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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잉글랜드 에이스 해리 케인은 왜 조롱당하나

2017년 10월 22일 미국프로농구(NBA)의 레전드 코비 브라이언트는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홈팀 토트넘이 4-1로 이긴 후, 코비는 라커룸을 찾았다. 토트넘 선수단을 만난 코비는 담소를 나눴고 사진을 찍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해리 케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비와 “Had a good chat after the game(경기 후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올렸다. 하지만 코비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4개 언어에 능통하지만 “I have no idea what was coming outta that dude's mouth(케인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지 전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사실 케인의 영어는 영국 내에서도 알아듣기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다. 많은 이들이 그의 발음을 비웃고 웃음거리로 만들곤 한다. 예를 들어 “케인은 자신의 모국어도 제대로 못한다”, “그는 영어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는 자신만의 언어인 켄글리시(Kenglish, 케인과 잉글리시의 합성어)를 쓴다”, “비 영어권 선수가 케인보다 영어를 잘한다” 등의 조롱을 받을 때가 많다. 경기 전 케인이 드레싱 룸에서 팀 동료를 격려하는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 팬은 이를 가리켜 “토트넘이 우승 못하는 이유를 알겠다. 이해할 수도 없는 케인의 연설을 들은 선수들이 어떻게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나”라고 조롱했다. 많은 이들이 이 댓글에 공감을 표했다. 케인은 런던 동쪽에서 유래한 코크니(Cockney) 억양을 갖고 있다. 오랫동안 코크니 영어는 노동자 계급(working class)의 지표였다. 영국의 뿌리 깊은 엑센티즘(Accentism, 억양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 잉글랜드대표팀 주장이자 에이스인 케인에게도 적용된 것이다. 게다가 케인이 가진 특유의 혀 짧은 소리(lisp)는 그를 더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곤 한다. 따라서 토트넘을 상대하는 클럽의 팬들에게 케인의 억양은 좋은 먹잇감이다. 때로는 조롱에 그치지 않고, 선을 세게 넘을 때도 있다. 2015년 웨스트 햄 팬들이 “Harry Kane talks like a mong and plays like one too(해리 케인은 몽처럼 말하고 플레이한다)”라는 구호를 외친 것이 대표적이다. 몽은 몽골(Mongol, 몽골인)의 줄임말이지만, 속어로 다운증후군을 앓는 사람을 의미한다. 1862년 영국 의사 존 랭던 다운은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이 몽골인의 얼굴과 비슷하다며, 이러한 증상을 몽골로이드라고 칭했다. 100년 이상이 지난 1965년에야 의학계의 건의와 몽고 정부의 항의로 이 차별적인 단어는 금지됐다. 그러나 케인을 조롱하는 구호에서 보이듯이 몽은 지금도 간헐적으로 쓰인다. 많은 미국인이 영국식 영어 억양에 호감을 갖고 있다. 영국 영어 특유의 엑센트가 사람을 지적으로 보이게 하고, 때로는 섹시하게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케인은 예외다. 2020년 미국의 스포츠전문방송 ESPN의 진행자 2명은 케인의 억양과 혀 짧은 소리를 조롱했다. “케인의 이상한 목소리가 듣기 싫다”는 그들은 “언어 장애를 가진 그가 축구 선수가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베컴의 부인 빅토리아도 미국에서 비슷한 취급을 받은 적이 있다. 2010년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빅토리아는 그녀가 가진 에섹스(Essex) 억양 때문에 미국 신문사 빌리지 보이스로부터 혹평을 들었다. 신문은 “영국인의 억양은 언제나 그들을 똑똑하게 보이게 한다고 생각했지만, 자신들이 틀렸다”고 밝혔다. 참고로 런던 동쪽의 카운티인 에섹스의 억양은 코크니와 매우 유사하다. 그에 반해 사립학교 출신으로 표준 발음을 구사하는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에 대한 비판은 전혀 없었다. 2012년 잉글랜드의 네임드 감독인 해리 레드냅은 공공 수익을 속인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당시 레드냅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I was victimised because of my Cockney accent(코크니 억양 때문에 나는 피해를 본다)”고 항변했다. 재판 결과 그는 무죄였다. 영국에서 코크니 억양은 어리석고, 가난하며, 교육받지 못한 이들의 언어로 인식된다. 따라서 이러한 억양을 구사하는 이들은 직업을 구할 때 차별받고, 직장 내에서는 조롱받을 때도 있다. 이에 자신이 가진 노동자 계급 억양을 바꾸는 사람들도 있다. 2022년 빅토리아는 자신의 SNS에 화장하는 동영상을 올리며 설명을 곁들였다. 이를 시청한 사람들은 화장법보다 빅토리아의 억양에 정신이 팔렸다고 한다. 그녀가 ‘포시(posh, 격식 있는)’한 영어를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자 계층의 사람이 억양을 바꾸면, 비난이 쏟아진다. 진정성이 없고, 상류사회의 환심을 사려는 가식적인 행동으로 보인다는 이유다. 반대로 표준어를 쓰는 정치인이 노동자와 친근감을 쌓기 위해 그들의 억양을 사용할 경우에는 좋은 평가가 따른다. 영국 영어의 표준 발음을 RP(Received Pronunciation)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를 쓰는 영국인은 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공영방송 BBC는 오랫동안 왕족, 권력자, 엘리트의 언어인 RP로만 방송했다. 영국은 의회 민주주의의 산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국인은 지금도 사회 계급에 따른 억양을 중요시한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7.01 09:00
프로축구

선수들도 우려하는 역대급 강행군, 그래도 행복하다는 손흥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홋스퍼와 한국축구대표팀에서 간판 공격수로 활약 중인 손흥민이 거듭 혹사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전 세계 축구선수들이 결성해 운영하는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선수 부상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제도 변화를 촉구하며 ‘무리한 일정’의 대표적 사례로 손흥민을 꼽았다. FIFPro가 최근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한 워크로드(workload) 미디어 브리핑에서 손흥민의 일정이 화제가 됐다. 손흥민은 최근 3시즌 동안 총 172경기를 치렀다. 토트넘 소속으로 152경기,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경기에 각각 나섰다. 출전시간 합계는 1만3576분에 이른다. 한 시즌 당 57.3경기를 뛴 셈인데, FIFPro측은 “연구 결과 선수가 한 시즌에 정상적으로 피로를 회복하며 온전한 컨디션으로 소화할 수 있는 한계치는 55경기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동거리다. 같은 기간 동안 손흥민은 소속팀과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며 총 22만3637㎞를 이동했다. 이동하느라 비행기에서 보낸 시간만 300시간에 달한다. 비행 중 서로 다른 시간대(타임존)를 넘나든 횟수는 204회에 이르렀다. 유럽리그에서 뛰는 아시아 출신 선수라 겪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잉글랜드대표팀 주장으로 활약 중인 팀 동료 해리 케인과 비교하면 차이가 도드라진다. 케인은 최근 3시즌 동안 159경기(소속팀 128경기·A매치 32경기)를 소화하며 총 1만4051분을 뛰었다. 출전경기 수는 더 많지만, 이동거리(8만6267㎞)와 소요시간(123시간) 모두 손흥민 대비 삼분의 일 수준에 그쳤다. 타임존을 건너 뛴 횟수도 64회에 그쳤다. 요나스 베어-호프만 FIFPro 사무총장은 “경기 수와 이동 거리가 늘면 선수가 부상에 노출될 위험도가 높아진다”면서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거나 이동거리를 줄이거나 또는 출전 경기 수에 제한을 두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앞장서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일본대표팀 주장 요시다 마야(삼프도리아)의 생각도 같았다. “A매치 경기를 위해 장거리를 이동하는 아시아권 선수들이 유럽권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그는 “어린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뛸 수 있도록 리그 인프라를 개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흥민이 ‘혹사 아이콘’으로 주목 받은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축구선수 출장경기 수와 이동거리 관련 이슈가 화제가 될 때마다 주인공급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19년 FIFPro가 ‘오프시즌 중 최소 4주 휴식’을 촉구하며 내놓은 보고서에도 손흥민이 등장한다. 당시 FIFPro는 “손흥민이 12개월간 8만㎞를 이동하며 78경기를 소화했다. 그 중 56경기는 휴식시간이 5일 미만이었다”고 짚었다. 흥미로운 건 강행군을 이어가는 당사자가 피로감을 호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혹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내 일정에 대해 혹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지난해 11월 A매치 소집 기간 중 “대표팀에서 뛰는 건 축구선수에겐 특혜라 생각한다”면서 “(A매치 출전은) 어려서부터 꿈꿨던 것이고, 그 꿈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에 오른 지금도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달 A매치 4연전을 치르는 손흥민은 “나는 프로선수다. 팬들이 많이 오셨는데 설렁설렁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을 순 없다”면서 “못할 수는 있지만,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 하려는 노력만큼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앞서 브라질전(1-5패)과 칠레전(2-0승)을 치른 손흥민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또 다른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상대한다. 오는 14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집트와 맞붙는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6.09 13:30
스포츠일반

손흥민, 스카이스포츠 이달의 선수 "어나더 레벨"

잉글랜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28)이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선정한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스카이스포츠는 7일 킹스 오브 더 프리미어리그 쇼를 통해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팀 등을 발표했고, 손흥민을 ‘킹 오브 더 먼스(King of the month)’로 뽑았다. 손흥민은 이달의 팀에도 포함됐다. 4-3-3 포메이션 중 왼쪽 공격수에 이름을 올렸다. 해리 케인(토트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스리톱을 이뤘다. 맨체스터 시티와 잉글랜드대표팀 수비수 출신 졸리온 레스콧(39)은 “손흥민은 어나더 레벨(another level)”이라고 극찬했다. 레스콧은 “손흥민은 올 시즌 분명히 그의 게임을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손흥민은 아마 리스트에 올린 선수 중 최고의 밸런스를 지닌 공격수다. 그는 왼발, 오른발, 헤딩으로 골을 터트린다. 모든 에어리어에서 기여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각종대회에서 10골-5도움, 프리미어리그에서 8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10월 3경기에서 4골-2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각)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과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은 4승2무1패로 5위다. 반면 웨스트브로미치는 3무4패로 승리 없이 18위고, 7경기에서 16골이나 내줬다. 리그에서 두번째로 실점이 많다. 손흥민은 최근 각종대회 3경기에 골은 없지만, 주중 6일 유로파리그 루도고레츠(불가리아)전에서 후반 16분에 교체투입돼 17초만에 도움을 올렸다. 체력도 비축했고 도움도 올려 컨디션이 좋다. 앞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선정한 10월의 후보 8명에 포함됐다. 또 토트넘 구단 ‘이달의 골’을 9월, 10월에 연속 수상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1.08 10:06
축구

"군사훈련 마친 손흥민, 더 배고파져서 돌아왔다"

“손흥민은 군사훈련 후 더 배고파져서 돌아왔을 것이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수비수 출신 대니 밀스(43)가 돌아온 손흥민(28)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초군사훈련을 통해 새로운 레벨로 올라섰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밀스는 1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굉장히 훌륭하고 뛰어나다. 군사훈련을 마친 뒤 더욱 배고파져서 돌아왔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인생에서 매일 축구를 할 수 있다. 얼마나 행운아인가’라고 생각할거다. 새롭고 활기차게 돌아올거다. 경기가 재개되면 열정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프리미어리그는 다음달 17일 재개된다. 지난 2월 오른팔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리그가 멈춘 가운데 제주 해병대에서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최근 팀훈련에 합류한 손흥민은 다음달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를 전망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16골-9도움을 기록 중이다. 8위 토트넘은 다음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4위 진입에 도전한다. 한편 밀스는 1994년부터 2008년까지 리즈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뛰었다. 잉글랜드대표팀으로 A매치 19경기를 소화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6.01 09:37
축구

[단독] 축구대표팀 사령탑, 에릭손 감독 급부상

새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물색 중인 대한축구협회가 스웨덴 출신의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63) 감독과 접촉 중이다. 축구협회와 지도자 모두 협상에 적극적이라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축구협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16일 "에릭손 감독이 최근 자신의 에이전트를 통해 '한국축구대표팀을 맡아 보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와 직접 만나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축구계 인사도 "에릭손 감독이 한국축구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령탑 부임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 전했다. 이와 관련해 A대표팀 사령탑 인선 작업을 이끌고 있는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조만간 유럽으로 떠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황보 위원장은 13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기술위원회 첫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12월 말까지 조광래 전 감독의 후임자 선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표팀을 이끈 경력이 풍부하고 단기간에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 한국축구 특유의 정서를 잘 이해하는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기준도 공개했다. 이후 황보 위원장은 본격적으로 새 사령탑 후보자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오이타 트리니타(일본)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친분을 쌓은 일본 쪽 지인들을 통해 유럽 무대에서 활동 중인 지도자들의 의사를 타진했다. 그 중 한국대표팀 감독 부임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낸 일부 지도자들을 협상용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여러 후보자 중 에릭손 감독은 네임밸류를 고려할 때 최우선 협상 대상으로 손색이 없는 인물이다.에릭손 감독 영입 과정의 가장 큰 변수는 연봉이다. 그는 과거 잉글랜드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매년 500만파운드(90억원)를 받던 고액연봉자였다. 근래에는 성적 부진, 유럽 경제의 불황 등으로 인해 몸값이 상당부분 떨어진 상태다. 한국축구대표팀 부임 조건으로 20억~30억원 정도의 연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알 힐랄(사우디 아라비아)과 협상할 때 구단 측에 제시한 몸값 또한 120만파운드(22억원) 수준이었다. 축구협회는 가급적 몸값을 낮추길 원하고 있다.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은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출전'이라는 메리트를 노려볼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에릭손 감독의 양보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송지훈·김민규 기자 milkyman@joongang.co.kr사진=연합 2011.12.17 07:00
축구

‘AFC 명장’ 파리아스 감독, 이장수 감독과 중국서 맞대결

2009년 포항 스틸러스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세르지오 파리아스(44) 감독이 중국 프로축구 무대에 진출한다. 이장수(55)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광저우 헝다의 지역 라이벌 광저우 부리에 둥지를 틀 전망이다.파리아스의 한 측근은 18일 "광저우 부리가 파리아스 감독을 사령탑으로 점찍고 러브콜을 보냈다.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졌으며, 곧 계약 사실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리는 포항 재임 기간 중 파리아스 감독이 보여준 지도력과 선수 장악 능력을 높이 평가해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아스 감독은 2009년 포항의 아시아 정상을 이끈 이후 중동팀들을 거쳤다. 2009년 포항 사령탑에서 물러난 직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로 건너갔으나 구단 측과 마찰을 빚은 끝에 알 와슬(UAE)로 자리를 옮겨 올해까지 팀을 이끌었다. 알 와슬은 파리아스 감독의 후임으로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을 선임했다. 광저우 부리는 헝다(恒大)그룹의 건설업계 라이벌 부리(富力)그룹이 재정난에 허덕이던 중국 2부리그 클럽 선전 피닉스를 인수해 재창단한 구단이다. 올 시즌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2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내년 시즌 1부리그 승격을 확정지었다. 부리그룹은 막대한 추가 투자를 통해 다음 시즌 헝다와 1부리그 우승을 다툰다는 목표를 정했다. 사령탑을 전격 교체한 것 또한 향후 영입할 스타급 선수들을 적절히 통제할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이로서 중국 프로축구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른 광저우의 지역 더비 구단을 모두 K-리그 출신 지도자가 이끌게 됐다. 이장수 감독과 파리아스 감독은 구면이다. 2005년 서울(이장수)과 포항(파리아스)의 사령탑으로 K-리그 무대에서 맞대결을 벌인 바가 있다. 당시 두 지도자는 3차례 만나 1승1무1패를 기록했다.올 시즌 헝다를 이끌며 중국슈퍼리그 우승을 이끈 이장수 감독은 파리아스 감독의 중국행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끌 부리가 지역 라이벌로 제 몫을 해준다면 헝다도 더욱 힘을 낼 수 있다"고 언급한 그는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을 지낸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도 중국리그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안다. 좋은 지도자들과 중국 무대에서 경쟁을 펼쳐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사진=임현동 기자 2011.11.18 11:13
축구

히딩크, 러시아 감독직 계약 공식 발표 눈앞

`일주일 내 러시아 대표팀 감독직 계약 공식 발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1부리그) PSV 에인트호벤과 호주대표팀을 동시에 맡고 있는 거스 히딩크(60) 감독이 2006 독일월드컵 이후 러시아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 감독은 22일(한국시간) 영국의 대중일간지 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갈 곳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나는 이미 갈 곳을 결정했고 네덜란드 정규리그가 끝나는 이달 말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들은 히딩크 감독의 이번 발언을 "히딩크 감독이 스스로 잉글랜드 감독직 후보군에서 자신을 제외했다"고 풀이했다. 또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의 후임자 선정 작업을 마치지 않았는 데도 히딩크 감독이 확신에 찬 어조로 갈 곳을 정했다고 말한 것은 러시아대표팀을 염두에 둔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히딩크 감독은 아직까지 잉글랜드축구협회(FA)의 브라이언 바윅 회장이나 차기 감독 선정 위원회 등과 일절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은 에인트호벤 구단 내부에서 자신의 모호한 태도를 꼬집고 나섰기 때문. 지난 21일 에인트호벤 이사회의 얀 팀머 의장이 "호주대표팀 감독을 겸임하고 있는 히딩크 감독이 거취에 대한 정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어 향후 계획을 세우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촉구한 데 이어 롭 웨스터호프 에인트호벤 회장 역시 "우리는 히딩크 감독이 남기를 바란다. 31일까지 확실한 답변을 바란다" 고 말했다. 영국 언론들은 "히딩크 감독은 `차기 감독은 잉글랜드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한 잉글랜드대표팀보다는 확실한 대우와 간절히 자신을 원하는 곳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잉글랜드 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800만달러(약 80억원)의 연봉 전액을 본인이 제공하겠다며 히딩크 감독에게 러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종합 2006.03.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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