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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우익수·중견수·2루수·유격수에 볼링까지...베츠, 못하는 게 뭔가요

'천재', '다재다능', '5툴 플레이어'라는 수식어로도 무키 베츠(31·LA 다저스)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모양이다.베츠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타격도 타격이지만, 눈에 띄는 건 수비 포지션이다. 이날 그가 선발 출전한 곳은 그의 주 포지션인 우익수가 아니었다. 우익수와 함께 간간이 나서던 중견수도 아니었고, 프로에서 데뷔했던 2루수도 아닌 전 포지션 중 가장 수비 난이도가 높다는 유격수였다. 베츠가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건 2014년 MLB 데뷔 후 처음이다.프로로 유격수 수비를 선 게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1일 컵스전에서도 7회 초 대타로 나섰다가 7회 말 유격수 수비를 본 바 있다. 유격수 데뷔전이었다. 그 전으로 돌아가려면 11년 전인 싱글A 시절까지 내려가야 한다.일반적으로 프로 데뷔 초창기라면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베츠는 벌써 프로 10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다. 우익수로 6차례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리그 최고 우익수다. 그런 선수가 전혀 다른 포지션으로, 그것도 더 큰 수비 부담이 있는 위치로 나서는 건 이례적이다.이미 베츠는 2020년 다저스로 이적 후 몇 차례 2루수로도 나선 바 있다. 다저스는 활동 범위가 넓은 우익수보다 좁은 2루수가 베츠에게 부담이 적다고 판단, 시즌 중 조금씩 2루수로 그를 투입해온 바 있다. 그러나 유격수는 또 다른 위치다. 전문 내야수로 뛰어온 이들도 유격수는 소화하기 쉽지 않다.그러나 유격수에서도 베츠는 베츠였다. 컵스 타자 닉 마드리갈의 타구가 특히 베츠에게 많이 걸렸다. 마드리갈은 7회 말 2사 1루 기회 때 유격수 땅볼을 쳤고, 정면에서 이를 기다렸던 베츠는 탄력 있는 플레이로 2루로 던져 아웃 카운트를 만들었다. 이어 9회 말 1사 만루 기회 때도 마드리갈이 유격수 땅볼을 쳤고, 베츠가 타구를 잡아 2루수로 토스, 병살타를 합작하며 이날 경기 승리의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다양한 수비 포지션 소화는 베츠가 보여주는 다재다능의 일부일 뿐이다. 30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력, 통산 159도루를 기록한 발, 10시즌 통산 62보살을 기록한 어깨도 두루 갖췄다. 1m75㎝의 작은 신장에도 MLB에 데뷔해 MVP(최우수선수)까지 수상한 건 그의 압도적인 운동 신경 덕분이다. 베츠는 그 운동 신경을 활용, 미국프로볼링에 정식 등록된 선수로도 활동했다. 지난 2015년과 2017년에는 볼링 월드시리즈에도 출전한 바 있다.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베츠는 경기 후 "나는 평생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왔다. 특별한 문제는 없다. 그냥 경기에 나가서 이기고 싶을 뿐"이라고 이날 활약 소감을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베츠는 볼수록 더 놀랍다. 정말 특별한 선수"라고 칭찬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24 15:13
프로야구

[IS 고척] 오스틴 향한 기대…"브룸바도 처음엔 수비형이라고 난리"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0)의 반등을 자신했다.염경엽 감독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 앞서 오스틴에 대해 "시즌을 하고 적응하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스틴은 이날 경기 전까지 시범경기 타율이 0.217(23타수 5안타)로 낮았다. 출루율(0.308)과 장타율(0.348) 모두 기대를 밑돌았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 활약과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최근 몇 년 외국인 타자로 고생했던 LG로선 반가운 신호가 아닐 수 있었다.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긍정적인 부분을 조명했다. 염 감독은 "경기하면서 변화구 대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는데 변화구를 콘택트하고 지켜보는 걸 보고 무조건 좋아지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터무니없이 스윙하면 적응이 쉽지 않은데 경기에서 변화구를 대처하는 게 외국인 선수 중에서 잘하는 축에 들어간다"며 "어차피 직구는 걱정을 안 한다. 미국에서 150㎞/h 이상 (빠른 공을) 쳤던 선수여서 변화구 대처 능력을 잘하느냐가 중요하다. 터무니없이 스윙하면 적응이 힘든데 대처하는 걸 보면 '꽝'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오스틴의 주 포지션은 우익수다. 염경엽 감독은 "주로 우익수를 많이 볼 거다. 1루는 (김)민성이가 대수비를 하면서 대체할 거 같다"며 "(현대 유니콘스 시절에) 브룸바를 처음 데려왔을 때는 (시범경기 하는 걸 보고) 수비형이라고 난리였는데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키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브룸바는 KBO리그 통산 다섯 시즌을 뛰며 홈런 116개를 터트린 거포. 2004년에는 홈런 33개를 책임지며 현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브룸바만큼은 아니더라도 타석에서의 대처 능력을 보면 오스틴의 KBO리그 안착이 가능하다는 평가다.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3.25 13:04
메이저리그

'GG 최종 후보' 소토, 타티스 강견 살리려고 좌익 간다

지난해 우익수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들었던 후안 소토가 올 시즌 주 포지션인 우익수 대신 좌익수로 자리를 옮긴다. 팀 동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강견을 살리기 위해서다.MLB닷컴은 15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포지션 도미노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소토가 자신의 커리어를 시작했던 좌익수로 복귀할 것이라 했다. 그리고 이는 타티스가 비어있는 우익수 이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소토는 전문 우익수다. 2018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데뷔한 그는 좌익수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 워싱턴의 주전 우익수는 브라이스 하퍼였다. 상대적으로 소토의 떨어지는 외야 수비도 문제였다. 그러나 하퍼가 이적했고, 소토의 팀 내 입지도 커지면서 지난 2020년부터는 그가 주전 우익수가 됐다. 2022년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 이적한 후에도 우익수 자리를 지켰고, 시즌 후에는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우익수 최종 후보 3인에도 이름을 올렸다.그러나 소토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여전히 평균 수준의 수비수다. 타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한 OAA(평균 대비 아웃 창출)가 -16으로 심각하게 나빴다. 수비 부담이 큰 우익수를 안기는 건 소토와 샌디에이고 양측에게 모두 부담이다. 때마침 강견을 지닌 야수가 외야로 포지션을 옮겼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021년까지 주전 유격수가 타티스였지만, 그가 지난해 부상과 약물 징계로 자리를 비우면서 김하성이 대신 주전 유격수를 맡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에는 잰더 보가츠를 11년 2억8000만 달러에 계약해 주전 유격수를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타티스의 자리는 꽉 찬 내야가 아닌 외야였다. 이미 2021년 외야로 뛴 경험이 있고, 메이저리그(MLB) 전체에서도 내로라하는 운동 능력과 어깨를 자랑하는 그라 외야에서도 정상급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다.MLB닷컴은 "우익수는 타티스에게 합리적인 곳으로 보인다. 그는 2021년에 우익수로 조금 뛰어봤고, 펫코파크의 넓은 우중간 외야는 그의 운동 능력과 강견에 조화를 이룰 것"이라 전망했다. 타티스라는 카드가 있는 만큼 소토의 수비 부담을 줄이는 게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두 올스타를 모두 살리는 길이 된다.다만 타티스의 자리가 우익수 고정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중견수도 소화할 수 있고, 기존 주전 중견수인 트렌트 그리샴의 타격 부진이 심하다. MLB닷컴은 "소토와 달리 타티스는 한 포지션에 국한시키지 않을 것 같다"며 "타티스가 (그리샴이 강력한 왼손 투수와 만나는 것과 같은 경우) 몇 경기에서 중견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15 08:34
산업

ADC 기술이 뭐길래...종근당·셀트리온·삼바 투자 가속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올해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종근당과 셀트리온 등이 ADC 기술 투자와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종근당은 6일 네덜란드 생명공학기업 시나픽스로부터 ADC 기술을 도입하는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계약금과 개발, 허가, 판매 등 단계별 기술료를 포함해 약 1억3200만 달러(약 1650억원)다. 상업화 이후 판매에 대한 로열티는 별도로 책정된다.이번 계약으로 종근당은 시나픽스의 ADC 기술 3종에 대한 사용 권리를 확보해 ADC 항암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ADC는 특정 항원에만 반응하는 항체에 치료 효과가 있는 화학 약물을 결합해 약물이 항원을 발현하는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하는 기술이다.종근당에 따르면 시나픽스의 ADC 기술은 항체에 약물을 정확하게 접합시킬 수 있으며 다른 기술과 달리 항체를 변형할 필요가 없어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하다.종근당은 지난 2019년부터 시나픽스와 ADC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해왔다.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이번 시나픽스와 계약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영국 ADC 개발기업 익수다 테라퓨틱스의 지분을 직접 투자와 미래에셋셀트리온신성장펀드를 통해 47.05%로 늘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셀트리온과 신성장펀드는 익수다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익수다는 난치암 치료용 차세대 ADC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국내 신약개발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지난달 기술이전 받은 항암제 후보물질 IKS014와 미만성거대 B세포 림프종 대상 치료제 ISK03 등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셀트리온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등에 ADC 기술을 더하면 더 다양한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을 위해 유망 기술과 플랫폼을 보유한 다양한 분야의 바이오텍과의 협업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ADC 치료제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고 말했다.삼성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 림 대표가 ADC 등 차세대 치료제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 ADC 기술 선두주자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암젠에 ADC 플랫폼을 기술수출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1조605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암젠은 레고켐바이오가 보유한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5개 타깃 대상 ADC 플랫폼 원천 기술을 이전받아 치료제를 개발·상업화할 권리를 갖게 됐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2.06 10:54
프로야구

[IS WC1]단기전 흐름 바꾸는 수비력, KT는 강백호까지 잘했다

2022 포스트시즌(PS) 첫 경기부터 수비가 경기를 지배했다. 정규시즌 4위 KT 위즈와 5위 KIA 타이거즈가 2022년 프로야구 가울 축제 서막을 열었다. 13일 KT 홈구장 KT위즈파크에서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치렀다. KT가 6-2로 승리하며 한 경기로 준플레이오프(PO)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 경기 승부는 양팀의 불펜 대결, 그리고 수비에서 갈렸다. 2회까지 팽팽하던 흐름은 3회부터 요동쳤다. KT는 KIA 선발 션 놀린으로부터 선두 타자 배정대가 안타, 후속 박경수가 희생번트, 이어 나선 심우준이 중전 안타를 치며 1·2루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통산 3홈런에 불과한 조용호가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를 치며 균형을 깼다. 이어진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나왔다. 리그 대표 외야수 나성범이 포구 실책을 범한 것. KT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가 우전 안타를 치며 기세를 이어갔는데, 타구 속도가 너무 빨라 2루 주자의 홈 쇄도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나성범이 공을 뒤로 빠뜨리며 여유 있는 득점이 이뤄졌다. 타자주자 소크라테스는 3루까지 밟았다. 나성범은 수비 범위가 넓고, 어깨가 강한 리그 정상급 우익수다. PS 경험도 많다. 심지어 성적도 좋다. 그런 선수마저 실책을 범한 것. KIA는 놀린이 박병호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벤치는 선발 투수인 놀린을 토마스 파노니로 교체했다. 일단 이 선택은 통했다. 파노니가 장성우를 범타 처리하며 상대 상승세를 끊었다. KT도 실책에 울었다. 3-1, 2점 차로 추격을 허용한 5회 초 2사 2루에서 선발 투수 소형준은 이창진에게 우측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1루수 강백호가 백핸드로 포구를 해내기도 했다. 그러나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소형준이 조급했다. 공을 잡기 전에 베이스부터 밟으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공을 놓쳤고, 2주 주자였던 박찬호는 홈을 밟았다. KT는 4회 초 1·2루 상황에서 1루수 강백호가 최형우의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뒤 1루 주자를 2루에서 잡아내는 호수비를 보여줬다. 5회 1사 1루에서도 류지혁의 가운데 방면 타구를 심우준이 다이빙 캐치한 뒤 정확한 1루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KT는 전반적으로 투지가 있었고, 공격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결국 준플레이오프(PO)행 티켓을 KT의 몫이었다. 수원=안희수 기자 2022.10.14 00:11
야구

완벽한 SSG, 단 하나의 아쉬움 ‘주인 없는 좌익수'

잘 나가는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단 하나 고민이 있다. 3주 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좌익수다. SSG의 시즌 초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20일 기준 14승 2패로 압도적인 1위다. 개막 10연승을 질주했고 연승이 끊긴 이후에도 연패가 단 한 번도 없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약점이 드러나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전력 대부분의 요소들이 안정적이다. 팀 타율 1위(0.269) 안타 1위(143안타) 득점 1위(84점) 평균자책점 1위(2.44) 등 주요 지표들을 독차지하는 중이다. 선발(평균자책점 2.06·리그 1위)뿐 아니라 구원(평균자책점 3.21·리그 3위)도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타선은 선수마다 성적 격차가 있다. 추신수(타율 0.212)와 케빈 크론(타율 0.250)가 출발이 다소 부진하나 추신수는 선구안, 크론은 장타력으로 가치를 증명 중이다. 완벽에 가까운 전력이지만 단 하나, 좌익수 자리는 아직까지 주인은 물론 가능성도 찾지 못하고 있다. 본래 좌익수의 주인은 추신수다. 지난해 KBO리그에 입성해 주전 외야수로 뛰었지만, 올 시즌 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는 6월에야 수비에 복귀할 수 있고 그때까지 빈자리를 채워줄 외야수가 필요했다. 김원형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때부터 공개적으로 좌익수 경쟁을 선언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SSG는 유의미한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20일 기준 SSG의 좌익수 자리는 오태곤(70이닝) 최지훈(66이닝) 오준혁(8이닝)이 나눠 소화했다. 가장 많이 나온 오태곤의 성적은 타율 0.040, OPS(출루율+장타율)는 0.151에 그치고 있다. SSG는 오태곤의 성적이 떨어지면서 주전이자 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성장한 최지훈을 좌익수로 돌리고 김강민의 중견수 소화 이닝을 늘려 대체하고 있다. 장기적 대안은 아니다. 불혹의 나이인 김강민은 풀타임 소화가 어렵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를 수비 비중이 낮은 좌익수에 묶어두는 것도 낭비다. 다만 당장 오태곤의 대체자가 보이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그와 경쟁했던 외야 자원들은 대부분 2군에 머무르고 있다. 2군에서 김규남이 타율 0.318, 이정범이 타율 0.294, 하재훈이 타율 0.115를 기록 중이다. 김규남과 이정범은 성적이 괜찮지만 1군에서 야수로 아직 검증받지 못했다. 타자로 전향한 첫 시즌인 하재훈은 스프링캠프 동안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아직 방망이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1군 외야 경험이 많은 오태곤을 대체할 수 있을지가 아직 미지수다. 실제로 김원형 감독은 아직까지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야수 엔트리를 거의 변동 없이 가져가고 있다. 개막 후 지금까지 시즌 초 엔트리 조정으로 포수 이현석이 말소된 것이 야수 엔트리 변화의 전부다. 시즌 초 그는 "지금 좋지 않은 선수도 (언젠가) 페이스가 올라와 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낸 바 있다. SSG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엔트리에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4.21 08:40
야구

나는 OO다… 롯데는 지금 오디션중

'나는 우익수다', '나는 포수다', '나는 유격수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매일 치열한 오디션이 열린다. 시즌이 개막한 이후에도 세 포지션을 두고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롯데는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와 개막전에서 고승민(22)을 우익수로 내세웠다. 키움이 우완 투수 안우진을 내세우자 좌타자 고승민을 기용한 것이다. 이튿날 키움이 좌완 에릭 요키시를 선발 투수로 내세우자 롯데는 우타자인 조세진을 우익수로 기용했다.시즌 후반까지 이런 그림은 이어질 듯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일찌감치 “주전 선수는 없다”고 선언했다. 상대 투수, 최근 컨디션, 경기장 등 모든 것을 고려한 뒤 선수를 바꿔가며 기용하겠다는 의미다.메이저리그에선 이런 방법을 ‘플래툰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왼손 투수가 선발이면 좌완에 강한 우타자를, 오른손 투수가 선발로 나오면 좌타자를 주로 내세운다. 다만 롯데의 사정은 다르다. 뛰어난 주전 선수들이 빠지면서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불가피하게 플래툰 시스템을 운용한다.경쟁이 가장 치열한 포지션이 우익수다. 지난해까지 우익수로 활약했던 손아섭이 지역 라이벌 NC 다이노스로 떠나자 그 자리를 놓고 5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좌타자 고승민과 우타자 조세진에 이어 또 다른 좌타자 추재현·장두성도 있다. 여기에 지난해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417을 기록한 우타자 신용수도 경쟁에 가세했다.고승민은 2019년 2차 지명 1라운드에 뽑힌 기대주다. 내야수였던 고승민은 군 복무와 함께 외야수로 전향했다. 지난해 11월 전역한 고승민은 발이 빠르고 힘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비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타격이 좋은 편이다.추재현은 지난해 95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쌓았다. 수비력이 경쟁자보다 월등히 뛰어나고, 송구 능력도 탁월하다. 타자로서 선구안이 좋다. 장두성은 스피드가 좋다. 미스가 있었지만, 공격적인 주루가 가능하다. 좌익수 전준우가 이따금 1루수로 들어가면 이들 5명의 선수에겐 출전 기회가 늘어난다.롯데의 ‘서바이벌 게임’은 안방에서도 펼쳐진다.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지 4년이 지났지만, 롯데는 아직도 주전 포수를 찾지 못했다.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후반기부터는 지시완(28)과 안중열(28), 동갑내기 포수 2명이 번갈아 나섰다. 타격에 강점이 있는 지시완은 주로 외국인 투수, 수비가 좋은 안중열은 국내 투수와 각각 호흡을 맞춘다.올해는 포수도 ‘3인 체제’다. 정보근(23)이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경쟁에 합류했다. 개막전에선 지시완이 포수 마스크를 썼고, 다음 날은 정보근이 안방을 지켰다. 장단점이 뚜렷한 셋의 경쟁 효과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메이저리그 출신 제라드 레어드 코치가 3명의 포수를 돕고 있다.딕슨 마차도가 떠난 유격수 자리를 놓고도 경쟁이 치열하다. 개막 2연전에선 박승욱(30)이 유격수를 맡았다. 지난해 KT 위즈에서 방출된 박승욱은 테스트를 거쳐 롯데에 입단했다.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뛰다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학주(32)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학주는 곧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4.05 07:47
야구

허삼영 감독에게 물었다, 박해민 공백 어떻게 채우나요

삼성 라이온즈의 오프시즌 최대 과제는 박해민(32·LG 트윈스) 공백 채우기다. 지난해 말 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이 이적했다. 박해민은 삼성과 FA(자유계약선수) 잔류 협상을 했지만 4년 총액 60억원(계약금 32억원, 연봉 6억원, 인센티브 4억원)을 제시한 LG 손을 잡았다. 그의 이적으로 사자군단 중견수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박해민은 지난 시즌 중견수로 팀 내 최다인 989와 3분의 2이닝을 뛰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중견수로 1000이닝 이상 소화한 부동의 주전이었다. 대안은 크게 두 가지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박해민의 공백을 채우는 방법으로 "김헌곤을 중견수로 옮기는 것과 신예 선수를 기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김헌곤의 주 포지션은 좌익수다. 하지만 박해민이 결장한 경기에서 중견수로 뛴 경험이 있다. 지난해에도 중견수 선발 출전이 16경기나 된다. 김헌곤이 중견수로 이동하면 좌익수로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나 김동엽을 투입, 타선에 무게감을 더할 수 있다. 관건은 수비다. 중견수는 외야수 중 수비 범위가 가장 넓다. 빠른 발과 기민한 타구 판단이 필요하지만 김헌곤의 수비 디테일은 박해민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중견수 자리가 익숙하지 않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김헌곤의 포지션 이동이 아니라면 김성윤(23) 박승규(22) 김현준(20)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계획이다. 김성윤은 키가 1m63㎝로 팀 동료 김지찬과 함께 리그 최단신이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처럼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닌다. 지난해 2군(퓨처스리그) 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1(249타수 80안타)를 기록했다. 박승규는 1군 백업 경험이 풍부하다. 2020년 91경기, 지난해에는 59경기를 뛰었다. 타격보다 수비가 강점. 여러 차례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었다. 박해민이 꼽은 '포스트 박해민'이다. 박해민은 LG 이적이 결정된 후 박승규에게 "너한테는 또 다른 기회다. 잘해서 라이온즈의 중견수를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줬다. 중견수 경쟁의 복병은 프로 2년 차 김현준이다. 개성고를 졸업한 김현준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83순위로 입단했다. 계약 당시엔 큰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2군에서 타율 0.372(129타수 48안타)를 기록, 두각을 나타냈다. 2군 마지막 4경기에선 타율 6할(20타수 12안타)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스프링캠프에서 주목할 다크호스 중 하나다. 삼성은 박해민이 떠난 뒤 중견수 한 자리를 놓고 무한경쟁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허삼영 감독은 "캠프 시작하면 연습경기를 통해 최적화 라인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1.04 13:31
경제

올해 기술수출 역대 최대 13조 돌파...지씨셀 2조원 최고액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가 13조원을 뛰어 넘으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1년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의 계약 규모는 1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약 건수는 모두 32건이다. 계약 규모를 비공개한 기업은 수치에서 제외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10조원(기술수출 14건)을 넘겼다. 올해 이를 뛰어 넘고 13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성사된 기술수출 중에서 가장 큰 규모는 GC녹십자의 자회사 지씨셀(전 GC녹십자랩셀)이다. 올해 1월 29일 지시쎌은 미국 법인 아티바를 통해 다국적제약사 MSD에 고형암에 쓰이는 세포치료제 3종(공동개발)을 기술수출했다. 총계약 규모는 2조900억원에 달했다. 건수로는 대웅제약이 4건으로 가장 많았다.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펙수프라잔'은 중국 상하이하이니와 3800억원, 미국의 뉴로가스트릭스와 4800억원, 콜롬비아 바이오파스와 340억원 규모의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단일품목 기술수출 규모 1조원을 넘겼다. 이밖에 제넥신,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보로노이 등도 단일 계약으로 1조원이 넘는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제넥신은 인도네시아 KG바이오에 코로나19 치료제와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GX-17을 기술수출 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체코 소티오바이오텍에 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술을 1조2127억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6월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에도 이 플랫폼 기술을 4237억원에 기술수출 계약을 마쳤다. 보로노이는 지난 11월 미국 피라미드바이오사이언스에 MPS1 타깃 고형암치료제(VRN08)을 약 1조원에 기술수출 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29 10:53
야구

NC 마르티니 영입 초읽기, 알테어와 결별 수순

외야수 닉 마르티니(31)의 창원행이 임박했다.취재 결과, 마르티니는 현재 NC 다이노스와 최종 협상 중이다. 외국인 선수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마르티니의 NC행은 확정적이다. 계약 마지막 단계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영입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시즌 뒤 애런 알테어(30)와 재계약이 불확실했던 NC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마르티니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112경기를 뛴 왼손 타자. 1루 수비도 가능하지만 주 포지션은 좌익수다. 올 시즌에는 시카고 컵스에서 뛰었다.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0(37타수 10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성적은 타율 0.267(270타수 72안타) 11홈런 40타점이다.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려 거취에 물음표가 찍혔고 아시아리그를 눈을 돌렸다.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마르티니는 선구안이 뛰어난 중거리 타자다. 파워가 조금 떨어지지만, 전체적인 데이터 수치가 좋다. 매력적인 선수"라고 말했다. 마르티니의 MLB 통산 성적(112경기·타율 0.270)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통산 1003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이다. OPS(장타율+출루율)가 높은 유형.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뛴 2019년에는 볼넷(49개)과 삼진(51개) 비율이 1대1에 가까웠다. 그해 출루율이 0.432로 수준급이었다.마르티니 영입은 알테어와의 작별을 의미한다. 알테어는 최근 두 시즌 NC에서 뛴 '효자 외인'이다. 지난해 136경기 타율 0.278 31홈런 108타점으로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에도 타율 0.272 32홈런 84타점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많은 삼진을 장타로 만회했다. 주전 중견수로 수비 공헌도도 컸다. 빠른 타구 판단과 강한 어깨로 센터라인의 중심을 잡았다.NC도 재계약 의사가 있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2022시즌 보류선수 명단에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웨스 파슨스와 함께 알테어를 포함했다. 하지만 아내 출산 이슈가 겹친 알테어가 미국 복귀를 우선순위에 뒀다. 이달 초 MLB가 노사 합의(CBA) 불발로 31년 만에 직장 폐쇄(lockout)에 들어가는 변수가 발생했다. 미국행을 장담할 수 없지만, NC는 알테어의 선택을 기다리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대체 자원을 물색, 마르티니의 손을 잡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2.1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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