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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이번엔 레트로 하이틴이다…JD1,오늘(12일) 신곡 ‘책임져’ 발매

가수 JD1이 리메이크 음원 ‘책임져’로 돌아온다.12일 소속사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JD1은 이날 오후 6시 세 번째 디지털 싱글 ‘책임져’를 발매한다.‘책임져’는 지난 1996년 발매된 그룹 언타이틀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1990년대 후반 10대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노래를 JD1만의 느낌으로 새롭게 재해석했다.싸이 ‘강남스타일’, ‘나팔바지’, ‘뉴 페이스’(New Face), ‘젠틀맨’(GENTLEMAN)의 작곡가이자 언타이틀 멤버인 유건형이 작사, 작곡했으며 또 다른 멤버인 서정환이 공동 작사했다.가사에는 10대의 감성으로 솔직하게 표현한 사랑에 대한 고백과 상처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단순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청량감이 돋보이는 무드가 어우러져 절망적이거나 슬프기보단 10대의 밝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현시대의 대표적인 MZ세대 캐릭터 JD1만의 방식으로 10대만의 자아와 감성을 새롭게 해석해 선보인다.이번 신곡을 통해 새롭게 곡을 접하는 팬들에게는 큰 선물을, 그렇지 않은 팬들에게는 진항 향수를 전해줄 예정이다. 단순한 레트로 음악의 리메이크를 넘어,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감동을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또한 발매와 함께 공개되는 뮤직비디오에는 1990년대 중후반의 레트로한 감성을 가득 담아내어 곡에 대한 몰입도를 고조시킬 예정이다. 앞서 지난 11일 공개된 두 번째 뮤직비디오 티저영상에서는 발랄하고 풋풋한 JD1의 모습과 아날로그한 매력의 영상미로 이목을 모았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역동적인 댄스 퍼포먼스를 짧게 선보이며 곡의 콘셉트를 강조했으며, “너 하나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어 난”이라는 강렬하고 애절한 가사가 흘러나오며 전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한편 JD1은 제작자인 가수 정동원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기 위해 새롭게 창작한 독립된 페르소나로, K팝 시장 도전을 목표로 기획된 아이돌이다. 지난 1월 발매한 첫 번째 싱글 ‘후 엠 아이’(who Am I)로 데뷔와 동시에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올랐으며, 최근 신곡 ‘에러 405’를 통해 첫 일본 진출 활동을 성료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12 16:27
프로야구

자신 이름 새겨진 '야구 타운' 조성...서정환 감독 "숙원사업...진도는 야구 메카로 성장할 것"

"야구인들의 숙원 사업에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서정환(69)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 아마추어 야구 발전에 큰 힘을 보탰다. 호텔급 숙소까지 갖춘 야구 타운 조성 사업이 첫 발을 내딛는 데 앞장섰다. 그는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학생들, 야구를 직접 즐기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정환 전 감독의 이름이 새긴 야구 시설이 만들어진다. 전남 진도군은 2일 진도군청 상황실에서 '진도서정환베이스볼타운'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식을 가졌다. 서정환 전 감독과 김희수 진도군청 등 야구인과 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진도서정환베이스볼타운은 진도군 임회면 상만리 진도 아리랑 관광단지 일원 11만 7033㎡에 410억원을 투입해 조성되는 야구 전문 시설이다. 국제 규격 야구장 4면(천연·인조 각각 2면씩)이 만들어지고, 호텔(150실) 타운빌리지(60동) 실내 연습장과 사우나, 글램핑장까지 들어서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다.서정환 전 감독은 지난해 야구인·공무원·건설 전문가를 두루 만나며 바쁘게 뛰었다. 진도군이 유치에 나서며 서 전 감독의 기대보다 빠르게 일이 진행됐다. 서정환 감독은 "야구 타운 조성은 야구인 모두의 숙원사업이다. 진도는 따뜻한 날씨 덕분에 학생 선수들과 야구 동호인들이 훈련 장소로 사용하기 적합하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아마추어 대회 또는 사회인 야구 경기도 개최할 것이다. 운동하기 좋은 조건을 갖췄고, 야구 타운 앞에 바다가 보일 만큼 환경도 쾌적해 관광 장소로도 좋다"라고 설명했다. 서정환 전 감독이 인프라 확장을 위해 뛴 이유는 지난 6년 동안 아마추어 야구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느낀 게 많았기 때문이다. 서 전 감독은 KBO리그 경기 감독관에서 물러난 뒤 지인 부탁으로 남양주 진접에서 학생 선수 5~6명을 지도했다. 꿈나무들과 함께 하며 좋은 기운을 받았고, 새로운 즐거움까지 생겼다. 이 시기 학부형들과 얘기를 나누며 현재 학생 선수들이 겨울을 보내는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알았다. 서 전 감독은 "여관에서 4~5명 한 방을 쓰는데도 비용이 많이 든다. 어떤 학교는 일본이나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가는데, 부담이 만만찮다. 그래서 남쪽 지방에 경기·훈련·숙소를 갖춘 시설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학부형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이후 이를 위해 뛰어다녔다"라고 전했다. 아직 첫 삽을 뜨지도 않았다. 서정환 전 감독도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현재 관광단지 내 야구 타운이 들어서는 부지는 리조트 부지였다. 군 단위 계획 변경이 필요하다. 이후 구체적인 건축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래도 서정환 전 감독은 보도자료에 나온 준공 목표(2026년 5월)보다는 빨리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서정환 전 감독은 야구 타운 공식 명칭에 자신을 넣은 진도군에 감사 인사를 전했고, 홍보 대사까지 자처했다. 서 전 감독은 "진도군은 따뜻할 뿐 아니라 여러 조건이 좋다. 진도가 대표 야구 관광지, 야구 메카로 발돋움 할 것이다. 이에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했다. 아마추어 야구인들이 더 좋은 환경 속에서 야구를 할 수 있길 바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2 16:31
프로야구

진도서정환베이스볼타운 조성 계획...진도 '야구 메카' 도약 기대

서정환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이름을 새긴 야구장이 전남 진도군에 건립된다. 전남 진도군은 2일 군청에서 '진도서정환베이스볼타운'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진도서정환베이스볼타운은 진도군 임회면 상만리 진도 아리랑 관광단지 일원 11만 7033㎡에 410억원을 투입, 국제 규격 야구장 4면이 조성되는 시설이다. 호텔(150실) 타운빌리지(60동) 실내 연습장과 사우나, 글램핑장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2026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올해 말 착공한다. 최적의 조건을 갖춘 야구 훈련·경기 시절을 갖춘 베이스볼타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300여 명의 고용 창출도 기대된다. 진도군은 향후 사단법인 한국야구위원회(KBO),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등과 업무 협의를 할 계획이다. 겨울에는 학생과 동호인 전지훈련지, 봄부터 가을에는 아마추어 야구 대회로 사용될 예정이다. 진도서정환베이스볼타운 조성을 이끌고 있는 서정환 전 KIA 감독은 "야구인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 뛰고 있다. 야구 불모지인 진도군을 꿈나무 육성의 메카로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 김희수 진도군수도 "전지훈련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진도군이 야구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야구장 조성과 야구 저변을 확대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2 15:01
야구

신나는 5연승, 행복에 겨운 류중일 감독

역시 프로야구 감독에게 승리만큼 기쁜 건 없다. 5연승을 달린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의 얼굴에선 웃음꽃이 피었다. LG는 이번 주 열린 6경기에서 5승 1패를 거뒀다. 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연장 12회 결승점을 내주고 역전패했으나 7, 8일 경기를 연달아 잡았다. 그리고 9일 경기에선 선두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케이시 켈리의 완봉투에 힘입어 3연승을 이어갔다. 10일 더블헤더(DH)도 신예 이민호와 김윤식의 호투를 앞세워 싹쓸이했다. 5위로 떨어지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추격을 걱정해야할 처지였지만 단숨에 2위까지 올라섰다. 11일 잠실 NC전을 앞둔 류 감독은 기분좋게 전날 DH 2차전 이야기를 꺼냈다. 이 경기에선 외야수 채은성이 3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7타점을 올렸고, 9-5로 이겼다. 3연타석 홈런은 LG 사상 역대 네 번째. 특히 류중일 감독이 두 번째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채은성과 서로 안경 모양을 하는 동작을 주고받아 화제가 됐다. 채은성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감독님께서 '눈 감고 치냐'고 하셔서 그랬다"고 웃었다. 류중일 감독은 "예전에 서정환 감독님이 수비코치 시절 내가 잘 못 치니까 배트에다 눈을 그리셨다. 그게 생각나서 오지환한테 '배트에 눈 그려줄까'라고 했더니 자기가 그리더라. 은성이한테도 (1차전이 끝난 뒤)그 말을 했었다. 은성이가 '네, 알겠습니다' 하더니 홈런을 쳤다"고 했다. 채은성의 홈런포가 또다시 터지자 이번엔 류 감독도 안경 세리머니를 했다. 류 감독은 "(안경 모양으로)나한테 '눈 뜨고 쳤습니다'라고 하니까. 그래서 나도 화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어 "나한테는 꿈같은 일인데…"라고 웃으며 실업야구 시절 강기웅(당시 한국화장품)의 5연타석 홈런을 떠올리기도 했다. 사실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LG는 차우찬의 복귀가 늦어지는 가운데 타일러 윌슨이 팔 통증으로 빠져 있다. 류중일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이 다음 주까진 힘들다. 의외로 이겼고,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2위까지 왔는데 내심 이대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져있다"고 했다. 류 감독은 경기 뒤 에피소드를 하나 더 이야기했다. 경기 뒤 LG 선수단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이민호와 김윤식을 만난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마침 윤식이와 민호가 냉면을 먹고 있었다. '이거 먹고 힘쓰겠냐'고 했더니 이미 고기를 많이 먹었다고 하더라. '잘하고 있다'고 덕담을 했다.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포수 이)성우가 윤식이한테 '마음껏 자기 공 던지라'고 했다더라. 나이 차가 있는 배터리인데 성우가 선배로서 훌륭했다"며 팀 분위기에 대해서도 만족했다. 공교롭게도 11일 경기에서도 LG는 신예 투수가 나선다. 2년차 좌완 남호다. 지난 6일 선발 데뷔전을 치른 남호는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류 감독은 "늘 하는 얘기지만 그 친구에게 내가 뭘 바라진 않는다. 성우가 한 말처럼 잘 던지든, 맞든 후회 없이 던지길 바란다"며 "류 감독은 어제 민호한테 '켈리처럼 던지라고 할 수 없다'고 했는데 남호는 '양현종처럼 던지라'고 해야 하나"라고 웃었다. 여전히 LG의 순위 싸움은 험난하다. 마지막 6연전인 다음 주가 고비다. 윌슨이 빠진 상황에서 류 감독은 일단 이민호에게는 며칠 더 휴식을 주기로 했다. 현재 순서대로라면 주중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임찬규-정찬헌-켈리가 나서고, 주말 KIA 타이거즈전부터는 김윤식-남호-이민호 순으로 들어간다. 켈리는 원래 4일 휴식으로 롯데와 두 번째 경기에 나갈 것도 고려했지만, 세 번째 경기나 KIA전에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류중일 감독은 "켈리가 (9일 경기에서)110개를 던졌다. 회복 과정을 보고 결정을 하려고 한다. 다만 15일 경기에 나서면 20일 KT전에 나서는 건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10.11 12:53
야구

[창간특집] 원년 첫 안타, 첫 홈런 '개막전 사나이' 삼성 이만수…"최동원 때문에 타율 많이 까먹어"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성 라이온즈에는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했다. 1970년대 대구·경북 지역이 경북고-대구상고(현 상원고) 중심으로 아마야구 전성기를 누리면서 유능한 선수들이 꽤 많이 발굴됐다. 그 흐름이 구단으로 연결돼 창단 당시 삼성은 투타 밸런스가 가장 안정적인 팀이었다. 투수 이선희와 권영호, 야수 배대웅, 천보성, 서정환, 정현발 등 선수층이 유독 두꺼웠다. 많은 전문가가 프로야구 원년 우승 후보로 삼성을 점찍었던 이유다. 이만수 전 SK 감독은 '스타 군단' 삼성의 핵심이었다. 실업야구팀에서 온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1982년 3월 27일 열린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에서도 주전 마스크를 썼다. 당시 삼성은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MBC를 상대했는데 이 전 감독은 1회 초 2루타로 KBO리그 통산 첫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5회 초에는 사상 첫 홈런까지 때려내며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개막전 사나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활약이었다. 마지막에 웃진 못했다. 삼성은 개막전 초반 5-0으로 크게 앞서 손쉽게 승리를 따내는 듯했다. 그러나 7-4로 앞선 7회 말 유승안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고 승부가 연장으로 흘렀다. 결국 10회 말 이종도에게 끝내기 만루 홈런을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 만루 홈런을 내준 투수 이선희와 개막전 배터리 호흡을 맞춘 이 전 감독은 "그런 드라마는 글로 쓰려고 해도 쓰기 힘들다"고 회상했다. 원년 첫 경기를 역전패로 마무리한 삼성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도 웃지 못했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OB 베어스에 무릎 꿇었다. 이만수 전 감독은 삼성의 '시작'을 누구보다 잘 기억하고 있는 레전드다. 그는 "겉은 프로지만 돌아가는 내용은 사실 아마추어에 가까웠다"며 1982년을 돌아봤다. -프로야구가 개막한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어땠나."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는 게 꿈이었다. 그 꿈을 갖고 야구를 계속했는데 우리나라에 프로야구가 생긴다고 해 그 꿈을 접었다. 한양대를 졸업하기 전에 프로야구가 생긴다는 얘길 들었다. 미국에서 야구 경기를 하나 한국에서 하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미국에 가지 않고 남기로 결정했다. 현역 시절에는 일본에 진출할 기회도 있었다. 프로에서 활약하는 걸 보고 제의가 오더라. 지금 생각하면 아쉬움도 물론 있지만 그럴 때마다 어디서 야구를 하든 똑같다고 생각했다." -삼성의 지명을 받았을 때는 어땠나."너무 좋았다. 왜냐면 내가 대구 출신 아닌가. 그때는 고등학교 연고(대구상고 졸업)를 기준으로 프로에 갔으니까 대구가 연고인 삼성에 갈 수밖에 없었다. 프로야구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고향 팀에 가니까 더 좋았다." -프로야구 원년 전지훈련은 어떻게 진행했나."1982년은 거제도에서 했다. 삼성이 운영하는 조선소 안에 야구장이 아닌 축구장이 있었다. 거기서 훈련하다가 마산으로 넘어가고 그랬다. 당시만 하더라도 전지훈련을 하러 해외에 간다는 걸 상상하기 힘들었다. 이후 삼성이 국내 구단 중 처음으로 미국 LA에서 전지훈련을 했지만, 원년은 아니었다. 정말 추워서 죽는 줄 알았다. 정신력으로 버텼는데, 지금이라면 아마 다 도망갔을 거다. (웃음) 환경이 열악했지만 그래도 프로야구가 생긴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개막전 떨리지 않았나."전두환 대통령이 시구하지 않았나. 당시 삼성의 초 공격이어서 MBC 청룡 포수였던 유승안이 시구를 받았던 거 같다. 역사적인 순간이었고 야구인 중 한 명으로서 감사했다. 너무 기뻤다." -개막전에서 역사적인 KBO리그 첫 안타를 때려냈는데."상황이 생생하다. 1회 초 2사 2루에 투수가 이길환이었고 주자는 함학수 선배였다. 풀카운트에서 2루타를 때려내 첫 안타와 첫 타점을 동시에 올렸다. 유종겸 선배를 상대로 친 첫 홈런(5회 초)도 다 기억난다. 당시만 하더라도 첫 안타와 타점, 홈런에 대한 중요성이 크지 않았다. 프로라는 인식이 별로 없었다. 아마추어를 오래 하다 보니까 오랫동안 프로야구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기념이 될 만한 걸 모아놓거나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첫 안타와 첫 홈런, 더 기억에 남는 건."솔직히 홈런이다. 안타도 좋았지만,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 때의 그 기분을 잊을 수 없다. 내가 펄쩍펄쩍 뛰면서 지금은 돌아가신 서영무 감독님을 안고 들어왔던 기억이 난다." -개막전 상대 MBC에는 백인천 감독이 있었는데."고등학교 3학년 때 최연소로 국가대표에 발탁돼 일본 가고시마에 갔었다. 거기에서 백인천 감독과 장훈 선배가 경기하는 걸 직접 봤다. 우상 같았던 선배 중 한 명이 백인천 감독이었다. 프로야구를 하면서 함께 경기한다니까 어땠겠나. 쉽게 말해 백인천 감독은 대학생이고 우리는 초등학생이나 다름없었다. 상상을 해보면 된다. 4할 타율을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실력 차이가 났다. -그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활약이 대단했는데."대학교 때 백호기라는 대회가 있었다. 백호기는 대학팀과 실업야구팀이 모두 출전해 함께 경기하는 대회였다. 그때 실업야구는 김우열, 윤동균 선배 등 멤버가 쟁쟁했다. 초창기 대학팀은 실업야구팀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후 대학팀이 우승했는데 내가 대학생(한양대) 때는 결승에 올라가고 그랬다." -원년 개막전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7-7로 맞선 연장 10회 말 이선희 선배가 이종도 선배한테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맞고 울었던 기억이 가장 많이 난다. 그때 내가 포수였다. (웃음)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프로야구 붐업을 시킨 주역이 이선희 선배와 이종도 선배라고 생각한다. 만약 삼성이 경기 전 예상대로 이겼다면 보는 사람마다 '아, 야구 별거 아니네'라는 생각을 했을 거다. 그런데 끝내기 만루 홈런이 나왔으니 그 짜릿함은 말로 다 표현을 못 하지. 당시에는 개막전이 TV로 중계됐었는데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있었을까. 한 사람은 눈물을 흘렸고 한 사람은 영광의 만루 홈런을 기록했다. 두 선수가 프로야구 흥행을 이끌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드라마는 글로 쓰려고 해도 쓰기 힘들다." -프로야구 원년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그 당시만 해도 김우열 선배, 윤동균 선배, 김봉연 선배 같이 야구 잘하는 선수가 정말 많았다. 그런데 내가 포수니까 그분들이 타석에 들어서면 일본말로 이런저런 얘길 많이 했다. (웃음) 지금은 프로야구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그때는 가능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겉은 프로지만 돌아가는 내용은 사실 아마추어에 가까웠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얼마나 말을 많이 했냐면…그것 때문에 선배들과 많이 다투기도 했다. 백인천 감독은 직접 그라운드에 나와서 '이만수 입 좀 닫게 해달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상대하기 어려웠던 '천적'이 있었나."선동열(해태·1985년 데뷔)은 뒤늦게 들어왔는데, 초창기 최동원(롯데·1983년 데뷔) 때문에 타율을 정말 많이 까먹었다. 최동원만 아니었어도 통산 타율(0.296)이 3할이 됐을 거다. 그다음에는 롯데에 박동희(1990년 데뷔)라고 있었다. 선수 생활하면서 공이 그렇게 빠른 투수는 처음 봤다. 당시 구속이 최고로 빨랐던 투수였다. 그리고 이강철(해태·1989년 데뷔), 조계현(해태·1989년 데뷔) 같은 투수 때문에 타율이 또 많이 떨어졌다. 그 시절 해태에는 정말 좋은 투수가 많았다." -당시 룸메이트는 누구였나."선수 생활하면서 가장 길게 룸메이트를 했던 건 4년 뒤에 입단한 성준(1986년 데뷔)이다. 한 6~7년 정도 했던 거 같다. 원년에도 선배랑 후배가 2명씩 잠을 잤는데 투수랑 포수가 짝을 이뤄 투수였던 이선희 선배랑 했었던 거 같다. 1년 뒤에 김시진이 입단해 그때는 김시진이랑 했다." -프로야구 원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원년 사령탑이셨던 서영무 감독님이 정말 무서웠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화가 나셨는지 고속도로를 가다가 선수들에게 내리라고 하고 그냥 가버리셨다. (웃음) 버스를 저 멀리에 주차하고 선수들을 기다리고 계셨는데 그러면 거기까지 막 뛰어가고 그랬다. 당시에는 그런 일이 정말 많았다." -아쉽게 프로야구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쳤는데."그때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그 이후 계속 어렵게 됐던 거 같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니 우승하는 데 오랜 시간(삼성·2002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 걸렸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면."사실 요즘에는 야구를 잘 보지 못했다. 이정후(키움)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잘하더라. 한동민(SK)이 잘했으면 좋겠는데…(웃음)"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관련기사 [창간특집] OB 베어스 윤동균 서른넷 '노장' 원년 KS 진출…'막강 삼성' 박살냈지 2020.09.22 06:00
스포츠일반

'개막전의 사나이' 서정환, 2019년 쳣 프로볼링 우승컵 품다

'개막전의 사나이' 서정환(타이어뱅크)이 2019년 프로볼링(KPBA) 첫 우승컵을 품었다.서정환은 28일 용인 레드힐볼링라운지 경기장에서 열린 KPBA 2019시즌 개막전인 2019 바이네르컵 한국오픈 SBS 볼링대회 결승에서 차미정을 236-225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통산 6승째.서정환은 6승 중 절반인 3승을 개막전에서 거두며 개막전 강자의 면모도 재확인했다. 남녀 성대결로 열린 결승에서 서정환은 초반 리드를 내줬지만, 5프레임부터 5연속 스트라이크를 앞세워 승리를 굳혔다.반면 차미정은 초반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며 서정환을 압박했지만 아쉽게도 9프레임 7-10 스플릿을 범하면서 역전을 내주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국가대표 출신 서정환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팀 이적 후 첫 대회였고, 개막전이라 부담이 됐다"라면서도 "기회가 올 것이란 생각했다. 기뻐서 날아오를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피주영 기자 2019.02.28 16:59
스포츠일반

서정환, 프로볼링 바이네르컵 우승 도전...오늘 TV파이널 톱시드

서정환(타이어뱅크)이 바이네르컵 한국오픈 SBS 볼링대회 우승에 도전한다.서정환은 27일 경기도 용인 레드힐볼링라운지 경기장에서 열린 바이네르컵 한국오픈 SBS 볼링대회 준결승에서 6게임 합계 1528점을 기록하며 톱시드를 획득했다. 1위로 TV파이널에 오른 그는 통산 6승에 도전한다. 서정환은 2017년 동트는 동해컵이 마지막 우승이다.2위는 1506점을 기록한 여자 국가대표 출신 차미정(팀스톰)이 차지했다. 이밖에도 아마추어 동호인 출신 김태균(1492점)과 박경신(팀스톰), 서준형(JK스포츠), 이희상(삼호테크) 등 총 6명이 우승을 넘본다.한국프로볼링(KPBA) 2019시즌 개막전인 바이네르컵은 총상금 1억1000만원, 우승 상금 3000만원이 걸린 메이저 대회다. 이번 대회는 남자 선수 318명, 여자 선수 24명, 아마추어 54명이 출전했다.피주영 기자 2019.02.28 06:00
야구

[야구 모아보기] ‘잘해야 본전’ 야구 감독대행의 역사

'감독 대행.'말 그대로 '감독'의 임무를 대신 수행하는 자리다. 감독이 임기 도중 자리를 비우거나 팀을 떠났을 때, 차기 감독이 부임할 때까지 대신 팀을 지휘하는 역할을 한다.지난 23일 KBO 리그 역사에는 감독 대행이 또 한 명 추가됐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중도 퇴진하면서 이상군 투수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게 됐다. 이 대행은 KBO리그 역대 55번째 감독 대행이다. 감독의 해임 혹은 사퇴로 대행을 맡게 된 사례로만 따지면 역대 38번째다. 김 감독이 갑자기 떠난 23일 경기부터 곧바로 대전구장 더그아웃 감독석에 앉았다.사실 감독 대행만큼 어렵고 부담스러운 자리도 없다. 잘해야 본전. 성공 확률도 높지 않다. 대부분 전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팀을 떠난 뒤 지휘봉을 이어 받는 게 일반적이라서다.물론 예외도 있다. 2004년 7월 김성한 감독의 대행으로 나선 KIA 유남호 감독 대행은 후반기 26승 18패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하위권에 처졌던 KIA를 준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이듬해 정식 감독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2001년 5월 이광은 감독의 바통을 이어 받았던 김성근 감독 대행도 그랬다. 잔여 경기 49승 42패로 승률 5할을 넘기면서 LG에 다음 시즌을 향한 희망을 안겼다. 역시 정식 감독이 돼 이듬해 LG를 한국시리즈에 올려 놓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드문 사례일 뿐이다. 분명한 한계가 있다. 감독이 시즌 도중 물러날 정도로 바닥으로 처진 팀이다. 정식 감독도 아닌 감독 대행의 지휘 아래 극적인 반등을 이뤄내기란 쉽지 않다. 감독 대행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만한 환경과 권한도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한 전임 감독은 "감독 대행 체제에서 팀 성적이 이전보다 상승한다고 해서 감독 대행의 역량으로 갑자기 팀이 달라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전임 감독이 떠나면서 일시적으로 분위기가 전환된 효과가 오히려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실제로 역대 감독대행을 거친 38명 인사 가운데 '대행' 꼬리표를 떼고 감독으로 정식 계약한 인물은 총 14명밖에 없었다. 이재우 윤동균(이상 OB) 이희수(한화) 유남호 서정환(이상 KIA) 유백만 천보성 김성근(이상 LG) 이만수(SK) 강병철 김명성 우용득(이상 롯데) 강태정(청보) 김준환(쌍방울)이 전부다. 양승호 전 롯데 감독은 2006년 LG에서 이순철 전 감독을 대행해 잔여 시즌을 치른 뒤 2012년 롯데에서 프로야구 감독이 된 케이스다. 그 가운데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던 인물은 강병철 감독(1984년)과 이희수 감독(1999년)밖에 없다.김준환 감독은 1999년 감독 대행을 거쳐 그해 말 사령탑으로 선임됐지만, 이듬해 초 팀이 해체돼 정작 감독으로는 한 경기도 지휘하지 못하는 불운도 겪었다. 그동안 역대 가장 많은 감독대행이 거쳐간 팀은 LG(전신 MBC 포함)와 롯데, 현대(전신 삼미-청보-태평양 포함)다. 총 여덟 차례나 감독대행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 다음이 감독대행 7명을 뒀던 두산(전신 OB 포함)과 해태. 그 뒤로는 삼성(5회)-한화·쌍방울(4회)-SK(3회)-넥센(1회) 순으로 이어진다. 반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감독 대행을 두지 않았던 팀은 2010년 이후 출범한 두 구단밖에 없다. NC는 초대 김경문 감독이 6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kt는 1대 조범현 감독이 임기를 다 채우고 물러난 뒤 2대 김진욱 감독이 부임했다. 김경문·조범현·김진욱 감독 모두 임기 내 전 경기를 무탈하게 지휘했다.사실 55차례에 달하는 감독 대행 사례 가운데 약 30%(17회)는 감독의 개인 사정에 따른 '한시적 대행'이었다. 지난해 5월 한화 김성근 감독이 시즌 도중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게 돼 김광수 수석 코치가 15일간 지휘봉을 잡은 것과 같은 선상이다. 최초 사례는 다름 아닌 김성근 감독이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8월 김영덕 OB 감독이 보름 동안 자리를 비웠을 때 투수 코치에서 감독 대행이 됐다. 대행으로서 성적은 5승2패였다. LG 역시 초창기 고 김동엽 감독의 영향으로 감독 대행 체제가 잦았다. 해태 초대 사령탑이었던 김 감독은 1983년 MBC 지휘봉을 잡고 팀을 한국시리즈로 진출시켰다. 그러나 구단이나 선수단과의 불화로 세 차례나 팀을 떠났다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그 사이 유백만 코치와 한동화 코치가 전임 백인천 감독 시절부터 김동엽 감독 시절 사이에 각각 세 차례와 두 차례씩 감독대행을 맡아야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그래도 가장 여러 차례 감독 대행으로 이름을 올린 인물은 역시 유남호 대행이다. 다섯 번이나 감독 대행을 맡아 역대 최다 기록을 남겼다. 주로 '코끼리' 김응용 감독을 대신해 감독석을 지키곤 했다. 다혈질인 김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다 퇴장 당하면, 그 자리를 메울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998년 9월 4일, 1999년 5월 1일, 2000년 9월 1~3일, 2000년 10월 5일처럼 '하루 천하' 혹은 '사흘 천하'로 기록된 날이 많은 것은 바로 그런 이유다. 배영은 기자 2017.05.26 06:00
스포츠일반

'한중일 프로볼링 최강자를 가려라', 삼호코리아컵 6일 개막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프로볼링 대회가 막을 올린다.프로볼링협회(KPBA)는 '제18회 삼호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가 6일부터 10일까지 안양 호계볼링장에서 개최된다고 4일 밝혔다. 삼호코리아컵은 한·미·일 3개국 세계 최정상 프로볼러들이 매년 맞대결을 펼치는 유일한 대회다. 이번 대회는 한국 남녀 프로볼러 160명, 일본 39명, 미국 8명, 국내 아마추어 12명, 해외 아마추어 등 총 240명이 출전해 총상금 1억5000만원, 우승상금 4000만 원을 놓고 불꽃 튀는 스트라이크 대결을 펼친다.한국은 시즌 멀티 타이틀(2승)을 기록하며 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서정환(16기·퍼펙트 코리아)를 선봉으로 올 시즌 타이틀 리스트 박상필(14기·스톰), 김고운(18기·퍼펙트 코리아) 등이 우승을 노린다. 여기에 지난 대회 준우승에 머물렀던 국내 프로볼링 최다승 보유자 정태화(3기·DSD)가 최다승 경신 및 한·일 통산 20승(한국 12승·일본 7승) 도전에 나선다.미국(PBA)은 통산 18승에 빛나는 '디팬딩 챔피언' 크리스 반즈(46세·900글로벌), 통산 35승의 보유자이자 '최고의 왼손 볼러'로 불리는 파커 본 3세(53세·브런스윅), 양손 볼러로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앤서니 시몬센(19세·스톰), 스웨덴 국가대표 출신 마틴 라르센(37세·스톰), 2014년 PBA 무대에 혜성 같이 나타나 신인상을 수상한 마샬 켄트(24세·1승)가 우승에 도전한다.일본(JPBA)은 통산 14승에 올 시즌 랭킹 1위 가와조에 쇼타(49기·14승)와 2015 시즌 랭킹 1위 후지이 노부히토(52기·2승)가 챔피언에 도전한다.피주영 기자 2016.10.04 17:19
야구

[김인식의 클래식]'그린라이트', 남발되는 게 아닌가?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어처구니없는 도루 실패가 많다.동점 혹은 역전을 만들 수 있는 찬스가 도루 실패로 물거품이 되는 장면을 자주 봤다. 1980년대 메이저리그에서는 리키 헨더슨(1405도루), 팀 레인스(808도루), 빈스 콜맨(752도루) 등 '대도'가 많았다. 주력과 센스가 뛰어났다. 하지만 '그린 라이트(사인 없는 도루)'를 받은 선수는 드물었다. 최근 프로야구에선 도루 시도가 남발되는 느낌이다.올해 일본 센트럴리그 도루 1위는 야쿠르트의 야마다 테츠토다. 도루 수가 29개다. 127경기에 뛰었으니, 4.4경기에 도루 하나 꼴이다. 리그 전체로는 한 경기에서 두 팀이 1.5회 도루를 시도한다. 올해 KBO리그에선 2.3개다. 도루 시도가 많다는 자체는 그럴 수도 있다. 문제는 엉성한 시도가 많다는 데 있다. 도루 성공률은 센트럴리그가 71.8%인데 비해 KBO리그는 66.8%다.역대 프로야구에서 도루 센스가 좋은 선수가 있었다. 김일권(363도루)을 비롯해 이순철(371도루)과 서정환(136도루), 이종범(510도루), 정수근(474도루) 등을 손에 꼽을 수 있다. 상대 배터리가 아무리 견제로 잡으려고 해도 잡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그래서 도루 성공률이 굉장히 높았다.2016시즌 우리 프로야구에서 도루 1위에 올라있는 선수는 박해민(삼성), 2위는 손아섭(롯데)이다. 원래부터 잘 뛰었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렇게 예상가능한 선수가 아닌, 도저히 생각지도 못한 선수들이 출루해서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도루 뿐만이 아니다. 원 아웃에 2점 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2루타를 치고 3루로 뛰다가 죽는 경우도 몇 번 봤다. 그런 건 고쳐야 하는 부분이다.프로야구에 달라진 풍토 하나가 있다. 감독들이 시즌 전에 "우리 팀은 도루를 많이 하겠다"고 선언을 하더라. 왜 공개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야구는 세밀해야 한다. 코치나 감독들이 이런 것들을 지적해서 환경을 바꿔놔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도루에 실패하고도 아무런 반성도 없는 모습이다. 팀이 추격하거나 점수를 벌리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아웃되고도 큰 문제가 없다는 듯 더그아웃으로 들어간다. 보는 관중의 맥을 풀리게 하는 장면이다.야구는 때로 1점 차에서 '승부'를 거는 순간이 있다. 뛰지 않을 것 같은 선수에게 도루 사인을 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1년에 한 두 번 있을까 말까한 상황이다. 요즘에는 그린라이트가 너무 많다. 이전에는 도루 기술이 뛰어나고 발이 빠른 선수 몇 명에게만 줬다. 이제는 남발하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를 할 정도다.올시즌 도루 성공률은 지난해(73.3%)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졌다. 포수 능력이 좋아졌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도루의 디테일'이 떨어진 결과기도 하다. 프로 선수라면 돌이켜봐야 할 부분이다.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정리=배중현 기자 2016.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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