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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포이리에 은퇴 시사…마카체프는 UFC 라이트급 최다 방어→“더블 챔피언 되고 싶다”

UFC 라이트급(70.3kg)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32∙러시아)가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35∙미국)를 꺾고 타이틀 3차 방어와 14연승에 성공했다. 마카체프(26승 1패)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프루덴셜 센터에서 열린 ‘UFC 302: 마카체프 vs 포이리에’ 메인 이벤트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랭킹 4위 포이리에(30승 9패 1무효)에 5라운드 2분 42초 다스 초크 서브미션승을 거뒀다. 또 한 번 혈전 끝에 승리했다. 당초 이번 경기는 마카체프의 손쉬운 승리가 될 거로 예상됐다. 하지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온 베테랑 포이리에는 챔피언에게 시련을 안겨줬다. 그는 마카체프의 테이크다운을 여러 번 막아내고 4라운드에는 강력한 왼쪽 엘보로 마카체프를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마지막 5라운드에 챔피언의 저력이 드러났다. 도전자는 챔피언이 대미지를 입고 체력이 떨어진 틈을 타 피니시를 노렸다. 이때 챔피언은 침착하게 싱글레그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다 발목을 잡아끌어 포이리에의 중심을 무너뜨렸다. 그리곤 목을 제압하고 끝내 다스 초크를 성공시켰다. 이제 역사를 향해 달려간다. 마카체프는 이번 승리로 UFC 라이트급 타이틀 최다 방어(3회) 공동 1위와 UFC 최다 연승 3위에 올랐다. 라이트급 최다 방어 신기록까진 한 경기, UFC 최다 연승 신기록까진 3승이 남았다. 하지만 진정 위대한 역사를 만들기 위해 마카체프가 원하는 건 위 체급인 웰터급(77.1kg) 타이틀 벨트다. 마카체프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에게 더블 챔피언으로 기억되고, 역사에 남고 싶다. 이건 내 꿈이다. 작은 기회라도 있다면 반드시 붙잡겠다. 훌륭한 레거시를 원한다면 두 체급 챔피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카체프는 오는 11월 미국 뉴욕에서 웰터급 타이틀에 도전하길 원한다. UFC 웰터급 챔피언 리온 에드워즈(32∙영국)는 오는 7월 28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랭킹 2위 벨랄 무하마드(35∙미국)를 상대로 4차 방어전을 치른다. 누가 이기든 4개월이 채 안 되는 시간에 또 타이틀전을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다음 옵션은 랭킹 1위 아르만 사루키안(27∙러시아/아르메니아)이다. 사루키안은 2019년 UFC 데뷔전에서 마카체프에 접전 끝에 패했다. 지난 4월 전 라이트급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를 꺾고 가장 유력한 타이틀 도전자 후보가 됐다. 마카체프는 “리매치에는 관심 없고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면서도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가 원한다면 사루키안전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도전에 실패한 포이리에는 은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무엇을 위해 싸우겠나”고 자문하며 “솔직히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고백했다. 포이리에는 UFC 팬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선수 중 하나다. 2011년부터 UFC에서 활약하며 코너 맥그리거(2회), 맥스 할로웨이(2회), 저스틴 게이치, 에디 알바레즈, 앤서니 페티스와 같은 챔피언들을 이겼다. 2019년엔 UFC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에 등극했다. 10번의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받은 명승부 제조기로도 유명하다. 혈전 끝에 패한 2012년 ‘코리안 좀비’ 정찬성과의 대결도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경기로 선정됐다. 포이리에는 “나를 지금의 나로 만들어준 건 여성들이었다”며 돌아가신 할머니, 어머니, 아내, 딸에게 이번 경기를 바쳤다. 특히, 처음 아빠의 경기를 보고 울고 있는 어린 딸에게 “아빠는 괜찮다”고 다독이며 “항상 꿈을 좇아라. 그건 아름다운 일”이라며 20여년간 좇아왔던 꿈을 넘겨줬다. 코메인 이벤트에선 전 UFC 미들급(83.9kg) 챔피언 션 스트릭랜드(33∙미국)가 랭킹 7위 파울로 코스타(33∙브라질)를 스플릿 판정(49-46, 50-45, 46-49)으로 꺾었다. 스트릭랜드는 초반 코스타의 강력한 레그킥에 고전했지만 특유의 프론트킥과 원투를 활용한 압박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스트릭랜드는 경기 후 “난 내 의무를 다했다”며 타이틀샷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스플릿 판정패한 지난 드리퀴스 뒤 플레시(30∙남아공)전에서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며 “타이틀샷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선언했다. 스트릭랜드의 꿈이 이뤄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 UFC 미들급 챔피언 뒤 플레시는 다음 도전자로 전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34∙뉴질랜드/나이지리아)를 원한다. 오는 23일 맞붙는 랭킹 3위 로버트 휘태커(33∙호주)와 10위 함자트 치마예프(30∙UAE) 대결의 승자도 기회를 노린다.김희웅 기자 2024.06.03 19:53
스포츠일반

[이석무의 파이트 클럽] 종합격투기는 올림픽 종목이 될 수 있을까

“종합격투기가 올림픽에서 열릴 수는 없나요?”종합격투기를 20년 넘게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처음에는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했다. 서로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치고받는 종목이 올림픽에서 열린다고? 종합격투기는 한 경기를 치르면 최소 몇 달은 쉬어야 할 정도로 체력 소모가 심하고 부상도 잦다. 거칠고 위험한 종합격투기가 올림픽에 갈 리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적어도 몇 달 전까지는 그랬다.그런데 최근에 입장이 바뀌었다. '종합격투기가 올림픽에 못 열릴 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레이킹(브레이크 댄스)이나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포츠클라이밍 등의 종목들도 올림픽 가족이 됐다. e스포츠로 불리는 컴퓨터게임조차 올림픽 종목 후보로 거론될 정도다.종합격투기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올림픽 종목이 된다면 화제성 면에서 대박을 칠 게 틀림없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올림픽은 생각보다 장벽이 높다. 일단 올림픽 종목이 되기 위해선 그 종목을 대표하는 국제적 기구가 있어야 한다.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수영은 국제수영연맹(FINA), 빙상 종목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등이 있다. 그리고 그 단체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반면 종합격투기는 국제적인 대표 기구가 없다. 국제종합격투기연맹(IMMAF), 글로벌종합격투기연맹(GMMAF)이라는 단체가 있지만, 대외적으로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IMMAF는 IOC 인정단체의 전 단계인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가입을 여러 차례 추진했지만, 승인이 거절당했다.이미 기존에 GAISF에 속한 무도 종목의 조직적인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GAISF에 속한 무도 종목은 태권도를 비롯해, 아이키도, 복싱, 유도, 주짓수, 가라테, 검도, 킥복싱, 무에타이, 삼보, 레슬링, 우슈 등 12개다.종합격투기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단체는 UFC다. UFC는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지만 엄밀히 말하면 미국을 기반으로 한 일개 회사일 뿐이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본부에 두고 있고 인데버그룹이라는 모기업이 대회를 소유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종합격투기의 올림픽 종목화는 당장은 불가능해 보인다.아시안게임(AG)은 조금 얘기가 다를 수도 있다. AG은 올림픽과 비교하면 진입 장벽이 훨씬 낮다. 개최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전혀 생소한 종목도 정식종목이 될 수 있다. 23일 막을 올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카바디, 크라쉬, 크리켓, e스포츠, 보드게임(바둑, 체스, 브릿지, 샹치) 등 생소한 종목이 대거 펼쳐진다. 종합격투기는 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종합격투기연맹(AMMA)이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태국에서 제1회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국내 종합격투기 단체 로드FC 정문홍 회장이 이끄는 대한MMA연맹도 AMMA에 속해있다. 중요한 것은 AMMA가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직속기관이라는 점이다. OCA와 개최국의 의지에 따라 정식종목이 될 자격이 있다는 뜻이다.프로 경기가 아닌 아마추어 방식의 종합격투기는 어떻게 열릴까. 지난달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경기를 보면 프로 경기와는 상당히 다르다. 일단 복장부터 생소하다. 민소매 상의와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선다. 오픈핑거글러브를 사용하지만, 충격을 완화하는 패드가 두껍게 붙어 있다. 두툼한 정강이 보호대도 차야 한다. 헤드기어나 다른 보호장구는 차지 않는다. 겉으로는 마치 아마복싱 경기를 보는 느낌이다.일반적으로 5분 3라운드인 프로 경기와 달리 아마추어 경기는 3분 2라운드에 연장라운드 1분이 펼쳐진다. 경기장은 케이지나 링이 아니라 사방이 뚫린 매트다. 상대에게 정타를 날리거나 넘어뜨리면 점수를 획득한다. 상대를 공중에 띄워 테이크다운을 하거나 회전과 점프가 들어간 화려한 발차기를 성공하면 2점을 얻는다. 그라운드 시간제한이 없는 프로 경기와 달리 아마추어 경기는 그라운드가 20초로 정해져 있다.아직 초창기 단계다. 경기 규칙이나 방식은 계속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십 수년간 국내에서 종합격투기 대회를 운영해 온 로드FC가 AMMA에 경기 규정 및 선수 관리 등에 여러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종합격투기가 AG 종목이 되는 모습을 상상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아마추어 종합격투기의 경기 모습은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삼보와 유사하다. 삼보는 올림픽 종목에 가장 가까운 종목 중 하나다. 같은 격투기 범주에 드는 킥복싱이나 무에타이도 AG 참가를 노리고 있다. 종합격투기로선 비슷한 특성이 있는 이들 종목과 어떻게 차별화하느냐가 가장 큰 숙제라 할 수 있다. 2023.09.22 09:00
연예

"운명적 만남"…'설강화' 정해인·지수 극적 포옹 '첫 스틸'

운명적으로 만났다. 18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가 정해인과 지수의 극적인 만남을 담아낸 첫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현장 사진은 임수호 역을 연기한 정해인과 은영로 역을 맡은 지수의 포옹 순간을 담아냈다. 이는 검정색 원피스를 입고 긴장한 영로와 갈색 체크 재킷을 입은 불안한 눈빛의 수호가 만나는 장면이다. 영로는 다가오는 수호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고, 불안한 표정의 수호는 박력 있게 영로를 껴안는다. 설렘과 동시에 긴장감을 자아내는 이 장면은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호기심을 높이고, 수호를 바라보는 영로와 그 눈길을 마주 하지 못하는 수호의 엇갈린 시선은 궁금증을 더한다. 현장에서 정해인과 지수는 긴장감 속에 설렘이 싹트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눴고, 맡은 인물의 감정을 읽으며 만족할만한 싱크로율을 보였다. 서로의 동선을 확인해주는 호흡도 최고였다는 후문이다. ‘설강화’ 제작진은 ”정해인과 지수, 두 배우가 빛나는 호흡으로 긴장과 설렘이 공존하는 장면을 밀도 있게 표현해냈다”며 “앞으로도 사랑이 싹튼 두 인물이 휘몰아치는 사건들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정해인)와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로(지수)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SKY 캐슬’ 유현미 작가와 조현탁 감독의 재회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일 오후 10시30분 첫 방송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2.02 08:54
연예

'더게임' 임주환, 피투성이로 발견…온몸으로 내뿜는 서늘한 기운

'더 게임: 0시를 향하여' 임주환이 피투성이로 발견된다. 오늘(19일) MBC 수목극 '더 게임: 0시를 향하여'가 본격적인 후반전에 돌입하는 가운데,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피투성이가 된 임주환의 모습을 공개했다. 옥택연(태평)과 임주환(도경)의 날 선 대립과 두뇌 게임이 시작되며 2막에 돌입한다. 지난 방송에서 옥택연이 자신의 집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눈치채고 있었던 임주환은 그에게 후회하게 해주겠다는 섬뜩한 선전포고를 했다. 옥택연이 가족처럼 여기는 정동환(백선생)을 찾아가는 임주환의 모습이 엔딩을 장식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옥택연과 이연희(준영) 그리고 임주환의 비극적인 운명과 한층 더 치열해진 세 사람의 대결을 통해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펼쳐진다. 방송에 앞서 공개된 스틸에는 피 범벅이가 된 임주환의 모습이 담겨 있다. 고통스러워하는 임주환의 모습은 그에게 어떤 위기가 닥치는 것인지, 또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것인지 본방송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어 스스로 상처를 꿰매고 있는 듯 보이는 임주환은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외롭고 슬픔에 가득 찬 눈빛을 발산하고 있다. 살인이라는 선택을 해서라도 그가 진짜 밝히고 싶었던 진실은 무엇인지, 괴물이 되어야만 했던 그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더 게임'은 19일 오후 8시 55분에 17, 18회를 만나볼 수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02.19 18:08
연예

[리뷰is] '태양의 후예' 상처입은 인간 유시진에게 따뜻한 위로를

어려운 것을 해내는 ‘일 잘 하는 남자’ 유시진에게도 위로받을 시간이 필요하다.지난 7일 방송된 공사창립특별기획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14회에서는총상을 입고 해성병원으로 실려온 유시진(송중기)이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처럼 돌아와 또 ‘어려운 일을 해내는’ 장면이 방송됐다.이날 방송에서 유시진 앞에 나타난 안정준 상위(지승현)는 다짜고짜 밑도 끝도 없이 자신을 북한으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순간 갑자기 나타난 검정색 승합차에서 무장 괴한들이 나타나 총격전을 벌였고, 유시진은 이들을 가로막다가 총을 맞고 쓰러졌다. 심정지 상태까지 몰린 유시진은 강모연(송혜교)의 애절한 심폐소생술에 의식을 되찾고 몸까지 일으키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도 모자라 정신을 차리자마자 안정준의 생사부터 확인하는 투철한 워커홀릭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심전심이었는지 안정준 역시 총상을 당했음에도 불구, 하자애(서정연)를 인질로 흉기를 휘두르다가 과도한 출혈로 쇼크에 빠져 간신히 진압됐다.목숨을 건진 안정준은 취조에도 입을 다물어 버렸고, 그의 몸에서 발견된 SD칩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유일한 열쇠였다. 이를 미끼로 유시진은 도청이 되지 않는 방으로 안정준을 불러내 SD칩을 안정준에게 돌려주고 안정준의 대답을 기다렸다. 안정준은 “공화국의 반역자를 처단하고 배후를 밝히는게 임무였다”라며 더 이상의 대답을 하지 않았고, 유시진은 “당신을 데려오려고 보위부 최부장이 오고 있다. 내일 아침이면 신병이 인도될 것”이라고 안정준을 궁지로 밀어붙였다. 이는 보위부 최부장이 꾸민 음모에 안정준이 걸려든 것이었다. 유시진은 안정준을 돕기 위해 그를 ‘죽지 않을 정도’로 저격하고, 안정준으로부터 SD칩의 암호도 제공받게 됐다. 최부장의 음모는 실패로 돌아갔고,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았던 안정준 또한 북으로 송환돼 생사를 알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이 모든 일은 강모연을 따돌리고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퇴근 후 병실로 찾아온 강모연은 자신에게 사과하는 송중기에게 “다른 연인들은 소소한 것에서 고마움을 느끼지만, 우리는 살려줘서 고맙다고 한다”며 “나한테 미안하면 다시는 피투성이가 돼서 나타나지 마라”고 부탁했다.유시진은 “친구의 생사를 모르는 밤이다. 기분이 별로니 야단치지 말고 위로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농담이 아닌 진담으로 말했고, 강모연 역시 “당신의 여자친구는 당신을 걱정하고 있다”고 진담으로 대답했다. 이들의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는 못다 본 영화를 마저 보고, 한 침대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자는 것으로 평범하게 정리됐다. 유시진은 이처럼 드라마 속에서 상식 밖의 일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수행해야 하는 임무였다. 임무를 마치는데서 오는 성취감이 유시진의 마음 속 공허함을 채울 수는 없었다. 앞서 아구스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이면서 유시진이 흘렸던 눈물, 그것은 그의 공허함을 대변하고 있다. 비상식적인 일들이 너무나 한꺼번에 일어나고, 그 전개 속도도 쉴새없이 무척이나 빨랐다. 대위 유시진이 아닌 인간 유시진이 한번쯤은 지칠 때가 온 것이다. 유시진의 지친 마음에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글. 정영식 기자사진. KBS '태양의 후예' 캡처 2016.04.08 07:00
경제

[추리퀴즈] 살해된 천재 과학자

왕발명씨의 집 안에 있는 개인 실험실에서 역사적인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참관을 하는 사람들은 노벨상을 받은 몇 명의 과학자들이었다.왕발명씨가 왼쪽의 붉은색 통 안에 이쑤시개를 넣고 전송 단추를 누르자 5m쯤 떨어져 있는 오른쪽 파란색 통 안에 그 이쑤시개나 나타났다. 붉은색 통에 있던 이쑤시개가 파란색 통으로 옮겨간 것이다. 지켜보던 과학자들이 직접 나서서 실험을 여러 차례 반복해 검증하고 나서 역사를 바꿀만한 발명이라고 극찬했다.왕발명씨의 발명은 현재까지는 이쑤시개 같은 단순한 물질을 근거리로 전송할 수 있는 정도였지만 앞으로 기술이 발전해 크고 복잡한 물건들, 심지어 사람까지 먼 곳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때는 천지개벽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자동차·비행기·선박 같은 교통수단은 모두 사라질 테고 도시와 시골의 경계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구가 아니라 달나라에 집을 짓고 살며 물체전송기를 통해 공급되는 히말라야의 맑은 공기로 숨을 쉬고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뉴욕에서 쇼핑을 하는 사람도 나올 수 있었다.그런데 왕발명씨의 공개실험이 있고 난 며칠 뒤 왕발명씨가 시체로 발견되었다. 왕발명씨는 직접 지은 집에서 혼자 살고 있었고 50대의 가사 도우미가 출퇴근을 하며 집안일을 돕고 있었는데, 어제 저녁 6시에 퇴근한 가사 도우미가 오늘 아침 8시30분에 출근해 왕발명씨의 집 초인종을 몇 번씩 눌렀는데도 안에서 대답이 없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가사 도우미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점심때 다시 돌아와 초인종을 눌러댔다. 역시 대답이 없었다.가사 도우미가 왕발명씨의 집 앞을 헤매고 있을 때 외국인 몇 사람이 가사 도우미 주위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왕발명씨로부터 물체전송기술을 사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왕발명씨는 찾아오는 사람들을 결코 만나지 않았다. 전화를 해도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았고 초인종을 눌러도 낯선 사람인 경우에는 문조차 열어보지 않았다.“어제 저녁 때 내가 초인종을 눌렀을 때도 대답이 없었는데…”일본인이 초인종을 반복해 누르고 있는 가사 도우미를 보며 한국말로 말했다. "나도….”다른 외국인들도 이구동성이었다. 그러자 가사 도우미의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 분명 왕발명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틀림없었다.가사 도우미와 외국인들이 집 주변을 꼼꼼히 살폈다. 하지만 모든 창문에 굵은 창살이 쳐져 있어 안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결국 가사 도우미가 전화를 걸어 열쇠업자를 불렀다. 열쇠업자는 출입물의 장금장치를 꼼꼼히 살피더니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이건 극단적인 잠금장치입니다. 이 잠금장치의 카드키는 하나뿐이고 복사조차도 되지 않아서 안전이 보장되는 반면 카드키를 잃어버리면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은 잠금장치를 부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카드키가 없으면 절대 이 문을 열 수도, 잠글 수도 없습니다.”결국 열쇠업자가 출입문의 장금장치를 드릴과 쇠톱으로 절단해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가사 도우미가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집의 맨 안쪽에 있는 실험실 문을 열고 들어간 가사도우미가 비명을 질렀다. 실험실 안에 왕발명씨가 쓰러져 있었는데 머리와 머리 주변에 피가 흥건했다.겁에 질린 가사 도우미가 실험실에서 뛰쳐나오는 순간 가사 도우미의 비명을 듣고 나타난 외국인들이 실험실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실험실 안의 끔찍한 장면을 보고 발길을 멈췄던 외국인들이 왕발명씨에게 다가가 코와 목에 손가락을 대보았다.“죽었군. 싸늘한 것이, 죽은 지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자, 모두 그만 나갑시다. 현장을 훼손하면 안 됩니다. 아무것도 만지면 안 됩니다.”중국인의 말에 사람들이 뒤로 물러났다. 1시간쯤 지나서 은요일 요원이 현장에 도착했다.조사를 해보니 왕발명씨의 사망 추정 시간은 어젯밤 10시께였다. 어젯밤 범인은 실험실 안에 있는 물체전송기를 파괴했고 컴퓨터 안의 자료들도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모두 파괴했다. 자료를 복사한 뒤 파괴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범인이 어떻게 안으로 들어왔다 밖으로 빠져나갔냐는 것이었다. 왕발명씨의 집에 드나들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인 카드키는 은요일 요원이 죽은 왕발명씨가 입고 있는 피 묻은 셔츠의 호주머니에서 발견했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야 왕발명씨가 범인에게 문을 열어줬을 수도 있고, 나가는 것이야 제 발로 걸어 나가면 되었지만 문제는 시체를 발견할 때 출입문이 잠겨 있었다는 점이었다. 왕발명씨의 집 출입문은 카드키가 없으면 밖에서 잠그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하나 뿐인 카드키는 죽은 왕발명씨가 입고 있던 셔츠의 호주머니 속에 들어 있었다.범인이 안에서 문을 잠근 뒤 카드키를 죽은 왕발명씨의 호주머니에 넣어놓고 아침까지 집 안에 숨어 있다 열쇠업자가 출입문을 열자 뒤늦게 몰래 도망간 것도 아니었고 죽은 왕발명씨가 괴한에게 머리를 가격당한 뒤 카드키로 문을 잠그고 다시 실험실로 돌아와 쓰러져 죽었다고 볼 수도 없었다.“완전 밀실 살인사건이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고개를 갸웃거리던 은요일 요원이 왕발명씨의 셔츠 호주머니에서 꺼낸 카드키를 꼼꼼히 들여다보다 갑자기 고개를 갸웃거렸다.“어? 셔츠는 피투성이인데 카드키에는 피가 안 묻어 있네? 그렇다면 범인은….” 이 밀실 살인사건은 어떻게 된 사건일까?▶추리퀴즈의 정답을 아시는 분은 국가정보원 홈페이지(www.nis.go.kr)의 추리 퀴즈 코너(사이버홍보 내)에서 '응모하기'를 통해 응모할 수 있습니다. 정답은 11월4일 홈페이지에 발표됩니다. 2010.10.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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