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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우승 청부사' 맞아?…3년 연속 체면 구긴 슈어저, 텍사스 ALCS 3차전서 7연승 마감

터질 게 터졌다. 지난해 포스트시즌(PS) 충격패의 주인공이었던 맥스 슈어저(39·텍사스 레인저스)가 다시 붕괴해 팀의 PS 7연승을 끝냈다.슈어저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슈어저가 무너진 텍사스는 이후 추격에도 불구하고 끝내 분위기를 되찾지 못하고 5-8로 패했다.슈어저는 MLB 현역 선수 중 내로라하는 커리어의 에이스다. 사이영상 수상만 세 차례에 PS 경험도 풍부하다. 특히 지난 2019년 당시 소속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와일드카드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후 2021년 LA 다저스가 트레이드로, 2022년 뉴욕 메츠가 FA(자유계약선수)로 그를 '우승 청부사'로 영입했다. 올해 메츠 소속으로 시즌을 출발했던 그가 여름 텍사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것도 우승을 향한 텍사스의 갈망 때문이었다.그러나 슈어저는 '미션'을 완수하지 못했다. 앞서 부상 때문에 포스트시즌 초반 결장했던 그는 당초 예정 복귀일보다 빠르게 복귀 의사를 밝혔고, 결국 ALCS 3차전 등판을 예고했다. 텍사스는 앞서 2차전까지 두 경기에서 깔끔히 승리를 거둔 상황. 슈어저가 호투하면 그대로 시리즈 스윕승까지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슈어저는 이날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1회는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2회 2사 만루 위기 때 요단 알바레스에게 사구를 기록하더니 1사 후 카일 터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마우리사오 듀본에게 안타를 맞아 1사 만루까지 위기가 커졌다. 슈어저는 2사까지 잡았으나 폭투로 결국 선취점을 내줬고, 마틴 말도나도의 2타점 적시타로 두 점을 더 허용했다.슈어저의 부진은 예견된 일이나 다름 없었다. 올 시즌 우승 청부사로 텍사스에 이적했으나 평균자책점 3.77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4.32로 기량이 전성기에 미치지 못했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로 지난해부터 건강 이슈가 이어졌던 것도 컸다. 텍사스 이적 후 8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3.20 FIP 3.41로 성적이 좋아졌으나 부상 이슈가 되돌아왔다.최근 3년 모두 이름값을 못했다. 2021년 다저스 이적 후 와일드카드전 선발, 디비전 시리즈 선발과 마무리로 활약했으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4와 3분의 1이닝 투구에 그치더니 막판 등판 불가를 밝혀 다저스의 탈락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메츠로 이적한 지난해에는 와일드카드 1차전에 나와 4와 3분의 2이닝 8피안타(4피홈런) 4탈삼진 7실점이라는 충격적인 기록까지 남겼다. 이어 올해까지 부진이 이어지면서 우승 청부사의 체면을 구겼다.휴스턴과 달리 텍사스 타선은 4회까지 좀처럼 득점하지 못했다. 5회에야 나다니엘 로우가 첫 안타를 친 후 조시 영의 우중간 투런 홈런이 나왔다. 영은 7회에도 투런 홈런을 기록, 2011년 ALCS 2차전 넬슨 크루즈 이후 12년 만의 PS 멀티 홈런을 친 텍사스 타자가 됐다. 영의 활약에도 텍사스가 승기를 되찾는 일은 없었다. 텍사스는 두 번째 홈런이 나오기 전인 7회 초 1사 1·2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한 윌 스미스가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내줬다. 이를 알바레스가 중전 적시타(2타점)으로 잡았다. 영이 홈런을 친 후인 8회 초에도 존 그레이가 1사 1·3루 위기 때 제레미 페냐에게 적시타를 내줬다. 8회 말 아돌리스 가르시아도 적시타를 쳤으나 점수 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텍사스는 이날 패배로 와일드카드 1차전부터 이어오던 PS 연승 행진을 7경기에서 마감했다. 지난해 우승팀이자 텍사스와 지구 우승 경쟁에서 이겼던 휴스턴은 일단 1승 2패를 기록하며 일방적이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MLB PS 역사 상 7경기 시리즈에서 2패 뒤 3차전을 이긴 팀들이 시리즈에서 승리한 사례는 26%(50회 중 13회)에 그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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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9위로 보냈던 겨울이 홍건희를 달궜다

두산 베어스의 든든한 수호신 홍건희(30)가 2년 만에 가을 야구 복귀를 꿈꾸고 있다.홍건희는 전반기를 3패 20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31로 마쳤다. 여러 측면에서 이전과 달랐다. 직구 구위는 다소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147.5㎞/h(스포츠투아이 기준)였던 그의 직구 구속은 144.9㎞/h까지 감소했다. 9이닝당 탈삼진은 지난해 8.71개에서 6.94개로 줄었다. 구위와 관계 없이 성적은 커리어 하이다. 세이브는 전반기에 이미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평균자책점도 데뷔 후 처음으로 2점대를 지키고 있다. 행운이 따랐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의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은 2.60(스탯티즈 기준)이다. 주자를 내보내기는 하지만, 장타 허용(피홈런 0개)이 줄면서 실점 억제에 성공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불참했던 올스타전에도 기분 좋게 참가했다.서울 잠실구장에서 본지와 만난 홍건희는 "시즌 초에 비하면, 나만의 투구 방식이 정립되고 있다. 구위가 돌아올 때까지 마냥 기다렸다면 시즌이 끝나버렸을 거다. 지금 상황에 맞게 최대한 잘해보려 했는데 나름 잘되는 것 같다"고 했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그는 "마무리라는 자리에 맞게 더 안정적으로 던졌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그 부분도 계속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이 끝나면 홍건희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대형 선수가 적은 이번 FA 시정에서 그는 투수 최대어로 뽑힌다. 홍건희는 "아직 시즌이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페이스대로 FA를 선언할 수 있다면 뿌듯할 것 같다. FA 자격을 얻는 건 선수로서 한 번 해볼까 말까 한 일"이라며 웃었다. 두산 팬들에게 홍건희는 '가을 사나이' 이미지가 강하다. 그는 2020년 트레이드로 온 그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업셋을 이끌었다. 지난해 9위에 그쳤던 두산은 올해 전반기를 3위로 마치며 가을 야구 복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홍건희 역시 기대감이 크다. 그는 "두산에 와서 2년 연속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으니 기분 좋게 겨울을 보냈다"며 "지난해 팀이 부진한 후 겨울을 보내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내가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전에는 편하고 착실하게만 준비했다. 올해는 더 잘하고 싶은 투쟁심 같은 게 생기더라"고 했다. 그는 "올해는 최대한 높은 곳(순위)에 올라 선수단 전체가 웃으면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1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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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수비가 해주지 못하면 에이스도 방도가 없다

우승 반지 네 개를 꼈던 에이스도 수비가 흔들리자 버틸 수 없었다. 김광현(34·SSG 랜더스)은 지난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자책점은 적었지만, 이닝도 실점도 아쉬웠다. 에이스가 버텨주길 기대했던 SSG는 결국 팽팽한 타격전으로 도전자 키움에 맞서야 했고, 10회 초 결승타를 허용하고 6-7로 패했다. 자책점이 2점 있긴 했지만, 투구 내용 자체는 괜찮았다. 삼진도 6개로 충분했고, 휴식일 덕분에 최고 시속 150㎞도 찍었다. 플레이오프 '업셋'을 주도했던 키움의 키 플레이어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도 통틀어 단 1피안타로 틀어막았다. 문제는 수비였다. SSG는 KS를 앞두고 훈련 기간 더그아웃에 포스터를 붙이고 수비 집중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김광현의 4실점은 모두 실책성 수비로 인해 나왔다. 5회 한유섬이 송성문의 우전 안타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한 베이스를 추가로 내줬고, 이어 송구가 어긋나면서 실점까지 이어졌다. 위기 상황에서 김민식의 포일까지 터지며 총 2실점이 만들어졌다. SSG는 5회 말 최정의 적시타로 다시 한 점을 달아났지만, 6회 초 2사 후 중견수 최지훈이 단타성 타구를 제대로 커트하지 못하면서 추가 진루와 실점을 허용했다. 최지훈의 수비 후 김광현이 이지영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안우진이 조기 강판당하면서 넘어가는 듯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비등해지고, 오히려 키움을 향해 흘렀다. 경기 후 김원형 SSG 감독도 “보이지 않는 실책으로 좋았던 김광현의 흐름이 끊겼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이 '왕조'의 철벽 수비와 함께 프로 커리어를 함께 했던 걸 생각하면 1일 경기의 풍경은 김광현에게도, 인천 팬들에게도 상당히 낯설고 아쉽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김광현은 KBO리그 역사에서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와 평균자책점의 차이가 두 번째로 큰 선발 투수다. 차이가 0.76(스탯티즈 기준)으로 성준(0.82)에 바로 뒤를 잇고 있다. 물론 FIP와 평균자책점의 차이가 반드시 수비의 도움이나 투수의 순수한 실력을 의미하진 않는다. 다만 ‘왕조’ 때 김광현의 뒤를 철벽 수비진이 지켜준 것은 사실이다. 정근우-김강민-최정-박재상 등의 수비력은 당대 리그 최고로 평가받았다. 타자 친화적인 SSG랜더스필드를 사용한 점도 고려해야 하지만, 류현진·윤석민 등 당대의 다른 에이스들에 비해 안정적인 수비진과 함께해온 것은 사실이다. 덕분에 당대 그 어떤 에이스보다도 많은 네 개의 우승 반지를 손에 끼웠다. 그러나 SSG가 마지막 통합 우승을 거둔 이후 12년이 지났다. 세월이 흘렀어도 김광현은 여전히 뛰어났다. 올 시즌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그러나 투구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직구 구속이 미국 진출 전보다 시속 2㎞ 정도 떨어졌고, 변화구 비중이 크게 늘었다. 탈삼진 능력은 뛰어났지만 이전보다 뜬공이 늘면서 최근 6년 중 가장 낮은 땅볼/뜬공 비율(1.13)을 기록했다. 그만큼 외야 수비 도움이 필요했으나 1차전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최지훈은 지난해와 올해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았던 선수였기에 팀에 타격이 더 컸다. 최지훈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첫 KS 진출이 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고대했던 첫 한국시리즈 출전에서 아쉬움을 먼저 남기게 됐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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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했던 SSG 수비, 데이터 만나 꽃 피웠다

정규시즌 우승 뒤에는 수비가 있었다. 그리고 수비 뒤에는 데이터가 있었다. SSG 랜더스는 올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홈런 1위(138개·이하 10일 기준)의 타선도 분전했지만, 마운드의 힘이 컸다. 팀 평균자책점이 3.90(4위)에 선발 평균자책점 2위(3.44), 피안타율(0.245)과 피OPS(출루율+장타율·0.661)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SSG가 높은 마운드를 구축한 데에는 김광현, 윌머 폰트, 숀 모리만도 등 주축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여기에 수비진의 도움도 컸다. SSG의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은 4.22(스탯티즈 기준)였다. 팀 평균자책점이 FIP보다 0.32 낮았다. FIP에서 평균자책점을 뺀 값이 LG(0.49) 다음으로 컸다. 두 팀과 반대로 롯데처럼 평균자책점이 FIP보다 훨씬 높은 팀(0.86 차)도 있었다. 해석의 여지는 있으나 투수의 기량에 수비 도움이 더해지면서 실점을 억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지훈과 김강민이 버티는 외야진은 이미 지난해에도 상위권이었다. 반대로 내야는 변수가 많았다. KBO리그 역대 최고로 꼽히는 3루수 최정은 여전했다. WAA(수비기여도) 0.510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한 3루수 중 2위를 기록했다. 타구 처리 비율(92.05%) 1위, 병살처리 비율(42.9%) 2위로 여전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다른 내야수들은 변수가 많았다. 유격수 박성한은 시즌 막판 흔들리며 지난해(23개)보다 많은 실책 24개를 기록했다. 주전 2루수 최주환은 1·2루를 오갔고, 포수 출신 루키 1루수 전의산은 기본적인 플레이에서 미숙했다. 하지만 SSG의 인플레이타구 처리율(DER)은 지난해 0.687(5위)에서 올해 0.699(2위)로 올랐다. 특히 내야 병살 처리 비율이 지난해 44.1%(6위)에서 50.9%(2위)로 상승했다. 부족한 수비 안정감을 데이터에 기반을 둔 시프트로 보완한 덕분이다. 한승진 SSG 데이터파트장은 “상대 팀 특정 타자에 한해서 데이터를 활용한 시프트를 통해 집중적으로 마크하기 위한 연구를 많이 했다"며 "단순히 시프트를 하는 것보다는 투수별 타자와의 상대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손지환 내야 수비코치, 조동화 외야 수비 코치의 도움도 컸다. 한 파트장은 “수비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실행했다. 코치진이 많이 도와줬다. 선발 투수 미팅 시 항상 수비 코치진이 참여했다. 투구의 방향성을 인지하고 거기에 맞게 현장에서 수비 위치를 빠르게 변화를 준 부분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손지환 수비 코치도 “젊은 선수들은 경험이 적기 때문에 상대 타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데이터파트에서 보완해준다"며 "방향성을 선수들에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선수들도 받아들이기 쉽고 결과도 좋게 나온 것 같다”고 칭찬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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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 사직구장 커져도 소용 없다고? 롯데 투수들도 할 말 있다

지난겨울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 사직야구장을 리모델링했다. 홈플레이트를 2.9m 뒤로 밀었고, 4.8m였던 외야 펜스를 6m로 높이는 등 홈구장을 투수 친화적으로 바꿨다. 지난해 롯데 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4.8km/h로 KBO리그에서 가장 빨랐다. 이런 빠른 공을 살릴 방도가 필요했기 때문에 사직야구장을 투수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바꾼 것이다. 지난해 롯데는 10개 구단 중 홈에서 가장 많은 실점(435점)을 했다. 올 시즌도 홈에서 389실점(울산구장 제외시 374점)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내주고 있다. 그렇다면 바뀐 구장의 효과는 없는 것일까? 또 롯데가 꿈꿨던 '투수 왕국'은 허상이었을까? 사직구장에서 65경기를 마친 14일 기준으로 바뀐 사직야구장과 함께 올 시즌을 들여다봤다. 2021~2022년 사직야구장에서 나온 홈런을 계산하면 유의미한 경향성이 보인다. 작년에는 원정팀들이 사직에서 롯데보다 21개 더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올해는 4개 차이다. 롯데의 손해가 줄어든 셈이다. 홈·원정경기 전체 피홈런을 계산해도 선전했다. 롯데 투수진은 지난해 홈런 133개(전체 3위)를 허용했지만, 올해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76개의 홈런만 맞았다. 탈삼진과 볼넷 수치에서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K/9(9이닝당 삼진)은 지난해 7.47개(4위)에서 올해 8.35개(1위)로 늘어났다. 반면 BB/9(9이닝당 볼넷)은 4.65개(9위)에서 3.47개(5위)로 감소했다. 탈삼진이 늘고, 볼넷은 줄어든, 아주 이상적인 결과다. 인플레이 타구에는 운과 수비가 작용한다. 인플레이 타구를 제외하고 위에서 언급한 탈삼진, 볼넷, 피홈런은 순수하게 투수의 책임이라 볼 수 있는 세 가지 지표들(TTO·Three True Outcomes)이다. 롯데 마운드는 이를 기반으로 한 지표인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가 뛰어났다. 지난 시즌 롯데의 FIP는 8위에 불과했으나 투수들이 성장한 올 시즌에는 2위(3.63)로 껑충 뛰어올랐다. 즉 롯데의 투수들은 새로운 구장의 덕을 톡톡히 보면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이뤄냈다는 뜻이다. 하지만 팀 평균자책점과 함께 살펴보면 앞선 지표들이 무색하다. 올해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4.53으로 9위에 그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과 팀 FIP 값을 뺀 값을 살펴보면 0.89로 리그에서 차이가 가장 크다. 평균자책점의 경우 투수의 몫뿐만 아니라 운과 수비의 영역도 들어가는 지표이다. 그렇기에 투수의 책임으로 몰아가기에는 불공평한 부분이 있으며 운과 수비의 영역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올 시즌 롯데의 수비는 어땠을까? 팀의 수비력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 인플레이 타구 중 팀이 아웃으로 처리한 비율인 DER(Defensive Efficiency Ratio, 수비효율)이 쓰인다. DER은 1에서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인 BABIP를 뺀 값이다. 롯데의 DER은 0.659로 리그에서 가장 좋지 않다. 즉 롯데 야수들은 다른 팀 야수들보다 인플레이 타구를 아웃으로 많이 처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특히 포지션 조정을 한 스탯티즈 외야 수비 WAA(Wins Above Average, 리그 평균 대비 승리 기여)는 -4.743으로 가장 좋지 않았으며, -1.926으로 9위인 두산 베어스와의 차이도 컸다. 결국 롯데 야수들은 팀 평균자책점이 높은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투수들의 활약에 비해 야수들의 수비력은 아쉬웠다. 올 시즌 넓어진 사직야구장 외야로 인해 외야 수비의 중요성이 일찍이 언급됐다. 롯데 구단도 이를 인지했다. 그래서 롯데는 외야 수비가 약한 손아섭과 결별을 택했다. 또 유격수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하지 않았고, 외국인 타자로 외야에서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보여준 DJ 피터스를 영입했다. 프렌차이즈 스타였던 손아섭까지 보내면서 강도 높게 외야진을 개편했다. 하지만 피터스는 타격 부진으로 방출됐다. 또한 고승민, 잭 렉스, 전준우, 황성빈 등 외야에 포진된 선수들이 수비에서 부진하다. 변화한 사직 야구장은 투수들에게 성적 향상의 기폭제였다. 반대로 롯데 외야수들은 넓어진 수비 범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홈구장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환경이 되었고, 투수들을 도와주지 못했다. 그렇기에 롯데 투수들은 분명 할 말이 있었다. 우리는 수비 뒷받침이 절실했다고. 순재범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경상국립대학교 정보통계학과) 2022.09.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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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고척]홍원기 감독 "7연승만 3회, 1선발 매치업 이기는 안우진 덕분"

"연승이라는 게 상대팀 1선발을 만나면 이어가기 힘들다. 그런데 그걸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선수가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연승의 공을 에이스에게 돌렸다. 키움은 올 시즌 49승 1무 28패로 리그 2위를 지키고 있다. 시즌 전 프랜차이즈 스타 박병호와 재계약하지 않았고, 시즌 초 거포 포수 박동원을 트레이드로 내보내는 등 특별한 전력 보강은 없었다. 그러나 시즌 절반을 넘어선 7월에도 당당히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다. 벌써 7연승만 세 번을 거뒀다. 1위 SSG 랜더스와 승차는 단 1.5경기다. 남다른 투수력 덕분이다. 키움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3.24)를 기록 중이다. 선발진에서는 윌머 폰트와 김광현을 앞세운 SSG에 조금 밀리지만 불펜이 압도적이다. 팀 구원 평균자책점 3.07로 LG 트윈스(3.14)를 제치고 선두를 유지 중이다. 선발 역시 이닝 소화는 조금 떨어져도 안우진, 에릭 요키시 원투 펀치가 단단하다. 특히 안우진의 존재감은 리그 에이스급이다. 평균자책점 공동 2위(2.17)에 탈삼진 2위(105개), FIP(수비무관자책점)는 2.25(스포츠투아이 기준)에 달한다. 여느 에이스 투수들과 맞붙어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홍원기 감독은 "연승이라는 것이 상대팀 1선발을 만나면 이어가기 힘들다. 그런데 그걸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선수가 안우진"이라며 "상대 1선발과 우리 1선발이 맞붙을 때 안우진이 밀리지 않고 붙어줘서 연승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홍 감독은 "상대1선발이 나왔을 때 우리 선발이 쉽게 무너지면 경기 자체가 굉장히 힘들어지고 다음 경기까지 여파가 미친다. 그런데 올해는 안우진이 잘 버텨준 게 우리 선수들이 경기 중반 이후 점수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 듯하다"고 칭찬했다. 고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03 12:21
프로야구

욕심 안 낸다는 삼진까지 만점... '완전체 에이스' 폰트

윌머 폰트(32·SSG 랜더스)가 '닥터 K'의 위용을 되찾았다. 폰트는 지난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상대 선발 고영표의 호투(7이닝 무실점)에 막혀 승리 대신 패전(시즌 4패)을 떠안았지만, 데니 바티스타(전 한화 이글스·2013년 6월 2일), 릭 밴덴헐크(전 삼성 라이온즈·2014년 9월 5일), 헨리 소사(전 LG 트윈스·2018년 5월 24일)에 이어 외국인 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을 세웠다. 폰트는 지난 5월 13일까지만 해도 '닥터 K'와 거리가 멀었다. 등판한 8경기 중 이닝당 1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경기가 2차례에 불과했다. 평균 소화 이닝이 6.5이닝에 달했지만, 9이닝당 탈삼진 수(K/9)는 6.4개(2021시즌 9.7개)까지 내려갔다. 그도 “탈삼진에 집착하지 않고 범타를 유도해 투구 수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진을 늘리는 대신 긴 이닝을 던지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불펜진 두께가 얇았던 SSG는 폰트의 이닝 소화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그러나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는 선택은 아니었다. 인플레이 타구가 많아지면 결국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당시 폰트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은 0.204까지 내려갔다. 또 9이닝당 피홈런(HR/9) 개수도 0.35개로 줄었다. 지난해 기록(BABIP 0.271·HR/9 0.74개)과 차이가 컸다. 평균자책점(ERA)과 수비무관자책점(FIP)의 차이도 1 가까이 벌어졌다. 폰트의 실점이 적은 건 행운이 작용했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 폰트의 탈삼진 페이스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최근 5경기 연속 7이닝 투구로 이닝 소화력은 여전했지만, 그중 3경기에서 탈삼진 31개를 기록했다. K/9도 8.38개까지 올랐다. 실점과 탈삼진 중 하나가 성적에 맞게 회귀할 것이라 추측했으나 결과적으로 삼진이 다시 늘어가고 있다. K%(탈삼진/상대 타자 수)도 24.9%로 지난해(26%)에 근접하고 있다. 의심의 여지가 있었던 기록이 개선되면서 그는 '완전체 에이스'가 됐다. 폰트는 올 시즌 73이닝을 던져 이닝 3위(5월 31일 기준)를 지키는 가운데 FIP도 2.65로 평균자책점(2.22)과 근접하게 기록 중이다. 탈삼진 순위도 4위(68개)까지 상승했다. 폰트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2.67(투수 2위)로 NC 다이노스의 드류 루친스키(2.71·투수 1위)를 바짝 쫓고 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6.01 16:13
야구

최저이닝 CY 논란... 현지 기자 "덕후들, 자갈이나 먹어라"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8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로 코빈 번스(27·밀워키 브루어스)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번스는 올 시즌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NL 평균자책점(2.43) 1위를 기록했는데, 이조차도 불운했다는 평가다. 수비 영향력을 배제한 수비무관자책점(FIP)이 1.63에 불과하다. 타구의 질을 바탕으로 평가한 기대 평균자책점(xERA)도 2.01에 불과하다. 9이닝당 사사구는 1.83개에 불과했고, 9이닝당 탈삼진은 12.61개나 됐다. 투구의 질이 압도적이다. 시즌 초 58탈삼진 무볼넷으로 무볼넷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닝이다. 28경기에 등판해 단 167이닝 소화에 그쳤다. 경기당 이닝은 5.96으로 6이닝에 육박하지만, 경기 수 자체가 적다. 시즌 중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됐던 탓이다. 경쟁자들과 비교되어 더욱 그렇다. 2위에 그친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는 32경기에 등판해 213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4위였던 워커 뷸러도 33경기에서 207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번스와 휠러의 이닝 차이는 46과 3분의 1이닝에 달한다.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에이스에 대한 관념이 깨졌다. 단축 시즌을 제외하면 선발 투수 중 역대 최저 이닝 수상자다. 종전 기록은 2018년 블레이크 스넬(당시 탬파베이 레이스)이 기록한 180과 3분의 2이닝이다. 1994년 데이빗 콘(당시 캔자스시티 로열스)이 170과 3분의 2이닝만 소화했고, 2020년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트레버 바우어(당시 신시내티 레즈)가 각각 77과 3분의 1이닝, 73이닝을 소화했으나 모두 단축시즌이었다. 투표 결과에 미국 야구계에서도 갑론을박이 나오기 시작했다. ESPN의 제프 파산이 대표적이다. 파산은 개인 SNS를 통해 "너드들의 최고 속임수가 이닝이 중요하지 않다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라며 번스의 수상을 비판했다. 얼간이, 괴짜를 뜻하는 너드는 미국 사회에서 고학력이면서도 어떤 한 가지에 빠져 있는 사람을 뜻한다. 미국 야구계에서는 숫자, 통계 분석으로 야구를 보려 하는 사람을 부르는 속어로도 쓰인다. 이른바 '숫자 덕후'들이다. 이전까지 보던 다승, 이닝이 아닌 WAR, FIP 등을 중심으로 번스를 뽑은 것이 너드 출신 기자들의 잘못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파산은 이어 "나도 내가 너드인 걸 인정한다. 나도 분석적 시각으로 야구를 본다. 아주 중요한 분야다.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라면서도 "하지만 FIP가 사이영상 수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며, 이닝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한테는 자갈(gravel)이나 먹여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차승윤 기자 2021.11.18 11:33
야구

깜짝 활약 보여주던 '6승' BAL 민스, 어깨 문제로 IL행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던 왼손 투수 존 민스(26)가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볼티모어 구단은 21일(한국시간) 민스를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등록했다. 사유는 왼 어깨 통증. IL 등재 날짜는 18일로 소급 적용돼 처리된다.민스는 올 시즌 깜짝 활약으로 주목 받았다. 빅리그 경험이 딱 1경기 밖에 없었지만, 올해 16경기(선발 12경기)에 나와 6승4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다. 6승은 앤드류 캐시너(6승3패 평균자책점 4.48)와 팀 내 다승 공동 1위.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이 4.08로 높지만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146으로 준수했다.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인 볼티모어 구단에 몇 안 되는 희망 중 하나였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어깨 문제로 당분간 휴식기를 갖게 됐다.한편 볼티모어는 민스의 IL과 오른손 투수 댄 스트레일리의 양도지명을 함께 처리했고,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오른손 투수 에반 필립스와 외야수 드와이트 스미스 주니어를 콜업했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6.21 10:50
야구

멕시코 출신 에스트라다, OAK와 계약…연봉 400만 달러

마르코 에스트라다(36)가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는다.미국 스포츠채널 ESPN의 제프 파산은 26일(한국시간) 에스트라다가 오클랜드와 1년에 400만 달러(44억8000만원)를 받는 조건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에스트라다는 지난 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해 새 소속팀을 구하고 있었다. 2018년 연봉은 1300만 달러(145억7000만원)였다.멕시코 출신 오른손 투수인 에스트라다는 2008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통산 (11년) 성적은 62승66패 평균자책점 4.24. 2015년과 2017년엔 각각 13승과 10승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2016년에는 올스타 무대를 밟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엔 7승14패 평균자책점 5.64로 부진했다.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이 5.44,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427이었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1.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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