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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위기의 유통가, 마트·슈퍼 합친다

유통 대기업들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통합 운영에 고삐를 죄고 있다. 채널 간 '별도 소싱'에 따른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여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매출 부진에 빠진 유통 공룡들이 '통합 소싱'을 무기로 실적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30일 비상장 자회사 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흡수합병 계약을 진행한다. 예정 합병 기일은 오는 6월 30일이다. 7월 1일 등기를 마치면 통합 이마트 법인이 출범하게 된다.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지분 9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마트는 소멸법인이 되는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소액주주에게 적정 가치로 산정된 합병교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별도의 신주발행은 없다.이번 합병은 지난해 9월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두 회사의 대표를 겸임하면서 추진해온 효율성 개선 작업의 종착점이라는 의미를 지닌다.대형마트인 이마트와 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의 매입과 물류를 완전히 합쳐 비용을 절감하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통합 물류를 통한 운영 효율화도 기대하는 효과다. 기존 두 회사가 보유한 물류센터를 함께 활용하면 보다 신속하게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비슷한 지역 안에 있는 물류 센터를 통폐합해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 마트와 슈퍼 교차 이용자를 타깃으로 하는 통합 마케팅도 가능하다. 앞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통합 소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는 점도 이마트의 합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는 SSM인 롯데슈퍼와 지난 2022년 11월부터 매입과 물류를 통합 운영했다. 그 결과, 롯데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4% 증가한 8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기록한 최대 규모의 흑자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의 연간 영업이익도 256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는 성과를 이뤘다. GS리테일도 GS25(편의점), GS더프레시(슈퍼) 간의 통합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현재 GS더프레시의 MD(상품기획) 부문을 통해 소싱한 상품을 GS25에서도 판매 중이다. 편의점에서 계란과 쌀 등 상품의 판매가 두드러지는 성과를 냈다. 이외에도 GS리테일은 퀵커머스(근거리배송)에도 GS25와 GS더프레시를 도심형물류센터로 활용 중이다.이처럼 통합 운영이 대세가 된 배경은 오프라인의 침체와 연관이 깊다. 쿠팡 등 온라인몰로 쇼핑의 무게 추가 넘어가면서 현재 대부분 오프라인 채널들은 실적 하락을 겪고 있다. 한 데 뭉쳐 효율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유통 대기업들의 '통합'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간 '저가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그간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제품을 대거 소싱해 싼 가격에 팔아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마트와 슈퍼가 통합 소싱으로 바잉파워를 키운 만큼, 향후 유통채널 간 사활을 건 가격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4.24 07:00
IT

"중국 안 무섭다" 네이버 최수연의 커머스 자신감

최대 포털을 넘어 대표 이커머스까지 꿈꾸는 네이버의 발걸음에 거침이 없다. 유통 공룡들을 제치고 쿠팡과 함께 절반에 가까운 국내 영토에 깃발을 꽂았다.초저가를 앞세운 중국 플랫폼의 공세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다. 지난해 투자와 수익 다변화 등 커머스 기초공사의 성과가 취임 2년 차를 맞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키고 있다. 커머스, 주력 서치와 어깨 나란히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은 4대 신성장 동력(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중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자랑했다.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41.4% 증가하며 콘텐츠(37.4%), 핀테크(14.2%), 클라우드(11.0%)를 압도했다. 어느덧 전체 매출의 26%를 책임지며 주력인 서치플랫폼(37%)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북미 1위 패션 C2C(개인 간 거래) 포시마크의 선전과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증가 덕을 봤다. B2B(기업 간 거래) 대상 '브랜드 솔루션 패키지' 및 '도착 보장' 서비스도 수익화 단계에 진입했다.포털의 접근성과 온라인 쇼핑 트렌드, 빠른 배송 서비스의 확대로 네이버는 쿠팡을 턱밑까지 추격했다.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2022년 기준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을 보면 쿠팡(24%)과 네이버쇼핑(23%)이 신세계(10%), 11번가(7%), 카카오(5%), 롯데온(5%) 등과의 격차를 해마다 벌리고 있다. 지난 2023년은 네이버에게 커머스 사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시기였다.작년 초 네이버가 1조6700억원을 들여 포시마크를 인수할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용자 저변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연간 1000억원의 적자를 내는 포시마크가 향후 회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그런데 포시마크의 조정 에비타(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상각 전 영업이익)는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 올해 65억원 흑자 전환했다. 에비타는 회사가 현금 창출을 위한 영업 활동을 얼마나 잘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매출 대비 마진율도 5.1%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이미지 검색과 라이브 커머스 등 네이버의 기술력까지 더했다.지난해 10월에는 B2B 상품인 브랜드 솔루션 패키지를 내놨다.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대규모 사업자들이 대상으로, 특화 페이지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 종류와 매출 범위에 맞는 서비스를 지원한다.쿠팡의 빠른 배송에 맞서 2022년 말에 내놓은 도착 보장도 순항 중이다. 출시 6개월 만에 도입 판매자가 4.5배 늘어나며 호응을 얻었고, 작년부터 수수료를 받기 시작해 든든한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도착 보장은 무조건 빨리 배송하는 쿠팡과 달리 물건을 받는 시점을 확률로 보여줘 보다 유연한 쇼핑 경험을 보장한다.네이버 관계자는 "직매입과 달리 물건이 팔렸을 때 수수료를 수취하는 합리적인 방식"이라며 "기저귀나 식료품 등 빠른 배송이 필요한 상품은 당일 배송에 가까운 수준으로 서비스 품질을 제고했다"고 말했다.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2·3분기 11조9000억원으로 잠시 주춤했던 전체 거래액(GMV)은 4분기 1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올랐다. 올해는 어렵지 않게 분기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중국 초저가 공세에도 여유만만잘나가는 네이버 커머스 사업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중국에서 넘어온 신흥 강자들이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와 테무는 경기 불황에도 부자처럼 쇼핑할 수 있도록 초저가 상품으로 매대를 채워 국내에서 빠르게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통계에서 알리와 테무는 2023년 가장 많이 성장한 앱 1~2위를 가져갔다. 이용자가 각각 371만명, 354만명 늘었다. 토스와 무신사, 인스타그램 등 핫한 앱들을 추월했다.외산 앱의 침공에 시장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정작 네이버는 여유로운 모습이다.최수연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중국 커머스는 이용자들에게 주는 가치가 선명하기 때문에 성장이 가팔라진 면이 있다"며 "다만 네이버쇼핑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정보의 커버리지가 광범위해 직접적으로 받는 영향은 아직 정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그 규모 자체도 제한적이다"고 말했다.최 대표는 또 "특히 네이버쇼핑 모델은 광고 중심이라 이들은 경쟁 상대일 뿐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이기도 하다"며 "자본력을 앞세운 파급 효과는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공정위가 규제 강화 차원에서 도입을 추진하는 '플랫폼법'도 과제다.매출 규모 등으로 따져봤을 때 네이버는 관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지만, 20%대 커머스 점유율로 독과점 판단을 내리기 애매한 쿠팡은 명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다행히 플랫폼법이 업계와 미국 재계, 정치권 등의 반발로 이달 중으로 예정된 발표가 미뤄져 족쇄가 풀릴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최수연 대표는 지난해 주주들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네이버는 온라인 광고, 콘텐츠 소비, 커머스까지 통합된 유일무이한 플랫폼으로 발전했다"며 "이 경쟁력은 생성형 AI 시대에 더욱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14 07:00
산업

쿠팡 의존도 줄인다...자사몰 키우는 식품가

식품 업계가 자체 온라인몰(자사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이커머스 등 외부 판매 보다 자체 판매를 확대해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이를 통한 빅데이터 활용도를 높여 맞춤형 제품 개발 등 마케팅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서다.2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상품 납품 단가를 두고 1년째 갈등을 빚어온 CJ제일제당은 최근 자사몰 'CJ더마켓'에 내일 도착 서비스인 '내일 꼭! 오네'를 도입했다.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CJ제일제당 제품을 전국(제주 및 도서·산간 지역 제외)에서 받아볼 수 있는 배송 서비스다. CJ대한통운의 동탄 온라인센터와 실시간으로 재고 상황을 연동해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당일 출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부터 CJ더마켓에서 신규 가입 고객을 위한 '햇반 웰컴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반갑습니다 그래서 반값 쏩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진행하는 이번 기획전에서는 CJ더마켓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을 대상으로 '햇반 백미 36개입' 제품을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유료 멤버십 ‘더프라임’ 회원을 추가 모집하기 위해 회원비도 낮췄다. 지난달 말 기준 CJ더마켓 누적 회원 수는 350만명을 돌파했다.CJ제일제당은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익일배송 서비스를 통해 햇반, 비비고 만두 등 대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해 탈쿠팡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CJ제일제당 관계자는 “내년 1월 말에는 내일 도착 서비스를 CJ제일제당의 네이버 공식 브랜드 스토어에 적용하는 등 다른 유통 채널로도 점차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온라인몰 '프레딧'에서 고객이 원하는 품목을 정해진 시간에 직접 전달해 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내세워 입지를 굳히고 있다.실제 hy는 프레딧의 올해 1~10월 정기구독 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2% 증가했다. ‘잇츠온 신선란 10구’ ‘닭가슴살 샐러드’ ‘하루과일 사과&방울토마토’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등이 구독 상위 품목에 올랐다. 이 기간에 신선란 정기 구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0%가량 폭증했다. 닭가슴살 샐러드 구독자 역시 94.5%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전국 영업점에서 활동 중인 1만여 명의 프레시 매니저 덕에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식품업계 자사몰 가운데 프레딧의 성장세가 돋보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hy 관계자는 “가장 빠른 배송은 아니지만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약속된 시간에 약속된 제품을 배송한다는 강점이 있다”며 “이커머스의 배송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대면 접촉이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도 낸다”고 말했다. 이 밖에 롯데웰푸드는 지난해부터 빵 구독 서비스인 '월간 생빵', 가정간편식 구독 '월간 밥상'을 잇달아 선보이며 구독 서비스 카테고리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해태제과는 전용몰 ‘해태몰’에서 각종 세트상품을 특가로 선보이고 있다. 배송비도 거의 무료다. 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이 존재함에도 식품 업체들이 자사몰에 집중하는 이유는 개별 브랜드를 키울 수 있고, 이커머스 공룡들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통 수수료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활용할 수도 있다.업계 관계자는 "한번 호감을 갖게 되면 반복 구매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이 식품”이라며 “포인트 등의 혜택으로 가격적인 이점을 노리면서 기업들은 고객 정보를 비롯한 구매 시기, 상품 내역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 및 분석해 신제품 개발이나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12.22 07:00
산업

흑자였던 G마켓인데..신세계 품에 안기자 적자, 왜?

G마켓이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안팎에서는 꾸준히 흑자를 내는 견실한 기업으로 평가됐던 G마켓의 고전 배경에는 모기업 신세계그룹의 전략 부재가 있다고 지적한다. '황금알'로 불리는 플랫폼을 수조원을 들여 사들였으나, SSG닷컴과 외형적인 결합 외에는 별다른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그룹은 2021년 11월 3조5600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이베이코리아지분 80.1%를 인수했다. 당시 G마켓과 옥션은 인수·합병(M&A)시장의 '알짜' 매물로 꼽혔다. 출혈경쟁이 심각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15년 동안 안정적으로 흑자를 내는 유일한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다.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전개하던 이베이코리아의 2020년 매출은 1조3000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의 물량공세와 '유통 공룡' 롯데 및 신세계의 공세 속에서 거둔 빛나는 성과였다. 업계는 신세계의 SSG닷컴이 G마켓과 옥션을 인수하면서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했다. 일부에서는 M&A를 통해 SSG닷컴 거래액이 8배 넘게 오를 것이며, 이커머스 업계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건실하던 G마켓과 옥션은 2021년 신세계 그룹의 품에 안긴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G마켓은 2022년 1분기 적자전환한 뒤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쌓아왔다. G마켓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한 2925억원, 영업손실은 113억원이었다. 인수에 3조~4조원을 투입했지만 SSG닷컴 역시 실적이 신통치 않다. 업계는 G마켓의 고전 이유를 두고 모기업의 전략 부재를 꼽는다. 이커머스 플랫폼 A 사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G마켓을 인수한 뒤 시너지를 내기 위해 여러 안을 내놨다"며 "정말 솔직하게 '신세계가 G마켓을 더 키우기 위해서 노력했나'라고 묻는다면 그런 부분은 사실상 별로 없었다고 답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G마켓·옥션에서 스마일클럽을 이용해온 기존 회원 25만여 명이 SSG닷컴으로 유입된 점과 인프라 통합 및 효율화, 멤버십 공유 확대 외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고도 했다. 이마트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G마켓의 올 4분기 분기BEP(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전항일 G마켓 대표 직속 조직인 경영기획실을 통해 손익관리에 집중하고, 사업 프로세스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G마켓에 고도화된 IT 기술을 접목해 고객 데이터를 관리하고 이를 통한 경쟁력 강화 전략에도 힘을 싣는다. 실제로 G마켓은 IT기술 개발자를 대거 채용하며 움직이고 있다. 바쁘게 움직인다. 업계 관계자는 "시공간을 초월해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G마켁은 AI 기술을 고도화해 고객 맞춤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SSG닷컴과 G마켓 각 플랫폼의 강점을 특화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0.25 07:01
산업

'짝퉁'에 휘청이는 K패션…무신사 "공식 대응 고려 중"

'마르디메크르디' 'Mmlg(엠엠엘지)' '듀테로' 등 K패션 브랜드의 디자인을 도용한 가품이 난립하자 전문가들은 모처럼 부흥기를 맞은 K패션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짝퉁'과 정품이 뒤섞일수록 이미지 소비만 부추기고, 반짝 유행템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그러나 K패션 브랜드들은 '사실상 대응할 방법이 없다'며 한숨 쉬고 있다. 영세한 토종 브랜드는 가품이 나돌더라도 경제적·물리적 여건상 소송을 걸기 힘들다는 사실을 가품 유통업자들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법원이 패션 디자인 도용은 물론 모조품이 유통되는 주요 창구인 오픈마켓에 비교적 관대한 판결을 내리는 실정이다.K패션은 베껴도 고소 안한다? 가품이 난립하는 가장 큰 배경은 토종 브랜드는 베껴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제조·판매 업자들이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법률자문위원인 이재경 변호사(건국대 교수)는 29일 본지에 "신생 K패션 브랜드는 대부분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법적 소송을 진행할 물리적 여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이를 알고 있는 이들이 '한국 패션 브랜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베껴도 문제가 없다'는 식의 도덕적 해이를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디자이너 한 두 명이 사실상 모든 업무를 책임져야 하는 가운데, 불법 사례를 일일이 찾아 소송을 제기하고 신경 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패션 브랜드는 원래 서로서로 베끼고 하는 것"이라는 비상식적인 말까지 서슴없이 할 정도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떨어진다. 패션 디자인 도용을 처벌할 법망도 허술하다. 이 변호사는 "패션을 포함해 지식재산권은 표절을 공식적으로 판정하는 기관이 없어 표절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이 내린다"며 "법원에서 패션 디자인을 저작권법으로 보호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패션디자인 표절은 부정경쟁방지법에 호소하는 상황이지만 이 법은 패션디자인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 아니어서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며 “패션디자인은 국내 디자인보호법상 보호 요건을 충족하기 쉽지 않아 관련법으로 보호받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오픈마켓의 가품 유통에 관대한 한국 가품의 주요 유통 창구인 오픈마켓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보수적이다. 그동안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은 수많은 디자인 카피 및 모조품이 유통되는 창구로 지적받아왔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2019~2022 특허청 온라인 위조상품 유통 적발 현황'에 따르면 전체 위조상품 거래의 절반가량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등 오픈마켓에서 발생했다.그러나 이들 오픈마켓은 직접적인 상품 판매의 당사자가 아닌 통신판매중개업자, 즉 플랫폼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지식재산권 침해 및 상표권 침해 문제에 대해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았다.이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오픈마켓에 입점한 몰이 디자인 도용이나 가품을 판매한다고 해서 오픈마켓에 주어지는 책임이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적다고 보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입점한 몰에서 판매되는 디자인 도용이나 가품을 찾으려면 더 많은 인력과 필터링 시스템이 요구되는데, 이 정도의 책임까지 오픈마켓에 안겨서는 안된다고 본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랑스 구두 브랜드 '크리스찬루부탱'과 이커머스 공룡 '아마존'과의 소송이 대표적이다. 유럽 최고 사법기구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서 이뤄진 개별 판매업자들의 모조품 판매에 대해 유통업체인 아마존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크리스찬루부탱 측은 2019년 "아마존이 오픈마켓 플랫폼 사업자로서 개별 판매자들이 상품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모조품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광고 상품을 통해 카피 상품들이 잘 팔릴 수 있도록 해 소비자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ECJ는 크리스찬루부탱의 손을 들어줬다. 소비자는 입점 업체가 아니라 아마존이라는 플랫폼을 보고 구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아마존이 해당 모조품 판매업체 중 일부 상품을 보관하고, 고객에게 배송하는 역할도 했기 때문에 책임 소지가 명확하다고 명시했다. K패션 살리려면 가품 유통 막아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패션산업협회 등 유관 기관들은 K패션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글로벌 브랜드 육성 및 기반 조성 사업'의 글로벌 세일즈 마케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K컬렉션 인 파리'를 2020 S/S 시즌 파리패션위크와 연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비뮈에트, 제이청, 분더캄머 등 K패션 브랜드가 참여한 패션쇼를 보기 위해 해외 미디어와 바이어 등 업계 관계자 300여 명이 자리에 함께했다. 무신사와 29CM, W컨셉 등 패션 플랫폼도 K패션 육성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특히 무신사는 가장 열정적으로 K패션 브랜드를 키우는 곳으로 통한다. 실제로 무신사에서 2022년 기준 연간 거래액이 100억원을 돌파한 브랜드 중 국내 브랜드 비중은 33%에 달한다. 지난 2020년(15%)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그만큼 K패션에 들이는 공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와 29CM에 입점한 중소 K패션 브랜드 중에 디자인 도용이나 가품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브랜드가 적지 않다"며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입점 브랜드가 가품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K패션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 관계자는 "무신사도 여타 오픈마켓과 같이 '통신판매중개업자'지만, K패션 브랜드의 보호와 육성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우리 모두가 지켜나가야 할 자산과 같은 K패션 브랜드 보호를 위해 가품과 디자인 도용을 방치하는 국내 오픈마켓 등에 공식 대응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하나가 성공하기 위해 투입되는 엄청난 땀과 노력을 기억할 때 K패션도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30 07:00
산업

'투톱' 체제 구축한 11번가…상장 향해 직진, 과제는 산더미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가 첫 여성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한때 국내 온라인 쇼핑 업계를 선도했던 11번가는 네이버쇼핑과 쿠팡, SSG닷컴 등 빅3의 물량 공세에 밀려 고전 중이다. 업계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예정한 11번가가 신임 대표 선임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성공적인 상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야심 찬 목표 11번가는 이달 초 안정은 최고운영책임(COO)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안 신임 대표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이커머스 서비스 기획 전문가로 알려졌다. 야후코리아와 네이버 서비스기획팀장, 쿠팡 프로덕트 오너(PO) 실장, LF e서비스기획본부장 등 굵직한 이커머스 플랫폼을 두루 거친 그는 2018년 11번가의 신설 법인 출범 시기에 합류한 뒤 서비스 총괄 기획과 운영을 맡았다. 업계에 따르면 안 신임 대표는 지난해 신규 론칭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와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라이브11' 등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다. 11번가는 지난 4월 글로벌 투자업계 사업 개발 전문가였던 하형일 SK텔레콤 최고개발책임자(CDO)를 대표로 맞은 바 있다. 약 8개월 만에 '투톱' 체제를 완성한 11번가는 안 신임 대표에게 사업 전반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하 대표에게는 기업가치 확대를 통한 IPO 추진을 맡길 것으로 분석된다. 11번가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각자 대표 체제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이커머스시장에서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며 "시장 변화에 더 기민하게 대응해 신성장동력 확보와 서비스 고도화로 한층 강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안 신임 대표는 취임과 함께 11번가의 차별화한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11번가만의 장점인 국내 유일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단일 방송 시청 수 240만명을 기록하는 압도적 라이브 커머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을 극대화하겠다"며 "월간 사용자(MAU) 1000만명에 달하는 11번가 고객들이 최상의 쇼핑 경험을 얻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1번가는 올해 들어 대대적인 변화 중이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라이브11, 우주패스 멤버십 등을 포함한 '11번가 1.0'을 넘어 해외 직구 시장 선도 및 직매입을 통한 '슈팅배송' 확대, 멤버십 등 강화를 통해 '11번가 2.0' 버전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SK페이와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하다. 이 중에서도 익일 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은 옛 쇼킹배송과 비교해 3분기 거래액이 직전 분기 대비 3.9배 성장했고, 월평균 이용 고객 수는 46%, 인당 구매금액은 166% 증가하며 성과를 보였다. 만만치 않은 현실 공격적인 서비스 및 외형 확대에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업계는 11번가가 이커머스업계 '공룡' 네이버쇼핑과 쿠팡, SSG닷컴의 물량 공세에 밀려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는 과거 '11절' 등 확실한 색깔과 상징이 있었지만, 지금은 쿠팡과 네이버쇼핑, SSG닷컴과 비교해 뚜렷한 개성이 없다"며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유치했지만, 워낙 직구 채널이 다양한 탓에 당초 예상했던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매출이 대변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번가의 올 3분기 매출은 1899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이는 2018년 독립 법인 출범 이후 가장 높은 분기 매출액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 누적 적자는 756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인 693억원을 넘어섰다. 11번가는 2019년 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앱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모바일인덱스가 조사한 올 7월 기준 MAU 수치에 따르면 11번가 앱 사용자는 942만명이었다. 이는 쿠팡 2766만명의 쿠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1인당 월평균 앱 사용 시간과 일수 역시 11번가는 0.99시간, 9.3일로 쿠팡(2.21시간, 13.5일)과 G마켓(1.11시간, 9.63일), 위메프(1.12시간, 9.9일)보다 낮았다. 11번가는 2018년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국민연금과 MG새마을금고중앙회, H&Q코리아 등 투자자들에게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늦어도 2023년 9월까지 약속했던 상장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IPO 시장이 위축돼 상장 준비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은 대규모 자본금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이 물량 공세를 퍼부으며 영향력을 키우는 판세다. 11번가를 비롯한 중소 이커머스 기업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판도는 '3강' 체제를 중심으로 중소 플랫폼이 생존을 목표로 각축 중이다. 11번가가 힘을 주고 있는 슈팅배송, 라이브 커머스 강화 등은 이미 다른 플랫폼도 다 하는 것"이라며 "아류가 아닌, 11번가 만의 독보적인 킬러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21 07:07
산업

식품 1위 CJ제일제당 vs 이커머스 공룡 쿠팡의 갑질 공방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과 이커머스 '공룡' 쿠팡이 힘겨루기하고 있다. 마진율 협상 갈등 끝에 발주 중단 사태까지 간 양사는 서로를 향해 '갑질'을 하고 있다며 날 선 공방 중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초 CJ제일제당(이하 CJ)의 '햇반'과 더불어 '비비고만두', 김치, 가정 간편식 등 전체 품목의 50%가량 상품 매입을 중단했다. 현재 남은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쿠팡에서 판매가 중단된다. 갑질 공방의 핵심인 납품 마진율을 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CJ는 쿠팡 측이 무리한 마진율 인상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일방적으로 상품 발주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양사의 올해 계약 기한은 이달 말까지인데, 계약 종료 기한을 약 한 달 남긴 채 일방적으로 발주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반면 쿠팡은 CJ가 계약 당시 약속한 물량 등을 지키지 않아 발주 중단 조치를 했다고 맞서고 있다. CJ는 그동안 쿠팡에 햇반과 만두 등 1000여 가지에 달하는 품목을 납품했는데, 당초 계약한 물량의 50~60%만 보내왔다는 것이다. 쿠팡이 CJ의 인기 제품인 햇반 100개를 주문하면 60개 정도만 보내는 식이다. 쿠팡 측은 CJ 측이 약속한 물량을 보내지 않으면서 미리 확보한 물류센터 공간만 낭비해 당사와 다른 파트너사의 손실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CJ는 쿠팡에 약속한 발주 물량을 모두 납품하지 않은 제품은 햇반 등 일부 품목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쿠팡 측은 "일방적인 요구를 유통 업체가 무조건 수용하면 그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히트 브랜드가 많은 대기업 제조사 앞에서 유통 업체가 일방적인 납품 강요는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CJ 측은 "내년도 마진율 협상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다. 쿠팡이 무리하게 높은 마진율을 요구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길들이기 차원에서 발주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방은 서로 남을 것 없는 다툼이다. CJ는 국내 즉석밥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햇반 외에도 김치와 비비고 만두 등 다양한 메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은 네이버와 함께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리더로, 로켓배송을 앞세워 수많은 충성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싸움이 길어질수록 양사 피해와 이미지 타격만 커진다. 그러나 당분간 자존심 싸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갈등 중인 가운데 조만간 CJ의 대표 상품들이 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프로모션을 펼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통 채널이 줄어들면 결국 CJ도 손해고, 쿠팡도 아쉬운 처지다. 일부에서 양측의 갈등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라고 내다봤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05 07:39
산업

'타운홀미팅에 사옥 이전까지'…1세대 이커머스 위메프·티몬의 분투기

1세대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와 티몬이 막대한 자본으로 무장한 '유통 공룡'의 총공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각각 기술 고도화와 이커머스3.0을 돌파 카드로 제시한 양사는 최근 대표 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을 열거나 사옥을 옮기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15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하송 위메프 대표는 지난달 임직원을 대상으로 첫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하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체질개선 작업 및 힘의 논리에 따라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을 짚었다. 이어 위메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커머스업계는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쿠팡과 거대 IT 플랫폼을 등에 업은 네이버쇼핑,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합병한 SSG닷컴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쇼핑 17%, SSG닷컴 15%, 쿠팡 13% 순서였다. 이들 3사는 초저가와 빠른 배송, 우월한 지위를 발판으로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 등 중견 이커머스 플랫폼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배경이다. 실제로 위메프와 티몬의 매출액은 꾸준히 쪼그라들고 있다. 위메프는 2020년 3853억원에서 이듬해 2448억원으로 줄었다. 티몬 역시 2020년 1512억원에서 2021년 1290억원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특수는 이커머스 공룡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위메프는 지난해 2월 하 대표 부임을 기점으로 체질 개선에 몰두 중이다. 위메프는 '이커머스 업계의 구글'이 되겠다는 목표를 잡고, 기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일 '메타쇼핑'은 위메프가 23만개 쇼핑몰, 총 7억개에 달하는 상품에서 추출한 고객 데이터를 발판으로 인공지능(AI)이 상품과 스타일까지 비교해 제시하는 기술이다. 위메프는 메타쇼핑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아 사실상 제휴 쇼핑몰의 진입 장벽을 없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의 자사몰 콘텐츠를 위메프에서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D2C'(다이렉트 투 컨슈머)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위메프는 최근 애플 본사 등 미국 실리콘밸리 17년 경력의 이진호 박사를 CTO로 영입하면서 D2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티몬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신사옥을 마련한 티몬은 공간 기반 서비스 플랫폼 기업인 '핀포인트'와 업무 협약을 맺고 스마트오피스 솔루션을 도입했다. 티몬은 핀포인트의 모바일 스마트오피스 앱 '탭'과 공간관리솔루션 '컨트롤룸'을 통해 직원들이 실시간 유휴 좌석 확인과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TSR(티몬 스마트&리모트워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맞춤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티몬은 15일에는 갈수록 커지는 모바일 선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 브랜드인 ‘기프티’를 론칭했다. 기프티는 상대방이 티몬에 가입돼 있지 않더라도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선물 전달이 가능하다. 유저 간에는 티몬 캐릭터가 포함된 감동 카드도 주고받을 수 있다. 티몬은 앞으로도 선물하기 서비스 고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달 취임 1년을 맞은 장윤석 티몬 대표는 이커머스3.0을 새 화두로 내걸고 혁신 중이다. 장 대표는 "이커머스3.0 시대는 가격경쟁이 아닌 콘텐츠를 장착한 브랜드 경쟁이 될 것"이라면서 입점 브랜드와 같이 성장하는 '브랜드 풀필먼트'를 구축해 이들과 연계해 콘텐츠 커머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1세대로서 의미가 있는 위메프와 티몬 모두 쉽지 않은 환경과 경쟁에 놓여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혁신 성공 여부에 따라 양사의 길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16 07:00
산업

강한자만 살아남는다…'2막' 시작한 새벽배송 전쟁

이커머스업계가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던 새벽배송 서비스가 힘의 논리에 따라 재편되고 있다. 막대한 물류 투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업체들이 속속 서비스 중단 의사를 밝히고 백기를 들고 있다. 반면 네이버쇼핑과 코스트코 등 유통업계 '골리앗'들은 참전을 선언하고 있다. 업계는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만이 새벽배송 분야에서 살아남고, 더 나아가 이커머스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전망했다. 새벽배송 못해요…백기 투항 31일 업계에 따르면 밀키트 분야 1위 프레시지는 자사 몰에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매출 1889억원을 올리는 등 최근 3년 동안 평균 63%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덩치가 커진만큼 손실도 불어났다. 2019년 149억원 수준이던 적자 규모는 지난해 466억원으로 커졌다. 프레시지만의 일이 아니다. GS프레시몰도 지난달을 끝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GS프레시몰은 그동안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오후 11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오전 7시 전까지 배송했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새벽배송 대상 상품과 외연을 확대하겠다던 GS프레시몰은 새벽배송 중단으로 결론을 냈다. 올해 들어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미 롯데온과 BGF리테일이 지난 4월부터 순차적으로 새벽배송을 멈췄다. 업계는 새벽배송 철수 러시를 돈에서 찾는다. 새벽배송은 식품류가 많기 때문에 콜드 체인 시스템(특정 온도 내에서 화물을 저장·운송·보존하는 공급 사슬 관리 시스템)이 필수적인데, 물류 전반에 모두 갖추려면 돈이 많이 든다. 철수를 결정한 업체들은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버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BGF 측은 새벽배송 철수와 함께 알린 공지문에서 "새벽배송의 특성상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 최근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져 향후 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했다"며 "기존 이커머스업체들 외에 대형 유통 업체들까지 뛰어들며 갈수록 경쟁이 심화해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드는 시점에 맞춰 발 빠르게 사업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은 이미 새벽배송이 포화상태다.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투입한 자금에 비해 효율적이지 않고, 경쟁을 심화하다 보니 포기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룡' 네이버·코스트코는 참전 손을 털고 나가는 업체가 있지만 뒤늦게 새벽배송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기업도 있다. 쿠팡, SSG닷컴과 함께 '이커머스 빅3'로 통하는 네이버쇼핑은 연내 새벽배송 본격화를 선언했다. 네이버쇼핑은 지난 5월부터 당일 도착, 새벽배송 등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CJ대한통운과의 협업 강도를 높인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빠른 배송'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육아·생필품 등 일부 카테고리 중심으로 오전 10시까지 주문하면 당일에 배송이 가능한 '당일배송' 테스트를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새벽배송 서비스도 시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매자 중심의 풀필먼트 센터(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고 포장한 뒤 배송까지 마치는 방법)를 열 방침이다. 코스트코는 ‘얼리 모닝 딜리버리’라는 이름의 새벽배송을 지난 5월부터 시작했다. 새벽배송이 가능한 지역은 서울 전역과 경기·인천 일부로, 과일·치즈·버터·간편식 등 총 62개 제품이 배송된다. 1998년 한국에 진출한 코스트코는 연간 1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내는 글로벌 기업이다. 압도적인 단독 제품을 보유한 코스트코는 새벽배송으로 한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 선점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은 2015년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었다. 2018년 4000억원대에 그쳤던 새벽배송 규모는 지난해 4조원대로 확대됐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은 2023년 12조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레시지와 GS프레시몰은 새벽배송에 적극적으로 투자했지만, 고객의 호응이 적었다. 해당 몰을 이용하는 고객 중 10~20% 미만이 이용하자 새벽배송을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라며 "결국 새벽배송도 힘 있는 플랫폼만 버티다가 시장을 이끌어가는 적자생존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01 07:00
산업

디지털 전환한다더니…다시 오프라인으로 눈 돌린 롯데

'유통 공룡' 롯데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기류에 맞춰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투자의 핵심은 '오프라인 사업'이다. 수조원을 들여 복합쇼핑몰을 짓고 백화점·마트를 리뉴얼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심산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며, 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에 투자하던 모습과는 상반된 행보다. 업계는 이커머스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도태한 롯데온 대신 매출 반등에 성공한 백화점과 마트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백화점·아웃렛·슈퍼·할인점 등 주요 사업에 2026년까지 총 8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서울 상암동과 인천 송도 같은 곳에 고용 유발 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 같은 핵심 지점의 리뉴얼도 실시한다. 리뉴얼하는 매장은 명품 등 럭셔리 MD(상품기획)로 채워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쟁력을 보여줄 계획이다. 코로나19로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관광 산업을 다시 활성화시키고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호텔과 면세점 시설에도 2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롯데마트는 매년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작년 말 오픈한 와인 편집숍 보틀벙커 등 특화 점포를 확장한다. 작년 말 잠실 제타플렉스 1호점을 낸 이후 2호점 창원중앙점, 3호점 광주 상무점까지 롯데는 빠르게 특화 매장을 늘리고 있다. 보틀벙커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집객 효과까지 있어 롯데마트 매출 신장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보틀벙커의 월매출 신장률은 500%로, 일반 롯데마트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번 투자 계획에 있어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온라인 사업인 롯데온에 대한 투자가 없다는 데 있다. 롯데쇼핑은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롯데온에 사활을 걸었다. 2020년 4월 롯데온을 론칭하면서 “2023년 거래액 20조원,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롯데온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영업적자 156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거래액 역시 2조4105억원으로 2023년 목표에 1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올해 1분기도 마찬가지다. 영업적자 4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287억원)에 비해 적자가 166억원이나 늘었다. 업계는 롯데쇼핑이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롯데온 대신 엔데믹 전환 이후 매출 기대감이 높아진 오프라인 사업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오프라인 유통의 활성화 기대는 높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분기 소매유통 경기 전망 지수(RBSI)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 업체의 기대 지수가 일제히 반등했다. 경기 전망 지수는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백화점(102→111), 대형마트(88→97), 슈퍼마켓(82→99), 편의점(85→96) 등 반등했지만 온라인쇼핑(107→96)만 하락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퍼진 이후 국내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했다. 시장 흐름에 맞춰 유통 대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이커머스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며 "그러나 온라인 사업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서 본업인 오프라인 사업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마트 등 주요 유통 부문은 리오프닝에 맞춰 확연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며 “보틀벙커, 차별화 MD 등을 통해 새로운 쇼핑 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신세계그룹에서도 감지된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2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오프라인 사업에만 투자금의 절반 이상인 11조원을 쏟기로 했다. 반면 온라인 사업에는 물류 경쟁력 확대를 위한 물류센터 확대와 시스템 개발 등에 3조원을 투자한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6.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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