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6위부터 11위까지 승점 3점차, 누구보다 숨막히는 ‘그들만의 리그’
승점 3점 테두리 안에 5개 팀이 촘촘하게 몰려 있다. 어느새 시즌을 절반 이상 마친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순위표가 매우 흥미진진하다. 중하위권 싸움이 더할 나위 없이 치열하다. 올 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전체 38경기에서 27경기로 일정이 축소된 K리그1는 지난 주말 반환점을 돌았다. 14라운드 일정을 마친 현재, 1위 울산 현대(승점35)와 2위 전북 현대(승점32)의 '양강 구도'가 공고하다.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마지노선인 3위를 두고 대구 FC와 상주 상무(이상 승점25) 포항 스틸러스(승점24)가 승점 1점차로 경쟁 중이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분은 따로 있다. 상위 스플릿 마지막 한 자리인 6위를 둘러싼 5개 팀의 접전이다. 파이널 라운드 진출팀을 가리는 정규리그 22라운드 최종전까지 남은 경기는 단 8경기. 경기 수를 고려하면 파이널 라운드 이전까지 8점 차의 간극을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위부터 5위까지 상위권 팀들이 안정적으로 버티고 있는 만큼, 강등 걱정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파이널 라운드를 치를 수 있는 상위 스플릿(파이널 A)행 '막차 티켓'은 사실상 6위 한 자리뿐이다. 6위 싸움이 아주 뜨겁다. 현재 5위인 포항과 6위 강원 FC(승점16)의 승점 차는 8점이다. 그 아래로 11위 FC 서울까지 5팀이 승점 3점 안에서 경쟁 중이다. 중하위권 경쟁에서 강원이 근소하게 앞서 있다. 그러나 7위 부산 아이파크(승점15), 8위 광주 FC, 9위 성남 FC(이상 승점14), 10위 수원 삼성, 11위 서울(이상 승점13) 중 어느 팀과도 자리를 맞바꿀 수 있다. 당장 이번 주말만 해도 15라운드 결과에 따라 순위표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승점 3점을 챙기는 팀은 6위로 도약할 추진력을 얻지만, 패배가 더해질 경우 강등 싸움을 피할 수 없다. 승점 1점만 따내도 동률이 되는 팀들이 발생하고, 다득점과 골득실로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들만의 리그'는 승점 3점차 경쟁 중인 이들 5개 팀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순위표 가장 아래에 처져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도 '반전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비록 인천이 개막 후 14경기 연속 무승(5무9패·승점5)의 부진에 빠져 차이가 벌어졌지만, 남은 8경기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상주와 연고지 계약이 만료된 상무는 자동 강등이 결정됐다. 두 팀이 내려가고, K리그2(2부리그)에서 두 팀이 올라오는 승강제 시스템상 매년 자동 강등되는 12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가 시즌 막판 '지옥'을 경험했다. 이번에는 상주가 한 자리를 미리 채운 만큼 리그 최하위 단 한 팀만 강등 전쟁의 패배자가 된다. 하위권 6개 팀 중 살아남는 한 팀은 파이널 A로 갈 수 있지만, 남은 팀들은 파이널 B에서 상주와 '동반 강등' 한 자리를 피하기 위한 전쟁을 치러야 한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8.06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