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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량’ 자막 알고 보니 이순신체… “난중일기 토대로 제작, 더 많이 사용되길”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 삽입된 자막은 폰트도 남달랐다. 11일 영화계에 따르면 ‘노량: 죽음의 바다’ 속 자막은 ‘이순신체’로 제작됐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을 잇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담아냈다. 제작진은 영화 속 자막을 이순신체로 만들어 의미까지 더했다. 이순신체는 2015년 한글날을 기념해 아산시에서 만들었으며 이 폰트의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인 2016년 이순신 돋움체를 개발하기도 했다. 아산은 충무공 이순신이 자란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때문에 아산시에서는 매년 이순신 장군을 테마로 ‘아산성웅이순신축제’를 개최하고 있기도 하다.폰트 개발을 담당한 아산시 관계자는 “이순신체와 이순신돋움체는 이순신 장군의 강인함과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는 의미로 제작한 서체”라며 “이순신체의 경우 이순신 장군이 생전에 썼던 ‘난중일기’의 한문 서체를 토대로 만들었다. ‘난중일기’에 나와 있는 이순신 장군 특유의 힘 있는 필획과 주요 특징을 유지하면서 한글 서체가 갖춰야 할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폰트를 개발한 이후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등 여러 방송 매체와 유튜브 콘텐츠, 웹툰 등에 사용되면서 담당자로서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량: 죽음의 바다’에 활용됐다는 소식을 듣고 감회가 새로웠다”며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서체인 만큼 더 많은 분들이 사용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이어 “이순신의 고장인 충청남도 아산도 함께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한편 ‘노량: 죽음의 바다’는 지난달 20일 개봉 이후 22일이 지난 10일까지 42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주인공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 역은 배우 김윤석이 맡아 열연을 펼쳤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1.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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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뮤지컬 ‘영웅’ 광복절 맞아 뜻깊은 갈라 콘서트

뮤지컬 ‘영웅’ 팀이 광복절을 맞아 뭉쳤다.19일 일간스포츠 취재에 따르면 청년 안중근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영웅’의 갈라 콘서트가 광복절 당일인 다음 달 15일 개최된다.이번 갈라 콘서트는 광복절을 기념해 마련됐다. 러닝타임은 약 1시간 가량으로 많은 뮤지컬 팬들이 사랑한 ‘영웅’의 다양한 주요 넘버들로 구성돼 있다.주인공인 안중근 역으로는 배우 양준모가 활약한다. 양준모는 올 초부터 서울, 천안, 고양, 수원, 전주, 부산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영웅’의 공연을 진행한 바. 오리지널 캐스트인 그가 보여줄 카리스마 있는 열연이 기대된다. 양준모는 특히 한동안 SNS 공간에서 화제가 됐던 ‘누가 죄인인가’ 넘버 영상으로도 화제가 됐던 만큼 이번 갈라콘서트를 향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이번 ‘영웅’ 갈라 콘서트는 충청남도 아산시 신정호 야외음악당에서 열린다. 아산시는 올해 ‘아트밸리 아산 록 페스티벌’과 ‘신정호 아트밸리 별빛음악제’를 합쳐 ‘신정호 서머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다. ‘영웅’ 팀에 앞서 하루 전인 다음 달 14일에는 뮤지컬 스타 임태경이 페스티벌을 찾아 무대를 꾸민다.아산은 이순신 장군의 고향으로 유명한 고장. 이순신의 고향에서 펼쳐지는 안중근의 이야기 역시 색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영웅’은 대한 제국의 주권이 일본에 완전히 빼앗길 위기에 놓인 1909년을 배경으로 갓 서른 살이 된 조선 청년 안중근이 러시아 연주의 자작나무 숲에서 동지들과 단지(斷指) 동맹을 맺고 독립운동의 결의를 다진 뒤 그해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7.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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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용의 출현’ 촬영지 통영서 이색 문화재 투어 진행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이순신의 고장 통영에서 여행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 18일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한산: 용의 출현’이 함께한 ‘생생문화재 통영 이순신학교’가 통영에서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이는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와 통영 관광지를 방문하여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계승하고 문화유산을 답사하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이번 ‘생생문화재 통영 이순신학교’에서는 ‘한산: 용의 출현’과 함께 보다 색다른 여행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생생문화재 통영 이순신학교’의 코스는 통제영, 충렬사, 디피랑, 조선군선(거북선), 한산도 제승당까지 총 다섯 군데다. 각 코스에 방문할 때마다 ‘한산: 용의 출현’의 로고가 들어간 이순신학교 깃발을 들고 인증샷을 촬영하는 활동도 포함되어 있다. 참가자들은 “‘한산: 용의 출현’의 촬영지이기도 한 통영에서 여행함으로써 영화의 기대감도 함께 높아진다”는 반응이다. ‘생생문화재 통영 이순신학교’는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한산: 용의 출현’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김다은 인턴기자 2022.07.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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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 서’ ‘직장의 신’ ‘장옥정’, 월화극 긴급 처방전

지상파 3사의 월화극이 뚜렷한 강자 없이 '2중-1약'의 구도를 보이고 있다. KBS 2TV '직장의 신'과 MBC '구가의 서'가 큰 격차 없이 1·2위를 다투는 가운데,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하 '장옥정')가 한참 뒤로 쳐진 상황이다. '직장의 신'은 '구가의 서'와 '장옥정'이 첫방송된 8일,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꼴찌로 시작한 '구가의 서'는 다음날(9일) '장옥정' 뿐 아니라 '직장의 신'까지 누르며 1위에 올라섰다. 이후 23일 방송까지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젊은 감각의 판타지 사극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구가의 서', 일본스러운 과장된 웃음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는 김혜수의 연기력을 앞세운 '직장의 신', 그리고 김태희의 궁궐 성장기로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는 '장옥정'. 이들이 월화극 시간대의 확실한 강자로 치고나가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긴급처방전을 받아봤다. ▶'직장의 신'-현재: 역시 김혜수다. 경쟁작의 수지와 미모 대결은 되지 않지만, '연기자는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노래방 탬버린 신공'에 '홈쇼핑 180˚ 다리찢기 시연'까지 하며 무서운 내공을 보여주고 있다. 파마머리에 찌질한 캐릭터로 변신한 '조각미남' 오지호(장규직)와의 러브스토리가 슬슬 기대된다. '구가의 서'와 매회 소수점 접전을 벌이고 있다.-증상: 극 초반 '슈퍼갑 계약직' 김혜수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기 위해 투우사, 해녀, 홈쇼핑 완판녀 등 너무 센 장면을 쏟아냈다. 맥가이버가 돼 고장난 복사기를 수리하고, 버스까지 모는 등 '슈퍼우먼'의 모습이 너무 자주 등장해 이젠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 통쾌함이 식상하다는 느낌을 준다.-진단: 독한 러브라인 등 정체기를 뚫고나갈 한방이 필요하다. 비인간적으로 완벽한 김혜수의 캐릭터에 이젠 인간적인 매력이 더해질 때. 또 '직장의 신'에는 김혜수 말고도 다른 연기자가 있단 걸 알릴 시점이다. 김혜수'원우먼쇼'에서 벗어나 다른 캐릭터에도 힘이 실려야 드라마가 산다. '직장의 신' 관계자는 "최근 김혜수의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며 '슈퍼갑 계약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밝혀지고 있다. 또한 오지호나 이희준과의 러브라인이 막 형성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구가의 서'-현재: 1위로 한발 앞서기는 했지만, 2위 '직장의 신'을 멀찌감치 따돌리지는 못하고 있다. 수십번 우려먹은 구미호라는 캐릭터를 반인반수로 재해석한 신선한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극이지만 역사에 치우치기 보다는 가끔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감초처럼 꺼내며 극의 재미를 북돋운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구가의 서'의 가장 큰 장점은 이야기의 힘이다. 옛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전혀 새로운 스토리라인을 전개하며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면서 "구미호 소재는 외국의 뱀파이어·늑대인간과 같은 변신 코드에 해당한다. 이런 괴수들이 인간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질성을 찾아가는 세계적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고 밝혔다.-증상: 이승기·수지 등 젊은 배우들, CG등의 판타지적인 비주얼과 독특한 이야기 전개는 장점인 동시에 한계라고도 볼 수 있다. 정통 사극에 익숙한 40대 이상의 시청자들은 판타지와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 자체를 따라가는 게 쉽지 않다. -진단: 지난 22일 방송에서는 유동근(이순신)이 등장해 임진왜란이 임박했음을 알리며 실제 역사와의 접점을 만들며 흡인력을 높였다. 이승기는 엄효섭(무솔)의 죽음 때문에 반인반수의 본성을 드러냈다. 자신의 정체성을 각성한 이승기가 임진왜란 에피소드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장옥정'-현재: '인간적인 장희빈'을 보여주려던 작가의 의도에 전혀 설득력이 없다. 22일 방송에서는 시청률이 6%까지 추락하며 다른 두 드라마와 격차가 벌어졌다. 주연배우인 김태희의 연기력도 도마에 올랐다. 현대극에서도 겨우 '보통'연기력을 평가 받았는데, 사극까지 도전한 건 과욕이었나 보다. 톤과 발성·표정 등 모든 것이 어색하다. -증상: 김태희(32)와 유아인(26)이 연인이 아니라 이모와 조카처럼 보인다. 역사적으로 보면 장옥정이 숙종보다 두 살 나이가 많다. 하지만 제 나이에 비해서도 한참 어려 보이는 유아인과 30대 김태희의 조합이 너무나 어색해 극몰입을 방해한다. '구가의 서'의 이승기-수지 커플과 유난히 비교된다. -진단: 주연 배우를 갑자기 교체할 수 없으니 유아인을 나이들어 보이게 하는 게 급선무. 또 설득력이 없는 드라마 내용에 빨리 생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정통'도 아니고 '퓨전'도 아닌 애매모호한 설정이 제일 문제. 한 방송전문가는 "'장옥정'은 사극이 갖는 매력을 모두 놓쳤다. 정통 사극의 힘도 없고, 퓨전사극의 이야기 힘도 없는 이도저도 아닌 상태다. 또 장희빈이 '패션 디자이너'라는 유일한 신선한 설정을 밀어붙이지도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호연 기자 bittersweet@joongang.co.kr 2013.04.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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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추천 연말연시 강추 여행지 4선

황금 돼지해라며 요란한 출발을 보였던 2007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가는 해를 차분히 정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을 때다. 집에서도 좋지만 여행지에서의 송구영신이 이젠 대세다. 겨울바다도 좋고. 눈 덮인 산사의 숲길도 괜찮다. 장소가 문제는 아니다. 그래도 분위기를 따진다면 선택의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관광공사는 성탄절과 연말연시에 알맞은 여행지를 추천했다. ▲겨울바다와 고찰 산책-전북 부안전라북도는 겨울철이면 강원도 못지않게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특히 부안은 서해안고속도로 부안나들목이나 줄포나들목을 이용하면 접근하기가 쉽고 사찰·바다·별미 등을 골고루 갖춰 겨울 여행지로 좋다. 변산반도 일주를 시작하면 꼭 거치게 되는 곳이 곰소항이다. 일제강점기 때 줄포항이 토사로 인해 수심이 점점 낮아지자 그 대안으로 만들어졌다. 대규모 젓갈단지가 조성돼 젓갈쇼핑을 겸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내소사(063-583-7281)는 매표소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이 매우 인상적이다. 마치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을 걸어가는 듯한 기분과 유사하다. 그 숲길에서 여행자들은 청신한 기운을 얻고 깨달음의 세계에 한 발 더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키 큰 나무들은 저마다 눈을 가득 이고 있다가 바람이라도 불면 여행객들의 머리 위로. 어깨 위로 자비의 눈꽃을 흩뿌려준다. 백제 무왕 34년(633)에 창건됐으니 1400년 가까운 역사를 품은 절 내소사. 대웅보전·설선당·봉래루·요사채 등의 전각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빛바랜 대웅보전이 머리에 하얀 눈을 소복히 쓰고서 겨울 바람을 맞는 모습은 그 자체로 구도자의 형상이다. 수령 1000년을 넘은 당산나무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 찬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겨울바닷가를 거닐고 싶다면 모항 해변이나 격포항. 채석강 등. 드라마의 명장면들을 회상하고 싶다면 영상테마파크로 이동하면 된다. 영상테마파크(063-583-0977)는 13만여㎡의 부지에 조선중기 시대를 재현한 왕궁·사대부가·한방촌·도자기촌·공방촌·시전거리 등 오픈촬영시설이 갖춰진 사극종합 촬영장이다. 여기에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태양인 이제마’와 영화 ‘왕의 남자’가 촬영됐다. 부안군청 문화관광과(063-580-4208). ▲최초 성경 전래지 답사 및 일출·일몰 감상-서천성탄절에는 종교를 떠나 마량포구 안의 한국 최초 성경 전래지에 일반 여행객들이 한번쯤 찾아가서 의미를 되짚어보기에 좋은 곳이다. 충남 서천은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하고. 겨울철새도 만나고. 갈대밭 산책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조선 순조 16년(1816) 9월 6일 영국의 맥스웰과 바실홀 해군 대령이 각각 리라호와 알케스트호를 타고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의 서해안을 탐사하는 도중 서천 마량리에 정박. 마량진첨사 조대복에게 성경을 전달했다. 이것이 한국 최초로 성경이 전래된 사건이며 이는 2003년 이후 세 차례의 고증 세미나를 통해 한국 사학계의 인정을 받았다. 영국측 기록을 보면 성경의 장정에 관심을 보였던 조대복은 처음에 성경을 받지 않으려 했으나 배가 떠나려할 때 다시 권하자 받았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기념한 비석이 마량포구에 세워져 있다. 마량포구 일대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니 하룻밤을 군 내에서 숙박하는 것이 좋다. 일몰 감상지는 마량포구 대신 동백정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둘째날 아침에는 서천해양박물관(041-952-0020)을 관람하는 것이 코스다. 서천해양박물관은 희귀어종을 포함해 약 15만 점의 바다생물을 전시하고 있다. 이어 금강철새탐조대로 이동한다. 1990년 이후 해마다 철새가 날아들던 금강하구둑 부근에는 1995년 이후부터는 수심만 마리의 새들이 찾아오면서 안정된 철새도래지로 자리잡았다. 겨울이면 고니를 비롯해 청둥오리·흑부리오리·가창오리·기러기 등이 찾아온다. 신성리 갈대밭은 약 50만㎡ 규모. 제방도로의 길이로 치자면 1.5㎞ 가량 된다. 이곳에 이처럼 갈대밭이 훌륭하게 조성된 이유는 금강 하류 지역이라 퇴적물이 쌓이기에 적당하고 범람의 우려로 강변 습지에서 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의 스산한 분위기를 맛보기에 좋은 곳이다. 서천군청 문화관광과(041-950-4018).△여행 코스 : 서해안고속도로 춘장대나들목 → 마량포구 ‘한국최초성경전래지’ 기념비 답사와 일몰 감상 → 숙박 → 일출 감상 → 서천해양박물관 → 금강철새탐조대 → 한산모시관 → 신성리 갈대밭▲메타세콰이어 숲길 거닐며 교육도 함께-대전광역시대전시 서구의 장태산자연휴양림(042-585-8061)은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메타세콰이어가 울창한 곳이다. 고요하기 이를 데 없는 숲길. 발자국 소리만이 겨울의 정적을 깨뜨릴 뿐이다. 가족여행이라면 대전시내의 과학 관련 박물관들이나 선사시대 체험 박물관을 만나보자. 유성온천에서의 온천욕으로 여행을 마무리한다. 겨울철 하늘로 곧게 뻗어나간 메타세콰이어 숲길 산책은 참으로 독특한 맛을 안겨준다.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평지형이라면 이곳은 산지형이다. 장태산휴양림이 메타세콰이어 숲으로 유명해진 데에는 한 독림가의 정성이 숨어있다. 논산 출신으로 한국전쟁 시 육군소대장으로 참전하기도 했던 고 임창봉선생(1922~2002)은 1972년부터 이곳 장태산에 20여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꿔왔다. 선생이 타계하자 대전시에서 휴양림을 인수해 시민들의 휴식처로 보존해오고 있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적당한 숙소로는 까치실·제비실·뻐꾸기실·참새실 등을 보유한 숲속 수련장과 감나무집·대나무집·밤나무집·벚나무집·잣나무집·전나무집·참나무집·향나무집이라는 이름을 가진 숲속의 집이 있다. 과학기술의 전당인 국립중앙과학관(042-601-7894)은 우리 나라의 첨단과학기술·기초과학·과학기술역사·자연사 등을 종합적으로 전시하는 국가기관이다. 상설전시관을 중심으로 천체관·특별전시관·영화관·탐구관 등이 배치돼 있다. 화폐박물관(042-870-1000)은 한국조폐공사가 운영하는 박물관으로 우리나라와 해외의 화폐·유가증권·역사적 사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 제1전시실은 주화역사관. 제2전시실은 지폐역사관. 제3전시실은 위조방지홍보관. 제4전시실은 특수제품관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지질박물관(042-868-3115)은 국내 유일의 지질 전문 박물관이다. 1층 전시실은 ‘지구의 개관’. ‘화석과 진화’. ‘인간과 지질’을 주제로. 2층 전시실은 ‘암석과 지질구조’. ‘광물과 인간’. ‘환경과 지질’을 주제로 꾸며졌다. 대전선사박물관(042-826-2814)은 대전시가 운영하는 선사시대 전문박물관으로 노은선사문화관을 포함. 구석기시대부터 철기시대까지 총 5개의 전시실. 체험자료실이 있으며 야외체험장도 갖추고 있다. 대전시민천문대(042-863-8763)는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여는데 주간에는 태양 관측. 야간에는 행성과 달·성운·성단·은하 등의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연인들과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다. 1층은 천체투영관. 2층은 우주 관련 자료실. 3층은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로 이용된다. 대전광역시청 관광문화재과(042-600-2433)△여행 코스 : 장태산자연휴양림 → 뿌리공원 → 국립중앙과학관 → 화폐박물관 → 지질박물관 → 대전선사박물관 → 유성온천▲춘향 사랑 되새기고 치즈 만들기-남원·임실성탄절과 연말연시는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도 주고받으면서 연인끼리 사랑을 고백하거나 가족 간에 대화를 나누기 좋은 시기이다. 사랑을 테마로 한 여행지로는 단연 춘향의 고장 남원이 손꼽힌다. 임실 치즈마을로 가서는 치즈만들기. 송아지우유먹이기 등을 해볼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춘향전은 ‘한국인이 낳은 최고의 러브스토리’로 한국의 100대 민족문화 상징 가운데 하나이다. 사랑의 계절인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아 춘향의 고장 남원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먼저 광한루원을 산책해 보자. 춘향의 사랑이야기가 깃든 광한루원은 춘향과 이몽룡이 만나 사랑을 맺은 광한루를 중심으로 호수와 오작교가 있다. 한복을 빌려입고 잠시나마 춘향과 이몽룡이 되어 기념사진 한 장 남기면 두고두고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춘향테마파크로 이동하면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촬영세트장. 춘향과 몽룡이 첫날밤을 보낸 부용당과 월매집을 볼 수 있으며 관광객이 직접 붓글씨를 써볼 수 있는 글방. 춘향의 옥중생활을 재현한 옥사정. 춘향전 미니어처. 사랑을 맹약하는 사랑의 담장 등도 방문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이 밖에도 남원시의 국립민속국악원(063-620-2306)에서는 12월 27일. 단 하루 송년공연이 펼쳐진다. 오후 7시부터 2. 3인의 소리꾼이 무대에 서는 판소리입체창 형식의 공연이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된다.(입장료 무료) 실상사나 만인의총. 황산대첩비 등 남원의 문화유적을 답사하고 하룻밤을 묵은 다음날 아침 일찍 남원군 윗편에 자리한 임실군의 옥정호를 찾아가본다. 옥정호는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면과 정읍시 산내면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이다. 일교차가 큰 날 아침이면 옥정호가 물안개로 휩싸인다. 옥정호 물안개 촬영 포인트는 국사봉 중턱에 있는 전망대이다. 이곳에서는 드넓은 옥정호를 감싼 산줄기와 수면을 가득 채운 물안개의 신비로운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임실 치즈마을(063-643-3700)은 치즈만들기체험으로 유명해진 마을이다. 치즈만들기·초지낙농체험(눈썰매타기·송아지우유먹이기)·치즈돈가스 점심식사로 이어지는 기본체험 비용은 1인당 1만 6000원이며. 선택 체험으로는 산양젖짜기와 산양유시음(3000원). 산양유를 이용한 비누만들기(4000원). 방앗간체험(쌀 도정 견학 및 우렁이쌀 750g 가져가기. 3000원) 등이 있다. 남원시청 문화관광과(063-620-6150) 임실군청 문화관광과(063-640-2540).△여행 코스 : 광한루원 → 춘향테마파크 → 실상사 답사 → 만인의총 답사 → 숙박 → 임실 옥정호 물안개 감상 → 치즈만들기 체험 ▲와인터널 속에서의 와인 시음-청도와인은 사랑의 묘약이다. 성탄절과 연말연시 모임에 잘 어울리는 술이다. 경상북도 청도의 와인은 포도가 아니라 청도 특산물인 감으로 만든 것이라서 주목을 끈다. 와인터널을 구경하고 그 자리에서 감와인을 시음해보는 여행은 겨울이라는 계절에 잘 어울린다.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로 가면 ㈜청도와인(054-371-1100)의 와인터널이 있다. 이곳은 대한제국 말기에 경부선 철도용으로 뚫었다가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둔 터널로 명칭은 송금리터널이다. 붉은 벽돌로 만든 터널이 1.1㎞ 정도 이어진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돼 와인숙성고로 안성맞춤. 이 와인터널에서는 10만병의 와인이 숙성되고 있다. 청도반시를 원료로 한 감와인은 2005년 11월 부산APEC정상회의 만찬주로 선정되어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와인터널 입구에는 시음장이 마련돼 주말 연주회가 열리는가 하면 청도를 찾는 여행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와인터널 시음체험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시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시음으로 만족하지 못하겠다면 간단한 안주와 함께 와인을 한 병 주문해서 마셔도 좋다. 회사 관계자는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의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는 것이 감와인의 장점’이라며 육류와 생선류로 만든 모든 요리와 한식에도 잘 어울린다고 자랑한다. 청도와인측은 오는 24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감와인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음악회’를 갖는다. 클래식·시조낭송·재즈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200명의 소수 인원만 초청하여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청도와인 홈페이지(www.gamwine.com)에서 선착순으로 예약받는다. 감와인을 맛본 다음에는 청도석빙고(화양읍 동천리). 운강고택(금천면 신지리). 운문사(운문면 신원리) 등을 차례로 답사해보길 권한다. 청도 석빙고는 조선 숙종 때 만들어졌으며 현재 남한에 남아있는 여섯 개의 석빙고 중 축조연대가 가장 오래됐다. 운강고택에 가면 조선 후기 경상도 지방 양반가의 규모를 살펴볼 수 있다. 건물은 모두 9동 80여 칸에 이른다. 만화정은 운강고택의 부속 건물로 운강 박시묵이 1856년경 건립한 정자이다. 신라 진흥왕 18년(557)에 창건된 운문사는 원광법사가 화랑들에게 세속5계를 전했던 곳이다. 고려 때 일연이 머물며 중화사상에 물든 삼국사기에 맞서 단군신화로 시작하는 삼국유사를 저술. 몽골 치하에서 피폐한 민족혼을 북돋웠던 곳이기도 하다. 운문사에는 문화재가 즐비하다. 대웅보전·금당 앞 석등·구리항아리·원응국사비·석조여래좌상·사천왕석주·삼층석탑이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경내의 처진 소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80호이다. 운문사가 들어앉은 자리는 정감록이 꼽은 10대 명승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청도군 여행 마무리를 온천욕으로 하고 싶다면 용암온천(화양읍 삼신리)을 찾아간다. 청도용암웰빙스파(054-371-5500)라는 업체가 온천욕장을 운영 중이다. 바데풀·아쿠아테라피·각종 테마탕·체지방분해실 등이 설치돼있다. 청도군청 문화관광과(054-370-6372).△여행 코스 : 청도 와인터널 구경 → 감와인 시음 → 석빙고 또는 운강고택 답사 → 운문사 답사 → 용암온천 온천욕 박상언 기자 2007.12.04 09:28
스포츠일반

6월에는 생활 재충전만으로 부족하다

6월은 여름의 시작을 알리기도 하지만 순국 선열의 열정과 땀을 기리는 '호국 보훈의 달'이기도 하다. 반 만 년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외세에 저항하는 선배들의 호국혼이 없었다면 지금의 번영은 남의 차지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소한 6월 한 달만큼은 호국과 관련된 지역을 찾아보자. 생활의 재충전을 위한 여행과 역사 교육이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분단의 아픔 간직한 임진각 6월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분단'일 것이다. 한반도는 하나의 핏줄임에도 이데올로기의 벽을 넘지 못해 50년 이상 등을 돌린 채 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이 임진각 주변이다. 임진강을 따라 가는 자유로가 끝나는 지점에 자리한 이 지역에는 임진각 외에 평화의 종각, 포로 교환을 위해 세워진 자유의 다리, 평화누리 공원 등 통일을 염원하는 조형물이 많다. 통일을 향한 물꼬를 튼 곳이기도 하다. 지난달 17일 개성까지 시운전을 위해 열차가 50여 년 만에 통과한 지역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2005 세계평화축전을 개최하면서 조성된 4만 5000여 평의 자연 친화적 공간인 평화누리 공원은 마치 외국에 온 듯 멋진 풍경이 이채롭다. 파주시청 문화관광과(031-940-4362).■임진왜란 승리의 시발점 옥포 경남 거제도의 옥포는 400여 년 전 왜적의 침략으로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처지에 놓였던 조선을 되살리는 계기가 된 옥포대첩의 현장이다. 충무공의 첫 승전지이기도 한 이곳에 옥포대첩 기념공원이 있다.  옥포대첩은 1592년 4월 13일 부산에 상륙한 후 파죽지세로 한양까지 점령한 왜군으로 하여금 두려움을 갖기 시작하게 만든 승리이기도 하다. 그해 5월 7일 거제의 옥포에 있던 왜선 30여 척은 전라좌수사 이순신이 이끄는 함대에 완파당한다. 그 현장에 기념관·이순신 장군 사당·기념탑 등을 세워 임진왜란의 발발과 전개, 이순신장군의 활약상 등을 배우며 쉬어갈 수 있다.  한편 거제에는 한국전쟁과 그로 인한 전쟁 포로의 역사가 응축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이 있다. 또한 바람의 언덕·해금강·외도 등에서 보는 바다 풍경도 수려하다. 옥포대첩 기념공원 관리사무소(055-639-8129).■울돌목 물살은 자주를 꿈꾸던 삼별초의 눈물  전남 진도군 군내면과 해남군 황산면을 가르며 거칠게 뿜어내는 울돌목의 물살소리는 삼별초를 위한 진혼곡이다. 고려의 자주를 꿈꿨던 삼별초가 몽골의 공격을 피해 저항을 계속했던 열정을 녹여 낸 물살은 거친 숨소리를 내며 오늘도 거침없이 흐르고 있다.  울돌목을 품고 있는 진도의 동북 지역이 벽파진이다. 언덕에 녹진전망대가 있다. 이곳에 오르면 진도의 관문인 진도대교와 울돌목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옛날 고려의 자주를 꿈꾸며 몽골군과 항쟁했던 삼별초 일행도, 이들을 토벌하려던 여몽 연합군도 험한 물살을 헤치고 벽파진으로 향했다. 독립국가로서 고려를 꿈꿨던 용장산성, 삼별초 항쟁의 주역인 배중손 장군이 최후를 맞은 남도석성에선 아직도 피맺힌 울부짖음이 들리는 듯하다. 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44-0151).■백야·만해가 독립혼 키운 고장 홍성 충남 홍성은 백야 김좌진 장군과 만해 한용운 선생이 태어난 고장이다. 백야기념관에서는 노비 문서를 불태우고 가산을 팔아 호명학교를 세운 후 교재를 직접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쳤던 청년 김좌진과 독립 자금을 모금하다 검거·투옥된 후 만주로 망명해 독립군으로 생을 마감한 장군의 일생을 만날 수 있다. 만해의 생가터에 세워진 기념관도 그의 일생을 조명한다. 특히 이곳에는 만해를 비롯한 민족 시인 20명의 시가 새겨진 민족시비공원이 산자락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갈산면 동성리에 자리한 전통 옹기 체험장 갈산토기와 광천읍 매현리에 자리한 수목원 그림이 있는 정원도 빼놓을 수 없는 홍성의 볼거리다. 홍성군청 문화관광과(041-630-1221). 박상언 기자 2007.06.05 09:14
스포츠일반

경남 고성, ‘공룡 발자국 위로 쏟아지는 남해바다를 보았는가’

봄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몸이 후끈 달아오른다. 세월의 흐름을 잡아 둘 수 있다면 계절의 변화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며칠 전 한 지인이 봄을 만나기 위해 남쪽 바다를 찾았다는 말을 듣고 뒤질세라 부랴부랴 행장을 꾸렸다. 목적지는 경남 고성. 임진왜란 당시 호리병 같은 당항포 앞바다에 왜군을 몰아넣은 후 무려 57척의 배를 침몰시킨 당항포해전, 미국 콜로라도와 아르헨티나 서부 해안과 함께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 등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그 밖에 많은 볼거리가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그만큼 작고 외진 고장이다. 그런데 오는 4월이면 2006 경남 고성 세계 공룡엑스포(4월14일~6월4일)라는 국제 행사를 치른다. 고성은 지금 공룡을 주제로 한 세계적 관광지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봄이 왔다는데 … 차에서 내리는 순간 청량한 바닷바람이 공해에 찌든 폐를 깨끗이 청소해 주는 듯하다. 서울은 가는 겨울이 앙탈을 부리면서 옷깃을 파고드는데 이곳은 오히려 두꺼운 외투가 거추장스러울 정도다. 아직 봄이 왔다는 신호를 눈으로 실감하기는 어렵다. 어쩌다 보이는 동백이 처연하게 붉은 꽃잎을 떨구고 있지만 봄의 상징은 아닌 듯싶다. 하긴 지난달부터 꽃망울을 터뜨렸을 테니 겨울꽃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굳이 찾으라면 겨울을 이겨 내고 파란 새싹을 밀어 올린 보리 이삭을 들 수 있다. 그래도 봄은 바로 옆까지 다가왔다. 눈으로 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몸이 느끼는 것도 계절의 변화다. 훈훈한 남풍이 얼굴을 간지른다. 남녘은 이미 지금 봄의 왈츠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경상남도 고성입니다 우리나라에 고성이란 이름을 가진 고장은 두 곳이 있다. 한 곳은 금강산 가는 길목인 강원도 고성이고, 다른 하나는 통영 거제 진해 마산 진주 사천 등 6개 시에 둘러싸여 있는 경상남도 고성이다. 공통점이라면 두 곳 모두 바다를 끼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남 고성은 강원 고성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농업과 어업을 위주로 살아온 터라 관광 자원을 알릴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이제는 옆 동네에 가는 것처럼 가까워졌다. ■숨겨진 비경을 찾아서 고성의 상징은 공룡 발자국 화석이다. 그런데 숨겨 놓은 보석이 또 있다.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상족암과 천 년을 훌쩍 넘기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수암이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명품`들이다. ▲상족암: 조금 멀다. 고성읍에서 구불구불 2차선 도로를 30분 가까이 달려야 닿는다. 얼마나 꼭꼭 숨겨 놓았는지 수줍은 색시처럼 모습을 보여 주지 않다가 길을 돌아 바닷가 경사를 따라 내려가니 그제야 살포시 얼굴을 내민다. `청계천 헌 책방.` 상족암의 첫인상이다. 켜켜이 쌓아 놓은 수만 권의 책처럼 두께 5㎝내외의 얇은 바위들이 마치 시루 속의 떡처럼 겹쳐져 있다. 이 바위는 지질학 용어로 수성암이라 불린단다. 산책로를 따라 끝까지 가니 왼쪽 바닷물이 드나드는 바위 위에 사람 얼굴만한 구덩이가 2열로 늘어서 있다. 공룡 발자국 화석이다. 그 뒤로 상족암이 가로막고 있다. 상족암의 얼굴은 그 반대편에 있다. 썰물 때는 바위를 돌아 건너편으로 갈 수 있지만 물이 차는 밀물 때는 산책로를 통해 바위 뒤로 넘어가야 한다. 왜 상족암(床足巖)이라 했을까. 실제 마주하니 밥상 다리처럼 생겼다. 오랜 세월 바위가 융기하는 동안 파도가 깎아 낸 흔적이다. 다리 아래에는 미로가 있어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상족암은 조그만 해수욕장을 품은 경남 청소년수련원 오른쪽에 있다. 왼쪽에도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는데 완전히 물이 빠져야 볼 수 있다. 하지만 훼손에 대한 우려로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도록 했다. 상족암 바로 위에는 공룡박물관이 있다. 지난해 개관한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실물 크기의 공룡 전신 골격 복제품 10종, 익룡 전신 골격 복제품 3종, 공룡 골격 진품 4종 등 수백여 점이 전시돼 있다. 입장료 어른 3000원.어린이 1500원. 055-670-2820(www.goseong.go.kr). ▲문수암: 해발 548m의 무이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이 절은 신라 성덕왕 5년(70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의상대사가 세운 도량은 이곳 말고도 연화산 도립공원 내 옥천사, 하이면 향로봉 중턱에 자리한 운흥사 등이 더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찰을 세웠다는 말인지 …. 정상 바로 아래 절벽에 의지한 법당은 3층으로 돼 있는데 마치 티베트의 사찰을 연상시킨다. 문수암에는 설화가 있다. 의상대사가 남해 금산으로 가는 도중 무이산 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는데 꿈에 한 노승이 나타나 다음날 한 걸인을 따라가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리고 잠에서 깨 걸인을 만나게 됐고, 결국 이른 곳이 지금의 문수암 자리이다. 의상대사가 경치에 반해 사방을 둘러보는 사이 이 걸인은 한 바위 속으로 사라졌고, 그 바위에는 문수보살의 모습이 나타났다고 한다. 의상대사는 그 걸인이 문수보살의 현신임을 깨닫고 문수암을 세우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법당 뒤에 커다란 석벽이 있는데 10분 이상 바라봐야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는 것이 아직 수양이 부족한 탓일 게다. 지금은 아스팔트로 깨끗하게 포장돼 쉽게 오를 수 있지만 예전에는 깊은 산중이었을 문수암이 유명세를 타는 것은 문수보살에 얽힌 설화에다가 탁 트인 조망 때문이다. 암자에 올라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바로 앞 수태산 능선에 서 있는 보현사 너머로 한려수도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험한 산세와 수려한 풍광으로 신라시대에는 화랑들이 이 산에서 심신을 연마했다고 한다. 무이산(武夷山)이란 이름도 여기서 유래된 것이다. ■그 밖의 볼거리 연화산 도립공원 내에 있는 옥천사(사진)는 역사가 무려 1330년이나 되는 고찰이다. 의상대사가 문수암보다 30년 먼저 창건했다. 대웅전과 그 좌우에 스님들이 거처하던 적묵당.탐진당, 그리고 맞은편 누각 자방루가 서로 처마를 맞대고 특이한 건물 배치를 이루고 있다. 이 사찰에는 고려시대 만들어진 임자명반자(대중을 모을 때 치는 쇠북.보물 제495호) 등 많은 불교 유산들이 있다. 또 고성 읍내에는 6세기 전반 축조된 소가야 왕릉으로 추정되는 고분군과 갈촌 탈박물관, 경남 고성 세계엑스포 주 행사장인 당항포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당항포 해전을 기리는 역사관이 들어서 있다. ■가는 길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진주를 지나 고성IC에서 나오면 된다. IC에서 나와 우회전하면 바로 당항포관광지로 연결되고. 반대로 좌회전 하면 고성읍·상족암·문수암·옥천사 등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고성=글·사진 박상언 기자 2006.02.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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