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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팀 마지막 KS MVP 한유섬 “수상 한 번 해봤잖아요, 나눠서 해야죠”

한유섬(33·SSG 랜더스)이 4년 만에 한국시리즈(KS) 무대에 다시 오른다. 한유섬은 지난 2018년 당시 SK 와이번스(SSG의 전신) KS 우승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우승을 결정한 6차전 연장 13회 초 유희관을 상대로 결승 솔로포를 터뜨려 팀의 5-4 승리와 한국시리즈 4승(2패)을 이끌었다. 4년이 흘렀다. 당시 한동민이었던 그는 2020년 부상을 겪은 후 한유섬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31홈런 95타점을 치며 부활한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5년 60억원의 다년 계약을 맺고 팀 주장도 맡았다. 팀을 이끌면서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고, 타석에서도 21홈런 100타점(5일 기준)을 기록해 중심 타자 임무를 완수했다. SSG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건 지난 4일이었다. SSG 경기가 없는 날이었고, LG 트윈스가 패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서울 원정 숙소에 머무르고 있던 선수단은 '집관'으로 우승을 즐겼다. 한유섬은 “그 순간 잠시 좋았다. 시즌 초부터 힘든 여정을 거쳐온 게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와이어 투 와이어를 했구나'라고 잠시 기뻐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우승 자체에 감동한 건 아니지만, 개막전부터 시즌 마지막까지 1위를 지킨 자부심은 확실했다. 그는 “와이어 투 와이어를 이뤘다는 자부심은 나뿐 아니라 선수들, 코치진도 가지고 계실 것이다. 최초 기록은 정말 값진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 주장'이자 4번 타자였던 한유섬은 자신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고 했다. 한유섬은 “난 그냥 (특별한 공헌 없이) 올해 주장을 맡았을 뿐이다.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나를 올려준 게 아닌가 싶다"며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팀 밸런스가 좋았다. 누군가 안 될 때는 다른 누군가가 해줬다"고 떠올렸다. 투·타 역할 분담도 마찬가지다. 후반기엔 마운드가 흔들렸지만, 그만큼 타자들이 잘했다. 그는 "시즌 초중반 투수가 너무 잘 던져줬다. 투수들이 지치는 건 당연했고, 타자들이 득점 지원해서 (후반에도)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개인이 다 잘하면 항상 이길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그게 정말 힘든 스포츠 중 하나다. 올해 SSG는 밸런스가 잘 맞았던 팀 같다"고 설명했다. 주장 역할에 관해 묻자 한유섬은 “말수(조언)를 많이 줄이자고 생각했다. 후배들이 알아서 하도록 놔두다가 정말 이야기를 해줘야 할 때 한마디씩 했다"며 "잔소리로 들렸을 수 있지만, 편하게 (플레이)하고 부담은 선배들 몫이라고 (후배들을) 감싸줬던 것 같다”고 전했다. SSG에 남은 건 KS 우승이다. KS MVP(최우수선수)에 재도전할 것이냐고 묻자 한유섬은 “나는 한 번 해봤다. (동료들과) 나눠서 해야 한다. 시리즈에서 미쳐야 한다. 난 MVP를 받을 때 조금 부끄러웠다. 수상 욕심 없이 우승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07 09:55
프로야구

[IS 인터뷰]후반기 에이스 곽빈 “나에게 가졌던 의심, 믿음으로 변했다”

두산 베어스 곽빈(23)은 어느덧 '에이스'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투수로 성장했다. 곽빈은 9월 넷째 주 등판한 2경기에서 12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며 2승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이 기간 다승 1위. 일시적인 호투가 아니다. 그는 후반기 9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38을 올릴 정도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잠재력이 만개한 곽빈을 9월 넷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곽빈은 “이런 상을 처음 받아봐서 아주 놀랐다. 정말 감사하다”며 “화요일(20일 NC 다이노스전) 투구 수가 많았는데 결과가 좋았다. 그게 일요일(25일 한화 이글스전)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돌아봤다. 최고 시속 155㎞ 강속구를 구사하는 곽빈은 선발 첫 시즌인 지난해 심각한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9이닝당 볼넷이 7.21개에 달했다. 반면 올 시즌, 특히 후반기에 제구력이 좋아졌다. 직구는 물론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곽빈은 “내 피칭 밸런스를 찾으면서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직구만 마구 던지지 말고 더 똑똑하게 던지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속 140㎞가 넘는 슬라이더에 커브도 능숙하게 구사한다. 여기에 지난해 던져본 포크볼 대신 원래 구사하던 체인지업을 세 번째 변화구로 선택했다. 체인지업에 집중한 이유를 묻자 곽빈은 “원래 고교 때부터 던졌던 구종이다. 난 투구하는 팔 각도가 낮은 편인데, 그러면 포크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워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제구가 잘 돼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구를 찾아준 건 기술보단 멘털이다. 곽빈은 “올해 초만 해도 나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 이제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면서 멘털도 단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포수 박세혁도 곽빈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멘토다. 곽빈은 “세혁이 형은 아쉬웠던 경기가 있으면 다음 날 바로 이야기를 해준다. 경기 중 내 표정이 좋지 않으면 마운드로 올라와서 장난도 치며 웃게 해준다. 한 번은 마운드로 찾아와 영어로 내 이름을 부르면서 장난치신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과 초등학교 때부터 가까웠던 곽빈은 친구에게도 조언을 구한다. 곽빈은 “친구 사이여서 서로 칭찬은 잘 하지 않는다”고 웃으면서도 “우진이가 요새는 ‘네 공을 찾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 했다. 나름의 칭찬인 셈이다. 곽빈은 여전히 더 좋은 투수가 되길 원한다. 시즌 전 인터뷰에서 “볼넷이 많은 이미지로 굳어진 게 아쉽다. (타자를) 피하지 않고 던지겠다”고 했던 그는 “목표를 다 이룬 건 아니다. 이닝당 투구 수(평균 17.7개)가 좀 많다. 한 타석을 4구 안에 끝내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투구 템포도 좀 느리다. 외국인 투수로 온 브랜든 와델의 템포가 빨라서 지켜보게 되더라. (내가 던질 때) 수비하는 형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올겨울 목표를 묻자 그는 “(2022년은) 프로 입단 후 가장 많이 던진 해다. 회복에 집중하겠다. 내년에는 잔 부상 없이 좋은 폼을 풀 시즌 동안 유지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은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많은 주축 선수들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이적했고 올해 초에는 유희관, 지난 28일에는 베테랑 오재원이 은퇴를 선언했다. '왕조 막내'였던 곽빈도 주축이 될 때다. 곽빈은 “이제는 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다. 나와 정철원, 박신지 등 1999년생들도 마냥 어린애가 아니라 중간 역할을 할 때가 됐다"며 "투구할 때도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우리 세대가 뭔가 보여줘야 후배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9.30 06:00
연예일반

'최강야구', 박용택→유희관 최강 몬스터즈 멤버 연습 현황 공개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 팀 멤버들이 현역 시절 기량을 끌어 올리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측은 최강 몬스터즈 선수별 연습 현황을 11일 공개했다. ‘최강야구’는 프로야구팀에 대적할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을 펼치는 야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먼저 박용택은 개인 운동은 물론, 모교 휘문고랑 합숙 훈련까지 병행하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정근우 역시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과 꾸준히 연습 중이고, 날렵한 수비를 위해 체중 관리에 돌입했다. 그는 은퇴 당시보다 체중이 5kg 정도 빠졌으며, 첫 경기까지 90% 컨디션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전언이다. 매일 타격 훈련 중인 이택근은 “인근 학교에 고등학생들과 붙어봤는데 무리 없이 할 만하다”라며 “첫 경기에서 몸 기량을 100% 끌어올릴 자신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더한다. 승률 9할을 목표로 삼았던 정의윤은 헬스와 배팅 연습에 몰두하고 있으며 “7살 딸이 야구 하러 안 가냐고 물었다. 빨리 야구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최강 몬스터즈의 투수 라인을 책임질 송승준은 일주일에 4번씩 투구 연습과 함께 재활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첫 경기 구속은 140km까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하며 승리를 예상했다. 심수창 역시 몸 밸런스를 잡고 구속을 올리기 위해 꾸준히 레슨장에서 연습 중이며, 어깨 컨디션도 아주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수 라인의 막내 유희관 또한 “가장 최근에 은퇴했기 때문에 경기 뛰기에는 내가 가장 무리 없지 않을까”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후문. 끝으로 매일 맹연습 중인 한경빈은 최근 리그에서도 3할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는 “팀 승률 9할을 예상한다. 레전드 선배들을 믿는다”라고 전했다. 이승엽을 비롯해 박용택, 송승준, 심수창, 장원삼, 유희관, 정성훈, 이택근, 정근우, 서동욱, 정의윤, 이홍구, 한경빈, 윤준호, 류현인까지 ‘최강 몬스터즈’라는 팀으로 모인 선수들은 지지 않는 최강의 야구팀을 위해 현역 시절의 경기 감각과 컨디션을 끌어 올리며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승엽의 좌우명인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최강 몬스터즈가 흘린 땀방울로 입증할 수 있을지, 이들의 첫 경기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시어부’, ‘강철부대’ 등 흥행의 대명사 장시원 PD가 JTBC 이적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는 오는 6월 6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될 예정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2.05.11 08:03
야구

2년 연속 PS에서 통한 깜짝 카드, 두산 김민규는 가을에 더 강하다

두산의 깜짝 선발 카드가 통했다. 프로 4년 차 김민규(22)가 위기의 베어스를 구했다. 김민규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서 4⅔이닝 5피안타 3실점 했다. 아웃카운트 한 개가 부족했지만 팀이 9-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두산의 16-7 대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LG가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이날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과 포스트시즌 마감의 갈림길에 섰다. 정규시즌 4위 팀의 어드밴티지 1승을 안고 나선 전날(1일) WC 1차전에서 키움에 4-7로 졌기 때문이다. 이날 2차전에서 졌더라면 2015년 시작한 WC에서 4위 팀이 최초로 탈락하는 쓴맛을 볼 뻔했다. 올해를 포함해 WC 7년 역사에서 2차전이 열리는 건 2016년 이후 통산 두 번째다. 선발 싸움에서도 두산이 밀렸다. 키움의 정찬헌은 산전수전 다겪은 베테랑이다. 반면 두산 김민규는 2018년 2차 3라운드 전체 30순위로 입단한 신예 투수다. 정규시즌 선발 등판이 10차례(구원 52경기)에 그친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WC 엔트리에서 빠졌고, 최원준은 지난 30일 정규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정상 출격이 어려웠다. 두산은 큰 경기에 강한 김민규를 믿었다. 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무했던 지난해 플레이오프(PS)와 한국시리즈(KS)에서 결정적 순간마다 등판해 1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75로 활약했다. KT와 PO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⅓이닝)에 이어 출격해 4⅔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두산의 6년 연속 KS 진출을 견인했다. 두산은 KS에서 NC에 고배를 마셨지만, 김민규는 KS에서도 총 6⅓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김민규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31경기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7로 부진했다. 하지만 PS 순위 싸움이 절정이던 지난 27일 문학 SSG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일 경기 전 "지금은 누굴 내보내도 불안하다. 사실 (김)민규는 올해 기대한 것보다 부진했다. 밸런스도 왔다갔다한다"면서 "직전 등판에서 잘 던졌으니 그 자신감을 안고 던지면 좋겠다. 지난해에도 잘 던졌다"라고 말했다. 김민규는 상대 선발 정찬헌(1⅓이닝 3피안타 4실점)과 두 번째 투수 한현희(2⅓이닝 8피안타 5실점)가 마운드를 내려가는 동안에도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김민규는 1회 초 선두타자 이용규와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발이 빠른 후속 김혜성을 상대로 4-6-3 병살타를 처리했다. 2회 내야 안타 1개, 3회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그 사이 두산은 1회 2점, 2회 2점을 뽑았다. 김민규는 4회 연속 안타로 몰린 무사 1, 2루에서 박병호를 병살 처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이후 송성문에게 내준 빗맞은 타구가 좌익선상에 떨어지면서 첫 실점했다. 두산은 이어진 공격에서 5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부를 확정지었다. 김민규는 9-1로 앞선 5회 2사 1, 3루에서 교체됐고 뒤이어 나온 이현승이 승계주자를 불러들여 3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투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 두산의 준PO 진출을 이끌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1.11.02 22:26
야구

[IS 인터뷰]'선발 안착' 최원준 "좋은 기운? 바라던 자리니까요"

두산 우완 사이드암 최원준(26)이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선정하는 8월 셋째 주 주간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최원준은 지난주 2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25(12이닝 3실점)를 기록했다.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2실점, 23일 인천 SK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 기간 선발로 2승을 기록한 투수는 최원준이 유일하다. 투구 이닝도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최원준의 2승에 힘입은 두산은 지난주 4승 2패를 기록했다. 최원준은 2017년 1차 지명에서 두산의 선택을 받은 유망주다. 지난해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1군에 안착했다. 올 시즌 초반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대체 선발로 나선 6월 12일 한화전을 기점으로 반등했고,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으며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최원준은 선발 7연승 중이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는 6경기, 3선발 이영하는 8경기 연속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는 중이다. 플렉센은 이달 내 복귀가 어렵다. 베테랑 좌완 유희관도 부진하다. 흔들리는 '디펜딩 챔피언'의 선발진에서 입단 4년차 최원준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 수상 소감은. "데뷔 후 처음으로 주간 MVP를 받았다. 기분이 정말 좋다. 야수진이 특히 고맙다. 지난주 등판한 두 경기에서 득점 지원을 충분히 받았다. 롯데 선발이 평균자책점 부문 2위 댄 스트레일리였는데, 우리 타선이 4회까지 6점을 뽑아줬다." - 선발 7연승이다. 칭찬과 축하를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다.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네 기(氣)가 강해서 승운이 따르는 것이다'고 말해주는 선배들도 있다. 농담을 섞어 칭찬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 구원 등판한 올 시즌 첫 15경기에서는 부진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욕심이 생겼다. 안타와 출루를 막아야 한다는 걸 지나치게 의식했다. 그래서 내 공을 던지지 못했다. 지난해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도 컸다." - 갑자기 좋아졌는데, 전환점이 있었나. "대체 선발로 나선 6월 12일 한화전이었다.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동기 부여가 됐다. 한화전 이후 다시 불펜으로 돌아갔지만, 전보다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 - 선발 전환 뒤 투구가 훨씬 좋아진 이유는. "마운드에서 마음가짐이 다르기 때문이다. 불펜투수는 1~2점만 내줘도 경기 양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상황에서 부담을 느꼈다. 선발로 나설 때는 '최대한 긴 이닝을 끌고 간다'는 생각으로 투구한다. 1~2실점에 연연하지 않는다. '1점을 주더라도 (다음 위기를) 막자'는 생각으로 투구한다. 구원투수로 등판할 때보다 마음이 편안하다." - 기술이나 공 배합의 변화가 있다면. "변화구 구사 능력 향상을 위해 늘 노력한다. '선발투수는 빠른 공 구사율이 너무 높으면 안 된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나도 동의한다. 불펜투수로 나설 때보다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아졌다. 제구와 피칭 밸런스가 나아진 것 같다." -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지난 시즌보다 낮아졌다(최원준의 2019년 좌타자 피안타율은 0.356이다. 올해는 27일 기준으로 0.286다). "지난해에는 몸쪽 승부를 거의 하지 않았다. 솔직히 부담감이 있었다. 올해는 좌타자 몸쪽으로 빠른 공을 많이 던진다. 체인지업도 던진다. 몸쪽 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승부에 도움이 되더라. 하지만 좌타자는 여전히 어렵다. 6월 28일 잠실 NC전에서 박민우 선배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그럴 땐 위축되기도 한다. 그래도 계속 (몸쪽으로) 던져야 한다더라." - 선발투수로 인정받고 있다. "선발투수는 내가 바랐던 보직이다. 등판하면 마음이 편안하다. 선발로 나갈 때 집중력이 더 좋은 것 같다. 여전히 첫 이닝(1회)은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1회를 최소 실점으로 막는다면, 5~6회까지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 연승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준비는 항상 똑같이 하고 있다. 들뜨지 않았다. 2020시즌 마지막까지 선발 로테이션에 있고 싶다. 당장 다음 등판에서 연승이 끊기더라도 당연하다고 여길 것이다. 값진 경험을 자양분 삼아 내년에는 개막 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드는 투수가 되도록 하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28 06:01
야구

박종기는 성장통, 흔들리는 두산 선발진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 고민을 해결했던 박종기(25)가 성장통을 앓고 있다. 두산으로서는 차선책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박종기는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26)과 국내 투수 이용찬(31)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대체 선발로 나섰다. 지난달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4⅔이닝을 3점으로 잘 막아냈다. 이어 지난달 20일 잠실 LG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두 경기에서 박종기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2~143㎞였다. 빠른 편은 아니지만 공 끝에 힘이 있었다. 10⅔이닝 동안 허용한 볼넷은 2개뿐이다. 사령탑이 원하는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커브 구사 능력이 뛰어났다. 박종기는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 낮은 코스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을 잘 구사한다. 지난 2일 고척 키움전 1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는 5번 타자 박동원에게 이 코스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긴 박동원은 스윙 뒤 자세가 무너졌고, 배트가 유격수 앞까지 날아갔다. 3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한 전병우에게도 연속 커브를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한화전에서는 커브 구사율이 31.2%에 달했다. 직구와 커브 조합의 투 피치. 개성이 뚜렷한 래퍼토리로 선전을 이어갔다. 선발 로테이션에 연착륙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박종기는 8일 잠실 LG전에서 4이닝 동안 6실점 하며 부진했다. 게다가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볼넷(5개)을 기록했다. 낮은 코스로 구사한 직구가 볼 판정을 받았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커브는 공략당했다. 커브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평소 10% 이하였던 불과했던 포크볼 구사율을 20%까지 올렸다. 그래도 타자의 헛스윙을 끌어내지 못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종기가 2일 키움전부터 많은 이닝을 던지려 한다고 느꼈다. 완급조절을 하느라 피칭 밸런스가 흔들리고, 그의 장점이 희석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박종기가 5이닝 이상을 던지려고 애쓰는 것보다, 매 이닝 전력으로 피칭하길 바라고 있다. 눈앞의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진단이었다. 김태형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박종기는 키움전에 이어 LG전에서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육성선수 출신인 그는 현역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복귀한 '중고 신인'이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게 당연했다. 두산 선발진은 다시 위기를 맞이했다. 플렉센은 4일 한화전에서 시즌 최소 이닝(4이닝), 최다 실점(6점)을 기록했다. 유희관(34)은 3경기 연속 4점 이상을 내줬다. 시즌 초 부진했던 국내 에이스 이영하(23)의 컨디션이 좋아졌지만, 다른 선발 투수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종기가 흔들리자 두산의 5선발 고민은 다시 시작됐다. 통산 129승 투수 장원준(35)이 최근 퓨처스(2군)리그에서 실전 등판을 하고 있다. 가장 최근 등판에서 시속 140㎞를 찍었다. 그러나 아직 3~4이닝을 소화하는 수준이다. 지난달 12일 한화전에서 대체 선발로 나와 승리투수가 된 우완 사이드암 최원준(26) 등도 예비 자원이다. 현재로서는 박종기의 반등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09 15:22
야구

이영하 반등, 두산의 '7월 정상화' 첫 번째 조건

두산은 통합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이영하(23)가 2019시즌에 보여준 투구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2017시즌 양현종(KIA), 2018시즌 김광현(전 SK). 한국시리즈 우승팀에는 외인 듀오 앞 또는 뒤에서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는 토종 에이스가 있었다. 지난주까지 2위에 3.5게임 차 앞서며 1위를 지킨 NC에는 기량이 일취월장한 구창모(23)가 있다. 역대 대표 좌완 계보를 잇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강팀은 외인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토종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2019시즌 통합 우승팀인 두산에는 이영하가 있었다. 17승(4패)·평균자책점 3.64를 거뒀다. 올 시즌은 1, 2선발로 기대받았다. 그런 그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2020시즌에 등판한 8경기에서 1승 3패·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했다. 2019시즌에 0.242던 피안타율은 0.320, 1.28이던 이닝당 출루 허용은 1.87까지 올랐다. 5월 30일 잠실 롯데전, 6월 5일 잠실 KIA전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해내며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는 타선이 4회 공격까지 15득점을 지원했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3이닝 연속 실점을 했고, 4회말 2사 1·3루에서 박용택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강판됐다. 이 경기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두 차례나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이튿날 경기 전 브리핑에서는 심리적으로 부담을 크다 보니, 애써 릴리스 포인트를 높이려다가 투구 밸런스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19일 LG전은 이영하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고 나선 등판이다. 벤치는 팔 스윙이 무겁다는 이유로 조정기를 부여했다. 이영하는 국내 3차 캠프에서 치른 청백전, 4월 21일부터 소화한 대외 연습경기에서도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다. 페이스 또는 컨디션 조절한다는 이유였다. 미야자키(일본) 2차 스프링캠프 실전 등판에서는 컨디션이 좋았다. 슬라이더는 마치 포크볼처럼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조정된 일정 탓에 컨디션 관리에 영향을 받은 모양새다. 슬라이더의 낙구 시점이 타자를 현혹하지 못하고 있고 제구도 안 되고 있다. 피안타를 줄이기 위해 변화구 승부를 하다가 볼넷을 내주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투구 외적인 악재도 있다. 지난 시즌에는 초반부터 많은 승수를 거두며 심적 부담을 덜고 다음 등판에 나설 수 있었다. 올 시즌은 개막전 승리 이후 7경기 연속 2승째를 올리지 못했다. 내야진에 주전급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다 보니 수비 지원도 2019시즌에 비해서 받지 못하고 있다. 두산 지난주까지 25승16패(승률 0.610)을 기록하며 리그 2위를 지켰다. 부상자가 많고, 6월 둘째 주에는 타선의 타격감이 동반 침체하며 위기에 놓였지만 지난 주말 3연전에서 LG에 3연승을 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했고, 옆구리 부상을 당한 오재일도 7월 초에는 라인업에 포함될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도 "주전 선수들이 돌아오는 7월에는 정상적인 경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두산은 디펜딩챔피언이다. NC에 1위를 내준 상태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부상 변수는 매 시즌 존재했고, 코로나19 정국에서 진행되는 시즌인 만큼 모든 팀이 저마다 악재가 있다.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즌. 4번 타자, 에이스 등 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는 기대 받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며 생긴 공백은 우완 박종기가 메워냈다. 유희관은 4선발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영하만 남았다. 그의 반등은 두산의 전력 정상화와 1위 추격에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그동안 지켜보던 사령탑은 이례적으로 심리 관리에 나섰다. 이영하의 다음 등판은 오는 25일 문학 SK전이 될 전망이다. 팀 타율 9위 타선이다. 호투, 1승은 반등 발판이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24 05:58
야구

두산, FA 로이드 효과? 절반이 부상...유희관, 김재호만 정상

두산이 'FA 로이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주까지 21승 14패(승률 0.600)를 기록하며 리그 3위를 지켰다. 한화에 시즌 첫 연패를 당하며 주춤했지만, 상위권 수성은 진행형이다. 그러나 불펜 난조 탓에 개막 전 전망과 기대보다는 경기력이 저조하다. 예비 FA(프리에이전트)가 많은 점은 이번 시즌 성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였다. 최대 9명이 자격을 얻는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예년보다 집중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였다. 팀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준척급 이상으로 평가되는 선수 다수가 부상이다. 3번 타자로 나서 팀 공격을 이끌던 오재일(34)은 오른쪽 옆구리 통증으로 이탈했다. 외복사근 미세 손상. 이번이 두 번째다. 충분히 휴식할 기간을 부여하고, 출전 관리를 했지만 재발했다. 좌타 라인 무게감, 장타 생산력 모두 떨어지게 됐다. 이용찬(31)은 시즌 아웃이다. 5경기에 등판했지만, 평균자책점 8.44를 남기며 부진했다. 이유가 있었다. 팔꿈치 인대 손상. 지난 4일에 재건 수술이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완치와 재활까지 통상적으로 1년이 소요된다. 악재를 담담하게 대처하는 편인 김태형 감독조차 "선발투수가 빠졌기 때문에 큰 손실이다"고 했다. 주전 3루수 허경민(30)은 지난 3일 열린 KT전을 앞두고 사전 훈련 도중에 오른손 약지에 부상을 입었다. 갑자기 선발 라인업이 변경됐다. 이튿날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미세 골절상. 1~2주 진단을 받았지만, 금주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추가 보고가 있었다. 허경민은 스프링캠프 직전에도 코뼈 골절상을 당했다. 주전 중견수 정수빈(30)도 6월에만 두 차례나 자신이 친 타구에 발 부위를 맞고 교체되거나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33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0.258. 박건우가 5월에 부진했던 탓에 1번 타자로도 나섰지만, 그 역시 타격감이 좋은 편이 아니다. 잔 부상도 이어지고 있다. 누적 피로에 의한 부상은 어쩔 수 없다. 훈련이나 주루 도중 입는 부상은 몸 상태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거나 과욕이 작용할 때도 있다. FA 자격을 앞둔 선수들은 대체로 부상을 경계 1순위로 꼽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일 때가 더 많은 모양새다. 코로나19 여파로 각 팀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고, FA 시장도 한파가 예상되는 상황.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길만하다. 2루수 최주환(32)은 스프링캠프와 청백전, 대외 연습경기에서 보여줬던 좋은 감각이 개막 뒤에는 무뎌진 모습이다. 6월 둘째 주까지 나선 34경기에서 타율 0.260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홈런 생산 간격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주에 타율 0.320을 기록하며 반등했지만 3번 또는 5번에 나서는 타자에게 기대하는 수준은 만족하지 못했다. 예비 FA 가운데서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는 투수 유희관(34)과 유격수 김재호(35)뿐이다. 유희관은 7경기에 등판해 4승을 챙겼다. 그사이 통산 90승도 달성했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달성도 순항 중이다. 선수와 감독 모두 투구 밸런스에 만족감을 전하고 있다. 김재호는 지난 시즌 부진했던 타격 기록(타율 0.268)을 만회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나선 33경기에서 타율 0.360을 기록했다. 리그 6위 기록이다. 중심 타선에서 이어진 기회를 잘 살려냈다. 득점권 타율은 0.400이다. 현재 몸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다. 부상자가 많은 탓에 출전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16 16:39
스포츠일반

막강한가 했는데…두산 마운드가 흔들린다

탄탄한 마운드와 화끈한 타격으로 프로야구 ‘절대 1강’으로 꼽혔던 두산 베어스가 심상치 않다. 시즌 초부터 마운드가 와르르 무너지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14일까지 5승 3패로 4위에 올라있다. 올해도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산 타선은 여전히 뜨겁다. 팀 타율 0.330(1위), 13홈런(2위), 54타점(1위), 득점권 타율 0.361(1위) 등으로 타격 전 지표에서 상위권이다. 문제는 마운드다. 팀 평균자책점이 6.63으로 10개 팀 중 꼴찌다.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좋지 않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28(9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8.78(10위)로, 모두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두산에는 한때 ‘판타스틱4’로 불릴 만큼 강력하고 화려한 선발 투수진이 있었다. 올해도 기대는 컸다. 시속 150㎞대를 던지는 크리스 플렉센(26·미국), 라울 알칸타라(28·도미니카공화국), 이영하(23) 등 ‘강속구 트리오’가 버티고 있다. KBO리그의 최고 1~3선발이라고 평가받았다. 기대가 컸던 걸까. 생각만큼 ‘판타스틱’한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알칸타라는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5이닝 12개의 안타를 맞고 4실점 했다. 평균자책점은 5.73으로 높다. 이영하는 13일 롯데전에서 4회까지는 2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5회에 2루수 류지혁의 포구 실책 이후 흔들리며 볼넷을 연거푸 내주고 3실점 했다. 이 점수는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그래도 이영하의 위기관리 능력이 아쉬웠다. 4, 5선발인 유희관(34)과 이용찬(31)도 아직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다. 불펜 부실은 더 큰 문제다. 불펜에 힘이 있으면 선발이 흔들릴 때 이들을 조기 투입할 수 있다. 두산은 요즘 그러지 못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3월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투수들이 있다. 불펜 인원이 많아 개막 엔트리를 짜기 쉽지 않다”고 행복한 고민을 말했다. 막상 개막하고 보니 상황은 정반대다. 14일 롯데전에서는 선발 플렉센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타선에서 13안타가 터지면서 7-4로 이겼다. 그런데 경기 후반부에 다소 불안했다. 8회 초까지 7-2로 앞서있던 두산은 8회 말 2실점했다. 필승조 이현승과 윤명준이 각각 1실점했다. 두산이 거둔 5승 가운데 불펜이 무실점으로 막은 건 2경기뿐이다. 마무리 투수 이형범(26)도 3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믿음을 주지 못했다. 두산이 자랑하는 ‘지키는 야구’가 안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초구와 2구 싸움에서 자신 있는 공으로 대결하지 못한다. 타자에게 밀리면서, 볼카운트를 조절하는 공을 던지다 얻어맞고 있다”면서 "마무리는 이형범이 부담이 있는 것 같다. 상황에 따라 다른 투수들을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범은 14일 롯데전에 결국 나오지 않았다. 해결 방법은 초구와 2구 싸움에 자신 있는 강속구 투수가 돌아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우완 강속구 투수 김강률(32)에게 기대를 건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부터 ‘2020시즌 키플레이어’로 김강률을 꼽았다. 한창 컨디션이 좋을 때의 김강률은 초구에도,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평균 시속 147㎞짜리 직구를 꽂아넣었다. 그러나 2018년 10월 아킬레스건을 다쳤고, 마운드에 복귀하지 못한 채 2019년을 마쳤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부터 몸을 만들었는데, 긴 공백 탓인지 몸 상태가 아직 100%가 아니다.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두산 불펜진 능력이 떨어지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투수의 경우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가 열리는 2~3월에 베스트 컨디션을 준비하는데, 개막이 한 달 넘게 늦어지면서 투구 밸런스가 깨졌다. 게다가 관중까지 없어 긴장감이 떨어진 모습이다. 실전을 치르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다음 달에는 페이스가 올라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5.15 09:10
야구

'절대 1강'이었던 두산, 그 마운드가 아니다

탄탄한 마운드와 화끈한 타격으로 프로야구 절대 1강으로 꼽혔던 두산 베어스가 심상치 않다. 올 시즌 초반부터 마운드가 와르르 무너지면서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13일 현재 4승 3패로 4위(승률 0.571)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산이 초반부터 승률 5할대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이 낯설다. 특히 두산은 한 번 승기를 잡으면 웬만해선 역전을 당하지 않고, 지고 있어도 승부를 뒤집는 미러클 같은 팀이었다. 지난 시즌 역전승은 29번(4위)이나 거뒀고, 역전패는 17번으로 10개 팀 중 가장 적었다. 그런데 올 시즌은 7경기 중 2번이나 역전패를 당했다. 역전승은 한 번 했다. 타선은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다. 팀 타율 0.330(1위), 11홈런(2위), 48타점(2위), 득점권 타율 0.383(1위) 등으로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문제는 마운드다. 팀 평균자책점이 7.00으로 꼴찌다. 선발과 불펜 가리지 않고 기록이 좋지 않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63(9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9.12(10위)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두산은 한때 '판타스틱4'라고 불릴 정도로 화려한 선발투수진이 있었다. 올해 선발투수들도 기대가 컸다. 시속 150㎞를 던지는 '강속구 트리오' 크리스 플렉센(26·미국), 라울 알칸타라(28·도미니카 공화국), 이영하(23) 등이 버티고 있어서 KBO리그 최고의 1~3선발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기대가 컸는지, 생각보다는 극강의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중 알칸타라는 지난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첫 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5이닝 동안 안타를 12개나 맞는 등 4실점으로 불안했다. 그의 평균자책점은 5.73으로 높다. 이영하는 13일 롯데전에서 4회까지 2실점으로 막고 있었지만, 5회에 2루수 류지혁의 포구 실책과 함께 흔들리면서 볼넷을 연거푸 내주고 3실점 했다. 이 점수는 비자책점으로 기록됐지만, 이영하의 위기관리 능력이 다소 아쉬웠다. 4~5선발인 유희관(34)과 이용찬(31)도 아직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불펜이 부실한 게 문제다. 불펜에 힘이 있다면, 선발이 흔들릴 때 조기 투입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투수들이 있다. 불펜 인원이 많아서 개막 엔트리를 짜기가 쉽지 않다"며 행복한 고민을 했다. 그런데 막상 개막하고 보니 정반대 상황이 됐다. 두산의 필승조는 윤명준(31), 함덕주(25), 박치국(22) 등이다. 4승 중 불펜이 무실점으로 막은 것은 2경기뿐이다. 마무리 투수 이형범(26)도 3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두산이 자랑하는 '지키는 야구'가 안 되고 있다. 김 감독은 불펜진의 난조에 대해 "젊은 투수들이 해줘야 하는데, 초구와 2구 싸움에서 자신 있는 공으로 승부하지 못하고 있다. 타자와 싸움에서 밀리면서 카운트를 잡는 공을 던졌다가 안타를 맞고 있다"고 했다. 해결 방법은 초구, 2구 싸움에도 자신감이 있는 강속구 투수가 돌아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올해 우완 강속구 투수 김강률(32)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부터 "2020시즌 키플레이어는 김강률"이라고 꼽았다. 김강률은 한창 컨디션이 좋을 때, 초구에도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평균 시속 147㎞ 직구를 꽂아넣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10월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했고, 마운드에 복귀하지 못한 채 2019년을 끝냈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부터 몸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공백이 길었던 탓인지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이동현 SBS Sports 해설위원은 "두산 불펜진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투수들의 경우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가 열리는 2~3월에 베스트 컨디션을 준비하는데, 개막이 한 달 넘게 늦어지면서 투구 밸런스가 깨졌다. 거기다 관중이 없어서 긴장감이 떨어진 모습"이라면서 "실전 경기를 치르면서 컨디션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다음 달에는 페이스가 올라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5.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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