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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할 줄이야" 중고거래 사기, 이렇게나 악랄해졌다

국내 C2C(개인 간 거래) 생태계의 급격한 확산에 중고거래 사기도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대담해졌다. 과거 가짜 안전결제 링크로 유도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포털 계정 도용과 유통 대기업의 이름을 내건 홈페이지 개설 등 수법이 악랄하다 못해 기발하다.정부와 업계의 감시망은 무용지물이다. 피해자들은 "내가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입을 모으는데, 플랫폼은 경찰 조사를 안내할 뿐 안전장치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본인인증 계정도 못 믿는다대전광역시 서구 정림동에 거주 중인 이 모 씨(32)는 지난 9일 중고나라에서 새 제품 가격이 95만원부터 시작하는 '아이폰13' 미니 모델을 61만원에 판다는 글을 보고 거래하려다 사기를 당했다.이 씨는 "본인인증을 완료한 계정이고 거래내역과 '더치트'를 확인했더니 이상이 없어 평소에 그랬던 것처럼 알려준 계좌로 이체했다"고 말했다.더치트는 2006년부터 운영 중인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앱·웹사이트다. 대부분의 중고거래 이용자들이 구매 전 이곳에서 상대방을 조회한다.중고나라와 번개장터 등 국내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구매자가 물건을 받아본 뒤에 판매자에게 이체한 돈을 지급하는 안전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하지만 휴대전화로 본인인증을 한 계정은 믿어도 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어 간편하고 수수료가 없는 계좌이체를 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기에 쓰인 계정은 포털의 보안 체계가 탄탄한 만큼 해킹보다는 돈을 주고 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제보자는 자신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공유했는데, 중고거래 후기와 평점이 좋은 계정을 찾는 내용이었다.글 작성자와의 대화 내용을 보면 사기 행각으로 모은 돈은 스포츠 도박 등에 탕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깨끗한 계정 하나만 구하면 경찰의 '사이버안전지킴이'나 중고나라 '사기 이력 조회' 등은 사기범들 입장에서 전혀 문제 될 게 없다.이런 계정 도용 사례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조사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지만 계정을 양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며 "법적 처벌도 회사가 하는 게 아니라서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네이버는 운영 정책에서 '회원은 본인의 계정을 다른 사람에게 판매·양도·대여 또는 담보로 제공할 수 없으며, 아울러 다른 사람에게 그 사용을 허락할 수도 없다'고 규정했다. 사기 신고하자 협박까지포털의 허점을 파고든 중고거래 사기범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대상을 더욱 세분화했다.스마트폰과 게임기 등 자주 거래되는 물건을 넘어 캠핑용품과 공구 등 마니아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해 의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까지 손을 뻗었다. 가격은 너무 싸 보이지 않도록 제시하는 치밀함까지 보인다.서울 중랑구에 사는 길 모 씨(43)는 지인의 소개로 회원 약 124만명의 네이버 카페 '초캠장터'에 가입했다. 캠핑이 취미였던 그는 고싸머기어 마리포사 배낭을 판다는 글을 보고 25만원을 이체했지만 이후 판매자는 자취를 감췄다.길 씨는 "중고나라는 사기꾼이 많다는 얘기에 걱정했지만, 초캠장터는 캠핑장비 전문이라 안심을 한 것 같다"며 "하나도 아닌 두 세트를 구성품과 함께 가지런히 찍은 사진을 보고 속았다. 오랫동안 봐온 제품이라 빨리 거래하고픈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길 씨가 더치트에 신고하자 판매자는 협박성 댓글을 달았다.환불해 주지 않겠다고 확답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반대로 길 씨를 허위사실 유포로 신고하겠다고 몰아세웠다. 불법으로 어렵게 구한 계정인 만큼 최대한 유지해 중고거래 사기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40대 송 모 씨도 지난 10일 중고나라에서 20만원이 조금 넘는 밀워키의 무선 광택기를 사려다 돈을 날렸다.송 씨는 "신품 대비 20%가량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해 크게 의심을 하지 않았다"며 "안심번호는 본인인증을 완료한 중고나라 회원에게 부여하는 점도 생각했다"고 했다.플랫폼 성격에 따라 사기 유형에는 차이가 있었다. 로컬 기반 직거래 위주인 당근마켓에서는 대면할 필요가 없는 모바일 상품권이 사기범들의 타깃이다.지난 15일 모바일 쿠폰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소액 사기를 당한 부산시 동래구 정 모 씨(28)는 당근마켓에 공문을 발송해 줄 것을 경찰에 요청한 상황이다.정 씨는 "당근마켓은 고객센터도 없고 온라인에 문의하면 인공지능(AI)이 주는 답변이 전부다. 전화 연결도 힘들다"며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주의를 당부하는 글을 올렸는데 오히려 활동 중지와 게시글 삭제 조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당근마켓은 워낙 이용자가 많아 유선으로 일일이 고객 불편을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라는 입장이다.당근마켓 관계자는 "월평균 1800만명의 이용자가 1500만건 이상의 글을 올리고 있다"며 "모든 문의를 전화로 응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사람의 눈과 손으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균등한 고객 대응과 신속한 처리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모듈화한 프로세스와 기술이 방향성"이라고 했다. 대기업 베낀 가짜 쇼핑몰도어린 이용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아이돌 콘서트 티켓 사기가 판치고 있다.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사는 김 모 양(18)은 지난 13일 트위터에 세븐틴 콘서트 티켓이 실제 가격보다 훨씬 싸게 올라와 돈을 보냈는데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았다. 인터파크 앱 화면을 교묘하게 수정한 인증사진 때문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사기범들은 중고거래에 악용한 계정으로 대기업을 사칭한 가짜 웹사이트까지 운영하고 있다.네이버 쇼핑에서도 조회되는 '롯데 아웃렛'이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는 롯데쇼핑의 사업자등록번호도 베꼈다. 신용카드 결제는 불가하며 무통장 입금만 받는다.네이버에서 냉장고 모델명를 입력해 최저가를 제시한 것을 보고 결제했다가 100만원이 훌쩍 넘는 사기를 당한 피해자도 있다.해당 사이트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AI 안내 음성까지 구현했다. 연락이 닿은 젊은 남성에게 "이곳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얘기가 있던데 정말 롯데가 운영하나"고 물었더니 "물류 창고다. 문자를 보낼 테니 확인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한 제보자에 따르면 최근 전자지급결제대행(PG) 카드단말기 등록을 요청했다가 정보가 거짓인 것이 들통나 심사에서 떨어졌다. 피해자들의 신고에도 해당 웹사이트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롯데쇼핑 관계자는 "우리도 피해자"라며 "찾아낸 사이트들을 유관 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등 범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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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피해액 13배↑…보호 장치 마련하는 정부·업계

중고거래 사기 피해액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자 정부가 이용자 보호 장치 마련에 나섰다.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12일 중고거래 플랫폼 4개 사(당근마켓·번개장터·세컨웨어·중고나라)와 제품 안전·분쟁 해결 협약을 맺었다.유동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거래 사기 피해는 8만3214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9년간 사기 신고는 81.4% 늘었다.피해 규모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2018년 278억원이었던 피해액이 2021년 3606억원으로 13배 급증했다.공정위는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 간 분쟁이 끊이지 않지만 개인 간 거래에는 전자상거래법 등이 적용되지 않아 피해 구제 기준 등이 부재한 것으로 파악했다.이에 중고거래 분쟁 해결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분쟁 해결 기준은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분쟁이 생겼을 때 구체적인 합의 또는 기준을 제시한다.예를 들어 중고거래로 휴대폰을 샀는데, 수령 후 3일 안에 판매자가 고지하지 않은 중대한 하자가 정상적인 사용 상태에서 발생하면 수리비를 주거나 전액 환불하도록, 또는 10일 안에 발생하면 구매가의 50%를 돌려주도록 합의안을 권고하는 식이다.가이드라인은 플랫폼 사업자가 분쟁을 해결할 때 필요한 표준 절차와 기준이다.판매자는 물건의 하자 등 주요 정보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제공해야 하고, 구매자는 판매 게시글의 내용을 성실히 확인해야 하는 등 중고거래 당사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플랫폼 운영 사업자는 위해제품을 반복적으로 판매하거나 사기 피해 또는 분쟁을 유발하는 판매자에 대한 실효적인 제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이용자를 보호 및 구제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도 해야 한다.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빠른 성장과 함께 소비생활에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다른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소비자 안전과 다양한 개인 간 분쟁이 빈발하는 등 개선이 필요한 문제가 적지 않았다"며 "중고거래 플랫폼들이 솔선해 모범적인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어 주기를 당부한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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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3사, SRT 승차권 부정 거래 막는다

국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들이 고속열차 SRT와 손잡고 올바른 승차권 이용 환경을 조성한다.중고거래 플랫폼 3사(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는 SRT를 운영하는 에스알과 승차권 부정 거래 방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올바른 승차권 이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보를 교류하는 등 협력에 나선다.플랫폼 안에서 승차권 부정 거래가 일어나지 않도록 상시 모니터링하고, 플랫폼을 활용해 홍보 활동을 펼친다.또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대수송기간에는 정당하지 않은 승차권 거래로 이용자들의 권익을 해치는 게시글이나 행위에 대해 공동 대응하며 부당 거래 근절을 위한 홍보 활동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신지영 당근마켓 서비스운영실장은 "불법 승차권 판매 및 알선 행위로부터 이용자들을 보호하고, C2C(개인 간 거래) 시장 환경에 걸맞은 건강한 거래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술적, 제도적으로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번개장터 최은경 CRO(최고대외관계책임자)는 "올바른 승차권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대응을 고민하고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4.07 12:24
사회

[하지마!약] 검색부터 구매까지 5분…마약 편의점 된 SNS

"거래는 문상(문화상품권)으로 가능합니다. 2시간 내로 배송해 드려요." 평범한 중고거래 판매자와의 대화처럼 보이지만 요즘 마약으로 악용되고 있는 수면제 구매자와의 대화 내용 일부다. 포털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검색하자 주인을 알 수 없는 텔레그램·카카오톡 계정이 쏟아졌다. 친구 추가를 하고 가격을 물어보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5일 유명 SNS인 트위터에서 발견한 한 마약 판매 텔레그램 채널을 살펴보니 구독자가 1000명에 달했다. 트위터는 마약 관련 게시물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 SNS다. 트위터에서 자신을 '인증 딜러'로 소개한 판매자는 실시간으로 코카인 등 입고된 마약을 영상과 사진으로 올려 공유했다. 사기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구매자가 만족했다는 후기는 물론 거래 장소로 불러내려는 경찰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았다며 이를 자랑하기 위해 주고받은 메시지를 업로드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판매자들은 감시를 피하기 위해 결제가 끝나기 전에는 장소를 특정하지 않는다. 물건은 운반책인 '드리퍼'가 구매자와 대면하지 않고 약속한 곳에 두고 간다. 국내 대표 플랫폼도 마약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시각과 청각 왜곡을 일으키는 환각제 이름과 함께 '팝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검색하니 마찬가지로 마약 판매 텔레그램 계정이 떴다. 검색 결과로 나온 홈페이지의 주소는 유명 온라인 쇼핑몰이나 법제처 등으로, 클릭하면 문제 될 게 없는 페이지가 표출됐다. 미리보기로 나오는 홈페이지 내용 요약에만 교묘하게 텔레그램 계정을 섞어 보여주는 수법이다.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들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로, 검색 결과 노출을 위해 어뷰징을 시도한 케이스로 보여진다"며 "일시적으로 자동 노출될 수 있지만, 자체 모니터링 등으로 저품질 사이트로 판단되면 미노출로 처리한다"고 말했다.또 "주요 마약류 키워드를 대상으로 검색 결과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해 부적절한 콘텐츠 노출을 제한하고 있다"며 "자동 완성어 및 연관 검색어는 자체 키워드나 검색 결과에 마약류 관련 불법 정보가 나올 때도 생성 및 노출을 막는다"고 했다.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경우 다행히 오픈채팅에서는 마약 이름으로 조회되는 방이 없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남용 우려가 있어 공개하지 않지만 특정 단어가 들어간 제목을 필터링하고 있다"며 "대화 내용은 모니터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용자 신고를 접수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카톡 계정을 텔레그램처럼 마약 판매 채널로 쓰는 사례가 있었다. 카톡은 가입할 때 전화번호 확인이 필수인데, 가상의 전화번호를 생성하는 앱으로 문자를 받아 인증해 가짜 계정을 만드는 방법이 널리 퍼진 상황이다.글로벌 검색포털 사이트 구글에 수면제를 판다고 홍보한 한 카톡 계정에서는 두 종류의 약물을 취급하고 있었으며 10정 이상만 배달이 가능하다고 했다. 수면제 졸피뎀 등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하거나 불법으로 거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해당 판매자는 문화상품권으로 거래할 것을 요구했는데, 핀번호를 받아 수수료를 주고 환전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으로 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 불법 판매자들 입장에서는 직접 만나 현금을 받거나 은행 계좌이체를 하는 것보다 안전하다.이처럼 마약 거래 창구로 악용하는 SNS 등 IT 플랫폼들은 익명이라 추적이 힘들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화번호 없이 이메일만으로 가입할 수 있어 계정 여러 개를 등록할 수 있는 트위터가 대표적이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1~8월까지 5년간 주요 플랫폼을 상대로 이뤄진 마약 등 불법 식·의약품 정보 시정 요구 건수는 트위터가 3만2839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다음으로 네이버(3900건)와 인스타그램(3525건), 구글(3172건), 페이스북(1295건), 카카오(399건)가 뒤를 이었다.전체 대비 주요 플랫폼이 차지하는 마약 등 불법 식·의약품 정보 시정 요구 비중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8년 20.4%에서 2019년 한 자릿수(8.1%)로 확 줄었다가 2020년과 2021년 20%대로 다시 돌아왔다. 2022년에는 8월까지 절반에 가까운 48.7%의 비중을 보였다.이 중 트위터는 대표적 익명 기반 서비스인 것도 모자라 해외 사업자가 운영하고 있어 관리 테두리 안에 넣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최근 서울 노원경찰서는 처방받은 뒤 남은, 일명 살 빼는 약인 '나비약'으로 불리는 디에타민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SNS에서 되판 혐의로 15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는데, 트위터에서 단서를 잡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피의자 가운데 10대가 3명이나 껴있었다.업계 관계자는 "트위터는 키워드로 필터링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며 “마약을 칭하는 은어의 검색을 막으면 전혀 관계없는 단어까지 걸러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은 수백명이 붙어서 대응하는 데 반해 해외 업체들은 그 정도 규모의 모니터링 전담팀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이 관계자는 또 "트위터 내 마약뿐만 아니라 성 착취 영상 등 불법 콘텐츠를 관리하는 팀인 '트러스트&세이프티'가 있지만, 비용 절감을 중요하게 여겨 인력 감축에 나선 일론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한 뒤 상당히 축소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플랫폼을 대대적으로 단속한다고 해도 마약이 확산하는 것을 완벽하게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은 "쌀이 없으면 밥을 못 먹는 것처럼 밀수나 판매는 강력하게 처벌하고 투약한 사람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플랫폼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박 센터장은 또 "비행 청소년들 사이의 관심사가 담배에서 마약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센터는 성인만 대상이라 보호자나 경찰 없이 혼자 오는 미성년자는 상담을 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더 취약하다"고 경고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편집자주> 2023.04.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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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플랫폼 성장에 소비자 불만도↑…안전장치 속속 도입

경기 침체 장기화로 중고거래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도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18일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9~2022년) 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헬로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이 접수한 소비자 불만은 모두 3646건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계약 불이행이 21.7%(791건)로 가장 많았다. 계약 해지나 위약금이 12.9%(472건), 청약 철회가 12.7%(462건), 부당행위가 7.7%(281건)로 뒤를 이었다. 리셀(되팔기)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가품 피해 사례도 증가했다. 관련 피해 구제가 4년간 14건이 있었다. 이처럼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자 중고거래 플랫폼들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최근 자사 간편송금 서비스 '당근페이' 악용 사례가 잇따르자 채팅창에서만 송금하도록 송금 화면에서 송금 관련 주의사항을 표시했다. 당근페이는 구매자가 확정을 눌러야 이체가 완료되는 중고나라의 안전결제와 달리 곧바로 판매자에게 입금된다. 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한 판매자가 잠적하는 사례가 나오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또 올해 1~11월 외부기관을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소한 분쟁은 91%로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 늘었다. 1차 조정 단계에서 분쟁 해소율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운영 관리 자회사 '당근서비스' 안에 전담팀을 꾸린 덕이다. 번개장터는 안전한 명품 중고거래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달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연면적 약 530평 규모의 '정품 검수 센터'를 열었다. 센터에서 전문 인력이 명품 및 스니커즈 등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중고 스마트폰 감정을 책임진다. 스니커즈 커스텀 아티스트팀 '비펠라 크루'의 단독 제휴로 최고급 슈클린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물류 입·출고 및 촬영을 담당하는 솔루션센터와 보안시스템도 갖췄다. 정품 검수가 가능한 품목은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구찌 등 명품 및 스니커즈 카테고리 내 38개 브랜드다. 서비스 대상 브랜드는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에서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표방하는 당근마켓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약 1800만명을 확보하며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연간 거래액을 기록한 번개장터가 숨 가쁘게 추격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4월 진행한 앱 종합 만족도 조사에서 번개장터가 3.63점, 당근마켓이 3.60점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2.19 07:00
산업

네이버도 뛰어든 중고 명품 거래 시장, 이유는?

네이버가 자회사를 통해 중고 명품 거래 중개 시장에 뛰어들어 관심을 받고 있다. 중고 명품 거래는 직매입 등에 따른 재고 부담이 없고 최대 10~20%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중소 명품 플랫폼은 물론 SSG와 롯데 같은 대기업까지 중고 명품 거래 시장에 참전하는 이유다. 후발주자인 네이버는 손자회사인 한정판 리셀 플랫폼사 '크림'의 노하우를 이용해 중고 명품 거래 시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가품 가능성을 없애면서 지각변동을 노리고 있다. 네이버 시크, 중고도 무료 정·가품 판정 30대 주부 A 씨는 네이버 크림의 중고 거래 플랫폼인 '시크'에서 명품 신발을 구매했다. 약 2년 전 출시돼 현재는 구하기 힘든 좋은 상태의 구두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A 씨는 "그동안 백화점이나 구매대행을 통해 명품을 산 적은 있지만, 중고 제품을 구매해 본 적은 없었다. 가품일 수도 있고, 판매자가 제품 컨디션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구두를 살 때도 며칠 동안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시크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중고 명품 거래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제품 구매 결정을 누른 순간부터 입고, 배송 절차가 친절하게 안내될뿐더러 시크가 보유한 전문가를 통해 무료 정·가품 판별까지 해줬기 때문이다. A 씨는 "시크에서 제품 내 미세한 흠집까지 모두 사진을 찍어서 보내줬다. '판매자가 게시글에는 올리지 않았지만, 제품에 이런 흠이 발견됐는데 그래도 구매를 하겠는가'라고 의향을 다시 물어보기도 했다"며 "중고 명품 거래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 '이 플랫폼은 믿어도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시크는 네이버 최대 명품 커뮤니티인 '시크먼트'가 모태다. 시크먼트는 명품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중고 거래도 이뤄지는 공간으로 약 60만명의 회원을 보유 중이다. 네이버 손자회사인 크림은 시크먼트가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올해 초 투자를 결정했다. 네이버는 지난 2월 자회사인 스노우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억원을 출자했다. 이 중 600억원 수준이 크림에 투입됐고, 크림은 이 자금을 발판으로 시크먼트에 투자한 뒤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인 시크를 출시했다. 일련의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투자 정점에는 네이버가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명품 플랫폼 B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약 7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크림은 지난 1분기부터 네이버 커머스 사업으로 편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네이버가 한정판 리셀 플랫폼 크림을 통해 중고 명품 거래 시장까지 커머스 사업으로 넣었다. 시장성이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첫선을 보인 시크는 크림이 보유한 오프라인 검수 시스템을 활용해 시크를 국내 최대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지만, 추후 이용자와 거래액이 늘어나면 정·가품 판정이나 판매 대행에 따른 수수료를 받아 수익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크는 매월 10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시크 관계자는 "기존 플랫폼들과 달리 12단계에 달하는 검증 과정을 통과한 판매자들만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며 "자체 검수센터 시크랩을 통한 제품 검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만약 이를 통해 구입한 제품이 가품으로 판정되면 구매 가격의 300%를 보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중고 거래 뛰어드는 명품 플랫폼 네이버만이 아니다.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2020년부터 중고 명품 위탁 서비스 '트렌비 리세일'을 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개인 간 명품 리셀을 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정품리셀 서비스'도 선보이면서 중고 명품 카테고리 확대에 나섰다. SSG닷컴은 지난달부터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제휴해 '중고 명품'을 선보이고 있다. 번개장터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콘셉트 스토어 ‘BGZT(브그즈트) 컬렉션’이 판매하는 중고 명품을 정품 인증 과정을 거친 뒤 SSG닷컴에 입점시키는 방식이다. 2억원 대 시계부터 5000만원대 가방까지 고가 명품 브랜드 위주로, 그중에는 미사용 중고 제품도 있다. 롯데는 작년 3월 사모펀드를 통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중고 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했다. 중고나라는 회원 수만 2497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는 롯데가 향후 중고나라를 안전거래 시스템과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의 중고 명품 플랫폼 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그만큼 시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24조원으로 6배 성장했다. 국내 명품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16조2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명품 시장은 지난해 약 18조9600억원으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에서 인기 있는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의 수수료율은 10~20% 선에 형성돼 있다"며 "직매입이 없기 때문에 재고 걱정을 안 해도 되고, 정·가품 판정만 해주면 손 안 대고 코를 풀 수 있다. 기업들이 중고 명품 거래 시장에 발을 들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9.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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