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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리버풀전 VAR 녹취록 공개…"아무것도 할 수 없어" 황당 오심의 경위

비디오 판독(VAR)으로도 오프사이드를 잡아낼 수 없었다. 최초 도입 시기 우려를 낳은 기술적 문제가 아닌, 심판들의 소통에서 나온 실수가 ‘오심’으로 이어졌다.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VAR 판독 관련 논란이 일었다. 사건은 지난 1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리버풀의 EPL 7라운드 경기에서 벌어졌다. 상황은 이렇다. 전반 34분 모하메드 살라의 스루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든 루이스 디아스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취소됐다. 해당 장면은 VAR까지 거쳤음에도, 원심이 유지됐다. 리버풀 입장에선 커티스 존스가 깊은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상황에 터진 절호의 득점이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아쉬움을 삼켰다. 그런데 해당 장면은 직후 팬들의 의문부호를 낳았다. 중계 화면을 통해 공개된 리플레이에선 디아스가 오프사이드를 범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리버풀은 득점 취소 직후 손흥민에게 실점했고, 전반 막바지 코디 각포의 동점 골로 응수했다. 하지만 후반전 디오고 조타마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고, 후반 45분 내내 끌려다닌 끝에 추가시간 조엘 마팁의 자책골이 나오며 고개를 숙였다. 당연히 리버풀 입장에선 VAR 판독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는 이만큼 불공정한 경기를 본 적이 없다”고 분노했다. 당초 클롭 감독은 디아스의 득점 취소 장면보다, 조타의 퇴장 장면에 불만을 드러냈다. 클롭 감독은 “조타의 첫 번째 옐로카드 상황에서 그는 데스티니 우도지를 건드리지도 않았다. 조타의 잘못은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디아스의 득점 취소 장면에 대해선 “그들(심판)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닌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감정적으로 다룰 사안이 아니”라고 덧붙였다.한편 EPL 프로경기심판기구(PGMOL)은 경기 직후 성명서를 통해 “토트넘-리버풀전 전반전에 중대한 실수가 나왔다. 디아스의 골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는데, 이는 오류였다”면서 오심을 인정했다.이에 리버풀은 “PGMOL이 오심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면서도 PGMOL에 당시 VAR 과정 중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한 녹음 기록을 요구했다. PGMOL는 지난 3일 해당 영상을 공개하며 사건의 경위를 가늠케 했다. 결과적으로 주심과 VAR 심판 간 소통 오류가 발생한 것이었다. 최초 디아스의 득점 당시,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이후 VAR 심판이 다양한 각도의 카메라를 통해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독했다. 영상 속에서 ‘온사이드’임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문제는 VAR 심판의 발언이었다. VAR 심판은 “확인됐다. 좋다. 완벽하다”라고 전했다. 이를 전달받은 주심은 자신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맞다’라고 해석했다. 이후 경기는 속개됐다.이에 경기 리플레이 관계자가 “기다려 달라, 온 필드 결정은 오프사이드였다. 이대로 진행돼도 괜찮은가”라고 의문을 드러냈다. VAR 부심은 “문제없다”고 했으나, 리플레이 관계자가 재차 상황을 설명하자 뒤늦게 VAR 심판과 주심에게 정정된 내용을 전했다. 리플레이 관계자는 거듭 경기를 멈춰달라고 요청했으나, VAR 심판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해 PGMOL은 “해당 시점에서 경기를 중단할 수 있는지 고려했으나, 경기 규칙상 재중단이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개입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한편 PGMOL은 해당 경기의 VAR심판과 부심을 오는 주말 열리는 EPL 8라운드에서 제외했다. 김우중 기자 2023.10.04 15:09
배구

웃음과 재치 그리고 팬서비스가 넘쳤던, V리그 올스타전

V리그 올스타전에는 웃음이 넘쳤다. 선수들이 다양한 댄스 세리머니와 재치 있는 플레이로 팬서비스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2~23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을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3년 만에 열렸다.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6600석이 모두 팔릴 만큼 최근 프로배구의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올스타 팬투표와 추천선수를 통한 총 28명의 선수가 참석했다. M스타의 김희진은 1세트 작전 타임 이후 벤치를 지켰는데, 코트에는 '김희진' 유니폼을 입은 전혀 다른 선수가 출전해 뛰었다. 올스타 명단에 뽑히지 않은, 김희진의 팀 동료인 대니 산타나였다. 부정 선수가 뛴 것. 그런데도 경기는 속개됐고 등록 선수가 아니었던 탓에, 산타나가 득점을 올릴 때마다 한국배구연맹(KOVO) 공식 전산망에는 김희진이 점수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Z스타에서는 강소휘(GS칼텍스)가 자신의 공격이 아웃되자 직접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 판독관 자리에 난입했다. 그리고 마이크를 잡고선 "터치 아웃으로 판독되었습니다"라며 Z스타의 득점을 인정했다. 자신의 서브를 기다리고 있던 김연경(흥국생명)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부 경기로 열린 2세트에는 남자 선수가 계속해서 드나들었다. 리베로 정민수(KB손해보험)가 규정상 불가한 백어택을 시도했다. Z스타의 마지막 득점은 선심이 깃발을 든 채 리시브를 통해 만들어졌다. 김희진(IBK기업은행)이 잠시 주심을 맡는 재치도 선보였다. 여자부 선수들은 다양한 세리머니로 응원에 보답했다. M스타 김연경은 "세리머니는 많이 준비 못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 투표) 1위에 대한 보답은 해야 하니 (M스타의) 선수들을 많이 준비시켜 놓았다. 우리 팀이 절대 (1997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로 구성된 Z스타 출신에) 밀리지 않는다. 김희진과 양효진이 (보여줄 것이) 장난 아니다. 저는 숟가락만 얹고, 애들이 엄청나게 준비하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김연경은 Z스타가 댄스 세리머니를 통해 호응을 얻을 때마다 "음악을 틀어달라"고 요청했다. Z스타 이다현·김다인(이상 현대건설) 강소휘·권민지(GS 칼텍스) 등은 여러차례 댄스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남자부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Z스타 이주아(흥국생명)와 권민지가 선심으로 나서 M스타의 득점을 연속 인정하지 않아 선배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신영석(한국전력)이 득점 후 Z스타를 도발하는 세리머니를 펼치자, 최태웅 Z스타(현대캐피탈)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세리머니가 적절치 못했다"며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세리머니 상은 신영석(한국전력)과 이다현이 선정됐다. 이형석 기자 2023.01.29 17:57
야구

서스펜디드 게임 진땀승…서튼 감독 "지나치게 재밌게 흘러갔다"

"이 정도까지 재미있지 않아도 될 경기였는데 지나치게 재미있게 흘러갔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의 솔직한 총평이다. 롯데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속개된 두산과의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7-6으로 이겼다. 이로써 5위 키움을 2.5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이 경기는 6월 27일 서스펜디드 게임(역대 10번째)이 선언돼 멈췄다가 이날 다시 진행됐다. 당시 롯데가 3-2로 앞선 7회 초 1사 2, 3루 정훈 타석에서 폭우로 경기는 중단됐고, 심판진은 1시간 6분이 지나 속개 불가로 판단해 멈췄다. 롯데는 7일 경기 재개 후 7회 초 2사 2·3루에서 안치홍의 2타점 적시타로 5-2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7회 말 구승민, 8회 말 최준용이 각각 1점씩 내줘 5-4까지 쫓겼다. 롯데는 9회 초 안치홍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7-4를 만들었다. 분위기상 손쉬운 승리가 점쳐졌지만, 마무리 김원중이 흔들렸다. 9회 말 2사 2, 3루에서 박계범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조수행의 기습번트 안타에 이은 도루 성공으로 2·3루 끝내기 위기를 맞았다. 김원중이 두산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 처리해 경기는 종료됐다. 서튼 감독은 경기 후 "한 팀으로 끝까지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제 다음 경기에 다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잠실=이형석 기자 2021.10.07 18:20
야구

'102일 만에 재개' 롯데, 서스펜디드 게임 두산 7-6 꺾어

롯데가 102일 만에 재개된 서스펜디드 게임(일시 정지 경기)에서 가까스로 웃었다. 롯데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속개된 두산과의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7-6으로 이겼다. 이로써 5위 키움을 2.5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이 경기는 6월 27일 서스펜디드 게임(역대 10번째)이 선언돼 멈췄다가 이날 다시 진행됐다. 당시 롯데가 3-2로 앞선 7회 초 1사 2, 3루 정훈 타석에서 폭우로 경기는 중단됐고, 심판진은 1시간 6분이 지나 속개 불가로 판단해 멈췄다. 그 사이 두산과 롯데는 후반기 팀 승률 1·2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7일 오후 4시, 정훈이 타석에 들어서고 2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속개됐다. 정훈은 두산 홍건희와 승부를 풀카운트로 끌고 갔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안치홍이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는 안타로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여, 롯데가 5-2로 달아났다. 두산도 가만히 물러서지 않았다. 7회 말 1사 후 3연속 대타 카드로 맞섰다. 1사 후 대타 호세 페르난데스가 내야 땅볼로 물러났지만, 후속 대타 박건우가 3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대타 김재환 타석에서 상대 폭투로 한 점을 뽑았다. 두산은 8회 말 21경기 연속 무자책 행진 중인 셋업맨 최준용을 공략했다. 선두 박세혁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후속 정수빈의 볼넷과 박계범의 희생 번트로 찬스를 만들었다. 1사 2, 3루에서 김인태의 내야 안타로 4-5, 턱밑까지 추격했다. 양석환은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해 만루가 됐다. 하지만 허경민이 2루수 뜬공으로 아웃되고, 후속 페르난데스의 총알 같은 타구는 3루수 한동희의 글러브레 빨려들어갔다. 롯데는 9회 초 두산 마무리 김강률을 공략했다. 선두 전준우의 안타 뒤 후속 정훈의 행운의 2루타로 무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안치홍의 쐐기 2타점 2루타를 쳤다. 두산은 9회 말 2사 1루에서 정수빈의 2루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박계범은 마무리 김원중에게 2타점 적시타로 뽑아 두산은 재차 6-7, 한 점차로 추격했다. 후속 조수행의 기습번트로 2사 1·3루가 됐고, 이어 2루 도루 성공으로 2·3루 끝내기 찬스로 이어졌다. 하지만 양석환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경기는 종료됐다. 6월 27일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기 전 6이닝 5피안타 2실점을 한 박세웅이 승리 투수가 됐다. 이로써 시즌 성적은 9승(8패)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4.00에서 3.96으로 떨어졌다. 타선에선 안치홍이 5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1.10.07 17:33
야구

폭우 일시정지 두산-롯데전 102일 뒤에 한다는데

사상 초유의 102박 103일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다. 서스펜디드 게임(일시 정지 경기)이 만들어낸 진풍경이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전. 0-2로 뒤진 롯데는 7회 초 공격에서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1사 1, 3루에서 4번 타자 정훈 타석 때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고, 1시간 6분 만에 속개 불가로 판단했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정식경기가 성립(5회 이상 진행)된 뒤 원정팀이 득점해 리드한 채 중단되면, 서스펜디드 게임이 된다. 보통 서스펜디드 게임은 다음 날 진행한다. 그런데 27일이 3연전 마지막 날이자 이동일이라 일정이 뒤로 밀렸다. 두산과 롯데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8월 28~29일 2연전을 치르지만, 이때 속개하지는 않는다. 김태선 KBO 기록위원장은 “서스펜디드 게임은 해당연도 내 동일구장 대진을 우선으로 한다. 만약 동일구장 대진이 없다면 다른 구장에서 치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다음 잠실 2연전 첫 일정이 잡힌 10월 7일 경기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중단 전 상황 그대로 경기를 이어간다. 서스펜디드 게임을 재개할 때는 모든 상황을 그대로 이어 한다. 타자 정훈은 1볼-2스트라이크로 타석에 선다. 나머지 선수들도 원래 수비 위치와 타순에 들어간다. 다만 이번에는 한참 뒤에 경기를 재개하는 만큼 등록 엔트리가 바뀔 수 있다. 엔트리에 새로 들어간 선수도 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7일 엔트리에서 빠져도 10월 7일 1군에 있다면 교체 투입할 수 있다. 두산의 경우 김재환·김재호·박건우 등이 뛸 수 있다. 대신 경기 도중 교체된 선수는 다시 들어갈 수 없다. 7회 초 대타로 나와 적시타를 치고 대주자 김재유로 교체된 롯데 이대호가 그렇다. 롯데 선발 박세웅은 완투승 기회를 이어간다. 박세웅은 27일 6회까지 공 81개로 2실점 했다. 솔직히 완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속개된 경기에서 이어 던질 경우 완투승이 인정된다. 물론 선발 로테이션이 맞아야 한다. 선발투수가 3이닝만 던지는 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그럴 확률은 낮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6.29 08:24
축구

'월드컵 막내->AG 주축' 이승우 "목표는 오직 金"

"금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승우(20·엘라스 베로나)가 '결전의 땅' 인도네시아를 밟은 소감은 간단 명료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2일 오전 2시께(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인천공항에서 출발하고 꼬박 9시간 만이다.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승우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가 (피로를) 잘 회복해야 한다. (바레인과) 첫 경기부터 좋은 경기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50여 명의 교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이승우와 대표팀은 곧바로 준비된 버스에 올라 조별리그 1차전(15일) 장소인 반둥으로 이동했다. 반둥은 자카르타에서 3시간30분 거리다. 이승우는 "교민과 팬들의 기대가 큰 만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힘들고 좋지 않은 상황을 이겨내야 우승할 수 있다. 정신적으로 잘 준비하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이승우에게 아시안게임은 월드컵 한풀이 무대다. 그는 지난달 막을 내린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대표팀의 막내로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멕시코와 2차전에선 화제의 주인공도 됐다. 주장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이 상대 선수와 언쟁을 벌일 때 가장 먼저 달려와 뜯어말렸고, 상대 수비수가 다리에 쥐가 나 쓰러지자 직접 다리를 잡고 경련을 풀어줬다. 빨리 경기가 속개됐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축구팬들은 이런 그에게 '시간 요정'이란 별명을 붙였다. 생애 첫 월드컵에 참가했다는 기쁨은 컸지만, 교체 멤버였기에 아쉬움도 남았다. 17세 이하(U-17) 월드컵과 U-20 월드컵 등에서 대표팀 에이스 활약한 이승우는 스웨덴과 1차전(0-1패)과 멕시코전(1-2패)에 교체 출전했다. 두 번 다 팀이 지는 상황에 투입됐다. 경기 중후반 그라운드를 밟다보니 경기 템포를 따라잡기가 어려웠다. 주어진 시간 내 만회골을 만들어내야겠다는 마음에 급해지기도 했다. 주축 선수로 돌아온 이승우는 이번 대회 책임감이 남다르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라서 차출 의무 규정이 없다. 하지만 이승우는 프리시즌 복귀 시점부터 소속팀을 강하게 설득, 대표팀에 조기 합류했다. 이승우는 "의무 차출이 아니라서 구단도 보내주려고 하지 않았지만, 내가 반드시 아시안게임에 나가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보다 늦게 합류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제 시작인 만큼 남은 기간 동료와 호흡을 잘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포지션도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빌 예정이다. 김 감독은 대표팀 최종 엔트리 20인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승우를 측면 대신 중앙에서 2선 공격수로 투입할 의사를 밝혔다. 빠른 돌파와 화려한 발재간이 장기인 이승우는 주로 측면을 헤집는 역할이었다. 김 감독이 공개한 포메이션에 따르면 이승우의 역할은 대체불가다. 3-5-2 포메이션을 준비 중인 김 감독의 구상엔 모든 포지션에 백업 선수들이 기재돼 있지만, 이승우 자리만 백업이 없다. 새로운 위치에서 그동안 해보지 않은 역할을 맡게 될 이승우는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지만 미팅과 비디오 분석을 통해 부족한 부분은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범호는 12일 휴식을 취한 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합류하는 13일 '완전체'로 대회 2연패를 향한 담금질에 돌입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8.08.13 06:00
스포츠일반

정현 VS 니시코리 테니스 한일대결, 결국 불발

테니스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놓고 격돌이 예상됐던 정현(세계랭킹 29위ㆍ한국체대)과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27위ㆍ닛신식품)의 대결이 연기됐다. 정현이 이달 12일 개막하는 뉴욕오픈에 출전을 포기하면서다.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 투어 뉴욕오픈대회 조직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정현이 부상으로 대회 출전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뉴욕오픈 토너먼트 디렉터인 조시 리플은 트위터에 “뉴욕오픈의 모든 관계자가 당신의 빠른 복귀를 기원하고 있다. 2019년엔 만날 수 있기를 우리는 기원하고 있다. 정현에게 행운이 함께하길”이라고 썼다.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른 정현은 로저 페더러와 대회 준결승에서 맞붙었다. 그러나 발바닥 부상으로 2세트 도중 기권했다. 정현은 당초 5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ATP투어 소피아오픈에 이어 12일 뉴욕오픈에도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두 대회 모두 참가를 포기했다. 정현은 인스타그램에서 “이런 발표를 하게돼 안타깝지만 소피아와 뉴욕에 갈 수 없게 됐다. 이번 대회 출전을 기다렸지만 발바닥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 모든 사람들에게 행운을, 그리고 …”라고 밝혔다. 일본도 한일 두 나라의 자존심을 건 대결에 관심을 보여왔다. 일본 스포츠 문화 뉴스사이트인 디앤서는 6일 정현의 뉴욕오픈 불참 소식을 전하며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두 선수의 게임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바닥 부상 회복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정현 측 반응을 소개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달 호주오픈에서 선전한 정현의 경기결과를 속보로 전했다. 디앤서 등은 “초신성 정현이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했다. 아시아에선 니시코리 이후 쾌거다. 승리의 순간 정현이 자신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랭킹을 기록한 선수는 니시코리다. 지난 2015년 세계랭킹 4위까지 오른 니시코리는 오른쪽 손목 부상으로 호주오픈에 불참하면서 세계랭킹이 24위에서 27위로 하락했다.5개월만에 부상을 털고 복귀한 그는 지난주 ATP 챌린저 댈러스대회에서 우승했다. 니시코리는 뉴욕오픈에 이어 26일 멕시코 아카풀코 대회도 출전할 예정이다. 두 선수는 지금껏 코트에서 딱 한번 맞딱뜨렸다. 지난해 6월 프랑스 오픈 테니스대회에서다. 정현은 3회전에서 니시코리를 만나 2-3으로 분패했다. 세트 스코어 0-2로 뒤진 상황에서 3세트를 따낸뒤 4세트 도중 비가와 경기가 중단됐다. 승기를 잡았던 정현은 게임의 흐름이 끊긴 통에 다음날 속개된 경기에서 결국 졌다. 당시 경기에 앞서 정현은 니시코리에 대해 “세계적인 선수와의 대결을 앞두고 다소 긴장돼 있다. 흥분도 되지만 경기를 즐기고 싶다”면서 “아시아인은 다소 키가 작은데, 그런 체격조건에서도 세계 랭킹 10위에 들었던 니시코리를 우리 모두 따라가고 있고,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라고 말했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2.06 16:33
경제

주파수 경매…'승자의 저주'는 피했다

'쩐의 전쟁'이 예상됐던 주파수 경매가 싱겁게 끝났다. 경매는 시작 이틀 만에 주파수들의 주인이 결정됐고, 전체 낙찰가도 예상됐던 3조원에 휠씬 못미치는 2조1000억원에 그쳤다. 대신 이동통신 3사는 자신들이 원하는 주파수를 치열한 경쟁 없이 무난하게 가져갔다. 정부의 경매 흥행은 실패했지만 이통사들은 윈윈한 모양새다. '쩐의 전쟁'은 없었다미래창조과학부는 5개 블록 총 140㎒ 폭에 대한 주파수 경매가 종료됐다고 2일 밝혔다.이번 주파수 경매는 지금까지 실시한 경매 가운데 가장 많은 주파수가 나왔고,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2.1㎓ 대역도 매물로 나와 이통 3사의 치열한 '쩐의 전쟁'이 예상됐다. 그래서 경매 기간도 최장 8일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그러나 경매는 이틀만에 종료됐다. 지난 4월 29일 열렸던 1일차 경매가 1단계 동시오름입찰에서 7라운드까지 진행돼 이날 열린 2일차 경매에서는 8라운드부터 속개됐다. 하지만 8라운드에서 5개 블록 모두 입찰자가 없어 경매가 끝났다.경매규칙에 따르면 주파수할당 대상인 A·B·C·D·E 등 5개 블록 모두 2개 라운드 연속으로 입찰자가 없으면 경매를 종료하고 낙찰자와 낙찰가를 결정하게 된다.5개 블록은 700㎒대역 40㎒폭(A블록), 1.8㎓대역 20㎒폭(B블록), 2.1㎓대역 20㎒폭(C블록), 2.6㎓대역 40㎒폭(D블록)과 20㎒폭(E블록) 등이다.총 낙찰가는 2조1106억원으로, 최저경쟁가격 2조5700억원보다 4600억원이나 낮았다. A블록(700㎒ 대역)은 유찰됐고, 낙찰된 4개 블록 중 최저입찰가보다 가격이 오른 블럭은 단 1곳에 불과했던 결과이다. 당초 총 낙찰가가 3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 이통3사 출혈없이 주파수 확보정부는 경매 재미를 못본 반면 이통사들은 큰 출혈 없이 원하는 주파수를 확보했다.특히 LG유플러스는 '황금 주파수'로 꼽혔던 C블록(2.1㎓대역)을 최저경쟁가격인 3816억원에 낙찰받았다.2.1㎓ 대역은 전세계에서 LTE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돼 해외 로밍 또는 장비 도입 비용이 낮고, 향후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로도 활용할 수 있어 '황금 주파수'로 불린다.더구나 LG유플러스는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2.1㎓대역에서 광대역(40㎒)을 구축하지 못했는데, 이번 주파수 확보로 경쟁사와 동등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에 할당받은 2.1㎓ 주파수는 기존에 보유한 동일 대역 주파수 20㎒폭과 묶어 올해 말부터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2.6㎓ 광대역과 함께 최대 375Mbps 속도의 듀얼 광대역(2.1㎓+2.6㎓) 3밴드 CA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SK텔레콤은 총 1조2777억원으로 2.6㎓ 대역을 모두 손에 넣었다. SK텔레콤은 이번 경매에서 유일하게 경합이 벌어진 2.6㎓ 광대역 D블록을 최저경쟁가격 6553억원보다 2947억원이 많은 9500억원에 낙찰받았다. E블록은 최저경쟁가격인 3277억원에 확보했다.SK텔레콤은 기존 2.1㎓ 대역 투자비 매몰과 2.6㎓ 대역 신규 투자비 지출은 불가피하지만 이통 3사 중 가장 부족했던 주파수 자원을 확충, 늘어나는 트래픽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SK텔레콤 관계자는 "2.6㎓ 대역은 글로벌 생태계가 넓은 핵심 주파수로, 이미 단말이 많이 보급되어 있어 기존 고객까지 추가 광대역 혜택이 가능하다"며 "용량 부담도 조기에 해소가 가능해 향후 더욱 빠른 속도와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KT는 1.8㎓ 대역 20㎒폭(B블록)을 최저경쟁가격인 4513억원에 낙찰받으면서 기존 1.8㎓ 대역에 더해 국내 최초로 초광대역 전국망 LTE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이용자는 단말기 교체없이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KT 관계자는 "1.8㎓ 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LTE 주파수로, 기존 1.8㎓ 인프라에 초광대역 LTE를 바로 적용할 수 있고, 안정적인 품질제공으로 고객 체감 품질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업계는 이번 경매에 대해 이통 3사는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승자의 저주'를 피하면서 각자 원했던 주파수를 손에 넣을 수 있었고, 정부는 잡음없이 경매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2016.05.03 07:00
스포츠일반

[리얼토크①]故 이동찬 회장, '올바른 골프정신'이란?

고 이동찬 명예회장(맨오른쪽)이 2007년 코오롱 제50회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비제이 싱(피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의 왼쪽 두번째는 당시 대한골프협회 윤세영 회장의 모습이다. [늦은부고①]고 이동찬 명예회장이 남기고 간 큰 숙제-한국골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골프의 선구자-. 지난 8일 향년 92세로 타계한 우정(牛汀)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전 대한골프협회 회장 역임)의 얘기다. 고인은 12일 영결식을 통해 경북 김천시 금릉공원묘역에 잠들었다. 한국 골프업계로 보면 '큰 별'이 졌다. 그는 한국골프의 근간을 책임지고 있는 사단법인 대한골프협회(KGA)의 창립을 견인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고인은 코오롱그룹 회장이었던 1985년 KGA 회장에 취임해 1996년 2월까지 11년간 재임하면서 성장 과도기에 있던 한국 골프계에 큰 힘을 실어줬다. 위에 걸린 '1컷의 사진(최광수, 이동찬 명예회장과 17년 만에 '약속'지킨 사연…)'처럼 프로골프 선수들로부터는 존경을 받았고 한국골프사에 큰 족적을 새겼다. 그 중에서도 특히 KGA 창립과 우수 선수 양성, 한국오픈 스폰서, 골프계 조세제도 개혁 등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KGA는 1959년 발족됐지만 사단법인으로 정식 인가를 받은 것은 1966년이다. 그에 앞서 KGA의 협회창립준비위원회가 구성되는데 '이동찬'이란 이름이 기록상으로 한국골프사 등장하는 것은 1965년이다. 그의 나이 43세였다. 그가 국내 재계의 기라성 같은 선배 원로들과 함께 KGA의 협회창립준비위원회으로 활동하게 된 것은 선친이자 코오롱그룹의 창업자인 이원만 회장(전 국회의원)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원만 회장은 당시 서울골프장의 회원이었고, 젊은 이동찬도 이 골프장의 회원이자 이사로 활동했기 때문이다.다음은 KGA의 설립취지문이다."…(중략) 금 번 사단법인 골프협회를 설립하여 한국최고기관으로서 대외적으로 대표하여 명예 있는 전통을 가진 골프를 일반에게 널리 보급시키고 점진적으로 골프선수를 해외에 파견하여 우방제국과의 우호 증진함과 동시에 사회문화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합니다.(중략)…"당시 협회창립준비위원회가 구성되게 된 배경은 이렇다. 그때의 상황(용어 표현 등은 KGA 홈페이지 내용을 그대로 차용함)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4.19의거정변으로 한국골프협회는 자연 해체되고 정국은 과도기를 거쳐 장면 정권, 그리고 5.16군사혁명 등 불안전의 연속이 수년간 계속된다. 그동안 국내골프경기는 불연속으로 속개되었으나 국제경기교류는 한동안 소강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가 다시 정상을 되찾는다. (그러다가)1965년 4월 초순 서울칸트리구락부는 필리핀 키논시에 위치하고 있는 아세아마추어연맹(현 아세아·태평양아마추어연맹)으로부터 공문을 접수한다. 동연맹은 한국골프협회를 정식으로 회원국으로 가입을 의결했음을 통고해 오면서 협회의 명칭과 주소, 편제, 임원명단, 규약, 경기활동 등 참고자료와 함께 회비 100불을 송부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KGA의 창립을 촉발시킨 것은 바로 '아세아마추어연맹'으로부터 날아온 공문이 결정적이었다. 어쨌든 이를 계기로 한국을 대표하는 KGA가 새롭게 출범하게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 중심에 고 이동찬 명예회장이 있었다. 그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고인은 단순히 협회장으로 11년을 재임한 것이 아니라 무려 49년 동안 한국 골프 발전을 위해 봉사한 셈이다. 적어도 해수로 따지면 50년이 넘는다.이동찬 명예회장은 골프장 건설에도 관심이 많았다. 1966년 11월 27일 국내 골프장 가운데서는 세 번째로 영리를 목적으로 한 '뉴코리아골프장(18홀·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신원동 소재)'을 건설한 5인의 주주 중 한 명이었다. 국내 최초의 영리 목적 제1의 골프장은 1964년 9월 29일에 문을 연 한양골프장(18홀·이후 1970년 9월 27일 18홀을 증설해 현재 36홀로 운영)이고, 두 번째는 66년 6월에 개장한 제주골프장(18홀)이다.한양골프장은 전 삼호그룹 조봉구 회장의 작품이다. 조 회장의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그 당시 그는 부동산업계의 천재로 통했다. 서울 근교의 발전 전망을 미리 점치고 지금의 한양골프장 부지를 매입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그 땅은 국공유지였는데 경매 때 조 회장은 평당 38원을 써넣어 36원을 제시한 한국제지 단사천 회장을 2원 차이로 밀쳐내고 낙찰 받았다고 한다. 이 골프장의 부지 면적이 54만평이었으니까 총 2052만원에 매입했다는 계산이 나온다.그러나 조 회장은 나중에 한양골프장을 12억원에, 지금의 서울·한양 골프장의 운영법인인 서울골프장(㈜한양컨트리클럽) 측에 넘기고 1975년 수원골프장(18홀·현재는 36홀 규모로 운영)을 건설했다. 조 회장은 한양골프장을 팔 생각이 없었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는 P모씨 등의 관여로 하는 수 없이 매각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조 회장은 이후 1979년 제주에 오라골프장을 건설하지만 정부의 부실기업 정리조치에 의해 수원골프장은 당시 남서울호텔 계열의 삼흥개발에, 오라골프장은 대림건설에 매각되는 비운을 맞았다.이동찬 명예회장이 참여한 뉴코리아골프장은 한양골프장보다 2년 늦게 개장했다. 당시 국내는 1954년 개장한 서울골프장(18홀·군자리코스)과 56년 조선맥주 창업주 박기선 회장이 주도해 해운대에 건설한 부산골프장(18홀), 64년에 문을 연 한양골프장(18홀), 대선발효 박병주 사장이 건설해 66년 6월에 오픈한 제주골프장(18홀·당시 아라 골프장), 같은 해 11월 5일 조성된 태릉골프장(9홀·삼군장교훈련장을 목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지시해 건설), 그리고 태릉보다 22일 늦은 11월 27일에 개장한 뉴코리아골프장까지 모두 6곳뿐이었다.이 중에 제주골프장은 내장객이 없어서 개장 4년만인 1970년 임시휴장, 즉 폐쇄됐다가 16년 뒤인 1986년 재일교포 백창호 회장에 의해 다시 개장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다.뉴코리아골프장의 건설 배경은 이랬다. 60년대 초반 서울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난 우성건설 최주호 회장, 세창물산 김종호 회장, 한국제지 단사천 회장, 경산개발 우제봉 회장 등 일명 '신록회' 회원이었던 이들은 술자리에서 골프장을 건설해 운영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는 25%씩 공동출자로 한양골프장과 인접한 지금의 고양시 덕양구 신원동(당시는 고양시 원당읍 신원리) 일대 27만평을 평당 130원에 매입해 골프장을 조성하게 이른다. 단사천 회장으로서는 한양골프장의 부지를 2원 차이로 낙찰 받지 못했던 소원을 푼 셈이지만 한양골프장의 평당 38원짜리 부지에 비하면 무려 92원이나 더 비싸게 주고 산 것이다.이후 창업멤버로 이동찬 명예회장이 참여하면서 5인의 주주로 구성됐고 출자지분도 20%로 조정됐다. 이들 가운데 우제봉 회장은 지분을 대농 박용학 회장에게, 박 회장은 다시 현대 정주영 회장에게 매각함으로써 뉴코리아골프장은 5인의 주주(최주호-김종호-단사천-이동찬-정주영) 체제로 운영됐다. 박용학 회장에게 지분을 매각한 우제봉 회장은 1972년 대구골프장(18홀)를 건설했고, 박 회장은 같은 해 관악골프장(18홀·현재의 계보 상으로는 기흥 리베라 골프장 36홀)을 매입해 운영했지만 지금은 제3자가 소유하고 있다.뉴코리아골프장의 개장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관심은 대단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뉴코리아골프장에 자주 나와 내장객들과 특제 막걸리를 마시며 자주 담소했다는 일화는 이미 널리 알려진 얘기다. 박 대통령의 골프에 대한 특별한 관심은 평소 그린벨트를 골프장으로 만들면 명실상부한 그린벨트가 될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게 당시의 기록이다. 이에 뉴코리아골프장 5명의 주주는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심중을 읽어내고는 그린벨트를 비롯한 주변의 땅 15만평을 매입했으나 10.26사태로 인해 골프장의 확장 꿈은 무산되고 말았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이 때문이었을까. 이동찬 회장은 국내 골프장시장의 팽창성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앞선 통찰력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골프장 건설 사업에는 큰 욕심이 없었던 것 같다. 자신의 아호 우정(牛汀·소가 연못가를 거닐다)처럼 아주 '느릿느릿' 갔다. 다른 기업들이 독자적인 골프장을 건설하거나 매입할 때도 뉴코리아골프장의 지분 20%가 전부였다. 정말 느릿한 행보였다. 코오롱그룹이 온전한 18홀 골프장을 조성해 개장한 것은 이 명예회장이 1966년 뉴코리아골프장에 주주로 참여한 이후 27년 뒤인 1993년이다. 현재 천안에 운영중인 우정힐스 골프장이 그것이다. 이어 1999년 오픈한 경주 마우나오션 골프장(18홀)을 포함해도 범 코오롱그룹이 소유한 골프장은 2곳뿐이다.솔직히 골퍼들의 입장에서 보면 골프장의 편의적 최대 부가가치는 지리적인 접근성이다. 그런데 두 골프장 모두 서울 인접 골프장들과 비교하면 큰 메리트가 없는,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우정'으로서는 이미 물이 가득한 연못가를 거닐고 있는데 굳이 이리저리 큰 개울가를 찾아 나설 필요가 없다고 느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이 명예회장은 당시 '황금알'을 낳는 골프장 건설 사업 대신 1987년 국내 대기업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골프용품 개발팀을 발족시켰다. 그리고 89년 엘로드 골프브랜드를 런칭했다. 그에게는 세계 유수의 골프용품 브랜드가 즐비한 시장에서 토종 국산 골프브랜드를 통해 보다 싼값에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던 야망이 있었다.이 같은 바람은 1986년부터 현재까지 골프 국가대표와 상비군 선수들의 의류 및 용품지원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가대표를 거치며 국내 무대는 물론이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해 한국골프의 위상을 세계 골프 무대에 각인시킨 강수연과 한희원, 박세리, 김미현 등도 주니어 선수시절 엘로드의 용품을 지원받았다.국내 남녀 프로골퍼 가운데서는 살아있는 전설로 국내 최다승(43승) 보유자인 최상호와 최광수(15승), 박현순(6승) 등이 코오롱 소속 선수로 오랜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1990년대 중후반까지 코오롱골프단 소속 선수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지금 코오롱, 즉 엘로드는 그때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또 국산 골프용품의 존재 자체도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대목은 코오롱그룹의 큰 숙제이기도 하다.어쨌든 고 이동찬 명예회장은 KGA 재임 후 2년만인 1987년에는 한국여자오픈을 창설해 여자골프 활성화에 기틀을 마련했다. 또 고인은 그 당시 국내 최고 대회인 한국오픈이 열악한 재정으로 명성에 걸 맞는 대회 개최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내가 죽기 전까지는 한국오픈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하며 이를 실천에 옮겼다.이 명예회장은 작년까지 대회장을 찾아 선수들을 직접 격려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평소 골프를 좋아했던 그는 "(한국오픈은)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개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코오롱그룹은 1990년부터 올해까지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을 주최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동안 골프 꿈나무 육성 및 선수 발굴 차원에서 엘로드배 중·고등학생골프대회 개최를 병행하고 있다.대외적으로는 1988년 전설적인 골퍼 아놀드 파머를, 1991년도에는 당시 세계 톱랭커였던 잭 니클라우스를 한국에 초청해 국가대표 선수와 시범경기를 주선하는 한편 주니어 선수들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레슨을 받도록 하는 등 우수 선수 발굴 육성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그는 골프의 기본 정신인 '룰과 에티켓'을 설파하고 강조했다. KGA 회장직을 맡은 첫 해에 '골프규칙교실'을 개설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골프에서 골퍼 스스로가 자신을 경계하고 또 자신의 가치를 최고로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룰'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다. 이동찬 명예회장은 바로 골프의 기본 정신에 근착한 '골퍼 이동찬'이었던 것 같다. 지금 한국 골프는 여러 곳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정말 큰 위기라는 소리도 들린다. 그 체감 온도는 조금씩 다를지 모르지만 현실이 그렇다. 이는 개인과 기업에 따라 개념의 차이는 있겠지만 '룰과 에티켓'을 소홀히 한 때문이다. KGA도, 코오롱도, 국내 골프업계 종사하는 그 누구라도 냉정하게 지금의 현 상황을 깊게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우정 이동찬 명예회장이 골프계에 주고 간 최고의 선물은 바로 '올바른 골프정신'이 아닐까 싶다.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이동찬 회장의 경력]-1985.02~1996.02 제9대~제11대 대한골프협회 회장 -1996.02~ 현재 대한골프협회 명예회장 -1985.10 골프규칙교실 개설-1986.09 제10회 서울아시안게임 단체 금, 개인 은메달(김기섭)-1987.08 한국여자오픈 대회 신설-1987.10 전국체육대회 정식종목 채택 및 개최-1990.09 제14회 세계여자아마선수권 개인전 2위(원재숙)-1990.10 제11회 북경아시안게임 여자 단체 금, 개인 금(원재숙), 은(이종임), 남자 단체 동-1994.10 제16회 세계아마여자선수권 단체전 2위, 개인전 3위(박세리)-1994.10 제12회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여자 단체 은, 개인 은(강수연), 동(송채은), 남자 단체 동 2014.11.13 07:00
경제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 5.16 견해 총정리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9일 오후 2시 속개된 가운데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한 답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은 국회의원들과 김 후보자간의 5.16 관련 답변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안민석 의원(새정연)국회의원 3선 10년 하면서 교육위원회에만 있었고, 제 기억으로 7번째? 교육부 장관 청문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전에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서 심히 유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후보자는 의원들의 질의에 일단 집중을 하지 않으시고요. 동문서답하고, 얼렁뚱땅하고 시간끌기하고 이 세 가지 전략으로 오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전에 인사청문회 무력화시키는 그런 결과를 초래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오후 첫 번째 답변은 오후에는 좀 기대를 했는데 존경하는 윤관석 의원님의 5. 16에 대한 의견을 묻는 답변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답변을 하셨습니다. 아니, 여당 의원님들께도 여쭙겠습니다. 도대체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역사인식이 5. 16에 대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답변하는 저 후보자를 두고서 이 청문회가 그대로 진행되어야 하는지, 위원장님께 요청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 후보자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답변이 제 귀를 의심하는 답변이었는데 그 답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 설훈 위원장교과서에는 정변으로 되어 있는데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신 가운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씀하신 것, 기억 하시죠. - 김후보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몰고간 것이지, 몰고가서 그렇게 답변한 것이지. 제 의견을 피력할 기회도 주시지 않고. - 설훈 위원장 후보자께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씀하신다는 뜻입니까? 다시 말씀하십시오. 의원들의 질의에 쫓겨서 할 수 없이 그런 표현을 썼다는 것인지 - 김후보자제가 답변을 드렸지만 그 배경을 제가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좀 주셨어야 하는데 그냥 몰고 가니까 그렇게 답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설훈 위원장시간 1분 드릴테니까 설명- 김후보자 제가 말씀을 드릴까요? 제 의견을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그 당시 세계적으로 최빈국의 하나였고 사회상황이 상당히 어지러웠습니다. 그것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서울살았고 서울에서 그 광경 봤기 때문에 그래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었을 거냐, 거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역사적으로 볼 때 지금 이 자리에서 생존자들도 많이 남아있고 하니까 좀 더 후에 이것을 판단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을 말씀드린 겁니다. - 위원장교과서에 군사쿠데타라고 기록된게 잘못됐다는 것? - 김후보자역사는 방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교과서에, 저희가 그 학교에 다닐 때에는 그때는 또 그렇게 표현 안 되었고 중지를 모아서 지금은 정변, 쿠데타로 표현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훗날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그러나 지금 저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었고, 지금 정변으로 되어 있는 것을 그것을 따릅니다. - 위원장 무슨 말씀이세요. 정확히 이해가 안 되는데. 후보자께서는 다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후보자께서는 교과서에 군사정변으로 나와있는 부분은 교과서의 주장이고, 후보자 본인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 - 김후보자정변은 우리 합의를 통해서 나온 용어고 개인은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런 건데 저는 정변을, 그것에는 동의합니다. - 위원장자꾸 오락가락, 지금 본인 얘기가 왔다갔다합니다. 그러니까 다시 한 번 기회 드릴테니까 본인의 뜻이 5. 16 쿠데타에 대한 입장이 어떤 건지 - 김후보자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그래서 이제 그것이 지금은 정변 또는 쿠데타로 정리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것은 쿠데타보다는 정변이라는 표현에 제 생각이 더 가 있습니다. - 위원장 참, 본 위원장이 사회석에 앉아는 사회를 보고 있습니다마는 5. 16 군사쿠데타를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얘기하면 이 자리에서 같이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는 사실에 대해서 아무리 개인적 의견이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교육계 수장으로서 역할을 하셔야 할 분이 5. 16 군사쿠데타를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하는 것은 군사쿠데타를 인정하고 올바른 것으로 생각하는 것밖에 더되겠습니까? - 김후보자 그런데 역사적인 - 위원장역사적인 사실로 진단되어 있는 것을 논쟁을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마는 후보자의 입장이 그렇다면. - 김후보자 지금 저에 대한 청문회 아닙니까? 이것이? 물론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이지만 제가 뭐 다른 소리를 하거나 빈말을 하거나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고 제 소견을 말씀드리는 건데 그걸 가지고 나무라시면 제가 어떻게, 다른 말을 돌려서 - 위원장 후보자는 5. 16 군사쿠데타가 불가피한 선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죠. - 김후보자 저도 저 학생 때 쿠데타, 혁명 이런 등등의 용어는 없었습니다마는 같이 데모도 했고 반대도 했고 그랬던 사람인데 경제적으로는 대단히 성장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선택이 그렇게 되어서 생각을 했는데 그걸 가지고 자꾸 저보고 생각이 왜 그러냐 하면 저는 답변할 말씀이 없죠. - 위원장 지금 후보자가 앉아계신 자리는 대한민국의 교육수장으로서 우리 어린 학생들을 이끌어가야 할 자리입니다. 정확한 역사관과 올바른 가치관이 너무나도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확인을 하고자 이런 청문회를 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이거 몰아치거나 하는 자리가 아니에요. 후보자가 어떤 자세로 대한민국 교육에 임하는지 그것을 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사실확인이 되는 셈입니다. - 김후보자 저는 성실히 이 청문회에 임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이런 일은 사실은 좀 더 두고 평가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에서 말씀드린 거죠. - 위원장좋습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4.07.0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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