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이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슈퍼 손샤인(Super Son Shine)’ 손흥민이 대표팀 조 1위 확정과 득점왕 타이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출격한다.
손흥민은 오는 29일 오후 10시 45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UAE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지만, 조 1위 수성을 위해 승점 3점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승점 23)이 조 선두이고, 이란(승점 22)이 2위다. 본선 조 추첨식은 다음 달 2일 열린다.
손흥민의 발끝은 아시아 득점왕을 겨눈다. 최종예선에서 4골을 넣은 손흥민은 메디 타레미(이란) 우레이(중국) 이토 준야(일본) 살레흐 알 셰흐리(사우디아라비아)와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손흥민이 추가골을 넣는다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박지성과 이근호(대구FC·이상 3골) 이후 12년 만에 한국 선수가 최종예선 득점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경쟁 구도는 손흥민과 이토로 좁혀진 상태다. 본선 진출에 실패한 중국은 마지막 대표팀 소집에서 우레이를 제외했다. 타레미는 코로나19 확진으로 10차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이토는 호주와 9차전에서 슛 2개에 그쳤지만, 일본이 맞붙는 베트남은 18실점(9경기)을 기록할 만큼 수비가 약하다. 살레흐는 최소 실점(8실점) 3위 호주와 마주한다.
득점왕 후보 중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지난 21일 소속팀에서 치른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과 리그 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렸다. 24일 이란전에서도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과 공격진을 꾸려 선제 결승 골을 뽑아내는 등 골 감각이 절정이다.
손흥민의 플레이 변화도 득점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종예선 이전까지 손흥민은 벤투호 출범 이후 총 22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4골에 그쳤다. 콜롬비아와 평가전, 스리랑카(2골), 레바논과 2차 예선에서 득점을 터뜨린 게 전부였다. 상대의 집중 견제뿐 아니라 동료에게 득점 기회를 제공하는 손흥민의 이타적 플레이 때문에 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최종예선 이란전은 달랐다. 손흥민은 전반 47분 골대를 25m를 앞두고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넣었다. 이후에도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면서 직접 추가 골을 노렸다. 축구 통계 매체 Fotmob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란전에서 4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유효 슛 2개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A매치 통산 득점 순위도 바꿀 수 있다. 그가 2골을 추가하면 한국 선수 역대 A매치 개인 최다 득점 순위에서 이동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손흥민은 이란전 득점으로 A매치 개인 최다 득점 단독 6위(31골)에 올라 있다. 공동 4위인 이동국, 김재한(이상 33골)과 거리가 좁혀졌다. 통산 득점 1위는 58골을 기록한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