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개막전이 될 조별리그 1차전 기니와 경기서 '필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조별리그 2승1무 16강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다.
이번 대회는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 2007년 U-17 월드컵에 이어 한국에서 네 번째로 열리는 FIFA 주관 국제 축구 대회다. 청소년 대회인 만큼 성인 월드컵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는 월드컵 다음가는 대회로 세계적인 관심도 크다. 디에고 마라도나(57)와 리오넬 메시(30·바르셀로나) 등 U-20 월드컵이 배출한 쟁쟁한 스타들이 이를 증명한다.
10년 만에 다시 열리는 FIFA 주관 '빅 이벤트'의 개막을 앞두고 조직위는 물론 축구계 전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U-20 월드컵의 성공 개최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성공 개최에 필수적인 조건은 두 가지다. 흥행과 개최국의 성적이다. 대회의 흥행을 위해서는 개최국의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2002 한일 월드컵이 좋은 예다. 당시 한국은 4강 진출이라는 전무후무한 성적을 쓰며 '히딩크 신화'와 함께 전국을 축구 열기에 빠뜨렸다. 붉은 악마 티셔츠가 패션 아이템이 되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목소리가 거리를 뒤덮었다. 한국 축구가 기억하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신태용팀' 선수들도 "2002 신화를 재연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조별리그에서 2승1무를 거둬 16강에 진출하겠다는 '1차 목표'는 영광의 재연을 위한 첫 걸음이다. 이 첫 걸음을 무사히 떼기 위해서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바로 조별리그 첫 경기 기니전이다. 기니전에서 승리해야 신태용팀이 설정한 2승1무의 시나리오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
첫 경기 승리는 이후 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과거 출전한 13번의 U-20 월드컵 중 6개 대회에서 4위(1회) 8강(3회) 16강(2회)의 성적을 기록했다. 나머지 7번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흥미로운 것은 조별리그 첫 경기 결과와 성적간의 상관관계다. 한국은 16강 진출 이상의 성적을 거둔 6번의 대회에서 1983년 멕시코 대회와 2009년 이집트 대회를 제외한 4번 모두 1차전 승리를 거뒀다. 반면 조별리그 탈락으로 끝난 나머지 7번의 대회는 첫 경기 성적이 1승3무3패로 부진했다.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 러시아전에서 1-1 무승부에 그쳤고, 이후 내리 2패를 당하며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원정 첫 16강에 성공했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첫 경기서 그리스를 2-0으로 제압하고 상승세를 탔다. '4강 신화'를 썼던 2002년 월드컵 때도 폴란드와 첫 경기서 2-0으로 승리를 거둔 것이 16강 진출의 발판이 됐다.
비단 한국만의 경우는 아니다. 최근 치러진 월드컵 4개 대회에서 조별리그 1차전 승리팀이 16강에 진출한 확률은 84.7%에 달한다. 첫 경기를 잡았다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자신감, 그리고 팀 전체의 분위기 향상이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도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신 감독은 "기니전이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무조건 잡고 간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