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중앙 수비수만 넷, 독일 ‘장벽 수비’로 호날두 잡았다
192.3cm. 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 포르투갈전에 나선 독일 대표팀의 포백 평균 신장이다. 수비진을 모두 거인들로 꾸린 독일은 17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에 위치한 아레나 폰테노바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G조 조별예선 1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도 잘 해줬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과 수비진의 공이 가장 크다"고 칭찬했다. 독일은 변칙 전술을 들고 나왔다.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페어 메르테자커(아스널)와 마츠 훔멜스(도르트문트)를 중앙 수비에 두고, 좌우 측면 수비수에는 베네딕트 회베데스(샬케)와 보아텡을 선발 출전시켰다. 중앙 미드필더로 보직 변경한 필립 람(바이에른 뮌헨)을 대신할 보아텡의 출전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 하지만 빠르고 발재간이 좋은 신예 에릭 두엄이나 좌우 측면 모두 가능한 케빈 그로스크로이츠(이상 도르트문트) 대신 센터백 출신의 회베데스(샬케)의 등장은 의외였다. 회베데스와 보아텡 모두 소속팀에서 중앙 수비수로 뛰는 선수들이다. 뢰브 감독이 중앙 수비수로 포백을 꾸린 이유는 수비에 올인하기 위해서다. 뢰브 감독의 작전은 들어맞았다. 스피드에서 떨어질 거란 우려가 있었지만 중원으로 진출한 람의 수비지원을 받으며 발이 느린 약점을 보완했다. 특히 호날두에게 고전이 예상됐던 오른쪽 수비수 보아텡은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호날두에게 오는 패스를 태클과 몸싸움을 차단했다. 이날 호날두는 양팀 선발 선수를 통틀어 가장 적은 볼터치(44회)를 기록했다.공을 갖고 있지 않은 호날두는 위협적이지 않았다. 전반 중반 이후 포르투갈은 호날두 중심의 왼쪽 공격을 포기하고 오른쪽의 루이스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통해 공격을 전개했다. 거대한 '장벽'을 이룬 독일의 포백은 1대1 대인방어보다는 협력 수비를 통해 호날두와 루이스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기술 좋고 날렵한 공격수들을 압도했다. 독일은 90분 동안 두 가지 수비전술을 펼칠 수 있다. 양 측면에 빠르고 발 재간이 좋은 전문 풀백들을 투입해 활발한 오버래핑을 앞세운 공격 축구를 펼칠 수 있다. 상대 전술에 따라선 중앙 수비수들을 측면에 배치해 강한 압박 수비도 가능하다.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에 따르면 람은 "우리 수비는 다양한 기능이 있다. 오늘 경기 내용에 만족한다"고 밝혔다.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4.06.17 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