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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꿈 애플이 이뤘다… ‘코다’ OTT 첫 아카데미 작품상[종합]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은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작들의 면면을 크게 바꿔놨다. 28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축소돼 진행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빌리 아일리시, 비욘세 등 굵직한 팝스타들의 축하 공연과 약 3년 만에 돌아온 호스트 시스템으로 북적하게 치러졌다. 올해 시상식에서 크게 눈에 띄었던 건 바로 넷플릭스 등 OTT 작품의 강세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OTT는 영화를 소비하는 주요 매체로 완전하게 자리를 잡았다. 작품상 후보 10작품 가운데 무려 5 작품이 OTT 작품이라 ‘어떤 작품이 수상해도 OTT 작품이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을 정도. 디즈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디즈니+)는 ‘소울, 영혼, 그리고 여름’으로 장편다큐멘터리상을 받았고, 애플TV 플러스가 제작한 ‘코다’ 역시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조연상, 각색상 등을 받으며 선전했다. ‘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코다인 루비 로시(에밀리아 존스)가 짝사랑하는 마일스(퍼디아 월시)를 따라간 합창단에서 노래하는 기쁨과 숨겨진 재능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처음으로 작품상을 거머쥔 OTT 작품이 됐다. 넷플릭스가 꿨던 오랜 꿈을 애플TV가 먼저 이룬 것이다. 당초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파워 오브 도그’는 감독상 수상에 그쳤다. 이로써 ‘코다’는 3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3개 부문에서 모두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웠던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은 영화 ‘타미 페이의 눈’의 제시카 차스테인이었다. '타미 페이의 눈'은 1970~1980년대에 남편 짐 베이커(앤드류 가필드)와 세계적인 종교 방송망과 테마파크를 세운 TV 전도사 타미 페이 베이커의 흥망성쇠와 구원을 다룬 작품이다. 제시카 차스테인은 이 작품에서 타미 페이 베이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트로피를 받은 뒤 제시카 차스테인은 함께 여우주연상 부문에서 경쟁한 크리스틴 스튜어트, 니콜 키드먼, 페넬로페 크루즈, 올리비아 콜맨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여러분과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 자체가 내게는 큰 영광이었다”고 인사했다. 또 ‘타미 페이의 눈’을 연출한 마이클 쇼월터에게 “창의성, 사랑, 용기를 마음껏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차스테인은 또 “요즘 우리는 참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트라우마와 고립을 경험하고 있다. 세상의 많은 사람이 지금 희망을 잃고 외롭다고 느낄 것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가장 높은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내 가족도 영향을 받았다. LGBTQ 커뮤니티의 많은 분이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차별적인 법안이 우리나라에 만연해지고 있고 사람들을 갈라놓고 있다. 폭력, 증오 범죄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전 세계에서 다치고 있다”며 “이런 시기를 지나며 나는 타미를 생각하고 그가 어떻게 사랑을 보여주고 실천했는지를 생각한다. 그의 연민을 원칙으로 삼아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테러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이 방송을 보고 외롭고 고립됐다고 느낀다면 당신은 무조건적으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당신의 정체성 그대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여 큰 박수를 받았다. 윌 스미스는 3번의 도전 끝에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개봉과 함께 HBO의 OTT 서비스인 HBO맥스에서 함께 공개된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윌 스미스는 무대에서 “리차드 윌리엄스는 맹렬하게 가족을 보호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내 삶의 이 시점, 이 순간에 나는 너무 감동으로 벅차다. 내가 이런 시기에 이런 역을 할 수 있었던 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인생에서 내 사람들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그들을 위해 약속을 지키는 것을 명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때로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학대를 감내해야 하기도 하고 자신에 대한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또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과 일을 하면서 그런데도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어야 할 때도 있다”면서 “나는 일종의 통로가 되고 싶다. 사랑의 통로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테니스선수 비너스 윌리엄스와 세레나 윌리엄스를 언급하며 “윌리엄스 자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내가 우는 건 상을 받아서가 아니다. 모든 분에게 빛을 내리는 이 순간이 벅차기 때문”이라고 인사했다. 한국 배우나 작품은 안타깝게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들지 못 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미나리’의 윤여정이 남우조연상 부문 시상자로 나서 한국 영화 팬들을 반갑게 했다. 윤여정은 “엄마가 내게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을 잘 들었어야 했다”며 “작년에 내가 내 이름이 제대로 발음되지 않는 것에 대해 한마디를 했는데, 그것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 같다. 올해 남우조연상 후보들을 보니 발음하기 쉽지 않더라. 용서를 구해야 할 것 같다”는 농담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남우조연상의 영광은 영화 ‘코다’의 트로이 코처에게 들어갔다. 청각장애인인 코처의 이름을 윤여정은 수화로 호명했다. 자리에 앉은 배우들은 농인식 박수(양 손의 손목을 좌우로 돌리는 형태)를 보냈다. 코처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영광을 돌리며 “지금은 우리의 순간”이라는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남겼다. 한국 배우 박유림, 진대연, 이휘태가 출연한 일본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역시 한국의 영화 팬들을 반갑게 했다. 이 영화는 당초 부산에서 촬영될 예정이었으나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며 히로시마로 로케이션지를 옮겼다. 작품상 등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며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서 수상했다. 하마구치류스케 감독은 무대에서 한국 배우들을 비롯한 출연진의 이름을 호명하며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할리우드의 역작 ‘대부’는 올해로 공개 50주년을 맞았다. ‘대부’의 50주년을 기념한 쇼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진행됐다. 팝스타 디디가 무대에 올라 ‘대부’의 50주년을 축하하며 기념 쇼를 소개했다. ‘대부’를 연출한 프란시스 포드 포콜라 감독을 비롯해 전설적인 배우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가 무대에 오르자 시상식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를 쳤다. 프란시스 포드 포콜라 감독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와준 두 친구에게 감사하다. 50년 전에 시작한 프로젝트를 기념하러 올 수 있어서 기쁘다. 많은 전설적인 동료들이 함께해줬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모두 호명하기에 시간이 모자라서 두 명에게만 감사하겠다. 한 명은 내가 여러 번 이미 감사 인사를 한 마리오 푸조다. 다른 한 명에게는 한 번도 감사를 표하지 못 했다. 그의 참여와 결정 덕분에 이 영화가 가능했다. 로버트 에번스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007 제임스 본드’ 60주년 기념 쇼도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볼거리였다. 시상식에서는 1대 제임스 본드를 비롯해 가장 최근 본드인 다니엘 크레이그까지 ‘007 제임스 본드’의 역사를 훑어보는 헌정 영상이 상영돼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007’ 시리즈는 1962년 ‘007 살인번호’를 시작으로 모두 25편의 시리즈를 만들어내며 할리우드를 비롯해 전 세계 영화계에서 사랑받았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007 노 타임 투 다이’를 끝으로 제임스 본드에서 내려오게 됐다. 다음 제임스 본드는 누가 될지도 영화계의 관심사다. 또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끈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의 OST ‘위 돈트 토크 어바웃 브루노’(We don't talk about Bruno)의 첫 라이브 무대도 펼쳐졌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콜롬비아의 마법의 힘을 가진 가족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1927년 창설된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 시상식이다. 전 해에 발표된 미국 영화 및 미국에서 상영된 외국 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올해는 작품상, 감독상, 주연상 등 23개 부문에 대해 시상했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리스트 작품상=코다 남우주연상=윌 스미스 여우주연상=제시카 차스데인(타미 페이의 눈)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코다) 여우조연상=아리아나 데보스(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감독상=제인 캠피온(파워 오브 도그) 각본상=케네스브래너(벨파스트) 각색상=시안 헤더(코다) 촬영상=그레이그플레이저(듄) 편집상=조 워커(듄) 미술상=듄 의상상=제니 비번(크루엘라) 분장상=타미 페이의 눈 음악상=한스짐머(듄) 주제가상=노 타임 투 다이(007 노 타임 투 다이) 음향상=맥 루스, 마크 맨지니, 테오 그린, 더그헴필, 론 바렛(듄) 시각효과상=듄 국제장편영화상=드라이브 마이 카 장편애니메이션상=엔칸토: 마법의 세계 단편애니메이션상=더 윈드쉴드 와이퍼 단편영화상=더 롱 굿바이 장편다큐멘터리상=소울, 영혼, 그리고 여름 단편다큐멘터리상=더 퀸 오브 바스켓볼 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2022.03.2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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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새 역사→'노매드랜드' 3관왕…팬데믹 뚫은 아카데미(종합)

돌비 극장이 아닌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새로운 분위기의 아카데미 시상식이 완성됐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시국에도 25일(현지시간) 미국 LA 유니온 스테이션과 돌비 극장 등에서 대면 형식으로 치러졌다. 매년 2월 개최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두 달 가량 연기됐다. 앞서 오스카 레이스 기간 치러진 대부분의 시상식은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마지막 무대로 일컬어지는 아카데미는 최종 대면 시상식을 결정했다. 후보들은 메인 시상식 장소 외에도 런던, 오스트레일리아 등 각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시상식을 즐겼다. 방역과 안전 예방에도 최선을 다했다. 오프닝 무대에서 시상자로 나선 레지나 킹은 "한 장소에 모일 수 있는 인원 수를 제한했고, 참석자들은 최소 세 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는 마스크 착용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큰 차별점은 본식에서 특별공연을 볼 수 없었다는 것. 매년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작품의 OST로 한편의 영화같은 공연들을 완성했던 아카데미 측은 올해는 해당 무대들을 사전녹화했고, 레드카펫 행사 때 소화했다. 이로 인한 긍정적 변화는 수상자들의 소감 시간이 늘었다는 것. 정해진 시간으로 인해 소감 중 늘 음악을 틀어 소감을 멈추게 만들었던 아카데미 측은 올해는 아무리 길게 소감을 이야기 해도 끊지 않아 수상자들의 진정성 넘치는 이야기를 모두 전달받게 했다. 시상도 돋보였다. 장편 다큐멘터리상 시상은 수화로 진행해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변화와 색깔을 확연하게 보여줬고, 전년도 수상자인 봉준호 감독과 올해 남우주연상 후보 스티븐 연은 각각 감독상과 시각효과상을 시상, 눈길을 끌었다. 한국 영화계는 지난해 '기생충(봉준호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아카데미 시상식과 인연을 맺었다. 한예리·윤여정 등 국내 배우들이 참여한 할리우드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까지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것. 시상식 진행 과정에서도 눈에 띄는 장면을 여럿 탄생시켜 'K-무비'의 힘을 보여줬다. 봉준호 감독의 한국어 시상과 브래드 피트에게 상을 받은 윤여정은 올해 시상식에서 가장 기억되는 컷으로 회자 될 전망이다. '미나리'는 최종 윤여정 1관왕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오스카 수상으로 윤여정은 전 세계 시상식과 영화제, 비평가협회에서 총 42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휩쓸며 글로벌 영화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특히 윤여정은 미국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동시 석권한 아시아 최초의 배우로 등극, 1958년 열린 3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3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아시아 배우라는 기록도 세웠다. 정이삭 감독은 물론 스티븐 연, 아역배우 노엘 김이 후보이자 '미나리' 주역으로 시상식에 직접 참석했고, 한예리와 윤여정도 미국까지 날아가 '미나리' 팀과 재회했다. 윤여정은 모두의 축하 속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시상식이 '기생충'에 의한, '기생충'을 위한 분위기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작품상이 아닌 남녀주연상이 가장 마지막 순서로 배치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제일 마지막에 호명된 남우주연상 안소니 홉킨스는 비대면으로도 참석하지 않아 소감한 줄 없이 막을 내렸다. 올해의 작품상은 '노매드랜드'에게 돌아갔다. '노매드랜드'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여우주연상까지 메인 3관왕을 휩쓸었다. '사운드 오브 메탈'은 편집상, 음악상, 음향상 등 기술상 3관왕에 올랐다.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는 남우조연상 다니엘 칼루야와 주제가상 'Fight For You', '맹크'는 촬영상과 미술상을 가져갔다. '미나리'는 오리지널 미국 영화로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해 국제장편영화상은 덴마크 영화 '어나 더 라운드'에게 돌아갔다. ◇제93회 아카데 미시상식 수상자(작) 작품상='노매드랜드' 남우주연상=안소니 홉킨스('더 파더') 여우주연상=프란시스 맥도맨드('노매드랜드') 남우조연상=다니엘 칼루야('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여우조연상=윤여정('미나리') 감독상=클로이 자오('노매드랜드') 각본상=에머랄드 펜넬('프라미싱 영 우먼') 각색상=플로리안 젤러 외 1명('더 파더') 촬영상=에릭 메세츠미트('맹크') 편집상=미켈 E.G. 나일슨('사운드 오브 메탈') 미술상=도널드 그레이엄 버트 외 1명('맹크') 의상상=앤 로스('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분장상=세르지오 로페즈·리베라 외 2명('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음악상=니콜라스 베커 외 4명('사운드 오브 메탈') 주제가상='Fight For You'('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음향상=니콜라스 베커 외 4명('사운드 오브 메탈') 시각효과상=앤드류 잭슨 외 3명('테넷') 국제장편영화상= '어나더 라운드' 장편애니메이션상= '소울' 단편애니메이션상=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 단편영화상='투 디스턴트 스트레인저스' 장편다큐멘터리상='마이 옥토퍼스 티처' 단편다큐멘터리상='콜레트' 진 허숄트 박애상=Motion Picture & Television Fund / 타일러 페리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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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아카데미 예비 후보 입성..오스카 한발 더 가까이

한국영화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받아들 날이 멀지 않았다.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예비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아카데미 입성의 첫 발을 디뎠다. '기생충'은 17일(한국 시간)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발표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쇼트리스트에서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 부문 예비 후보에 선정됐다. '기생충'을 비롯해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로는 전세계에서 출품된 총 10편의 영화가 포함됐다. 바클라프 마호울 감독의 '더 페인티드 버드', 타넬 툼 감독의 '진실과 정의', 라지 리 감독의 '레미제라블', 바너버스 토스 감독의 '살아남은 사람들', 루보미르 스테파노브·타마라 코테브스카 감독의 '허니랜드', 얀 코마사 감독의 '성체축일', 칸테비르 발라고프 감독의 '빈폴', 마티 디옵 감독의 '애틀랜틱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등이다. 외국어영화상 부문의 경우 현지에서도 떼어놓은 당상이라는 시선이 쏟아진다. '기생충'은 올해 북미에서 개봉한 비영어 영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주제가상 부문 예비 후보에도 '기생충'이 이름을 올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생충'의 OST '소주 한 잔'이 예비 후보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이 직접 작사하고, 배우 최우식이 부른 곡으로, '기생충'의 엔딩을 장식하는 노래다. '알라딘'의 '스피치리스'와 '겨울왕국2'의 '인투 디 언노운' 등 한국 관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쟁쟁한 명곡들과 경쟁한다. 특히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오른 것은 '기생충' 측에서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후보 발표 후 최우식이 자신의 SNS에 ''기생충'에서 제가 부른 '소주 한 잔'이 여기에'라는 글을 남기며 놀란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생충'의 목표는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북미 배급사 네온의 톰 퀸 CEO는 "외국어영화상뿐 아니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5개 부문 노미네이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유력 영화지 버라이어티는 '기생충'이 작품상·감독상·각본상 부문 후보에 오를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버라이어티 이외에도 대다수의 현지 매체들이 '기생충'을 92회 아카데미의 '주류 영화'로 꼽고 있다. 최종 후보작 5편은 쇼트 리스트 10편 가운데 선정된다. 오는 2020년 1월 13일 최종 후보작 5편이 공개된다.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등 다른 주요 부문 후보들도 이날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예비 후보에 포함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 부문 예비 후보에 오른 바 있으며,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91회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과거와 단순히 비교할 수 없는 분위기다. 북미 지역에서 불고 있는 '기생충' 열풍은 기대 이상으로 뜨겁기 때문. 하루가 멀다하고 수상 소식을 전하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앞서 LA비평가협회에서는 작품상과 감독상·남우조연상(송강호)을 수상했고, 애틀랜타 비평가협회에서는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시카고 영화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는 작품상·감독상·각본상·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영화비평가협회에서도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을 차지했으며, 이밖에도 토론토 비평가 협회·전미 비평가 협회·뉴욕 필름 비평가 온라인 어워즈에서 연이어 수상 낭보를 전했다.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 양대 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에서도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까지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더 이상 증명해낼 것이 없을 만큼 세계인의 극찬을 받았다. 그럼에도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이자 비영어권 영화에 폐쇄적인 성향인 미국에서 받는 상의 의미가 남다를 터다. 2020년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19.12.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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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 최우식 '기생충' 美아카데미 주제가상 예비후보 '자축'

최우식이 감격적인 속내를 전했다. 최우식은 17일 자신의 SNS에 "'기생충'에서 제가 부른 '소주 한잔'이.. 여기에.. #glassofsoju. Guys.. our song from parasite just got shortlisted.. CHEERS!"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해당 사진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17일 오전 8시(한국 시간) 발표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예비 후보 리스트로, 그중 주제가상 후보들이 적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봉준호 감독이 작사하고, 최우식이 직접 부른 '기생충' 엔딩곡 '소주 한 잔'은 'A GLASS OF SOJU'라는 제목으로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꼽혔다. 최우식의 게시물에 절친 박서준은 "오"라는 댓글을 달았고, '기생충'에서 남매 호흡을 맞춘 박소담은 "기우 오빠 라이브 해주세요"라고 적어 웃음을 자아냈다. '기생충'은 주제가상 뿐만 아니라 국제장편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로도 지명됐다. 내달 13일 최종 후보가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77회 골든글로브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 26회 미국배우조합상 캐스팅(앙상블)상에 노미네이트 돼 아카데미 입성 청신호를 밝혔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12.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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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복병 송강호"…'기생충'과 걷는 韓배우 최초의 길

역시 송강호, 결국 송강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배우 송강호가 명성에 걸맞는 행보를 보이며 '최초의 길'을 개척 중이다. 미국 현지에서 오스카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은 초반부터 놀라운 기세를 자랑하며 각종 지역 비평가협회상을 휩쓰는 것은 물론, 제77회 골든글로브(HFPA) 시상식, 26회 미국배우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SAGA) 후보로 지명되는 등 역대급 성과를 속속 전하고 있다. '기생충' 작품 자체와 봉준호 감독에 대한 관심도는 이미 최상위를 찍은 가운데, 배우 송강호 역시 레이스가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주목도를 높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 배우가, 완벽한 국내 로컬 작품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 가치는 쉽게 셈할 수 없다. 현재 송강호가 거론되고 있는 부문은 남우조연상. '기생충' 미국 배급사 네온(NEON) 측은 수 많은 가능성에 대한 논의 끝 송강호를 남우조연상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과 미국 현지에서 홍보 활동을 펼치며 존재감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효과는 실질적으로 드러났다. 송강호는 로스앤젤레스(LA) 비평가협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트로피 하나를 획득했다. 또 미국배우조합 스크린 액터스 길드(SAG)가 수여하는 미국배우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SAGA)에서 작품상 격인 캐스팅 앙상블상(Cast In A Motion Picture) 후보에 지명되면서 송강호는 복병이자 유력 후보로까지 상승세를 탔다. 미국배우조합 회원 대다수가 아카데미 회원인 만큼 오스카를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비슷한 취향을 보이고, 오스카 배우 후보 예측 시 미국배우조합상 후보는 중요 지표로 활용된다. 외국어 영화가 캐스팅 후보에 오른 것은 1998년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 '기생충’이 역사상 두번째라 작품에도, 배우들에게도 의미가 더 크다. 특히 송강호는 남우조연상 롤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브래드 피트, '아이리시맨(The Irishman)' 조 페시, '아이리시맨(The Irishman)' 알파치노, '뷰티풀데이 인 더 네이버 후드(A Beautiful Day in the Neighborhood)' 톰 행크스, '두 교황(The Two Popes)' 안소니 홉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상황. 쟁쟁한 후보들 사이 송강호의 얼굴과 이름은 그 자체만으로 뿌듯함을 자아낸다. 충무로 관계자는 "'기생충'의 행보는 한국 영화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 만으로도 대단하다"며 "송강호가 걷는 길도 국가대표 배우답다. '칸 여제 전도연 이후 해외 배우상을 받는다면 그래도 송강호가 첫번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는데 현실화가 높아지고 있다. 결과를 떠나 충무로와 영화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기생충' 레이스 전 과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한편 '기생충'은 1월 5일(현지시간) 개최되는 77회 골든글로브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 19일 열리는 미국배우조합상 캐스팅(앙상블)상 노미네이트를 비롯해 2월 9일 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이름을 올리면서 2020년 상반기 한국영화 최초의 전설을 또 한번 예고하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12.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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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th 아카데미] 이변은 없었다… '매드맥스' 6관왕·디카프리오 男주연상 수상 (종합)

이변은 없었다.29일(한국시간) 오전 10시 미국 돌비 극장에서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날 최다 다관왕은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였다. '매드맥스'는 의상상·미술상·분장상·편집상·음향편집상·음향상 등 총 6관왕에 올랐다. 남우주연상의 영광은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돌아갔다. 4전 5기 신화를 썼다. 올해로 5번째 아카데미 수상 후보에 오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드디어 이날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 짝사랑을 끝냈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감사하다. 아카데미 측에 감사하다. 다른 후보들 모두에게도 훌륭한 연기를 펼친 데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며 "'레버넌트'는 출연진과 제작진의 노력으로 만든 영화다. 먼저 제 형제 톰 하디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감독님을 따라갈 자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2년 간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만들고 초월적인 경험을 해주게 기회를 준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이어 "이 산업에 뛰어들게 해준 분들, 가족분들,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감사하다. '레버넌트'는 사람이 자연과 호흡하는 과정인데 그걸 촬영하는 2015년은 최고로 더운 해였다. 빙하가 녹고 있다. 인류 모두가 즉면한 위험이기 때문에 인류 다수가 나서야된다고 생각한다. 인류 모두를 위해서 세계 곳곳의 소수 민족을 위해서, 또 후손을 위해서 우리 모두 나서야한다"고 덧붙였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룸' 브리 라슨은 "감사하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함께 파트너로 호흡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정말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한 작품상의 주인공은 '스포트라이트'였다. '스포트라이트'는 "우리가 탐사 저널리즘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느꼈다.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남녀조연상은 '스파이브릿지'의 마크 라이런스, '대니쉬걸'의 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각각 돌아갔다. 단편 에니메이션 상은 '곰 이야기', 장편 에니메이션상은 '인사이드 아웃'이 차지했다. 단편영화상은 '말더듬이', 외국어영화상은 '사울의 아들', 음악상은 '헤이트풀8', 주제가상은 '007스펙터'가 수상했다.한편, 이번 아카데미엔 이병헌이 한국 배우 최초로 시상자를 맡아 주목을 받았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영화 '유스'로 주제가상 후보에 올라 참석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각본상-스포트라이트 각색상-빅쇼트 여우조연상-알리시아 비칸데르(대니쉬걸) 의상상-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미술상-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분장상-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촬영상-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편집상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음향편집상-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음향상-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시각효과상-엑스마키나 단편에니메이션상-곰 이야기 장편에니메이션상-인사이드 아웃 단편영화상-말더듬이 외국어영화상-사울의 아들 음악상-헤이트풀8 주제가상-007스펙터 감독상-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여우주연상-브리라슨(룸) 남우주연상-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작품상-스포트라이트 2016.02.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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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이모저모] 차분해진 스타 복장

○…올 아카데미상 후보작이 정치와 사회, 인종 갈등 및 편견 등을 지적한 영화가 많았기 때문인지 시상식장을 찾은 여배우들의 의상은 화려하기보다는 차분하면서도 우아한 스타일이 주류를 이뤘다.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등장한 니콜 키드먼은 깔끔한 흰색 드레스를 입었으며,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리즈 위더스푼은 우아한 살구빛 색상에 은박이 촘촘히 박혀 있는 고전적인 드레스를 선택했다.여우조연상 수상자 레이첼 와이즈를 비롯해 제니퍼 애니스턴 등이 심플한 디자인의 까만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수상자들의 특이한 소품도 눈길을 끌었다. 애니메이션부문 수상작 의 닉 파크.스티븐 박스 감독은 큰 나비 넥타이로 시선을 끌었는데 무대에 올라 오스카 트로피에 자신들이 맨 넥타이와 똑같은 미니 넥타이를 매줘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또 다큐멘터리영화상을 수상한 제작팀들은 일제히 커다란 펭귄 인형을 들고 나와 수상의 영예를 함께 했다. ○…힙합 드라마 가 보수적인 아카데미 시상식장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시상식 최초로 랩 음악이자 드라마 의 주제가인 쓰리 마피아의 가 축하 공연으로 등장했는데 무대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진행된 주제가상에서 수상작으로 결정돼 축제 분위기가 고조됐다. ○…톰 행크스의 교습이 먹혔다. 아카데미상 집행위원회는 늘어지는 수상 소감 때문에 시상식이 예정된 시간을 번번이 놓치자 아카데미상을 세 차례 수상한 톰 행크스를 모델로 세운 8분짜리 비디오 `내부 가이드:수상 후보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후보자들에게 배포했다. 이 때문인지 수상자들은 간결하게 소감을 말했고, 호명을 받자마자 서둘러 시상대로 올라갔다. 외국어영화상을 차지한 (남아공화국)의 수상자는 소감을 짧게 말한 뒤 "내 수상 소감을 웹사이트에서 확인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2006.03.06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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