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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RE스타] ‘소풍’ 나문희, 엄마·할머니 아닌 친구로②

사연을 가진 아내도,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나 할머니도 아니다. 배우 나문희가 이번엔 80여년의 삶을 또박또박 걸어온 한 여자를 연기했다. 나문희의 연기를 사랑하는 이들이 영화 ‘소풍’을 놓쳐선 안 되는 이유다.‘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고 인생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담고 있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드’를 비롯해 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연예계의 절친한 동료 나문희와 김영옥이 60년지기 친구지간을 현실감 있는 연기로 표현해냈다. 나문희는 ‘소풍’의 언론 시사회에서 “노인네들만 나온다고 하니 영화에 투자가 잘 안 됐는데, ‘아이 캔 스피크’ 제작사 대표님과 ‘열혈남아’ 대표님 등 몇몇 분들이 큰 용기를 내줬다. 정말 진심으로 모인 사람들이 만든 영화”라고 이야기했다. ‘아이 캔 스피크’와 ‘열혈남아’에서 나문희와 함께 작업한 이들이 영화의 가능성을 봤던 셈이다.나문희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온 동네를 휘저으며 무려 8000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으로, ‘열혈남아’에서는 위태로운 아들을 둔 엄마로 분해 혼신의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열혈남아’에서 나문희가 아들의 죽음을 예감하고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장면은 여전히 많은 영화 팬들 사이에서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비단 이뿐인가. 나문희는 셀 수 없는 작품을 통해 국보급 연기력을 보여줬다. 지난 2022년 300만 이상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하며 흥행한 영화 ‘영웅’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모친인 조마리아 역을 맡아 아들의 죽음을 앞둔 엄마의 절절한 심경을 표현해 호평을 받았고,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는 남편 때문에 속 썩을 때도 있지만 언제나 명랑하고 까랑까랑한 할머니로 분해 ‘호박 고구마’라는 유행어까지 탄생시켰다.‘소풍’에서 나문희는 이전까지 작품들과 완전히 다른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나문희가 연기한 은심은 복잡한 가족 문제로 인해 10대 시절 고향을 떠나온 인물이다. 불명예스러운 소문에 휩싸였던 은심은 사돈이 된 금순하고만 간신히 연락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어느 날 자식들의 일 때문에 금순이 은심을 찾아오고, 은심은 오랜만에 고향에 가볼 결심을 하게 된다. 상처가 많은 곳이지만 여전히 은심에게 고향은 따뜻한 곳이다. 금순이라는 자신의 든든한 친구가 그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은심은 오랜 시간 고향을 떠나 있었기에 사투리도 잘 쓰지 않고 옷차림도 보통의 동네 사람들과 사뭇 다르다. 나문희라고 하면 푸근하고 따뜻한 이미지가 먼저 생각날 수 있지만 ‘소풍’에선 도회적이고 깍쟁이 같기도 한 나문희를 만날 수 있다. 나문희는 자기 친구와 무려 MZ의 상징인 네컷 사진도 찍는다.특히 주목할 건 박근형과 호흡이다. 박근형이 연기한 태호는 10대 시절 은심을 짝사랑했다.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은심을 본 태호는 크게 반가워한다. 어느덧 인생의 막바지를 바라보게 된 나이. 태호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은심과 예전처럼 좋은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양조장을 운영하는 태호는 막걸리를 사들고 은심을 찾아오고, 두 사람은 막걸리에 파전, 라면 등을 나눠 먹으며 정을 나눈다. 금순은 그런 둘을 보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데, 80대 노배우들이 만들어내는 로맨틱한 케미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 첫사랑의 부름에 괜히 시간을 끌다가 느지막이 집에서 나서는 깍쟁이 같은 나문희를 또 어떤 작품에서 보겠는가.친구 금순을 연기한 김영옥과 호흡에서는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은심은 파킨슨병을, 금순은 심각한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두 사람이 서로를 의지하고 기대어 서는 과정을 나문희와 김영옥은 오버스럽지 않은 연기로 보여준다. 김용균 감독은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셨다”고 밝혔듯 나문희와 김영옥의 연기는 디렉션대로 꾸며진듯한 느낌이 없어 자연스럽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치 그냥 어르신들이 대화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까지 든다.특히 장면과 감정마다 변화하는 나문희의 목소리 톤이 인상적이다. 80이 돼서도 여전히 중학생 시절처럼 금순과 투닥거릴 때면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지고, 사업이 잘 되지 않는 아들과 대화할 때는 대사 사이의 공백이 더 길어진다. 마음이 급할 때만 튀어나오는 사투리도 재미있다. 나문희가 얼마나 다양한 톤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다면 ‘소풍’ 이상이 없다. 나문희는 자신을 ‘82세가 돼서도 일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은퇴를 해도 벌써 했을 나이에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를 엄마나 할머니에만 가두기는 아쉽다. ‘소풍’은 나문희에게 누군가의 아내, 엄마, 할머니가 아닌 그냥 ‘사람 은심’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줬고, 나문희는 또 한 번 증명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1.25 05:45
연예일반

서이숙, 드라마 ‘설국의 태양’ 안중근 의사 어머니 조마리아役 캐스팅

배우 서이숙이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로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서이숙은 안중근 의사와 가족, 그리고 독립운동 일원이 되어 불꽃처럼 살다가 스러져 간 이들을 그린 사전제작 드라마 ‘설국의 태양’에 캐스팅 돼 새해 첫 촬영을 앞두고 있다.서이숙이 연기하는 조마리아(조성녀) 여사는 독립 ‘운동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고 중국 여순 감옥에 수감된 아들에게 쓴 편지로 동시대와 후세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자식으로서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이 불효라고 생각해 상고하겠다면 그건 결코 효도가 아니다. 큰 뜻을 품고 죽으려면 구차히 상고하여 살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을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죽음을 앞둔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꼿꼿한 면모를 보여주며 귀감이 됐다.제작사 더윤미디어그룹 관계자는 “아들의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여야 했던 시대의 어머니이자 대한민국 여성 독립운동가로서 자랑스러운 길을 걸어간 조마리아의 모습은 배우 서이숙이 그동안 구축해 온 강직하고 때로는 인간적인 면모의 연기 선과 맥락이 닿아 있다”며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서이숙은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를 연기해야 하는 사실만으로도 중압감을 느끼게 된다. 어둠의 시대에 불을 밝히고자 했던 조마리아 여사의 뜻을 헤아리며 독립운동의 세계관에 다가서겠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독립군 장군으로서 안중근 의사의 생애를 담는 드라마 ‘설국의 태양’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이들의 행적과 러시아 신한촌의 최재형의 스토리 최초 구성, 하얼빈 사건 이후 안중근 의사 가족들의 고달픈 애환까지 영웅들의 찬란한 일대기를 그린다.10부작씩 총 3개 시리즈로 2025년 지상파와 OTT 방영 예정인 드라마 ‘설국의 태양’은 100% 사전제작으로 기획, 내년 2월 대장정의 촬영을 시작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21 17:03
스타

정성화·배정남 “14일은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기억합시다”

배우 정성화와 배정남이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을 맞아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와 함께 ‘한국사 지식 캠페인’을 펼쳤다.14일 정성화와 배정남은 자신의 SNS에 ‘안중근 의사 가문 독립운동 이야기’를 소개했다. 게시글에는 안중근 어머니이자 임시정부경제후원회 임원으로 활동한 조마리아 여사부터 안중근 의사의 동생인 성녀, 정근, 공근을 소개했다. 안성녀는 독립군 주요 문서와 군자금을 전달했고, 안정근은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활약했다. 안공근은 한인애국단 조직에 기여했다.또한 안중근 사촌이자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안명근, 김구 보좌관을 지낸 안경근, 그리고 안중근 조카인 안봉생, 안춘생 등도 소개했다.정성화는 “영화 '영웅'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만큼 그 의미를 더하고 싶다”고 전했다.배정남은 “서경덕 교수님과함께 안중근 가문 독립운동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며 “주변에도 널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서경덕 교수는 “안중근 의사의 활약은 이미 전 국민이 다 알고 있지만 안중근 가문의 독립운동 활약상은 잘 알려지지 않아 이번 기회에 널리 소개하고 싶었다”고 전했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2.14 10:40
영화

[인터뷰] 박진주, 설 연휴도 ‘영웅’ 무대인사! “관객분들 더 만나고파”

‘영웅’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주연 배우들이 설 연휴 무대인사를 확정, 지난달 21일 개봉한 이후 장기흥행하고 있는 ‘영웅’에 힘을 보탠다.뮤지컬 영화 ‘영웅’에서 독립군을 보살피는 동지 마진주 역을 맡은 배우 박진주를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과 성원으로 ‘영웅’이 장기간 상영되며 마련된 자리. 박진주는 “꾸준히 극장으로 발길해 주시는 관객들께 감사한 마음”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누적 관객 300만 돌파를 앞두게 됐거든요. 진짜 감사하죠. 사실 생각했던 속도보다는 느리지만 그래도 꾸준히 가고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해요. 꼭 인생 같아요. 우리네 삶처럼 ‘영웅’도 꼭 굳건하게 완주했으면 좋겠어요.”‘영웅’은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작품. 국내 오리지널 뮤지컬 작품 가운데 처음으로 영화화된 사례라 뮤지컬계에서도 영화계에서도 의미가 깊다. 여기에 뮤지컬 ‘영웅’에서 주인공 안중근 역을 맡은 배우 정성화가 영화에도 같은 롤로 발탁, 특별한 선례를 탄생시켰다.‘영웅’을 볼 때마다 새로운 포인트가 보여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박진주는 “한 번은 이 영화를 보다가 정성화라는 사람의 인생 자체가 보인다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볼 때마다 캐치되는 포인트가 달라요. 그게 많은 분들이 ‘영웅’을 보러 여러 번 극장을 찾아 주시는 이유 아닐까요. 저도 네, 다섯 번 정도 영화를 봤는데 볼 때마다 계속 다른 이유로 울었어요. 어느 날은 제가 연기한 마진주의 이야기가 슬퍼서 눈물이 안 멈춰질 때도 있었고, 어떨 때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의 마음이 느껴져서 울었어요. 그리고 어떤 날은 정성화라는 배우의 인생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선배님이 저런 연기를 해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까’ 싶어서 감동이 차오르더라고요. 한국인은 음악에 몸을 맡기는 민족이잖아요. ‘영웅’은 음악에 묻혀서 마음껏 슬퍼할 수 있는 영화예요. 그 매력을 더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영웅’이 가진 매력을 보다 널리 알리고자 배우들은 설 연휴 무대인사를 결정했다. ‘영웅’의 공식적인 홍보 활동이 모두 끝난 상태기에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박진주는 “관객분들과 더 만나고 싶어 그런 결정을 내렸다”며 “비록 하루지만 많은 분들과 뵙게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그동안 여러 영화 및 예능에서 다소 코믹한 캐릭터로 소비돼 왔던 박진주는 ‘영웅’에서 맡은 마진주라는 인물을 통해 연기 변신을 제대로 보여줬다. 독립군을 돕는 동지로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보여주는 굳건한 마음은 물론 이현우와 절절한 사랑까지. 마진주는 여러 번 볼수록 그 단단한 내면과 의연함에 더욱 빠지게 되는 캐릭터다. 박진주는 “사실 대학교 때까지만 해도 재미있는 역을 맡아 연기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게는 마진주 같은 인물이 익숙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마진주는 ‘어린 소녀’라고 생각했어요. 어른들이 열심히 사회를 위해 싸우고 있는 와중에 옆에 놓인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 그랬다가 자신도 모르게 세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거죠. 자신에게 어떤 운명이 닥칠지 모르는 상태로 인생을 살아가는 캐릭터잖아요. 그런 인물이 극에서 가지게 될 힘이 분명히 있다고 봤어요. 그래서 천진난만하게 있다가 사고를 당하는 느낌으로 연기하려고 했죠.”원작에서도 박진주가 연기한 캐릭터는 10대 소녀. 아직 첫사랑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풋풋한 인물이다. 박진주는 “어린 소녀를 연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피부과를 다녔다”며 “사실 나는 외모를 크게 가꿔야 하는 느낌의 배우는 아니었어서 그 전에는 여드름 짜러 피부과 다니는 게 전부였는데, 피부가 어느 정도 돼야한다는 걸 마진주 역을 맡고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몇 년 전에 찍었지만, 그때도 이미 30대였거든요. (웃음) 그래서 10대 연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관객 분들이 보시기에 불편하시면 안 되니까요. 근데 사실 무대에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여러 배역을 맡아서 하잖아요.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이입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나이에 국한되는 성격이 아니고 어린 친구들하고 어울리고 싶어해요. 배울 점이 많거든요.” 이현우와 호흡은 어땠을까. 박진주는 “이현우는 마진주가 사랑에 빠지는 소년 그 자체 같았다. 억지로 노력할 게 없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손쉽게 촬영된 장면은 없었다”면서도 “이뤄지지 않은 사랑의 결말은 특히 힘들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털어놨다.“실제로 마진주가 죽는 장면을 찍던 날 밥도 못 먹었어요. 슬퍼서 밥이 목으로 안 넘어가더라고요. 서로를 보내줘야 하는 장면이니까 너무 슬펐어요. 이현우 배우도 많이 슬퍼했던 것 같아요. 이현우 배우는 굉장히 맑은 사람이거든요. 같이 있는 것 자체만으로 저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들 정도로요. 서로 정말 첫사랑인 것처럼 애절하게 찍었어요. (웃음)”박진주에게 ‘영웅’은 한국 영화계의 상징적인 인물인 윤제균 감독과 만나 작업하는 계기도 됐다. 그는 “윤제균 감독의 응원을 받은 내 삶은 이전과 또 다른 방향이 된 것 같다. 강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이전에는 눈앞에 뭐가 있는지 모르면 두려워하면서 그쪽으로는 잘 안 갔거든요. 주춤주춤했던 것 같은데, 윤제균 감독님을 만난 이후로는 앞에 뭐가 있는지 모르더라도 나쁜 길만 아니라면 잘 뛰어가고 싶다는 용기를 갖게 됐어요. 감독님께 받은 용기를 저도 나중에 누군가에게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23.01.19 06:30
영화

[인터뷰] “내 연기로 끝까지 해보자”… 나문희도 어려웠던 ‘영웅’ 조마리아

‘국민 엄마’ 나문희에게도 쉽지 않은 연기였다. 아들 안중근에게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는 편지를 써 보냈던 조마리아 여사의 심경을 표현하는 것 말이다.“내가 갖고 있는 힘으로, 내 연기로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어요.” 한국 뮤지컬 영화로 첫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웅’의 나문희를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했다. ‘영웅’은 안중근(정성화 분)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담은 영화다. 나문희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를 연기했다.“사실이라고 하는데도 실감이 되지 않는 거예요. 엄마에게는 자식이 10살이든 50살이든 그냥 자식일 뿐이거든요. 자기 아이에 대한 마음은 진짜 기가 막힐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조마리아 여사는 자기 아들이지만 의병대장으로 보고 ‘일본군하고 끝까지 싸워라. 목숨을 바치라’고 하잖아요. 나라를 위해서 자식에게 목숨을 바치라고 한다는 게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일인데…. 그 심경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말도 잘 떠오르지 않네요.” 많은 이들이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알지만 안중근 의사의 개인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영화 ‘영웅’은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둘러싼 전후의 이야기를 짚음으로써 누군가의 아들이자 남편이며 동지였던, 인간 안중근의 면면을 세심하게 보여준다. 나문희는 “정성화는 처음부터 그냥 ‘어머니, 어머니’ 하며 따르더라. 내가 실제 정성화 어머니보다는 조금 늙었는데, 그냥 현장에선 내 자식처럼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지금까지 ‘힘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던 건 아니에요. 그래도 촬영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죠. 머리에 쪽도 지고. 내가 나이도 있는데, 그 장면이 굉장히 어려운 신이거든요. 그걸 촬영 시간 내에 노래도 라이브로 소화하면서 해내야했다는 게 힘들었죠. 막상 영화가 개봉하고 보니 큰 보람이 느껴지는 장면이기도 하고요.” 윤제균 감독은 영화 ‘영웅’에 공연과 같은 현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무려 70% 가량을 현장에서 녹음하는 도전을 했다. 나문희 역시 마찬가지였다. “윤제균 감독이 인터뷰에서 ‘나문희 배우가 더 좋은 장면을 위해 테이크를 더 가자고 했다’더라”는 말에 나문희는 “내가 여러 번 가자고 했던 건 생각이 하나도 안 난다. 나는 맨 처음에 한 연기를 제일 좋아하는 편인데 감독님이 그렇게 욕심을 내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노래는 음악을 전공하는 딸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피아노를 전공한 첫째가 특히 큰 도음을 줬다. 나문희는 “딸에게 받은 수업은 어땠느냐”는 질문에 “걔(딸)는 조금 잔인하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만나야 할 때 외에는 잘 안 만나는 편”이라고 대답했다.“음보다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음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울부짖으면서 노래를 했어요. 가사하고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고요.” 나문희의 이런 계산은 정확하게 먹혀들었다.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굳건히 거사를 향해 달려가는 안중근 의사를 보면서 간신히 억눌렀던 눈물이, 울부짖듯 토해내는 조마리아 여사의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가 나올 때면 속절없이 흘러내린다. 영화관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그 장면에서다. 나문희는 이 장면을 무려 10회 이상 촬영했는데, 그의 62년여 연기 인생에서 가장 많은 테이크였다.노래 선생님을 해줬던 딸 역시 이 장면에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나문희는 “딸도 영화를 보면서 울었다고 하더라”며 “옆에 있는 사람이 너무 많이 울어서 자기도 따라서 펑펑 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사람들이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는 많이 아는데 조마리아 여사에 대해서는 그만큼 많이 알지 못 하잖아요.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조마리아 여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들 안중근이 세상을 떠난 뒤에 이 양반은 여생을 어떻게 살았을까’ 싶더라고요. 엄마로 남겨진 시간을 말이에요.” 나문희는 1961년 MBC 라디오 1기 공채 성우로 데뷔, 어느덧 62주년을 맞았지만 뮤지컬 영화, 숏폼 콘텐츠 등에 계속해서 도전하며 새로운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나문희는 숏폼 플랫폼 틱톡 출연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문희는 “막상 시작을 해보니 내가 매일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좋더라. 젊은 사람들 감각도 익힐 수 있고 해서 잘 시작했구나 싶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두려움이 많지만 겁 없이 하는 것도 많다. 내게 닥치는 일들을 웬만하면 다 하려고 한다. 단 너무 뻔한 건 싫고 새로운 건 괜찮다”는 말이 덧붙여졌다.“‘국민 엄마’요? 당연히 좋죠. 국민의 엄마라는 뜻인데. 근데 조마리아 여사 같은 엄마는 없을 거예요. 그분은 정말 특별한 분이세요. 저는 안중근 의사만큼이나 조마리아 여사를 존경해요. 또 하고 싶은 거요?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했던 ‘호박고구마’ 같은 연기요. 어차피 사는 건 힘드니까 희극적인 요소가 많은 게 보기 좋지 않겠어요. 그런 연기라면 다리에 힘이 빠져도 앉아서라도 하고 싶을 것 같아요.” 2023.01.10 05:50
영화

[정진영의 B컷] 쉬는 날 일해도 괜찮아요, 나문희 엄마 좋아하니까요

“좋아하니까요.”“연기를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배우 나문희는 이 같이 말했다. 1961년 MBC 라디오 1기 공채 성우로 데뷔, ‘영웅’으로 뮤지컬 영화에 도전하기까지 나문희가 배우로 걸어온 길은 참 단단하고 성실하다. 방송, 영화, 공연 등을 아우르는 나문희의 필모그래피에는 공백기가 거의 없다. 꾸준함을 단어로 표현하면 나문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 2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거침없는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영화 ‘영웅’에서 조마리아 여사를 연기한 나문희와 마주 앉았다.이날 인터뷰를 위해 가는 걸음이 사실 가볍지는 않았다. 새벽 당직을 마치고 받은 휴식. 낮잠 한숨 자면 딱 좋을 쉬는 시간을 반납하고 가는 길이었기 때문이다.원동력은 영화였다. 2006년 개봉해, 4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열혈남아’ 속 김점심. 그 46만 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상영관에 앉아 나문희의 연기를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다봤다. “대식이가 그런 거 아니지? 아야 말해봐. 대식이가 그런 거 아니지? 싸게 일어나 보라고. 아야. 아야. 일어나 보라고! 우리 아들이 그런 거 아니지?”아들처럼 생각하던 국밥집 단골 재문(설경구 분)이 칼에 찔려 죽은 채 식탁에 엎드려 있는 것을 보고 오열하던 점심. 자기 아들의 안위를 걱정하면서도 아들처럼 챙기던 재문의 죽음에 또한 가슴이 찢어지는 그 복잡미묘한 심리를 그토록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연기자가 몇 명이나 있을까. 조금 과장하면 수많은 감정으로 일렁이던 그 눈동자가 여전히 선명하다.“연기 자체가 즐겁지는 않아요. 촬영 있으면 잠도 못 자는 날이 있을 정도로 힘들 때도 많거든요. 그런데 현장에 가면 참 신이나요. 아직도 철없이 말이에요.”모든 직업에 장단점이 있을텐데, 기자란 직업이 참 좋구나 느끼는 게 바로 이런 때다. 어떠한 영역에 진심인, 그곳에서 또렷한 족적을 남겨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 60년 넘게 일을 하고도 여전히 “현장에 가면 철없이 신이난다”고 말을 하는 배우라니. 이런 말을 기자가 안 됐다면 또 어디 가서 들을 수 있을까.인터뷰를 마치고 몸이 어째 전보다 더 가벼워진 기분이 들었다. 잠을 못 자고 피곤하지만 좋아하니까. 이 일을, 그리고 ‘국민 엄마’라 불리는 배우와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이 순간을. 연중 가장 바쁜 시기인 연말~연초를 보내는 와중에도 이렇게 때로 철없이 신이 나 감사하다. 2023.01.04 16:22
연예일반

국내 최초 쌍천만 윤제균 감독이 이 시기 ‘영웅’들에 바치는 위로 [일문일답①]

대한민국 최초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충무로 거장 윤제균 감독이 ‘영웅’을 들고 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2001년 ‘두사부일체’부터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 1145만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한 ‘해운대’에 이어 1425만 ‘국제시장’까지. 윤제균 감독은 그동안 한국 영화계에 굵직한 획을 긋는 작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영향력 있는 이름으로 우뚝 섰다. ‘국제시장’ 흥행 이후 8년 만에 윤 감독이 선보이는 ‘영웅’은 국가의 원흉을 처단할 맹세를 하던 순간부터 죽음 앞에서도 흔들림 없던 강인한 신념에 이르기까지, 대한제국 독립군 대장 안중근의 마지막 1년 이야기다. 윤 감독은 이 작품으로 뮤지컬 영화에 첫 도전, 한국 영화 최초로 현장 라이브 녹음을 시도했다. 음악 감독에 따르면 영화의 70%는 모두 라이브로 진행됐다. 윤 감독 자신도 “필모그래피 중 에너지를 가장 많이 쏟은 작품으로 스트레스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밝힌 ‘영웅’. 윤 감독은 “사는 게 힘든 시대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국민 모두를 영웅”이라 칭하며 “영화가 힘들고 지친 영웅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영화의 메시지를 하나씩 짚어나갔다. 〈일문일답②로 이어집니다〉 -8년만 영화 체감되나. “떠는 스타일이 아닌데 감독으로서 8년 만에 작품을 선보이니 생각보다 많이 떨린다. 개봉도 앞두고 있어 부담감도 크고 긴장도 많이 된다. 이 자리도 8년 만이라 울컥하더라. 모든 게 새롭다.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영화를 본 이들이 만족하고 칭찬한다고 하면 지금 같은 불안, 부담감이 없어지지 않을까. 사랑받고 싶다.” -뮤지컬 영화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2012년도에 정성화가 출연한 원작 뮤지컬 공연을 보고 영화화하기로 결심했다. 단순히 안중근 의사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으면 드라마로 갔을 것이다. 공연을 보고 영화를 결심했기에 당연히 뮤지컬로 가야 한다 생각했다.” -원작이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에 영화화를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많은 크리에이터가 나 같은 성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새로움에 도전하는 것 자체로 동기부여가 컸다. 장르를 결정하고 당연히 힘들 것이라 여겼다. 대신 두 가지 목표는 확실했다. 첫째는 뮤지컬을 본 사람들이 영화를 봤을 때 절대 실망하지 않게끔 하겠다 였다. 워낙 원작이 유명한 공연이고 많은 사람이 봤기에 공연을 본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실망하면 큰 비난이 올 것이라 예상했다. 전 세계 시장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겠다가 두 번째 목표였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무조건 라이브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결정을 했다. 결정하는 순간 모든 고통이 시작됐다.” -원작을 감명 깊게 본 관객으로서 뮤지컬 속 오열 포인트는 어디였나.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안중근과 이토히로부미 관계성보다는 안중근과 엄마의 드라마가 마음을 움직였다. 이 작품을 통해 내가 하고자 했던 건 안중근과 엄마의 이야기다. 공연 말미 조마리아 여사가 ‘사랑하는 도마’ 넘버를 부를 때 오열했다. 그때 받았던 느낌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하고픈 목표가 제일 컸다. 이 영화는 안중근 엄마의 이야기다.” -각색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이었나. “뮤지컬과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설희(김고은 분)의 개연성이다. 설희가 끝까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지 못하는 이유를 주기 위해 미션을 덧입혔다.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 하얼빈에 가서 재무장관을 만날 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알아내는 미션을 부여했다. 공연보다 설희의 개연성이 확보되지 않았나 싶다.” -원작과 다른 부분이 또 있나. “마두식(조우진 분), 마진주(박진주 분) 역할도 공연에서는 중국인이다. 두 캐릭터를 한국인으로 바꾼 이유는 두 가지다.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이유는 절대 아니다. 공연에서는 이토를 포함해 모든 일본 인물들이 한국말을 쓰지만 영화에서는 무조건 일본어를 쓰게끔 했다. 여기에 두식과 진주까지 중국어를 한다면 영화에 3개 국어가 나온다. 관객들이 언어가 너무 많이 나오면 헷갈릴 것 같아서 한국인으로 바꿨다. 또 원작에서 진주는 안중근을 짝사랑한다. 영화에서는 유동하(이현우 분)라는 인물과 풋풋한 사랑으로 그렸다.” -정성화를 주인공으로 선택한 결정적 이유가 있었다면. “정성화 외에 대안을 생각한 적은 없다. 공연을 본 이들이 실망하지 않으려면 가장 중요한 게 실력이었다. 안중근 역할을 정성화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배우가 있었으면 고민했겠지만 없었다. 캐스팅할 때 투자사 측에서 반대가 있기도 했다. 감독으로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정성화를 택했다. 촬영하며 내 생각이 맞다 확신했다. 정성화가 증명했다.” -만약 정성화가 캐스팅을 거절했다면. “안 한다고 했으면 집을 찾아가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 김고은, 박진주도 마찬가지다. 이 캐스팅은 이렇게 해야지 만이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설희를 연기한 김고은 캐스팅 비화도 궁금한데. “주변 엔터 관계자, 매니지먼트에 수소문했다. 우리나라 여배우 중 노래를 제일 잘하며 연기를 잘하는 이가 누구냐 물었다. 딱 두 명 추천을 받았다. 그게 김고은과 박진주다. 노래방에 가서 김고은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태어나서 가수, 배우 포함 제일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다 싶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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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나문희의 강인한 모성애, 명불허전 국민 배우 저력

명불허전 국민 배우 나문희가 ‘영웅’을 통해 강인한 모성애로 큰 울림을 선사한다. 13일 영화 ‘영웅’ 배급사 CJ ENM 측은 나문희의 보도스틸과 일반 시사를 본 관객들의 호평을 공개했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오리지널 뮤지컬 ‘영웅’을 영화화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수상한 그녀’, ‘아이 캔 스피크’, ‘정직한 후보’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폭넓은 연령층의 사랑을 받는 배우 나문희는 작품에서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로 분한다. 언제나 아들의 선택을 지지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조마리아의 강인한 모성애를 나문희는 설득력 있게 표현해 극의 무게감을 더한다. 특히 “조마리아의 굳건한 모성애를 온전히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한 나문희는 내공 깊은 연기력과 절절한 감정선을 담은 노래 실력은 물론, 데뷔 이래 가장 많은 테이크를 소화하는 남다른 열정을 선보였다고. 일반 시사를 통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조마리아 역 나문희 배우 목소리, 표정만 봐도 감정이 북받쳤다. 개봉하면 또 보러 가야지”, “나문희 배우의 연기는 눈물샘을 자극한다. 어머니가 떠오르게 되는 영화!”, “깊은 내공을 가진 배우의 무게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등 호평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윤제균 감독 또한 “나문희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만 봐도 진심이 느껴져 눈물이 났다. 새롭고 감사한 경험이었다”고 밝힌 만큼 나문희는 ‘영웅’을 통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영웅’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1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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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나문희 “이 자리에 있는 것 부끄러워”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배우 나문희가 ‘영웅’에 출연하기 전까지 고심했던 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뮤지컬 영화 ‘영웅’ 시사 및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윤제균 감독을 필두로 배우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가 자리해 개봉을 앞둔 소감과 다양한 이야기를 터놓는 시간을 가졌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극 중 나문희는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을 맡아 베테랑 배우의 관록으로 더 높은 파고의 감동을 완성한다. 이날 나문희는 “후배들, 감독, 음향 스태프 모두 리드미컬하게 감동을 주면서도 쳐지지 않게 해줬다”면서 “오늘 영화를 보며 중간에 엉엉 울고 웃기도 했다. 너무 잘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시사회 자리에 함께한 이 순간이 부끄럽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나문희는 “이 자리에 있는 게 부끄럽다”면서 “윤 감독이 안중근 어머니 역을 요청했을 때 굉장히 결연한 조마리아 역이라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망설였다”고 밝혔다. 윤 감독과의 인연을 자랑하기도. 그는 “윤 감독과 ‘하모니’라는 작품을 함께 하며 여러 번 봤다”면서 “아무래도 나를 믿는 게 있어 시키겠지 싶어 용기 있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감정이 차올라 노래를 못하는 순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웅’은 21일 개봉된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0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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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담아” 정성화X김고은 ‘영웅’ 올겨울 뜨겁게 달굴 뮤지컬 영화 [종합]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걸 바친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영웅’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성화, 김고은,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가 참석했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 ‘해운대’, ‘국제시장’ 등 작품을 통해 탁월한 연출력을 입증해온 윤제균 감독이 ‘영웅’으로 8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다. ‘영웅’은 2009년 초연과 동시에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으며 지금까지 인기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 ‘영웅’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새로운 도전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윤 감독은 “‘국제시장’ 이후에 8년 만에 제작보고회다. 굉장히 많이 떨린다. 사실 안 떨릴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긴장된다”고 인사를 건넸다. 윤 감독은 “정성화 씨와는 ‘댄싱퀸’이라는 작품에서 인연이 됐다. 그때 성화 씨가 뮤지컬 ‘영웅’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꼭 한 번 와서 봤으면 좋겠다’ 해서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을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 공연을 보면서 자랑스럽다, 멋있다, 자긍심이 느껴진다는 게 아니라 안중근 의사에 대해 죄송했다. 안중근 의사뿐만 아니라 모든 독립 운동가들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 언젠가는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번 작품은 뮤지컬 영화인 만큼 후시 녹음이 아닌 라이브로 촬영됐다. 윤 감독은 “처음 연출을 맡고 무조건 라이브로 가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모든 고통이 시작된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힘든 촬영이었지만 라이브로 결정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라이브로 가야만 했기 때문에 여기 있는 배우분들을 캐스팅 했다”고 이야기했다. 촬영 중 고증에 가장 신경썼다는 윤 감독은 “하얼빈 역에서 실제 역사적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상상으로 할 수도 없었다. 고증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 의사의 동선까지 철저히 고증에 맞춰서 촬영했다”고 신경 쓴 부분을 전했다. 이어 ”사실 ‘국제시장’, ‘해운대’에 CG가 많이 들어갔는데 ‘영웅’이 CG가 제일 많이 들어간 영화다. 뮤지컬 영화기 때문에 마이크 인이어를 지우는 게 힘들었다”며 “‘국제시장’이 아버지에 대한 영화라면 ‘영웅’은 안중근과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의 나문희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진심으로 전하는 노래와 대사가 얼마나 파급력이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노래를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만큼 마음을 전달하는가’ 이게 노래의 핵심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2009년 뮤지컬 ‘영웅’의 초연부터 14년 동안 안중근을 연기해온 오리지널 캐스트 정성화가 대한제국 독립군 대장 안중근 역을 맡았다. 정성화는 “배우 중에서 노래 잘하시는 분들이 안중근 역을 맡지 않을까 했다. 많이 도와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간이 지난 후 감독님이 부르시더니 ‘성화야 너가 안중근 역을 해야겠다’고 하시더라. 그 당시에 86kg 거구였다. 감독님께서 ‘사람들이 너를 볼 때 안중근 의사라고 믿을 정도로 빼라’고 하셨다. 마침 그때 뮤지컬 ‘영웅’을 하고 있는 중이라 체중 감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영화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뮤지컬 공연에서는 노래가 음향 밸런스가 맞춰져서 모두에게 잘 들린다. 영화 촬영장에서는 어렵더라. 그런 것들을 감안하고 노래하다 보니 음향적인 부분에서 가장 어려웠다. 영화의 경우 모든 표정이 화면에 디테일하게 담긴다. 뮤지컬에서는 대략적으로 표정을 주면 되지만 영화에서는 그러면 안 돼서 힘들었다”고 전했다. 연기에 대해 중점을 둔 부분으로는 “영화에서 노래를 한다는 게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화면을 통해 호흡을 많이 들려주고 싶었다. 라이브를 할 때도 정제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진심을 쏟아낸 연기를 하려고 연구를 많이 했다. 이번 영화는 뮤지컬의 과잉된 감정을 자연스럽게 숙여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여러 준비 과정이 소중하고 영광스러웠던 나날이었다”고 설명했다. 독립군의 정보원 설희 역으로 역대급 캐릭터 변신을 예고한 김고은은 “개봉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뻤다. ‘영웅’이 19년도부터 촬영을 해서 촬영이 끝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저희끼리도 개봉이 안되는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홀가분한 마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설희는 국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정체를 숨긴 채 이토 히로부미에게 접근해 은밀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인물. 김고은은 첫 뮤지컬 영화 도전에 대해 “고등학교 때까지 뮤지컬 노래를 많이 불렀다. 그래서 연습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10년의 세월을 생각을 못했다. 10년 동안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가 부르니까 아무것도 안 되더라 굉장히 좌절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노래도 어느 정도의 기술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 발전을 이루기가 힘들다. 내 맘대로 안되는 게 고통스러웠다. 현장에 가니까 감정을 쏟아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잘 안되더라. 연기와 노래 중에서 현장에서는 노래를 포기하고 연기에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조재윤은 안중근의 오래된 동지 우덕순 역을 맡아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보여줄 예정이다. 조재윤은 “개인적으로 윤재균 감독님 팬이다”며 “어느 날 미팅이 있다고 전화가 왔다. 딱 3분 만났는데 하자고 하시더라. 그 자리에서 나오지 못하고 포스터를 봤던 기억이 있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조재윤은 캐스팅 후 행복했지만 두려운 마음도 컸다고. 그는 “‘영웅’이라는 작품의 팬이라 공연도 몇 번 보기도 했다. 정성화 씨의 노래를 현장에서 듣는다는 게 행복했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하다 보니 나도 업그레이드가 되고 잘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3년 전 하루하루가 다 떠올라서 뭉클하다. 가족들한테 자랑하고 싶은 작품이다”고 자신했다. 배정남은 독립군의 최고 명사수 조도선으로 신선한 연기 변신에 나선다. 배정남은 “총기 전문가와 연습도 많이 했다. ‘베를린’을 찍을 때랑 완전 다른 총이라 진지하게 다가갔던 것 같다”며 “총이 더 옛날 구식이라 따발총이 아니라서 자세나 모든 것이 달라지니까, 명사수다 보니까 폼이 나와야 해서 앉아서 쏘고 엎드려서 쏘고 연습했는데 만족한다”고 미소 지었다. 이현우는 독립군의 막내 유동하로 분했다. 군 생활 중 ‘영웅’ 캐스팅 제의를 받은 이현우는 “전역을 앞두고 상병을 달았을 때였다. 일과가 끝나고 회사를 통해 군대에 연락이 왔다. 그때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 너무 놀랐고 윤제균 감독과 함께한다는 소식에 군생활이 너무 힘들어 꿈을 꾸는 것 같았다.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이현우는 “독립군의 뜨거운 마음만큼은 가지고 있었다고 못하지만 그때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 평소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마음에 있었다. 독립군을 연기한다는 게 그때 내 마음과 조금은 같은 것 같아 더 공감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더했다. 박진주는 독립군의 든든한 조력자 마진주 역으로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박진주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대작에 이름을 함께 올린다는 것만으로도 얼떨떨하다”며 “해외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시작했는데 감독님이 현지 스태프들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노래 실력을 자랑하는 배우다’고 팔불출처럼 이야기했다. 그런데 현지 스태프들이 우리 노래를 듣고 다 물음표를 가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노래에 대한 이질감 때문에 대부분의 뮤지컬 영화는 호불호가 갈린다. 윤 감독은 “한국에서 연기를 하다가 노래가 나왔을 때 어색함 이질감은 저도 많이 느낀다. 어떻게 하면 연기의 연장선으로 보일까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 모습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원작과 영화의 차별점을 전했다. 끝으로 윤 감독은 “절반의 새로움과 절반의 익숙함을 보여줄 것이다. 뮤지컬에서 표현되지 않았던 안중근의 과거, 설희의 정당성을 표현했다. 진정성을 가진 만큼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뮤지컬 영화 ‘영웅’은 오는 12월 개봉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11.2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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