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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슬기 "낯가리고 큰소리 못내는 성격, 연기할 때 통쾌해"
'러블리 욕쟁이'로 사랑 받았던 김슬기는 여전히 거침없이 당돌한 이미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알고보면 '그냥 러블리' 하고, 수줍음 가득한 소녀 감성이 매력적인 배우다. 희극 뿐만 아니라 정극까지 활동 영역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변화에 따른 과도기는 피할 수 없이 맞닥뜨려야 했지만 김슬기는 결코 조급해 하지 않는다는 속내다. 대중이 좋아하는 모습만 계속 보여줄 수도, 실제 내가 아닌 나를 계속 나인 척 포장할 수도 없다. 정확한 대중의 눈을 무엇보다 신뢰한다는 김슬기는 현재 자신을 둘러싼 이미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면 그런대로, 잘못했다고 하면 또 그런대로 받아 들이며 '배우 김슬기'로 믿음을 쌓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김주호 감독)'은 김슬기에게 꼭 필요했던 시기 찾아 온 작품. 영화의 흥망을 떠나 극중 김슬기는 가장 잘하는 것에 새로운 매력을 더해 배우 김슬기의 가능성을 입증시켰다. 선배 조진웅이 김슬기를 콕 집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JTBC 예능 '서핑하우스'를 비롯해 하반기 선보이게 될 MBC 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까지 2019년 한 해를 알차게 채운 김슬기.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배우이기에 김슬기의 행보에 흥미로운 시선이 뒤따른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스스로 말한 것처럼 근덕은 현 시대와 맞닿은 점이 많은 캐릭터다. 거침없고, 시원시원하다."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여성 분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사회 분위기도 변하고 있다. 굉장히, 그리고 당연히 좋은 변화다. 그런면에서 많은 여성 관객 분들이 통쾌함을 느끼시는 것 같다. 그런 작품과 캐릭터도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슬기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근덕과는 다르다. 근덕은 지금까지 내가 보여줬던 대외적 이미지와 비슷한 지점들이 있는데, 실제 나는 낯을 많이 가리고 큰 소리를 잘 못낸다. 그래서 그런 역할을 찾게 되고, 연기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연기지만 통쾌하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낯가리는 성격에 남배우들 틈바구니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아무래도 나를 제외하면 모두 남자 배우들 밖에 없었고…. 거기에 하늘 같은 선배님들이셔서…. 나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하하. 말하기가 좀 조심스럽다. 사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걱정을 많이 했고, 촬영을 하면서도 '잘하고 있는 건가' 눈치를 보게 되더라. 근데 진웅 선배님이 칭찬해 주신 것을 보고 이제서야 '그래도 잘 했었구나' 안심하게 됐다.(웃음)" -코믹 연기에 욕심을 내지는 않았나."(고)창석 선배님이 계속 눈에 보이더라. '진짜 재미있다. 나도 저런 캐릭터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욕심이라면 욕심일 것이다. '나도 웃길 수 있는데!' 했으니까.(웃음)" -김주호 감독은 김슬기의 어떤 면을 보고 '광대들'에 캐스팅 했을까."내가 데뷔하고 연기 트레이닝을 받은 적은 없다. 스스로 공부해서 하는 타입이다. 감독님은 '목소리가 단단하고 힘이 있는 배우여서 좋다'고 하셨다. 노력보다는 내가 갖고 있는 자체의 매력을 봐 주신 것 같다. '그런 점들을 더 살렸으면 좋겠고, 중심이 잘 잡혀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조언도 해주셨다. 그래서 발성과 딕션도 엄청 신경썼다." -김주호 감독과 호흡은 어떘나."난 개인적으로 감독님과 너무 잘 맞았다. 알고보니 감독님도 사랑스러운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시는 분이더라. 나 역시 사랑스러운 연기가 하고 싶은 사람이고.(웃음) 가끔 서로 다른 관점에 대해 이야기 할 때도 맞춰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뭔가 착착착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감독님이 배려를 많이 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도 맞다. 같은 상황도 다른 버전으로 연기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기다려 주셨다. 진심으로 감사했다." -'광대들'을 통해 배운 것이나, 김슬기에게 남긴 것이 있다면."어쩄든 '광대들'이 내 필모그래피에 평생 남아있지 않을까. '국가대표2'에서도 분량은 비슷했지만 주체적인 성격은 '광대들' 근덕이 좀 더 강했다. 매력있는 캐릭터를 경험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결과를 떠나 나에게는 의미있는 작품, 의미있는 캐릭터도 남게 될 것이다. '그래, 이런 작품도 했었지'라는 식으로 스쳐 지나가지는 않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도 한번씩 꺼내보고 싶을 것 같다." -관객들도 같은 마음이길 바란다."가볍게 즐기면서 보는 영화를 좋아한다. 머리 식히기에 딱 좋은 영화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작품이니 쉽게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아주 작은 웃음이라도 선물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 같다." -이국주 카메오는 원래 알고 있었나. "나중에 알았다. 진짜 재미있게 촬영했다. 출연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기도 했고. 괜찮으시다면 다음엔 내가 '코미디 빅리그'에 한번 나가보고 싶다. '꼭 나갈게요!' 혼자만의 약속은 이미 했다. 하하." >>③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2019.09.15 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