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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안정환의 충언 "벤투호, 빌드업만으론 본선 경쟁 어렵다"

“늘 해왔던 이야기지만,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이 고집하는 빌드업(build-up·패스워크 위주로 볼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 전술은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선 활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수준 높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여러 가지 전술이 필수적이다.” 한국 축구 레전드 안정환(46) 해설위원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한 축구대표팀 후배들을 응원하면서도 ‘이대로는 힘들 수 있다’며 쓴 소리를 냈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세 차례(2002·06·10) 밟은 경험에서 우려나온 충언이다. 안 위원은 지난 25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안정환 19’를 통해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 한국과 만날 H조 상대팀(포르투갈·우루과이·가나) 전력을 분석한 영상을 공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한국은 오는 11월24일에 우루과이(13위)와 본선 H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후 28일에 가나(60위), 12월 3일에 포르투갈(8위)를 잇달아 상대한다. 안 위원은 벤투호 전술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는 빌드업 전술이 무조건 먹힌다. 상대팀에 비해 한국의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 언급한 그는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어렵다. 우루과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정상적인 빌드업이 이뤄질지 확신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위원의 우려는 월드컵 본선에서 우리와 상대할 나라들이 볼 키핑 능력과 기술적인 부분에서 앞선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빌드업 위주의 경기 방식을 유지하려면 볼 점유율 싸움에서 앞서야 한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볼 점유율을 포기하는 대신 역습 위주의 많이 뛰는 축구로 경쟁해왔다. 벤투호 전술·전략과 관련해 ‘플랜B’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술적 다양성이 부족하다보니 상대가 강하게 압박할 때, 또는 밀집수비로 버틸 때 고전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전자의 상황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안 위원은 “월드컵 본선에서는 (상대와 상황에 맞는) 다양한 전술이 필요하다. 벤투 감독이 전술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까다로운 팀으로는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꼽았다. 안 위원은 “중앙미드필더를 중심으로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뛴다. 남미 팀답지 않게 조직력이 잘 다져진 특징도 있다”면서 “움직임이 좋은 다르윈 누네스(22·벤피카)가 우리 수비수들을 괴롭히고, 베테랑 루이스 수아레스(35·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에딘손 카바니(35·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나란히 투톱으로 나서면 무서울 것이다. (전성기를 넘겼어도) 축구에서 이름값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16강행 분수령으로 꼽은 경기는 가나와 2차전이다. “아프리카 팀은 독특하다. 분석하기 까다롭다. (귀화 준비 중인) 이중국적 선수들이 가나대표팀에 합류할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언급한 그는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가든 가나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개인 능력이 좋은 만큼 조직력으로 깨야한다. 1차전 상대로 만났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안 위원은 “후배들에게 어려운 주문이 될 수 있지만, 16강 진출로 만족해선 곤란하다. H조 1위로 올라가야 한다”면서 “1위가 아니라면 16강에서 매우 높은 확률로 브라질을 만날 수 있다. 브라질은 월드컵 우승을 생각하는 팀”이라 언급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4.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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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탈락 베스트11 모아보니, 우승 후보 부럽잖네

조 추첨식과 함께 카타르월드컵 본선 대진과 일정이 모두 결정된 가운데, 자국 대표팀의 중도 탈락으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월드클래스 축구 스타들도 함께 주목 받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8년(러시아)에 이어 2022년(카타르)까지 3회 연속 본선 무대에 도전하는 토트넘과 대한민국의 간판 골잡이 손흥민(30)은 어쩌면 천운을 타고난 선수인지 모른다.영국 스포츠매체 스카이스포츠가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 소속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정한 ‘본선행 탈락자 베스트11’의 면면은 세계축구 올스타 팀으로 소개해도 손색이 없다.최전방 공격 조합부터 월드클래스다.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잉글랜드 명문 리버풀에서 활약 중인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29·이집트)와 도르트문트의 ‘북유럽 괴물’ 엘링 홀란드(21·노르웨이), 살라의 공격 파트너 루이스 디아스(25·콜롬비아)가 나란히 선다. 올 시즌 세 선수가 정규리그와 컵 대회를 통틀어 터뜨린 득점포는 도합 53골에 달한다.중원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삼총사가 포진한다. 아스널의 마르틴 외데고르(23·노르웨이), 브라이턴의 이브 비수마(25·코트디부아르), 첼시의 조르지뉴(30·이탈리아)가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수비진은 ‘빗장 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 선수들이 주축이다. 수비수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29·AS로마)와 레오나르도 보누치(34·유벤투스),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23·파리생제르맹)가 이름을 올렸다. 모두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에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끈 주역들이다. 여기에 스웨덴 출신 센터백 빅토르 린델뢰프(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오스트리아산 측면 수비수 데이비드 알라바(29·레알 마드리드)가 가세했다.독일 축구통계 전문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가 집계한 11명의 이적시장 가치 총액은 5억8900만 유로(7920억원)에 이른다. 최고 몸값 선수는 1억5000만 유로(2020억원)를 인정받은 홀란이다. 살라도 1억 유로(1345억원)로 1000억원대를 훌쩍 넘겼다. 몸값이 가장 낮은 35살 베테랑 보누치도 800만 유로(107억원)에 달한다.탈락자 베스트11은 통상 23~25명으로 구성한 각국 대표팀 엔트리 몸값 총액과 견줘도 세계 8위에 해당한다. 네덜란드(5억8950만 유로·7930억원)와 거의 비슷하고 이탈리아(5억8600만 유로), 아르헨티나(5억8550만 유로)를 뛰어 넘는 액수다.송지훈 기자 2022.04.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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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의 월드컵 본선행 좌절, 나이지리아 팬들의 분노

아프리카의 축구 강호 나이지리아가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분노한 축구 팬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난장판을 만들었다.나이지리아는 30일 치른 가나와 카타르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라이벌 가나와 1-1로 비겼다. 전반 10분 만에 상대 미드필더 토마스 파티에게 먼저 실점한 뒤 전반 22분 윌리엄 트로스트 에콩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지만, 스코어를 뒤집지는 못했다. 지난 26일 열린 원정 1차전 0-0에 이어 또 한 번의 무승부.승점과 골득실이 같을 경우 원정 다득점을 우선하는 원칙에 따라 가나가 최종 승리하면서 홈팀 나이지리아는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놓쳤다. 나이지리아가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는 건 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16년 만이다.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분노한 나이지리아 축구팬들로 인해 경기장은 엉망이 됐다. 홈 관중들은 그라운드로 물병을 집어던지기 시작하더니 관중석 의자를 불태우고, 그라운드로 난입해 양 팀 벤치를 부수고 골대를 넘어뜨렸다. 그라운드 주변에 세운 A보드 광고판도 박살이 났다.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영국 매체 스포츠바이블은 “일부 흥분한 팬들이 그라운드에 뛰어들었다. 급히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양 팀 선수단과 원정 팬 및 이들을 보호하는 자국 경찰도 공격했다”면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한동안 이어졌다. 경기장 밖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온 나라가 분노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022.03.30 09:07
축구

벤투호 최고 승률? 손흥민 최다골? 이재성에 물어봐

축구대표팀이 29일 밤 10시45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중동의 복병 UAE다. 일찌감치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지만, 조 1위 수성과 최종예선 무패 마감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다. 키 플레이어는 전술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 ‘마에스트로’ 이재성(30·마인츠)이다.이재성은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서 1.5진급 공격 자원이다. 넘버원 플레이메이커로 일찌감치 낙점 받은 황인범(26·루빈 카진)의 대체재 또는 보완재 역할을 맡았다.이란전을 통해 이재성은 ‘주인공’ 역할을 맡아도 충분히 제 몫을 해내는 선수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황인범의 발가락 부상으로 잡은 선발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벤투호의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해 11년 만의 이란전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추가 시간 손흥민(30·토트넘)의 선제골, 후반 18분 김영권(32·울산)의 추가골이 모두 이재성을 거쳐 나왔다.전술적으로는 2선의 권창훈(28·김천)과 3선의 정우영(33·알사드) 사이를 오가며 중원에서 폭넓게 움직였다.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공간 침투에 집중한 권창훈과 달리 패스의 길목 역할까지 도맡으며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조율했다.경기 후 이재성은 “강호 이란과의 승부인 만큼 부담도 컸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면서도 “뛰지 못하는 선수들 몫까지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권)창훈이와 오랫 동안 발을 맞춰와 협력 플레이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팬들의 시선도 확 달라졌다. 이재성은 지난해 10월 이란과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1-1무) 당시 심각한 악플 테러를 당했다. 손흥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지만, 실책성 플레이로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선수 자신이 “살면서 이렇게 많은 욕을 먹은 건 처음”이라 토로할 정도로 무차별적 비난에 시달렸다.5개월 만에 다시 만난 이란을 상대로 이재성은 별명(축구 도사)에 어울리는 수준 높은 플레이를 선보여 다시금 박수갈채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말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가 발표한 랑리스트(랭킹리스트)에서 ‘내셔널 클래스’ 부문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정된 경쟁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UAE전에서 이재성은 벤투호 ‘승률 제조기’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한국은 현재 최종예선 9경기서 7승2무로 승률 78%를 기록 중이다.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최종예선 시스템을 적용한 1990 이탈리아 대회 이후 가장 높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당시 작성한 종전 최고 기록(75%·8전 6승1무1패)을 뛰어넘었다. UAE전에서 벤투호가 이기면 승률이 80%로 올라가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비기거나 지면 70%로 내려가 역대 2위가 된다.이재성은 주장이자 동갑내기 친구 손흥민의 ‘기록 도우미’ 역할도 자처했다. 이번 대회 4골을 넣은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대회(1골)와 2018년 러시아 대회(1골)를 합쳐 월드컵 최종예선 무대에서 총 6골을 기록 중이다. 1998년 프랑스 대회 최종예선에서 7골을 몰아친 최용수 강원FC 감독에 이어 역대 2위다. UAE전에서 2골 이상을 터뜨리면 신기록의 주인공이 된다.한국이 다음달 2일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을 앞두고 사실상 포트3 진입을 예약한 건 UAE전 기록 사냥의 부담감을 줄일 호재다. 월드컵 조 추첨식은 32개 본선 진출국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기준으로 1~4번 포트에 8팀씩 나눠 배치한 뒤 각 포트에서 한 팀씩 뽑아 8개 조를 구성한다. 상위 포트에 이름을 올릴수록 수월한 상대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벤투호는 지난 24일 난적 이란을 2-0으로 완파하며 포트3 합류 가능성을 대폭 높였다.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들은 “카타르월드컵 조 편성에 사용할 3월 FIFA랭킹은 오는 31일에 공개하지만, 한국은 실시간 랭킹 포인트 집계 결과 29위에서 27위로 두 계단 오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경우 본선 참가국 중 20위 안팎에 해당돼 포트3 기준(16~23위)을 무난히 충족할 전망이다.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3.28 14:21
축구

36년 만의 월드컵 본선행, 축구 변방 캐나다는 지금 눈물바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 전체가 눈물바다로 변했다.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뿐만 아니라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도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축구 변방’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월드컵의 주인공으로 당당히 초대 받기까지 걸린 세월은 무려 36년. 기다림이 길었기에 감격이 더 컸다.북중미의 ‘축구 변방’ 캐나다가 카타르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28일 캐나다 토론토의 BMO 필드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2022 카타르월드컵 북중미 최종예선 13차전에서 4-0 완승을 거둔 결과다. 이날 승리로 최종예선 무대에서 8승(4무1패)째를 거둔 캐나다는 승점을 28점으로 끌어올려 선두를 질주했다. 2위 미국과 3위 멕시코(이상 22점), 4위 코스타리카(19점) 등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마지막 두 경기를 남기고 최소 3위를 확보한 캐나다는 1~3위에게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 세 장 중 한 장을 확보했다. 총 8개 팀이 참여하는 북중미 예선은 1~3위 팀이 자동으로 본선에 진출하고 4위는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나선다.캐나다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건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36년 만이다. 당시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터라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조별리그서 3전 전패로 탈락했다.이후 꾸준히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멕시코, 미국,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등 전통의 강호 사이에서 조연 역할에 그쳤다.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도 본선 진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12위 멕시코, 13위 미국 등 경쟁자들의 아성이 견고하게만 보였다.새 역사를 쓴 건 간판스타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타존 뷰캐넌(클럽브뤼헤)조너선 데이비스(릴), 아티바 허친슨(베시크타슈) 등 유럽 무대로 진출해 경험과 기량을 키운 이른바 ‘황금세대’의 활약 덕분이다. 2026년 월드컵 유치(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개최)와 맞물려 대표팀의 국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한 캐나다축구협회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이기도 하다.캐나다는 최종예선에서 선두를 질주하는 동안 미국과 멕시코에게도 나란히 1승1무씩을 기록하며 지지 않았다. 캐나다의 FIFA랭킹은 33위다. 경쟁자들에 비해 한참 낮지만, 자국 축구 역사를 통틀어 최고 순위다.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역사적 순간, 캐나다의 간판스타 겸 리더인 데이비스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그는 트위치에서 실시간으로 개인 방송을 진행하며 TV로 경기를 지켜보다 감격에 찬 목소리로 환호했다.데이비스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 중인 월드클래스 측면 수비수다. 지난 2020년 유럽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것을 비롯해 분데스리가(3회 우승), 포칼(컵대회·2회), 수퍼컵(2회), 유럽축구연맹(UEFA) 수퍼컵(1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1회) 등 다양한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했다.하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선 A매치에서는 웃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올해 초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심근염 증세를 보여 경기 출전을 멈추고 재활 중인 그에게 월드컵 본선행 소식은 그 무엇보다도 반가운 선물이 됐다.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3.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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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서 '토트넘 동문회' 열린다, 손흥민과 친구들 월드컵행

카타르에서 ‘토트넘 동문회’가 열린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 32개국 중 19개국이 출전을 확정한 가운데, 손흥민(30)을 비롯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주축 선수들도 잇따라 카타르행 티켓을 예약하고 있다. 새벽 잠을 설쳐가며 손흥민 경기를 챙겨보는 한국 팬들은 올겨울 카타르월드컵에서도 친숙한 토트넘 선수들을 볼 수 있다.한국은 지난달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 중 8경기만 치르고도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득점 공동 1위(4골) 손흥민이 한국의 조 선두(7승2무)를 이끌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란전(24일) 골 소식을 전하며 “우리의 (등번호) 7번. 소니의 22m 슛은 이란 골키퍼가 잡기에 너무 뜨거웠다”고 했다. 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두바이에서 열리는 아랍에미리트와 최종예선 최종 10차전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유럽 예선 각 조 1위 10팀이 본선에 직행했는데, ‘손흥민의 영혼의 파트너’ 해리 케인(29)은 잉글랜드의 7회 연속 본선행을 이끌었다. 유럽 예선 득점 선두(12골) 케인이 잉글랜드를 I조 1위(8승2무)에 올려 놓았다. ‘삼사자 군단 주포’ 케인은 27일 스위스와 평가전에서 후반 33분 페널티킥 골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케인은 A매치 49호골로, 보비 찰튼과 잉글랜드 역대 A매치 최다골 공동 2위가 됐다. 1위 웨인 루니(53골)과 불과 4골 차로, 카타르월드컵에서 대기록을 깰 수도 있다.토트넘 주전경쟁에서 밀린 스티븐 베르바인(25)은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는 핵심 공격수다. 멤피스 데파이(바르셀로나)와 공격을 이끌며 네덜란드(G조 1위, 7승2무1패)를 8년 만에 월드컵으로 이끌었다. 베르바인은 27일 덴마크와 평가전에서도 멀티골을 몰아쳐 4-2 승리를 이끌었다.토트넘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27)는 중원을 누비며 덴마크의 유럽 예선 F조 1위(9승1패)에 기여했다. A매치 137경기 출전에 빛나는 토트넘 골키퍼 위고 요리스(36)는 프랑스의 유럽예선 D조 1위(5승3무)를 지켜냈다.토트넘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25)는 지난 25일 우루과이 유니폼을 입고 페루전 1-0 승리에 기여했다. 남미예선은 4위까지 본선 직행권이 주어지는데, 우루과이는 4위(7승4무6패)를 확보했다. 토트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24)는 아르헨티나가 2위(11승5무)에 오르는데 힘을 보탰다. 토트넘 수비수 다빈손 산체스(26)의 조국인 콜롬비아는 현재 남미예선 6위로, 대륙간 플레이오프(PO)에 나서는 5위 탈환을 노린다.유럽 예선 플레이오프를 통해 카타르행 막차를 노리는 토트넘 선수들도 있다. 유럽 예선 PO는 12팀이 3개조로 나뉘어 4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이다. 스웨덴 출신 데얀 클루셉스키(22)는 지난 25일 유럽 PO 1차전 체코전 1-0 승리에 기여했다. 30일 폴란드와 PO 2차전에서 이기면 카타르에 갈 수 있다.웨일스 출신 토트넘 수비수 벤 데이비스(29)와 조 로든(25)도 유럽 PO 1차전 오스트리아전 2-1 승리를 지켜냈다. 과거 토트넘에서 뛰었던 웨일스 공격수 가레스 베일(33·레알 마드리드)이 2골을 몰아쳤다. 웨일스는 우크라이나-스코틀랜드전 승자와 6월에 끝장 승부를 펼친다.손흥민은 ‘토트넘 옛동료’ 덴마크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30·브렌트포드)과 카타르에서 재회할 수도 있다. 에릭센은 작년 6월12일 유로2020 핀란드전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당시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득점 후 중계 카메라로 달려가 “크리스티안. 힘내. 사랑해”라고 외치며 쾌유를 기원했다.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은 에릭센은 지난 1월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에 입단했다. 9개월 만에 덴마크 대표팀에 재발탁된 에릭센은 27일 네덜란드와 평가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됐다. 2분 만에 첫 터치를 득점으로 연결했는데, 에릭센이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골망 구석 상단을 흔들었다. 에릭센은 “카타르월드컵에서 뛰는 걸 기대하고 있지만 그 사이에 많은 경기들이 있고 거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덴마크는 유럽 F조 1위로 본선행을 확정한 상황이다. 다음달 2일 조 추첨에 따라 토트넘 전현직 선수끼리 맞대결 가능성도 있다. 영국 더 선의 가상 조추첨 결과, 한국은 프랑스-덴마크-말리와 G조에 편성됐다. 가상 조추첨이 현실이 된다면, 손흥민이 요리스가 지키는 프랑스 골문을 노리고, 에릭센과 절친 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조국의 카타르월드컵 본선행에 기여한 토트넘 선수들-손흥민 한국 공격수 아시아 A조 1위-케인 잉글랜드 공격수 유럽예선 1위-요리스 프랑스 골키퍼 유럽예선 1위-베르바인 네덜란드 공격수 유럽예선 1위-호이비에르 덴마크 미드필더 유럽예선 1위-로메로 아르헨티나 수비수 남미예선 2위-벤탄쿠르 우루과이 미드필더 남미예선 4위*스웨덴 클루셉스키, 웨일스 데이비스와 로든은 유럽 PO 치르는 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2.03.2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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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아시아 득점왕 타이틀' 손 안에 넣을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목표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이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슈퍼 손샤인(Super Son Shine)’ 손흥민이 대표팀 조 1위 확정과 득점왕 타이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출격한다. 손흥민은 오는 29일 오후 10시 45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UAE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지만, 조 1위 수성을 위해 승점 3점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승점 23)이 조 선두이고, 이란(승점 22)이 2위다. 본선 조 추첨식은 다음 달 2일 열린다. 손흥민의 발끝은 아시아 득점왕을 겨눈다. 최종예선에서 4골을 넣은 손흥민은 메디 타레미(이란) 우레이(중국) 이토 준야(일본) 살레흐 알 셰흐리(사우디아라비아)와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손흥민이 추가골을 넣는다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박지성과 이근호(대구FC·이상 3골) 이후 12년 만에 한국 선수가 최종예선 득점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경쟁 구도는 손흥민과 이토로 좁혀진 상태다. 본선 진출에 실패한 중국은 마지막 대표팀 소집에서 우레이를 제외했다. 타레미는 코로나19 확진으로 10차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이토는 호주와 9차전에서 슛 2개에 그쳤지만, 일본이 맞붙는 베트남은 18실점(9경기)을 기록할 만큼 수비가 약하다. 살레흐는 최소 실점(8실점) 3위 호주와 마주한다. 득점왕 후보 중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지난 21일 소속팀에서 치른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과 리그 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렸다. 24일 이란전에서도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과 공격진을 꾸려 선제 결승 골을 뽑아내는 등 골 감각이 절정이다. 손흥민의 플레이 변화도 득점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종예선 이전까지 손흥민은 벤투호 출범 이후 총 22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4골에 그쳤다. 콜롬비아와 평가전, 스리랑카(2골), 레바논과 2차 예선에서 득점을 터뜨린 게 전부였다. 상대의 집중 견제뿐 아니라 동료에게 득점 기회를 제공하는 손흥민의 이타적 플레이 때문에 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최종예선 이란전은 달랐다. 손흥민은 전반 47분 골대를 25m를 앞두고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넣었다. 이후에도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면서 직접 추가 골을 노렸다. 축구 통계 매체 Fotmob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란전에서 4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유효 슛 2개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A매치 통산 득점 순위도 바꿀 수 있다. 그가 2골을 추가하면 한국 선수 역대 A매치 개인 최다 득점 순위에서 이동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손흥민은 이란전 득점으로 A매치 개인 최다 득점 단독 6위(31골)에 올라 있다. 공동 4위인 이동국, 김재한(이상 33골)과 거리가 좁혀졌다. 통산 득점 1위는 58골을 기록한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다.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3.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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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센, 9개월 만의 A매치 복귀전에서 득점포

크리스티안 에릭센(덴마크)이 A매치 복귀전에서 득점을 터뜨렸다. 덴마크는 27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친선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2-4로 패했다. 이미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두 팀은 90분 내내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며 전력을 탐색했다. 전반에만 4골이 오간 치열한 경기가 한 순간에 감동적인 순간으로 바뀌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덴마크 에릭센이 피치에 들어선 것. 한 순간 고요했던 경기장은 힘찬 박수 소리와 함성으로 가득찼다. 네덜란드 축구대표팀 루이스 판 할 네덜란드 감독도 박수를 보냈다. 불과 2분 만에 에릭센은 덴마크 대표팀 복귀전에서 득점으로 연결했다. 안드레아스 스코프 올센가 오른쪽 측면에서 깔아준 땅볼 크로스를 에릭센이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 왼쪽 구석 상단을 갈랐다. 에릭센은 밝은 표정으로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는 패했지만, 에릭센은 ‘기적의 사나이’로 불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에릭센의 완벽한 귀환”이라고 표현했다. 에릭센은 경기 후 “내게 공이 와 기뻤고 멋진 마무리였다. A매치 복귀전을 이렇게 시작한다는 건 완벽하다”며 “카타르월드컵에서 뛰는 것을 기대하지만 그 사이에 많은 경기가 있고 그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센은 지난해 6월 핀란드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조별리그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고, 이후 심장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고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에릭센은 심장제세동기를 달고 경기에 나설 수 없는 규정 탓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인터밀란(이탈리아)와 계약을 해지한 뒤 지난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퍼드와 6개월 단기 계약을 맺었다. 에릭센이 복귀전을 치렀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는 아약스의 홈구장이다. 아약스는 에릭센이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던 구단이다. 에릭센은 30일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파르켄 스타디움은 에릭센이 쓰러졌던 유로2020 핀란드전이 열렸던 곳이다 김영서 기자 2022.03.2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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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잡은 벤투호, 월드컵 조추첨 포트3 유력

한국축구대표팀(감독 파울루 벤투)이 아시아의 난적 이란을 잡고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포트3에 배정될 가능성을 높였다.한국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손흥민(토트넘)과 김영권(울산)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지난 11년 간 7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어진 맞대결 무승(3무4패)의 고리를 끊었고, A조 1위로 올라서며 이란을 2위로 밀어냈다.이란전 승리는 다음달 2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진을 만날 가능성을 높이는 호재다.월드컵 조 추첨은 32개 본선 진출국을 1~4번 포트에 나눠 배치한 뒤 각 포트에서 한 팀씩 뽑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포트1에 개최국 카타르와 함께 본선 진출국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 7개국이 들어간다.포트2는 랭킹 8~15위, 포트3은 16~23위가 각각 배정된다. 포트4의 경우 랭킹 24~28위와 함께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친 2팀, 그리고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중 A조 승자가 참여한다.FIFA랭킹 29위인 한국은 현재 본선행을 확정지은 나라들 중 랭킹 23번째에 해당해 포트3 커트라인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상태다. 하지만 우리보다 랭킹이 높은 이란(21위)을 잡은 덕분에 오는 31일 발표되는 3월 새 랭킹에서 순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29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UAE전을 이기면 랭킹 포인트를 추가할 수 있다.다만, 기대대로 포트3에 진입하더라도 마음을 놓을 순 없다. 예년과 달리 포트4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의 수준이 높다. 플레이오프 무대를 거쳐 포트4에 합류할 남미 5위 후보부터 안개속이다. 3위 에콰도르부터 7위 볼리비아까지 여러 팀에 가능성의 문이 열려 있다. 아직 본선행을 확정 지은 나라가 없는 아프리카에서도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한국 보다 FIFA랭킹은 낮지만 강호로 분류되는 나라들이 즐비하다.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3.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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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선제골, 김영권 쐐기골…11년 만에 '난적' 이란 격파

‘보고 싶었습니다’24일 이란과 A매치 맞대결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킥오프에 앞서 관중석을 가득 메운 6만4375명의 축구 팬이 함께 참여하는 카드 섹션 이벤트가 열렸다. 동쪽 스탠드 하단부에 자리 잡은 팬들이 한마음으로 들어올린 ‘보고 싶었습니다’라는 글귀에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하던 관중석이 일순 고요해졌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장에서 직접 태극전사들을 보고 싶던 팬들의 마음, 관중석을 가득 채운 팬들의 열정을 확인하고 싶던 선수들의 마음을 서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가 만원 관중 앞에서 치러진 건 2019년 3월 콜롬비아와 평가전 이후 3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 열린 경기 중 최다 관중 기록도 세웠다.기세가 오른 대표팀은 한국 축구가 꼭 보고 싶던 장면 하나를 추가했다. 지난 11년 간 이겨보지 못한 난적 이란을 격파했다. 에이스 손흥민(30·토트넘)이 전반에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고,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32·울산)이 후반에 한 골을 보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모처럼만에 현장에서 선수들의 투지를 확인한 팬들은 떠나갈 듯한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이란을 2-0으로 꺾었다.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서 7승(2무)째를 거두며 승점을 23점으로 끌어올려 이란(22점·7승1무1패)을 제치고 A조 1위로 올라섰다. FIFA랭킹 29위 벤투호보다 상위 팀인 이란(21위)을 잡아 랭킹 포인트를 끌어올릴 발판도 만들었다. 오는 31일 발표하는 3월 FIFA랭킹은 다음달 2일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 포트 배정 기준이 된다.손흥민의 첫 골은 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아크 왼쪽 외곽 25m 지점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회전 없이 대포알처럼 뻗어나간 볼은 이란 수문장 아미르 아베드 자데의 손을 거친 뒤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97번째 A매치에서 기록한 31번째 득점포. 아울러 최종예선 무대에서 4번째 골을 기록하며 메흐디 타레미(이란), 우레이(중국), 이토 준야(일본) 등과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후반 18분에는 추가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올려준 볼이 정면에 있던 이재성(30·마인츠)을 거쳐 공격에 가담한 김영권의 슈팅으로 연결됐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독일전(2-0승) 선제골을 떠올리게 하는 득점 장면이었다.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내내 파상 공세를 펼치며 흐름을 주도했다. 6만 여 팬들은 카드 섹션과 절도 있는 박수, 파도타기 응원 등으로 힘을 실어줬다.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이후 11년 간, 7경기 동안 이어 온 무승(3무4패)의 고리를 비로소 끊어냈다. 상대전적에서도 10승10무13패로 간격을 좁혔다.사령탑 벤투 감독에게도 반가운 결과다. 지난 2018년 부임 이후 42차례의 A매치에 참여해 28승(10무4패)째를 이끌어내며 단일 재임 기간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울리 슈틸리케(68·독일) 전 감독과 공유하던 종전 기록을 스스로 뛰어넘었다. 아울러 20차례의 홈경기에서 무패 행진(16승4무)을 이어갔다.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선제골로 이어진 손흥민의 무회전성 슈팅은 그의 존재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보여줬다”면서 “황희찬, 이재성 등 나머지 공격진의 몸놀림도 좋았다. 후반 들어 상대 진영에서 선보인 패스&무브 패턴도 수준 높았다"고 칭찬했다.경기 후 손흥민은 “우린 아직 완벽하지 않다. 더 완벽해지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면서 “아직 최종예선이 끝나지 않은 만큼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했다. 이어 “(박)지성이 형이 잘 한만큼 저희들도 잘 하겠다. 주장이라 (대표팀에) 애정이 정말 많이 간다”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원 관중 앞에서 뛴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경기장에서 축구하며 행복한 모습 보여드리고, 같이 웃고 같이 좋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한편 B조의 일본은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B조 9차전에서 후반 막판 두 골을 몰아넣으며 2-0으로 이겼다. 일본은 최종전 한 경기를 남기고 B조 3위 호주와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리며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카타르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송지훈, 박린 기자 song.jihoon@joognang.co.kr 2022.03.2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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