예 사라지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현명한 결정이냐”고 반문했다. 또한 “스폰서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원래의 클럽 이름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협회는 “축구의 고결성(integrity)을 강조하면서 클럽 이름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웍스팀(works team, 기업의 후원을 바탕으로 창단된 팀)에 회사 이름이 들어가는 것도 불허한 전력이 있는 스코틀랜드 축구협회가 스폰서 이름을 클럽 명에 넣는 건 더더욱 허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잉글랜드에서 최초로 셔츠 스폰서를 도입한 프로 구단은 1979년 일본 가전업체 히타치와 계약한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을 스타트로 다른 클럽들도 셔츠 스폰서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코벤트리 시티의 셔츠 스폰서는 자동차회사 탈보트(Talbot)였는데, 당시 클럽 회장인 지미 힐은 아예 팀 이름을 ‘코벤트리 탈보트’로 개명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풋볼 리그는 이를 불허했다. 그렇다면 유럽 대륙 클럽의 상황은 어떨까? 1973년 독일의 주류회사 예거마이스터(Jägermeister, 예거마이스터와 에너지음료 레드불을 섞어 만든 '예거밤'은 젊은이들에게 파티용 술로 사랑받고 있다)는 분데스리가의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의 셔츠 스폰서가 되었다. 독일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셔츠 스폰서십 계약이었다. 예거마이스터는 훗날 클럽의 이름을 아예 ‘아인트라흐트 예거마이스터’로 개명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 시도는 1983년 독일축구협회의 승인 거부로 성공하지 못했다. 세미 프로와 아마추어 클럽이 다수를 차지하는 웨일즈 축구리그는 스폰서의 이름을 구단 명칭에 집어넣은 것을 허용했다. 그리고 지난번 칼럼에 언급한 ‘SV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가 1970년대와 90년대 두 차례에 걸쳐 스폰서 이름을 클럽 명에 삽입한 적이 있다. 하지만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리그를 보유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와 독일은 이러한 명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유럽의 다른 프로축구 리그에서도 스폰서가 클럽 명칭에 들어간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클럽의 생존을 위해서 스폰서의 이름을 계약 기간 팀 이름에 집어넣는 것은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아니면 지나친 상업화 방지와 축구의 고결함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을까? 보는 시각에 따라 답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스폰서의 명칭이 팀 이름에 들어가면 커다란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알아보자. 이정우 경영학 박사(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0.11.02 06:00
스포츠일반

중국 LoL 리그, 취업 비자 받아야 뛸 수 있다

앞으로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선수들이 중국 e스포츠 리그에서 뛰기 위해서는 중국 비자를 받아야 한다. 중국e스포츠프로팀연맹의 리그오브레전드 지부(L.ACE)는 14일 2016년 프로리그(LPL) 및 세컨더리 프로리그(LSPL)의 동계 이적을 시작하며 각 프로팀 선수들의 이적 및 등록에 대한 방침을 발표했다.이번 발표에는 동계 이적 창구 기간과 이적 등록 규정 등을 담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해외 국적 선수의 등록에 있어서 중국 취업 비자를 요구한 점이다.해외국적 선수의 등록을 다룬 제2조 2항 3번에서 "해외 국적 선수의 등록은 비자관련 기관에서 발행한 Z비자(워크비자) 또는 M비자(상업활동비자) 원본을 소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관광비자로는 중국에서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지금까지 한국 선수들이 관광비자로 중국 LoL e스포츠 리그에서 뛰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이제는 정식 비자를 받아야 활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중국e스포츠프로팀연맹이 정식 비자를 받도록 한 데에는 해외 선수들의 무분별한 이적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 선수들의 중국 리그 진출이 잦은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한국e스포츠협회와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2016.11.14 18:45
생활/문화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관련해 ‘한국 역차별’ 논란

'왜 한국만…'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지적재산권(지재권)과 관련해 미국 게임개발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한국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과 대만 등 다른 나라에게는 e스포츠대회 승인 비용과 콘텐트 권리를 요구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하면서 한국만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 중국 상하이미디어그룹 SITV 계열의 게임 케이블채널인 게임풍운은 2005년부터 블리자드 게임인 '워크래프트3(워3)'·'스타크래프트1(스타1)', 밸브사의 '카운터스트라이크(카스)' 등으로 'G리그'라는 e스포츠대회를 방송경기로 진행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인터넷으로만 중계하다가 케이블TV와 IPTV·모바일에까지 콘텐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블리자드에 라이선스 비용을 주지 않고 있다. 장저씨(31) SITV 제작총괄은 "블리자드차이나에서 한번도 라이선스와 관련해 돈이나 콘텐트 권리를 달라고 하지 않았다"며 "블리자드의 게임을 프로모션해주기도 하기 때문에 서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풍운은 내년 스타2리그를 진행하기 위해 블리자드와 논의 중이다.대만도 큰 갈등없이 스타2리그 지재권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지난달말 대구에서 열린 국제 e스포츠 심포지엄에 참석했던 대만 e스포츠 관계자는 "최근 대만e스포츠협회와 블리자드가 스타2를 활용한 대회 개최 및 방송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조건은 라이선스 승인비용으로 대회를 통한 수익 발생시 순이익의 50%를 블리자드에 지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방송 등 2차 저작물은 대만e스포츠협회가 소유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반해 블리자드와 국내 e스포츠 권리대행사인 그래텍은 한국e스포츠협회에 대회 승인비용로 1년에 최소 7억원(프로리그·양대 개인리그 포함)과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두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양대 개인리그인 MSL과 OSL를 진행하고 있는 MBC게임과 온게임넷을 상대로 지재권 침해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지재권 협상에 대한 압박 카드로 소송을 낸 것. 국내 e스포츠 관계자들은 블리자드가 e스포츠 지재권에 있어 한국만 차별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박창현 온게임넷 제작국장은 "한국 e스포츠 시장이 다른 나라보다 큰 것은 인정하지만 현재 요구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며 "이 조건으로는 절대 e스포츠대회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윤지윤 블리자드코리아 팀장은 "스타크래프트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때는 블리자드로부터 합법적인 라이선스를 가지고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2010.11.08 09:39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