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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박, 8년 묵은 갈증 풀었다... 단독 콘서트 ‘꿈처럼’ 성료

가수 존박이 8년의 기다림을 완성도 높은 라이브로 보답하며 ‘공연형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존박은 지난 12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단독 콘서트 ‘꿈처럼’을 열고 관객들과 만났다. 이번 공연은 2017년 ‘모노’ 이후 같은 장소에서 8년 만에 열린 단독 콘서트로,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이번 콘서트는 화려한 특수효과나 대형 영상 없이 풀 밴드 라이브와 보컬에 집중한 구성이 돋보였다. ‘블러프’로 포문을 연 존박은 ‘스킷’, ‘디엔디’ 등으로 재즈와 빈티지 팝의 색채를 선명히 드러냈고, ‘제자리’, ‘올 아이 원트’, ‘나이트크롤러’, ‘왜 그럴까’ 등을 오가며 서정과 에너지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중반부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러브 어게인’을 시작으로 캐럴 메들리를 선보이며 연말 분위기를 더했다. 존박은 “화려한 볼거리보다 음악과 호흡에 집중하고 싶었다”며 무대에 대한 진정성을 전했다.후반부에는 ‘폴링’, ‘비스타’, ‘스터터’가 이어졌고, 대표곡 ‘네 생각’에서는 관객들의 떼창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앙코르에서는 ‘세이브 아워 크리스마스’와 타이틀곡 ‘꿈처럼’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존박은 “앞으로는 더 자주 공연하고 싶다. 다음 무대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관객들과의 재회를 약속했다. 이번 콘서트는 존박이 하나의 장르이자 브랜드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한 무대였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12.2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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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 ㉒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팬메이드, 관행에서 산업으로

콘텐츠 산업은 대중의 관심과 반응이 콘텐츠의 성과와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결정적인 척도로 작동합니다. 대중의 반응은 소비로 이어지고, 광고와 투자 유치는 물론 궁극적으로 IP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 구조는 콘텐츠 산업을 규정하는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과거의 콘텐츠 산업은 제작자가 생산한 콘텐츠를 대중이 수용하는 단방향 구조로 작동해 왔습니다. 대중은 시청자 혹은 청취자의 위치에 머물렀으며, 그 반응은 시청률이나 판매량과 같은 제한된 지표를 통해서만 해석됐습니다.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으로 이 구조는 재편되기 시작했습니다. 대중은 더 이상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콘텐츠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여론을 형성하며, 나아가 콘텐츠를 재가공하고 재창작하는 주체가 됐습니다. 달리 말하면,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태그하는 소극적 참여형 콘텐츠 시대를 지나 현재는 밈(meme)과 쇼츠(shorts) 중심의 소비 구조로 전환되면서, 대중은 콘텐츠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적극적 참여자로 진화하게 된 것입니다. ◇ 콘텐츠의 새로운 흐름 : 팬메이드(Fan-Made) 이러한 점에서 팬메이드(Fan-Made) 콘텐츠는 이제 콘텐츠 확산의 원동력으로 하나의 문화가 됐습니다. 실제로 밴드 위아더나잇이 2015년 발표하고 이후 배우 김성철, 가수 십센치가 리메이크한 곡, ‘티라미수 케익’ 은 한 유튜버가 캐릭터 기반의 춤·연기 영상을 제작하는 3D 애니메이션 툴(tool) MMD(MikuMikuDance)를 사용해 중국 가수 ‘젓가락형제’의 ‘小苹果’ 안무를 결합한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고 챌린지되면서 재조명됐습니다. 또한 2001년 JTL이 발표한 ‘마이 레콘(MY Lecon)’ 역시 인도네시아의 한 DJ가 리믹스한 음원이 기아 타이거즈 치어리더들의 아웃송, 일명 삐끼삐끼 댄스에 사용되며 챌린지로 이어졌고, 원곡까지 재조명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안무가 ‘카니’가 유튜브 콘텐츠에서 한국어를 즉흥 랩처럼 암기해 만들어낸 안무로 인해 새로운 밈이 만들어졌습니다. 해당 음성을 유튜버 ‘행복한피자빵’이 추출해 비트를 붙이고 리믹스한 ‘매끈매끈하다’ 노래가 대중의 반응을 얻으며 챌린지 됐고, 이 역시 쇼츠와 밈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기획된 마케팅이나 홍보가 아닌 대중의 자발적 반응이 먼저 터진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이러한 사례는 음악이 더 이상 완결된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쇼츠와 밈, 팬메이드 콘텐츠를 통해 재가공돼 확산되고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팬메이드는 원작에 따라붙는 부차적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IP 가치를 형성하는 출발점으로 기능하며, 대중은 청취자의 위치를 넘어 참여자로서 유통과 소비의 주도권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 관행, 공정이용 VS 수익창출그렇다면 팬메이드와 2차 창작의 지점에서 저작권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 건가요? 그동안 이 질문은 ‘공정이용’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려져 왔지만, 이러한 인식이 반드시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국내 저작권법에서 공정이용은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됩니다. 인용·보도·교육 등 명시된 목적과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그 범위 또한 좁게 해석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음악 팬메이드는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특히 고도의 창작성이 수반되는 음악의 경우, 후렴이나 이른바 ‘킬링파트’와 같은 핵심 요소가 사용돼 사실상 원 저작물의 소비를 대체하거나 혼동을 야기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팬메이드는 법적으로 허용된 영역이 아니라, 원칙적으로는 권리자의 허락이 필요한 영역입니다.그럼에도 팬메이드 콘텐츠가 오랫동안 문제되지 않았던 것은 그것이 ‘공정이용’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문제 삼지 않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었기 때문입니다. 초기의 팬메이드 콘텐츠는 대체로 규모가 작고 비상업적이었으며, 홍보 효과의 실익이 권리 침해로 인한 부작용보다 크다고 판단됐습니다. 또한 불특정 다수의 팬메이드 콘텐츠 전반을 관리하기에는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했습니다.결국 그것은 팬메이드 콘텐츠를 지적할 권리가 없어서 문제삼지 않은 것이 아니라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한 선택이었으며, 법적 허용이 아닌 ‘관행’이란 단어 속에 유지돼 온 산업적 묵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오늘날 팬메이드 콘텐츠는 더 이상 소규모 ‘취미 활동’으로 볼 수 없습니다. 조회수 수백만을 기록하는 팬메이드 콘텐츠가 흔해졌고, 유튜브를 통한 글로벌 유통과 광고·후원을 통해 수익 창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최근 AI와 컴퓨터 과학을 통한 합성 기술의 확산은 이 문제를 단순한 관행의 영역을 넘어, 권리 침해의 영역으로까지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저작권의 보수성과 시장 경색의 딜레마이러한 맥락에서 저작권은 본질적으로 보수적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것은 권리 약화로 해석될 수 있고, 선택적 대응은 형평성 논란을 촉발하며, IP 관리 실패는 곧 투자 리스크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보수적 관리 기조가 강화돼 팬메이드 콘텐츠나 바이럴·쇼츠 생태계가 위축될 경우, IP 성장 통로 역시 좁아지고 결과적으로는 콘텐츠 시장 전반이 경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순간, 관행 속에서 묵인돼 왔던 영역은 언제든 법의 언어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이제 팬메이드 콘텐츠는 더 이상 ‘관행’으로 치부되던 치외법권 영역이 아니라, 관리돼야 할 음악 IP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전면 허용, 전면 금지라는 이분법이 아닙니다. 관건은 저작권의 보수성과 시장 친화성이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하나의 관리 구조 안에서 조정할 수 있는 균형을 설계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그때는 ‘추억’이었지만, 지금은 ‘산업’입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의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셰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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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복귀 뉴진스, 최전성기 블랙핑크 등 2025 가요계 10대뉴스 [연말결산②]

올해 가요계는 글로벌 무대를 뜨겁게 달군 K팝 기세에 힘입어 낭보가 쏟아졌다. 올데이 프로젝트, 키키, 코르티스 등 신인들도 훨훨 날아 올랐다. 하지만 악재도 있었다. 뉴진스는 전속계약 분쟁으로 약 1년간 개점휴업 했고,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사기적 주식거래 혐의로 경찰 포토라인에 서는 불명예를 안았다. 기쁨과 슬픔이 공존한 2025년 가요계를 되짚어봤다. <편집자 주> ◇ 뉴진스, 돌고 돌아 어도어 行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와의 법적 분쟁 1년 만에 다시 ‘본가’로 돌아왔다. 법원은 지난 10월 30일 뉴진스와 어도어 간 전속계약의 효력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달 어도어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어도어 측은 해린과 혜인의 복귀만 공식적으로 인정했을 뿐, 하니·다니엘·민지의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뉴진스는 지난해 8월 하이브와의 갈등 속에 해임된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같은 해 11월 어도어 귀책 사유로 인한 계약 해지를 주장하며 독자 활동을 예고했다. 그러나 지난 4월 가처분신청 기각부터 10월 본안 소송 패소까지 약 1년여간 이어진 소송에서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주며 모두 패소했다. ◇ 블랙핑크, 흩어져도 살고 뭉쳐도 산다그룹 블랙핑크는 팀 활동은 물론 솔로 행보에서도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며 글로벌 커리어를 확장했다. 로제는 지난해 10월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로 2026 그래미 어워즈에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제니 역시 첫 정규 앨범 ‘루비’로 미국 롤링스톤이 선정한 ‘2025년 최고의 앨범’에 이름을 올리며 음악적 완성도를 인정받았고, 리사는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본 어게인’으로 최우수 K팝 부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수 또한 최근 발표한 솔로곡 ‘아이즈 클로즈드’로 10월 22일 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72위로 진입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저력을 입증했다.블랙핑크로선 지난 7월 K팝 걸그룹 최초로 고양종합운동장 무대에 오르며 포문을 연 뒤, 전 세계 16개 도시에서 총 33회에 달하는 대규모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 골든 인기... 이거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골든’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최신 차트(12월 20일 자)에서 25주 연속 차트인에 성공했다.‘골든’은 앞서 핫100에서 8주 비연속 1위를 기록한 뒤, 테일러 스위프트의 신보 발매 여파로 한때 13위까지 내려갔지만 다시 최상위권으로 반등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골든’이 내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거머쥘지도 관심사다. ◇ 엑소, 왔다 원조 세계관돌‘초능력’, ‘늑대인간’ 등 K팝 역사에 굵직한 흔적을 남긴 엑소가 새 앨범으로 돌아온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와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첸백시(첸·백현·시우민)는 이번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엑소의 정규 8집 ‘리버스’는 내년 1월 19일 발매되며, 총 9곡이 수록된다. 이번 앨범은 2023년 7월 발표돼 통산 일곱 번째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정규 7집 ‘엑지스트’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정규 음반으로, 오랜 공백 끝에 이뤄지는 컴백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 주학년·MC몽, 원헌드레드와 잇단 결별지난 6·7월, 한 달 간격으로 원헌드레드 소속 아티스트 주학년과 수장이었던 MC몽이 잇따라 회사를 떠났다. 더보이즈 멤버였던 주학년은 일본 AV 배우와의 사생활 논란으로 그룹을 탈퇴하고 전속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MC몽은 “극심한 우울증과 건강 악화로 유학을 결정했다”며 사임 소식을 전했다. 그는 피아크그룹 차가원 회장과 함께 원헌드레드 레이블을 공동 설립했으며, 이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걸그룹 배드빌런 제작에도 참여한 바 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1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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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㉑-1. AI시대 ‘창작자 중심 거버넌스’ 구축은 어떻게? - 김형석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생성형 AI의 발전에 따른 급속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 ‘AI-저작권법 제도개선 워킹그룹’ 발족에 이어 올해 3월에는 ‘2025 인공지능-저작권 제도개선 협의체’로 확대 운영하며 AI시대 저작권 쟁점에 대응하고 있습니다.워킹그룹 및 협의체는 2023년 12월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통해 ‘AI 산출물에 인간의 기여가 있으면 기여한 부분만큼 저작권이 인정되지만, 그 입증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는 간단명료한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오히려 혼란의 출발점이 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제도 미비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AI시대의 저작권 논의 및 제도 구축이 법학자·정책 전문가 중심의 담론 속에서 진행되는 동안 정작 실제 저작물을 창작하는 창작자, 즉 ‘저작권자’는 논의 테이블에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논의의 시작부터 창작자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AI는 이미 음악 창작과 유통 등 산업 전 과정에 깊숙이 침투했으며, 관련 저작권 분쟁 역시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 이슈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보다 현실적인 소송 전략, 국제 협력 및 연대에 대응하기 위해 창작자가 논의의 주체가 되는 의사결정 구조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시급한 당면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이번 마지막 4회차에서는 AI시대 저작권 논의의 ‘창작자 중심 거버넌스’는 어떻게 구축돼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가 이 변화의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지를 KOMCA 회장 후보로 입후보한 김형석의 시각을 통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김형석(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1번)“KOMCA는 투쟁의 역사입니다. 저작권법이 있으니 그냥 돈이 들어오는 게 아니에요. 지금 역시 AI 얘기를 하고 있지만 이것도 투쟁의 역사예요.”그는 과거 KOMCA가 노래방 징수 문제로 현장에서 직접 충돌하며 권리를 확보해 온 역사를 예로 들었다. 저작권은 법이 자동으로 지켜준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싸움과 협상을 통해 확보돼 왔다고 설명했다. AI시대 역시 다르지 않다고 했다.김형석은 KOMCA는 더 이상 단순한 징수·분배 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음악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KOMCA가 국제 저작권 정책과 기술 표준을 논의하는 테이블에 직접 참여하는 플레이어가 돼야 하며, 지금이 협회 역사상 가장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AI 시대 ‘창작자 중심 거버넌스’ - 투명성, 대관 업무“KOMCA는 정말 중요한 기로에 서 있어요. 예전의 KOMCA로 쪼그라들 것인지 아니면 AI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서 디지털 Transforming에 맞는 새로운 저작권 수익 구조를 구축할 것인지.”그러면서 그는 논의 구조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전제돼야 하며, 기술변화보다 KOMCA의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창작자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가장 첫번째 조건은 투명성이에요. KOMCA가 높은 벽이 아니고 든든한 친구가 돼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투명하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예요.”뿐만 아니라 그는 협회의 재정 구조를 두고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KOMCA는 연간 4500억 원 규모의 저작권료를 징수·분배하는 조직으로, 실질적으로는 금융기관에 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감사·인사·회계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의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이전 KOMCA 규모가 크지 않았을 때는 (협회가) 사랑방 같았어요. 길드 혹은 유니온같이. 지금은 그 시대가 아닌데도 시스템은 수십년 전 그대로예요. 이제 시스템이 바뀌어야 합니다.”김형석은 전문경영인 제도의 도입과 금융기관 수준의 감사 체계, 외부 감사를 포함한 구조 개편 없이는 협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피력했다. 6만여 명의 회원을 대표하는 KOMCA 회장 직위 역시, 전문경영인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이사회 구조와 임기 중간 평가 등의 제도적 안전장치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KOMCA 미래 가치 - 디지털 기반 플랫폼 조직으로 창작자의 권리를 위한 투쟁그가 말하는 변화의 방향은 협회가 완전한 디지털 기반 플랫폼 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징수·전송·매칭·분배 전 과정을 디지털화함으로써, 회원 개개인이 자신의 저작권료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김형석은 이 변화 없이는 KOMCA가 미래 AI시대의 저작권 문제를 감당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물론 이러한 개혁에는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 그는 이 지점에서 협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투쟁’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다만 이 투쟁은 더 이상 소송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국제 규범 설정, 기술 표준화, 정부 정책 협상까지 포함하는 훨씬 넓은 차원의 싸움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재부도 가야 되고, IT 문제니 과기부도 가야 됩니다. 설득하고, 끌어오고 네트워크를 총동원 해야 되고요. 지난한 어떤 시도들이 있어야 합니다. 쉽지 않은 국제관계도 고려해야 해요. 지금 중국 저작권료는 징수가 되고 있지 않은데 해결해야죠. 그러려면 (중국) 선전부 사람도 만나야 하고요. 법을 제정하는 거나 시행령을 바꾸기 위해서 대관 업무가 필요한데, 문체부가 안된다고 하면 추진이 어렵거든요. 결국 이런 문제들을 끊임없이 테이블에 올려놓고 이야기해야 돼요. 우리의 권리를 위해서요.“김형석이 그리는 AI시대의 KOMCA는 방어적인 조직이 아니다. 국제 분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정부와 산업을 연결하며, 창작자의 권리를 구조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 전략 기구다.“권리는 남이 지켜주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 지켜야 하는데, 혼자서는 힘드니까 우리가 다 모여서 지키자는 게 KOMCA의 근본적 존재 이유입니다. KOMCA가 선도해야 합니다. 지금이 골든타임입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의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셰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1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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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㉑-2. AI시대 ‘창작자 중심 거버넌스’ 구축은 어떻게? - 이시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생성형 AI의 발전에 따른 급속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 ‘AI-저작권법 제도개선 워킹그룹’ 발족에 이어 올해 3월에는 ‘2025 인공지능-저작권 제도개선 협의체’로 확대 운영하며 AI시대 저작권 쟁점에 대응하고 있습니다.워킹그룹 및 협의체는 2023년 12월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통해 ‘AI 산출물에 인간의 기여가 있으면 기여한 부분만큼 저작권이 인정되지만, 그 입증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는 간단명료한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오히려 혼란의 출발점이 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제도 미비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AI시대의 저작권 논의 및 제도 구축이 법학자·정책 전문가 중심의 담론 속에서 진행되는 동안 정작 실제 저작물을 창작하는 창작자, 즉 ‘저작권자’는 논의 테이블에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논의의 시작부터 창작자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AI는 이미 음악 창작과 유통 등 산업 전 과정에 깊숙이 침투했으며, 관련 저작권 분쟁 역시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 이슈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보다 현실적인 소송 전략, 국제 협력 및 연대에 대응하기 위해 창작자가 논의의 주체가 되는 의사결정 구조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시급한 당면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이번 마지막 4회차에서는 AI시대 저작권 논의의 ‘창작자 중심 거버넌스’는 어떻게 구축돼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가 이 변화의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지를 KOMCA 회장 후보로 입후보한 이시하의 시각을 통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이시하(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2번)“협회가 시대를 선도하진 못하더라도, 시대에 발맞추기라도 했다면 문체부가 이렇게까지 나설 이유는 없었을 거예요.”KOMCA는 올해 1월 문체부에 의해 ‘공식유관단체’로 지정됐으며, 급기야 지난 10월 국감에 출석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오랜 기간 계속 시정요구를 하고 조치를 취했음에도 따라오지도 않고 뭔가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공개적인 질타를 받는 상황까지 이르렀다.이시하는 이에 대해 연간 4000억 원 이상을 징수·분배하는 KOMCA의 재무 규모에도 불구하고 CTO(최고기술책임자)·CFO(최고재무책임자)조차 없는 현 상황을 짚으며 문체부의 강도 높은 개입이 불가피해진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더욱이 KOMCA 전체가 2025년 대한민국의 상식과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갇혀 있으며, 이 상태로는 국제적 AI 규범 변화 속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저작권 정책 논의의 장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 주관으로 AI 저작권 관련 각종 공청회와 학술회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창작자가 참여했다는 소식을 찾아보기 어렵다.“대한민국에서는 음악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녹아 들어가지 못해요. AI 문제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음악 산업 전반의 문제입니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나 행정하는 사람들이 와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들을 학술적이거나 행정적으로만 주고받으며 지지고 볶는 느낌이에요.”◇ 창작자가 주축이 되는 ‘상생협의체’의 구축이시하는 이렇게 창작자들의 목소리가 제외된 현재의 저작권 정책 논의를 ‘비현실적인 이야기의 반복’이라고 규정했다. 창작자, 행정, 법학이 각자 따로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정책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그가 제시한 해법은 저작권자를 중심에 둔 상생 협의체의 구축이다.“창작자를 주축으로 법학자, 그리고 문체부까지 상생협의체를 만들어서 같이 논의하는 구조가 1단계가 돼야 합니다. 법학자들이 창작 환경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데 이론을 가지고 ‘탁상공론’하는 것은 이미 많이 했잖아요. 창작자 중에서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여러 명 있어요. 문제는 ‘장을 깔아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KOMCA가 그 역할의 주체가 돼서 ‘목소리를 낼 장’을 만들어줘야 합니다”결국 그는 창작자가 정책의 소비자가 아니라 정책의 생산자, 즉 의사결정 과정의 한 축이 돼야 하며, 지금의 KOMCA가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행정 편의주의’에 있음을 지적했다.“무슨 일이 있을 때 ‘바깥 다른 나라 협회들은 어떻게 하는지 추이를 지켜보자’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부터 고민하고 빠르게 반영하는 KOMCA가 돼야 합니다”◇ AI 시대 권리를 지키는 방식,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직접 행동특히 해외 저작권 협회와 주요 글로벌 음반사가 학습 데이터 공개, AI 생성물의 권리 소재를 두고 연이어 소송을 제기하며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러한 흐름을 체감하기는 어렵다.이시하는 이에 대해 미국의 드라마 작가조합(WGA)의 집단 소송 사례를 언급하면서 ‘AI가 우리의 작품으로 학습했다면 우리는 평생 보상받아야 한다’는 미국 창작자들의 논리를 인용해 동일한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우선 ‘협상’하되 불응 시 ‘소송’을 통해서라도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회원으로 있을 때 답답해서 임원(이사)이 됐는데 이사가 되니 더 답답했어요. ‘회장이 돼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협회가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선거에 출마하게 됐습니다. 창작자의 불안감을 실제로 줄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탁상공론만 할 건가요?”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의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셰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1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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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부부’ 가인·조권, 리메이크 음원 발표... 16년만

가수 가인, 조권 ‘아담부부가’ 16년 만에 뭉쳤다. 가인, 조권은 오는 17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컬래버레이션 음원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 (2025)’를 발매한다.‘우리 사랑하게 됐어요’는 지난 2009년 가상 결혼 프로그램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2’에서 가인과 조권이 듀엣곡으로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은 곡이다. 두 사람은 16년이 지나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를 다시 부르며 완성도를 한층 높인다.특히 가인과 조권은 2009년의 추억을 그대로 복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흐른 시간만큼 시간의 결을 담아 더 깊어진 감성으로 곡을 재해석했다. 가인의 담백하면서도 농도 짙은 보컬과 조권 특유의 부드럽고 단단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또 다른 성숙함을 선사할 예정이다.이치조 미사키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여학생과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고 있는 평범한 남학생의 풋풋하고도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대세 배우 추영우와 신시아가 주연을 맡아 오는 24일 관객들과 만난다. 한편 가인은 지난 2006년 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로 데뷔 후 ‘프레이’, ‘엔드 어게인’ 등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2008년 2am 싱글 1집 ‘이노래’로 가요계에 데뷔한 조권은 최근 ‘사랑은 먼 길을 돌아온 메아리 같아서’, ‘혹시 니 생각이 바뀌면’, ‘너 말곤 다 싫다’ 등의 곡을 발매, 활발한 음악 활동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12.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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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⑳-2. AI가 학습한 음악 데이터에 대한 ‘인간의 기여도’ : 이시하

AI를 활용한 음악창작물은 100% AI가 만들어낸 생성물과 AI와 인간의 기여가 함께 반영된 ‘협업형 생성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분류할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국내의 저작권 정책은 후자, 즉 ‘인간 기여분’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해 저작물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본질적인 질문이 남습니다. 과연 AI가 만들어낸 부분은 ‘AI의 순수 창작물’인가?AI 모델은 수천만 곡의 인간 창작물을 학습해 만들어진 확률 기반 모델이며 스타일·코드·리듬·악기 구성 등 생성물의 음악적 특성은 결국 기존 저작물의 축적된 패턴을 재조합한 결과물입니다. 이 점은 넓은 의미에서 볼 때 AI가 창작한 부분 또한 ‘인간 창작물의 잠재적 기여’가 스며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이와 관련해 최근 국내외 음악 저작권 업계에서는 Suno·Udio 등 생성형 AI(GAI)가 특정 원곡을 몇 퍼센트 참고했는지, 또는 어떤 음악적 요소를 어느 정도 가져갔는지를 수치화하자는 ‘AI 어트리뷰션’에 대한 논의가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가 리드 어드바이저(수석고문)로 참여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던 국내 AI 음악 테크 기업 뉴튠(Neutune)이 발표한 논문 ‘From Generation to Attribution: Music AI Agent Architectures for the Post-Streaming Era’은, AI가 기존 음악을 참고해 노래를 생성한 경우 학습에 사용된 노래를 추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존 곡 작곡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방법을 제안하며 본격적으로 논쟁에 불을 지피기도 했습니다.그러나 여전히 AI 기업들이 학습 데이터 출처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는 이상 기여도 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현실론’과 기여도 측정(Attribution)은 이미 구현 단계에 있다는 ‘기술론’의 의견이 격렬하게 맞서고 있습니다.이번 세 번째 칼럼은 AI 생성물 속 ‘AI 기여 부분’에 잠재적으로 얽혀 있는 원저작자의 권리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아 데이터 투명성·책임 구조·보상 모델의 방향을 다루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필자는 ‘뉴튠’ 측과 직접 소통해 의견을 들었으며, KOMCA 회장 후보인 이시하의 견해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이시하(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2번)이시하는 AI 생성물의 ‘기여도 측정’ 방식에 대해 개념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현실성이 낮다고 진단했다.“AI를 활용한 곡이 나왔을 때 이 곡은 ‘어떤 노래를 몇 퍼센트 쓴 것 같다’를 곱결(아주 미세한 단위까지 1:1 대비하며 퍼센트를 산출하는 방식)로 계산하겠다는 건데, 그게 될까요?”이시하가 지적한 핵심은, 현재의 생성형 AI가 특정 원곡을 그대로 샘플링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많은 곡에서 추출한 통계적 패턴을 재조합하고 추론해 음악을 생성한다는 점에 있다. 그렇다면 기존 음악을 곡 단위로 직접 대조해 ‘몇 퍼센트 참고했는지’를 산출하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뉴튠은 ‘AI Attribution’의 개념을 통해 접근법을 달리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AI Attribution이란, 단일 곡의 기여도를 측정해 내는 기술이 아니라, 여러 곡의 구성 요소들이 AI 음악 생성 과정에 미친 영향의 정도(기여도)를 측정하는 기술입니다.”달리 말하자면, 기존 논의의 중심 주제인 ‘곡 단위 퍼센티지 산정’이라는 발상의 방향이 아닌, 멜로디·화성·리듬·악기·스템 등 음악 요소를 블록(block) 단위로 쪼개고, 이 블록들이 생성 과정에 얼마나 쓰였는지를 계산하는 새로운 프레임이라는 것이다.이시하는 “그 기술을 만드는 것도 어렵고, 퍼센티지가 산출됐다고 하더라도 논쟁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법적·사회적 수용 가능성 모두에 회의를 표했지만 뉴튠은 오히려 기존 저작물의 기여도 추적은 이미 구현 단계에 있으며 머지않아 블록 단위 분석을 기반으로 ‘100%의 정확도’까지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이시하는 기술적 가능성과 별개로, AI 사업자에게 데이터 공개와 책임 부과를 끌어내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한계도 짚었다.“(AI 사업자들에게 데이터 공개나 책임 부과를 끌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봅니다. 이미 많은 AI 회사들은 외부 저작물을 학습하지 않았고, 심지어 자체 고용 작곡가들을 활용해 구축한 내부 데모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등 법적 회피 전략을 만들어놨습니다.”이시하에 의하면, ‘AI기업의 불투명성’ 자체가 기여도 산정 논의의 가장 큰 장벽이다. 학습 데이터 출처가 ‘블랙박스’로 남아있는 한, 어떤 기술도 결국 ‘AI가 말해주는 것’ 이상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회의가 깔려 있었다.반면 뉴튠은 이 부분에서도 AI모델의 학습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아도 기여도 추적은 가능하다는 정반대의 관점을 제시했다. 뉴튠 측 설명에 따르면, AI Attribution은 Suno/Udio 등 기존 AI 모델의 내부를 들여다보지 않고도 구현할 수 있다. 즉 음악의 생성 과정에 블록 단위로 고유 식별 정보(block-level intrinsic attribution)를 심어두고, 이후 생성된 음원을 ‘musicDNA’ 기술을 통해 기존 음악의 구조적 요소와 매칭하는 이중 구조를 적용하는 것이다.◇ 구조적 한계를 넘어 : ‘정밀 추적’이 아닌 ‘포괄 보상’으로“AI 회사로부터 실질적 정보를 끌어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적 솔루션은, 데이터는 필요 없고 ‘일단 학습했잖아요’라는 사실 자체를 기준으로 보상 구조를 만드는 겁니다.”이시하는 이러한 기술적 솔루션이 이상적이라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구현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으며 KOMCA 회장 후보로서 현실적 해법을 제시했다. 유럽의 사적 복제 보상금 제도에 비유하며 공CD를 구매할 때 미리 저작권료가 부과되듯, AI 역시 학습을 전제로 일정 비율의 보상금을 납부하는 구조를 국내에 도입하자는 것이었다.“당신들(AI 모델)이 만든 생성물은 우리의 곡을 학습했고, 그 생성물이 기존 작가들의 저작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매출 대비 0.5%를 내라. 그 대신 KOMCA가 ‘이 회사는 창작자와 공존 가능한 AI 기업’이라고 인증해 주는 겁니다.”즉, AI 기업 개별 모델의 내부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원저작물별 기여도를 정밀 계산하는 ‘정밀 추적’과 그에 이어질 논란 그리고 지체될 ‘이상적이고 긴 싸움’의 시간 대신 “학습했다”는 행위 자체를 과세·징수의 근거로 삼아 포괄적이고 선제적인 보상 구조의 틀을 구축하는 것이 당면한 우선순위라는 구상이었다.그리하여 이 구조를 수용하는 AI 기업들에게는 창작자와 공존 가능한 AI 기업이라는 KOMCA 인증제를 도입해 산업 전반적인 동참을 유도하고, 그렇게 걷힌 재원은 작품 수·히트 지수·협회 공헌도 등을 점수로 환산해서 ‘AI 보상금’ 형태로 작가들에게 분배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정책 구상을 제시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쉐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과 베이비몬스터, 변우석 등 아티스트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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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⑳-1 AI가 학습한 음악 데이터에 대한 ‘인간의 기여도’ : 김형석

AI를 활용한 음악창작물은 100% AI가 만들어낸 생성물과 AI와 인간의 기여가 함께 반영된 ‘협업형 생성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분류할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국내의 저작권 정책은 후자, 즉 ‘인간 기여분’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해 저작물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본질적인 질문이 남습니다. 과연 AI가 만들어낸 부분은 ‘AI의 순수 창작물’인가?AI 모델은 수천만 곡의 인간 창작물을 학습해 만들어진 확률 기반 모델이며 스타일·코드·리듬·악기 구성 등 생성물의 음악적 특성은 결국 기존 저작물의 축적된 패턴을 재조합한 결과물입니다. 이 점은 넓은 의미에서 볼 때 AI가 창작한 부분 또한 ‘인간 창작물의 잠재적 기여’가 스며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이와 관련해 최근 국내외 음악 저작권 업계에서는 Suno·Udio 등 생성형 AI(GAI)가 특정 원곡을 몇 퍼센트 참고했는지, 또는 어떤 음악적 요소를 어느 정도 가져갔는지를 수치화하자는 ‘AI 어트리뷰션’에 대한 논의가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가 리드 어드바이저(수석고문)로 참여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던 국내 AI 음악 테크 기업 뉴튠(Neutune)이 발표한 논문 ‘From Generation to Attribution: Music AI Agent Architectures for the Post-Streaming Era’은, AI가 기존 음악을 참고해 노래를 생성한 경우 학습에 사용된 노래를 추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존 곡 작곡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방법을 제안하며 본격적으로 논쟁에 불을 지피기도 했습니다.그러나 여전히 AI 기업들이 학습 데이터 출처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는 이상 기여도 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현실론’과 기여도 측정(Attribution)은 이미 구현 단계에 있다는 ‘기술론’의 의견이 격렬하게 맞서고 있습니다.이번 세 번째 칼럼은 AI 생성물 속 ‘AI 기여 부분’에 잠재적으로 얽혀 있는 원저작자의 권리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아 데이터 투명성·책임 구조·보상 모델의 방향을 다루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필자는 ‘뉴튠’ 측과 직접 소통해 의견을 들었으며, KOMCA 회장 후보인 김형석의 견해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김형석(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1번)AI 음악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AI 기업들은 학습 데이터 공개 요구 자체를 회피하면서 정작 가장 근본적인 질문인 ‘이 음악은 무엇을 학습해 만들어졌는가’라는 학습 데이터의 투명성 논쟁은 이미 세계적인 이슈다. 그 여파는 국내 음악 저작권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밀려오고 있다.최근 국내의 한 AI 기업은 프랑스음악저작권협회(SACEM)로부터 “AI 학습 및 데이터 마이닝 목적으로 무단 복제하지 말라”는 경고 서한을 받고 ‘우리는 기존 저작물을 학습하지 않았고 자체 고용한 작곡가 30명의 데모를 활용해 자체 학습했다’고 반박한 사례가 공개되며 논란이 가중됐다.“그들의 말은 알겠어요. 그렇지만 저작권이라는 개념에서는 ‘우리 음악을 갖고 생성’한 걸로 봐야 합니다. 그들이 무엇을 학습했는지 우리는 확인할 수가 없어요.”김형석은 이 같이 일축했다.단순한 의심이 아닌, AI 기업의 학습 구조가 사실상 ‘블랙박스’인 현 상황에서 KOMCA를 포함한 어떤 기관도 실제 학습 데이터를 검증할 수 있는 기술적·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냉정한 현실 진단이었다.김형석은 최근 유니버설뮤직그룹, 워너뮤직그룹,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AI 음악 스타트업 ‘클레이’(Kley)의 사례를 대안적 모델로 소개했다.“클레이는 TDM(Text and Data Mining, AI의 대규모 데이터 학습 과정) 과정에서부터 Suno 같은 경우처럼 저작권의 개념 없이 학습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라이선스가 있는 음악을 승인받아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학습을 시켜서 빅데이터를 만들었어요. 이 솔루션은 작곡가 혹은 가수의 노래를 돈을 내고 쓰는 구조가 되는 거예요. 클레이를 이용해서 만들어낸 음원은 매출이 발생할 때 저작권료를 나누는 구조인데, 저는 이 사례가 양성화되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국내에서도 유사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기술적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국내 AI 음악 테크 기업 뉴튠은 필자에게 ‘AI Attribution 시스템’을 소개하며 AI를 사용한 음악 생성 과정 자체에 블록 단위 고유 식별 정보(block-level intrinsic attribution)를 삽입해 여러 곡의 특정 구성 요소들이 음악 생성 과정에 미친 기여도를 측정하는 기술이 구현 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국내외 저작권 협회·메이저 레이블·음원산업협회·DDEX 등과 함께 ISBC(Block 코드), BlockDB, Attribution Layer에 대한 표준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뉴튠이 실제 산업에서 작동 가능한 첫 구현체와 표준화 로드맵을 동시에 갖춘 유일한 플레이어임을 강조했다.◇ Knowledge에서 Wisdom으로 : AGI 시대, 저작권 관리 모델의 재설계김형석은 향후 AGI(범용 인공지능)가 현실화하면 과연 인간의 저작물이 앞으로도 효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학습데이터의 공개’ 혹은 ‘기여도 산정’이라는 기술적 논쟁에 앞서 저작권 체계의 생존에 대한 강한 위기의식을 표출했다. “Knowledge에서 wisdom 단계로 넘어가면 AGI(범용 인공지능)가 알아서 만들걸요? 지금이야 중간 과정에서 우리 저작물을 결합하고 분배하는 건데 조금 더 지나면 이 자체도 나노바이트로 쪼개질 겁니다.”그러면서 그는 현시점을 ‘창작의 방식이 달라지는 시대가 아니라 창작물이 소비되는 구조가 완전히 재편되는 전환기’로 규정하며 ‘누구의 곡이 몇 퍼센트 쓰였는가’라는 좁은 기술 논쟁이 아닌 AI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보다 넓은 시야에서 해석해야 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KOMCA가 저작권 생태계 구조 변화와 창작물 이용이 급증하는 AI 시대의 상황에 맞춰 원저작자에게 어떻게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 구조를 개편하고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그가 제시한 핵심 구상은 ‘IP의 블록체인화’로, 음악의 사용 이력을 체인 형태로 기록하여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파생 콘텐츠 속에서도 원저작자의 기여가 자동으로 계산되고 보상이 돌아오는 순환 구조의 구축이었다. 다만 김형석은 기술적 추적 시스템에만 기반하는 것이 아닌, 이미 KOMCA가 선행 AI 업체와 20% 요율로 계약을 체결한 사례를 언급하며 일정 비율을 ‘데이터 사용료’로 부과하는 보상 체계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예전에 SONY에서 ‘워크맨’이 나왔고 사람들은 공테이프에다가 음악을 녹음했어요. 그것에 대한 디바이스(워크맨) 제공은 SONY가 한 거잖아요. 그래서 JASRAC(일본음악저작권협회)에서 SONY한테 세금을 매겨요. 그게 ‘사적 복제 보상권’이에요.”AI 시대에는 이것이 ‘데이터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 구조를 데이터 세금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인간은 앞으로 (AI 시대에) 생산의 주체가 아니고 소비의 주체로 바뀌거든요. 그렇게 구조가 바뀌면 데이터세를 받는 거예요. TDM에 우리의 음악을 활용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요율 퍼센테이지 기준으로) 사용료를 받자는 거예요.”그는 KOMCA가 이미 AI 선행업체와 20% 요율 계약을 맺은 사례를 언급하며, 이를 문체부 등 정책 논의로 확장해 충분히 제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아직 법제화는 안 됐지만 현재 KOMCA는 AI 선행업자와 20% 계약을 했어요. 그 사례를 토대로 문체부랑 협의를 해서, 20%를 다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15%라도 학습 데이터료 형태의 세금을 받는 거죠.”이후 발생한 수익은 전송 데이터 기준으로 산정해, 저작권자에게 n분의 1 형태로 배분하는 새로운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책이라는 것은 이것은 맞고 이거는 틀리다, OX가 없어요. 풍선 같은 거예요. 이걸 누르면 여기가 부풀어 오르고… 이게 정책이고 밸런스예요. 현명하고, 안전하고, 빠르게, 어떤 정책을 1차적으로 만들어내느냐가 숙제인 거죠.”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쉐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과 베이비몬스터, 변우석 등 아티스트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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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 라이즈 어게인”..듀스가 돌아왔다 [줌인]

“네버 페이드 어웨이 위 윌 라이즈 어게인 / 네버 페이드 어웨이 무한을 향해” 1995년 정규 3집 ‘포스 듀스’를 끝으로 긴 쉼표를 찍은 전설의 그룹 듀스(DEUX)가 신곡 ‘라이즈’로 30년 만에 다시 날아 올랐다. 지난달 27일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듀스 4집 프로젝트 신곡 ‘라이즈’가 공개됐다. 이번 싱글은 듀스 특유의 뉴잭스윙 기반 사운드에 AI 보컬 복원 기술을 결합해 과거의 감성과 현재의 기술을 잇는 프로젝트로, 앞서 이현도가 예고한대로 30년 전 세상을 떠난 멤버 김성재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김성재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작업은 국내 최고 수준 음성 AI 전문기업 소리소리AI가 와이드컴퍼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듀스의 보컬 톤과 질감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AI 보컬 엔진을 공동 개발해 진행됐는데, 베일을 벗은 첫 결과물인 ‘라이즈’에는 김성재의 보컬 톤과 습성이 정교하게 담겼다. 이현도 역시 긴 세월의 흐름에도 변함 없는 음성으로 듀스의 ‘현재 진행형’ 행보를 단단히 받쳤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현도가 오래 전부터 마음 속에 품어 온 숙원이자 계획이었다. 그는 지난 9월 일간스포츠와 만났을 당시 “(김)성재가 정말 멋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작업 출발 계기를 전하며 “만약 해체하지 않고 1996년에 4집이 나왔으면 어떤 음악이었을까 하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현도는 “‘그냥 명예롭게 놔두지’ 등의 반응이 존재하는 것도 알지만, 그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다. 듀스가 듀스를, 듀스의 음악을 만들겠다는 것 그게 다다. 내가 즐겁고 좋으면 되는 거고, 듀스에 대한 아쉬움, 성재를 더 알리고 싶은 아쉬움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젝트는 AI 기술 발전 덕분에 음성은 물론, 실사에 가까운 영상으로도 김성재의 모습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종전 어떤 프로젝트와도 차별화된다. 이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엔 김성재의 목소리와 모습을 AI로 복원하는 데 대한 저항도 일각에 존재했으나 음원과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땅 위를 질주하는 이현도와 하늘을 비행하는 김성재가 지상에서 다시 만나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장면은 뮤직비디오의 백미다. 또 다시 만난 이들이 함께 달려 나가 하늘을 날아 오르는 장면 역시 인상적이다. 이현도의 손에 의해 곳곳에 새겨지는 붉은색 듀스 로고는 지난 날에도, 지금도 여전히 진취적인 듀스의 행보를 보여준다.또 “기나긴 어둠을 지나간 너와 나의 꿈 지금 오로지 필요한 건 단지 둘 한계란 없어 뛰어서 넘어버려”, “시간을 넘어 영원으로 나의 꿈을 지켜낼 거야 그 어떤 무엇도 저 알 수 없는 내일까지도 다 두렵지 않아 / 다 넘어설 거야” 등의 가사에선 1995년 ‘전략적’ 해체 후 불가항력에 의해 멈춰야만 했던 듀스의 시간을 오롯이 다시 듀스로서 이어가겠다는 이현도의 다짐도 엿보인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AI를 활용한 이번 신곡은 무리한 시도를 하지 않고 익숙한 음악 수준에서 결과물을 만들고자 한 기획과 편집으로 보인다. 팬들이 기억하는 듀스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결과물”이라며 “팬들에게 익숙한 범위 안에서 이어질 새로운 시도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30년 전 듀스의 감성과 질감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을 접목시킨 이번 듀스의 신곡이 그 시절을 살아온 4050 대중의 추억을 소환하고, MZ 나아가 젠지 세대에겐 한국에 뿌리내린 뉴잭스윙의 원류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함으로 다가가는 측면히 분명하다. 다만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소리는 비슷한데, 소리가 주는 느낌이나 감성은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인위적으로 다가오는 느낌도 있다. 중요한 건 이런 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라며 “현 디지털 세대는 이같은 작업 방식 자체는 익숙하게 받아들이겠지만 역으로 아날로그적 소비 패턴을 추구하는 측면도 있어 호기심 이상의 소비로 이어질지까지 장담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이번 듀스 4집 프로젝트는 듀스 멤버이자 총괄 프로듀서 이현도를 중심으로, SM엔터테인먼트에서 글로벌 프로젝트를 기획·프로듀싱한 공동대표 데이비드 최 그리고 하이브 출신 기술·비즈니스 고문 서우석이 함께 하는 와이드컴퍼니에서 진행했다. 와이드컴퍼니의 데이비드 최 공동대표는 “‘라이즈’는 단순한 신곡이 아니라 듀스의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며 “두 아티스트가 남긴 음악적 유산을 현대 기술과 방식으로 확장해 듀스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새로운 활동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뮤직비디오 작업은 디에이프스쿼드(The Ape Squad)와 협업했다. 듀스는 내년 상반기 중 신곡을 포함한 정규 4집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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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⑲-1 AI로 흔들리는 저작권 등록 시스템 : 김형석

AI를 둘러싼 기술 논쟁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동안, 음악 저작물 저작권 등록 절차에서 실제로 변화된 것은 단 한 가지, ‘AI를 사용하지 않았음’이라는 체크박스 한 칸입니다. 이 한 칸은 형식적으로 간단하지만 사실상 ‘창작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습니다.지금 협회와 위원회에는 AI 활용 여부를 검증할 시스템이 없으며 오직 창작자의 양심에 모든 것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사이에 AI가 만든 곡을 그대로 본인이 만든 작품이라고 주장하며 저작물로 등록해 버리는 일들이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지난주에 이어 두번째 주제로 ‘AI시대의 인간 창작 기여를 어떻게 증명하고 보호할 것인가’에 대해 KOMCA 회장 후보로 입후보한 김형석은 어떠한 입장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AI 활용 여부 입증의 부담, 메타데이터 제출 의무, 협회의 기술·제도적 대비, 인간 기여도 판단의 표준화 가능성, AI 생성물과 보조 창작물의 경계 등 지금 KOMCA가 마주한 가장 현실적인 쟁점들을 중심으로 짚어봤습니다.◇ 김형석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1번)김형석은 ‘AI를 사용하지 않았음’이라는 체크박스 한 칸과 관련해 ‘정리되지 않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과도기적 조치’라고 규정했다.“어떤 부분에서는 회색지대인 측면이 있어요. 과도기적인 부분이에요. 기술적으로 AI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하기도 뭐하고….”그가 말한 ‘회색지대’란 창작자도, KOMCA도, 저작권위원회도 어느 지점에서 AI가 ‘도구’인지 ‘창작자’인지 판단할 수 없는 현재의 제도적 공백 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AI시대의 음악 창작은 초기 시장이고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기에 이제 정책적으로 더 세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도 김형석은 AI 음원을 식별하는 기술적 지점에 대해서 현실적인 한계 및 충돌이 있음을 지적했다.“AI 음원의 시작은 ‘스…’ 하는 소음(주파수)이에요. 나무를 깎아서 조각하는 것처럼 그 주파수를 조각해서, 알갱이같이 토큰화된 것들이 결합한 형태이기 때문에, 퀄리티가 좋아지고 디테일해져도 결국 소음을 갖고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 ‘소음’이 잡아내는 하나의 방법이에요, 그런데 인간이 (AI로 음원을 생성해서) 그대로 연주해서 발표하면 그 소음도 없는 거죠.”김형석은 “대안은 결국 ‘AI냐, 아니냐’를 가려낼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아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리고 지금 계속 기술이 가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어떤 조치를 취한다면, 그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상 법제화나 기준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창작자에게 아무리 입증 데이터를 요구해도, AI와 인간 기여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기술 자체가 완성되지 않은 현실에서는 제도적 기준을 만드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며, 어떤 규정을 만들어도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DSP(디지털 신호 처리장치) 업자들이나 유튜브는 수수료를 받고 있으니까 굳이 제한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러니 작곡가의 양심으로 ‘이거 AI로 만든 거야’라고 말하겠어요? 그냥 자기 이름으로 내는 거죠.”기술적으로 AI를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플랫폼은 AI 음원을 거부할 이유가 없기에, 지금의 제도로는 AI와 인간 창작을 명확히 선별하기 어려운 한계를 지적했다. ◇ 인간의 창작적 기여 입증“아직은 거기까지 충분히 생각 못했습니다. 솔직하게.”김형석은 AI시대, 인간의 기여 검증 문제를 묻자 고개를 저었다. 단순한 준비 부족에서 나온 회피가 아니라, ‘기준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인프라 자체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구조적 이유였다.“일종의 기준 양식이 있어야 해요. 예를 들면 해외 음원 사이트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 곡을 연결할 때 쓰는 AVI(방송·영상에서 음원을 식별하는 큐시트 시스템), 혹은 CWR(전 세계 저작권 단체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메타데이터 포맷) 같은 국제 표준이 있거든요, 작곡 도구, 작사 도구 같은 정보들을 표준화해 코드로 맞물리게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 단계까지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카오스 상태예요.”AI시대의 새로운 창작 방식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려면, 이를 담을 ‘국제 표준 데이터 구조’가 먼저 필요하지만 아직 그런 기준이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지금은 규범을 만드는 토대조차 구축되지 않은 ‘무규범 시대’라는 것이다.◇ 메타데이터 의무화 논쟁, KOMCA의 방향성은?지난 6월 한국저작권위원회의 ‘등록은 가능하지만 사람이 기여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는 입장 이후 AI 기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창작 전 과정의 메타데이터 제출’의 의무화 혹은 작업로그·프롬프트·프로젝트 파일 등을 보존하게 하자는 제안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형석은 이러한 접근법 자체가 현장의 실제 조건과 충돌한다고 지적했다.“AI로 음악 뽑아서, 그대로 사람이 실제 연주하면 AI 음원인지 아닌지 모르잖아요. 그걸 입증하는데 ‘녹음실에서 녹음했다’. 혹은 ‘(미디로) 작업했다. 데이터 혹은 그에 준하는 어떤 양식을 제출해라’라고 하면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요?”입증 체계를 강화하자는 업계 논의와 달리, 김형석은 입증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에서 절차만 복잡하게 만드는 방안은 실효성도 낮고 저작자들의 현장 부담만 키운다는 현실적 문제를 지적했다.“AI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요. 데이터를 다 보존해야 하고 AI인지 아닌지 입증해야 하고…. 이런 절차들이 쉽지 않은 거죠. 내가 AI로 뽑아서, 다 똑같이 재녹음하거나 미디로 다 찍어 내 창작물이라고 한다면 방법이 없어요. 6만 명 되는 작가들 컴퓨터를 다 조사해 볼 수도 없는 거잖아요.”그는 또한 등록 절차가 지나치게 비대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등록 절차가 더 까다로워지는 거잖아요. 그러면 KOMCA 입장에서 볼 때 기존에 없던 업무가 과도하게 생기게 될 것이고, 창작자 입장에서도 절차나 양식을 세부적으로 써야 하니까 등록이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게 되면서 결국 양측에 손해인 거죠.”실제로 메타데이터·작업 로그 제출을 시스템화하려면 인력과 조직 모두가 확장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로우 데이터 내고, 작업 과정 양식을 내더라도 실제 KOMCA에서 그것을 관리할 수 있는 전담 부서를 만들어 인력 충원을 하거나 아니면 그런 솔루션을 개발해서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어마어마합니다.”결국 입증 책임 강화, 메타데이터 제출 의무화, AI 식별 기술 도입 같은 방안은 논리적으로 들리지만 현재 기술·조직·예산·업계 구조의 조건에서는 작동하기 어려우며,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한 AI시대의 등록 시스템의 새로운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진단이었다.◇ 체크박스 너머의 위기… 저작권 관리 모델 재정의 필요“여기서 뒤처진다면 저작권협회에도 위기가 될 겁니다.”표현은 단호했지만, 그 이면에는 기술 변화가 KOMCA의 생존을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는 깊은 문제의식이 깔려 있었다. 기술이 제도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는 현 시대에 KOMCA 역시 과거의 중앙집중식 구조만으로는 AI 시대의 대변화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였다.그는 ‘입증 기준’의 세부 기술 논쟁으로 이 사안을 보지 않았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AI와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저작권 관리 생태계가 등장하면 KOMCA가 전통적으로 수행해 온 기능 자체가 축소되거나 재편될 수 있다는 구조적 위기 측면에서 인식했다.“여기서 도태되면… 블록체인이 디센트라이제이션(분권화, Decentralization)시키잖아요. 저작권협회가 빨리 선도해서 포지셔닝을 해야 합니다.”“AI가 음악을 만들어 유통하고 기록하고 정산하며 심지어 권리 보호 기준까지 바꾸고 있는 지금, 등록 제도는 더 이상 ‘형식적 체크박스’로 유지될 수 없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단숨에 완벽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현실적 한계를 통감하면서도 김형석은 이제 특정 기술 체제를 옹호하거나 배제하는 선택이 아니라, AI시대에 저작권 시스템이 직면한 구조적 변화에 맞춰 땜질식 보완보다는 새로운 저작권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구축할 ‘포지셔닝’이 바로 지금 시작돼야 한다는 절실함을 호소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쉐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과 베이비몬스터, 변우석 등 아티스트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0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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