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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아바타2’ 볼거리와 메시지는 확실, 내러티브는 갸우뚱
얼마나 기술력이 압도적인지, 영화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알겠다. 하지만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을 단순히 이야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지점들이 있다. 14일 개봉한 영화 ‘아바타2’는 2009년 개봉한 ‘아바타’의 속편.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분)와 네이티리(조 샐다나 분)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은 판도라 행성 가운데서도 산호초 부족이 사는 곳. 물가에 터를 잡고 사는 멧케이나족은 다시 판도라 행성에 쳐들어온 지구인들의 공격을 피해 도망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 가족을 부족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이들에게 물과 함께 사는 법을 가르친다. 기술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3시간을 넘는 무려 192분의 러닝타임 동안 볼거리가 빠지는 순간이 없다. 3D 기술력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수중 세계를 ‘아바타2’가 완벽에 가까이 구현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아바타’ 이후 2편이 나오기까지 13년여의 세월 동안 얼마나 큰 기술의 혁신이 있었는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편에서 지구인들이 판도라의 자원을 탐냈다면, 이제 이들은 판도라 행성을 개척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꿨다. 더는 자원을 가져가는 것 정도로는 지구가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 이는 기후변화로 신음하는 최근의 세계 상황과 맞닿아 있기에 더욱 공감되는 아젠다다. 이에 맞게 ‘아바타2’는 환경 보호와 공존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여러 차례 던진다. 개발을 위한 무자비한 벌목과 절제되지 못해 탐욕으로 변질된 욕망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른 생물들과 갈등까지. ‘아바타2’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환경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질 정도다. 보다 갈등 구조와 서사가 촘촘했다면 아마 이런 메시지들은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바타2’의 이야기와 갈등은 지나치게 단순해서 어느 지점에서는 내러티브가 전혀 없다고 느껴지기까지 한다. 시각적으로, 메시지적으로 보여주려는 게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정작 ‘이야기’라는 영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지 못했던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1편을 보지 않은 관객들은 이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1편에 등장했던 장면이 자료화면처럼 삽입돼 있기도 하니 되도록 1편을 먼저 본 뒤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12세 관람가. 192분.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2.15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