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우승 청부사' 맞아?…3년 연속 체면 구긴 슈어저, 텍사스 ALCS 3차전서 7연승 마감
터질 게 터졌다. 지난해 포스트시즌(PS) 충격패의 주인공이었던 맥스 슈어저(39·텍사스 레인저스)가 다시 붕괴해 팀의 PS 7연승을 끝냈다.슈어저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슈어저가 무너진 텍사스는 이후 추격에도 불구하고 끝내 분위기를 되찾지 못하고 5-8로 패했다.슈어저는 MLB 현역 선수 중 내로라하는 커리어의 에이스다. 사이영상 수상만 세 차례에 PS 경험도 풍부하다. 특히 지난 2019년 당시 소속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와일드카드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후 2021년 LA 다저스가 트레이드로, 2022년 뉴욕 메츠가 FA(자유계약선수)로 그를 '우승 청부사'로 영입했다. 올해 메츠 소속으로 시즌을 출발했던 그가 여름 텍사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것도 우승을 향한 텍사스의 갈망 때문이었다.그러나 슈어저는 '미션'을 완수하지 못했다. 앞서 부상 때문에 포스트시즌 초반 결장했던 그는 당초 예정 복귀일보다 빠르게 복귀 의사를 밝혔고, 결국 ALCS 3차전 등판을 예고했다. 텍사스는 앞서 2차전까지 두 경기에서 깔끔히 승리를 거둔 상황. 슈어저가 호투하면 그대로 시리즈 스윕승까지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슈어저는 이날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1회는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2회 2사 만루 위기 때 요단 알바레스에게 사구를 기록하더니 1사 후 카일 터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마우리사오 듀본에게 안타를 맞아 1사 만루까지 위기가 커졌다. 슈어저는 2사까지 잡았으나 폭투로 결국 선취점을 내줬고, 마틴 말도나도의 2타점 적시타로 두 점을 더 허용했다.슈어저의 부진은 예견된 일이나 다름 없었다. 올 시즌 우승 청부사로 텍사스에 이적했으나 평균자책점 3.77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4.32로 기량이 전성기에 미치지 못했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로 지난해부터 건강 이슈가 이어졌던 것도 컸다. 텍사스 이적 후 8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3.20 FIP 3.41로 성적이 좋아졌으나 부상 이슈가 되돌아왔다.최근 3년 모두 이름값을 못했다. 2021년 다저스 이적 후 와일드카드전 선발, 디비전 시리즈 선발과 마무리로 활약했으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4와 3분의 1이닝 투구에 그치더니 막판 등판 불가를 밝혀 다저스의 탈락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메츠로 이적한 지난해에는 와일드카드 1차전에 나와 4와 3분의 2이닝 8피안타(4피홈런) 4탈삼진 7실점이라는 충격적인 기록까지 남겼다. 이어 올해까지 부진이 이어지면서 우승 청부사의 체면을 구겼다.휴스턴과 달리 텍사스 타선은 4회까지 좀처럼 득점하지 못했다. 5회에야 나다니엘 로우가 첫 안타를 친 후 조시 영의 우중간 투런 홈런이 나왔다. 영은 7회에도 투런 홈런을 기록, 2011년 ALCS 2차전 넬슨 크루즈 이후 12년 만의 PS 멀티 홈런을 친 텍사스 타자가 됐다.
영의 활약에도 텍사스가 승기를 되찾는 일은 없었다. 텍사스는 두 번째 홈런이 나오기 전인 7회 초 1사 1·2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한 윌 스미스가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내줬다. 이를 알바레스가 중전 적시타(2타점)으로 잡았다. 영이 홈런을 친 후인 8회 초에도 존 그레이가 1사 1·3루 위기 때 제레미 페냐에게 적시타를 내줬다. 8회 말 아돌리스 가르시아도 적시타를 쳤으나 점수 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텍사스는 이날 패배로 와일드카드 1차전부터 이어오던 PS 연승 행진을 7경기에서 마감했다. 지난해 우승팀이자 텍사스와 지구 우승 경쟁에서 이겼던 휴스턴은 일단 1승 2패를 기록하며 일방적이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MLB PS 역사 상 7경기 시리즈에서 2패 뒤 3차전을 이긴 팀들이 시리즈에서 승리한 사례는 26%(50회 중 13회)에 그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9 1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