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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스프링 송', 괴짜 감독 유준상…"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종합]
배우 유준상이 영화 '스프링 송'을 통해 괴짜 감독으로 변신했다.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스프링 송'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스프링 송'은 미완성곡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무작정 여행을 떠난 밴드 J n joy 20, 그들과 동행하게 된 세 남녀가 봄을 기다리며 부르는 특별한 노래를 담은 영화다. 배우 유준상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유준상을 비롯해 김소진, 정순원 등이 출연한다. 영화는 마치 현실 같다. 각자 자신의 역할을 맡으며 등장하는 페이크 다큐 형식을 택했다. 실제 뮤직비디오 제작 과정을 담은 듯한 이야기를 담아내며 현실과 비현실을 오간다. 영화 속에서도 괴짜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등장하는 유준상은 실제 '스프링 송'의 괴짜 감독으로 활약한다. 세 번째 장편 연출 영화 개봉을 앞둔 유준상은 "힘든 시기인데 관객 분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면서 "개봉을 앞두고 정말 기분이 좋다. 빨리 관객분들과 만났으면 좋겠다.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것과 스크린에서 만나는 것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설레고 떨린다. 기분 좋은 설렘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스프링 송'은 일본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다. 왜 후지산이었을까. 유준상은 이 영화에 담고 싶었던 이야기가 후지산을 닮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지산 정상에 눈은 항상 그대로 있더라. 내가 하고자 하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곳에서 이 이야기를 찍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영화 속 뮤직비디오 유준상 감독은 정해진 음악과 이야기도 없이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가는데, 실제 유준상 감독은 배우들에게 별다른 정보 없이 즉흥 연기를 요구했다고. 이에 "2년 전에 헌팅을 마치고 대본을 써놓고 음악을 미리 다 만들어놓았다. 그러나 배우들에게는 진짜 즉흥인 것처럼 했다. 배우들의 얼굴을 담고 싶었다. 김소진이 우는 신은 즉흥적으로 만든 것이었는데, 진짜 표정이 나와서 속으로 기뻤다"고 설명했다. 저예산의 무겁지 않은 작품이지만 상상치 못했던 배우가 나와 눈길을 끈다. 여러 영화에서 무게감 있는 역할을 주로 맡아온 김소진이다. 김소진은 유준상의 전화 한통에 일본에 왔다가 황당한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과 만나는 소진을 연기했다. 유준상이 언급했듯, 갑작스러운 오열신에서도 빛나는 연기 내공을 뽐낸다. 유준상은 "뮤지컬 '그날들' 하면서 김소진과 만났다. 김소진이 영화에 데뷔하기 전이었다. 그때도 멋진 배우, 좋은 배우가 될 거란 확신이 있었다. 더 잘되기 전에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나와 영화 한편 꼭 찍자'고 했다. 그렇게 캐스팅할 수 있었다"며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적절한 캐스팅 기회뿐 아니라, 일본 현지 날씨마저 매우 적절했다. 한정된 시간 안에 다양한 날씨를 담았는데, 운 좋게도 날씨 요정을 만났듯 했다고. 유준상은 "비 오는 장면과 눈 오는 장면이 꼭 있었으면 했다"면서 "기차를 빌려야하는데 시간도 없었다. 1시간 뒤 기차가 설지 안설지도 모르는 곳에서 우리끼리 촬영했다. 마침 비가 오는 중이어서 찍을 수 있었다. 눈이 오는 장면을 꼭 찍었어야 했는데, 계속 맑아서 걱정했다. 일기예보도 없었는데, 현지 분이 '내일 눈이 엄청 올 거'라고 하더라. 정말 눈이 미친듯이 오기 시작해서 '레디 액션'을 외쳤다. 1시간 만에 안 돌아오면 후지산에 갇힌다고 해서 미친듯이 찍었다. 정말 우리가 산을 내려오자마자 통행이 금지됐다. 다음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산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 상황들이 계속 됐다"고 했다. "영화를 언제까지 찍을 지 모르겠지만, 70살까지는 하지 않을까"라는 포부를 밝힌 유준상. "한편 한편 할 때마다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색이 나올 것 같다. 힘들지만 이겨내야 하는 과정이 저에겐 큰 숙제다. 잘 해보겠다"며 '스프링 송' 이후에도 이어질 활발한 연출 활약을 예고했다. '스프링 송'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14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