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당성증 대구 새 사령탑, “빠른 발만큼 두뇌회전이 빠른 축구 구사할 것”
당성증(46) 대구FC 감독 내정자의 목소리는 크고 시원시원했다. 대구는 29일 오전 당성증 현 수석 코치를 모아시르 페레이라 감독에 이어 5대 사령탑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당 내정자는 29일 일간스포츠와 전화통화에서 “내가 입어도 되는 옷인지 망설여 졌다”고 했지만, 준비된 지도자의 자신감이 느껴졌다.당 내정자는 1990년대 초반 발목 부상으로 일찌감치 선수 생활을 접었다. FC서울의 전신인 LG치타스에서 잠깐 뛴 게 프로생활의 전부다. 일반인에겐 무명에 가까운 인사다. 그러나 지도자 준비는 누구보다 착실히 해왔다. 98년 울산 현대 스카우트에 선임 된 뒤 유소년 감독과 1군 코치를 역임하며 10년 넘게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그 사이 대한축구협회 지도자과정 중 최고 단계인 P코스 자격증도 땄다. 2006년, 국내에 처음 과정이 개설됐을 때였다. 당 내정자는 “대학원에서 공부도 했고, 감독을 위해 차근히 준비해 왔다”고 전했다.당 내정자는 승강제가 시행되는 첫 해 프로 감독에 데뷔한다. 승강제 전 단계로 스플릿 시스템이 적용된 올핸 상무 상무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광주FC 한 팀이 강등됐지만 내년엔 다르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팀까지 합하면 최대 3팀까지 2부리그로 내려갈 수 있다. 당 내정자는 “올시즌 스플릿 시스템을 지켜보며 하위 리그 감독님들의 애환을 느꼈다. 내년엔 올 해보다 힘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당 내정자는 ‘스피드’ 축구를 강조했다. 현대 축구 흐름에 맞게 볼 소유와 빠른 템포를 추구한다. 또 미드필더 출신 답게 시야와 판단력을 중시했다. 그는 “액션의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경기 관찰·판단 등 지각적인 면에서의 스피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빠른 발만큼 두뇌 회전도 빨라야 한다는 의미다. 당 내정자는 “오늘 아침에 통보를 받아 아직 깊은 구상은 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축구 철학은 확고했다.당 내정자의 가장 큰 강점은 선수단 장악력이다. 구단 관계자는 “모아시르 감독님이 어머니 같았다면, 당 코치님은 아버지 역할을 맡아 때론 선수들을 나무라고 또 달래기도 했다”며 “3년간 2군 감독과 수석 코치를 하시며 선수들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공격수 송제헌은 “가끔 농담도 던지시는 데 재미는 없다. 그래도 선수들과 늘 소통하려 하신다. 항상 ‘팀’ ‘하나’를 강조하셨다”고 전했다.당 내정자는 “오늘 모아시르 감독님,선수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미팅을 했다. 감독님께선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게끔 이끌려고 하셨다’는 말씀하셨다”며 “감독님께서 선수들을 인격적으로 대하셨던 부분이나 분위기를 잘 끌어오신 점 등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낮은 인지도에 대해선 “어필에 능한 편이 아니라 걱정”이라면서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또 “시민구단이 안고 있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그 안에서 약진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새 감독 취임식은 내달 3일 오전 대구 스타디움 상황실에서 열린다.손애성 기자 iveria@joongang.co.kr
2012.11.29 1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