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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엘리멘탈’ 100주년 디즈니 ‘다양성이 힘’[디즈니100①]

“다양성이 디즈니의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최초의 여성 수장이자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 시리즈의 각본을 쓴 CCO 제니퍼 리는 디즈니의 강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1923년 디즈니 브라더스 카툰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시작,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디즈니.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를 시작으로 수많은 캐릭터와 작품을 탄생시키며 세계 1위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자리하기까지 디즈니가 뚝심 있게 지켜온 한 가지를 꼽자면 바로 다양성이다.보다 많은 이들에게 소구하고자 다양성 확보를 위해 기울였던 디즈니의 치열한 노력. 최초의 디즈니 흑인 프린세스였던 ‘공주와 개구리’의 티아나부터 올해 뜨거운 감자였던 ‘인어공주’ 실사판 주인공 할리 베일리까지. 꾸준히 다양한 문화, 인종의 이야기에 손을 내밀어온 디즈니의 지난 여정을 짚어봤다.◇디즈니는 원래 PC하지 않았다디즈니는 PC(Political Correctness : 정치적 올바름)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불리고 있지만, 사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동물을 서커스에 동원하는 걸 너무나 자연스러운 설정으로 사용했던 1941년작 ‘덤보’를 비롯해 인종차별적인 표현을 사용한 ‘피터팬’(1953), ‘아리스토캣’(1970) 등 디즈니에는 일종의 ‘흑역사’라 불릴 만한 작품들이 꽤 있다.애니메이션의 실사판인 ‘라이브액션’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디즈니는 이 같은 부분을 대폭 바꿨다. ‘피터팬’에서는 ‘레드 스킨’이라는 인종차별적인 대사가 빠졌고, ‘덤보’에서는 동물을 서커스 등으로 착취하는 행위, 서커스단 안에서 암암리에 드러나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을 비판했다. 원작과 달리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에게 주인공 에리얼을 맡겨 ‘원작파괴’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인어공주’ 실사화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 볼 수 있다.사실 에리얼은 디즈니 프린세스 가운데 굉장히 상징적인 인물이다. 이전까지 디즈니 프린세스들은 백설공주, 신데렐라, 오로라처럼 왕자님에게 구제를 받는 흰 피부의 여성들이었다. 일단 종부터 사람이 아닌 인어였던 에리얼. 그는 평화로운 물 속 왕국에서 안전하게 지내라는 부친의 말에도 인간 세상이라는 미지의 영역으로 나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은 용감한 인물이다. 게다가 죽을 위기에 빠진 왕자를 자신이 직접 구해주며, 그를 쟁취하기 위해 마녀 우르슬라와 거래해 목소리를 담보로 다리를 얻기도 한다. 한때 서구 백인사회에서 비주류로 취급받았던 붉은 머리를 하고 있다는 점 역시 상징적이었다.‘인어공주’에서 할리 베일리를 기용했다는 점은 어찌 보면 원작의 에리얼이 갖고 있는 상징성을 유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에리얼 이후 디즈니 공주들은 책을 많이 읽고 희생 정신과 용기를 갖춘 벨(미녀와 야수), 유색인종인 자스민(알라딘), 원주민 캐릭터 최초로 디즈니 프린세스에 이름을 올린 포카혼타스(포카혼타스), 아시아계 파 뮬란(뮬란), 최초의 흑인 프린세스 티아나(공주와 개구리) 등으로 다양하게 뻗어나갔다.◇다양성 통해 공감대의 폭 넓힌다만약 디즈니가 금발에 흰 피부를 가진 초창기 프린세스 시대에 그대로 머물렀다면 이렇게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특히 디즈니의 다양성은 2006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아름다운 그림체로 공주들을 그려내던 디즈니와 달리 픽사는 장난감, 벌레, 자동차, 로봇 등 다양한 주인공들을 전면에 내세워왔다. 디즈니에 인수되기 전까지 픽사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은 장난감(토이 스토리), 곤충(벅스 라이프), 괴물(몬스터 주식회사), 물고기(니모를 찾아서), 개성 강한 초능력 가족(인크레더블), 자동차(카)였다. 인물들의 생김새도 전형적인 미적 기준과 거리가 있었다. ‘업’(2009)의 경우 노인과 아시아계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으며, 이들의 신체 비율은 3~4등신 정도다. 도리(도리를 찾아서)는 건망증에 시달리는 물고기이고, ‘인사이드 아웃’의 라일리는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다. 올해 크게 흥행한 ‘엘리멘탈’의 경우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한국계 이민자인 감독 피터 손이 자전적 경험을 스토리에 녹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7년 개봉한 ‘코코’의 경우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과격한 선언을 할 만큼 양국의 갈등이 첨예할 때 개봉,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결국 ‘인어공주’나 라틴계 배우를 백설로 캐스팅한 ‘백설공주’ 실사판 등이 논란을 불러오긴 했지만, 다양성은 디즈니가 꾸준히 추구해온 방향성이자 지금의 디즈니를 있게 한 주요한 미덕이라는 걸 부정하긴 어렵다.제니퍼 리 CCO는 “내 경험을 돌이켜 보면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는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고 있으며, 그러한 다양성이 우리의 강점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디즈니는 모든 사람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고 다양성이 반영된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준다”고 말했다.이어 “디즈니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스토리와 캐릭터에 다양성을 반영할수록 더 많은 이들을 가깝게 연결시켜 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08 06:00
스포츠일반

NFL 구단, 한국계 코치에 “너는 솔직히 소수인종 아니잖아”

한국계 전 미국프로풋볼(NFL) 코치가 면접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일을 공개해 외국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23일(한국시간) ‘CBS 스포츠’는 유진 정(52)이 ‘보스턴 글로브’와 인터뷰한 내용을 인용하며 인종차별에 관한 사연을 소개했다. 정 코치는 최근 보스턴 글로브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스포츠계에서 겪은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주최한 화상 회의에 참석했다.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정 코치는 이번 비시즌 동안 모 구단과 코치 면접을 진행하던 도중 “당신은 솔직히 소수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가 ‘내가 소수자가 아니라는 게 무슨 뜻이냐’라며 다시 설명을 요구하자 구단 측 관계자는 “당신은 우리가 찾고 있는 적합한 소수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정 코치는 정확한 구단명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어렸을 때 학교에서 겪었던 인종적 비방과 모욕 등을 언급하며 “내가 거울을 보며 이를 닦을 때 확인해보니 나는 분명 소수인종이었다. 2021년에 그런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니 마음이 아팠다”라고 말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내 어린 시절과 최근 면접 사례는 같은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정 코치는 다른 사례를 언급하면서도 “나는 항상 아시아인이었고 한국인이었던 내 인종이 자랑스러웠다. 항상 자랑스럽다. 내 평생 단 하루도 부끄럽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NFL 리그 전체를 비난하려고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다. 리그에는 차이를 수용할 줄 아는 정말 좋은 멘토, 좋은 코치들이 많다. 아시아인들이 그 자리에 끼지 못할 때 속이 약간 뒤틀린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193cm 134kg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 유진 정은 미식축구 명문 버지니아 공대에서 공격 라인맨으로 맹활약하는 등 주목을 받았다. 1992년 NFL 신인드래프트에서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1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지명되어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잭슨빌 재규어스, 탬파베이 스톰,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5시즌 동안 총 55경기 출전했다. 은퇴 이후에는 2010년부터 필라델피아 이글스, 캔자스시티 치프스에서 공격 라인 코치로 일했다. 2019년 다시 필라델피아의 공격 라인 코치로 돌아왔다. 현재는 코치 자리에서 물러나 야인으로 살고 있다. 그의 아들 카일 정도 시카고 베어스와 잭슨빌 재규어스에서 NFL 선수 생활 후 버니지아 공대에서 코치로 일하고 있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5.23 14:14
연예

방탄소년단 인종차별 촌극 곳곳에…팬덤 넘어 버팀목 '아미'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소재로 한 인종차별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월드 스타가 된 이들의 숙명이라기엔 국제사회 편견의 벽이 높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이러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한편, 팬덤 아미(ARMY)들은 방탄소년단의 버팀목을 자처했다. 세계적 인기 이면엔 14일 칠레 공중파 채널 메가TV 코미디 프로그램 '미 바리오'(Mi Barrio) 측은 방탄소년단을 소재로 한 인종차별 코미디에 대해 사과했다. 첫 입장문에서 '코미디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던 이들은 전 세계 팬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자 장문의 사과를 다시 올렸다. 내용에는 "유머는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인해 겪고 있는 어려운 순간들을 대처하도록 도와준다. 방송상의 유머는 대중적 판단을 했고 방송 지향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쾌함을 드린 부분에 공감하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다. 어떤 공동체를 불쾌하게 한다거나 모욕을 준다거나 다치게 할 의도는 결코 없었다. 우리는 계속해서 개선하고 학습하고 경청해가면서 즐거움을 주겠다는 우리의 의도를 확실하게 전달하겠다"고 적혔다. 앞선 방송에 나온 다섯 남자는 각자 뷔, 정국, 어거스트 디(슈가 솔로 활동명), 제이홉, 진이라 소개하고 방탄소년단 패러디임을 밝혔다. 이어 "한국어로 말해줄 수 있느냐. 모든 사람이 배우고 싶어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이상한 억양으로 중얼거리더니, "백신 맞았다"라는 뜻이라며 웃었다. 방송 이후 팬들은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중국으로부터 전파된 것을 이용한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고, 'BTS 칠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ElRacismoNoEsComedia (인종 차별은 코미디가 아니다)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다. 미국에서도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올랐으며 뉴욕 타임스가 이 사건에 주목했다. 방탄소년단의 높아진 위상만큼이나 맞서야 할 세계의 벽도 실감하게 됐다. 지난 2월에는 독일 라디오 바이에른3의 진행자 마티아스마투시크(Matthias Matuschik)가 방탄소년단이 MTV 언플러그드 공연에 오른 것에 대해 허튼소리를 내갈기다 팬들의 항의를 받았다. 원작자인 콜드플레이(Coldplay)도 '아름다운 BTS'라고 한국어로 화답한 무대를 놓고 "신성모독이며 당신들은 이것 때문에 앞으로 20년 동안 북한에서 휴가를 보내게 될 것"이란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던 것. 특히 "BTS는 코로나 19와 같은 줄임말이다. 이들로부터 치유해 줄 백신이 필요하다" "보이밴드가 언플러그드에 나왔다는 것이 역설적"이란 악담을 더해 분노를 샀다. 논란 이후 방송사는 '진행자가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성격'이란 태도로 입장문을 냈다. 이에 팬들은 두 달이 넘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면서 #RassismusBeiBayern3, #Bayern3Racist 해시태그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3월에는 미국 카드 제작사 톱스가 그래미 어워즈 출연진을 대상으로 그림을 그려 판매하는 카드가 논란이 됐다. 테일러 스위프트, 빌리 아일리시, 해리 스타일스 등은 만화적 요소로 재미있게 묘사됐지만, 방탄소년단은 두더지 게임 속 두더지로 표현했다. 축음기 모양의 그래미 트로피에 맞아 얼굴에 멍이 들고 상처가 난 얼굴을 두더지처럼 내밀고 있는 그림에 팬들은 즉각 분노했다. 관련 기사를 올린 미국 빌보드 홈페이지도 뭇매를 맞았다. 카드사는 "방탄소년단을 묘사한 부분에 대해 소비자들이 화난 것을 이해한다. 이 카드를 세트에 포함한 것에 사과하며 방탄소년단 카드는 세트에서 제외했다.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논란의 핵심인 차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기부·성명 내도 결국은 아미 방탄소년단과 소속사는 인종차별 문제에 꾸준히 대응해왔다. 지난해 6월 흑인 인권 운동 캠페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에 100만달러(약 12억원)를 기부했다. 멤버들은 트위터에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한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함께하겠다"라며 흑인 인권 존중에 목소리를 냈다. 아시아 증오 범죄가 심각하다는 뉴스가 나온 지난달엔 '#StopAsianHate' '#StopAAPIHate'이란 해시태그를 걸고 "지금 벌어지는 일은 아시아인으로서 우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면서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했다. 심지어 아시아인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었다"고 차별 피해를 털어놨다. 또 "우리의 경험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아주 사소하다.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라는 성명문을 냈다.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인종차별은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현실이다. 해외 업계 종사자들은 탐탁지 않은 입장문을 받을지라도 아미들이 뭉쳐서 얻어낸 결과라는 것에 의의를 뒀다. 아미들이 방탄소년단이 하는 길을 따르면서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이라 알려진 소식들에 불과하다. 실제론 더 많은 아시아계 스타들 향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한다"면서 "아미를 비롯한 아이돌 팬덤을 통해 정화하는 노력이 있고 조금씩 성과가 보인다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팬덤 창립 7주년을 기념한 아미 인구조사(ARMY Census)에 따르면 40여만명에 이르는 팬들이 조사에 참여해 인도네시아, 멕시코, 미국, 페루, 필리핀, 러시아, 인도, 이집트 등 전 세계에 아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JTBC가 트위터 'WWbts' 도움 받아 실시한 설문에선 대다수가 하루의 3~5시간 가량 방탄소년단 콘텐트에 소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곳곳에서 방탄소년단 콘텐트를 소비하는 동시에 감시자 역할로 아미들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K팝을 좋아하는 팬들이 모여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재팬 타임스는 "K팝 팬은 대부분 MZ세대로 구성돼 자신들의 미래와 싸워나가고 있다"고 조명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4.16 08:00
연예

[할리우드IS] 루시 리우, 아시아 증오 폭력 사태에 "두려움 느껴"

할리우드 배우 루시 리우(52)가 뉴욕에서 나고 자랐지만 위협을 느끼고 있다면서 최근 아시아계 향한 증오 범죄에 목소리를 냈다. 루시 리우는 최근 '워먼스 헬스' 매거진 5월호 화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30년에 걸친 연기 경력을 갖고 있는 그는 자신이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떠올렸다. 먼저 "사람들이 나를 향해 게이샤나 드래곤 레이디와 같은 편견이 담긴 표현들을 사용했다. 나는 말 그대로 '이게 뭐야'였다. 그 뜻을 전혀 몰랐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는 현재에도 루시 리우는 "계획없이 아들을 데리고 밖에 나가는 것이 편하지 않은 일이 됐다. 뉴욕을 즉흥적으로 돌아다니지 않는다. 이것이 현재의 뉴욕 상황이다"면서 "나는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그 안에서 더 안전함을 느끼는 국제적인 곳에서 살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의 공격들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위협을 느끼게 한다"고 밝혔다. 또 "의심의 여지없이 그 단어가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분노나 좌절을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어떤 생각이나 말의 씨앗이 심어졌기 때문에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종차별이란 말을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든 간에 정치적인 면에서 참 복잡하다"고 꼬집었다. 루시 리우는 2004년부터 유니세프 홍보대사를 맡고 있으며 지역사회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내 목소리에 힘이 있고 이것들을 좋은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고 그것들이 사람들을 투표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면(역사적으로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백인 미국인보다 투표율이 낮다는 부연을 덧붙였다.)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루시 리우외에도 증오 범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산드라 오, 올리비아 리앙, 보웬 양, 라나 콘도르, 대니얼 대 킴 등이 목소리를 냈다. 리한나, 퍼렐 윌리엄스, 아리아나 그란데, 조나스, 민디 칼링, 르브론 제임스 등 유명인사들도 동참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4.14 16:51
축구

14호 골 넣었지만...울고 싶은 SON

손흥민(29·토트넘)이 시즌 14호 골을 넣고도 웃지 못했다. 팀 안팎 상황이 모두 최악인 경기였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2020~21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토트넘의 골은 전반 40분 손흥민이 넣었다. ━ 넘어진 손흥민을 둘러싼 설전 손흥민은 0-0이던 전반 33분 맨유 스콧 맥토미니와 미드필더 오른쪽 부근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맥토미니가 손으로 손흥민의 얼굴을 때렸다. 느린 화면으로 확인하면, 공을 갖고 있던 맥토미니가 자신의 뒤를 끈질기게 따라붙는 손흥민의 얼굴을, 순간적으로 오른손을 이용해 찰싹 때렸다. 얼굴을 맞은 손흥민이 넘어진 사이 맥토미니의 공이 포그바를 거쳐 카바니에게까지 이어져 카바니가 골을 넣었다. 그러나 심판은 VAR 판독을 했고, 골 상황 전에 맥토미니의 반칙이 있었다고 선언하고 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7분 후 손흥민이 왼발 슛을 성공시켰다. 올 시즌 리그 14호 골이자 지난 2월 7일 이후 2개월 여 만에 터진 골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12분 프레드, 후반 34분 카바니, 후반 추가시간 그린우드에게 연속 골을 내주고 와르르 무너졌다. 경기 후 맨유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피치에서 이뤄진 퀵 인터뷰 도중 손흥민을 향해 독설을 남겼다. 그는 “만일 내 아들(손흥민의 영문 이름이 Son인 것을 이용해 비꼰 것)이 3분 동안이나 바닥에 누워있고, 나머지 10명이 그가 일어나도록 도와줘야 했다면 아들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토트넘의 조제 무리뉴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 말미에 기자들을 향해 “하나 짚고 넘어가자”며 “솔샤르 감독이 손흥민에 대해 한 말을 당신들이 언급하지 않는 게 매우 실망스럽다”며 발끈했다. 그는 “내가 만일 그런 식으로 말했다면 나에게 어떻게 반응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손흥민은 행운아다. 그의 아버지는 솔샤르보다 훨씬 훌륭한 분이니까. 나 역시 아버지이지만, 아버지란 자식에게 뭔가를 훔쳐서라도 먹여 살려야 하는 사람이다”라고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 한편 현지 중계방송사인 ‘스카이스포츠’는 자사 해설위원들의 말을 인용해 카바니의 골이 무효 판정을 받은 건 오심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로이 킨은 “이게 파울이면 우리 모두 집에 가야 한다. 손흥민이 가격당하기 전에 맨유 선수도 비슷한 상황을 당했다. 손흥민 정도 수준의 선수가 바닥에 한참 쓰러져 있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마이카 리처즈는 골 무효 판정에 대해 “우스운 결정이며, 축구를 망쳤다”고 했고, 제이미 레드냅은 “맥토미니의 동작은 파울이 아니다”라고 했다. ━ 팬들의 인종차별 공격도 논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경기 후 맨유 팬들은 손흥민의 SNS에 몰려가서 “오스카상을 받을 만한 연기력이다”라고 조롱했다. 더 나아가 “다이빙을 멈추고 돌아가서 고양이, 박쥐, 개나 먹어라”, “DVD나 팔아(아시아계 사람들이 불법 복제한 DVD 노점을 하는 경우가 많아 대표적인 인종차별 표현으로 쓰인다)”, “쌀 먹는 사기꾼”이라는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표현을 적나라하게 써댔다. 이에 토트넘 팬들이 “맨유 팬들은 나치”, “인종차별을 멈춰라”라는 글로 대응하며 손흥민의 SNS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됐다. 토트넘 구단은 공식 SNS를 통해 “경기 후 우리 팀의 선수가 온라인상에서 혐오스러운 인종차별 언어로 고통받고 있다”며 “우리는 손흥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카이스포츠’는 12일 기사에서 축구 스타들에 대한 온라인상의 인종차별 언어폭력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트위터에 확인한 결과 트위터 측은 이용자들의 인종차별 표현을 모두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굴욕적인 역전패와 경기장 밖의 논란 속에서 손흥민은 맨유전 직후 구단 공식 채널과의 인터뷰에 등장해 당장에라도 울음이 터질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정말로 이기고 싶었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리그 4위와 승점 6점 차다. 남은 경기에서 결과를 내고 다른 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침통하게 말했다. 토트넘(승점 49)은 12일 현재 7위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 마지노선인 4위를 하려면 4위 웨스트햄(승점 55)을 넘어서야 한다. 리그 7경기가 남아있는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얻지 못할 경우 토트넘 공격의 핵심인 해리 케인이 팀을 떠날 것이라는 현지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과의 불화설에 휩싸여 있고, 경질 루머가 돌고 있다. 토트넘과 재계약을 할지, 떠날지, 손흥민의 거취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은경 기자 2021.04.13 06:00
축구

“개 먹는 동양인이…” 손흥민 또 덮친 차별 망령

손흥민(29ㆍ토트넘)이 또 한 번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도중 인종차별의 희생양이 됐다. 소속팀 토트넘이 EPL 사무국과 손잡고 공식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토트넘은 1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올 시즌 EPL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1-3으로 졌다. 전반 40분 손흥민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초반 분위기를 장악했지만, 이후 세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경기 후 손흥민은 무차별적인 인종차별적 비난에 시달렸다. 전반 33분 맨유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의 선제골이 취소되는 과정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카바니가 슈팅하기 전 팀 동료 스콧 맥토미니가 마크하던 손흥민의 얼굴을 팔로 가격했고,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했다. 이 장면이 비디오판독(VAR) 과정을 거쳐 득점 무효 판정의 배경이 됐다. 대다수의 언론과 축구 전문가들이 맥토미니의 행위가 명백한 파울이라고 인정했지만, 일부의 의견은 달랐다. 맨유 레전드 로이 킨은 “손흥민급 선수가 저렇게 나뒹굴다니 부끄럽다”며 헐리웃 액션 가능성을 언급했다.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한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손흥민의 성(Son)에 빗대 “내 아들(son)이 3분 간 쓰러져 있고, 10명의 동료가 와서 일으켜야 하는 상황이라면, 난 아들의 밥을 굶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후 맨유를 지지하는 일부 축구 팬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손흥민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공교롭게도 카바니의 골이 무효가 된 지 7분 만에 손흥민이 득점포를 터뜨린 게 맨유 팬들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득점 취소와 실점이 겹쳐지자 흥분한 맨유 팬들은 SNS에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비난을 쏟아냈다. “작은 눈으로 또 다이빙 해보라”고 비아냥 대거나 “개고기 먹는 동양인 다리가 부러지면 좋겠다”는 저주가 이어졌다. “바이러스를 몰고 온 동양의 원숭이”, “심판 속이는 동양인은 죽어라” 등의 욕설도 쏟아졌다. 경기 후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이 나섰다. 구단 트위터에 “혐오스런 인종차별에 대해 프리미어리그와 손잡고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관련자 색출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우리는 쏘니(손흥민의 애칭)와 함께 한다”고 입장문을 공개했다. 손흥민 관련 판정 논란이 커지자 영국 심판 기구(PGMOL)가 진화에 나섰다. PGMOL은 “맥토미니의 파울은 부적절했고 조심성이 없었다”며 판정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 손흥민이 일부 무분별한 팬들의 인종차별 타깃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클럽하우스에서 팀훈련을 마친 뒤 퇴근길에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려다 “DVD 얼마에 파느냐”는 소리를 듣고 불쾌해하는 영상이 공개된 적이 있다. DVD는 과거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불법으로 복제한 DVD를 길거리에서 팔던 것에서 착안해 아시아계 전체를 모욕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4.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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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아시안 혐오 인종차별에 목소리 "진심으로 분노"

그룹 방탄소년단이 최근 미국에서 사회문재로 대두된 아시아계 인종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방탄소년단은 30일 트위터에 해시태그를 걸고 'StopAsianHate'(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StopAAPIHate'(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라며 인종차별에 대해 분노를 드러냈다. 미국 애틀란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국내외 많은 스타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식 성명에서 멤버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다"며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시아인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었다"면서 아픈 기억을 꺼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지금 벌어지는 일은 아시아인으로서 우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꺼내놓기까지, 또 목소리를 어떻게 전할지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우리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한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3.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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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아시아계 혐오에 “진심 분노…인종차별 반대”[전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서구 사회에서 번지는 아시아계 혐오에 대해 “진심으로 분노한다”며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을 강력히 피력했다. BTS는 3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어와 영어로 글을 올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BTS는 ‘StopAsianHate(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와 ‘StopAAPIHate(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는 문구를 해시태그로 남겼다. BTS는 글에서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다”며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시안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어봤다”며 경험을 털어놨다. 이어 “우리의 경험은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아주 사소하다”며 “하지만 그때 겪은 일들은 저희를 위축시켰고 자존감을 앗아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물며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건 저희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BTS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시안으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며 “이런 얘기들을 꺼내놓기까지, 또 저희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할지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한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함께 하겠다’고 적었다. ■ 그룹 방탄소년단(BTS) SNS 전문 「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낍니다. 저희는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습니다.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아시안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어보았습니다. 저희의 경험은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아주 사소합니다. 하지만, 그때 겪은 일들은 저희를 위축시켰고 자존감을 앗아가기도 했습니다. 하물며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건 저희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시안으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을 꺼내놓기까지, 또 저희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할지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합니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2021.03.3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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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AsianHate" 타임지 기고한 에릭남·거리로 나간 산드라오

아시안 혐오 범죄로 의심되는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 이후 한국 그리고 한국계 스타들이 '아시안 혐오를 멈춰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문에 글을 쓰고, 확성기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 '블랙 리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지난해 미국 사회를 강타했듯,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심각해진 아시안 혐오를 향해 K-팝 스타들과 한국계 미국 스타들이 '스톱 아시안 헤이트(Stop Asian Hate·아시안 혐오를 멈춰라)' 운동에 나섰다. 가수 에릭남은 직접 타임지에 '만약 당신이 이번 애틀랜타 아시안 증오 범죄에 놀랐다면, 당신이 한 번도 듣지 않았던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는 글을 최근 기고했다. 그는 '검찰과 법 집행기관이 이번 살인사건을 증오 범죄로 지정할지 여부를 여전히 논의하는 동안, 나를 포함한 수백만 명의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 주민들은 두려움에 휩싸인다'며 '우리는 배제되고, 억류되고, 비방되고, 훼손되고, 페티시화되고 살해당했다. 누군가는 '왜 그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나'고 묻는다.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당신들의 도움을 간청해 왔다. 당신은 듣지 않았고 듣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에릭남은 총격 사태가 일어난 애틀랜타에서 나고 자랐다. 이에 대해 '과거 우리는 미국인처럼 보이고 싶었다. 부르기 쉬운 이름을 짓고, 부모의 모국어로 말을 해선 안 됐다. 뺑소니 사고의 피해자였는데, 오히려 가해자의 위협과 인종차별적 욕설을 들었다. 인종 증오 범죄 공론화에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전 세계 팬들이 보고 있는 SNS를 통해 호소하는 스타들도 많았다. 가수 박재범은 '#StopAsianHate' 해시태그와 함께 '도움을 주고 목소리를 보태 달라' 지금 일어나는 일은 괜찮지 않다. 증오가 아닌 사랑을 퍼트리자'라고 적었다. 씨엘 또한 같은 해시태그를 적으며 '우리는 같이 일어서야 한다'고 했다.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제발'이라며 '#StopAsianHate'를 외쳤고, 슈퍼주니어 시원·예성·동해·사이먼 도미닉·갓세븐 잭슨 등도 같은 메시지를 공유했다. 한국의 스타들이 SNS를 중심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 산드라 오는 직접 시위에 참석해 확성기를 들었다. 산드라 오는 오클랜드에서 열린 시위에서 "우리 커뮤니티(아시안)의 많은 사람들이 처음으로 두려움과 분노를 표출할 수 있게 됐다. 기꺼이 귀를 기울여주시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나는 아시안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외쳤다. 산드라 오는 아시아인 최초로 골든글로브 TV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한국계 배우다. 대니얼 대 김은 미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아시안을 향한 미국 사회의 차별과 인종 차별 범죄 방지책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여러분들은 지금 우리를 통계적으로 하찮게 여길지 모르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아시아인은 미국에서 가장 바르게 증가하는 인종이며, 2300만 명의 힘으로 깨어나 단결하고 있다"고 했다. 대니얼 대 김은 CNN '쿠오모 프라임'에 출연해 자신의 여동생이 2015년 인종차별 범죄에 희생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한, SNS에 '도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 당신의 침묵은 공모'라고 적었다. '미나리'로 아시안 최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은 SNS에 아시안 혐오 범죄를 비판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 아시아계 피해자들을 돕는 사이트 주소를 공유했다. 영화 '페어웰'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한국 중국계 배우 아콰피나는 '그들을 기억하자'며 희생자드을 추모했고, 한국계 코미디언 켄 정은 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우리는 외국인 혐오, 인종차별, 증오를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3.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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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스티븐연, 봉준호·이창동→아카데미行…복 받은 최고 전성기

배우 스티븐 연, 혹은 연상엽이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스티븐 연은 제93회 아카데미상이 지향하는 다양성의 가치를 상징한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계 미국인이 단 한번도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던 오스카에서 최초로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새 역사를 썼다. 서울에서 태어나 5살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간 스티븐 연은 1년 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자리를 잡았다. 캘러머주 대학 재학 중 처음 연기를 접하고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쌓았다. 미국에서 아시안 배우는 돈에 집착하거나, 어딘가 이상한 구석을 가진, 부정적 이미지의 캐릭터를 맡던 때였다. 스티븐 연을 향한 시선 또한 다를 바 없었다. 인종차별이 만연한 할리우드에서 그는 오랜 무명 시절을 견뎌야 했다. 그랬던 스티븐 연이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2010년부터 시작된 미국 AMC '워킹데드' 시리즈에 출연하면서다. 용기 있고 영리한 글렌 리 역할을 맡아 많은 이들을 '글렌 앓이'하도록 만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워킹데드'의 인기와 함께 글렌 리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차하기 전까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워킹데드'에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 배우로 활약했다. 글렌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했던 그가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 영화계에 알리게 된 것은 '한국' 덕분이다. 거장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캐스팅되면서 생애 처음으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당시 '옥자'는 넷플릭스와 극장 간 이념 다툼의 중심에 선 작품으로, 칸에서 가장 주목받은 문제작이었다. 이제는 일련의 소동으로 남은 이 사건은 '옥자' 속 스티븐 연의 존재를 알리는 데에도 큰 몫을 했다. '옥자'를 시작으로 한국 영화계와 인연을 맺은 스티븐 연은 다시 한번 거장의 부름을 받게 된다. 8년 만에 연출자의 자리로 복귀한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 주연으로 캐스팅된 것. 미스터리한 벤 캐릭터로 그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맘껏 보여줄 수 있었다. '옥자'에 이어 또 한번 칸 영화제에서 전 세계 최고의 영화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버닝'을 통해 상 복도 터졌다. 제44회 LA 비평가 협회상 남우조연상, 제22회 토론토 비평가 협회상 남우조연상, 제53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 남우조연상, 제24회 춘사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워킹데드'로 TV 부문 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영화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은 '버닝'이 처음이었다. '버닝' 이후 스티븐 연의 첫 영화가 바로 '미나리'다. '미나리'의 제작에도 참여한 그는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에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 '미나리' 제작에 도전한 것에 관해 스티븐 연은 "미국 사람의 관점에서 한국 사람은 우리가 보는 한국인과 굉장히 다르다. 우리가 아는 진실된 한국인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서는 영화 제작의 모든 공정에 한국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번뿐 아니라 앞으로도 이런 영화 제작에 참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제이콥 역할을 맡아 한국계 미국인이나 재미교포가 아닌 순수 한국인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아직 한국어가 서툴기에 그 어떤 역할보다 어려움을 겪었을 터다. 그럼에도 흰 런닝셔츠를 입은 스티븐 연은 그 시절 우리네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기 충분한 열연을 펼쳤다. 한국인이 보기에도 모자람이 없는 한국어 연기를 보여줬다. 최고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에 스티븐 연은 "한국어 연기가 굉장히 무서웠다. '버닝'의 한국인 캐릭터는 단조로운 톤의 한국어를 구사해서 어렵지 않았는데, 이 영화는 한국말을 자연스럽게 해야 했다. 우리 부모님이 말할 때 유심히 봤고, 정이삭 감독과도 많이 대화했다. 한국 이민자 이미지보다 제이콥의 내면, '제이콥이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미 '미나리'로 덴버 영화제 남우주연상, 북미 아시아 태평양 영화인 어워즈 남우주연상, 노스텍사스 비평가 협회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끝판왕' 아카데미상까지 노미네이트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수상 여부와는 별개로, 한국계 미국인이 개리 올드만·안소니 홉킨스·채드윅 보스만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하다. "너 한국말 할 수 있잖아"라는 윤여정의 장난기 섞인 일갈에 한국어로 '미나리'에 대해 이야기하던 스티븐 연. 서울 출생의 이 미국인 배우는 '한국'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3.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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