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61건
국가대표

황선홍 감독은 ‘강인 앓이’… AG·올림픽 앞두고 애탄다

연령별 축구대표팀을 맡아 두 개의 큰 대회를 앞둔 황선홍(55) 감독은 고민이 크다. 대회 준비 시간이 부족해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황선홍호에서 에이스로 활약할 이강인(22·마요르카)의 합류 시점도 알 수 없어 속이 탄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U-24(24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예정이다. U-22(22세 이하) 대표팀과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황 감독은 3월 A매치 기간을 활용해 두 팀(각 25명씩 총 50명)을 이끌고 카타르 원정을 떠났다. U-24 대표팀은 카타르 프로팀 알 가라파와 연습 경기에서 1무 1패를 거뒀고, U-22 대표팀은 친선대회인 도하컵에서 우승이란 성과를 냈다. 올림픽팀은 만족보다 걱정이 앞선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지역 예선이 모두 9월에 열리는데, 선수들을 소집할 기회가 딱 2번(6월·9월)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카타르 원정을 마치고 취재진과 마주한 황선홍 감독은 “작년 6월 이후 24세(아시안게임)는 소집이 한 번도 없었다. 조직력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 멤버는 세 번째 소집이라 연속성이 있는데, 아시안게임 대표는 시간도 촉박하다”고 털어놨다.이번에 뽑힌 아시안게임 대표 25인은 대회 직전 바뀔 가능성이 크다.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는 22명이다. 이강인, 오현규(셀틱)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성인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비롯해 와일드카드(연령 무관) 셋이 합류하면 사실상 다른 팀이 된다. 황선홍 감독은 “계속 같이 하면 좋을 텐데, 오현규는 지난해 (9월) 화성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1-1 무) 때 한 번 했고, 이강인은 계속 못 만나고 있다. 빨리 만나서 함께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이강인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모두 나설 수 있다. 두 팀에서 중역을 맡을 공산이 크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을 핵심으로 여기고 ‘프리롤’을 부여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팀의 중심이 돼야 할 이강인과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 이후 호흡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6월, 9월 A매치 기간이 이강인을 불러 점검할 마지막 기회다. 이강인을 발탁하려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과 ‘교통정리’는 필수다. 황선홍 감독은 “상암에서 클린스만 감독님을 뵙고 상황을 말씀드렸다. 감독님도 6월이나 9월 전에 만나서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하자고 하셨다. 소통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과) 협력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동료들도 이강인의 합류를 고대하고 있다. 황선홍호의 에이스이자 이강인의 경쟁자인 고영준(포항 스틸러스)은 “강인이의 활약이 동기부여가 된다. 나도 (성인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강인이가 볼 소유, 패스가 좋아서 같이 뛴다면 내가 2선 침투를 잘해줄 것 같다”며 호흡을 기대했다.김희웅 기자 2023.03.31 09:03
스포츠일반

美 체조 여왕 바일스 ‘심적 스트레스’로 기권... 비난 아닌 박수 돌아왔다

미국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24)의 올림픽 6관왕 도전이 무산됐다.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기권했기 때문. 하지만 바일스의 결정에 미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 스포츠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바일스는 27일(한국시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단 한 종목만 뛰고 기권했다. 압도적 기량을 뽐내던 바일스의 부재에도 미국 대표팀은 남은 세 종목에 저력을 발휘했지만, 결국 러시아올림픽팀(ROC)이 간발의 차(0.8)로 169.528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ROC의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금메달 획득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미국 대표팀은 최종 점수 166.096점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164.096점을 기록한 영국 대표팀에게 돌아갔다. 이날 바일스는 기계체조 첫 번째 종목인 도마에서 13.766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바일스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여자 기계체조 6개 종목 중 4개 종목(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 금메달을 휩쓸었던 선수인 만큼, 이번 부진은 생각 외의 상황이었다. 바일스는 도마 경기 직후 기권을 선언했고, 팀 닥터와 경기장을 나왔다가 동료들을 응원하기 위해 돌아왔다. 이번 대회 최고의 기대주였던 바일스의 기권은 다름 아닌 심적 부담감 때문이었다. ‘체조 여제’라는 이름으로 받아온 압도적 스트레스가 바일스의 어깨를 짓누른 것이다. 미국 ‘CNN’은 바일스의 기권에 관해 보도하면서 그의 경기 후 기자회견 인터뷰를 보도했다. 바일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정신 건강에 집중해야 했다.”며 기권 이유를 밝혔다. 바일스는 “올림픽에서 정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스트레스가 높으면 기겁하게 된다. 나는 내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정신 건강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저 뒷자리에 앉아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나를 위해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일스는 인터뷰 도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바일스의 진심 어린 고백이 전 체육계를 강타했다. 체육계는 바일스가 말한 “다른 무엇보다 내 정신건강에 집중하고 싶었다”는 것에 찬사를 보냈다. 영국 ‘BBC’는 스포츠 인사들이 바일스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장 사라 허쉬랜드는 “바일스는 우리를 자랑스럽게 만들었다”며 바일스 결정을 지지했다. 그는 “다른 무엇보다도 미국 대표팀의 정신 건강을 우선시하겠다. 앞으로 나아갈 여정을 위해 미국 대표팀에 모든 지원과 자원을 아낌없이 제공할 것이며, 선수 개개인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메이카 체조 선수 다누시아 프란시스도 “바일스의 말은 모든 선수들에게 정신적 안녕이 그 무엇에도 우선시돼야 할 역량임을 상기시켰다. 그녀는 진실로 여왕이고, 최고다”며 바일스의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선수의 정신 건강 문제는 바일스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프랑스오픈 기간, 오사카 나오미(일본)는 기자회견 거부를 선언했다. 선수의 정신 건강을 중시하지 않는 대회를 꼬집은 발언이었다. 나오미의 발언이 많은 파문을 일었지만, 선수의 정신 건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올림픽 현장은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희소성 있는 대회에서 챔피언들이 모여 경쟁하기 때문에 압도적 무게감을 준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알리 라이즈먼은 선수가 느끼는 부담감에 대해 “마음이 아프고 끔찍한 일이다. 선수들이 평생 금메달을 위해 살고 있음을 잘 안다. 그래서 올림픽 경기에 망연자실하기도 하고 압도적인 무게를 느낀다. 이는 너무 큰 부담이다. 얼마나 많은 압박이 가해졌을까.”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올림픽 선수들도 같은 인간이다. 그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압박감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서지수 인턴기자 2021.07.28 10:51
스포츠일반

[송지훈의 축구·공·감] 승우야 승호야, 끝이 아니야

다음 달 개막하는 도쿄올림픽 남자축구에서 이승우(23·신트트라위던)와 백승호(24·전북)는 볼 수 없다. 김학범(61)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올림픽팀 2차 소집훈련 대상 선수 23명을 발표했는데, 두 사람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달 말 발표하는 최종 엔트리 18명은 2차 소집훈련 참가자 중에서만 뽑는다. 올림픽 출전 가능 나이(24세 이하) 선수 중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 두 사람이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하는 건 안타까운 소식이다. 두 사람이 빠진 게 가나와 두 차례 평가전(1차전 3-1승, 2차전 2-1승)에서 이들이 보인 경기력 때문이라고 단정해선 곤란하다. 김 감독은 가나전에 앞서 “훈련 프로그램을 체력 위주로 짰다. 체력을 바닥까지 떨어뜨린 뒤 선수들이 실전에서 어떻게 극복하는지 중점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극복’이라는 단어가 정성적인 것처럼 들려도 현대 축구에서는 지극히 정량적 개념이다. 최고조로 치솟은 심장박동이 정상 상태로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뛴 거리가 늘면서 평균 심장박동수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두 선수가 제외된 건 평가전 내용 뿐만 아니라 훈련까지 포함한 데이터 값에서 김 감독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두 선수의 커리어 로드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승우는 연령별 메이저 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모두 출전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인터뷰마다 “오랜 기간 해외에서 지낸 내게 태극마크는 특별하다. 국가에서 불러준다면 언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하지만 마지막 퍼즐이랄 수 있는 올림픽에 초대받지 못했다. 백승호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병역 혜택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앞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회 직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병역을 해결할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인 도쿄올림픽마저 인연이 닿지 않았다. 유럽 진출 재도전을 꿈꾸는 백승호에게 병역은 당분간 무거운 숙제가 될 것 같다. 좌절감이 클 텐데, 다행히 두 선수 모두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승우는 “속상하고 힘든 날이지만, 나보다 컨디션 좋은 선수가 (도쿄에) 가는 게 맞다. 감독님 선택이 옳다. 이젠 팬 입장에서 응원하겠다”고 썼다. 백승호는 “항상 그랬듯 무언가 끝나면 또 새로운 시작이 있다. 또 한번 잊고 싶지 않은 하루”라고 토로했다. 두 선수 모두에게 많은 팬들이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올림픽 출전 불발이 그저 ‘실패’로 남지 않으려면, 두 선수는 오늘의 아픔을 내일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이적을 모색하는 이승우는 모든 조건을 떠나 ‘꾸준히 뛸 수 있는 팀’을 찾는 게 급선무다. 전북에 자리를 잡은 백승호는 팀 내 국가대표급 동료들과 경쟁부터 이겨내야 한다. 두 사람 다 이제 20대 초중반이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여전히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송지훈 축구팀장 milkyman@joongang.co.kr 2021.06.18 08:19
축구

‘도쿄리’ 찔러주고 ‘달리기’ 끝냈다

도쿄 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시험 무대에서 올림픽축구대표팀(24세 이하)이 가장 확실한 득점 공식을 재현했다. ‘도쿄 리’ 이동경이 찔러주고, ‘달리기’ 이동준(이상 24·울산 현대)이 마무리했다. 김학범(61)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2차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1-1로 맞선 후반 20분 이동경이 침투 패스를 넣어줬다. 수비 뒷공간을 빠르게 침투한 이동준이 질주해 볼을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그라운드를 밟은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춰 득점포를 합작해냈다. 이름 앞 두글자가 같은 이동준과 이동경은 올 시즌 K리그1 울산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이동경 별명은 ‘도쿄 리’다. 이름이 올림픽 개최지 도쿄의 한자 발음(동경)과 같아서다. 엄청난 스피드를 지닌 이동준은 올림픽팀 동료들 사이에서 ‘달리기’로 불린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도 둘을 수시로 발탁해 가능성을 점검한다. 가나전은 30일 최종 엔트리(18명) 발표를 앞두고 치른 마지막 실전이었다. 12일 치른 1차 평가전(3-1승)의 선발명단 전원(11명)을 새 얼굴로 바꾼 김 감독은 벤치 대신 기자석에 앉아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쉼없이 메모하며 좀 더 높은 곳에서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했다. 0-0으로 맞선 전반 42분, 오세훈(22·김천)이 수비를 등지고 내준 패스를 조영욱(22·서울)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 포스트 맞고 나온 공을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이 왼발로 정확히 차 넣었다. 이강인(20·발렌시아)도 올림픽팀 데뷔전을 무난하게 마쳤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그는 그간 A대표팀으로 ‘월반’해 뛰었다. 김학범호 첫 출전이었지만, 클래스가 다른 킥 능력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전반 45분 비록 골키퍼에 막혔으나 왼발 프리킥 궤적은 아름다웠다. 왼발잡이이면서도 후반 16분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슈팅도 선보였다. 아무래도 올림픽팀에서 첫 실전이다보니, 전반 초반 호흡이 잘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에서는 ‘오프 더 볼(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효과적인 움직임과 정확한 슈팅이 필요하다. 김학범호에서 가장 치열한 포지션은 4-2-3-1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2선 공격수 자리다. 가나와 1차 평가전에서 김진규(24·부산)가 빛났고, 이날은 측면 공격수 이동준과 정우영,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과 이동경이 어필했다.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는 좌우로 벌려주는 김동현(24·강원)의 패스가 좋았다. 전반만 뛴 백승호(24·전북)는 경기 초반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어필했다. 후반 6분 실점 장면은 아쉬움을 남겼다. 역습 방어 상황에서 골키퍼 안준수(23·부산)가 볼 처리를 머뭇거리는 사이 공을 따낸 가나의 조셉 반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김 감독은 후반 중반 이후 이승우(23·포르티모넨세)와 이동경을 투입하고, 이동준을 최전방 공격수로 끌어올리며 전술에 변화를 줬다. 62분간 뛴 이강인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 감독은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겠다. 전체적으로 힘든 상황이었고, 몸이 무거웠다. 이겨내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팀은 22일부터 파주에서 2차 훈련을 갖는다. 그에 앞서 16일에 참가 선수 명단을 공개한다. 와일드 카드(25세 이상, 3명)을 포함한 최종 엔트리 18명은 30일에 발표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6.16 08:27
축구

올림픽팀서 처음 뭉치는 이강인-이승우-백승호

도쿄올림픽에 나서는 남자축구 대표팀이 젊은 스타 플레이어들의 합류로 주목받고 있다. 김학범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28명의 대표 명단을 지난 24일 발표했다. 이 선수들이 6월 12일과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나와의 평가전에 나선다. 이번 명단에는 이강인(20·발렌시아), 이승우(23·포르티모넨스), 백승호(24·전북)가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10대 시절을 유럽에서 보내며 ‘한국 축구의 미래’로 주목받았던 유망주 출신이다. 이강인과 이승우, 백승호가 올림픽팀에 동시에 소집돼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스 출신으로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 멤버이자 대회 최우수선수인 골든볼 수상자였다. 20세가 된 그는 올림픽 대표팀에 처음 선발됐다. 올림픽 대표팀을 건너뛰고 ‘월반’해서 그동안 대표팀 위주로 뛰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월 일본과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했을 정도로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 조율 능력과 직접 해결하는 능력까지 갖춘 이강인은 올림픽 대표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팀의 동료들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김학범 감독은 이강인에 대해 “측면과 가운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우리 팀에서는 어느 포지션이 최적인지 잘 찾아야 할 것 같다. 같은 포지션의 다른 선수와 경쟁력을 비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다. 당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서 김학범 감독과 함께했던 경험이 있다. 성인 대표팀에서 활약은 크지 않았지만,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언제나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으며 아시안게임에서의 경험이 올림픽팀에서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백승호는 이승우와 함께 10대 시절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뛰었던 유망주였다. 김학범 감독은 올림픽팀 주력 자원으로 백승호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그가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 올림픽팀에 선발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독일 2부 다름슈타트에서 출장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던 백승호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전북에 입단했다. 이들은 한때 크게 주목받고 빛났지만 지난 시즌 나름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강인은 팀에서 충분한 출장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발렌시아 현지 매체들은 이강인이 2020~21시즌 후 팀과 작별인사를 했고, 다음 시즌 새 팀을 찾을 것이라는 보도를 했다. 이승우는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에서 출장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고, 시즌 도중인 2월 포르투갈의 포르티모넨스로 임대 이적했다. 그러나 새 팀에서 거의 뛰지 못했고, 공격포인트도 없었다. 포르티모넨스에 완전 이적을 통해 남을지, 신트트라위던으로 돌아갈지, 혹은 또 다른 팀으로 갈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백승호 역시 전북 입단 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리그1의 라이벌 팀인 울산과의 경기에 아예 출장하지 못할 정도로 신임을 아직 얻지 못한 상태다. 이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소속 리그에서도 반전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올림픽 대표팀 최종명단은 6월 30일 전에 발표 예정이다. 이은경 기자 2021.05.27 06:07
축구

올림픽축구대표팀, 포항과 연습경기 3-1 쾌승

도쿄올림픽을 준비 중인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하 올림픽팀)이 제주 전지훈련 기간중 열린 첫 번째 연습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은 22일 제주 강창학공원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연습경기에서 오세훈(김천), 이동률(제주), 송민규(포항)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3-1로 이겼다. 올림픽팀의 첫 골은 전반 10분 만에 나왔다. 이상헌(울산)이 올린 크로스를 오세훈이 머리로 받아넣어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8분 포항의 이광준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35분에 이동률의 추가골을 앞세워 다시금 리드를 잡았다. 후반 종료 직전 송민규가 쐐기골을 터뜨려 스코어를 두 골 차로 벌렸다. 올림픽팀은 11일 강릉에 모여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19일부터 제주로 장소를 옮겨 다음달 2일까지 발을 맞출 예정이다. 26일에는 성남FC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갖는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1.01.22 16:47
축구

‘송범근 빛나는 선방’ 김학범호, 이집트와 0-0무승부

올림픽축구대표팀(23세 이하, 감독 김학범)이 아프리카의 강호 이집트와 고전 끝에 득점 없이 승부를 마쳤다. 올림픽팀은 13일 이집트 카이로의 알 살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집트 3개국 친선대회 첫 경기에서 홈팀 이집트와 0-0으로 비겼다. 14일 오후 10시에는 브라질을 상대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김학범 감독은 조규성(전북)을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하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2선에 김대원(대구)-이승우(신트트라위던)-정우영(프라이부르크) 조합을 가동했고, 중원에 백승호(다름슈타트)와 김정민(비토리아)을 나란히 세웠다. 포백 수비진은 왼쪽부터 김진야(서울)-김재우(대구)-김현우(NK이스트라)-설영우(울산)로 구성했고 송범근(전북)이 골문을 지켰다. 전반은 2선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살아나면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11분 김대원의 오른발 슈팅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돌파와 침투 패스를 앞세워 좋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서로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진을 교란한 김대원-이승우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였다. 후반 분위기는 달랐다. 강한 압박으로 무장한 이집트의 전술 변화에 김학범호 멤버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백승호와 김정민을 중심으로 한 빌드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패스미스가 속출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조규성을 빼고 천성훈(아우크스부르크)을 투입했다. 후반 20분 이승우와 김정민을 벤치로 불러들이며 김강산(부천)과 이수빈(전북)을 투입했고, 6분 뒤 김대원과 김현우를 빼고 조영욱(서울)과 김동현(성남)을 기용했다. 후반 막판에는 백승호와 정우영을 빼고 이동경(울산)과 송민규(포항)를 투입해 그라운드에 적응할 기회를 줬다. 이집트의 압박에 눌려 여러 차례 결정적인 위기를 맞은 김학범호는 수문장 송범근의 선방쇼 덕분에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전반 27분 아슈르의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송범근이 몸을 던져 손끝으로 쳐냈고, 전반 39분에는 모흐센과 일대일로 맞선 상태에서 슈팅을 막아냈다. 후반 11분에도 카림 알 에라키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송범근이 쳐내 한숨 돌렸다. 한편 이집트전 출전 선수 중 정우영은 독일 입국 시 격리 규정으로 인해 브라질전에 참여하지 않고 소속팀에 복귀한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0.11.13 05:30
축구

[닭띠 스타 인터뷰] 문창진 "왼발 스페셜리스트를 꿈꾼다"

"2017년 K리그 최고 왼발스페셜리스트를 노리고 있다."지난 5일 강원 강릉 씨마크호텔에서 만난 문창진(24·강원 FC)은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93년생 닭띠 문창진은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올해부터 강원에서 뛴다. 자신의 해를 맞아 새 출발을 하게 된 그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닭띠인 제가 닭의 해를 맞아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다."문창진은 이렇게 얘기하고는 통 크게 웃었다.작은 체격(170㎝·63㎏)에도 탁월한 볼 터치, 화려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왼발킥이 일품인 '테크니션' 문창진은 청소년 시절부터 이름을 날렸다.포항 유스팀 포항제철중과 포철공고를 거친 그는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에서 4골2도움을 폭발시키며 박주영(32·FC 서울)이 맹활약했던 2004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에 우승트로피를 안겼다.신태용(47·현 U-20 대표팀 감독) 감독이 지휘한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문창진은 변함없이 주축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는 올림픽팀의 일원으로 약 2경기당 1골(29경기·16골)의 뜨거운 골 감각을 과시하며 '신(申)의 남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반면 소속팀에서는 기를 펴지 못했다. 2012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그는 5시즌(총 69경기·10골)을 보내며 4골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없다. 지난 시즌도 23경기나 출전했지만 겨우 3골에 그쳤다.그런 그를 향해 포항 팬들은 '올림픽팀 전문'이라고 비꼬았다. 한때 '왼발의 달인'으로 통하는 염기훈(33·수원 삼성)을 이을 차세대 '왼발 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사라졌다.문창진이 새해 새 팀에서 '왼발스페셜리스트'를 꿈꾸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솔직히 올림픽팀에 비해 K리그에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제 마냥 어린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프로 6년 차 선수가 됐고, 이제는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올해를 기점으로 날아오르고 싶다." 그의 눈빛은 간절했다. 다음은 문창진과의 일문일답.- 새 팀에서 새해를 맞은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올해 강원에서 잠재력을 제대로 터뜨리고 싶다. 그동안 올림픽팀에서는 문창진이라는 이름 석자를 많이 알렸다. 이제는 K리그다."- 돌아보면 무엇이 가장 아쉽나."공격수인데 골을 많이 넣지 못한 게 아쉽고 팬들에게도 미안하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생각뿐이다. 게다가 연차에 비해 출전 경기수도 적다."- 올해 문창진은 어떻게 달라질까."거친 플레이보다는 테크닉 위주의 움직임을 선호해 '예쁘게 볼을 찬다'는 지적이 많았다. 플레이스타일을 완전히 바꿀 수 없겠지만 동계훈련을 통해 싸움닭 같은 면모도 갖출 것이다."- 올림픽팀에서 보였던 공격 능력도 보여줄 때다."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 우선 가장 집중하고 싶은 건 어시스트다. 동료들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최대한 양질의 패스를 내줄 생각이다. 한 가지 더 신경쓴다면 수비다. 나는 그라운드에서 워낙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선수다. 올해는 수비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래서 동계훈련이 무척 중요할 것 같다."- 강원 멤버 대부분은 이적생이다. 꼭 만나보고 싶었던 선수가 있나."(이)근호형이다. 근호형의 경기를 TV를 통해 많이 봤다. 나와 잘 맞아 꼭 같이 뛰어보고 싶었다. 후배들에게 조언도 많이 해주신다고 들었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빠른 시간 내 서로의 성향을 파악할 것이다."- 올림픽을 넘어 성인 대표팀에도 도전해볼만 하다."너무 가고 싶다. 하지만 강원이 우선이다. 새 팀에 와서 적응도 해야 하고 감독님의 성향도 파악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팀에 녹아들어 대표팀 승선도 노려보고 싶다."- 올해 목표는."왼발 하면 문창진이 떠오를 수 있게 만들겠다. 공격포인트도 데뷔 뒤 최고 기록인 골 7개, 어시스트 7개로 목표를 삼았다. 가장 중요한 건 부상이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강릉=피주영 기자 2017.01.11 06:00
축구

[닭띠 스타 신년 인터뷰] 류승우, “동생 권창훈·황희찬, 내게 자극이 된다”

"닭의 해를 맞아 저도 '싸움닭'으로 변해 보려고요."지난 2일 인천 영종도의 인천국제공항에서 헝가리도 출국하기에 앞서 만난 93년생 '닭띠' 류승우(24·페렌츠바로시)의 새해 다짐은 '전투모드'였다. 류승우가 올해 이렇게 선언한 것은 '재도약'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그는 새벽을 가장 먼저 알리는 닭의 기운을 받아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빌 일만 생각하고 있다."2017년, 왠지 느낌이 좋아요. 게다가 '붉은 닭'의 해라고 하니 힘이 더 솟는 것 같아요. 제 축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뛸 겁니다."류승우의 말투는 견고했다. 그는 3년 전 큰 기대를 받으며 유럽 무대로 진출했다. 2014년 1월 독일 분데스리가(1부리그) 바이어 레버쿠젠에 입단할 때마다 해도 당시 팀 동료이자 간판 골잡이였던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의 뒤를 이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리틀 손흥민'이 되는 길을 멀고도 험했다. 류승우는 2013~2014시즌 대부분을 벤치에서 보내며 정규리그 2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결국 2014~2015시즌에는 츠바이트리가(2부리그)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로 임대를 떠났다. 이곳에서 16경기 4골을 뽑아내며 존재감을 보였지만 레버쿠젠에는 자리가 없었다. 2015~2016시즌 전반기 내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류승우는 후반기 아르마니아 빌레펠트(10경기 출전)로 재차 임대 생활을 해야 했다. 그렇게 그는 지난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또다시 행선지를 고민했다. 레버쿠젠과는 2018년까지 계약돼 있지만 벤치에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에서도 러브콜을 받았지만 그는 지난해 9월 유럽의 변방 리그로 불리는 헝가리 리그 임대를 결정했다."지난 2~3년간 가치를 증명하지 못해 마음 고생을 했어요. 그래서 자존심보다는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곳을 찾았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페렌츠바로시에서 '재도약의 해'를 꿈꾸고 있습니다."'싸움닭'으로 변신을 꿈꾸는 류승우의 정유년이 궁금하다. '재도약'이 간절한 류승우는 다행히 페렌츠바로시에서 입지를 굳혔다.독일 국가대표 출신으로 함부르크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이상 독일)의 사령탑을 지낸 토마스 돌(51) 감독의 도움이 컸다. 류승우의 재능에 반한 돌 감독은 리우 올림픽이 직후 수 차례 레버쿠젠 구단에 전화를 걸어 임대를 추진할 만큼 적극적이었다.전폭적인 신뢰에 힘입은 류승우는 지난해 9월 정규리그 데뷔전인 MTK와 경기에서 데뷔 골을 쏘아올렸다.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는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며 현재까지 10경기(선발 6경기) 1골을 기록 중이다.국가대표급 동료들도 류승우를 돕고 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를 연고로 하는 페렌츠바로시는 정규리그 우승을 무려 29회나 달성한 '헝가리의 바이에른 뮌헨'이다. 지난 시즌에도 정상에 오른 페렌츠바로시는 '헝가리 박지성'이라고 불리는 졸탄 게라(38)를 비롯해 총 8명의 헝가리 대표가 포진해 있다. 다음은 류승우와 일문일답. -유럽 무대를 처음 밟던 2014년 1월의 류승우와 현재, 2017년 1월의 류승우는 무엇이 달라졌나."딱 한 가지, 승부근성이 생겼다. 이전의 나는 쉽게 물러섰다. 유럽 생활을 하며 승부근성이 없으면 버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래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 못하는 편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오기가 생겼다. 올해 '싸움닭'으로 거듭나려는 이유다." -헝가리 무대 적응은 마친 것 같다."헝가리 리그는 분데스리가보다 수준이 낮지만 템포가 빠르고 몸싸움이 거칠다. 감독님과 동료들 덕분에 빨리 익숙해 졌다. 독일은 텃세를 부리는 선수들이 적지 않은데 헝가리는 완전 가족 분위기다. 먼저 다가와서 말 건네 준다. 감독님이 독일 출신이라 의사소통도 편하다." -친한 선수도 많겠다."팀의 '맏형' 게라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다. 당시 한국 선수들과도 자주 마주쳐서 그런지 나만 보면 '안녀엉', '설기현' 등의 한국말로 인사한다. '설기현'은 발음이 마음에 들어 입에 붙은 한국말인 것 같다. 다른 선수들과 두루 친하다. 그런데 다들 한국어 발음이 안 되다보니 나를 부르는 이름이 제 각각인 게 재밌다. 류, 료, 리오 등으로 부른다.(웃음)" -올 시즌 목표는."10골을 넣고 싶다. 비록 현재는 1골에 머무르고 있지만 2월 재개되는 후반기가 남았다. 최대한 많은 골을 넣어 팀의 리그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다." 류승우에게는 유럽에서 자리잡는 것 외에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승선하는 것이다. 류승우는 올림픽팀의 핵심 멤버로 리우 올림픽에서 맹활약했지만 성인대표팀 경력은 아직 없다. -올해는 슈틸리케호 발탁도 생각하나."항상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목표다. 물론 작년 이맘 때는 리우 올림픽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올해는 다르다. 대표팀에 들어가고 싶다." -리우 올림픽에 함께 출전했던 권창훈(23·수원 삼성)과 황희찬(21·잘츠부르크)은 이미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동생들이지만 질투가 나기보다는 자극과 동기부여가 된다. 대표팀에 못 들어간 건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응원하면서 나도 대표팀에 뽑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외국 생활을 하다보면 어려움이 많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리를 즐긴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생긴 취미다. 직접 장을 보고 먹고 싶었던 것들을 직접 해 먹는다. 내 된장찌개와 참치볶음밥을 먹어 본 사람들은 칭찬 일색이다. 이제는 내 요리를 먹어 줄 여자친구만 있으면 좋을텐데….(웃음)" -2017년 각오는."선수가 가장 불행할 때는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다. 경기에 못 나오는 선수들을 보면 '내가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2017년 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활약하고 싶다. 붉은 닭의 해인데 대표팀 유니폼이 빨간색이라서 더 느낌이 좋다. '붉은 싸움닭'이 됐으면 좋겠다." 인천공항=피주영 기자 2017.01.09 06:00
축구

우리는 왜 '황희찬'에 열광하는가

사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한국 축구가 황희찬(20·잘츠부르크)에 '열광'하고 있다. 유망주였던 황희찬은 올해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한 이번 대회에서 그는 대표팀 연령대보다 3살이나 어린 막내였음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올림픽 본선행을 이끌었다.특히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나온 70m 폭풍 드리블은 '황희찬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였다. 리우 올림픽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8강행 주역이 됐다. 울리 슈틸리케(62) 대표팀 감독도 매료됐다.슈틸리케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9월 1일·중국), 2차전(6일·시리아)에 나설 대표팀 명단에 황희찬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슈틸리케 감독은 "빠른 스피드와 움직임으로 중국 뒤 공간을 허물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희찬은 생애 첫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다.왜 황희찬에 열광하는 것일까.많은 축구인들과 전문가들이 꼽은 결정적 이유는 '유니크(Unique)'다. 지금껏 한국 축구에 황희찬과 같은 유형의 공격수는 없었다. 그를 올림픽팀에 전격 발탁한 신태용(46) 감독은 "저돌적인 모습, 수비까지 가담하는 활동량 등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스타일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격수 루니와 비슷한 플레이를 한다"고 설명했다.안정환(40) MBC 해설위원도 "리우 올림픽 최고의 수확은 황희찬이다. 그의 스타일은 저돌적이다. 한국에 새로운 유형의 골잡이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한국에 없었던 새로운 유형이라 하면 웨인 루니(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루이스 수아레스(29·바르셀로나)와 같이 저돌적인 돌파와 과감한 플레이로 상대를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스타일을 말한다. 황희찬의 모습에서 세계 정상급 공격수들의 모습이 보인다는 의미다.한준희(46) KBS 해설위원에게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한 위원은 "황희찬은 매우 훌륭한 선수다. 지금 한국의 모든 선수를 통틀어 스타일이 가장 유니크한 선수다"며 "빠른 스피드와 기술력, 그리고 저돌적 몸싸움으로 수비를 뚫고 골 라인으로 전진하는 모습은 이전 한국 축구에서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이어 "박주영하고도 다르고 이동국, 김신욱, 석현준, 손흥민 등과도 스타일이 다르다"며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차범근, 최순호, 김주성, 황선홍 등 공격수들과 비교해도 다르다"고 덧붙였다.조금 더 전문적인 설명을 붙이자면 황희찬은 '윙포워드 성향을 탑재한 원톱'이다.그동안 골에 집중하는 전형적인 원톱은 많았다. 윙포워드는 측면 미드필더로서 공격수를 도와주는 역할에 치중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원톱이면서도 사이드까지 종횡무진 하는 스타일이다. 골도 넣고 도움도 올린다. '포지션 파괴자'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황희찬의 '유일함'이다. 한 위원은 "황희찬은 윙포워드가 내재된 원톱이다. 이전에 이런 스타일의 공격수가 한국에 있었다면 지금 황희찬에 이렇게 열광하지는 않을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님도 기존에 없었던 스타일을 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냉정하게 말해 황희찬은 골을 잘 넣는 공격수가 아니다. U-23 챔피언십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고 리우 올림픽에서도 한 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도 13경기에 나섰지만 득점은 하지 못했다. 공격수의 첫 번째 임무인 골을 넣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그런데도 그를 향한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이유가 있다. 바로 황희찬이 움직이면 동료들에게 찬스가 생기는 현상이다. 탁월한 어시스트 능력도 포함돼 있다.한 위원은 "U-23 챔피언십에서 황희찬이 골은 없었지만 그의 움직임으로 얻은 득점이 정말 많았다. 올림픽에서도 그랬다"며 "골수가 문제가 아니다. 동료에게 기회를 주고 어시스트를 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다. 축구팬들도 그런 모습을 봤다. 그래서 골은 없지만 그를 인정한다.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다"라고 분석했다.20세의 어린 나이로 약 7개월 만에 올림픽팀을 넘고 A대표팀까지 올라섰다. 황희찬의 비상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가 있어 한국 축구는 빛나고 기쁘다. 이름 '희찬(喜燦)'처럼.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6.08.25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