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준PO]오재원-페르난데스, 영웅 키워드는 '만회'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을 잡고, 100% 확률을 잡았다. 승부 관통 키워드는 '만회'다.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0 KBO리그 준PO 1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타선은 1회부터 득점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가을에 약했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시즌 내내 주전에서 밀려 있던 오재원이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1회부터 페르난데스가 터졌다.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나선 그는 LG 선발투수 이민호의 시속 142㎞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199안타를 치며 리그 최다 안타 부문 1위에 올랐다. KBO리그 데뷔 2년 차에 더 정교한 타격을 보여줬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야구에서 약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키움과 대결한 2019시즌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077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5타석 13타수 1안타에 그쳤다. 페르난데스는 1차전을 앞두고 진행된 공격 인터뷰에서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올해도 우승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했고, 이제 보여드릴 일만 남았다"며 '꼬리표' 삭제 의지를 드러냈다. 1차전뿐 아니라 시리즈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 투런포를 치며 자신의 다짐을 구현했다. 전화위복도 있었다. 두산은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지 못했다. 주전 2루수 최주환이 오른쪽 발바닥 족저근막염 부상을 입었고, 대타 대기했다. 오재원이 선발로 나섰다. 공격력 저하는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의미 있는 추가 득점이 오재원의 손에서 나왔다. 4회 말 무사 1루에서 김재호가 페이크 번트 앤트 슬래시를 성공시키며 1·3루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오재원이 이민호를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쳤다. 3-0으로 앞서가는 안타였다. 오재원의 '가을' DNA는 다시 한번 발휘됐다. 3-0, 리드가 이어진 6회 말 1사 2루에서 상대 투수 최성훈을 상대로 좌중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김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추가 2득점 모두 오재원의 손에서 나왔다. 첫 적시타 때 '홈런' 세레모니로 1루 쪽 두산팬을 열광시킨 그는 두 번째 적시타 때도 화끈한 제스추어로 두산 더그아웃과 관중에게 큰 기를 불어 넣었다. 오재원은 주전을 내준 채 맞이한 2019시즌 한국시리즈에서도 10타수 5안타, 5할 타율을 기록했다. 4차전 최우수선수(MVP)도 차지했다. 올 시즌도 주전은 아니었다. 주장 자리도 오재일에게 내줬다. 그러나 다시 한번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을 깨우는 활약을 보여줬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04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