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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IS리뷰] ‘베테랑2’, 웰메이드 속편의 정석 [무비로그]①

류승완 감독이 “성공을 재탕하고 싶지 않았다”는 자신과의 다짐을 ‘베테랑2’로 실현했다. 전작의 답습만으로 충분히 소구할 수 있는 시리즈의 쉬운 길을 과감히 포기하고, 연속적인 시간선상 위에서 확연한 변화를 가하며 새로운 문을 열어젖혔다.이야기의 시작점은 ‘베테랑’ 그 이후다. 강력범죄수사대 서도철(황정민)은 여전히 밤낮없이 범죄와 싸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대학교수가 공개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서도철은 이것이 이전 사건들과 연결된 연쇄 살인임을 직감한다. 서도철은 팀원들과 단서를 추적해 나가지만 손에 잡히는 건 없고, 연쇄살인범의 행동은 더욱 과감해진다. 추가 인력이 급급한 상황. 서도철은 사건 현장에서 우연히 박선우(정해인)를 마주한다. 이미 온라인상에서 ‘UFC 경찰’로 유명한 그는 단숨에 서도철의 눈에 들어 팀의 막내로 임시 합류한다. ‘베테랑2’는 지난 2019년 개봉한 ‘베테랑’의 속편이다. 전편은 경찰이 윤리와 도덕을 상실한 거대권력자 조태오(유아인)의 악행을 응징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베테랑’은 선악의 경계를 명확히 그어놓고 악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으며 오락영화로서 충실하게 기능했고, 그 결과 누적관객 1341만명이란 성과를 냈다.하지만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는 증명된 성공의 길을 완전히 비껴간다. 의도된 계산이다. 류 감독은 선과 악 대신 ‘정의와 신념’ 혹은 ‘정의와 정의’란 동일한 가치의 충돌이란 구조 아래서 사법 체계의 한계, 가짜뉴스의 이면과 여론의 가벼움, 경찰의 딜레마 등 사회적 이슈를 균형 있게 담아낸다.정석적인 빌런이 없는 이유도 그래서다. 그나마 빌런으로 정의할 수 있는 인물은 ‘해치’ 정도다. 그조차 ‘해치’의 뜻(시비와 선악을 판단해 안다고 하는 상상의 동물)에서 알 수 있듯 순수 악이라기보다 사적 제재, 자력 구제를 위해 탄생한 악인이다. 정체도 처음부터 드러내고 시작한다. 약간의 트릭을 숨겨 놓긴 하지만, 대단한 혼선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본질적으로 범인 색출을 주된 재미로 삼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말인즉슨, ‘베테랑’ 시리즈의 동력이 빌런의 변화가 아닌 서도철 캐릭터의 진화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편의 가장 큰 특징 또한 서도철의 인간적 성장이다. 류 감독은 서도철의 서사에 가족 이야기를 심어두고, 경찰이기 이전에 아빠, 남편으로 살아가는 한 가장의 삶을 심도 있게 들여다본다. 단편적으로 묘사됐던 전편과 달리, 삶의 복잡다단한 사연을 펼쳐놓고 살핀다.호불호가 갈릴 만한 지점은 전편 대비 축소된 웃음 포인트다. 타율이 높지 않다기보다는 의도된 웃음 자체가 많이 없다. 다만 이런 아쉬움은 길고 강력해진 액션 시퀀스가 충분히 상쇄한다. 오프닝 도박장, 남산 계단 추격신, 옥상 빗속과 터널 액션 등 생동감 넘치는 액션은 ‘베테랑2’를 특별한 오락영화이자 류승완만의 시리즈로 만든다.배우의 기존 이미지를 적절히 재활용하거나 완전히 깨부순 것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처음부터 ‘서도철=황정민’이었다던 류 감독의 말처럼 황정민은 서도철 그 자체로 존재한다. 황정민과 서도철은 9년이란 세월을 보내며 함께 유약해졌고 함께 강인해졌다. 류승완 세계에 들어간 정해인은 본 적 없는 얼굴로 관객과 마주한다. 그의 말간 얼굴과 맑은 눈동자가 이렇게 쓰일 것이라고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기분 좋은 배신이다.전작과 다른 길을 선택한 작품이지만, 시리즈 고유의 재미인 전편과의 연결 고리를 찾는 재미는 유효하다. 굉장히 직접적인 방식으로 흘리는데, 오프닝처럼 특정 사건이기도 하고, 어떤 배우의 대사이기도 하다. 전편을 놓친 게 2편 관람에 허들이 되진 않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재미가 있는 건 분명하다. 류 감독의 전작 ‘밀수’와 이어지는 귀여운 세계관 대통합의 순간도 있다. 쿠키 영상은 총 한 개로, 엔딩크레딧 후 이어진다. 오는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11 06:00
연예일반

[IS인터뷰] ‘뉴 노멀’ 정범식 감독 “죽음의 가능성 가까이 있는 우리 사회 그려”

“최근 안전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일상이 순식간에 죽음의 공포로 뒤덮일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귀신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영화들이 가짜처럼 느껴질 정도로 현실의 공포가 커졌죠.”우리에게 보통의 내일이 없다면 어떨까. 정범식 감독이 8일 개봉한 영화 ‘뉴 노멀’을 통해 평범한 인물들의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그리며 섬찟한 공포를 선사하고 있다.‘기담’, ‘곤지암’으로 K호러에 한 획을 그은 정범식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길을 가다가 모르는 사람이 대낮에 칼을 휘두르고, 차가 인도로 돌진하고,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는 세상이다. 안전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일상이 순식간에 죽음의 공포로 뒤덮일 수 있다. 귀신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영화들이 가짜처럼 느껴질 정도로 현실의 공포가 커졌다”고 ‘뉴 노멀’ 구상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시대를 ‘죽음의 가능성이 도처에 드리워진 세상’이라고 표현했다. ‘뉴 노멀’은 일상이 공포가 되어버린 시대를 그린 작품이다. 묻지마 범죄, 스토킹 등 누구나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일을 다룬다. ‘뉴 노멀’에는 여섯 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관련 없는 듯한 에피소드들이 엮여 마지막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정 감독은 “우리가 사는 뉴 노멀의 시대가 이런 식으로 연결돼 있고 서로 영향을 준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배우 최지우, 이유미, 최민호, 표지훈, 하다인, 정동원은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정 감독은 “보통의 영화는 주인공의 성격, 가치관 등을 관객에게 제시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나는 관객들이 이 여섯 명의 인물에 대해 길에서 마주친 사람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있길 바랐다. 그래서 시나리오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물들의 이름, 사건, 상황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배우들이 상상해서 연기했다. 여섯 명의 인물을 연결하는 건 연출자인 내가 하는 거고 그 연결성을 발견하는 건 관객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정 감독의 캐스팅 제1원칙은 ‘호감도’, 그리고 ‘신선함’이었다. 정 감독은 최지우, 표지훈, 정동원, 하다인 등을 캐스팅하며 해당 요소를 충족시켰다. 정 감독은 최지우 캐스팅에 대해 “최지우 배우도 ‘왜 나를 생각했느냐’고 반문했다. 안정적인 연기를 하는, 대중적 호감도가 높은 배우가 뻔하지 않은 역할을 하면 신선할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트롯 가수로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정동원에게 ‘뉴 노멀’은 스크린 데뷔작이다. 정범식 감독은 “스태프들과 회의하다가 내가 문득 ‘정동원은 어떨까?’라고 이야기했다. TV에서 봤을 때 정동원은 연기의 자질이 충분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이어 “정동원은 처음 미팅할 때부터 뭐든 열심히 하려 했다. 학원도 다니겠다고 해 만류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마음 비우고 만나자고 했는데 너무 긴장하고 있었다. 틀려도 다시 하면 된다고 했더니 표정이 달라졌다. 그 메커니즘을 이해한 후로는 날아다녔다”며 “길도 좁고 호흡도 중요한 추격신 촬영에서 정동원이 원테이크 오케이를 얻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 스태프들이 더 환호했던 기억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뉴 노멀’은 윤상이 음악 감독을 맡고 SM엔터테인먼트 신인그룹 라이즈의 멤버이자 윤상의 아들인 앤톤의 영화음악 작업 참여로도 관심을 끈다. 정 감독은 “여러 가지로 힘들 때 윤상 선배님의 ‘달리기’를 들었다. 그러다가 ‘윤상 선배님에게 영화음악을 의뢰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음악이 처음이라는 말을 듣고 제안했는데 흔쾌히 수락해줬다”고 말했다.이어 “음악의 키워드가 될 만한 단어를 적어줬다. 극 중 편의점에서 일하는 연진(하다인)이 세 번의 퇴근을 하는데 두 번째 퇴근에서는 숭고함이 묻어났으면 했다. 이걸 전달하면서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윤상 선배님이 준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코드를 짚어내는 게 천재적”이라며 존경심을 표했다.특히 앤톤의 영화음악 작업 참여에 대해서는 “어느 날 윤상 선배님이 ‘아들도 음악 같이 했다’고 수줍게 말하더라. 당시에는 몰랐는데 개봉할 때쯤 ‘내 아들이 앤톤’이라고 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같은 날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곤지암’. 전작의 성취에 ‘뉴 노멀’을 향한 관객의 기대감도 높다. ‘뉴 노멀’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마블 스튜디오의 새 영화 ‘더 마블스’와 맞붙는다. 정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찾아보며 감동받았는데 이렇게 정정하게 활동해 함께 개봉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미소 지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11.09 05:00
연예일반

‘유괴의 날’ 박성훈 “ENA 아들? 그저 감사… 윤계상과 비슷한 부분多” [IS인터뷰]

박성훈이 ‘더 글로리’에 이어 ‘남남’ 그리고 ‘유괴의 날’까지 3연속 흥행작을 만났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보여준 학교 폭력 가해자 전재준 캐릭터가 인상이 강했던 터라,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이 컸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박성훈은 “오히려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박성훈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7월 종영한 ENA 드라마 ‘남남’에 이어 또 한 번 ENA 드라마인 ‘유괴의 날’에 출연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그는 “ENA 아들이라는 수식어가 있더라.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채널에서 보여드리지 않았던 연기를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최근 종영한 ‘유괴의 날’은 어설픈 유괴범 김명준(윤계상)과 11살 천재 소녀 최로희(유나)의 세상 특별한 공조를 담은 코믹 버디 스릴러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1.8%로 시작했지만, 점점 상승세를 그리더니 최종회에서는 5.2%로 자체 최고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그렸다.“3화부터 ‘유괴의 날’ 시청률이 급격하게 올랐어요. 사실 예상은 했던 것 같아요. (웃음) 글 자체가 좋고, 배우들끼리 케미스트리 역시 좋았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느끼실 거라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지 몰랐죠.” ‘유괴의 날’에서 박성훈은 김명준을 쫓는 강력반 형사이자 빠른 판단력과 냉철한 분석력을 지닌 박상윤을 연기했다. 전작인 ‘남남’에서도 비슷한 역할인 남촌파출소 소장 은재원을 연기했지만 ‘유괴의 날’에서는 또 다른 결로 소화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박성훈이 가죽 재킷을 입고 나올 때마다 설렌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팬들에게는 가장 설렘을 안겼던 장면이 공교롭게도 박성훈에게는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그는 “촬영 당시가 한여름이었는데 가죽 재킷을 입고 맹렬하게 추격신을 찍을 때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유괴의 날’은 박성훈의 연기 변신 이외에도 윤계상의 어딘가 모르게 2% 부족한 유괴범 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와 관해 박성훈은 윤계상의 연기를 극찬하며 “성격도 너무 좋으시다. 일단 저랑 MBTI부터 취향 등 닮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빨리 가까워질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현장 분위기를 잘 이끌어줘서 감사했다”고 전했다.또한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로희 역에 합격한 유나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볼 때 놀랐다. 순간 집중하는 집중력과 연기 몰입도가 성인 배우 못지않았다”며 “제가 삼촌뻘인데 감히 조언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고 극찬했다. “여러모로 ‘유괴의 날’은 저에게 의미가 깊은 작품이에요. 행복하게 촬영했던 만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특히 사회적으로 여러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는데 가족이 갖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였어요.”박성훈의 차기작은 tvN ‘눈물의 여왕’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다. 올해로 데뷔 16년 차이지만, 여전히 도전하고 싶은 게 많은 박성훈이다. 그는 “‘더 글로리’ 전재준 캐릭터가 강력했던 것만큼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0.30 05:06
드라마

‘썸바디’ 강해림 “오디션 낙방 수차례… 기대없이 갔다 600대 1 합격” [일문일답]

2022년의 문제작을 꼽으라면 이 작품을 포함해야 한다. 나쁜 의미보다 세상에 아직도 이해 못 할 사랑이 많으며, 상식 밖의 사랑도 누군가에겐 순수하게 그 자체란 것. 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썸바디’가 그렇다. K콘텐츠의 강점인 복합장르인 ‘썸바디’는 서스펜스 스릴러의 옷을 입었지만 실은 어느 것보다 더욱 절절한 멜로물이다. 사랑하면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것. 끝까지 다 보고 나면 ‘이게 사랑인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미친 사랑을 이해할 수 있던 것은 여주인공 김섬을 연기한 신예 강해림의 공이 컸다. -‘썸바디’가 공개된 소감은. “얼떨하고 기분이 좋다. 나도 오래 기다렸던 작품이다. 평생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이다.” -캐릭터와 실제 모습이 닮은 듯한데.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정지우 감독이 구상한 섬이라는 인물이 나와 만나면서 내 모습이 많이 투영됐다. 내 말투와 어투, 습관 등이 대본에 녹아있다.” -김섬은 어떤 캐릭터인가. “소통을 어려워하고 느리다. 대본을 보면서 섬의 마음과 생각이 이해되고 공감이 됐다. 간절함과 자신감이 동시에 느껴졌는데 내가 역할을 잘해낼 수 있겠다는 마음이었다.” -남과 다른 성향의 주인공은 어떻게 파악했나. “처음에는 어떤 특징을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연기를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 자연스럽게 대본대로 행동했다. 다 뺀 모습이 더 나았다. 남과 다르다고 해서 일반인과 다르지 않고 다만 느끼는 대로 행동하는 정도다. 감독님이 딱히 요구한 디렉팅은 없었다.” -감독의 연기 주문이 아예 없었다는 말인가. “뭔가를 하라고 얘기하는 분이 아니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방향성과 다른 게 나오면 요구보다 디렉팅을 하면서 끄집어냈다.” -600대 1의 경쟁률로 발탁됐는데. “그간 너무 많은 오디션에서 낙방한 경험이 있어 합격의 어려움을 안다. 별 기대 없이 가서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그러다 감독님과도 6개월 넘게 연락을 주고 받았다. 아마 감독님이 섬과 내가 닮았는지 알고 싶어 오래 지켜본 것 같다.” -수위와 노출이 상당했는데. “수위나 노출의 부담은 없었는데 촬영 전날 확 오더라. 그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었다. 현장에서는 본대로 자연스럽게 장면을 만들었다.” -욕도 꽤 찰지게 하더라. “애드리브는 아니다. 다만 즉흥적으로 대사를 받아서 연기했다. 욕은 섬의 판타지고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니 어색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 -촬영하면서 받은 최고의 칭찬은. “칭찬보다 격려와 위로를 받았다. 이 일을 하면서 내가 바뀌어야 하고 사회의 틀에 맞춰야 하는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줬다.” -충격적 결말이 인상적인데. “윤오(김영광 분)에게 내가 한 것을 모르게 하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감독님과는 섬의 행동이 결과적으로 새로운 살인자의 탄생을 알리는 모습이 아닐까라는 대화를 했었다.” -여주인공인데 노메이크업으로 일관했다. “외모를 가지고는 준비할 게 없었다. 준비라고는 쇼트 커트 정도였다. 메이크업은 거의 하지 않았다. 외모에 대한 심적 부담은 없었다.” -촬영 중 힘들었던 것은 없었나. “너무 추워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후드남들과 야외에서 추격신을 촬영할 때 추워서 얼었다. 원래 체력이 좋았는데 촬영하면서 입맛이 없어지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극 중 섬이 범죄자들을 처단할 때 통쾌함이 들더라. “섬을 괴롭히려는 후드남들을 처리할 때 오~ 통쾌하더라. 나도 마음에 들고 재미있게 찍었다. 편집이 많이 됐는데 첫 후드남과 붙는 장면은 여러 각도서 다양하게 찍었던 기억이 난다. 도망을 다니다 넘어지고 부딪혀서 피멍이 들었지만 재미있었다.” -김영광과 연기는 어땠나. “인품이 너무 훌륭하시고 배려심이 많다. 많은 배려를 받으며 촬영했다. 아무래도 내가 신인이고 내성적이라 더 많이 도와준 것 같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는데. “딱히 꿈이 없었는데 엄마의 권유로 미스코리아를 나갔다가 연기 제안을 받았다. 처음부터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 재미가 있더라.” -미스코리아에 출전할 정도인데 누굴 닮았나. “엄마가 나보다 정말 예쁘시다. 여동생은 체육을 전공으로 육상 자격증을 땄다.” -‘썸바디’처럼 앱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떤가. “앱으로 만나 이성 교제를 하는 것이 무섭지 않을까,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작품을 찍으면서 앱을 통해 타인을 만나 소통하는 게 어떤 사람에게는 편할 것이라고 이해가 100% 됐다. 이제 앱으로 사람을 만나는 시대가 오지 않았나.” -실제 SNS는 어느 정도 이용하나. “검색하는 정도일 뿐 인터넷을 거의 안 한다. 앱도 몇 개 없다. 웹툰, 유튜브 정도. 최근에 인스타그램을 개설했다.” -새해 목표가 있다면.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싶다. 요새 유튜브 예능을 많이 하던데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 같은 유튜브에 나가보고 싶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12.26 08:30
연예일반

[더보기] ‘공조2’ 윤아 진선규 박훈 임성재…배우들의 변신은 무죄

배우의 변신은 무죄임이 또 한번 입증됐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공조2’)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이 불변의 공식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임윤아를 비롯, 진선규, 박훈, 임성재까지 대세 배우들이 반전 매력으로 스크린 밖에서도 통했다. 그들이 선사하는 반전은 시청자와 관객에게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예능이면 예능, 드라마면 드라마. 장르를 불문하고 활약하는 그들이 어떤 캐릭터로 변신을 꾀했는지 살펴봤다. #걸크러시 임윤아 VS 푼수 임윤아 임윤아가 소녀시대 활동에 이어 ‘빅마우스’, ‘공조2’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의 고미호와 ‘공조2’ 박민영을 개성 넘치게 소화하며 ‘올라운더’의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빅마우스’에서는 누명 쓴 남편 박창호(이종석 분)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고미호로 열연 중이다. ‘빅마우스’로 첫 누아르 도전에 나서며 명확한 딕션으로 캐릭터를 살려내고, 섬세한 감정 연기로 극을 이끌고 있다. 해결사 면모부터 승부사 기질까지 발휘, 그야말로 ‘걸크러시’의 매력을 매회 뽐냈다. ‘빅마우스’의 임윤아가 ‘걸크러시’라면 ‘공조2’의 임윤아는 ‘푼수’ 그 자체다. 윤아는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강진태(유해진 분)의 처제 박민영으로 등장, 한층 더 능청맞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특히 현빈과 다니엘 헤니 사이에서 나 홀로 삼각관계를 펼치는 모습은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윤아는 “민영스러움을 유지하며 공조할 수 있는 면모가 늘어나 캐릭터로서 성장한 거 같다”고 자찬했다. #순한 맛 본캐 진선규 VS 매운 맛 빌런 진선규 진선규는 악역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와 달리 천사 같은 인품으로 유명하다.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속 나긋나긋한 ‘본캐’ 진선규와 ‘공조2’의 빌런 장명준이 동일 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다. 유해진 조차 “몇 번 만나다 보면 본색이 나오겠지 했는데 여전히 같은 걸 보니 원래 선한 사람이구나 싶다”고 극찬했다. ‘텐트 밖은 유럽’에서 진선규는 악역 이미지와 사뭇 다른 ‘청정무해’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동료들과의 여행에 기뻐하면서도 예상 밖의 상황을 즐겨 따스한 힐링의 재미를 더했다. 순수하고 귀여운 반전 그 자체였다. 반면 ‘공조2’에서는 전작 ‘범죄도시’를 뛰어넘는 빌런으로 시선을 강탈했다. 글로벌 범죄 조직의 리더 장명준을 연기한 진선규는 장발의 헤어스타일과 수염 등 파격적인 변신과 강도 높은 액션으로 스펙트럼이 넓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충신 박훈 VS 빌런 박훈 ‘한산: 용의 출현’(‘한산’)에서 든든한 충신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박훈이 ‘공조2’에서는 악인의 오른팔이 된다.‘한산’의 이운룡과 ‘공조2’ 박상위는 정반대의 캐릭터다. 박훈은 ‘한산’에서 수군들을 통솔하며 빈틈없는 열연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특히 이순신(박해일 분)이 조선 수군을 이끌고 완벽한 승리를 얻어내는 데에 큰 힘을 보태 호평을 받았다. ‘공조2’에서는 빌런 장명준(진선규 분)이 리더로 있는 글로벌 범죄 조직의 조직원으로 나온다. 박상위는 날카로운 눈매로 서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북한 출신 용병. 장명준의 지시라면 군말 없이 앞장서는 행동 대장이다. 캐릭터의 완벽한 표현을 위해 장발 변신과 체중을 늘려가며 외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줬다. #털보 사장 임성재 VS 조폭 임성재 올해 최고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에서 “김민식입니다람쥐”의 아재 개그로 임팩트를 준 임성재도 ‘공조2’에서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 털보 사장의 유쾌한 모습은 지우고, 냉철하고 딱딱한 연기로 장명준을 향한 충성심을 표현해냈다. 다소 짧은 등장에도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극의 전개에 힘을 실었다. 임성재는 ‘우영우’에서 소개팅하는 한 장면 만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며 국민 귀요미의 대열에 올랐다. ‘공조2’에서는 극 초반 현빈, 유해진과 추격신으로 등장과 동시에 큰 임팩트를 남겼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09.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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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펑펑 울었다"…'미드나이트' 美친 추격신 위 사람이야기(종합)

영화는 스릴 넘치지만, 현장은 감동이었다. 21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티빙(TVING)·극장 동시공개 영화 '미드나이트(권오승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권오승 감독과 배우 진기주·위하준·박훈·길혜연·김혜윤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겟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음소거 추격 스릴러다. 권오승 감독은 "청각장애인과 살인마의 추격신을 다뤄야 했기 때문에 사운드 디자인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추격도 단순한 달리기가 아니라 사운드와 어떻게 최대한 어울릴지 고민했다"며 "추격신을 다룬 많은 작품을 참고했지만, 유명한 영화도 추격신 자체는 1분이 안 넘더라. 우리 영화는 1분 30초~40초 정도 된다. 상황과 캐릭터간의 관계성 등을 통해 긴박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식이 꼭 살인을 하기 전에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는다. 수어만 할 줄 알았던 경미가 처음으로 목소리를 세상에 내뱉는다. 그것이 이 영화가 가고자 했던 최종 목표점이었다. 지금 사회는 예전에 비해 쉽게 목소리를 내게 됐지만, 정작 그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는 모습은 부족한 것 같다. 진실을 들어주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때 말하는 사람은 약자가 되는 것 아닐까 싶었다. 그러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 진기주는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청각장애인 경미로 분해 생애 첫 수어 연기부터 과격한 액션까지 몸소 소화했다. 경미는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한 뒤 잔인한 연쇄살인마 도식의 새로운 타겟이 되는 인물. 자신을 쫓는 살인마의 발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불리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도망치다가도, 다른 피해자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살인마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 등 이전의 스릴러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주체적인 캐릭터로 주목도를 높인다. 극중 모녀 호흡을 맞춘 길혜연과 진기주는 러닝타임내내 수어로 소통한다. 실제 교육을 받고, 직접 소화하면서 수어와 청각장애, 캐릭터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길혜연은 "나는 수어가 다른 종류의 언어라고 생각했다. 사람마다 목소리, 말투가 다르듯이수어도 감정에 따라 전달하는 분위기가 다르더라. 감정이 통하면 배우지 않은 말도 어떤 말을 하는지 느껴지더라. 다른 방식을 통한다 뿐이지 똑같다는 것을 느꼈다. 수어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진기주는 "나도 선배님 말씀에 공감한다. 수어 학원을 처음 갔을 때 느낀 감정은 어렸을 때 영어학원에 가서 새로운 언어라는 영어를 배우는 느낌과 같았다. 음성를 잠가야 했고, 수어가 아니더라도 손이나 표정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은 무조건 해보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었다. '그냥 언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가졌다"며 "다만 엄마와 다른 점은 경미는 사회 생활을 하는 친구라, 구화와 필담도 사용한다. 그 부분을 조금 더 신경썼다"고 어필했다. 위하준은 오직 살인만이 목적인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을 연기했다. 도식은 다정한 미소를 띈 선한 얼굴을 가장한 채 다가가 타겟을 무장해제 시킨 후, 싸늘한 눈빛과 함께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며 악의 얼굴로 돌변하는 그야말로 극과 극을 오고 가는 캐릭터다. 제작진은 평범해 보이는 인물이 평범하지 않는 행동을 할 때 만들어지는 이질감을 통해 숨겨진 광기를 더 부각시키고자 했다고. 위하준은 이번 영화를 통해 1인 2역에 가까운 잔혹한 연쇄살인마로 변신, 놀라움을 자아낼 준비를 마쳤다. 위하준은 "일단 이중성을 띄고 싶었다. 사람들을 기만할 땐 확실히 속이고, 살인 놀이를 할 땐 확실히 즐기고. '너는 내 손에서 빠져나갈 수 없어'라는 말과 함께 절대적 우위 입장에서 편안하면서도 섬뜩한 도식의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며 "캐릭터가 캐릭터다 보니 연기하기에 앞서 부담도 됐고 정신적으로 피폐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위하준은 "기본적으로 도식이라는 인물을 최대한 잘 표현하면서 몰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그래서 평소에도 도식의 상태, 눈빛, 호흡을 유지하려고 했다. 주변 사이에서 예민해졌던 것 같기도 하다. 자기 전이면 연쇄 살인범들을 떠올리며 '그들은 왜 그렇게 됐을까' 그 심리를 이해하고 싶어서 프로파일링한 책들도 보고, 여러 영화 속 살인범을 연기한 선배님들의 연기를 모티브 삼아 공부했다"며 "무엇보다 우리 아름답고 멋진 배우 분들에게 못되게 행동을 해야 하다 보니까 그게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진심을 표했다. 추격신이 메인으로 스토리를 이끌다 보니 배우들은 뛰고 뛰고 또 뛰어야 했다. 체감상 러닝타임의 절반 이상이 뛰는 장면으로만 구성돼 있다 느껴질 정도로 모든 캐릭터들은 긴박하게 쫓고 쫓기며 긴장감을 선사한다. 진기주는 "내가 그렇게 빨리 잘 달릴 수 있는지 영화를 촬영하면서 처음 알았다. 추격 장면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촬영 전에는 '어떻게 달려야 하지?'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근데 현장에서 찍다보니 뒤에서 잡아먹을 듯이 달려오니까, 나도 죽기 살기로 달리게 되더라. 현장 공기 자체가 영화와 잘 맞아서 나에게서 볼 수 없었던 속도가 나온 것 같다"고 회상했다. 위화준은 "나 역시 리얼하게 보이고 싶어 정말 열심히 달렸다. 기주 씨가 처음에는 잡힐 것 같았는데, 나중에는 정말 잘 달려서 내가 아무리 속도를 높여도 쉽게 잡을 수가 없었다. 최선을 다해 뛰었기 때문에 현장감 넘치게 담긴 것 같아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박훈은 동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탁으로 등장한다. 유도와 복싱으로 다져진 보안업체 팀장 종탁은 보는 것만으로도 남성미가 물씬 풍겨 나오는 건장한 체격에 불 같은 성격을 지닌 캐릭터다. 외출 후 사라져버린 동생을 찾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지만 도식의 덫에 빠져든다. 종탁의 하나뿐인 가족 소정은 김혜윤이 함께 했다. 밝고 명랑한 성격의 소유자 소정은 외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식에게 끌려가 정신을 잃은 후 골목을 지나가는 경미를 발견해 힘겹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본격적인 사건의 시작을 알린다. 현장 분위기 메이커였던 박훈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유머러스한 입담을 뽐내며 분위기를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영화에서도 확연히 보일 정도로 연기에 대한 마음 만큼은 누구보다 진중했다. 박훈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곰처럼 듬직한 오빠로 보이고 싶었다. 하준 씨는 체중을 감량했고, 나는 증량을 해서 달리기나 액션이 아주 날렵하지는 못했지만 함께 액션스쿨 가서 애썼던 기억도 난다. 즐겁게 봐 주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김혜윤은 "개인적으로 공포 스릴러를 좋아하는데,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긴장감이 많이 느껴서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졌다"며 "현장에서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께서 내가 촬영해야 할 공간이 있는 현장 사진을 보여주셨다, 사진만 봐도 공포감이 느껴지는 곳이더라. 그래서 어렵지 않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스크린 안에서는 적대감 가득하지만, 현장은 끈끈함 그 자체였다. 길혜연과 진기주는 물론, 위하준도 따뜻함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길혜연은 "현장에서 기주를 볼 때마다 많이 안아줬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눈이 맞았고, 보면 보자마자 안아주게 됐다. 기주는 감동이었다"며 "하준이는 전작 드라마에서 아들로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도 '엄마' 하고 다가오는데 칼을 들고 있으니까 '오지마!' 티격태격 하면서도 오붓하게 촬영했다. 힘든 작업이었는데 왜 그렇게 할 이야기가 많았나 싶기도 했다. 그때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려고 한다"고 애틋했던 마음을 드러냈다. 진기주 역시 "현장에서 혜연 선배님과 눈이 마주치면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야외 촬영 때도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었고, 세트 장면 때도 한참 울었다. 선배님이 딱 팔을 올리는 순간 나도 왜 그렇게 눈물이 펑펑 났을까 싶다. 컷과 동시에 어느 정도 감정이 해소가 되고 어느 정도 진기주로 돌아온 상황이라 믿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남아있는 잔여감이 선배님을 볼 때마다 쏟아져 나왔다"며 "선배님에게 위로 받으면서 촬영했다. 안아주시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었다. 선배님이야 말로 감동이었다"고 화답했다. 위하준은 "나도 에피소드를 하나 말하자면 원래 눈물이 없는 편인데, 마지막 촬영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시원하기도 하지만 아쉽기도 했던 것 같다. 따뜻했던 시간들이 기억나서 정말 펑펑 울었다"고 눈물 대열에 합류했다. 의미있는 메시지, 흥미로운 영화적 소재, 신선한 조합이 돋보이는 '미드나이트'는 30일 공개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6.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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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IS] "기대반 우려반" 韓최초 우주SF '승리호' 자신만만 출항

지극히 '한국적인' 한국형 SF영화 '승리호'가 본격 출항을 알렸다. 할리우드 SF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메이드 인 코리아' '신토불이' SF물의 신기원을 열겠다는 포부가 남다르다. 영화 '승리호(조성희 감독)'가 18일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통해 그 베일을 벗었다. 이날 행사에는 조성희 감독과 주연배우 송중기·김태리·진선규·유해진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 소개하는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아낌없이 털어냈다. 당초 지난 2월 이후 약 6개월만에 오프라인 제작보고회를 추진했던 '승리호'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금 심각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부득이하게 첫 공식석상을 온라인으로 치르게 됐다. 유해진은 "원래 이런 자리에 오면 앞에 많은 분들이 앉아 계셔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했는데, 조금 다른 환경이라 낯선 것이 사실이다.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며 "다들 건강 유의하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대한민국 첫 SF영화의 포문을 열게 될 '승리호'는 2092년을 배경으로,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등 전작을 통해 새로운 세계관과 차별화 된 감독의 색깔을 명확히 보여준 조성희 감독의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주목 받았다. 10년 전 친구와의 사적 자리에서 나눈 대화를 통해 '승리호' 초석을 다졌다는 조성희 감독은 "친구가 우주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우주 산업 폐기물을 뜻한다.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르고 굉장히 위험해서 지금도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고 가끔 사고도 발생한다. 이후 총알보다 빠른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우주 노동자를 생각했고 그것을 소재로 삼아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했다"고 운을 뗐다. 조성희 감독은 "조사를 하며 찾아보니 우주 쓰레기는 물론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직업은 많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 작품에서 다뤄졌던 소재더라. 그래서 나는 우주 노동자들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살아남을, 질긴 성향의 한국인들이 직업으로 삼으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조성희 감독과 '늑대소년'을 함께 작업했던 송중기는 당시 '승리호'에 대해 살짝 귀띔을 받았다고. 송중기는 "감독님이 'SF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말씀을 하셨지만, 우주 쓰레기 소재인 줄은 몰랐다. '재미있는 우주 활극이다' 정도로만 감독님께 들었고 나 역시 그땐 '재미있겠다'고만 생각했다. 몇 년 후 디테일한 내용이 추가되면서 더 큰 신선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최초' 타이틀은 따냈지만 그렇기에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아시아의 할리우드라 불리울 정도로 놀라운 'K 무비'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한국영화는, 최근 자본과 장르의 끝판왕이라 표현되는 SF로 눈을 돌리며 과감한 시도를 현실화 시키고 있다. '승리호'는 그 선봉에서 본격적인 출항을 알리며 한국 SF 신기원을 열게 될 전망. 결과물을 두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 '모 아니면 도' 반응은 팽배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배우들은 '한국 최초 우주 SF 영화'라는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 지점이 '승리호'를 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는 속내다. 송중기는 "한국에서 우주 SF 장르에 도전한다는 점이 제일 많이 끌렸다"고 밝혔고, 김태리도 "'한국 최초 우주 영화에 내가 한 부분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말했다. 근 몇 년간 사생활 이슈로 대중과 소통했던 송중기는 3년만에 거대 작품을 들고 스크린으로 복귀, 관객과 인사한다. 이번 영화에서 송중기는 '승리호 조종사' 태호로 분한다. 태호는 전직 UTS 기동대 에이스 출신으로 작전 중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겪고 모든 것을 빼앗긴 후 승리호의 조종사가 된 인물이다. 한순간 바닥으로 떨어진 그는 돈을 모아 꼭 해야할 일이 있는 듯,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달려든다. 뛰어난 잔머리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한 나름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송중기는 "태호를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적합한 단어는 사실 '구멍난 양말'이다. 돈이 없다는 뜻이다. 굉장히 지질하고, 돈이 없기 때문에 돈 되는 일이면 뭐든 찾아 한다. 냉정하고 냉철하고 잔머리를 잘 굴리지만 속 깊은 면모도 있다. 기본적으로 차가운 인물이라 영화의 톤앤매너가 태호로 인해 자칫 차갑게 비춰지지 않을까 싶어 일부러 재미있게 띄우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충무로 신데렐라로 화려하게 데뷔한 후 단 한번의 실패없이 승승장구 중인 김태리는 '승리호 리더' 장선장 역할을 맡아 파격 변신을 꾀한다. 올백 단발과 선글라스, 레이저 건을 겨누는 위풍당당한 모습은 새로운 김태리의 얼굴을 확인케 한다. 승리호의 실질적 브레인이자 전략가 장선장은 나이는 가장 젊지만 비상한 두뇌와 남다른 리더십을 자랑하는 인물. 한때 악명 높은 우주해적단의 선장이었지만 신분을 바꿨다. 늘 술에 절어 막말은 기본, 안하무인의 성격 탓에 승리호 선원들은 물론 거친 우주노동자들도 혀를 내두른다. 김태리는 "여성으로서 선장 타이틀을 달았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렸다. 개성 넘치지만 어떻게 보면 단순한 캐릭터인데 그 안에 따뜻함이 있다. 장선장의 비주얼은 이미 감독님 머릿 속에 있었기 때문에 나는 적응만 하면 됐다. 뛰어난 두뇌를 자랑하는 인물이지만 클리셰적으로 완벽하게 표현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완벽하지 않은,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고 사람 냄새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1000만 대세' 배우이자 충무로 대표 신스틸러에서 주연으로 급부상한 진선규는 왕년 갱단 두목으로 도끼 하나로 지구를 주름잡았지만 지금은 '보잘것없는 박씨'로 불리는 '승리호 제어기' 타이거 박을 연기했다. 선원들에게는 하찮은 취급을 당하지만, 승리호의 중심 엔진실에서 온몸으로 쉴 새 없이 펌프질하는 중노동 심장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전신에 그려진 문신과 독특한 드레드 헤어, 트레이드 마크인 티타늄 도끼까지 개성 넘치는 룩을 입은 타이거 박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외모를 지녔지만 누구보다 천성이 착한 마음과 양심을 가졌다. 진선규는 "공연할 때 과학자 역할을 맡으면서 우주 쓰레기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다. 이번 시나리오에 그대로 담겨 있어 신기했고 덥석 '하겠다'고 했다. 첫 리딩 때 한국 사람보다 외국 사람이 더 많아 '할리우드 영화에 캐스팅 된 것 같지 않니?'라는 말도 했다"며 "10시간 넘게 투자한 레게 스타일 때문에 4개월간 머리를 감지 못했지만 즐거웠다. 후려치고 내려찍고 올려까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얼굴없는 히든카드. '승리호'의 성패는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재활용 센터에서 장선장이 업어와 업동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로봇은 헤드라이트처럼 빛나는 눈, 쭉 뻗은 기계 팔, 다리로 우주쓰레기를 향해 던지는 작살 솜씨가 일품이다. 우주복을 입어야 하는 인간들과 달리 기동성 또한 최고다. 회계담당이기도 한 업동이는 평생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으지만 언제나 무일푼. 잔소리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승리호 최고 분위기 메이커다. 흥미로움의 최고치를 찍고 있는 업동이는 충무로가 사랑하는 배우 유해진이 모션 캡처로 연기해 신뢰를 더한다. 한국영화 최초 로봇 모션 캡처 연기에 도전한 유해진은 모션 캡처 장비를 몸에 달고 움직임뿐만 아니라 목소리 연기까지 직접 소화했다. 로봇이지만 장래희망과 권태, 희로애락 등 선명한 감정을 가진 업동이는 유해진이 최종 생명력을 불어 넣은 캐릭터. 유해진에 의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유해진표 업동이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유해진은 "업동이는 투머치토커다. 작살 활용을 잘해 작살로 우주에 버려진 폐기물을 끌어온다. 그런 궂은일 많이 하니 잔소리도 많다. 근데 귀엽다. 다른 캐릭터는 의상을 거의 한벌 입는데 업동이는 엄청 많이 갈아입었다. 업동이 꿈이 패션과 관계가 있기도 하다. 겉치장 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며 "처음엔 목소리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생명력을 넣고 싶어 모션 연기까지 도전했다. 시너지 효과도 원했다"고 고백했다. 유해진이 업동이로 캐스팅 된 후 소리를 질렀다는 송중기는 "너무 좋았다. 업동이가 살아 숨 쉴 것 같았고, 업동이 덕분에 영화 자체가 활기찰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현장 분위기도 좋았는데 그 중신에는 늘 해진 형님이 계셨다. 아이디어도 많아 우리는 열심히 피드백 하면서 즐겁게 찍었다. 각자 걱정도 많았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형님 덕분에 웃으며 촬영할 수 있었다"고 진심을 표했다. '승리호'는 스틸, 영상 등 사전 자료를 공개할 때마다 '스타워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등 할리우드 유명 SF 영화나 히어로물과 끊임없이 비교되고 있다. 약 250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자하면서 힘을 잔뜩 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형 SF물'이라는 차별화를 위해 한국영화 특유의 구수한 사람냄새를 주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으로 차용했다. 한국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할 것이라는 나름의 계산이다. 조성희 감독은 "'승리호'는 고증보다 상상력에 바탕을 뒀다. 지금과는 분명히 다른 세상을 그리고 있지만, 그 속의 인물들은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승리호에 탑승한 인물들은 이주 노동자 같은 신분이다. 대출 이자금과 공과금을 걱정하고 된장찌개에 쌀밥을 먹는다. 근사한 초능력 수트를 입은 할리우드 영웅들이 아닌, 한국의 서민들이 우주선을 타고 날아다닌다. 우리 영화의 가장 큰 개성이다"고 자신했다. 송중기는 "할리우드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SF 영화에서, 첨단 우주선은 아니지만 한글로 '승리호'라 적혀있고 태극기가 붙어있는 우주선을 상상했을 때 많이 소름 돋았다. 우주 영화에 한국적인 것들이 굉장히 많이 묻어나 기분이 좋았다"며 "우주 추격신 등 장면들은 관객 분들을 정신없이 휘몰아치게 만들 것 같다. 큰 화면에서 좋은 사운드로 보면 만족할 것이라 강력 추천한다"고 뿌듯해 했다. 김태리는 "상상으로만 계속돼 왔던 감독님 10년의 구상들이 이미지화 된 것 자체가 감사하다. 우주 영화라고 하면 삐까뻔쩍하고 멋진 우주복이나 엘리트 이런 것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우리 영화는 되게 구수하다. 찢어진 옷, 구멍난 양말을 주워 입으며 막말하고 다닌다. 사람사는 이야기가 들어있다", 진선규는 "할리우드 전유물이라 여겨진 장르에서 주인공이 한국 사람이라는 것 만으로도 경쟁력은 있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9월 23일 개봉일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승리호'는 추석 시즌을 정조준, 현실 피로감에 젖어든 관객들을 SF 세계로 이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메리크리스마스 2020.08.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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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최고급 스케일"…'6언더그라운드' 넷플릭스 금수저 문 자신감(종합)

예산도, 캐스팅도, 스케일도 역대 최고라는 자신감이다. 2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는 넷플릭스 '6 언더그라운드' 내한 기념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마이클 베이 감독과 이안 브라이스 프로듀서를 비롯해 주연배우 라이언 레이놀즈,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직접 참석,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가장 먼저 방한 소감에 대해 마이클 베이 감독은 "한국에 오게 돼 굉장히 기쁘다. 투어의 시작을 한국에서 할 수 있어 좋다. 한국은 5번째 방문인데 정말 멋진 곳이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안 브라이스 프로듀서는 "반겨주셔서 감사하다. 이 영화를 함께 볼 수 있어 흥분이 된다"고 전했다. 멜라니 로랑은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 함께 출연했던 출연진을 다시 만나게 된 것도 좋다", 아드리아 아리호나는 "한국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어제 한국에 와서 이미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었다. 여러 분들과 더 가깝게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언 레이놀즈 "또 만나 뵙게 돼 반갑다. 서울에 올 때마다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방한도 기대를 많이 하고 왔다"며 "하지만 이번엔 '복면가왕'에 출연하지 못하게 돼 아쉽다. 그래도 넷플릭스 '6 언더그라운드'로 찾아 왔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근육질의 남성스러우면서도 스케일 큰 액션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6 언더그라운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과거의 모든 기록을 지운 여섯 명의 정예 요원, 스스로 고스트가 된 그들이 펼치는 지상 최대의 작전을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죽음을 위장해 세상에 없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 고스트 팀은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오직 숫자로 불리우며 제약도, 한계도 없이 목표만을 쫓는 최정예 작전팀이다. 무엇보다 '6 언더그라운드'는 액션 블록버스터의 레전드 마이클 베이 감독이 넷플릭스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지난 20여 년간 할리우드 액션 장르의 새 역사를 쓴 스타 감독이다. '아마겟돈' '진주만'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온 '트랜스포머' 시리즈까지 규모감 넘치는 블록버스터 액션의 선구자이자 진정한 액션 마스터로 평가받는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고스트는 귀신이다. 하지만 진짜 죽어서 유령이 된다는 것은 아니다.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 자신의 과거를 더 이상 추적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고스트가 된다"며 "이들은 '악한 이들을 처단하겠다'는 뜻을 품고 전 세계를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팀플레이를 펼친다"고 설명했다. '데드풀' 시리즈로 글로벌 슈퍼스타로서 정점을 찍은 할리우드 대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번 작품에서 팀원들끼리조차 서로를 숫자로 부르는 등 철저한 '익명의 정예요원 팀'을 이끄는 미스터리 리더 역할을 맡았다. 막대한 재산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비밀리에 전 세계에서 전문가들을 모집하고, 그들 못지않은 격투와 사격 실력으로 리더의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내가 맡은 역할은 억만장자 기업가인데 어떤 상황들로 인해 삶의 방향을 잃었다가 새로운 의미를 찾는 인물이다. 뉴스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독재자 치하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동족을 살해하면서 권력을 이어가는 악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갖고 있는 돈을 활용해 팀을 꾸려 세상과 싸우자'는 뜻을 품는다. 세상의 부정 등을 없애는 정의 추구 프로젝트를 이끈다"고 말했다. 이어 "세트 밖에서도 리더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 이전에 내가 직접 제작을 한 영화는 제작자 겸 배우였기 때문에 리더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오로지 배우로서, 팀원으로서 임했다. 그것이 나에게는 특별한 권한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마이클 베이 감독님이 예술적 방향성 뿐만 아니라 정신적 부분에서도 리더 역할을 잘 해주셔서 일관성있는 연기를 소화할 수 있었다. 배우 사이에서 리더 역할을 꼽자면 멜라니 로랑이다"고 귀띔했다. 그가 불러 모은 각 분야의 전문 요원들은 멜라니 로랑,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벤 하디, 아드리아 아르호나, 데이브 프랭코, 코리 호킨스가 열연했다. 멜라니 로랑은 누구보다 냉철하고 침착한 전직 CIA 요원이자 총기와 격투에 능한 캐릭터로 걸크러시 매력을 뽐낸다.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는 콜롬비아 카르텔 출신의 살상 전문가로 팀원 중 가장 능글맞은 성격을 자랑하며 팀의 행동강령에 맞지 않는 엉뚱한 행실로 웃음을 자아낸다. 아드리아 아르호나는 의사 출신으로 팀원들의 응급 수술을 집도하고 적진에 선발대로 침투하는 등 멀티플레이어 활약상을 펼친다.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드러머 로저 테일러로 국내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벤 하디는 뛰어난 스카이워커로 주로 적진에 미리 침투하거나 정찰하는 역할을 맡아 피렌체 두오모 성당부터 홍콩의 고층 건물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심장 쫄깃한 스릴을 선사한다. 꽃미남 배우 데이브 프랭코는 짜릿한 카액션을, 코리 호킨스는 누구보다 뛰어난 실력의 스나이퍼로 분했다. 멜라니 로랑은 "냉철한 캐릭터고, 항상 사랑스럽지만은 않은 캐릭터다. 그렇다고 상처가 없지도 않다. 다른 캐릭터와 차별점이라면 내 캐릭터는 자기 자신에 실망한 부분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에 대한 변화를 가져 오려고 하고, 그것이 매력 포인트라 생각한다. 냉철하게 총을 쏘지만 흥미로운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직 의사 출신으로 팀에 합류하는 아드리아 아르호나는 "내가 연기한 인물은 열정 넘치는 여성이다. 남들을 돕고 살리는 것에 의미를 느낀다. 나는 캐릭터를 볼 때 공감에 많은 중점을 두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역할은 너무도 이해하기 쉬웠다. 팀원드을 만나자마자 마음을 활짝 열었다"며 "또한 많은 영화에서 터프하게 그리는 여셩들은 많은데 강하게 그리는 여성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는 여성 캐릭터를 강하게 그려 좋았다"고 덧붙였다. '6 언더그라운드'는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액션신을 자랑한다. 자동차 추격신을 오프닝으로 육해공을 아우르며 돈 냄새 풍기는 액션을 완성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하이라이트 액션은 아무래도 피렌체 도시 촬영을 설득하는 일 아니었나 싶다. 1200년간 그런 촬영을 허락해 오지 않은 도시다. 상당히 많은 힘이 들어갔다"고 자신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내가 25년째 배우 생활을 하고 있다. 근데 이런 압도적인 스케일은 나도 처음이다"며 혀를 내두르더니 "요즘 많은 영화들이 CG에 의존하는데 우리 영화는 이정도 스케일의 액션 영화인데도 로케이션을 직접 진행했고, 많은 스턴트맨들이 활약했다. 최근 업계에서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스턴트맨들의 노력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진심을 표했다. 또 "액션은 모든 신이 재미있었다. 차 추격전도 좋았고, 보트신, 홍콩신 다 즐거웠다. 액션신이었지만 재미있게 찍을 수 있었다. 액션을 좋아하고 액션을 보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즐겁게 찍었다"며 "다만 나이가 40줄에 들어서 그런지 손으로 싸우는 부분은 힘들더라"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멜라니 로랑은 "액션신은 정말 피곤했다. 첫 촬영신이 차 추격신이었는데 출연진을 이렇게 처음 대면하는 것이 특이했다. 실제 거리에서 촬영했고, 어느 액션신에서도 본적없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한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아, 이런 식으로 5개월이 지나겠구나' 싶더라"고 읊조렸다. 아드리아 아르호나는 "나도 차 추격신이 가장 기억에 남고 그만큼 어려웠다. 차에 갇힌 채 엄청난 속도로 운전하면서 연기까지 해내야 했다. 정신이 없었지만 재미있으면서도 신나는 경험이었다. 차 바로 앞에서 감독님이 직접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신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사상 초유 스케일을 자랑하는 '6 언더그라운드'는 13일 넷플릭스 190여 개국 1억5800만 계정을 통해 동시에 공개된다. "아시다시피 난 빅스크린, 빅스케일에 익숙한 사람이다"고 운을 뗀 마이클 베이 감독은 "하지만 우리는 변화를 맞이했고, 특히 지난 3~4년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야 한다. 요즘엔 콘텐츠를 다른 방식으로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 경험 자체가 어느 부분에서는 죽어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하지만 넷플릭스가 엄청난 투자를 했고, 넷플릭스는 무언가를 답습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넷플릭스 덕분에 놀라운 캐스팅을 바탕으로 훌륭한 영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스크린의 아쉬움은 TV를 큰 걸 사면 어떨까 싶다"고 추천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넷플릭스에도 변화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학생이 된 느낌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기자회견 내내 라이언 레이놀즈는 시종일관 특유의 잔망스러운 성격을 내비쳐 현장의 분위기를 진두지휘했다. 지난 내한 당시 '복면가왕'에 출연해 불렀던 '투머로우~'를 열창하는가 하면, 빠르게 자신의 말을 전하는 통역사를 향해 여러 번 "아임 쏘 쏘리~"를 외치며 "내가 말을 길게 해 말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변치않은 라이언 레이놀즈의 능청스러움을 엿보이게 했다. 한편 프레스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공식 내한 일정을 소화하는 '6 언더그라운드' 팀은 이날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 1관에서 진행되는 그린카펫을 통해 국내 관객들을 직접 만난다. 또 '데드풀'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라이언 레이놀즈는 SBS '런닝맨'에 출격, 지난 내한 당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던 MBC '복면가왕'에 이어 한국 예능 프로그램 도장깨기를 펼칠 전망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김진경 기자 2019.12.0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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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신파나 억지 메시지 결말, 거부감 들어"

이제는 동명이인인 배우 만큼이나 유명해졌다. 영화 '극한직업'으로 극장가 관객을 '싹쓸이' 중인 영화감독 이병헌의 이야기다.'극한직업'은 마약한 형사 5인방이 수사를 위해 잠복한 치킨집이 얼떨결에 맛집으로 소문나며 벌어지는 엉뚱한 사건들을 그린다. '스물'·'바람바람바람' 후 이병헌 감독의 세번째 작품. 지난 26일까지 개봉 4일 만에 21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1281만 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한 '7번방의 선물(이환경 감독)'과 같은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영화에서 류승룡·이하늬·진선규·이동휘·공명 5명의 배우 모두 제자리에서 이 감독이 설계한 캐릭터대로 움직인다. 지휘봉을 잡은 이병헌 감독은 다섯 악기를 잘 조율해 연주한다. 시나리오의 각색을 맡은 이 감독은 말맛을 살려 수다의 티키타카를 그려낸다. 첫 도전이라는 액션신도 흠 잡을 데 없는 결과물을 만들었다.충무로에서 말맛 코미디의 대가로 이름을 높인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이 마무리될 때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첫 TV 미니시리즈인 JTBC '연애가 체질'을 연출한다. 쉬지 않고 일하는 그는 걸으면서도, 대화하면서도, 술을 마시면서도 창작의 영감을 얻는다. -시원한 'OK' 사인이 없어서 같이 일하기 힘든 감독으로 유명하다."하지 않으려고 안 한 게 아니다.(웃음) 표현 자체가 워낙 (없는 편이다). 딴에는 엄청나게 크게 한 건데. 조금 더 리액션을 하려고 했는데. 다른 감독님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가. 하하하."-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있나."첫 시퀀스다. 추격신이었는데, 그 시퀀스를 맛깔나게, 우리 영화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정말 재미있게 뽑아내고 싶었다. 그런데 하필 그때 111년만의 폭염이 왔다. 서 있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추격신은 굉장히 많은 카메라와 테이크로 만들어내는 것인데, 굉장히 제한된, 필요한 컷만 정확한 콘티를 짜서 찍어야했다. 감독의 눈으로 결과물을 보면 어설프다. 아쉬웠다."-첫 시퀀스에서 이하늬의 볼살이 사정없이 흔들리며 웃음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여배우로서 쉽지 않은 것이었다."당연히 (허락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웃음) 찍으면서도 '이래도 되나.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했다. 볼살이 떨리지 않게도 찍어봤지만, 지금 버전이 더 인간적이고 재미있다는 평들이 모여 결국 결과물이 나온 거다. 찍을 대도 엄청 웃었다." -여성 캐릭터를 소비하는 방식이 다른 형사물과는 전혀 다르다."그 부분에 굉장히 신경쓰며 작업했다.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 자유로워질 시나리오 상태는 아니었다. 여자 형사에 대한 전형성이 있지 않나. 거기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거 같은 한계를 느꼈다. 그런데 이하늬가 나타난 거다. 이하늬를 캐스팅하니 그 배우로서 그냥 유니크해졌다. 이하늬라는 사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액션신을 처음 연출했다고."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배우들이 잘해줬다. 예상보다 고퀄리티로 나왔다. 처음 해보는 액션신이라 우려도 있었는데, 그것에 비하면 만족한다. 전에는 말로는 잘 떠드는데 액션 바보라고 스스로를 설명하곤 했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재밌더라. 다음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어떻게 하는지 알았다."-배우들의 현장 애드리브도 많았나."애드리브가 꽤 있다. 이동휘가 적극적으로 애드리브를 쳤다. 영호라는 캐릭터가 가장 대사가 적고 그 안에서는 '정상적인' 인물이라 애드리브를 많이 하려고 벼르고 있었던 것 같았다. 류승룡도 애드리브를 많이 한 편이다. 치킨집을 인수하는 장면에서 '전남편'·'예스' 등의 대사가 류승룡의 애드리브다."-쓸데없는 한국식 신파, 혹은 인위적인 메시지를 담지 않은 이유가 있나."대중적으로는 그게 더 편하고 쉬울 수는 있다. 그러나 나는 그걸 잘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거부감이 든다. 내가 싫은 걸 할 수는 없지 않나. 우리 영화에서 메시지가 아주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담백하게 건네는 편이 더 잘 전달된다고 생각할 뿐이다.">>[인터뷰 ③] 에서 계속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사진=CJ엔터테인먼트 [인터뷰①]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꼭 류승룡이어야만 했다"[인터뷰②]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신파나 억지 메시지 결말, 거부감 들어"[인터뷰③] 이병헌 감독 "차기작 JTBC '연애가 체질, 말맛 살린 로코" 2019.01.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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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회 백상상영제·택시운전사①] "관객들과 광주까지 달리고 싶었다"

'택시운전사' 진정한 영웅 광주 시민들과 1218만 관객들이 함께 한 작품이다.21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 더 부티크 104호에서는 제54회 백상예술대상 '백상후보작상영제(GV)-택시운전사' 편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모더레이터 장성란 기자의 진행과 함께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과 제작사 더 램프의 박은경 대표가 참석해 오랜만에 다시 만난 관객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지난해 8월 2일 개봉해 누적관객수 1218만6725명을 동원, 2017년 유일한 1000만 영화로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흥행성과 함께 빛난 작품성으로 하반기 각종 영화제 시상식 트로피를 싹쓸이 한 '택시운전사'를 백상예술대상도 외면하지 않았다.'택시운전사'는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장훈), 남자최우수연기상(송강호), 시나리오상(엄유나)까지 총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이미 1000만 명의 응답을 받은 영화는 확실히 달랐다. 관객들은 영화의 진정성,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1000만 호들갑'을 떨지 않았던, 그래서 개봉 이후 행사가 많이 없었던 분위기에 대한 작은 섭섭함을 표하기도 했다. 그만큼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는 뜻이다.또 모더레이터로 활약한 장성란 기자에게도 "'택시운전사'가 1200만 명의 선택을 받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는 깜짝 질문이 던져져 장성란 기자를 당황케 하기도 했다. 뒤따른 현답은 "단순히 몇 글자로 그 모든 이유를 설명할 수도, 명확한 답이 될 수도 없을 것 같다. 나보다 더 대단한 1218만 명의 선택이 이미 그 답 아닐까 싶다"는 것이었다.한편 올해로 3년째를 맞은 '백상후보작상영제'는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전 치러지는 시그니처 이벤트다.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GV)로 진행되며, 올해는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된 '박열(이준익 감독·20일)', '택시운전사(장훈 감독·21일)', '1987(장준환 감독·21일)', '남한산성(황동혁 감독·22일)', '신과 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22일)' 등 다섯 편의 영화와 감독 및 후보 배우들이 함께 한다.54회 백상예술대상은 5월 3일 오후 9시30분 서울 코엑스 D홀에서 개최된다.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JTBC와 JTBC2·JTBC4에서 생방송된다. - '백상후보작상영제' 공식 질문이다. 어떤 상이 가장 받고 싶은가.장훈(이하 장=) "어떤 상이라도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남우주연상? 하하."박은경(이하 박=) "난 감독상이 좋은 것 같다.(웃음)"- 영화를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박은경(이하 박)= "시작은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님의 수상소감 중 '김사복 씨에게 감사하다'는 한 줄이었지만, 개인적으로 해외 촬영중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용기를 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닫게 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힘든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김사복 씨가 위대해 보였다. '소시민의 작은 선의가 역사를 바꿀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라는 소재보다 먼저였던 것이 사실이다."- 분위기가 묵직해지는 중반 이전까지 밝은 분위기로 영화가 흘러간다. 그래서 더 영화를 잘 따라가게 된 것 같기도 하다.장= "만섭은 영화를 보는 관객과 똑같다. 서울 택시기사인 그는 광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역시 직접 보기 전까지는 의심을 할 뿐이다. 특히 만섭은 한국의 보통사람이기 때문에 관객들의 공감대를 더 높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캐릭터가 변하고 성장하는 단계가 부득이하지만 명확하다.장= "만섭은 밝은 인물이다. 처음에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의식이 있어서 상황을 보자마자 태도를 변화 시키지도 않는다. 피하고 도망친다. 아빠로서 딸이라는 존재가 우선이니까. 자칫 가벼울 수 있는 만섭과 광주의 싱크를 점점 하나로 맞춰 나가는 것이 힘들긴 했다.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 제작할 때의 상황과 개봉할 때의 사회적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하지만 1000만 명에 돌파했을 때도 어떤 호들갑스러운 잔치를 한다기 보다 '여전히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행사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박= "회상을 해 보면 조심스러웠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운이 따랐다는 생각도 든다. 제작할 때는 지금 정권과 달랐으니까. 탄압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검열하게 되는 것이 있더라. 영화의 흥망 자체와는 크게 상관없었을 수도 있지만 이전보다는 관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영화를 본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그리고 행사는 여름시장이다 보니 스코어가 너무 빠르게 늘어 사실상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대신 사전 행사를 굉장히 많이 진행했었다. 내가 전작 스코어 중 7만5000명이 들었던 작품도 있는데, '택시운전사'는 사전 시사만 8만 명을 진행했다. '이렇게 해도 되냐. 하는 것이 맞냐. 괜찮냐'고 물어 볼 정도였다. 그저 감사하기만 했던 시간이었다."- 군부의 폭력에 맞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군부를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은 최귀화 배우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장= "시민들과 외신기자, 택시기사에 더 집중되기를 바랐다. 지금은 시간이 지났고, 모든 부분을 평가해 그 평가된 판단으로 각각의 입장을 그리지 않나. 하지만 당시에는 누구도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디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자체를 몰랐으니까. 그래서 기능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조금 더 세심하게 세팅하려 노력했다."박= "사람이라는 것이 본래 선악이 불분명하지 않나. 삭제된 신 중 만섭이 병원에 태워다 준 임산부 남편이 사실은 기자라 광주 관련 내용의 기사를 갖다 주는데 쓰레기통에 버리는 장면이 있었다. 광주기자, 서울기자도 각각 다 다르게 행동하고 군인 역시 최귀화도 있지만 엄태구도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다양하고 선택 앞에서는 늘 머뭇거린다. 나 조차 영화를 만들면서 끊임없이 '어떤 선택을 할까' 고민해야 했다." - 마지막 추격신은 어떤 의미일까.장= "기본적으로는 영화적 설정이라 봐 주시면 될 것 같다. 당시 택시기사님들이 굉장히 많은 시민들을 위해 도움을 주신 것은 사실이다. 힌츠페터 기자님이 아닌 다른 기자님도 광주 취재를 하고 나오는데 한 고등학생이 바리게이트를 열어줬다고 한다. 그 바리게이트를 통과하고 나서 뒤돌아 보니 고등학생은 이미 죽어 있었다고 하더라. 목숨을 걸고 필름을 갖고 나온 것도 대단하지만 도움을 준 수 많은 사람들을 함께 담고 싶었다. 그게 영화적인 추격신으로 표현됐다.">> ②에서 계속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 박찬우 기자 2018.04.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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