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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줌인] 공연문화의 산실, 33년 역사 학전을 보내며

“시대에 불변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돈과 인기를 뛰어넘는 그 이상의 가치를 갖는 무언가를 학전과 김민기 대표가 만들어냈고, 그 가치는 후대에 이어질 거예요. 이번 ‘학전 어게인(AGAIN)’ 공연을 통해 저를 비롯한 많은 후배들이 김민기 대표를 이렇게 사랑하고 존경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33년 학전 소극장의 마지막을 장식한 ‘학전 어게인’ 공연을 전반적으로 이끈 가수 박학기는 15일 일간스포츠와 전화 통화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은 ‘학전 어게인’의 마지막 공연이 있는 날. 그는 “공연을 준비하느라 너덜너덜해졌다”면서도 “‘학전 어게인’을 위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개런티도 없이 출연해준 가수, 배우들과 공연을 보러와준 관객, 학전의 마지막을 잘 조명해준 언론까지 많은 이들의 힘으로 ‘학전 어게인’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본다. 내가 만든 공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故김광석부터 ‘독수리 오형제’까지… 한국 대중예술의 뿌리학전 소극장은 1991년 3월 15일 개관했다. 배울 학(學)에 밭 전(田). 배움의 밭이라는 의미다. 김민기 대표는 ‘문화예술계 인재들의 못자리’를 만들겠다는 뜻을 가지고 학전 소극장의 문을 열었다. 김민기 대표는 30년 넘게 학전 소극장을 운영하며 한 번도 자신을 앞에 내세우지 않았다. 스스로를 ‘뒷것’이라 부르며 극장 무대와 공연에만 힘을 썼다. 돈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씨가 말랐던 어린이극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소극장 최초로 라이브 밴드를 도입한 뮤지컬 작품을 올리기도 했다. 스타 캐스팅에 기대지 않고 새로운 대중문화인을 발굴하겠다는 의지에 충실했다.강신일, 설경구, 황정민 등 이제는 너무 유명해진 배우들이 학전 소극장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거나 매표를 보는 아르바이트를 했고, 고(故) 김광석이 1000회 공연을 진행했던 곳도 학전 소극장이다. 이를 기념한 노래비가 학전 소극장 밖에는 아직 남아 있다. 이 노래비는 소극장 학전 공간을 이어받아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뜻에 따라 계속 보전될 전망이다. 특히 학전 소극장을 대표하는 건 1990년대 한국 사회화 소시민들의 이모저모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다. 독일 극단 그립스의 ‘1호선’을 우리말로 번안, 한국과 서울의 실정에 맞게 극을 대폭 재구성하며 대학로를 대표하는 뮤지컬로 부상했다. 무려 4000회가 넘게 공연된 이 작품을 통해 학전의 ‘독수리 오형제’라 불린 김윤석, 설경구, 장혀성, 조승우, 황정민을 비롯해 배해선, 김무열, 나윤선 등 많은 스타들이 탄생했다. 윤도현이 처음으로 출연한 뮤지컬 ‘개똥이’고 1995년 학전 소극장에서 올려졌다. ◇NO개런티도 OK… 학전 마지막 위해 힘 보탠 스타들이렇게 소중한 공간의 마지막을 위해 학전의 33년을 함께한 스타들이 마지막 공연인 ‘학전 어게인(AGAIN)’에 선뜻 힘을 보탰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학전 소극장의 공간은 계속해서 이어가지만, 김민기 대표의 뜻에 따라 ‘학전’이라는 이름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학전의 마지막을 위해 윤도현, 김현철, 윤종신, 장필순, 황정민, 설경구 등 많은 스타들이 한뜻으로 달려왔다.이 공연을 기획한 박학기는 “누구 한 명 1원 한 푼 받지 않고 마지막 공연에 함께해줬다. 배우 데이 때는 쫑파티에 100명 가량이 왔을 정도였다. 설경구, 방은진, 장현성 같은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모여서 후배들과 시간을 보내고 김민기 대표의 정신을 기렸다”며 “학전은 비록 사라지지만 학전과 함께했던 기억은 계속해서 우리의 자랑이고 자긍심이 될 거라는 게 느껴졌다. 그런 마음으로 다같이 뭉쳐서 이번 공연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윤도현은 ‘학전 어게인’ 공연 무대에 올라서자마자 눈물을 쏟았다고. 박학기는 “옆에서 보는 사람이 놀랄 정도였다”면서 “윤도현뿐 아니라 이번 공연에 함께한 출연진, 스태프들이 내게 ‘어린 시절의 나와 만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학전 어게인’은 우리에게 그런 공연이었다. 학전 소극장과 김민기 대표는 후배들에게 언제나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고 설명했다. 자주 들었던 동료들의 노래도 이번 공연에서만큼은 울림이 남달라 울컥했다는 말이 뒤이어졌다.박학기는 “‘학전 어게인’, 그리고 학전 소극장의 마지막을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민기 대표 역시 학전의 마지막에 보내주신 성원을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 개런티 없이 출연해준 동료들과 ‘학전 어게인’을 매진시켜준 관객들 모두 감사하다. 작은 물방울 하나가 흘러가 바다와 만나듯이 학전 소극장은 사라져도 김민기의 노래는 계속해서 이 사회 속에서 흘러가 사람들의 마음에 가 닿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3.17 11:08
연예일반

故 문빈, 영면에도 연예계 이어지는 슬픔

그룹 아스트로 멤버 고 문빈이 해맑은 미소만 남긴 채 영원한 하늘의 별이 됐다. 고인은 지난 22일 영면에 들었다. 발인식은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아스트로 멤버, 소속사 관계자들과 가까운 지인들만 참석한 채 조용히 치러졌다.소속사 판타지오는 “유가족 분들의 뜻에 따라 발인식과 장지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아스트로 멤버들과 유가족 분들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아름답게 잘 보내드릴 수 있도록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문빈은 지난 1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항상 밝고 순수한 웃음으로 대중에 행복 에너지를 전달한 스타였던 만큼 황망한 마음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고인은 영면에 들었지만 연예계 동료들과 스태프들의 추모 물결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문빈과 18년지기인 신비가 속한 그룹 비비지는 22일 예정돼 있던 ‘그래미 뮤지엄 패널 인터뷰’와 ‘스테이지 레드카펫’ 일정을 취소했다.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는 “오랜 기간 기쁜 마음으로 비비지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계셨던 팬 여러분께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신비는 문빈과 동갑내기 절친으로 유명하다. 충북 청주에서 나고 자란 두 사람은 어린 시절 함께 춤을 배웠으며, 비슷한 시기에 여자친구와 아스트로로 데뷔해서도 친하게 지냈다. 문빈과 절친한 친구인 세븐틴 승관도 지난 20일 예정됐던 Mnet ‘엠카운트다운’ 사전 녹화에 불참했다. 당시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컨디션 난조로 참여가 어렵게 됐다.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두 사람은 나란히 문빈의 공식 SNS 계정을 팔로우하며 소중한 친구를 잃은 상실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내 더욱 안타까움을 안겼다. SNS상에도 문빈을 향한 애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문빈과 어린 시절부터 활동했던 아역 출신 스타들도 슬픔을 드러냈다. 문빈과 과거 아동복 모델을 함께 했던 배우 문가영은 22일 “우리의 시작과 어느새 내 키를 훌쩍 넘어 널 올려다보게 되었던 모든 순간들이 선명해”라고 전하며 문빈과의 추억을 돌아보았다.문빈과 같이 아역배우로 먼저 필모그래피를 쌓았다가 가수로 데뷔한 SF9의 찬희 역시 문빈과의 추억이 담긴 두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문빈의 여동생인 빌리의 문수아와 절친한 사이인 배우 노정의는 “고맙고 너무 미안해. 평생 잊지 않을게. 내가 이모, 이모부, 언니 내 가족처럼 잘 챙길게”라며 문빈의 가족들을 향한 마음도 전했다.과거 팀의 멤버를 떠나보낸 적이 있는 샤이니 태민과 키는 “그곳에서 행복하길 바랍니다”라는 진심을 건넸다. 이 외에도 동방신기 유노윤호, 김재중, 방송인 권혁수, 김호영, 박슬기, 김종국, 연예계 스태프들도 한 마음 한뜻으로 문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음악방송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을 이어갔다. Mnet ‘엠카운트다운’, KBS2 ‘뮤직뱅크’, MBC ‘음악중심’은 MC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가수 문빈의 모습을 언급하며 “그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1위 아티스트의 앙코르 무대는 생략됐다.한편 1998년생인 문빈은 2006년 동방신기의 ‘풍선’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처음 얼굴을 알렸다. 2007년에는 KBS2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배우 김범(소이정)의 아역으로 나와 연기에 도전했고, 이후 가수가 되기 위해 연습생 생활을 이어간 그는 2016년 2월 6인조 보이그룹 아스트로로 정식 데뷔해 7년간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쳤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4.23 11:51
연예일반

공효진 수지 고경표 장나라 오마이걸… 유기견 돕기에 스타들 한뜻

다음 달 경의선 숲길에서 열리는 ‘댕댕왕왕 그린볼페스티벌’에 스타들의 청바지 기부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많은 스타들이 ‘댕댕왕왕그린볼페스티벌’ 행사와 함께 진행되는 ‘당신의 입지 않는 청바지가 유기견을 구합니다’ 그린볼 캠페인 바자회에 기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기부에는 배우 고경표, 공효진, 김주헌, 김호진, 박세완, 성유리, 수지, 심은진 전승빈 부부, 이기우, 장나라, 장희령, 정일우, 진영, 한승연, 그룹 오마이걸 등이 동참했다. 일상 환경 보호를 모토로 시작된 ‘그린볼 캠페인 바자회’는 유기견 예방을 위해 ‘37도 무더운 여름 버리지 마세요’, ‘나는 쓰레기가 아닙니다’, ‘이대로 버려질 수 없는 여름’, ‘투게더’(TOGETHER)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바자회의 청바지 판매 수익금은 유기동물보호소에 기부된다. 이번 ‘댕댕왕왕그린볼페스티벌’의 행사 진행은 배우 임서희가 맡는다. 전국민 애창곡 이지(IZI) 보컬 오진성, 싱어송라이터 앤츠, 도하늘, 클럽소울의 특별 공연무대도 마련된다. 이 외에도 친환경적 가치를 추구하는 댕댕이들의 영양간식 곰곰연구소, 반려동물정수기 미잔플레스, 벙커29, 어로어, 도서출판 푸른 향기 등이 참여한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09.29 08:00
축구

'어게인 2002' 위한 첫 번째 단추=첫 경기 승리

'첫 경기를 잡아라.''어게인 2002'를 노리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특명'이다.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개막전이 될 조별리그 1차전 기니와 경기서 '필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조별리그 2승1무 16강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다.이번 대회는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 2007년 U-17 월드컵에 이어 한국에서 네 번째로 열리는 FIFA 주관 국제 축구 대회다. 청소년 대회인 만큼 성인 월드컵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는 월드컵 다음가는 대회로 세계적인 관심도 크다. 디에고 마라도나(57)와 리오넬 메시(30·바르셀로나) 등 U-20 월드컵이 배출한 쟁쟁한 스타들이 이를 증명한다.10년 만에 다시 열리는 FIFA 주관 '빅 이벤트'의 개막을 앞두고 조직위는 물론 축구계 전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U-20 월드컵의 성공 개최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성공 개최에 필수적인 조건은 두 가지다. 흥행과 개최국의 성적이다. 대회의 흥행을 위해서는 개최국의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2002 한일 월드컵이 좋은 예다. 당시 한국은 4강 진출이라는 전무후무한 성적을 쓰며 '히딩크 신화'와 함께 전국을 축구 열기에 빠뜨렸다. 붉은 악마 티셔츠가 패션 아이템이 되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목소리가 거리를 뒤덮었다. 한국 축구가 기억하는 최고의 순간이었다.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신태용팀' 선수들도 "2002 신화를 재연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조별리그에서 2승1무를 거둬 16강에 진출하겠다는 '1차 목표'는 영광의 재연을 위한 첫 걸음이다. 이 첫 걸음을 무사히 떼기 위해서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바로 조별리그 첫 경기 기니전이다. 기니전에서 승리해야 신태용팀이 설정한 2승1무의 시나리오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첫 경기 승리는 이후 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과거 출전한 13번의 U-20 월드컵 중 6개 대회에서 4위(1회) 8강(3회) 16강(2회)의 성적을 기록했다. 나머지 7번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흥미로운 것은 조별리그 첫 경기 결과와 성적간의 상관관계다. 한국은 16강 진출 이상의 성적을 거둔 6번의 대회에서 1983년 멕시코 대회와 2009년 이집트 대회를 제외한 4번 모두 1차전 승리를 거뒀다. 반면 조별리그 탈락으로 끝난 나머지 7번의 대회는 첫 경기 성적이 1승3무3패로 부진했다.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 러시아전에서 1-1 무승부에 그쳤고, 이후 내리 2패를 당하며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원정 첫 16강에 성공했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첫 경기서 그리스를 2-0으로 제압하고 상승세를 탔다. '4강 신화'를 썼던 2002년 월드컵 때도 폴란드와 첫 경기서 2-0으로 승리를 거둔 것이 16강 진출의 발판이 됐다.비단 한국만의 경우는 아니다. 최근 치러진 월드컵 4개 대회에서 조별리그 1차전 승리팀이 16강에 진출한 확률은 84.7%에 달한다. 첫 경기를 잡았다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자신감, 그리고 팀 전체의 분위기 향상이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도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신 감독은 "기니전이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무조건 잡고 간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희선 기자 2017.05.19 06:00
축구

권오갑 총재 신년사 "K리그, 클린스포츠, 유소년 축구로 팬들 사랑에 보답"

한국프로축구연맹 권오갑 총재가 2일 팬들의 사랑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K리그가 한국 축구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는 내용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했다. 권오갑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축구팬들에게 신년인사와 함께 감사를 전했다. 권 총재는 새해를 맞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첫째, 팬들의 사랑이 가득담긴 리그 둘째, 클린스포츠를 선도하는 리그 셋째, 유소년 축구를 더욱 활성화하여 한국 축구의 희망이 되는 리그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권오갑 총재 신년사 전문K리그 팬 여러분.2017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도 K리그의 발전과 더불어 팬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어려움이 많았던 지난해였지만 우리 K리그는 팬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발전적인 미래를 향해 차분하게 발걸음을 이어가 의미 있는 결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매년 점점 더 많은 팬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주심에 선수들도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이에 보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승강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해가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명승부가 스토리를 만들었고, 특히 전북현대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K리그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구단들이 합리적인 경영이라는 건강한 흐름에 동참하여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 또한 K리그가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변화였습니다. 팬들이 좀 더 편하게 K리그를 즐길 수 있게끔 TV중계를 늘리고 팬들에게 K리그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개발한 것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 모두 K리그 팬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바탕이 된 결과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그러나 지난해 드러난 불미스러운 일들과 시행착오들은 우리가 분명히 기억하고 냉철하게 분석하여야 할 부분입니다. 결코 다시는 그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두철미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2017년에도 K리그는 힘차게 뛰겠습니다. 이웃 일본과 중국의 프로축구리그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리의 주요 경쟁국가가 되고 있는 호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우리 K리그이지만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우리 프로축구의 토양을 바꾸고 기초체력을 키우는 것에 더욱 집중하겠습니다. 이에 새해를 맞아 K리그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팬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세 가지 약속을 드립니다.첫째, 팬 여러분의 사랑이 더욱 가득한 K리그를 만들겠습니다. 프로스포츠의 핵심은 팬들의 사랑입니다. 일본, 중국 프로축구의 급속한 발전도 안정적인 관중수와 팬 층의 규모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우리 K리그도 진정성 있고 지속적인 연고지 밀착 활동으로 지역민의 자랑이자, 가족과 같은 애정을 쏟을 수 있는 구단들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선수들은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경기로 팬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의 매력을 콘텐츠로 만들고 스토리에 담아 다양한 경로로 전파하고 확산시키겠습니다.올해도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K리그의 노력에 힘을 실어주신다면 더욱 힘을 내어 팬 여러분의 응원에 보답하겠습니다. 둘째, K리그가 클린스포츠를 선도하겠습니다. 철저한 부정방지활동으로 팬들이 항상 신뢰하고 사랑하는 K리그가 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심판판정의 공정성과 정확성 향상을 위해 현재 실시 중인 컴퓨터 자동배정, 배정 비공개, 전 경기 사후 영상분석 등의 제도를 유지, 강화하면서 FIFA가 작년 시범 도입을 허용한 비디오 레프리 시스템도 하반기 적용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과도한 항의와 과격한 행위를 지양하고 리스펙트 정신을 바탕으로 페어플레이가 펼쳐지는 K리그를 만들겠습니다. 아울러 경기 품질 향상을 위해 지난해 시행했던 APT 증가, 득점수 증가 유도 등 공격 지향적이고 재미있는 축구를 위한 방안을 계속 추진하고 새로운 시도도 꾸준히 모색하겠습니다. 셋째, 유소년축구 활성화로 K리그가 대한민국축구의 희망이 되겠습니다. 유소년 축구는 우리 K리그의 미래이자 대한민국 축구의 희망입니다. 우수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과 동시에 K리그 구단들이 연고지에서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합니다. 프로스포츠에서 선수영입을 위한 투자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는 하나 구단의 수입 범위를 지나치게 초과한 지출을 이제 더 이상 투자란 관점에서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유스 클럽 출신의 연고지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끊임없이 배출하기 위한 유스 시스템을 더욱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것입니다. 지역 내 수많은 어린이들이 유스 클럽에서 축구가 가진 가치인 동료애와 사회성을 기르고, 건강과 인성을 배양하는 과정을 통해 K리그가 지역사회의 자랑이자 대한민국 축구 발전의 원천으로 굳건히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유스 클럽의 발전적 정착과 함께 해외 선진리그에서 적용중인 재정건전화 프로그램(Financial Fair Play, 구단 수입 범위 내에서 지출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규정)을 K리그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것도 추진하여 K리그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습니다.K리그 팬 여러분.올해는 우리나라 축구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온 국민이 축구로 하나 되는 해를 맞이하여, 축구 팬들과 함께 K리그가 앞장서서 대한민국 축구의 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 축구의 뿌리이자 정점인 우리 K리그는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온 국민이 사랑하는 스포츠,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리그로 계속 성장하기 위한 행보를 잠시도 쉬지 않고 이어가겠습니다. 국내 최고의 프로스포츠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해외시장에서도 그 가치와 경쟁력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축구의 발전을 선도하겠습니다.올 한해도 팬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최용재 기자 2017.01.02 11:09
야구

한민족 한마음 한뜻으로 불타오른 한반도

"장하다. 아쉽지만 잘 싸웠다." 비록 졌지만 천지가 온통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으로 뒤덮였다. 19일 낮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결승 한.일전을 전후해 서울.인천.대구.인천.울산.수원.포항 등 전국 곳곳에서는 `폭주 기관차` 한국 야구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길거리 응원이 펼쳐져 한반도가 그 열기로 화끈 달아 올랐다. 또 스타들도 국내외에서 `극일`을 기원하는 응원전을 벌였다. 한민족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하루였다. ■2002년의 감동이 그대로 서울에서는 시청 앞 서울광장.청계광장.잠실야구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응원전이 펼쳐졌다. `한.일 월드컵의 성지` 서울광장에는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11시께부터 그날의 감격 재현을 기대하는 시민이 모여들면서 연예인의 공연과 함께 분위기가 서서히 들뜨기 시작했다. 응원은 야구 대표팀 공식 응원단으로 떠오른 `파란 도깨비` 회원들이 무대 정면에 자리잡고 주도했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뒤인 8회 초 비로 경기가 한동안 중단되자 응원 대열에서 이탈하는 시민도 눈에 띄였으나 대다수는 끝까지 남아서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쳤다. 하늘에서도 응원의 열기는 뜨거웠다. 대한항공은 이날 종합통제센터를 통해 전 세계를 운항하는 자사 소속 모든 항공기에서 한.일전 경기 내용을 실시간으로 중계해 이따금씩 터지는 한국 승객들의 함성에 외국 승객들이 깜짝 놀라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시민들과 함께 응원한 이명박 서울시장은 "아쉽긴 하지만 일본에 2승 1패 했으니까 아주 훌륭하게 싸웠다고 본다. 야구에서 4강까지 간 것이 월드컵 4강까지 연결될 수 있는 좋은 징조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일본의 오만한 콧대를 다시 한 번 꺾어 주길 기대했으나 4강전에서 패해 아쉽다. 그러나 잘 싸웠다. 우리 대한 건아들이 자랑스럽다"며 첫 야구 월드컵인 WBC에서 또 한 번 4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 선수단을 격려했다. ■야구.축구가 따로 없었다 지역 응원은 야구.축구 경기장 위주로 펼쳐졌다. 인천 문학.대구 시민.부산 사직야구장, 그리고 당일 홈 경기를 치른 수원.울산.포항.대구 축구경기장 등은 대형 전광판을 통해 한.일전을 생중계해 관중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잠실야구장은 3만여 명, 인천 문학야구장은 2만 5000여 명이 입장해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하는 함성으로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입장객들을 위해 무료로 응원 막대 등을 나눠 주고 치어리더와 함께 응원을 도왔다. 잠실야구장 마운드에는 대형 태극기가 깔렸고, 홈 팀의 응원단장이 응원을 유도하는 가운데 "대∼한민국"을 외치며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야구 대표팀 유니폼을 본 뜬 `KOREA`라는 문구가 적힌 하늘색 티셔츠도 경기 시작 전부터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과 함께 4명의 선수가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는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를 아예 취소하고 대전 한밭야구장을 무료로 개방했다. 야구장과 축구장 외에도 경기도 고양 종합운동장.경남 마산 종합운동장.진주 경남도 문화예술회관 등 중소도시까지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곳곳마다 수천 명의 시민들이 나와 한국 선수단을 응원했다. ■스타들도 국내외에서 하나가 됐다 MBC는 19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응원 특집쇼 를 펼쳤다. 이선희.태진아.싸이.심은진.송대관.장윤정.바다.하리수.노라조.노브레인 등 인기 가수들이 총출동해 화려한 축하쇼를 벌였다. 이선희는 이날 무대를 위해 급히 이란 응원가를 만들어 와 한민족의 힘을 응집시켰고, 노라조의 조빈은 야구복을 입고 무대에 서 열띤 환영을 받았다. SBS는 서울 목동 본사 로비에서 오전 10시 50분부터 1시간 동안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응원전 을 마련했다. 임성훈과 박은경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고 천명훈과 장영란이 게스트로 참석해 시민들과 응원전을 펼쳤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시민들은 대형 TV 앞에서 함께 힘을 모아 응원했다. KBS도 10시 45분부터 50분 간 2TV를 통해 이란 프로그램을 마련해 그동안 하일라이트를 보여 주고, 서울 잠실야구장을 연결해 시민 인터뷰 등 간이 응원쇼를 마련했다. 샌디에이고 현지에서도 연예인이 합심했다. 강병규.서경석.쥬얼리.채연.구준엽.에픽하이 등이 스타 응원단을 구성해 현지 응원에 나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 파이팅"을 연호했다. ■야구 열기에 도심이 썰렁 역사적 승부가 열린 이날 극장가는 평소와 달리 썰렁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용산CGV에는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은 10명 정도밖에 눈에 띄지 않았다. 직원 이 모 씨는 "평소 같으면 휴일에는 대부분 매진이었다. 야구 경기가 치러지는 오후 3시 이전까지 예매율이 20~30%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삼성동 메가박스의 경우에도 오후 3시를 전후해 예매율이 20% 이상 차이가 났다고 한 직원이 전했다. 휴일을 맞은 시민들이 외출도 삼간 채 TV로 경기를 지켜보느라 시내 곳곳에는 차량 흐름이 뜸해졌고, 전국 대도시의 백화점.대형 할인점 등은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신 대형 TV와 멀티비전이 설치된 시내 식당가와 주요 역.터미널에서는 어김없이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함성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서울역 관계자는 "보통 주말 KTX는 잔여 좌석이 없는데 11시 15분 부산발 KTX의 잔여 좌석이 650여 석이나 됐다"라고 뜨거운 야구 열기를 전했다. 또 경기 시간이 점심 시간과 겹치면서 음식 배달업체에 주문 전화가 몰려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에는 피자.치킨.자장면 등 음식물을 배달하는 오토바이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강인형 기자 yhkang@ilgan.co.kr 김민규 기자 mgkim@ilgan.co.kr이영준 기자 blue@jesnews.co.kr 사진=양광삼 기자 yks01@jesnews.co.kr 2006.03.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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