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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거 시절 '랜선 스승'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롯데 반즈 "영광스러웠다" [IS 피플]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28)는 9일 기준 KBO리그 탈삼진 부문 1위다. 총 63개를 기록했다. 최근 탈삼진 생산 페이스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달 19일 부산 KT 위즈전 10개, 다음 등판이었던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11개, 지난 2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 9개, 그리고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8일 홈(부산 사직구장) 한화 이글스전 13개.한화전 기록한 13개는 역대 롯데 외국인 투수 '한 경기 최다' 신기록이었다.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댄 스트레일리가 갖고 있던 12개를 넘어섰다. 물론 자신의 KBO리그 최다 기록(11개)도 가뿐히 넘었다. 이 경기는 주목도가 컸다. 메이저리그(MLB) 평균자책점 1위(2019시즌·2.32)에 올랐던 '괴물 투수' 류현진이 상대 선발 투수로 나섰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날 5회 말 무너지며 5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반즈는 6회까지 노히트 투구를 하는 등 7과 3분의 1이닝 1실점 호투하며 6-1 승리를 이끌었다. KBO리그에서 3년째 뛰며 '장수 외국인 투수' 반열에 진입한 반즈. 이미 실력을 증명한 투수지만, 이날 호투와 승리는 의미가 컸다. 경기 뒤 반즈는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 선택과 구사가 좋았다"라고 자평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유강남도 슬라이더가 좌우 타자 모두 잘 들어갔고, 빠른 공 구위가 좋아 (슬라이더) 효과가 배가됐다"라고 평가했다. 반즈는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사연을 전했다. 미국 무대에서 뛰던 시절 류현진을 롤모델로 삼고 '자습'을 했던 것. 반즈는 2017년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에 지명받았고, 4년 동안 마이너리그 눈물 젖은 햄버거를 먹다가 2021시즌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다. 반즈가 트리플A와 더블A, 상위 싱글A를 오갔던 2019시즌, 류현진은 어깨 수술 후유증에서 벗어나 새 무기 컷 패스트볼(커터)를 앞세워 MLB 무대를 평정하고 있었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 아시아 투수 최초로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해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나섰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에 올랐다. 반즈는 류현진을 보며 배움을 얻었다. 2019년을 돌아본 반즈는 "더블A(펜사콜라 블루 와후스)에 있을 때 류현진 선수와 내가 비슷한 유형이라고 생각해서, 투구 영상을 보고 배우려고 했다"라고 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바라자 "류현진 선수는 커브를 많이 썼다. 나는 커브를 쓰지 않았지만, 슬라이더를 어떻게 류현진 선수처럼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싱커 등 다른 구종들도 어떻게 비슷하게 던질 수 있을지 분석했다"라고 돌아왔다. 당시 기대주 투수였던 반즈에게 류현진은 '랜선 스승'이었다. 시간이 지나 반즈는 빅리그도 데뷔했고, KBO리그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에 나서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까지 펼쳤다. 우세승은 덤. 반즈는 "(8일) 경기 중에도 류현진 선수가 우리 팀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는 지 봤다. 2스트라이크 이후 좌타자를 상대로도 투심(실제로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걸 보며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영광스러운 경기였다"라며 웃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1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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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체인지업 달고 '커브 피장타율 0.808'...문동주, 결국 '2군행'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스리런 홈런을 두 개나 맞는 등 9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9실점은 프로 데뷔 후 첫 기록이다.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8.78까지 치솟았다. 결국 29일 2군행을 통보 받았다.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 151㎞/h를 기록했던 문동주는 올해 평균 149㎞/h를 찍고 있다. 다소 느려지긴 했으나, 그의 공은 여전히 빠르다. 올 시즌 그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리그 4위다.구종은 지난해보다 다양해졌다. 겨우내 체인지업 장착에 도전했던 그는 '은사'를 만났다. KBO리그 역사상 최강의 체인지업을 구사한 류현진으로부터 그립 등 투구 방식을 배웠다. 이에 따라 문동주의 체인지업 구사율이 지난해 4.4%에서 9.8%로 늘었고,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67에서 0.100으로 줄었다. 2스트라이크 후 체인지업 구사율도 17.9%(2023년 5.6%)로 증가했다.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만드는 과정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른 구종이다. 지난해 주 무기였던 커브, 그리고 그다음으로 많이 던졌던 슬라이더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377, 슬라이더 0.533, 커브 0.385)이 모두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해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258, 슬라이더 0.264, 커브 0.226)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장타 허용은 더 심각하다. 2023년(피장타율 0.417)에도 효과적이지 못했던 문동주의 슬라이더 피장타율은 올해 0.933에 달한다. 지난해 0.261이던 커브 피장타율도 올해는 0.808까지 치솟았다. 체인지업을 제외하면 문동주를 '구원'할 공이 없는 형국이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구종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보다 문동주의 커브가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가 늘어나면서 커브 비율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치상 차이가 크진 않다. 지난해 25%였던 커브 구사율은 올해 21.4% 기록 중이다. 구사율보단 제구와 구위, 무브먼트 등이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28일 허용한 홈런 2개도 한 가운데 실투로 들어간 커브와 슬라이더가 공략당한 결과였다. 문동주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도 스스로 아쉬워했다. 스스로 "아직 내가 어떤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스위퍼 구사를 묻기도 했다. 체인지업이 문동주의 새 결정구가 된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할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투수가 구종 레퍼토리를 늘리는 건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투수마다, 구종마다 적합한 투구 밸런스가 달라서다. 변화구를 추가하고, 기존 구종과 공존하도록 하는 건 베테랑 투수들도 어려워하는 작업이다. 이는 류현진도 겪었던 시행착오다. 2013년 메이저리그(MLB) 데뷔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졌던 류현진은 매년 새 구종을 실험했다. 2014년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 2017년 커터(컷패스트볼), 2019년 투심 패스트볼을 끝없이 장착했다.아마추어 시절 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문동주에겐 구종 추가는 더 어려운 작업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강속구 투수' 이상이 되려면 꼭 관문이기도 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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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연패 끊은 한화, 문동주 나선다...'버티는 법' 넘어 에이스가 필요하다

"예전 같으면 1회에 와르르였잖아요."6연패를 끊은 한화 이글스가 문동주(21)로 연승에 도전한다.한화는 지난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10-5로 대승을 거뒀다. 모처럼 터진 타선의 힘이 컸다. 1회부터 대량 득점을 터뜨렸다. 요나단 페라자가 2안타 1홈런 3타점, 노시환이 3안타 3타점, 채은성이 1안타 3타점, 황영묵과 안치홍도 멀티 히트를 치는 등 상위 타선이 고루 활약했다.좋은 경기였으나 6연패의 흐름을 끊어냈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연패의 요인이었던 선발진은 안정화됐다고 볼 수 없었다. 그나마 가장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던 리카르도 산체스는 이날 4와 3분의 1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에 그쳤다. 불펜진의 무실점 호투로 승리는 챙겼으나 7연승 기간 보여준 선발진 안정화 재현은 요원하다. 연패를 끊어도 다시 패하면 상승세를 되찾기 어렵다. 중요한 길목에서 선발로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가 나선다. 문동주 역시 흐름이 좋지 않다. 지난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 신인왕에 올랐던 그는 올 시즌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6.56에 그친다. 퀄리티스타트가 없고, 4실점 이상 경기가 세 번이나 있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동주에 대해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지난 24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예전 같으면 1회에 와르르 였는데, 그래도 노아웃 만루 위기에서 2점으로 잘 틀어 막았다. 어제는 안 좋은 날씨 속에서도 꾸역꾸역 던졌다. 제구가 심각하게 안 된 건 아니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의 말처럼 선발 투수의 덕목은 꾸준함이다. 컨디션 기복이 있어도 경기를 운영할 줄 알아야 풀시즌 동안 경기를 책임질 수 있다. 문동주의 강속구는 1년 차 때나 지난해나 똑같았지만, 그 기복이 찾아오는 날에는 강속구를 던져도 상대를 잡아내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그 기복을 줄이는 게 '에이스'가 되는 길이다. 최 감독의 말은 전체적인 성적표는 아쉽더라도 문동주가 그 계단을 밟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평균 151㎞/h를 기록했던 직구 구속이 올해 149.5㎞/h를 기록 중이다. 낮아졌긴 했지만, 구속을 부진 원인이라 보기엔 여전히 빠르다. 올해도 최고 158㎞/h 안팎까지 구속이 측정된다.눈에 띄는 건 구종이다. 지난해 문동주의 주 구종은 커브(25%) 슬라이더(16.3%)였다. 지난해 커브 피안타율이 0.226,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0.264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런데 올해 두 구종이 말을 듣지 않는다. 슬라이더는 던지기조차 두려운 구종이 됐다. 피안타율이 0.500에 달한다. 커브도 피안타율이 0.348까지 치솟았다. 대신 눈에 띄는 게 체인지업이다. 지난해 피안타율 0.267을 기록했던 체인지업을 올해 피안타율이 0.100에 불과하다. 새로운 결정구로 삼을만큼 성과가 좋다. 구사율도 4.4%에서 10.8%까지 늘렸다.다만 최원호 감독은 다른 구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작년보다 커브가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가 늘어나면서 커브 비율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그의 커브 구사율은 지난해보다 2.3% 줄어든 22.7%다.지난해 최원호 감독은 시즌 마지막까지 기용 욕심을 뿌리치고 문동주의 이닝 관리를 철저하게 지켰다. 올해는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는다. 최 감독은 "규정 이닝을 목표로 가고 있다. 우리가 판단했을 때 동주가 구위가 조금 떨어지고, 한 텀 쉬는 게 좋다고 판단되면 엔트리에서 한 번 빼고 쉬게 할 계획은 있다"고 설명했다.그만큼 다른 변수 없이 오롯이 문동주의 성장과 호투를 기대해야 할 때다. 믿었던 류현진이 흔들리고 외국인 투수 두 명도 기복을 보인다. 바통은 문동주에게 넘어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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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클래식] 포크볼 의존하는 마무리 투수들, 한계는 명확하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가장 뇌리에 남는 마무리 투수는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이다. KBO리그 최다인 381세이브를 기록한 것만 봐도 그렇다. '돌직구'라고 불릴 만큼, 그의 포심 패스트볼 스피드와 회전력은 최고였다. 과거 김용수, 이상훈, 구대성, 임창용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한 마무리 투수였다. 그러나 성적과 위압감 등을 종합하면 오승환이 단연 으뜸이다. 투수로는 현역 최고령인 오승환도 세월 앞에서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올 시즌 2승 3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65로 부진하다. 그러나 오승환은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셋업맨과 마무리 역할까지 맡아 실력을 인정받았다. 선동열(통산 평균자책점 1.20)과 송진우(통산 최다승·210승)도 KBO리그 최고 우완, 좌완 투수로 각각 132세이브, 103세이브를 올렸으나 전문 마무리 투수는 아니었다. 최근 KBO리그 마무리 투수를 보면 하나같이 불안하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다. 과거 마무리 투수들은 구위, 제구, 체력이 모두 뛰어났다. 김용수는 포심 패스트볼(포심), 투심 패스트볼(투심), 슬라이더 세 구종을 던졌다. 이상훈은 포심과 슬라이더, 구대성은 다양한 구종으로 승부했다. 오승환은 포심과 슬라이더 투 피치에 가깝지만, 투구 회전력이 워낙 좋고 공이 묵직했다. 이들은 모두 구위와 제구력을 활용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유리하게 승부를 펼쳤다. 또한 투수 분업화가 이뤄지기 전이어서 7~8회에 등판하는 경우도 잦았다. 요즘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한 이닝, 9회를 깔끔하게 막는 투수가 별로 없다. 특히 포크볼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검지와 중지를 최대한 벌려 잡는 포크볼은 자유자재로 제구하기 어려운 구종이다. 몸쪽이나 바깥쪽 코너워크가 까다롭다. 자칫 투구가 한가운데로 몰려 얻어 맞을 수 있다. 포크볼은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뜨려 헛스윙을 유도해야 효과가 가장 좋은데 타자가 속지 않으면 볼이 늘어난다.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마무리 투수의 포크볼 구사 비율이 40~50%대에 이르기도 한다. 포크볼에 의존하다 보니 볼을 남발한다. 자연스럽게 이닝 당 투구 수가 늘어나고, 그들의 책임 이닝은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클로저는 LG 트윈스 고우석이다.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만난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가 고우석을 가리키며 "감독님, 우석이는 커터(컷 패스트볼)가 좋습니다. 그래서 공략하기 힘듭니다"라고 하더라. 고우석은 포크볼을 던지지 않는다.일본 투수들도 포크볼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한다. 메이저리그(MLB)에선 마무리 투수가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더라. 체인지업 구사가 어려우면, 투심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마무리 투수 중에는 몸쪽으로 투심을 던지는 투수가 거의 없다.오른손 투수가 투심을 던지면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살짝 휜다. 때문에 투심은 병살타를 유도하기 쉬운 구종이다. 마무리 투수의 빠른 공에 대처하려는 타자를 현혹하기 쉽다. 포크볼이 구속이나 상하 움직임을 통해 배트를 끌어내면 좋지만, 볼을 남발하기 일쑤다. 투심 승부를 하면 타자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포심과 포크볼로 이뤄진 투 피치로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더 과감한 승부, 정교한 제구를 자랑하는 든든한 마무리 투수가 늘어났으면 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3.07.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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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두 번의 만루 위기 넘긴 LG 플럿코, 키움 잡았다

초반 위기를 넘긴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32·LG 트윈스)가 시즌 첫 승 사냥에 성공했다.플럿코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2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하며 7-1 승리를 이끌었다. 사사구가 적지 않았지만, 피안타를 최소화하며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출발은 매끄럽지 않았다. 1회 말 볼넷 3개로 2사 만루를 자초했다. 위기 순간 집중력이 돋보였다. 김휘집 타석에서 직구 3개로 헛스윙 삼진을 뺏어냈다. 2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플럿코는 3회 말 다시 한번 만루 위기에 몰렸다. 선두타자 이용규를 중전 안타로 내보낸 뒤 후속 김혜성의 2루 땅볼을 서건창이 실책해 무사 1·2루. 김태진과 에디슨 러셀을 범타 처리했지만, 이형종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다음 타자는 1회와 마찬가지로 김휘집. 플럿코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시속 147㎞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두 번의 결정적 위기를 넘긴 플럿코는 4~5회를 피안타 1개,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6회 말 배턴을 불펜에 넘겼다. 투구 수가 89개(스트라이크 54개)로 6회 등판도 가능했지만, 다음 등판 일정(9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았다.이날 플럿코의 직구(35개) 최고 구속은 147㎞/h까지 찍혔다. 변화구로는 커브(10개) 슬라이더(14개) 체인지업(15개) 컷 패스트볼(15개)을 섞었다. 2회까지 슬라이더와 컷 패스트볼의 비중이 높았고 3회부터는 체인지업과 커브 구사가 많았다. 투구 패턴을 적극적으로 바꿔가면서 키움 타자들과 수 싸움했다. LG 타선은 장단 11안타로 7득점 하며 플럿코의 승리 투수 요건을 만들어줬다. 불펜도 정우영(1이닝 1피안타 1실점) 함덕주(1이닝 1피안타 무실점) 박명근(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유영찬(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이 4이닝을 1실점으로 처리했다.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뒤 "경기 초반 플럿코의 변화구 제구가 안 되면서 위기가 있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5회까지 버텨준 것이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줬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0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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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키움 천적' 폰트의 직구 맞혀잡기는 또 통할까

키움 히어로즈의 '천적' 윌머 폰트(32·SSG 랜더스)가 또 한 번 위력을 발휘하고 팀 우승을 이끌까. SSG 랜더스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키움과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6차전을 치른다. 5차전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SSG는 지난 2일 2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폰트가 다시 선발로 출격한다. 폰트는 SSG가 자랑하는 외국인 에이스.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비록 시즌 막판 체력 문제로 흔들렸지만, 184이닝을 소화하며 김광현(34)과 함께 팀의 '와이어 투 와이어'를 이끌었다. 폰트는 KS 맞상대인 키움을 상대로 더 막강했다. 그는 정규시즌 키움전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62를 기록한 '특급 천적'이다. 지난 2차전 역시 7이닝 1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폰트의 KS 호투는 주 무기를 100% 활용한 덕분에 가능했다. 폰트의 주 무기는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와 슬라이더, 커브다. 직구와 변화구의 용도가 다르다. 가장 많이 던지는 건 직구지만, 삼진은 변화구로 뺏어 내는 경우가 많다. 시즌 구사율이 66.2%인 직구는 맞혀 잡는 용도로 많이 쓰는데, 공략이 쉽지 않다. 폰트의 직구는 정규시즌 평균 분당 회전수 2836.6회, 피안타율 0.220, 타구 속도 시속 132.5㎞(이상 스포츠투아이 기준)를 기록했다. 올 시즌 1000구 이상을 던진 투수 중 각각 최고 1위, 최저 3위, 최저 1위를 기록했다. KS 2차전에서는 직구 구사가 눈에 띄었다. 무려 100구 중 83구에 달했다. 이날 높은 공을 많이 잡아주는 판정 성향을 이용해 하이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했고,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에도 직구를 두려워하지 않고 꽂아넣었다. 억지로 헛스윙을 노리지 않고도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해 실점을 최소화했다. 실제로 이날 키움 타자들도 폰트의 직구를 노렸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폰트는 2차전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키움 타자들이 직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지켜봤고, 스윙을 끌어내기 위해 집중했다. 그래서 직구 비율이 높았다"며 "포수 이재원이 완벽했다. 타자마다 구종을 잘 섞어 사인을 내줬고, 위아래 바깥쪽을 잘 섞어서 미트를 대줬다. 덕분에 마음 놓고, (포수와 야수진을) 믿고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순서는 2선발이지만, 폰트의 입지는 김광현에 버금가는 에이스 급이다. 1차전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한 SSG가 이후 2연승을 거둔 것도 폰트의 완벽투로 분위기가 바뀐 덕분이었다. 김원형 SSG 감독도 1차전 김광현-2차전 폰트로 예고한 것에 대해 “원래 우리 팀 1선발은 폰트였다”며 “개막전 선발도 폰트였다. KS에서도 둘 중 누구를 먼저 낼지 고민했다”고 할 정도로 믿음을 드러냈다. 물론 폰트가 KS 6차전에서 2차전과 전혀 다른 공 배합으로 나설 수도 있다. 그는 정규시즌 키움전에서도 직구 승부에 집중하다가 중심 타자 이정후를 상대로만 3구 연속 변화구로 삼구 삼진을 잡아낼 만큼 노련한 투수다. 키움 타자들은 폰트가 다시 한번 직구로 범타를 유도할지, 커브로 삼진을 유도할지 알아내야 한다. 양측의 노림수가 6차전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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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고우석, 3년이 지나 ‘진짜 가을 마무리’가 됐다

구원왕 고우석(24·LG 트윈스)에게 네 번째 가을 야구가 찾아왔다. 더 원숙해졌고, 그래서 더 단단해졌다. 고우석은 지난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 9회 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 2탈삼진을 기록하고 6-3 승리를 지켜냈다. 상대가 키움이기에 더 의미 있는 호투였다. 지난 2017년 프로에 입단한 고우석은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로 주목받았다. 1군에 자리 잡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2019년 잠재력이 만개했다. 8승 2패 3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2로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가을야구에서는 달랐다.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2019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스스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준PO에서는 키움에 끝내기 홈런으로 패배를 헌납했다. 당시 박병호에게 시속 153㎞의 직구를 높은 존에 던졌으나, 상대의 노련한 노림수에 당했다. 순탄할 것 같았던 고우석의 커리어는 이후 다소 험난하게 흘러갔다. 2020년에는 4패 17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0으로 부진했다. 2021년에는 1승 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하면서 블론세이브가 7개에 달했다. 그랬던 고우석은 올 시즌 진정한 수호신으로 성장했다.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2019년 성적을 모든 부분에서 뛰어넘었다. 올 시즌 구원왕에 올랐고, 구단 사상 첫 40세이브 고지에도 올랐다. 기존에 구사하던 직구와 슬라이더에 더해 커브 구사가 좋아지면서 투구가 원숙해졌다. 완숙해진 고우석의 피칭은 24일 1이닝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앞선 두 타자를 모두 직구로만 잡아냈고, 마지막 타자였던 임지열을 상대로 직구 없이 변화구만 5개를 던졌다. 이유가 있었다. 고우석은 “나름대로 생각을 가지고 들어갔다. 선발 투수는 경기 전 계획을 세워놓고, 경기 중 좋은 공을 선택하면서 던진다. 하지만 나처럼 짧은 이닝을 던지는 투수는 많은 구종을 던질 수 없다. 변화구 감각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직구는 변화구를 미리 (충분히) 던져본 다음 던지려고 미뤘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 종료 후 PO 전까지 12일 동안 실전 감각이 부족했으니 남은 PO 경기, 그리고 한국시리즈(KS)까지 내다본 전략이었다. 고우석은 “2019년에는 (투구 계획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못 했는데, 돌아보니 당시에는 기초적인 계획도 세우지 않고 타자와 승부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그저 포수 사인대로만 던졌다. 타자의 장단점을 미리 파악했어도 투구할 때는 기억이 안 났다"며 "그런 점이 그때의 경험 부족이고, 지금 와서 많이 성장한 차이점 같다”고 설명했다. 마운드 밖에서도 고우석은 차분하고 여유 있었다. 팬들이 주목한 키움과의 '복수전'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고우석은 “그때 만났던 키움과 지금 키움은 선수단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 그리고 그런 경기들이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당장 2차전 결과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오랜 친구이자 '예비 처남'이 된 이정후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고우석은 담담하고 여유 있게 답했다. 그는 "관련해 질문을 많이 받는데 내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나와 (이)정후의 싸움이 아니라 LG와 키움의 싸움이다. ‘왜 이렇게 주목받지?’라는 생각도 든다"며 "승리만 생각하려고 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지 않을까. 정후와 만나도 쑥스럽지 않다. 가을 야구이기 때문에 무조건 (이정후를) 잡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처남에게 무슨 공을 던질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직구 아니면 변화구"라고 유쾌하게 답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25 17:21
프로야구

[IS 포커스]'155㎞' 곽빈, 구위에 드디어 안정감을 더했다

곽빈(23·두산 베어스)이 던지는 강속구가 드디어 스트라이크존에 자유자재로 꽂히기 시작했다. 곽빈은 올 시즌 6승 8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 중이다. 승운은 따르지 않지만, 모든 성적이 지난해(4승 7패 평균자책점 4.10) 이상이다. 특히 후반기로 좁히면 평균자책점이 2.21로 특급이다. 실점만 적은 게 아니라 후반기 여섯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말 그대로 '에이스 모드'다. 결과보다 좋은 건 과정이다. 곽빈은 재활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에도 선발 투수로 시즌을 소화했다. 21경기에 나와 19경기에서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비교적 적게 실점했으나 제구 난조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9이닝당 볼넷 7.21개로 그해 규정 이닝 50% 이상 투수 중 1위를 기록했다. 변화구는 물론 직구조차 스트라이크를 장담하지 못했다. 반면 올 시즌은 직구와 변화구 모두 능수능란하게 스트라이크를 꽂고 있다. 6승을 거둔 지난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무실점 6탈삼진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5㎞를 기록한 직구로 잡은 삼진은 2개뿐이었다. 대신 커브(3개)와 고속 슬라이더(1개)가 고루고루 결정구 역할을 했다. 특히 로벨 가르시아를 상대로 커브를 던져 루킹 삼진 두 개를 잡아낸 장면은 이날 투구의 백미였다. 지난해 실험했던 포크볼을 버리고 반대쪽 타자를 잡는 구종으로 체인지업에 집중한 게 효과를 보고 있다. 제구가 향상되자 볼넷이 급감했다. 곽빈의 올 시즌 9이닝당 볼넷은 4.13개다. 여전히 많은 편이지만, 지난해 절반 수준이다. 후반기로 좁히면 2.43개로 다시 그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지난해 55.6%였던 스트라이크 비율이 올해 후반기로 좁히면 66.5%까지 증가했다. 문자 그대로 환골탈태 수준이다. 변화구 구사가 달라진 점을 묻자 김태형 두산 감독과 포수 박세혁 모두 "원래 변화구를 잘 던졌던 투수"라고 답했다. 지난해 난조는 재활 과정에서 생긴 투구 감각의 문제였던 셈이다. 곽빈은 "지난해는 너무 오래 쉬다가 돌아와 경기 감각이 떨어진 시즌이었다"면서도 "욕심도 많았다 내가 던지는 날에는 무조건 이겨야 하고, 승리 투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그 욕심이 조금씩 사라졌다. 이닝을 많이 던지고, 선발 투수의 책임을 다하겠다고만 생각하니 투구 내용이 조금씩 좋아졌다. 작년보다 올해가, 올 시즌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더 좋아진 것도 그런 이유 같다"고 말했다. 곽빈에게는 자극제가 하나 더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다. 올 시즌 13승 7패 평균자책점 2.09 196탈삼진을 기록 중인 그는 잠재력을 만개하고 리그 대표 에이스로 성장했다. 곽빈은 지난해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그와 맞대결을 펼친 후 "가장 친한 친구와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펼쳤다.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가 아닐까. 이렇게 어린 나이에 정말 좋은 기회를 경험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곽빈은 "투구하다가 답답할 때는 우진이한테 많이 물어본다. 우진이도 나를 보고 많이 답답해하더라"고 웃으면서 "나에게 '좋은 공이 있는데 왜 풀카운트에 자주 몰리고 피해가느냐. 바보 같다'고 하더라. 우진이 경기를 챙겨 보는데 나랑 다른 야구를 하고 있더라. 많이 보고 공부하면서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 덕분일까. 곽빈의 후반기 성적과 제구는 안우진(평균자책점 2.23 스트라이크 비율 65.9%)과 흡사해졌다. 두산의 성적은 19일 기준 9위로 떨어져 있다. 그러나 남은 시즌을 향한 곽빈의 의지는 여전히 뜨거웠다. 그는 "올해는 내년을 더 좋은 시즌으로 만들기 위한 시발점"이라며 "두산은 내년에도 이렇게 될 팀이 아니다. 내년에는 더 올라갈 팀이란 점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9.19 06:35
야구

'누가 투 피치래' 체인지업 비율 늘리고 반등한 'KK'

체인지업을 앞세운 'KK'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2021 메이저리그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김광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6-0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3연승을 질주한 김광현은 시즌 4승(5패)째를 따내며 평균자책점을 3.11(종전 3.39)까지 낮췄다. 7월에 선발 등판한 3경기 평균자책점이 0.50(18이닝 1실점)에 불과하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선발 투수 중 가장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전반기 마침표를 찍었다. 김광현은 6월 중순 '위기의 남자'였다. 6월 21일 애틀랜타전(4이닝 3피안타 1실점)과 26일 피츠버그전(4⅓이닝 7피안타 4실점)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 모두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비율이 70% 안팎으로 높았다. 특히 피츠버그전에선 두 구종의 비율이 무려 85%였다. 커브(8개)와 체인지업(2개) 비율은 낮았다. 타자는 타석에서 빠른 공과 슬라이더 두 가지만 대처하면 됐다. 같은 타자를 여러 번 상대 해야는 선발 투수의 특성상 긴 이닝을 책임지기 힘들었다. '투 피치' 유형은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불펜 투수에 어울리는 레퍼토리로 김광현이 풀어내야 할 숙제였다. 변화가 통했다. 지난 1일 애리조나전에서 반등한 김광현은 6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180도 달라진 투구 레퍼토리를 보여줬다. 비중이 거의 없던 체인지업 비율을 17%까지 끌어올렸다. 타자들은 혼란스러웠고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시즌 3승 사냥에 성공했다. 김광현은 11일 컵스전에선 '스리 피치' 투수였다. 포심 패스트볼(42개)과 슬라이더(31개) 비율이 여전히 높았지만, 커브 구사를 줄이고 체인지업(15개)을 높였다. 고비마다 체인지업이 빛났다. 볼카운트를 잡는 유인구는 물론이고 위닝샷으로도 활용했다. 김광현은 컵스전 1회 말 1사 후 연속 피안타로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4번 타자 하비에르 바에스를 4구째 2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볼카운트 2볼에서 3구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한 뒤 4구째 포심 패스트볼로 의표를 찔렀다. 2회 선두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상대해선 2스트라이크에서 3, 4구째 연속 체인지업 이후 5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결정구를 던지기 전 '셋업 피치'로 체인지업이 위력적으로 꽂혔다.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4회 말 2사 2루에서도 체인지업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이안 햅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6구째 79.5마일(127.9㎞)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5구째 포심 패스트볼에 이은 강약 조절이 돋보였다. 김광현은 5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체인지업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메이저리그(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김광현의 체인지업 중 타자가 스윙한 건 11개. 이 중 헛스윙이 7개(64%)였다. 포심 패스트볼(19%)이나 슬라이더(21%)보다 월등히 많은 헛스윙을 끌어내 이닝 소화에 큰 도움을 줬다. '투 피치'만 생각한 컵스 타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경기 뒤 "체인지업에 스윙이 많이 나왔다는 건 긍정적이다. 직구(포심 패스트볼)와 슬라이더 이외 구종을 (KBO리그에서) 연습하고 훈련했던 게 지금 와서 잘 써먹는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이어 "경기 전부터 (포수인) 몰리나가 낮게 던지자는 얘길 많이 했다. 오늘 (포수 사인에) 고개를 한 번도 흔들지 않았는데 체인지업을 받아보고 좋으니까 사인을 많이 냈던 거 같다. 결과도 좋았다"며 "체인지업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 더 생기지 않았나 싶다. 자신 있게 던지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체인지업 비율이 아주 높은 건 아니다. 하지만 적재적소에 잘 활용했다. 주자가 없을 때는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고 주자가 있을 때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자주 던졌다"며 "체인지업이 구사가 엄청 많아진 건 아니지만 던질 때가 확실히 구분된 느낌이었다. 제구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 2021.07.12 07:54
야구

소형준, 첫 번째 슬림프 탈출 원동력 세 가지

KT 신인 우완 투수 소형준(19)이 첫 번째 슬럼프를 이겨냈다.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소형준은 최근 등판한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평균자책점은 1.46. 소형준은 1일 수원 SK전에서 6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6월 3일 수원 두산전 이후 일곱 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이어 11일 다시 SK전에서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연승을 달렸다. 소형준은 한동안 부진했다. 김진우(2002년 KIA), 류현진(2006년 한화)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고졸 신인 데뷔 2연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일곱 번째 등판이었던 6월 14일 대구 삼성전부터 부진했다. 6월 26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데뷔 후 최저 이닝(2⅔)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형준은 7월에 반등했다. 휴식이 보약이었다. 소형준은 6월 27일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2주 동안 휴식기를 보냈다. 소형준은 "2주 동안 몸도 회복했고, 부족했던 부분을 돌아봤다. 실투를 떠올리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소형준의 휴식은 KT 벤치가 미리 계획한 선수 관리였다. 신인 투수가 5~6일 간격으로 9번 연속 등판했으니 부담이 될 만했다. KT는 재충전 시간을 충분히 줬다. 덕분에 소형준은 장맛비로 인해 등판 간격이 열흘 이상 벌어진 최근 두 차례 등판(8월 1일, 11일 SK전)에서 모두 호투했다. 휴식기에 새 무기 컷 패스트볼(커터)도 장착했다. 시속 141㎞까지 찍히면서 우타자 바깥쪽으로 살짝 꺾이는 공이다. 변화 폭은 슬라이더보다 크지 않지만, 스피드가 더 빠르다. 11일 SK전에서 17개를 던졌다. 소형준은 "기존 커브의 위력이 줄었다. 슬라이더를 던지면 타자가 직구에 대응한 스윙에도 걸리더라. 그래서 (커터를) 연마했다"고 설명했다. KT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가 커터를 구사해 소형준이 배울 수 있었다. 이후 KT의 투수 파트 코치진이 가다듬었다. 새 무기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거나 손에서 빠질 때도 있다. 그러나 커터를 던지는 것만으로도 타자의 타이밍을 잘 빼앗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최근 (소)형준이의 반등은 커터 구사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우타자 몸쪽 낮은 쪽으로 파고드는 투심 패스트볼과 바깥쪽으로 빠지는 커터가 소형준의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체인지업 활용을 높인 것도 중요한 반등 요인이었다. KT 주전 포수 장성우는 "박승민 투수 코치님이 '투심 패스트볼도 속구 계열이기 때문에 (속구를 노리는) 타자 배트에 걸릴 수 있다'고 하셨다. 데이터를 보니 체인지업 구사율이 높은 경기에서 (소)형준이의 투구가 좋았다. 그래서 체인지업 사인을 더 많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무기의 활용법을 바꾼 것이다. 소형준도 코치·포수와 소통하면서 공 배합 변화에 수긍했다. 휴식 후 복귀전이었던 7월 11일 삼성전에서 그의 체인지업 구사율은 33.3%로 꽤 높았다. 결과는 6이닝 2자책점 무실점. 지난 11일 SK전에서도 체인지업 비율(31.9%)을 유지했다. 매 경기 공 배합은 바뀔 수 있다. 새 무기 커터를 통해 소형준의 레퍼토리가 한층 다양해졌다. 여기에 체인지업 비중을 결정구 수준으로 높였다. 체인지업 덕분에 빠른 공의 체감 위력도 증가했다. 소형준은 구종의 선순환 효과를 보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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