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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방출 선수 트라이아웃은 프로야구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다

21일부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KS)가 막을 올렸다. 2024 시즌 KBO리그 최강자를 가리는 단기전이 시작됐는데 다른 한편에선 내년 준비가 한창이다. KS에 오르지 못한 8개 구단이 한발 먼저 스토브리그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 프런트가 가장 바쁜 시간으로 '방출 선수 시장'부터 시작된다.각 구단은 정규시즌을 마감하면 가장 먼저 기존 선수들을 정리한다. 매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최소 11명의 선수가 새롭게 영입돼 그만큼의 선수가 팀을 떠나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출 선수 시장은 연례행사에 가깝다. 구단들은 방출 선수를 2~3회에 걸쳐 발표한다. 가장 먼저 퓨처스(2군)리그가 종료되는 시점에 1.5군이나 2군 선수를 방출한다. 정규시즌이나 포스트시즌(PS)이 종료되는 시점과 다음 시즌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하는 11월 25일 전에 마지막 정리를 한다.기존 선수의 방출이 마무리되면 타 구단에서 정리된 방출 선수들을 검토한다. 의외의 선수들이 명단에 포함되기도 하는데 대부분 나이, 부상,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이 문제. 이 가운데 원소속 구단이 세대교체를 단행해 방출된 경우는 상황에 따라 쏠쏠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경험이 중요한 불펜 투수들은 나이가 많더라도 즉시 전력으로 영입된 사례가 적지 않다. 고효준(전 SSG 랜더스) 노경은(SSG) 김진성(LG 트윈스) 김상수(롯데 자이언츠)가 대표적이다. 2022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고효준과 노경은은 그해 통합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기록뿐만 아니라 야구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라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구단으로선 타 구단의 방출 선수를 영입하는데 고민이 따른다.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면 기존 선수들의 기회가 줄어드는 걸 피할 수 없다. KBO리그는 구단 모두가 선수 육성의 가치를 높게 두고 있어 타 구단에서 자리 잡지 못한 선수를 굳이 데려와야 하냐는 반대 의견과 충돌할 수 있다. 그럼에도 타 구단 방출 선수에 주목하는 건 이들이 지속적으로 성공 사례를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영입 비용(연봉)이 저렴해 투자 위험성이 적으면서도 절실함으로 무장돼 있다는 점도 간과하기 힘들다.올해 프로야구 방출 선수 시장이 조용한 편이다. 21일 기준, 10개 구단에서 78명이 팀을 떠났는데 이 중 내야수 강진성(SSG→키움 히어로즈)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영입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다음 달 25일 보류선수 명단 제출까지 30명 전후의 선수들은 추가로 방출된다고 볼 수 있다.방출 선수들은 테스트라도 받으면 미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한국야구위원회(KBO) 또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KPBPA) 차원에서 방출 선수들 대상으로 트라이아웃이나 연습경기를 시행해 보면 방출 선수들이나 '진흙 속의 진주'를 캐고 싶은 구단들 입장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이들의 사연이 미디어의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다. 방출 선수들의 재기와 그들의 스토리는 1000만 관중 시대의 KBO리그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4.10.22 10:05
뮤직

[IS인터뷰] 우디 “프로야구 천만 관중 시대, K팝도 큰 몫 했죠”

“대한민국 프로야구에 음악이 없었다면, 과연 천만 관중까지 올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야구대표자’ 우디(본명 김상우)가 프로야구 천만 관중 시대를 맞아 싱어송라이터로서 당당하고 다부진 소신을 드러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티빙 예능 ‘야구대표자:덕후들의 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 팬 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우디를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일간스포츠에서 인터뷰했다. ‘야구대표자’에 참여하게 된 데 대해 우디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형이 야구하는 걸 보며 따라 다녔다. 야구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스포츠고 야구에 대한 마음은 누구보다 진심이라 처음 ‘야구대표자’에 들어가게 됐을 때 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유년기를 대구에서 보낸 그는 자연스럽게 삼성 라이온즈 팬으로 자랐다. 지금은 KT 위즈에서 뛰고 있는 형 김상수는 삼성 라이온즈로 데뷔해 뜨거운 왕조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우디는 “혹독한 야구 팬덤을 체험하고 있다”고 눙치면서도 “야구로 무언가를 하는 건 늘 설렌다. 야구 팬들에게도 ‘김상수 동생 우디’라는 존재를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전업 뮤지션으로서, 그는 올해 천만 관중을 이끈 프로야구의 인기에 음악도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그는 “대한민국 프로야구에 음악이 없다면 과연 이렇게 흥행할 수 있었을까 싶다”면서 “각 구단의 응원가도 다들 너무 좋다. 응원단장 형님들도 그 땡볕에서 너무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다”고 경외를 드러냈다. 2011년 그룹 엔트레인의 메인 보컬로 데뷔해 올해 14년차 가수인 우디. 형이 야구를 택하며 꿈을 찾아가는 모습을 어린 나이에 본 그는 주저 없이 음악의 길을 택했다.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형이 야구를 선택했듯, 저도 뭔가 길을 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선택했죠. 중학교 때 무대에 한 번 올라간 적이 있는데, 함성을 들으면서 ‘이걸 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고, 음악 외에 다른 꿈을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대중의 사랑을 받는 가수가 되기까지 묵묵히 걸어온 시간이 결코 짧진 않았지만 “뒤돌아보면, 힘들었던 시간은 한 번도 없었다”는 그다. “그냥 재미있어서, 좋아서 즐겁게 해 왔는데, 이젠 어디 가서 제가 가수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게 너무 좋아요. 무명 시절도 감사해요. 만약 제가 어린 나이에 성공했다면 못 느껴봤을 감사함을 알게 됐거든요.”음악으로 사랑받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이제 어느 정도 통한 분위기다. 지난해 7월 발표한 ‘사막에서 꽃을 피우듯’ 역시 지금도 멜론 톱100 차트에서 롱런 중이다. 그는 “정말 많은 가수가 데뷔하지만 빛을 보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다. 실력이 있다고 다 되는 게 아닌데 나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 같다. 좋은 노래가 제때 제때 잘 나와줬다. 가수 인생에서 그런 순간순간이 기적 같다고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수많은 아티스트들 중 내 노래를 선택해 들어주시는 일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에요. 알고 보면 이 세상엔, 사막에서 꽃을 피우는 것보다 더 기적 같은 일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기적들을 많은 분들이 놓치지 말고, 이게 기적이라는 걸 생각하고 만끽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지난 4월엔 생애 첫 단독 콘서트도 성대하게 마쳤다. 우디는 “사실 음악을 시작한 게 그 순간을 위한 일이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진짜 꿈 같았다”면서 “내 이름을 걸고, 내 노래를 들으러 와주신 분들과 함께 한 공연이라 너무너무 좋았다”고 눈을 반짝였다.“야구선수가 야구를 하고, 요리사가 요리를 하는 것처럼, 저는 가수니까 노래를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생각해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요즘 저는 음악을 하면서 ‘와이프가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을 해요. 너무 사랑하는데 가끔 너무 밉고. 어떤 날은 너무 행복했다가, 또 어떤 날은 너무 힘들게, 서운하게 하죠. 그런데 결론은, 음악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일인 거죠.” 인터뷰 말미, 우디에게 (오글거리지만 꼭 이렇게) 물었다. “지금 우디는, 우디까지 가세요? 우디로, 그리고 우디쯤 가고 계세요?” 유치찬란한 질문에도, 우디는 성의를 다해 진지하게 답했다. “음, 저는 이제 겨우 출발선을 지나 한창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 100m로 따지면 20~30m 온 것 같고, 앞으로 많은 일들 속 질주할 생각에 설렙니다. 그리고 저는,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그게 제가 데뷔 초 마음 먹은 초심이죠. 이 일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백발의 할아버지가 돼도 노래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높은 곳보다는 더 많은 곳을 다녀보고 싶어요. 이곳저곳 여행하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방향을 정해두지 않은 채 많이 활보할 예정입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9.19 05:40
프로야구

아버지 생신에 '4안타' 뜻깊은 선물, '신'나는 신본기 "가족 덕분입니다" [IS 인터뷰]

"오늘 아버지 생신이신데 뜻깊은 선물을 드렸네요."KT 위즈 내야수 신본기가 아버지에게 뜻깊은 생신 선물을 안겼다. 신본기는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9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신본기의 방망이가 번뜩였다. 3회 첫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한 신본기는 5회 말 로하스와 연속 안타를 합작한 뒤 천성호의 내야 안타로 득점을 올렸고, 3-1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6회 말엔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에 승기를 가져왔다. 4-2로 달아나는 점수가 필요했던 8회 말에도 적시타를 추가하면서 팀에 승리를 안겼다. 만점활약이었다. 신본기가 4안타를 때려낸 건 5년 만이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이었던 2019년 4월 17일 부산 KIA 타이거즈전에서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한 게 마지막 4안타였다. KT 이적 후 첫 4안타. 4안타에 2타점까지 뽑아내는 뜻깊은 하루를 맞았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도 "신본기가 4안타 등 공수에서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신본기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 같다. 많은 관중 앞에서 좋은 경기를 해서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늘 아버지 생신인데, (부산에) 가보지 못해서 죄송스럽지만 이거 보고 조금이라도 기뻐하셨으면 좋겠다"라며 아버지에게 뜻깊은 선물을 안겼다.올 시즌 신본기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76경기에 나서 타율 0.357(56타수 20안타) 3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8타점으로 매섭다. 그는 "올 시즌을 2군(스프링캠프)에서 시작하면서 마음을 많이 비웠다. 퓨처스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편하게 도와주신 덕분에 심적으로 편한 상태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라고 원동력을 설명했다. 마음이 편해지니 결과가 좋아지고, 결과가 좋으니 마음은 더 편해진다. 신본기는 "몇 년 동안 경기를 많이 못 나가다보니 지금은 경기에 나가는 매 순간이 행복하다"라면서 "야구선수는 야구장에 나가는 게 가장 큰 행복 아닌가. 언제까지 이 행복이 계속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매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본기는 올 시즌 승부처에서 특히 강하다. 주자 있을 때 타율이 0.393(42타석 28타수 11안타)에 달한다. 주자 있는 상황을 40차례(타석) 이상 맞은 KT 타자들 중 두 번째로 타율이 높다(1위 김민혁 0.421). 타점도 12점을 쓸어 담았다. 신본기는 "승부처라고 특별하게 준비하는 건 없다. 투수가 뭘 던지는지 코치님과 상의를 많이 하는 편이고, 그전까진 기회가 많이 없었던 반면 요즘 내게 기회가 많이 오면서 결과도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가족의 힘도 컸다. 신본기는 "아내가 나를 많이 편하게 해주려고 하고, 장인, 장모님도 많이 도와주신다. 내겐 정말 든든한 사람들이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타지 생활을 4년 정도 하고 있는데, 아내가 아이들 키우면서 가장 힘들 때인데 함께 못 있어줘서 미안하고 고맙다. 아이들이 너무 예쁘게 잘 커줘서 고맙고, 가족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주전 유격수 김상수가 26일 부상에서 돌아온다. 김상수는 지난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2루타를 치고 뛰다 오른쪽 다리에 통증을 느껴 이탈한 바 있다. 김상수가 빠지면서 기회를 잡은 선수가 신본기다. 상승세 속에서 다시 맞은 포지션 경쟁. 신본기는 "나갈 때마다 (김)상수의 빈 자리가 안 느껴지게끔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상수도 자기 역할이 있고 내 역할도 있기 때문에, 그 순간순간 집중을 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경기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4.05.26 00:04
프로야구

'폭풍전야' ABS 질문서 보낸 선수협, 답변서 준비하는 KBO [IS 이슈]

말 그대로 폭풍전야다.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이 누적된 가운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지난 3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질문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선수협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답을 들어야 할 게 있어서 ABS 관련 몇 가지 질의를 했다"고 말했다.ABS는 심판(사람)이 아닌 야구장에 설치된 전용 카메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나눈다. 선수 신장에 따라 달리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고 홈플레이트 기준 좌우 2㎝씩 확대 적용하는 등 이전과 다른 시스템이어서 혼란이 작지 않다. 여러 이유로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아직 마이너리그에서만 시험 운영 중인 상황.프로야구 현장에선 선수들의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ABS 판정 관련 쓴소리를 내뱉자, KBO가 며칠 뒤 일부 투구 추적 데이터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에는 황재균(KT 위즈)이 ABS 판정에 격분, 헬멧을 집어 던져 퇴장당한 뒤 인터뷰를 자처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서 항의했다. 선수들과 충분한 상의 없이 (KBO가) ABS를 성급하게 추진한 거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구장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당초 선수협은 이르면 5월 초 ABS 관련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발 물러서 KBO에 질의서를 먼저 보냈다. ABS 운영 체제인 스포츠투아이의 PTS(Pitch Tracking System)가 아닌 다른 투구 추적 데이터를 사용하는 게 어떤지,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범 운영한 ABS와 현재 기준이 다른 이유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협 관계자는 "분란을 조성하려는 게 아니고 전체적으로 준비가 미흡한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질의했다"고 밝혔다.KBO 관계자는 "선수협에서 질의서를 보낸 게 맞다"며 "선수협이 얘기한 여러 입장이 있고 (거기에 맞게) 설명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KBO는 빠르게 자료를 정리, 선수협에 회신할 예정이다. 선수협 관계자는 "KBO의 답변이 오면 내부 회의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09 09:58
프로야구

"골밀도 95%"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구창모

왼손 투수 구창모(26·NC 다이노스)가 1군에 복귀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출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구창모는 지난 11일 병원 검진에서 "(왼 전완부의) 골밀도가 95% 정도 찼다"는 진단을 받았다. 100%가 아닌 만큼 몸 상태를 좀 더 지켜본 뒤 다음 스케줄을 잡아야 한다. 강인권 NC 감독은 "(통증을 비롯한 문제가 없다면) 일주일 뒤부터 기술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구창모의 1군 등판은 6월 2일 서울 잠실 LG 트윈스전이 마지막이다. LG전에 선발로 나선 구창모는 1회 말 공 5개를 던진 뒤 왼쪽 팔에 불편함을 느껴 자진 강판했다. 이튿날 왼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부분) 굴곡근 미세 손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6월 말 검진에서 피로골절로 상태가 악화했다. 그만큼 공백도 길어졌다. 혈액순환 관련 물리치료를 받으며 상태가 호전되길 바랐지만 11일 검진에서 완쾌 판정을 받지 못했다. 프로야구 수석 트레이너 출신 A씨는 "일반인이라면 100% 아니어도 생활하는 데 큰 문제 없다. 야구선수는 다르다"며 "(골밀도가 95%라면) 거의 막바지 단계로 보이는데 구창모의 경우엔 부상이 반복했으니 시간을 더 갖지 않을까 싶다. 뼈에 좋은 걸 다 챙겨 먹어도 골밀도를 높이는 게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구창모는 2021년 7월 "뼈의 유압이 완전하지 않다"는 소견에 따라 왼 척골 미세 골절 판 고정술(소량의 골반 뼈세포를 부상 부위에 이식 후 판을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당시에도 문제가 된 건 이번과 마찬가지로 왼 전완부 피로골절이었다. 구창모의 골밀도를 확인한 NC는 ITP(Interval Throwing Program·단계별 투구 프로그램) 계획을 세웠다. 거리와 강도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공을 던지는 ITP는 보통 섀도(Shadow) 피칭 후 15m를 시작으로 60m 정도까지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없으면 포수가 서서 공을 받는 하프피칭과 불펜피칭, 라이브피칭을 거친다. 실전 감각을 고려한 퓨처스(2군)리그 등판까지 소화하면 복귀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중간 단계를 생략하기도 하지만, 통증이 재발하면 재활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정확한 복귀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구창모의 몸 상태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도 관심이 크다. 구창모는 지난 6월 발표한 항저우 AG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부상 중이던 그를 대표팀에 발탁한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당시 "부상 정도가 경미하고, (AG이 개막하는) 9월까지는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직 규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예전 대회 규정을 보면 경기 전날까지 부상 선수 교체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을 모두 살폈다"고 말했다. AG 야구 대표팀은 9월 중 소집돼 국내 훈련을 진행한 후 중국 항저우로 출국, 10월 1일부터 7일까지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구창모는 대회 출전 의지가 강하다. 몸 상태가 어느 정도까지 준비될지는 물음표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13 14:01
프로야구

[IS 피플] '연쇄사인마' 보고 자란 초딩들이 이렇게 컸습니다

“꿈만 같았죠. 제 뒤에 (김)상수 형이 있다니...”수년간 우상의 등만 바라보고 뛰어왔던 어린 선수의 등 뒤에 이젠 그 우상이 서 있다. 어렸을 적 우상과 한 그라운드에서 뛰는 기분은 어떤 느낌일까. 롤모델이 자신의 뒤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어린 선수는 매 순간이 감동이었다. KT 위즈 투수 손동현(22)은 인터뷰 도중 떨리는 손으로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어렸을 적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있는 김상수(33)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손동현은 “당시 ‘삼린이(삼성팬 어린이)’이자 팀에서 내야수였던 나는 (김)상수 형이 롤모델이었다. 야구 게임 아이디도 상수 형과 관련된 이름일 정도로 ‘찐팬’이었다”라면서 “목동에서 상수 형을 봤을 때 벅찬 마음에 뛰어가 사인과 사진 요청을 했는데 흔쾌히 받아주셨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보니 더 멋있었고, 그날을 계기로 상수 형 같은 선수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꿈만 같았던 우상과의 만남.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꿈이 아니었다. 이젠 한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는 선후배 사이가 됐다. 손동현은 “상수 형이 삼성에 있었을 때 투수와 타자로 맞대결을 펼쳤던 기억이 있다. 날짜는 기억이 안 나지만 꿈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은 있다”라면서 “그랬던 상수 형이 이젠 (유격수로서) 내 뒤에 있다. 경기 내내 뒤에서 따뜻한 말을 건네주시면서 격려하는 형의 모습이 아직 어색하지만 든든했고, 가끔 아직도 꿈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수 형과 함께해서 정말 기쁘다”라며 활짝 웃었다. 손동현과 비슷한 경험을 했던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내야수 강민성(24)도 어렸을 적 김상수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대구에서 자란 강민성도 초등학생 시절 대구 시민야구장 앞에서 김상수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후 프로에서 우상과 한솥밥을 먹게 된 그는 김상수에게 먼저 다가가 어렸을 적 사진을 보여줬다. "기억나십니까"라고 물어보기까지 했다고. 강민성은 “어렸을 때 상수 형만 보면서 컸는데 KT에서 함께 하게 돼 너무 신기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훈련했는데 정말 설렜고 너무 좋았다"라면서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선배고, 나도 상수 형같은 선수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라고 여러 번 말했다.김상수는 이들을 기억하고 있을까. 아쉽게도 김상수는 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했다. ‘연쇄사인마’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수많은 팬에게 사인을 하고 사진을 찍는 그가 모든 사람을 기억할 순 없었다. 손동현과 강민성도 마찬가지. 두 선수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받은 김상수는 “내가 사진을 이렇게나 많이 찍었구나”라고 껄껄 웃었다. 그는 “사진을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기분이 색다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김상수는 “내가 이승엽(47·두산 베어스 감독) 선배를 동경하면서 커왔던 모습과 같다”고 했다. 손동현과 강민성처럼, 그도 초등학생 시절 당시 삼성 선수였던 이승엽 감독과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그는 “어렸을 때 나도 이승엽 선배를 바라보며 선수의 꿈을 키웠다. 이젠 내가 이승엽 선배의 입장이 된 게 아닌가”라면서 “이 친구들과 함께 뛰고 있는 만큼, 경기장에서나 밖에서나 생활을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생긴다”라고 말했다.감회에 젖은 그는 “이렇게 프로에서 함께 뛰는 것이 후배들에게 영광이겠지만, 나도 영광이다. 나도 이승엽 선배를 따라간 것처럼, 후배들도 누군가의 우상이 돼서 사진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라면서 “경기장에서나 밖에서나 팬들과 함께 잘 어우러져 열심히 뛴다면 기회는 충분히 온다.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멋진 선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웃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3.29 06:30
프로야구

두산 허경민 “야구 제일 잘하는 친구 오지환, 유격수 최고 금액 받길”

프로야구 1990년생들은 '황금세대' 로 꼽힌다. 2008년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이끈 이들은 프로 입단 후 각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특히 당시 '4대 유격수'로 불렸던 허경민(두산 베어스·33) 오지환(LG 트윈스·33) 김상수(KT 위즈·33) 안치홍(롯데 자이언츠·33)의 활약이 남다르다. 20대 커리어부터 화려했다. 김상수는 '삼성 왕조'의 주전 유격수였다. 안치홍은 3할 타율과 20홈런을 치는 리그 최고 공격형 2루수로 성장했다. 허경민은 '두산 왕조'의 주전 3루수가 됐다.이들이 맺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은 이들의 커리어를 증명해준다. 가장 먼저 FA 자격을 얻은 김상수는 30대 초반 나이에 두 번째 FA 계약을 맺었다. 안치홍은 롯데와 2+2년 총액 56억원 계약했다. 56억원을 모두 수령하려면 구단과 상호 동의 하에 2년 옵션을 시행해야 했는데, 이적 후 호성적을 기록해 이를 이뤄냈다. 2020년 후 두산과 재계약한 허경민은 4+3년 총액 85억원으로 동기들 중 가장 큰 계약에 사인했다. 네 명 모두 커리어가 쟁쟁하지만, 최근 활약은 오지환이 으뜸이다. 오지환은 지난 시즌 타율 0.269 25홈런 87타점을 기록하고 개인 첫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동기 내야수들 중 유일하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승선했다.그런 오지환이 딱 하나 동기들보다 아쉬운 게 FA 계약이다. 그는 지난 2019시즌 종료 후 LG와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했다. 그가 6년 계약을 희망한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갑작스럽게 FA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예상 이하의 금액만 받고 친정 팀에 남았다.그랬던 오지환도 '돈복'이 찾아올 전망이다. FA 재취득까지 1년을 남긴 오지환과 LG는 최근 다년 계약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계약 규모가 6년 1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잠실 라이벌'로 경쟁해왔지만, 허경민은 친구의 희소식에 망설이지 않고 기뻐했다. 그는 16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창단 기념식 행사 후 기자회견에서 "오지환이 작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걸 보고 정말 기뻤다. 몇 년 전부터 얘기해왔지만, 오지환은 한국에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유격수다. 그걸 증명해낸 그가 정말 대단하다"며 "다년 계약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가 앞으로 다른 유격수들도 깨기 힘든 금액을 받았으면 좋겠다. 오지환은 그만한 능력이 있고, 결과도 냈다"고 치켜세웠다.허경민은 이날 2023시즌 주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그는 "주장 말에 힘이 실리려면 성적도 나야 한다"며 "내가 야구를 정말 잘했을 때(2018년) 계셨던 고토 고지 타격 코치님, 조성환 수비 코치님께서 오셨다. 나한테 큰 힘이 되셨던 존재들이다. 올해 나 자신한테 기억에 남을 시즌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허경민은 “나도 골든글러브를 받은 지(2018년 수상) 올해로 5년 차가 됐다. 올해는 꼭 시상식에 가고 싶다”며 “2등만 되도 가겠는데 성적이 안 되니 그러지 못했다. 올해는 꼭 갔으면 좋겠다. 2등은 되어야 갈 명분이 있지 않을까”라고 웃었다.차승윤 기자 2023.01.17 18:25
프로야구

[이형석 리플레이] 청대 4번타자→잠실구장 지배 "14년 만에 타격 욕심이 생겼다"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18세 이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국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SSG 랜더스) 등이 나선 2006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우승했다. 당시 성영훈(2009년 두산 베어스 1차지명)이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가운데, 고교 4대 유격수로 평가받던 오지환(LG 트윈스)과 허경민(두산 베어스), 안치홍(롯데 자이언츠), 김상수(삼성 라이온즈)의 활약에도 이목이 쏠렸다. 당시 청소년 대표팀의 4번 타자가 바로 오지환이었다. 그는 결승타 2개를 포함해, 타율 .375 6타점 8득점으로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LG는 2009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오지환이 '대형 유격수'로 성장하길 희망했다. 오지환이 '공격 본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14일 기준으로 올 시즌 61경기에서 타율 0.250 10홈런 3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홈런이다. KT 위즈 박병호(17개)가 홈런 부문에서 독주하는 가운데, 김현수(LG)·오재일(삼성·이상 11개) 등 공동 2위(총 5명)에 올라 있다. 쟁쟁한 홈런 타자 틈바구니에서 오지환은 공동 7위다. 2위 그룹과 불과 1개 차이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그의 활약이 특히 돋보인다. 올 시즌 10개 구단 선수 중 잠실구장에서 가장 많은 7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LG와 두산 선수 중 잠실구장에서 장타율이 0.457로 가장 높다. 두 번째가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잠실구장 6홈런·장타율 0.438)이다. 오지환은 KBO리그에서 보기 드문 '홈런 치는 유격수'다. 어느 포지션보다 유격수는 수비가 훨씬 중요하다. 내·외야를 통틀어 처리하는 타구가 가장 많다. 수비 범위도 넓어 체력 소비가 크다. 오지환도 "항상 첫째는 수비라고 여겼다. 방망이는 덤이라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소년대표팀 4번 타자를 맡을 만큼 '한방'을 갖춘 오지환은 늘 장타 욕심이 있었다. 그는 "1군 선수는 모두 수비력이 뒷받침되기 마련이다. 내가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장타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절실했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지난해까지 6차례나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돌파했다. 2016년에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유격수로는 최초로 한 시즌 20홈런을 달성했다. 올 시즌은 가장 빠른 페이스로 홈런을 추가하고 있다. 오지환이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이 아닌 다른 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홈런을 쳤을 것이다. 바뀐 자리가 오지환의 공격 본능을 깨웠다. 오지환은 최근까지 2번 또는 하위 타순에 배치됐다. 하지만 LG가 지난겨울 4년 총액 6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박해민을 영입해 2번 타자 고민을 해결했다. 오지환은 5번으로 상향 배치됐다. 오지환은 "5번 타자로 들어서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중심 타선에 포진하려면 장타력이 필요하지 않나"라며 "동료들이 앞에서 잘해주니, 난 뒤에서 장타를 치면서 해결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좋은 동료들 덕분에 홈런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부터 주장까지 맡아 책임감이 커졌다. 선수단을 잘 이끄는 최고의 방법은 뛰어는 성과를 내닌 것이다. 그는 "팀에 영향력이 큰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결승타 9개로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1-0으로 앞선 3회 말 3타점 2루타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가 홈런을 때린 10경기 가운데 LG는 7경기를 이겼다. 그는 "예전에는 3안타를 쳐도 다음날에 다시 못 치는 날이 많았다. 타격에서 '퐁당퐁당'이 심했다"며 "올 시즌은 확실히 다르다. 상승세가 이어진다"고 반겼다. 김현수가 건넨 방망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오지환은 평소 무게 860~870g, 길이 33.5인치 배트를 썼는데 김현수가 건넨 것은 880~890g, 34인치다. 더 무겁고 더 길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도 작용한다. 단순히 방망이 무게만 늘어나면 지칠 수 있어서 체력 훈련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지환은 "입단 14년 만에 처음으로 타격 욕심이 생겼다"고 말한다. 스포츠1팀 2022.06.15 09:36
야구

이정후, 선수들이 뽑은 최고의 선수 등극

프로야구 선수들이 뽑은 최고의 선수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였다. 이정후는 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1 플레이어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155득표를 기록한 이정후는 강백호, 고영표(이상 KT 위즈), 최정(SSG 랜더스), 원태인, 백정현(이상 삼성 라이온즈) 등을 제치고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이정후는 123경기에 나와 타율 0.360으로 타격왕이 됐다. 그 외 7홈런, 84타점, 167안타, 78득점 등으로 활약했다. 외야 수비도 뛰어났다. 이정후는 "KT 우승을 축하해주고 싶어서 소감에 언급했다"면서 "상 받으니까 계속 상 타고 싶다"고 웃었다.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는 지난 2013년부터 이어져 오는 선수협 시상식으로서, 프로야구선수들이 직접 투표하여 수상자를 선정한다. 동료가 직접 최고의 선수를 뽑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처럼 포지션별로 수상자를 선정했다. 또 수상자 선정기준에 수비이닝, 수비율 등 수비성적을 반영하는 등 기존 시상식과는 차별화된 시상식을 시도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제공한 수비 성적(50%)과 선수들의 온라인 투표(50%)를 합산해 수상자를 정했다. 과거에는 선수들의 현장 투표로 이뤄졌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전 온라인 투표로 진행됐다. 리얼글러브 외야수 부문은 최지훈(SSG), 구자욱(삼성), 배정대(KT)가 탔다. 1루수는 강백호(KT), 2루수는 김상수(삼성), 3루수는 최정(SSG), 유격수는 오지환(LG 트윈스), 투수는 고영표(KT), 포수는 강민호(삼성)가 수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온라인 유저들이 직접 투표한 스타 플레이어상은 강백호가 받아 2관왕에 올랐다. 박소영 기자 2021.12.01 16:44
야구

'실패한 포수' 김재윤이 마운드에서 때려낸 인생 역전 만루홈런

첫 시작은 포수였다. KT 위즈 오른손 투수 김재윤(31)은 휘문고 재학 시절 '수비 잘하는 안방마님'이었다. 2008년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선 주전 포수로 허경민(두산 베어스) 김상수(삼성 라이온즈) 안치홍(롯데 자이언츠) 등과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차가웠다. 친구들이 하나둘 프로의 꿈을 이룬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낙방했다. 타격이 되지 않는 '수비형 포수'에 주목하는 구단이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능성을 높게 본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구단과 계약금 15만 달러(1억7000만원)에 사인, 혈혈단신 태평양을 건넜다. 김재윤은 미국에서도 실패했다. 수비가 안정적이고 어깨도 강한 포수였다. 하위 싱글A에서 뛴 2011년에는 도루 저지율 30%(저지 16회)를 기록했다. 문제는 역시 타격이었다. 마이너리그 최저 레벨인 루키리그에서 타율 2할을 넘기는 게 버거웠다. 결국 더블A도 밟아보지 못한 채 2012년을 끝으로 귀국했다. 곧바로 육군 1군사령부 의장대에서 복무, 병역을 해결했다. 김재윤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해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에드먼턴 친구들'이 각 구단의 주전으로 활약할 때 최저연봉 2700만원을 받는 신인으로 어렵사리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의 야구 인생은 2015년 스프링캠프에서 바뀌었다. 당시 조범현 KT 감독은 김재윤이 투수로 대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재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분신이나 다름없던 포수 마스크를 벗었다.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은 180도 다른 선수가 됐다. 데뷔 첫 시즌인 2015년 42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4.23(44와 3분의 2이닝 70탈삼진)을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이 무려 14.1개로 40이닝 이상을 투구한 불펜 투수 56명 중 1위였다. 포수 시절 쌓은 경험은 '투수 김재윤'의 좋은 무기였다. 주자를 잡던 강한 어깨에는 묵직한 직구가 장착됐다. 현역 시절 포수였던 조범현 감독은 당시에 김재윤을 보며 "캐처(포수)를 해서 그런지 타자와 수 싸움에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볼카운트를 어떻게 해야 유리하게 가져갈지 알고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전력분석 파트에선 "묵직하고 볼 끝이 좋다. 포수 출신으로 팔도 길어서 메커니즘도 뛰어나다. (긴 팔을 이용해) 공을 끝까지 끌고 가서 때려내기 때문에 릴리스 포인트가 앞에 있어 타자들이 반응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김재윤은 투구 레퍼토리가 단순하다. 직구와 슬라이더 비율이 80%를 넘는다. 포크볼 비율을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마운드 위에서 '투 피치'에 가깝다. 구종이 단조롭다는 건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김재윤은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는다. 그의 우상이자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39·삼성)의 전성기를 연상시킨다. 지난 15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에선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6-1로 앞선 9회 등판해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져 탈삼진 3개로 퍼펙트하게 경기를 끝냈다. 김재윤의 야구 인생은 굴곡의 역사다. '수비형 포수'로 실패를 맛본 뒤 막내 구단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많은 고난이 있었다. 이 기간 김재윤과 KT는 함께 성장했다. 김재윤은 지난 9월 KT 구단 최초이자 리그 역대 17번째로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10월 "김재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KS 1, 2차전에 모두 승리한 KT는 통합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7전 4승제 시리즈에서 1·2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89.5%(19번 중 17회)에 이른다. 타석에서 경험하지 못한 김재윤의 인생 역전 만루홈런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편 KT는 17일 열리는 KS 3차전 선발 투수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예고했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했다. 수세에 몰린 두산은 아리엘 미란다를 내세운다. 미란다는 올 시즌 리그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에 오른 에이스. 특히 225탈삼진으로 최동원(당시 롯데 자이언츠)이 1984년 세운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탈삼진)을 새로 썼다. 하지만 어깨 통증 문제로 10월 24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공식전 등판이 없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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