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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심재걸 엔터잡학사전] 진화하는 연예인 사칭 범죄 ‘잡범들의 역사’

범죄를 기록하는 일만큼 고통스러운 건 없다. 즐거움이 목표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발생하는 범죄라면 더욱 그렇다. 경중을 가릴 것 없이 일단 피해를 입으면 회복하는데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오히려 잡범에 휘말릴 때 큰 스트레스가 더 크고 자존감이 무너지기도 한다.최근 급증하는 연예인 소속사 사칭 사건들을 보고 있자면 전국 단위로 확장된 범위와 속도에서 긴장감이 발생한다. 들여다볼수록 매우 치졸하고 불쾌한 수법들이다. 엔터계 사칭 범죄는 기본적으로 신뢰, 애정, 판타지, 이러한 사람의 감정을 놓고 수작을 걸기 때문이다. 소속 아티스트가 거론된 만큼 직접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기획사 입장에서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 방식도 사회 변화에 따라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 난감하다.대놓고 자신이 연예인 ○○○라고 속이던 때도 있었다. 요즘처럼 SNS DM으로 유명인과 대화가 가능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서, 적당히 닮은 외모와 패션 스타일만 겸비하면 통했다. 유흥주점에서 이성을 만나 교제로 이어지고, 금전 요구, 혼인빙자까지 확대하는 방식이다. 고급 위스키와 안주를 시키며 밤새 머물다 계산하지 않고 가버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후 실제 연예인이 고소를 당해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아니라고 해명해야 했던 사례도 적지 않았다. 기사화돼 대중에 알려지지 않더라도 주변 지인들, 실제 연인에게 억울한 오해를 받고 속을 끓여야 했다.겉으로 드러난 사건도 부지기수다. 너훈아, 주용필, 방쉬리, 주연미 등 야간업소 무대에서 모방 가수들이 하나의 장르로 인기를 몰던 시절, 선을 넘는 이들이다. 박상민 모방 가수로 활동하던 A씨는 빼닮은 외모와 목소리를 앞세워 실제 박상민 행세를 하며 고액 출연료를 챙기고 노래를 불렀다. 박상민은 4년간 참아오며 경고한 끝에 고소해 승소했다. 이영애는 ‘대장금’ 리즈 시절, 중국에서 무턱대고 사칭범들이 초상권 계약을 맺고 다녀 곤욕을 치렀다.스마트폰 보편화 이전의 시대에는 이처럼 1차원적인 사칭 범죄가 기승을 부렸다면 IT 기술 발달과 함께 자연스럽게 SNS가 주무대로 변했다. 페이스북, X(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모객이 쉬워졌다. 지난해에는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이 뜨거운 화두였다. 손석희 앵커, 백종원, 송은이, 김희애, 배용준, 김상중 등의 이름을 앞세워 불법 투자리딩방을 개설하고 투자금을 갈취한 사건도 있다. 그 무렵 경찰청은 3개월간 피해 건수만 1000여 건, 피해액은 1200억 원으로 추산했다.아울러 남성 아이돌 그룹 멤버를 사칭해 DM으로 피해자에게 연락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영상통화를 유도, 이를 빌미로 협박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금전 피해는 물론 씻을 수 없는 심리적 상처까지 안기는 경우다.최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신종 ‘노쇼’ 수법은 다시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린 범죄라 특이하면서 교활하다. 손님을 상대하는 점주는 지나치게 까다롭지 않다는 허점을 노렸다. 경기불황 속 매출이 간절한 심리도 파고들었다. 주로 가수들의 콘서트 주변 상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기획사 매니저를 사칭해 공연 뒤풀이, 단체회식처럼 예약을 하고 미리 수백만 원 상당의 고가 주류를 대신 구매해달라는 수법이다. 물론 그 가게에는 나타나지도 않고 점주가 주문, 입금한 주류회사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이미 유사한 범죄 관련 기사가 쏟아졌지만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성행 중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에도 비비의 월드투어 서울공연이 열린 서울 방이동 먹자골목에서는 10여 군데가 사칭범과 마주했다. 조악한 디자인이지만 사명과 직함이 뚜렷이 적힌 명함도 받았다. 다행히 한 점주가 소속사 관계자와 연락이 닿아 사칭범 소행으로 밝혀졌고, 소속사가 즉각 신고하면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사칭의 역사는 단속과 기술의 발달에도 기어코 취약점을 찾아내며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작은 골목 안에서 벌어진다는 점이 더욱 분노를 키운다. 한 번 성공하면 동시다발적으로, 대범하게 이뤄지는 특이점도 생겼다. 고전적 수법이라도 방심하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서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미 벌어진 일이면 수사기관에 기댈 수밖에 없지만, 예방을 위해서 실제 기획사와 크로스체킹 하는 습관은 필수다. 그마저도 안 되면 현혹되지 말고 차단하는 게 상책이다. 심재걸 대중문화 평론가◇ 필자 소개 : 현재 브랜드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며 평론가로도 활동 중입니다. 온·오프라인 미디어에서 연예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에서 업계 실무를 경험했습니다. ‘심재걸 엔터 잡학사전’에서 엔터 관련 다양한 현상들을 해설하며 세대간 소통의 장을 마련합니다. 2025.05.21 05:54
연예일반

[RE스타] 등장하는 장면마다 긴장감 폭발, ‘커넥션’ 정재광

배우 정재광이 ‘커넥션’을 통해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켰다.지난 6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가 친구의 죽음을 단서로 20년간 이어진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 추적 서스펜스’ 드라마다. ‘커넥션’은 최종회인 14회에서 14.2%(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영했다.정재광은 극 중 안현경찰서 마약범죄수사팀 반장 장재경(지성) 휘하에 있는 경위인 김창수 역을 맡았다. 정재광은 등장할 때마다 반전을 주며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커넥션’의 신스틸러 역할을 했다.4회에 경찰서에서 신종 마약인 ‘레몬뽕’ 금단 현상이 오면서 혼절했던 장재경은 화장실에서 정신을 차린 후 자신이 약을 먹었다고 생각해 좌절했지만 사무실 CCTV에 기록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안심했다. 하지만 장재경은 김창수가 사무실 CCTV와 자신이 난동 부린 응급실 CCTV를 봤다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김창수의 정체에 대한 의심을 시작한다. 시청자들도 그저 경찰서 후배 역할이라고 생각한 김창수가 숨겨진 역할을 맡고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을 키우며 극을 반전시켰다. 7회에서는 김창수가 지성이 마약에 중독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6회에서 김창수는 지성이 마약 투여 받았던 주사기를 증거로 줍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고, 지성에게 마약 중독이 됐다는 사실을 원래 알고 있었다고 밝히며 충격을 자아냈다. 이 장면을 기점으로 김창수가 그저 착한 형사 후배가 아닌, 반전된 캐릭터임을 보여줬다.10회에서는 김창수가 증인으로 호송하던 윤사장 부하에게 윤사장에게 매수됐다는 사실을 알리겠다는 협박을 받고 일부러 사고를 내는 모습이 방송됐다. 이후 김창수는 범인이 운전을 방해해 사고가 났다고 장재경과 정연주(윤사봉)에게 거짓 진술을 했다. 하지만 장재경은 운전석 창문을 보고 김창수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돼 이후 스토리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14회 최종회에서는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장재경을 위해 자신이 장재경을 중독시켰다고 말하며 장재경의 편에 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정재광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2015년 영화 ‘스카우팅 리포트’를 통해 데뷔한 후 드라마 ‘알고 있지만’, ‘사이코지만 괜찮아’, 영화 ‘범죄도시2’, ‘화란’ 등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천천히 연기 실력을 쌓아왔다. ‘커넥션’을 통해 악과 선을 넘나드는 연기를 보여주며 폭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준 정재광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이 모인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처음에는 일반적인 보통 형사인 것처럼 등장했다. ‘커넥션’ 중반에는 지성이 마약 중독을 의심하면서 견제하는 역할로 나오며 극에 긴장감을 부여했다”며 “후반부에 윤사장과 뒷돈을 주고 받으며 거래를 하는 모습으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며 재미를 선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극에 몰입도를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7.08 05:46
프로축구

김태흠 충남도지사 K리그 경시 논란 "서포터스가 전부 팬들은 아니다, 정치적 색깔도 강해"

뜬금없는 유니폼 논란에 이번엔 K리그 팬 경시 논란이다. 김태흠 충청남도지사가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충남아산FC 서포터스와 K리그를 경시하는 듯한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충남아산은 물론 K리그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충남지역 두 프로구단의 합병 계획도 재차 언급하는 등 K리그에 무지하다는 비판 목소리가 일고 있다.김태흠 지사는 지난 13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아산 홈 개막전 당시 불거진 유니폼 논란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구단 상징색이 파란색과 노란색, 제1유니폼(홈 유니폼) 역시 파란색인 충남아산은 이날 홈 개막전에서 뜬금없이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러 논란이 됐다. 김태흠 지사는 충남아산 명예구단주 자격으로 박경귀 아산시장 겸 충남아산 구단주 등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홈에서 구단 상징색이 담긴 제1유니폼을 입지 않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공교롭게도 김태흠 지사와 박경귀 시장 모두 소속 정당이 국민의힘이라 총선을 앞둔 시점 정치 논란으로 번졌다.김 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불쾌하다”며 충남아산 유니폼 논란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명예직인 만큼 충남아산 구단의 유니폼 교체 과정에서 관여한 바 없으며, 경기 당일에도 구단에서 주는 대로 유니폼을 입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는 “빨간색 유니폼을 입었다고 국민의힘과 연상시키는 팬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자기들의 그릇 잣대로 김태흠을 매도하고 비판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문제는 이같은 해명 과정에서 충남아산 서포터스 아르마다를 경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빨간 유니폼을 입은 경기 당일 충남아산 서포터스는 ‘김태흠, 박경귀 OUT’, ‘축구는 정치 도구가 아니다’ 등 비판 걸개를 걸었고, 이 걸개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충청남도 관계자들과 실랑이도 있었다. 김 지사는 당시 자신을 비판하는 걸개 철거를 위해 공무원들을 서포터스석에 보냈다고 인정한 바 있다.김태흠 도지사는 “좋은 취지라도 (유니폼 교체 과정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본다”면서도 “서포터스가 전부 팬들은 아니지 않나. 보니까 수가 많지도 않다. 전체 팬들이나 아산 시민들과 소통했어야 한다”고 했다. 충남아산 서포터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발언인 데다, '그딴 서포터스'라고 지칭한 것처럼 들려 팬들 사이에선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진 상태다.나아가 그는 “직원들 이야기를 들으니 (서포터스석에서) 중학생들이 떠들어대고 엄마들 몇 명이 있다고 했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더 정치적이라고 한다”며 “‘서포터스에 정치적인 색깔이 아주 강한 분들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문제 제기가 더 큰 것 같다’는 보고도 받았다”고 했다. 충남아산 서포터스는 중·고교생 비중이 유독 많은 데다, 도지사가 공식석상에서 서포터스의 정치색을 운운한 것만으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날 김 도지사는 충남아산과 천안시티, 충남 지역의 두 프로구단을 충남FC로 합쳐야 한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엄연히 다른 프로구단들이자 심지어 라이벌 관계인 두 팀을 합병해 충청남도가 운영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주장이다. 그는 이미 지난해에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가 팬들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앞선 유니폼 논란부터 서포터스에 대한 발언 등과 종합하면, K리그 구단과 팬들에 대한 김 도지사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이처럼 유니폼 논란에 기자회견을 통한 K리그 팬 경시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김태흠 도지사 등 정치권을 향한 분노는 충남아산뿐만 아니라 K리그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미 다른 구단 서포터스나 팬들도 “서포터스를 무시하고 구단마저 비하·협박하는 정치인을 경기장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등 충남아산 서포터스에 대한 지지와 연대 의사를 잇따라 밝히고 있다.충남아산 서포터스 아르마다 측도 14일 입장문을 통해 "충남 도지사 및 충남아산 대표이사의 인터뷰 내용은 언급하기도 창피하다"며 '그딴 서포터스 몇 명 되지도 않는', '파란색은 민주당 아니냐 왜 그땐 가만있냐', '저는 축구의 축자도 모릅니다', '저는 하자가 아니라 해라라고 합니다' 등 김태흠 도지사와 이준일 대표이사의 기자회견 내 발언들을 전했다.이어 "아르마다는 아산FC의 상징색을 지키고 싶다. 각 서포터스, 소모임, 축구팬들께 걸개나 SNS 등으로 도움을 요청한다"며 '충남아산FC는 파랑+노랑이다', '충남아산FC는 시/도민&축구팬의 것이다', '아이들은 건들지 말자', '아이들의 꿈과 희망과 열정을 잃게 하지 말자'는 호소 문구들을 덧붙였다.김명석 기자 2024.03.15 07:03
프로축구

아산에서 일어난 '촌극'…축구는 정치 도구가 아니다 [IS 시선]

지난 9일 충남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충남아산 서포터스 아르마다는 "축구는 정치 도구가 아니다'라는 걸개 문구를 들어 올렸다. K리그를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정치인들을 겨냥한 메시지였다. 이 걸개뿐만 아니라 팬들은 '정치에 자신 없으면 때려쳐(때려치워)' '아산의 축구는 죽었다' 등 날 선 문구가 적힌 걸개도 함께 펼쳐 보였다.이유가 있었다. 이날 그라운드에서 발생한 촌극 때문이다. 충남아산을 상징하는 색상은 파란색과 노란색이고, 제1유니폼도 파란색이다. 그런데 이날 뜬금없이 선수단은 '빨간색' 유니폼을 입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명예구단주) 박경귀 아산시장(구단주) 역시 파란색 유니폼 대신 제3유니폼인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다. 김태흠 지사와 박경귀 시장 모두 소속 정당은 국민의힘이다.제1유니폼이 갖는 의미를 비추어보면, 매우 심각하고 황당한 일이다. 프로축구연맹 마케팅 규정을 보자. '제1유니폼의 착용은 홈팀에 우선권이 있으나, 원정팀 유니폼 색상이 홈팀과 명확히 구분될 경우 원정팀도 제1유니폼을 착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선택권에 대한 조항까지 따로 있을 만큼 제1유니폼이 갖는 상징성이 큰데도 이날 충남아산 선수들은 뜬금없이 제3유니폼, 그것도 정치와 연관될 수밖에 없는 빨간색 유니폼을 착용한 셈이다.심지어 서포터스 측에 따르면 이날 구단 측은 팬들에게도 빨간 깃발 등을 활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새 시즌 개막만을 기다리면서 구단 상징색인 파란색과 노란색을 활용한 응원을 준비하던 서포터스 입장에선 황당한 일이었다. 구단과 팬들의 정체성마저 무너뜨린 이날의 촌극. 총선을 앞두고 K리그 현장을 정치적인 도구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은 합리적이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서포터스의 항의성 걸개와 관련해 충청남도 관계자들이 서포터스석을 찾아 팬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지원금을 운운하며 협박성 멘트도 서슴지 않았고, 한 팬은 다수 관계자에 둘러싸여 신체적 접촉까지 당했다고 한다. 이 팬은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다는 게 공식 성명문을 통한 서포터스 측 주장이다.구단의 정체성을 뒤흔든 건 물론 지원금까지 거론하며 '축구팀은 도의 것'이라고 발언한 건, 시·도민의 것이어야 할 구단에 대한 지자체 인식이 얼마나 한심한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K리그와 구단을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한 건 구단주 박경귀 아산시장이 인사말을 통해 강조한 '스포츠의 가치'와 완전히 어긋나는 일이기도 하다.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이러한 촌극이 자칫 또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총선은 다가오고 있고, K리그엔 시·도민구단들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K리그 흥행 열기가 뜨거운 만큼 많은 관중이 몰릴 현장을, 어떻게든 이용하려는 이들 역시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눈살만 찌푸려질 일이다.아산에서 일어난 촌극에 다른 구단 팬들까지 함께 분노하는 건, 그만큼 상식을 한참 벗어난 일이었기 때문이다. 스포츠와 정치는 분명 별개라는 건 강조하지 않아도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K리그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활용돼서도 안 된다. 스포츠2팀 기자 2024.03.13 07:03
스타

“마약인 줄 몰랐다” 이선균...반복 투약 드러나면 중벌

마약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이 국과수 정밀검사 결과 마약에 대해 ‘음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과거 투약 경위에 대해서는 “마약인 줄 몰랐다”는 입장을 피력해 향후 조사가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된다.이선균은 지난 4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3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1시간 정도 진행했던 첫 조사보다 더 긴 시간이 걸렸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선균은 이번 경찰 조사에서 유흥업소 실장 A씨에게 속았다며 “A씨가 나를 속이고 무언가를 줬다. 마약인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앞서 이선균은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20일 변호인을 통해 A씨로부터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아왔다며 3억 5000만 원을 갈취당했다는 입장을 냈다. 이후 이선균은 이번 경찰 조사에서 A씨와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법무법인 판심의 문유진 변호사는 “마약인 줄 모르고 투약했다는 건 시인이 아니라 부인하는 주장”이라면서도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마약을 전달한 유흥업소 종업원의 진술이나 당시 동석한 사람들이 같이 투약했다는 등의 정황에 따라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1회는 마약인 줄 몰랐더라도 그 이후 계속해서 투약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2회 이후부터는 마약인 줄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며 “2회 이후부터는 마약류관리법위반으로 처벌된다”고 덧붙였다.이번 경찰 소환 직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선균의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와 모발 등을 채취해 정밀 감정을 한 결과 마약 음성 판정을 내렸다. 경찰은 이선균의 머리카락 길이를 감안해 최소 8~10개월 동안은 마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선균은 다리털 등 다른 체모 검사 결과를 남겨두고 있다. 문 변호사는 “한달에 1cm 모발이 자라는 속도에 비춰 봤을 때 국과수 모발검사결과가 음성으로 나온 이상 1회성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 마약인 줄 몰랐다는 부인 주장도 가능하다”며 “다회성 투약 사실이 있다면 국과수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최근 마약합성물 같은 검출되지 않는 신종마약이 유통되고 있어 다각도의 수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변호사는 또 이선균과 A씨의 주장이 엇갈릴 경우 두 사람과 더불어 마약 공급책 등 마약 투약 당시 동석한 사람들에 대한 진술조사뿐 아니라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가능하다고 했다. 거짓말탐지기조사는 피의자가 동의한 경우에만 가능하다.문 변호사는 “만일 유흥업소 종업원 등이 함정을 파서 의도를 갖고 이선균을 마약에 끌어들인 것이라면 이선균은 유흥업소 종업원을 제3자투약행위로 별도 고소할 수 있다. 하지만 이선균이 처음부터 마약인 줄 알았다거나 또는 처음엔 몰랐더라도 반복적, 자발적으로 투약해 온 게 드러난다면 중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경찰은 보강 수사를 실시한 뒤 이선균에게 3차 출석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11.05 16:47
영화

조진웅 ‘독전2’→송중기 ‘화란’ 韓 기대작, 부국제에서 먼저 만난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 선정작 3편과 ‘온 스크린’ 선정작 6편을 발표했다.대중적이고 매력적인 한국의 상업영화를 엄선해 프리미어로 상영하는 섹션인 ‘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의 첫 번째 선정작은 ‘독전2’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독전2’는 지난 2018년 개봉해 5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독전’(2018)의 후속작. 한층 강렬해진 액션과 배우 조진웅, 차승원, 한효주, 오승훈 등의 열연이 스크린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이어 이충현 감독의 신작 ‘발레리나’(2023) 역시 전 세계 최초로 관객들과의 만남을 가진다. ‘발레리나’는 억울하게 죽은 친구의 복수를 위해 경호원 출신의 주인공이 펼치는 복수극을 담은 작품이다. 독보적 존재감으로 관객을 사로잡아온 배우 전종서가 저돌적인 여전사로 분해 장르적 쾌감을 배가시킨다. 제76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에 공식 초청돼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화란’(2023)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안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새로운 유형의 한국형 누아르로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화란’은 김창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신예 홍사빈의 몰입감 높은 연기와 송중기의 새로운 도전으로 기대를 모은다.지난 2021년 아시아 영화제 중 최초로 공식 OTT 섹션을 신설하여 화제를 모은 ‘온 스크린’은 영화의 확장된 흐름과 가치를 포괄하는 가장 주목받는 드라마 시리즈를 미리 선보이는 섹션이다. 한국 작품 5편과 인도네시아 작품 1편이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먼저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거래’(2023)는 우발적으로 친구를 납치한 두 청년의 100억 납치 스릴러로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전한다. OTT 첫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배우 유승호와 김동휘, 유수빈, 이주영의 조합이 기대를 모은다.평범한 한 학생이 전교 회장에 출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러닝메이트’(2023)는 영화 ‘기생충’(2019)의 각본에 참여한 한진원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학원물에 정치 드라마를 더해 흥미로운 전개를 기대케 하는 이번 작품에는 윤현수, 이정식, 최우성 등 젊은 배우들이 출연했다. 모범적인 경찰대 학생이 교묘히 법망을 피하는 악인들을 처단하는 이야기를 그린 ‘비질란테’(2023)가 신종 한국형 다크 히어로물의 탄생을 예고한다. 배우 남주혁, 유지태, 이준혁, 김소진이 묵직한 열연을 펼친다.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감독 카밀라 안디니 감독과 이파 이스판샤 두 부부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 ‘시가렛 걸’(2023)은 1960년대 인도네시아를 배경으로 한다. 격동의 시대에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좇아간 여성과 주변의 인물들의 밀도 있는 드라마를 담았다. 시리즈 5부작 중 2편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다. 필감성 감독의 ‘운수 오진 날’(2023)은 순박한 한 택시 기사가 우연히 젊은 살인마를 장거리 택시 손님으로 태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해 연쇄살인마의 집착과 광기 속, 멈출 수 없는 야간 택시라는 독특한 상황이 긴장감을 더한다. 이성민, 유연석, 이정은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가 밀도 높은 서스펜스 드라마를 완성한다.‘LTNS’(2023)는 서로 시들하게 지내던 젊은 부부가 ‘불륜 커플 전문 협박단’으로 거듭나 인생 역전의 기회를 노리는 재기발랄한 인간 탐구 코미디다. 배우 이솜과 안재홍이 ‘소공녀’(2017)에 이어 다시 한번 역대급 케미를 선사할 예정이다.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흘간 개최된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8.24 10:49
연예일반

[왓IS] 치과의사 이수진, ‘감옥行’ 스토커에 협박편지 받았다..“공포 휩싸여”

치과의사 이수진이 현재 수감 중인 스토커에게 받은 협박편지를 공개했다. 14일 이수진은 “임산부, 심장 약한 분은 뒷 게시물 넘겨 보지 마세요”라고 운을 떼며 “작년 감옥에 간 스토커가 감옥에서 제게 살해 협박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이수진은 “10개월 추가형이 선고됐다. 내년 저와 제 가족, 직원들은 또 공포에 휩싸일 것”이라며 “제 사진 도용한 가짜 페북 계정에서 로맨스캠을 당할 뻔하다 시작된 일인데 이렇게 억울하게 정신지체 장애자로부터 위협 속에 살고 있네요”라고 고통을 호소했다.로맨스캠이란 SNS 연락을 이어가며 친분을 쌓은 뒤 나중에 돈을 가로채는 수법의 신종 사기다.이수진이 함께 올린 사진에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수진의 스토커 A씨가 이수진의 치과 주소로 보낸 협박 편지가 담겨 있다. A씨는 이수진에게 “초·중·고·의대 좋은 학교 나오고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이 아이디와 명의를 도용당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생각하냐. 명의도용이 그리 쉬운 줄 아냐”고 따지며 “나한테 로맨스캠한 사람 너 맞잖아. 너도 사실대로 말하고 처벌받아야지”라고 말하며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설과 협박 내용을 적었다. 이 외에도 A씨는 이수진의 가족과 병원 직원까지 살해할 것이라고 예고해 충격을 안겼다. 편지 공개 후 누리꾼들은 “너무 무섭다. 어떻게 살아가냐”, “이런 사람들은 무기징역을 받아야 한다”, “처벌이 더 강력해져야 한다”, “신변보호 요청하세요” 등의 댓글을 남겼다.이에 이튿날인 15일 이수진은 “걱정 많이 해주시고 응원 주셔서 감사하다”며 “한 아이의 엄마, 가장으로서, 치과와 회사를 이끌어가는 대표로서 저는 열심히 제자리에서 제 할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한편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당신 없이는 못살아요”, “나를 떠나지 말아요”라는 구애 내용이 담긴 인스타그램 메시지 등 이수진과 가족에게 6개월간 995회의 글과 사진을 전송했다. 또 이수진의 개인 치과를 직접 찾아가 그를 기다리고, 5월부터는 이수진과 그 가족을 위협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수진의 지인들에게는 ‘이수진이 사기를 쳤다’는 허위 사실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A씨는 스토킹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년,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4.15 15:29
드라마

‘빅마우스’ 시청률 11.4% 금토드라마 1위… 이종석 진짜 빅마우스 대면

이종석이 암흑세계의 제왕 양형욱과 마주했다. 3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 11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11.4%를 기록하며 금토드라마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특히 최도하(김주헌 분)가 장혜진(홍지희 분)의 죽음을 확인하는 장면은 최고 13.7%까지 치솟으며 박창호(이종석 분), 고미호(임윤아 분) 부부에게 새로운 폭풍이 풀어닥칠 것을 예감케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창호, 고미호 부부를 노린 폭동이 발생한 가운데 진짜 빅마우스의 정체가 방장 노박(양형욱 분)으로 밝혀졌다. 구천시장 최도하의 지지를 받아 새로운 교도소장으로 부임한 간수철(김동원 분)은 교도소 내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명목으로 죄수들의 신체검사를 실시했다. 죄수들 속에 숨어있는 진짜 빅마우스와 그 하수인을 찾아내기 위해 박창호와 협력한 것. 이내 권력의 맛을 본 간수철이 삐딱하게 행동하면서 박창호와 시작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이와 별개로 서재용(박훈 분)의 미발표 논문 내용을 알아내기 위한 검사는 차곡차곡 진행됐다. 장혜진의 도움으로 의뢰한 사형수 탁광연(유태주 분)의 혈액 검사 결과지에서 신종 마약이 검출됐고 모범수들에게 발병한 귀신병의 정체가 백혈병임을 알아냈다. 각자 목격한 증거로 논문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박창호와 고미호의 팀워크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그런가 하면 최도하를 등에 업은 간수철의 악행은 갈수록 정도를 더해갔다. 전임 교도소장 박윤갑(정재성 분)을 폭행하고 하수인들의 목숨을 조건으로 빅마우스의 정체를 밝힐 것을 협박했다. 뒤이어 나타난 박창호가 혼란을 수습했지만 간수철의 과욕을 멈출 수는 없었다. 때마침 아내 현주희(옥자연 분)를 위협한 빅마우스와 박창호를 향해 극한의 분노를 품고 있던 최도하는 그의 폭주를 눈감았다. 모든 재소자를 부른 간수철은 ‘박창호는 가짜 빅마우스’라는 사실을 폭로하며 ‘진짜 빅마우스를 잡는 사람은 특별 사면’이라는 조건과 함께 긴급조치를 발령했다. 간수철의 독단적인 행동을 지켜보던 박창호는 그를 이용해 빅마우스를 끌어내기로 결심했다. 긴급조치로 인해 재소자들의 불만은 날로 고조됐고 화풀이 대상이 된 박윤갑은 매일 집단 괴롭힘에 시달렸다. 계속되는 폭행을 견디다 못한 박윤갑은 박창호를 찾아왔고 그는 “이번에도 안 나오면 너희가 날 죽이든 말든 난 이 계획 다 엎어버린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렇게 박창호, 고미호 부부가 빅마우스와 최도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부지런히 달리고 있는 상황 속 이들에게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 든든한 조력자였던 장혜진이 남편 한재호(이유준 분)로부터 살해당한 것도 모자라 최도하가 고미호와의 관계를 확인하면서 불안감이 고조됐다. 최도하가 간수철에게 박창호와 고미호의 살해를 지시하면서 불길한 예상은 현실이 됐다. 간수철의 지시를 받은 재소자들이 폭동을 일으키면서 교도소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이를 모르는 박창호는 진짜 빅마우스와의 대면을 묵묵히 기다릴 뿐이었다. 여기에 교도소 내부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박창호, 고미호 부부를 향한 위기감도 최고조로 치솟았다. 그 순간 인기척을 느낀 박창호가 불을 밝혔고 그는 자신의 앞에 앉은 진짜 빅마우스, 노박과 대면한 뒤 패닉에 휩싸였다. 일촉즉발의 위기에 빠진 이종석, 임윤아의 운명은 3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되는 ‘빅마우스’ 12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09.03 10:43
스포츠일반

오사카 나오미, 3달 만의 기자회견 눈물로 중단

여자 테니스 '슈퍼스타' 오사카 나오미(24·일본·세계 2위)가 공식 기자회견에 돌아왔지만 미디어와 불편한 관계는 끝나지 않았다. 오사카는 18일(한국시각)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웨스턴 앤 서던오픈 개막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지난 5월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투어 대회 이후 3개월 만의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화상으로 진행됐다. 오사카는 지난 6월 초 우울증으로 인해 기자회견 참석이 어렵다면서 프랑스오픈을 기권했고, 윔블던도 건너뛰었다. 지난 8일 폐막한 도쿄올림픽에는 나왔는데, 투어 대회는 두 달 만에 참가했다. 투어 관계자인 진행자는 오사카의 정신 건강을 위해 최대한 편안한 기자회견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일본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기자들도 "투어에 돌아와서 다행이다" 등 인사를 건넸고, 오사카도 미소를 지으며 온화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신시내티 인콰이어러 기자가 "기자회견 형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언론을 통해서 외부(스폰서) 도움을 받기도 하지 않는가. 그 둘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가"라는 질문에 표정이 굳었다. 그는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고, 진행자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고 했지만 오사카가 "매우 흥미로운 시각"이라면서 "어렸을 때부터 제 배경으로 인해 언론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나도 그 둘의 균형을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답변한 후 오사카는 눈물을 조금씩 흘렸다. 이후 최근 아이티에 일어난 지진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아이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사카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 3억원을 아이티 지진 구호 활동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사카가 눈물이 그치지 않아 기자회견은 4분간 중단됐다. 20여분 기자회견이 끝난 후, 오사카 에이전시인 IMG는 "신시내티 인콰이어러 기자의 괴롭힘은 지금 선수와 미디어 관계가 왜 그렇게 힘든지를 보여주는 전형이다. 해당 기자의 말투는 완전히 잘못됐다. 그의 유일한 목적은 협박하는 것이었다. 정말 소름 끼치는 행동"이라고 일갈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8.17 11:00
축구

4년 전 멈춘 이동경 SNS에 ‘악플 테러’…반복되는 ‘올림픽 악플의 역사’

김학범호의 공격수 이동경(23·울산현대)이 팀 패배 뒤 상대 선수의 악수를 거절한 것을 두고 ‘비매너 논란’이 일고 있다. 이동경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악성 댓글이 쏟아지면서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 악수 거부한 이동경 비매너 논란 23일 오후 1시 기준 이동경의 인스타그램에는 2000여개가 넘는 악성 댓글이 달렸다. 댓글 대부분이 전날(22일) 한국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팀과 뉴질랜드의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1차전이 끝난 뒤 이동경이 상대 선수의 악수를 거절한 행동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뉴질랜드에 0-1로 졌다. 이동경은 2017년 12월 이후 자신의 SNS에 게시물을 올리지 않고 있다. 4년 전에 멈춰있는 선수 SNS에 ‘악플 세례’가 이어진 것이다. 네티즌은 “실력도 없고 매너도 없다”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경기에서 뭐하는 짓이냐” “이런 사람이 국가대표라는 게 너무 창피하다” “이 국가의 수치” 등과 같은 댓글을 달았다. ‘군 미필자’인 이동경을 향한 조롱도 잇따랐다. “꼭 입대해서 사회성 좀 배웠으면 좋겠다” “군대나 가서 인성이나 고쳐와라” 등이다. 이동경을 향한 악플은 이동경 팬이 운영하는 ‘팬 계정’에도 줄줄이 달리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접촉을 피하려는 행동인 것 같다”며 이동경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상대 선수와 악수·포옹·하이파이브 등이 금지된다. 이 때문에 “선수를 향한 과도한 비난은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 선수 멍들게 하는 ‘올림픽 악플의 역사’ 스포츠 선수에게 악플이 빗발치는 ‘댓글 테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림픽 때마다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 2018년 평창 겨울 올림픽에서는 한국 쇼트트랙 대표 서이라가 당시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남자 쇼트트랙 1000m 예선에서 중국 한톈위(韓天宇)가 서이라와 부딪히는 과정에서 실격당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서이라의 SNS에는 중국어로 된 댓글이 쏟아졌다고 한다. 한국 네티즌이 타국 선수에게 댓글 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캐나나 여자 쇼트트랙 대표 킴 부탱이 그 대상이 됐다. 당시 부탱은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한국 최민정의 실격 판정으로 인해 동메달을 넘겨받았다. 이후 그의 SNS에 살해 협박 등이 담긴 댓글이 연이어 달리면서 부탱은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당시 강원경찰청(전 강원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부탱에게 협박성 악플을 단 네티즌에 대한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에서 ‘왕따 질주’ 논란에 휩싸였던 김보름은 당시 악플 등 거센 비난 끝에 병원에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 “악플은 선수 경기력에 악영향 우려” 2014년 소치 겨울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한국 대표 박승희의 금메달 도전을 좌절시킨 영국 엘리스 크리스티가 악플에 시달렸다. 크리스티는 당시 “한국인의 댓글이 너무 무서워 잠을 잘 수 없었다. 사람들이 나를 죽이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평창 겨울 올림픽 당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선수촌에서 휴대전화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다 보면 악성 댓글에 마음이 무너질 수 있어서였다. 한 네티즌은 “악플 문화가 너무 부끄럽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제발 이런 행위를 보고 싶지 않다”는 댓글을 남겼다. 2021.07.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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