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포커스] 김광현 부상, 선발 보강 손 놓고 있던 STL의 위기
오프시즌 내내 선발 투수 보강에 소극적이었던 세인트루이스가 결국 역풍을 맞았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33)이 등 통증을 이유로 투구를 잠정 중단했다"고 14일(한국시간) 밝혔다. 김광현은 앞선 두 번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1.00(3이닝 10피안타 7자책점)으로 부진했다. 부상 정도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김광현의 개막전 출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광현이 개막에 맞춰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투구를 중단했다는 게 뼈아프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김광현이 (팀 동료인) 마일스 마이콜라스와 비슷한 운명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마이콜라스는 현재 어깨 통증을 이유로 투구를 중단한 상황이다. 부상 부위만 다를 뿐 김광현의 처지와 비슷하다. MLB닷컴은 지난 13일 '7~10일 정도 공을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콜라스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선 일단 구조적 손상이 발견되지 않아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워낙 민감할 수 있는 부위라 모든 게 조심스럽다. 2주 가까이 휴식한 뒤 상태를 다시 체크할 계획. 2018년 18승을 따낸 마이콜라스는 지난해 팔뚝 부상으로 MLB 단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팔뚝에 이어 어깨까지 아프니 구단엔 초비상이 걸렸다. MLB닷컴은 김광현의 부상 소식을 전하며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은 스프링캠프에 들어갈 때부터 의문점이 있었다. 이젠 더 많은 위험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겨우내 선발 투수 보강에 소극적이었다. 2019시즌 16승을 따낸 다코타 허드슨이 지난해 9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아 2021시즌 결장하게 됐다. 스윙맨으로 활약한 오스틴 곰버는 지난 2월 단행된 3루수 놀란 아레나도 트레이드 때 콜로라도로 이적했다. 올해 마흔 살이 된 아담 웨인라인트, 부상 경험이 많은 마이콜라스와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상태를 고려하면 외부 전력 수혈이 필요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웨인라이트와 재계약(1년 800만 달러)했을 뿐 별다른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세인트루이스가 관심을 보였던 제임스 팩스턴(시애틀)과 제이크 오도리지(휴스턴)는 다른 팀과 계약했다. 파격적인 움직임으로 리그 정상급 내야수 아레나도를 데려와 타선 보강엔 성공했지만, 선발 투수는 아니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일단 내부 자원으로 김광현과 마이콜라스의 빈자리를 채울 계획이다. 오른손 투수 다니엘 폰세 데 레온, 존 간트, 요한 오비에도, 제이크 우드포드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팀 내 '왼손 유망주 듀오' 잭 톰슨과 매튜 리베라토어 등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선발 경험이 부족하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노리는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 선발 투수 중 추가 부상자라도 나오면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선발 투수 영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후폭풍이 구단을 휘몰아치고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3.15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