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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반등, 두산의 '7월 정상화' 첫 번째 조건

두산은 통합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이영하(23)가 2019시즌에 보여준 투구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2017시즌 양현종(KIA), 2018시즌 김광현(전 SK). 한국시리즈 우승팀에는 외인 듀오 앞 또는 뒤에서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는 토종 에이스가 있었다. 지난주까지 2위에 3.5게임 차 앞서며 1위를 지킨 NC에는 기량이 일취월장한 구창모(23)가 있다. 역대 대표 좌완 계보를 잇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강팀은 외인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토종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2019시즌 통합 우승팀인 두산에는 이영하가 있었다. 17승(4패)·평균자책점 3.64를 거뒀다. 올 시즌은 1, 2선발로 기대받았다. 그런 그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2020시즌에 등판한 8경기에서 1승 3패·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했다. 2019시즌에 0.242던 피안타율은 0.320, 1.28이던 이닝당 출루 허용은 1.87까지 올랐다. 5월 30일 잠실 롯데전, 6월 5일 잠실 KIA전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해내며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는 타선이 4회 공격까지 15득점을 지원했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3이닝 연속 실점을 했고, 4회말 2사 1·3루에서 박용택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강판됐다. 이 경기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두 차례나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이튿날 경기 전 브리핑에서는 심리적으로 부담을 크다 보니, 애써 릴리스 포인트를 높이려다가 투구 밸런스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19일 LG전은 이영하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고 나선 등판이다. 벤치는 팔 스윙이 무겁다는 이유로 조정기를 부여했다. 이영하는 국내 3차 캠프에서 치른 청백전, 4월 21일부터 소화한 대외 연습경기에서도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다. 페이스 또는 컨디션 조절한다는 이유였다. 미야자키(일본) 2차 스프링캠프 실전 등판에서는 컨디션이 좋았다. 슬라이더는 마치 포크볼처럼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조정된 일정 탓에 컨디션 관리에 영향을 받은 모양새다. 슬라이더의 낙구 시점이 타자를 현혹하지 못하고 있고 제구도 안 되고 있다. 피안타를 줄이기 위해 변화구 승부를 하다가 볼넷을 내주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투구 외적인 악재도 있다. 지난 시즌에는 초반부터 많은 승수를 거두며 심적 부담을 덜고 다음 등판에 나설 수 있었다. 올 시즌은 개막전 승리 이후 7경기 연속 2승째를 올리지 못했다. 내야진에 주전급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다 보니 수비 지원도 2019시즌에 비해서 받지 못하고 있다. 두산 지난주까지 25승16패(승률 0.610)을 기록하며 리그 2위를 지켰다. 부상자가 많고, 6월 둘째 주에는 타선의 타격감이 동반 침체하며 위기에 놓였지만 지난 주말 3연전에서 LG에 3연승을 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했고, 옆구리 부상을 당한 오재일도 7월 초에는 라인업에 포함될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도 "주전 선수들이 돌아오는 7월에는 정상적인 경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두산은 디펜딩챔피언이다. NC에 1위를 내준 상태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부상 변수는 매 시즌 존재했고, 코로나19 정국에서 진행되는 시즌인 만큼 모든 팀이 저마다 악재가 있다.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즌. 4번 타자, 에이스 등 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는 기대 받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며 생긴 공백은 우완 박종기가 메워냈다. 유희관은 4선발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영하만 남았다. 그의 반등은 두산의 전력 정상화와 1위 추격에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그동안 지켜보던 사령탑은 이례적으로 심리 관리에 나섰다. 이영하의 다음 등판은 오는 25일 문학 SK전이 될 전망이다. 팀 타율 9위 타선이다. 호투, 1승은 반등 발판이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2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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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시즌에 등장한 새 얼굴, 알토란 활약으로 활력 UP

각 구단은 연기된 개막, 길어진 준비 기간 동안 내부 경쟁력을 면밀히 살필 수 있었다. 이 시기에 등장한 새 얼굴들이 정규리그에서 활력을 더하고 있다. KT는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 주전 외야수 한 명을 얻었다. 배정대(25)가 비로소 잠재력을 드러냈다. 2014년 1라운더 출신 유망주지만 수비력에 비해 공격이 따라주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향상된 스윙, 타구 속도를 보여줬지만 이미 외야에는 자리가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국내 3차 캠프가 차려지면서 기회가 왔다. 모험을 감행할 시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외야수던 강백호의 1루수 전환을 유도했다. 내야 오른쪽 수비 범위 저하를 감수했지만, 외야 전 범위 수비력 강화를 꾀할 수 있었다. 배정대가 빈 외야 한 자리에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관건은 배정대의 타격 능력. KT 코칭 스태프는 겨우내 직접 확인한 성장세를 믿었다. 선수는 부응했다. 31경기에서 타율 0.357. 장타율은 0.536를 기록했다. 무안타는 4번뿐이다. 주루 능력도 뛰어나다. 10일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3루타(3개)를 기록한 타자다. KT가 최근 팀 성적이 좋지 않은 탓에 가려 있지만, 올 시즌 등장한 새 얼굴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선수다. 올 시즌은 변수가 많다. 11일에는 시즌 두 번째 더블헤더가 열렸다. 조만간 장마철이다. 루틴대로 비시즌을 준비하지 못한 탓일까. 부상자도 유독 많다. 지난 9일 하루에만 5명이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민병헌(롯데), 허경민(두산), 황재균(KT) 등 각 팀 주축도 있다. 팀 뎁스가 장기 레이스 막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전급 백업 확보, 실력 차 감소 유도가 올 시즌의 화두다. KT는 길어진 준비 기간을 활용해 이전보다 탄탄한 베스트 라인업을 만들었다. 두산도 사령탑이 청백전 기간 동안에 직접 눈으로 확인한 신예가 내, 외야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비상 상황에서 기회를 얻었다. 신인 외야수 양찬열(23)이 그 주인공이다. 하위 라운드(8) 지명 선수지만 불과 청백전 3경기로 김태형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김 감독은 "모든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군 경기에서의 숫자로 증명했지만 콘텍트 능력도 괜찮다. 여러 가지 면에서 활용도가 높은 선수이기 때문에 당분간 1군에서 활용할 생각이다"고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4할 타율을 유지하며 콜업을 예고했다. 지난 주말 KIA 3연전에 모두 선발로 나서서 스윕승에 기여했고, 10일 열린 1위 NC와의 경기에서도 멀티 출루를 하며 제 몫을 했다. 2-0, 근소하게 앞선 7회에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들어 빅이닝 발판을 놓았다. KIA 내야수 김규성(23)도 아직 생소한 이름이다. 2016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에 지명된 무명. 2군에만 있었고,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현재 이 선수는 왼쪽 대퇴이두근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주전 2루수 김선빈의 자리를 메우고 있다. 10-0으로 완승을 거둔 11일 수원 KT전에서는 데뷔 첫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그동안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나섰지만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는 매우 인상적인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잇다. 김규성도 청백전 정국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다. 플로리다(미국)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는 그저 눈길을 끄는 새 얼굴 수준이었다. 그러나 국내 3차 캠프 청백전에서는 주로 비주전 선수로 구성된 팀에 선발 유격수로 나섰고, 4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마무리투수 문경찬으로부터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수비와 주루는 공격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개막 30경기 만에 무더운 날씨, 우천 취소 일정과 싸워야 한다. 처음 겪는 상황이다. 몸 관리는 필수이자 성적을 가를 변수다. 앞으로도 새 얼굴 활용은 늘어날 전망이다. 긴 청백전 시즌에 내부 전력을 두루 살핀 팀이 유리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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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분석]강백호, 수비력이 타석에 미친 영향? '없지는 않았다'

성장통이 불가피하다. 포지션을 전환한 강백호(21·KT)가 불안한 수비를 보여줬다. 그러나 스스로 반등 계기를 만들었고, 좋은 기운을 탔다. KT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2-13으로 패했다. 2회초 2사 1·2루에서 장성우가 선제 홈런을 치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선발투수 김민이 3회투구에서 김재환에게 만루 홈런을 맞고 역전을 내줬다. KT 마운드는 4회와 5회도 각각 3점씩 빼앗겼다. 반격했다. 6, 7회에 각각 1점과 2점을 냈다. 상대 필승조를 무너트리며 역전까지 해냈다. 그러나 마무리투수 이대은이10회말에 오재일에게 동점 홈런을 내줬고, 11회에는 무사 1루에서 2루수가 연속 실책을 범하며 끝내기 실점을 했다. KT는 8일에 열리 두산과의 1차전에서 12-3으로 완승을 거뒀다. 신인 투수 소형준이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버텨냈고, 타선도 넉넉한 지원을 해냈다. 롯데와의 개막 3연전에서 흔들렸던 불펜진도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비가 변수가 됐다. 좋은 기세를 이어갈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9일 경기가 취소됐다. 등판이 하루 밀린 젊은 투수 김민은 2019시즌에는 비교적 잘 상대하던 두산 타선에 무너졌다. 5회부터 가동된 불펜도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써내려간 역전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1루수 강백호도 우려를 자아냈다. 지난 시즌까지 외야수로 나서던 그는 청백전 정국을 통해 1루수 전환 가능성을 엿봤고, 실제로 실현됐다. 실전을 통해 적응하고 있지만 아직은 불안하다. 10일 두산전에서도 그랬다. 1회말 1사 1루에서 오재일의 땅볼 타구를 포구한 뒤 베이스를 밟고, 2루 송구를 했다. 공은 마치 타구처럼 높은 위치에서 허공을 갈랐다.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최주환의 강습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내야 안타를 헌납했다. 4회 무사 1루에서는 안권수의 번트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자신이 잡을 수 없는 타구였고, 측면으로 비켜준 것까지는 좋았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이어지는 상황을 주시하고 커버를 준비해야 했다. 시선은 1루로 향하지 않았다. 김민이 악송구를 하며 공이 뒤로 빠졌고 주자와 타자 모두 진루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김재환의 타구를 숏바운드 처리하면서 다시 펌블을 했다. 예견된 문제다. 타선의 공격력 향상을 위해서는 거쳐야 할 과정이었다. 그러나 너무 안 좋은 수비가 나오면 타석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신조차 덤덤한 편이라며 문제로 삼지 않았지만, 3회 이후 타석에서는 특유의 위압감 있는 스윙이 나오지 않았다. 이 경기에서도 7회 네 번째 타석까지 무안타였다. 그러나 시즌 두 번째 홈런을 중요한 순간에 때려냈다. KT가 9-11, 2점 차까지 추격한 9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서 이형범을 상대로 우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 홈런에 앞서 좋은 수비가 있었다. 두산이 8회말 1·2루에서 허경민이 안타를 치며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 상황에서 1루 주자 박세혁이 3루까지 질주했다. 강백호는 중견수의 송구를 마운드 위에서 커트한 뒤 바로 3루수에게 송구해 박세혁을 잡아냈다. 판단력이 좋았다. 이 플레이 뒤 나선 타석에서 친 홈런. 의미하는 바가 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단행한 변화가 정착할 시간을 기다린다. 새 테이블세터도 마찬가지다. 20경기 정도는 지켜볼 전망이다. 강백호의 수비는 경험 축적이 답이다. 그러나 공격력 향상을 위해 시도한 변화로 인해 원래 강점까지 무뎌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시너지가 될 수도 있다. 선수 개인에게나 팀에 화두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1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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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분석]두산, 무너진 필승조...시즌 초반 화두는 불펜 정비

두산 불펜이 무너졌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7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4번 타자 김재환이 3회말 무사 만루에서 역전 만루포를 쳤고, 외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4회 타석에서 3점포를 쳤다. 5이닝 만에 10점을 지원했다. 그러나 10-3으로 앞선 6회 수비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매 이닝 실점했다. 이용찬은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기복이 있었다. KT전도 초반 난조를 딛고 잘 버텨냈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무사 만루를 허용했다. 10-4, 6점 차로 앞서고 있었지만 추격 빌미를 제공했다. 이 상황에서 불펜진은 구원투수가 되지 못했다. 마운드에 오른 박치국은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를 내줬다. 타자와의 승부 중에 교체되기도 했다. 심우준에게 2구 연속 볼을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산 벤치에서도 가급적 피하는 선택이다. 세 번째 투수 윤명준은 심우준에게는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로 상대한 오태곤은 삼진으로 잡아냈다. KT 간판 타자 강백호에게도 1루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윤명준도 흔들렸다. 8회에 선두타자로 상대한 유한준과 후속 멜 로하스 주니어는 각각 삼진과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황재균과 박경수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셋업맨이자 좌완인 함덕주까지 투입됐다. 장성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고, 이어진 조용호와의 승부에서도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7점 차로 이기던 경기에서 마무리투수까지 등판했다. 함덕주도 박치국처럼 심우준에게 연속 볼을 내준 뒤 이형범으로 교체됐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나선 투수는 4구째에 좌전 안타를 맞았다. 스코어 10-9. 1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형범은 이어진 위기에서 상대한 오태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간신히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그도 윤명준처럼 9회에 흔들렸다. 선두타자로 상대한 강백호에게 던진 137㎞ 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며 우월 홈런을 허용했다. 타선이 9회 공격에서 1득점하며 달아났지만, 다시 위기감을 조성했다. 불안한 조짐도 들어 맞았다. 2사 뒤 상대한 황재균에게도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11-11 동점. 이미 과정에서 진 경기였다. 결과는 승리였다. 10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형범은 2사 2루에서 신인 강현우에게 적시 중전 안타를 맞았다. 두산 벤치는 그제야 투수를 교체했다. 패색이 짙었지만, 오재일이 10회 선두타자로 나서 동점 홈런을 쳤다. 11회는 KT 내야수 박승욱이 포구와 송구 실책을 한 덕분에 끝내기 득점을 할 수 있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불펜진에 한, 두 자리를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고민으로 표현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지만, 초반 승수 쌓기를 위한 화두로 삼은 듯 보였다. 9일에는 불펜투수 이동원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4년 차 우완 문대원을 올리기도 했다. KT전에서는 패전조, 추격조가 아닌 주축 투수들이 무너졌다. 불펜 소진을 최소화할 수 있던 경기에서 필승조가 모두 나섰고, 동점과 역전까지 허용했다. 두산 불펜진은 다섯 번째 경기 정규이닝까지 16⅔이닝을 막으며 18점을 줬다. 9점(9.76) 대 평균자책점이다. 개인 컨디션, 벤치의 운용 모두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투구 수만 맞추면 되는 선발투수와 달리 불펜투수들은 코로나19정국에서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수 구단이 같은 상황이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도 시즌 초반에 고민이 생겼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1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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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일 동안의 낯선 봄, 그 기억과 교훈

KBO 리그는 전례 없던 바이러스 정국 속에 낯선 봄을 보냈다. 현장은 경험하지 못한 변수들과 당면했고, 야구가 없는 3, 4월을 보낸 팬의 갈증은 커졌다. 그러나 방역 일선에서 희생한 의료진과 국민의 노력 덕분에 비로소 개막에 다가섰다. 구단과 사무국 그리고 야구팬이 지난 68일 동안 얻은 교훈도 적지 않다. 10구단이 한창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던 2월 넷째 주.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심화됐고 스포츠계도 긴장했다. KBO는 2월 27일, 3월 14일에 개막할 예정이던 시범경기 전 일정(50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 시점부터 현장은 수차례나 초유(初有)의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처음에는 이동이 용이한 구단 사이에 연습경기가 추진됐다. 그러나 이내 무산됐다. 감염자가 발생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무국이 금지했다. 호주, 미국에서 캠프를 진행하던 몇몇 구단은 연장을 선택했다. 그러나 국가 사이 출입국 제재가 시작되면서 귀국 일정을 당긴 구단도 있다. 대만에 있던 키움과 두산 2군은 전세기로 귀국했다. 외인 선수의 동행 문제도 불거졌다. 다섯(KT, 한화, 키움, LG, 삼성) 구단 소속 외인들은 각자의 고국으로 향했다. 이 시점까지는 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산 추세였다. 그러나 3월 중순을 기점으로 미국 등 해외 사정이 더 심각했고, 귀국 릴레이가 이어졌다. 정부 지침에 따라 이 선수들은 자가격리 기간(2주)을 보냈고,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은 4월 20일까지 자체 청백전과 훈련만 소화했다. 선수들의 실전 감각 회복뿐 아니라 감염 예방까지 도모했다. 몇몇 구단은 소속 선수와 지도자 또는 협력 업체 인원이 발열 증세를 보이며 훈련을 중단하기도 했다. KBO는 감염자 추세,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대외 경기 시행과 정규리그 개막 날짜를 결정하려고 했다. 3월 말까지도 안갯속이었다. 그러나 4월 중순을 기점으로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고, 정부도 '무관중' 진행을 전체로 야외 스포츠의 개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4월 21일부터 대외 경기가 차질 없이 진행됐고, 같은 날 열린 제4차 KBO 이사회에서 개막 날짜(5일)가 확정됐다. 예정된 개막 날짜(3월 28일)보다 38일 미뤄진 본무대. 여전히 숙제는 많다.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이 권고되면서, 습관처럼 이뤄지던 현장의 행위들이 제약을 받는다. '무관중' 진행은 선수들의 집중력과 기운에 영향을 미친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감염자 수가 한 자릿수 이하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바이러스 정국의 종식 선언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다. KBO 리그도 긴장감을 유지할 때다. 이 정국을 과거처럼 바라볼 때는 아니다. 그러나 시범경기 취소가 발표된 2월 27일부터 정규리그 개막까지 야구계가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분명하다. 일단 현장은 자체 청백전 기간 동안 내부 인원의 기량을 더 세밀하게 살필 수 있었다. 1군 선수뿐 아니라 2군 선수도 확인했다. 올 시즌은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까지 소화해야 한다. 백업층 확보는 필수다. 길어진 준비 기간 덕분에 해외 전지훈련에서는 추진하지 못했던 변화를 준 팀도 있다. KT 간판타자 강백호의 1루수 전향이 대표적이다. 각 구단은 바이러스라는 변수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추가할 수 있었다. 관중 감소가 전망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을 강구하는 움직임도 기민해졌다. 무관중 정국에서 야구팬의 관람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KBO는 144경기 체제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경기의 질을 염려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했다. 해외 언론의 시선이 모인 점도 호재다. 연일 KBO 리그 구단과 선수에 대한 소개가 나왔다. 개막 하루 전인 4일에는 미국 스포츠 매체 ESPN, 일본 SPOZONE과의 중계권 계약이 발표됐다. 리그와 선수의 경쟁력을 알릴 기회다. 리그 개막이 가능했던 한국의 시민정신도 자연스럽게 알려질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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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기복' 불펜진, 이유 있는 사령탑 고심

불펜 정상화. 연습경기를 통해 드러난 화두다. 2019시즌 정규리그 1, 2위 두산과 SK의 불펜은 27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각각 4점과 5점을 내줬다. 두산은 좌완 베테랑 투수 권혁과 셋업맨 함덕주가 실점을 했다. SK는 두 번째 투수 김정빈이 2점, 다섯 번째 투수 김주온이 3점을 내줬다. 김태형 감독은 두 번째 연습경기인 22일 키움과의 경기를 앞두고 "고민까지는 아니지만 불펜진 한, 두 자리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맞상대던 손혁 키움 감독도 "7, 8회에 등판할 투수는 연습경기를 더 보고 결정할 생각이다"고 했다. 지난 시즌 상위 3팀이 모두 불펜 정상화를 화두로 삼고 있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다. NC 불펜은 24일 롯데전에서 11점을 내줬다. '전' 마무리투수 임창민이 볼넷만 4개를 내주며 대량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삼성은 27일 롯데전에서 강속구를 뿌리며 기대를 모았던 김윤수가 무너졌다. KIA는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6-0으로 앞서던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 7~9회에만 6점을 허용했다. 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는 불펜투수도 많다. 예년 이맘때에 기록한 평균 구속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몇몇 팀은 150㎞(시속) 대 강속구를 뿌리는 새 얼굴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1군에서 경쟁력이 검증된 불펜투수들이 컨디션 기복을 보이는 팀이 많다. 영점이 흔들리고 있는 마무리투수도 있다. 코로나19 정국에서의 전례 없는 시즌 준비가 차이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선발투수는 3월 하순부터 등판 간격을 관리받았다. 각 팀의 연습경기도 대체로 선발투수의 컨디션 점검이 우선순위다. 선발투수 2명이 등판해 8~9이닝을 소화한 경기도 있다. 반면 불펜투수는 투구 수는 진작에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이후 페이스 관리가 어려웠다. 연투 감각을 끌어올릴 시점이지만 연습경기 일정이 허락하지 않고 있다. 2군 경기 등판을 대안으로 삼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이동으로 인한 여력 소비도 무시할 수 없다. 2020시즌은 변수가 많다. 여전히 코로나19 정국은 종식되지 않았고, 개막과 동시에 날씨가 더워진다.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불펜진 전력과 운영은 각 팀 성적뿐 아니라 리그의 품격과 직결될 수 있는 요인이다. 자체 청백전을 많이 치른 덕분에 대체 자원 확보가 용이해진 상황이 유일한 위안. 연습경기부터 드러난 불펜 전력 정상화와 변수 대비는 개막을 앞둔 10구단 모두의 고민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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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신입 외인 투수, 전망도 제각각

2020시즌 외인 신입 투수들이 베일을 벗었다. 이미 에이스감으로 평가받은 투수도 있다. 판단 유보도 있다. KBO 리그 연습경기가 27일까지 팀당 네 경기씩 치르며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제 1주일 뒤면 개막이다. 그사이 각 구단 지도자와 선수는 한 가지 호기심을 해소했다. 자체 청백전 정국 탓에 여의치 않던 신입 외인 투수들의 기량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일곱 구단이 최소 1명 이상은 새 외인 투수를 영입했다. 모두 교류전에서 한 차례씩 등판했다. SK 닉 킹엄(29)은 이미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됐다. 지난 시즌에 SK의 정규리그 2위를 이끌었던 '파이볼러' 듀오인 소사와 산체스가 떠난 상황에서 영입한 투수다. 빠른 공은 150㎞(시속)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 변화구 구사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청백전에서 23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했다. 24일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도 4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LG 1-3번 라인에 두 차례나 스코어링 포지션을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 승부는 안정감 있게 막아냈다. 빠른 공의 제구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겨우내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SK의 다른 신입 투수 리카르도 핀토(26)는 연습경기에서도 고전했다. 25일 고척키움전에서 4⅔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내줬다. 실점은 3점. 청백전에서 22⅓이닝·27피안타·23실점(12자책)을 기록했다. 주자가 있을 때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구위는 좋지만 멘탈 관리는 숙제다. 두산 새 외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26)도 기대감을 높인다.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가진 첫 실전 경기(소프트뱅크 2군)에서는 1회부터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감을 안겼다. 그러나 이후 실전 경기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도 "예상보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난 투수다"며 안도했다. 청백전 시리즈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이어갔다. 27일 열린 SK와의 연습경기는 시험대였다.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1회부터 야수 실책 탓에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병살타 유도로 이닝을 마쳤다. 이후 두 차례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지만 실점은 막았다. 두산 주전 포수 박세혁은 키(191㎝) 대비 긴 팔 덕분에 높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나오는 공의 위력에 감탄했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빠르게 인정하고 고치려는 성향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KT 새 외인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는 판단 유보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개성이 드러나는 행보로 주목받았다. 성향을 가늠할 수 없었다. 공 끝에 움직임이 많다는 정도만 알려졌다. 25일 열린 잠실 두산전에서 연습경기 첫 등판에 나섰다. 결과는 3⅔이닝 4실점. 최고 구속 150㎞(시속)까지 찍었고, 브레이킹볼의 낙폭도 컸다. 그러나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공이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정타가 많았다. KT는 그가 15승 이상 거둘 수 있는 투수로 보고 있다. 아직 진짜 능력을 보여준 건 아니지만, 확신을 주지도 못했다. 연습경기에서 뜨거운 화력을 보여주며 3승을 거둔 롯데는 신입 외인 듀오의 연착륙은 더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이력이 화려한 댄 스트레일리(32)와 아드리안 샘슨(29) 모두 연습경기에서 고전했다. 구위는 좋았다. 샘슨의 무브먼트는 다른 팀 사령탑도 눈여겨보고 있다. 그러나 KBO 리그 타자들의 집요한 승부와 아직 적응하지 못한 스트라이크존에 애를 먹었다. KIA 드류 가뇽(30)은 27일 NC전에서 5이닝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2, 3회 각각 2점과 3점을 내줬다. 집중타를 허용했다. 최고 구속은 146㎞(시속)에 그쳤다. 3, 4회 무실점이 위안이다. NC 새 외인 마이크 라이트(30)는 25일 KIA전에서 4이닝·3피안타·1실점을 기록했다. 구속(153㎞)도 좋았고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했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31)는 25일 한화전에 나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위로 압도하는 투수지만 땅볼 유도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구위와 퍼포먼스 모두 좋았다"고 총평했다. 안희수 기자 2020.04.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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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완료' 유희관 "만원 관중, 빨리 오길 바라"

두산 좌완 선발투수 유희관(34)은 만원 관중을 고대한다. 유희관은 2020시즌도 변함없이 두산 선발진을 지킨다. 그는 여덟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노린다. 이미 두산 소속 선수 최초 기록을 썼고, 다가올 시즌에도 대기록 연장을 노린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 취득도 앞둔 상황. 시즌 이후에 일어날 일은 초연하게 준비하고 있지만 동기 부여는 클 수밖에 없다. 시즌 준비는 순조롭다. 호주 1차 캠프 때 감기몸살로 준비가 늦어졌지만,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알아서 잘할 선수다"며 믿음을 전했다. 국내 청백전 시리즈 초반에는 실점이 많았다. 그러나 이때도 "밸런스가 좋다"고 했다. 유희관은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지난 23일 열린 키움과의 연습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이 경기에서 최고 구속은 132㎞(시속)까지 찍혔다. 2019시즌 평균구속은 129.1㎞. 유희관은 "'페이스가 너무 빠른 게 아니냐'는 팬들의 댓글을 봤다"며 웃어 보였다. 구속은 연연하지 않는다. 밸런스에 집중한다. 키움전도 무실점보다 좋은 밸런스가 유지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숙제도 있다. 코로나19 정국 속에 KBO가 권고한 안전 지침을 지키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다. 하이파이브와 악수 등 접촉을 피하고 침도 뱉으면 안 된다. 위반한다고 페널티를 얻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따가운 시선은 피할 수 없다. 유희관은 "무의식적으로 침을 뱉을 때가 있다. 더그아웃에서 '안 된다'는 외침이 있어서 손으로 가리기도 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장면들을 만들면 안 될 것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무관중 경기도 적응 중이다. 상대 더그아웃에서 나오는 말도 생생하게 들린다.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팀과의 연습경기를 치른 덕분에 개막이 임박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는 "청백전만 하는 동안 지루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감도 있었는데, 다른 팀 선수를 만나니 반갑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관중으로 개막을 맞이하는 점은 아쉽다. 현장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그도 같은 생각이다. 유희관은 야구팬을 먼저 위로했다. 그는 "시국이 어려운 만큼 관중석에서 경기를 볼 수는 없지만, TV를 통해 중계를 보시는 분들에게 행복감을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빨리 만원 관중 앞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며 바이러스 정국의 종식과 야구 현장의 정상화를 기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29 06:00
야구

스포카도, KBO 퓨처스리그 유무선 중계 '계약'

뉴미디어 스포츠 마케팅 기업 스포카도가 한국 야구의 미래가 만들어지는 현장을 전한다. KBO는 28일 "스포카도(대표이사 장원철)와 KBO 퓨처스리그 유무선 중계권 계약 및 업무 협약을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27일 야구회관에서 KBO 퓨처스리그 유무선 중계권 계약 체결 및 업무 협약식을 진행했다. KBO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향후 3년 동안 KBO 퓨처스리그의 유무선 중계 권리를 스포카도에게 부여한다. 퓨처스리그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스포카도는 올 시즌부터 KBO 퓨처스리그 경기를 연간 100경기 이상 제작하여 중계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두산의 2군 자체 중계를 맡았다.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야구팬의 갈증이 커지던 상황에서는 키움, 두산, LG의 자체 청백전을 중계하기도 했다. 중계의 질과 기술력은 이미 인정 받았다. 다가올 시즌도 5대 이상의 카메라를 설치해 퓨처스리그 선수들의 생생한 경기 장면을 전달할 예정이다. 후발 주자지만, 한국 야구 발전에 기여할 기회가 생긴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게 경영, 현장 실무진의 목소리다. 향후 네이버,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야구팬에게 퓨처스리그 관련 콘텐츠를 선사할 예정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28 14:43
야구

야구 현장, 1미터 공식을 넘어선 '창의적' 거리두기가 필요해

형식과 숫자에 얽매이면 본질에 다가설 수 없다. 프로 스포츠의 뿌리와 줄기는 팬이다. 한국야구는 모범 사례로 극찬받은 K-방역과 국민성을 토대로 전례 없던 정국 속에서도 개막을 앞두고 있다. 단 한 명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야구단과 야구인의 노력도 조명받았다. 이제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관중의 입장을 준비할 시점이다. 그러나 정부의 권고 지침은 관람 문화의 본질을 온전히 추구할 수 없다. 이해관계자는 생존 문제로 애끊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과 갈증을 동시에 아우르는 방안. 일간스포츠는 이른바 '창의적 거리두기'를 제안한다. '장기·지속적 1m 거리 두기, 흔들리는 야구계 생존'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지난 주말(4월 25~26일), 주요 관광지와 명소의 방문객은 크게 늘었고 종교 활동도 재개됐다. 조심스럽게 봄을 만끽했다. 인파가 모이는 장소에서는 사람 사이 1m (이상)거리 두기가 '어쨌든' 실천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다가올 황금연휴(4월 30일~5월 5일)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며 "방역과 일상을 조화롭게 병행할 역량이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상황. '고강도' 거리 두기로 회귀하지 않으려는 국민의 '1m' 거리 두기 실전 의지는 고비에서 더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정국이 완전히 종식될 시점은 가늠할 수 없다고 한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는 소견을 전한 전문가도 있다. 정부는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해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생활 속 거리 두기를 권고할 계획이다. 국민의 적극적 참여를 당부했다. 1m 거리 두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종교, 관람 활동에는 필수로 적용될 것이다. 단계적 관중 입장을 준비하고 있는 KBO와 리그 이해관계자는 이러한 정부의 권고와 향후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m 거리 두기가 사회 전 분야에 일률 적용될지, 분야별 특성이 반영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KBO 이사회는 정부의 '거리 두기' 기간을 존중하며, 당초 유력했던 5월 1일보다 나흘 뒤로 정규리그 개막을 정했다. 정부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존중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관중도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늘릴 생각이다. 그러나 종료 시점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로 거리 두기가 '도식적이고 고답적으로' 유지되면 여러모로 계획은 차질이 생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전체 수용 인원에 10% 정도만 채울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최소 두 좌석 이상은 떨어져서 앉아야 하고, 앞과 뒤 측면과 대각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구단의 수익 저하로 이어진다. 방송, 뉴미디어 중계권료가 상승했지만, 관중 입장 수익과 부대 시설 이용 수익은 여전히 큰 비율을 차지한다. 야구장 안팎에 업계 종사자도 연쇄 타격을 입는다. 고용 문제도 생긴다. 야구단 자생력 저하는 이전부터 화두였다. 코로나19 정국 속에 안 그래도 경기의 질과 직결되는 선수 영입과 계약 문제도 한파가 우려되는 상황. 1m 거리 두기가 이어지면 수익 향상을 전제로 타진하던 의사 결정까지 무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관람 문화 본질 추구가 우선, 일행끼리는 함께 앉아야' 야구단의 수익 저하로 커진 볼멘소리는 물론 사회 전 구성원에게 공감받기 어렵다. 경제 침체는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이 시기를 철저하게 방비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일정 수준의 희생은 모든 업계가 감수하고 있다. 명소에 인파가 모이고, 맛집에도 손님이 가득하다. 프로 스포츠도 관중 동원 자체가 제재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의 권고 사항을 거스르면서까지 수익성 확대를 외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시국이기에 10구단과 KBO는 더 많은 관중보다 문화의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 1m 거리 두기가 적용된 관중석의 모습은 분명히 스포츠 관람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2008년 이후 KBO 리그의 관중 동원력은 크게 증가했다. 여성팬이 늘었고, 가족 단위 관중이 많아졌다. 잦은 회식이 지양되고 있는 세태 속에 건전한 문화생활이 선호 받았고 정착했다. 이를 관통하는 공식은 '함께 즐긴다'는 것이다. 야구장에는 가족, 연인 단위로 동행하는 팬의 비율이 높다. 일행이 경기장에 와서 두 좌석을 떨어져 착석한 모습을 상상해 보자. 일행 4명 가운데 2명은 경기 내내 얼굴조차 마주하지 못할 수 있다. 야구계 내부 관계자는 구장 수용 인원에 몇 퍼센트가 입장할 수 있는지 여부보다, 2020시즌에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는 팬, 돌아온 야구팬이 이전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최소한 일행이 두 좌석씩 떨어져 앉는 모습은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동행 끼리는 같이 앉아야 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방역 지침이 일상생활 속에 뿌리내리려면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학습, 창의적인 적용이 필수적이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집단방역 세부지침에 대해서 좋은 의견을 제안해달라"고 했다. 특정 분야의 특성을 반영한 거리 두기 지침을 적용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구단과 KBO가 체계적인 안전 대책과 개선안을 정부에 제공한다면, 이전처럼 일행끼리 떨어져 앉지 않고 관람하는 게 가능할 수 있다. 일단 감염자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을 확인시켜야 한다. KBO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일원인 전병율 교수는 "야구는 실외에서 하는 종목이고, 계단식으로 조성된 야구장 객석, 그라운드를 주로 바라보는 관중의 관전 자세 등을 고려할 때 침방울을 통한 코로나19 비말 전파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KBO는 야구장의 특성을 활용하면서도 마스크 착용 여부, 발열 증세 확인 등 기존 예방 매뉴얼을 더 철저하게 실행할 예정이다. 구장 내 안전 요원이 할 일이 많아지면 고용을 줄이지 않아도 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사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입장 관람객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동행 일원이 함께 관전하는 방법도 더 세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KBO도 '야구장 방문 행태' 설문조사를 통해 가족 단위 관람객이 50.5%에 이른다는 결과에 주목했다. 일단 동반 2인 좌석을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일행이 2명뿐인 팬들만 입장하는 건 아니다. 1인도 있고 3~4인도 있다. 일행이 2명보다 더 많더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좌석 점유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더 다각적으로 하고, 예약 시스템도 손을 봐야 한다. 수용 인원에 연연해 안전 관리에 소홀해서도 안 된다. 대각선, 좌우 간격을 더 늘려야 한다면 감수해야 한다. 최근 공연계에서는 관객이 방역에 솔선수범하며 공연 재개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있다. 관객을 향한 이벤트, 편의 시설 이용을 마다하면서 감염자가 나오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했다. 야구팬의 의식과 실천 의지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해외 언론이 한국 야구의 개막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 대만 리그의 마네킹 응원은 그저 화젯거리였다. 관람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안전 수칙까지 실천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각광 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nag.co.kr 2020.04.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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