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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코코더→류준열 댄스…‘더 에이트 쇼’ TMI 비하인드 대방출

‘더 에이트 쇼’의 알고보면 더 재밌는 TMI 비하인드가 밝혀졌다.넷플릭스는 20일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의 스페셜 포스터와 TMI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새로 공개된 포스터는 시간이 흐르는 만큼 무한한 상금이 쌓이는 쇼에서 춤을 추는 3층(류준열)과 리코더를 부는 7층(박정민), 격파를 하는 2층(이주영) 등 참가자들이 시간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시선을 끈다. 여기에 흩날리는 돈과 커다란 시계 위에서 이들을 지켜보는 CCTV, 피가 묻은 참가자들의 옷은 ‘돈’과 ‘시간’, 그리고 지켜보는 이들의 ‘재미’로 지속되는 혹하지만 가혹한 쇼를 암시한다.‘더 에이트 쇼’에서 시청자가 궁금해 할 첫 번째 TMI는 7층의 ‘코코더’(코 리코더) 연주와 3층의 춤 장기자랑 비하인드다. 코코더 장면은 군악대에서 리코더로 연주한 ‘왕벌의 비행’이 화제가 되어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까지 출연한 남형주 연주자의 참여와 박정민의 열정과 노력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캐스팅이 되자마자 바로 리코더 연습에 돌입했다는 박정민은 “만나서 레슨을 받고, 집 앞의 연습실을 빌려 연습하고, 다시 만나 피드백을 받고 재차 연습하는 과정을 가졌다”​고 밝혔다. 남형주 연주자와 수많은 연습을 거쳐 전 세계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장기자랑의 또 다른 명장면인 3층의 춤은 ‘댄싱9 시즌2’ 우승자 출신인 김설진 안무가와 함께했다. 촬영 현장에서 류준열은 3층의 캐릭터에 맞춰 어설프게 춤을 춰야하는데 너무 잘 춰 보여 오히려 NG가 발생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하지만 김설진 안무가는 “류준열 배우의 연기는 탁월했다. 춤이나 연기가 근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아 ‘배역’이라는 자유로운 틀 안에서 놀았다”​고 칭찬했다.두 번째 TMI는 진짜 같지만 모두 가짜로 되어있는 참가자들의 의상 비하인드다. 한재림 감독과 류현민 의상실장은 기획 과정에서 세트뿐만 아니라 의상도 가짜 같은 요소들이 있었으면 했고, 그 결과 민무늬 티 위에 가짜 주머니와 넥타이 등을 직접 손수 그려 넣은 특별한 핸드메이드 유니폼이 탄생하였다. 8인 8색의 매력을 가진 캐릭터에 맞게 의상도 캐릭터별로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구성해 디테일을 더했다. 8층은 유니폼을 갖춰 입지 않음으로써 당돌함과 자유분방함을 표현하였고, 7층은 젠틀하고 지적인 캐릭터에 맞게 몸에 잘 맞는 수트, 6층은 남자답고 터프하게, 5층은 우아하고 소녀스러운 면모를 강조하였다. 4층은 귀엽지만 당찬 모습을, 3층은 허당인 면모를 살려 옷도 살짝 헐렁하게, 2층은 와일드한 바이커 느낌으로, 1층은 서커스단에 있었기에 찰리 채플린을 레퍼런스 삼아 디자인 작업을 했다. 세 번째 TMI는 오프닝 곡과 엔딩 크레딧 비하인드다. ‘더 에이트 쇼’ 오프닝은 매화 다른 인물들이 문을 열고, 익숙한 멜로디인 바비 빈톤(Bobby Vinton)의 ‘미스터 론리’(Mr. Lonely)가 흘러나온다. 한재림 감독은 “현대 사회라는 게 많은 자극과 경쟁 속에서 살 수밖에 없지만, 그 안에 혼자일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다”며 “해당 곡이 현대인의 외로움을 재밌고 경쾌하게 드러내 작품의 성격과 적합하다고 생각해 이를 오프닝 곡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엔딩은 매 화 배우들의 크레딧 순서가 다르다. 한재림 감독은 “8개의 에피소드이기도 하지만 8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라는게 너무 중요했다”며 매 화 오프닝을 다른 인물들로 시작함은 물론, 엔딩의 크레딧 순서까지 변주를 주어 8명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5.20 12:27
연예일반

[단독] 조인성 “주연 부담 내려 놓으니 자유로워 졌어요..2024년 열심히 해야죠” [IS인터뷰]

“주연 배우가 너무 무거웠는데 내려놓으니 자유로워지더라.”조인성은 2023년을 누구보다 행복하게 보냈다. 2024년에도 그 행복이 이어지길 바라지만, 꼭 그런 행복만이 그가 찾는 길은 아니라고도 믿는다.조인성은 지난해 영화 ‘밀수’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주연이 아닌 조연상이다. 누구에겐 펄쩍 뛸 일일 수 있겠지만 조인성은 “조연상 후보인데 와 줄 수 있느냐”는 요청에 흔쾌히 “오케이”했다. 그리고 상을 받았고, 마지막 청룡영화상 MC를 본 김혜수와 포옹했고,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디즈니플러스 ‘무빙’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중심이라며 많은 배우들이 손사래를 칠 때 내민 손을 잡았고, 우여곡절이 있었을 때도 중심을 잡았고, 박수갈채가 쏟아질 때 영광을 다른 사람에게 돌렸다. ‘어쩌다 사장3’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화제를 모았을 때도 무심히 ‘콩콩팥팥’에 가서 김치를 담갔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어려운 이를 돕는 연말 연탄 배달을 동료들과 같이 했다. 10년째 하고 있다. 빛나는 청춘스타였던 그는 어느새 좋은 선배. 좋은 어른이 됐다. 2023년을 마무리할 즈음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를 찾은 조인성과 2023년, 그리고 2024년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눴다. ‘밀수’를 한다고 했을 때 류승완 감독과 ‘모가디슈’에서 참 좋았구나 싶었다. 영화와 달리 시나리오에선 중간에 퇴장하는 인물이었는데.감독들이 자기 작품을 찐하게 한 사람과 다음 작품을 또 같이 하려 하는 건, 현장에서 자기 편이 필요해서라고 생각한다. 마음 둘 곳이 필요해서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많이 외로울테고, 더군다나 새로운 배우들이 많은 작품은 더욱 그러리라 생각한다. 사실 ‘무빙’을 결정하고 촬영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았던 상태에서 ‘밀수’를 제안 받았다. 권상사 연령대와 내가 떨어져 있는 듯도 했다. 그런데 류승완 감독에게서 “자기가 좀 해줬으면 좋겠다”며 전화가 왔다. 역할이 작고, 또 작아야 할 수 있었다. 마침 ‘밀수’ 투자사인 NEW와 ‘무빙’ 제작사인 스튜디오앤뉴가 같은 회사라 전화해서 괜찮겠냐고 물어봤다. 류승완 감독과 이웃사촌인 강풀 작가에게도 물어봤다. 양쪽 다 괜찮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스케줄을 조정했다. 그 바람에 ‘모가디슈’를 홍보하면서 ‘밀수’를 동시에 찍게 됐다.(웃음)권상사 캐릭터는 서사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 또 조인성이 전국구 밀수대장을 연기한다는 게 선뜻 잘 그려지지도 않고.되게 많이 고민했다. 서사 없이 이미지만 있으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부담이 컸다. ‘더 킹’을 같이 한 동료를 찾아갔다. 권상사에게 유머코드를 넣고 싶은데, 의도가 보이는지, 거꾸로 의도가 읽히는지, 많이 상의했다. 아무튼 현장에 가는데 너무 긴장이 되더라. 이미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수영 연습부터 같이 해서 다들 친한 상태였다. 그런데 김혜수 선배가 먼저 다가와 주면서 확신을 주더라. 혜수 선배를 앉혀 놓고 라이터를 켜는 장면을 찍을 때 어떤 음악이 깔릴 거라고 해서 턴을 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그랬더니 류승완 감독이 “이게 뭐야. 신선하다”고 하더라. 어릴 적에 장난삼아 많이 했던 라이터 뚜껑을 ‘땅’ 하고 열며 불을 켜기도 했다. 그랬더니 혜수 선배가 “너무 좋다”며 확신을 주더라. 그렇게 캐릭터를 잡아갔다. 김혜수에 대한 고마움을 숨기지 않는데.혜수 선배는 그전까지 사석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혜수 선배는 있는 그대로를 보려고 하는 것 같다. 그 사람과 관련해서 무슨 말을 들었건 자신이 본 대로 받아들이려 하는 사람이다. 혜수 선배는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한다. 자기가 가장 고맙다는 말을 받아야 할 사람인데, 자기가 가장 많이 고맙다는 말을 사람들에게 한다. ‘밀수’로 주연배우 무게를 내려놓으니 좋던가.그간 주연배우란 게 너무 무거웠다. ‘안시성’이 끝나고 좀 내려놓고 가볍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내가 그릇이 안되는 건지,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모가디슈’ ‘밀수’ ‘무빙’ 등 그 뒤에 택한 작품들은 그런 고민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런 고민을 혜수 선배랑 나눈 적이 있다. 그랬더니 “자기가 작은 배우가 아니라는 걸 다들 알고 있다”며 내 손을 꼭 잡아주더라. 예전에는 주인공을 고집했던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러다가 같이 하려 했던 작품 제작이 연기되면서 또 그걸 기다려주고 그러다보니 작품수가 줄어들었던 적이 있는데.제안 주신 좋은 작품들을 내 욕심대로 이것저것 다 한다고 하기 보다 탐이 나도 먼저 제안을 준 순서대로 택한다. 그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약속을 하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권법’ 때도 그랬는데, 제작이 연기된다고 주연배우가 빠지면 감독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의 힘이 빠진다. 같이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30대 중반까지는, 젊은 배우로서 혼자서 이끌어가야 하고 나를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흥행도 시키고, 연기도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증명을 하고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내 그릇이 이 정도라면 꼭 정상에 오를 수는 없겠구나란 생각이 들더라.‘안시성’을 찍을 때 너무 힘들더라. 그래서 여기까지 수고했다란 마음이 들었다. 부모님에게 너무 힘들고 아프다고 이제 이렇게 하는 거 그만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거 모두 했다고 토로했다. 좀 더 가볍게 살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수고했고 네 선택대로 마음껏 하라고 하시더라. 내 한계를 인정하니 자유롭게 편해지더라. ‘무빙’ 크레딧 순서가 류승룡 한효주 그 다음에 조인성인데.당연하다. 승룡 선배와 효주가 주인공이고 나는 더 적게 나온다. 그게 내 포지션이다. 제작진이 크레딧 순서로 고민한다는 소리를 듣고 전화해서 그리 하라고 했다. 그래서 요즘 더 자유롭다. “몸이 너무 아프고 힘든데 계속 이렇게 해야 하냐”고 고민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아픈 사람 치고는 ‘밀수’ 액션이 무척 좋았는데.‘안시성’을 하면서 다쳤고 ‘모가디슈’ 막판에 양쪽 무릎 다 수술을 받았다. 류승완 감독이 액션을 많이 해서 잘 아는 병원을 소개시켜줬다. 수술 받는데 그냥 “고맙다”는 문자 하나 보내더라. ‘밀수’ 권상사 첫 등장신을 찍고도 “고맙다. 더 말하지 않을게”라고 문자가 왔다. 그런데 현장에선 “어이 조연배우가 어디 늦지말고” 그러더라.(웃음)‘밀수’ 액션 장면은 4일 정도 찍었는데 액션스쿨에서 합을 다 외웠다. 같이 해준 분들이 워낙 베테랑이고 잘 해준 덕분에 무사히 마쳤다. 그런데 액션 찍고 점심을 먹는데 류승완 감독이 “자기야, 나랑 액션으로 하나 더 해보자”고 하더라.(웃음) 못 하진 않은 것 같았다. ‘무빙’은 원래 배성우와 인연으로 하게 된 경우인데. ‘무빙’ 쪽에서 친한 후배 군대가 가기 전에 소개를 시켜달라는 요청을 해서 같아 나갔다가 제안을 받았다. 원작을 봐달라고 해서 봤는데 감동 받았다. 미현(한효주)이 아들을 지키려고 뚝배기에서 총을 꺼내는 데 오열을 했다. 아는 것처럼 원래 배성우 형이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 ‘안시성’에서 배성우 형에게 받은 것들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도 있어서 같이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다. 초능력물인데 멜로도 있었고. 실패로 끝나더라도 백마 탄 왕자로 실패하는 것보다 이런 멜로로 실패하는 게 더 좋을 것도 같았다. 그러다가 배성우 형이 음주운전을 하면서 하차하게 됐다. 명분이 없어진 셈이니 나도 빠질까 생각했는데, 그것 또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무빙’은 강풀 작가의 원작과 대본도 좋았지만 박인제 감독의 연출도 좋았다. 특히 액션 연출이 정교했고.현장에서 박인제 감독과 배우들이 회의를 정말 많이 했다. 영화처럼 만들기 위해 신바이신으로 같이 고민하고 만들어갔다. 박인제 감독은 앞으로 더욱 사랑받는 감독이 될 것 같다. ‘무빙’은 현장스태프들, 배우들, 모든 동료들이 정말 수고와 노력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었다. 다들 조금씩 손해보면서 같이 만들었다. ‘어쩌다 사장’을 시즌3까지 했는데. 왜 예능을 하게 됐나. 시즌3는 말도 많았는데. 사람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마침 코로나19 때이기도 했고.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스타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가만히 있으면 안전하겠지만 결국 잊혀지지 않을까, 보다 많은 분들에게 가까이 가야 하지 않을까란 고민을 했다. 그런 고민을 차태현 형에게 나눴더니 “그럼 인성아 해볼까”라고 하면서 시작됐다. 또 많은 분들과 동북아역사기행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그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 고민은 고민도 아니더라. 이상하게 위로받았다. 그렇게 가맥집에서 어른들 이야기를 들으면 어떨까 싶었다. 시즌3는 우리가 욕심이 많이 들어가서 그러지 않았나 싶다. 많은 분들께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 본질로 돌아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도경수 이광수 김우빈 김기방 등 이른바 조인성사단의 우애도 이제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는데.그 친구들이 나를 선택해 준 거라 생각한다. 그 친구들이 나랑 놀아주는 거다. 10년째 연탄 봉사도 하고 김장 봉사도 하는데.나 좋으라고 하는 거다.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분들과 함께 하다보니 인생이 심플해졌다. 스님이랑 배추 심기부터 뽑고 김장 담그고 나눠주는 것까지 같이 한다. 우리 어머니는 권사님이다. 스님도 내게 종교를 권하지 않고, 어머니는 스님과 더 좋은 일 많이 하라고 하신다. 이제 연애는 안하나.알게 모르게 안 하는 건 아닌데, 마흔이 넘으니 이제 실수하고 싶지 않더라. 자칫 오해를 사고 싶지도 않고. 이것도 다 나를 위해서다. 아무래도 나보다 어린 사람과 사귈 가능성이 조금은 더 높으니, 절대 실수를 하지 않으려 한다. 그쪽에서 내가 좋다고 먼저 하기 전까진, 어떤 오해를 사지도 주지도 않고 싶다. 그게 내 품위를 지키는 방법이고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2024년은 나홍진 감독의 ‘호프’ 촬영으로 상반기를 보낼 것 같던데. 일단 촬영 기간은 5월까지고나홍진 감독이 감사하게도 제안을 해줬다. 그래서 내 몸 상태가 이러니 건강한 배우랑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솔직하게 이야기도 했다. 그런데 나홍진 감독이 “나를 오래 지켜봤다”고 하더라. 결국 하게 됐다.(웃음) 시나리오가 정말 재밌다. 나홍진의 SF라니 정말 기대되지 않나. 허리에 주사 맞고 하고 있다. 몸이 견뎌낼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잘하고 싶다. ‘호프’ 뒤에도 시리즈물과 영화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새해 목표가 있나.감사하게도 좋은 제안을 해주신다. 더 열심히 하라고 한 것처럼 열심히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예전에는 새해 목표를 세우곤 했는데 지금은 없다. 그저 지금 작품만 잘 찍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1.0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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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제훈 유해진 주연 ‘모럴해저드’ 감독, 시나리오 탈취 논란 휘말려

영화 ‘모럴해저드’ 최윤진 감독이 시나리오 탈취 의혹에 휘말렸다.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은 이번 사건을 제2의 ‘검정고무신’ 사태라며 “악행을 고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최근 시나리오작가조합은 2018년 영화사 F 대표 최OO이 자신이 예선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공모전에 김기용 작가가 단독으로 집필해서 제출한 ‘해인’ 트리트먼트를 보고 마음에 들어 접촉한 뒤 시나리오 작가 계약을 맺고 몇가지 설정을 바꾼 뒤 ‘심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하고 “당신은 글재주가 없는 것 같다. 영화 말고 다른 업을 찾아보라”며 중도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알렸다.시나리오 작가 조합은 최OO이 윤색을 가한 자신 버전의 ‘심해’ 시나리오를 만들어 계약 해지 후 한국저작권협회에 자신을 ‘심해’ 시나리오 ‘단독 저작자’로 등록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작가조합은 최OO 버전의 ‘심해’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김기용 작가가 단독으로 집필했던 ‘해인’ 트리트먼트에서 몇 가지 설정을 바꾸어 완성한 것이므로 최OO 대표가 ‘심해’ 시나리오 단독 저작자가 된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영화사꽃 최윤진 대표가 ‘모럴해저드’란 시나리오로 연출 계약을 ‘택시운전사’ 등을 제작한 더 램프와 체결한 이후에 불거졌다. 더 램프에서 최윤진 대표가 갖고 있던 ‘심해’ 공동제작 계약도 체결했기 때문이다. 최윤진 감독이 연출을 맡은 ‘모럴해저드’는 부도 위기에 처한 국내 1위 소주회사와 그 회사를 노리는 글로벌 투자회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제훈과 유해진이 주연을 맡아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촬영을 진행했다. 더 램프 측은 제작 과정에서 ‘모럴해저드’ 원안자를 확인하고, ‘심해’ 원안자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한 뒤 김기용 작가에게 연락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대해 김기용 작가는 일간스포츠에 “더 램프에서 내가 쓴 초고를 보여달라고 했다. 이후 나도 살폈는데 사실상 내가 쓴 것에 윤색만 했더라. 그런데 최윤진 감독이 그 시나리오를 자신이 단독 저작자로 저작권 등록을 했다는 걸 그 때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용 작가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시나리오작가조합에 문의했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해 시나리오작가조합은 각본 크레딧 2개 이상을 보유한 세명의 판정위원을 선발해 사안의 배경에 대해 일체 정보를 전달하지 않은 채 어떤 것이 누구의 버전인지 알 수 없도록 A작가, B작가로만 저자를 기재한 시나리오를 전달하고 판단하게 했다. 세 명의 판정위원은 만장일치로 A작가가 95%를 창작했고, B작가의 창작 기여도는 고작 5%에 불과하다고 판정했다. A작가가 김기용 작가이고, B작가가 최윤진 감독이다.김병인 시나리오작가조합 대표는 “신의 순서가 거의 동일하며 말만 바꾼 수준”이라며 “문해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누가 읽어도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현재 후반 작업 중인 ‘모럴해저드’도 원안 논란이 진행 중이다. 당초 최윤진 감독은 박현우 작가에게 론스타 사건과 관련해 시나리오를 의뢰해 공동으로 ‘에너미’라는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이후 최윤진 감독은 론스타 사건을 소재로 한 ‘블랙머니’가 개봉하자 소재를 진로소주와 글로벌 사모펀드의 대결로 바꿔 ‘모럴해저드’란 시나리오를 다시 써서 완성했다. 이후 이 시나리오로 더 램프와 연출 계약을 체결했다.이와 관련해 박현우 작가는 “2018년 영화사꽃과 계약을 맺고 ‘에너미’ 시나리오 2고를 완성했다”면서 “더 램프가 최윤진 감독과 ‘모럴해저드’ 시나리오 2고로 각본, 연출 계약을 맺었다고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제가 느끼기에 ‘모럴해저드’ 2고는 제가 쓴 ‘에너미’ 초고, 2고가 소재가 바뀌었을 뿐 적극 활용되고 변주된 시나리오라고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박현우 작가는 “최윤진 감독이 ‘모럴해저드’가 ‘에너미’와 완전히 다른 창작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저는 이런 아이템이 있으니 발전시켜볼 수 있겠냐고 제안을 받고 용역을 제공했고 원고료도 모두 받았다. 또한 2019년 8월에 작가 계약 해지 합의서를 썼으니 다른 부분들은 모두 개의치 않는다. 다만 크레딧 순서는 제가 주장한 대로 제 시나리오가 정말 활용되고 변주되고 취사선택 됐는지, 전문가들의 판단을 구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시나리오작가조합은 ‘모럴해저드’와 관련해 박현우 작가가 1각본, 최윤진 감독이 2각본이라고 판단했다. 일련의 일들에 대해 최윤진 감독은 일간스포츠에 “김기용 작가와 ‘해인’ 시나리오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공동으로 트리트먼트를 작성했다”면서 “그 트리트먼트를 바탕으로 김기용 작가 버전 ‘심해’ 시나리오와 내 버전 ‘심해’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 원안을 김기용 작가에게 구입하지는 않았지만 ‘해인’ 시나리오 계약을 체결했고 그에 대한 저작권은 제작사에 있기에 ‘심해’ 시나리오를 내 단독저작으로 등록한 게 전혀 문제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윤진 감독은 “이건 영화계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최윤진 감독은 “시나리오는 누가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느냐가 중요하다. 누가 아이템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어떻게 산업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기여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무조건 처음 썼다고 크레딧 1번으로 올라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다른 작가와 감독이 발전시켜서 투자, 캐스팅을 한다면 기여도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진 감독은 “‘심해’는 공동저작물인 트리트먼트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각자 썼으니 유사할 수 밖에 없다”면서 “시나리오작가조합이 저를 작가가 아닌 제작사 대표로 보는 시각이 들어간 게 아닌가 싶다. 유감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윤진 감독은 “‘심해’ 저작권 문제를 영화인신문고에 접수했으나 김기용 작가가 민소 소송 진행 중이란 이유로 사건 조사 유보를 신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윤진 감독은 “‘모럴해저드’는 박현우 작가의 존재를 은폐하려 한 적이 없다. 크레딧은 영화가 완성된 뒤 최종 정리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난 ‘에너미’와 ‘모럴해저드’가 다른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렇기에 박현우 작가를 제일 배려한 건 크레딧에 공동각본으로 올리는 것일텐데 내가 1번, 박현우 작가가 2번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최윤진 감독은 최근 시나리오작가조합에 법률대리인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 중단 요청의 건’으로 통고서를 보낸 상태다. 이 통고서에서 최윤진 감독 측은 “더 램프가 김기용과 접촉하면서 김기용의 원안 트리트먼트를 토대로 단독으로 별도의 영화 제작을 진행하고자 하는 상황으로 생각된다”면서 “만약 그렇다면 이는 힘없는 1인 제작사(영화사꽃)을 상대로 대형 제작사(더 램프)의 횡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더 램프 측은 “통고서에서 더 램프를 대형 제작사의 횡포로 칭했는데, 더 램프는 최윤진 본인의 각본도 아니고 최윤진의 단독저작물도 아니라고 판단되는 시나리오 ‘심해’를 각본료 1억(이중에서 4000만원 집행)에 공동제작지분 30%에 계약을 체결한 피해자”라면서 “‘모럴해저드’도 유사한 방식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더 램프는 김기용 작가 편에 설 것을 명확히 하며 공동제작지분 30%를 최윤진이 대표로 있는 영화사꽃이 수취하지 못할 경우 그 지분은 영화진흥위원회에 위탁해 공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더 램프 박은경 대표는 “‘심해’ 최초 계약 당시 최윤진 감독이 ‘해인’ 트리트먼트 저작권을 구매했고 본인이 초고부터 다 썼다고 주장해 계약을 했다”면서 “‘모럴해저드’도 단독 각본이라고 하여 연출을 맡긴 게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김기용 작가와 박현우 작가가 쓴 모든 시나리오를 다 읽었다. 두 사람 편에 서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기용 작가는 최근 최윤진 감독을 ‘심해’ 저작자가 아닌데도 단독저작권자로 등록했다며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했다. 이에 서울종로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했으나 저작권법 위반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김기용 작가는 “경찰이 저작자와 저작권자 개념을 혼동하는 것 같다”며 18일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다. 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오는 27일까지인 터라 법원의 조속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또한 시나리오작가조합과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는 공동으로 이에 대한 항의서를 서울종로경찰서에 전달했다. 김병인 시나리오작가조합 대표는 “경찰이 저작자와 저작권자 개념 조차 혼동하고 있다”면서 “만일 이게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면 남이 쓴 걸 약간 윤색해서 자기 창작물이라고 주장해도 된다는 뜻이 된다. 그렇게 되면 산업에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병인 대표는 “재정신청 결과에 따라 종로경찰서 담당 경찰을 직무유기로 고발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심해’와 ‘모럴해저드’를 둘러싼 논란은 한국영화계에서 고질적으로 불거지는 시나리오 탈취 문제다. 영화를 다 찍은 제작사가 개봉을 앞두고 감독의 편이 아닌 작가들의 편에 서고, 이에 대해 감독이 대형제작사의 횡보라고 주장하는 초유의 사태이기도 하다.최윤진 감독은 이 논란에 대해 “순리대로 풀리길 바란다”고 말했고, 박은경 대표는 “모두가 본인이 한 만큼 대가와 명예를 가져가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4일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검정고무신’ 캐릭터를 창조한 고 이우영 작가와 나란히 캐릭터의 공동저작자로 이름을 올렸던 세 사람에 대하여 저작자 등록 직권말소 처분을 확정했다. ‘검정고무신’ 캐릭터는 고 이우영 작가가 단독으로 창작한 것인데 후속으로 참여한 두 명의 작가와 제작자가 공동저작자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심해’와 ‘모럴해저드’ 논란이 제2의 ‘검정고무신’ 사태가 될지,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순리대로 풀리게 될지, 한국영화계에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12.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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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누나 보러 대구에서 왔어요”..열기 가득했던 ‘스우파2’ 파이널 무대 [IS현장] ①

어느덧 쌀쌀해진 날씨. 슬금슬금 옷장에서 묵혀둔 겨울옷을 꺼낼 때다. 그러나 ‘스우파2’ 파이널 무대 현장은 열기로 가득해 마치 동남아에 온 듯 뜨거웠다. 지난 달 31일 일산 CJ&ENM 스튜디오에서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 (이하 ‘스우파2’) 파이널 무대가 열렸다. 스튜디오 밖에는 생방송 2시간 전부터 무대를 기다리는 관객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오로지 이날을 위해 먼 길에서 온 팬들도 있었다. 부산에서 온 23살 대학생 나영우 씨는 “학교 끝나자마자 바로 왔다. 다행히 내일(수요일) 공강이라서 올 수 있었다. 가장 응원하는 크루는 ‘마네퀸’이다. 춤 선이 너무 예뻐서 좋다”면서 마네퀸을 상징하는 노랑색 슬로건을 자랑했다. 대구에서 온 21살 대학생 윤동준 씨도 “운 좋게 방청권에 당첨됐다. 바다 누나를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웃었다. 잠시 뒤 입장이 진행되고 스튜디오 안은 파이널에 진출한 네 크루의 상징색인 노랑색(마네퀸), 분홍색(잼 리퍼블릭), 파랑색(베베), 흰색(원밀리언)이 담긴 슬로건으로 가득했다. 본격적인 무대에 앞서 파이널 무대를 심사할 파이트 저지 모니카, 마이크송, 셔누가 등장하자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반가움에 함성을 질렀다. 이날 올블랙으로 드레스 코드를 맞춘 파이널 저지들은 생방송 시작 전부터, 관객들을 향해 차례대로 일어나 포즈를 취하고 인사하는 등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유명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배우 남지현부터 ‘스우파’ 시즌1 심사위원이자 그룹 NCT127 리더 태용, 워너원 출신 가수 김재환, 방송인 지상렬, 재재, 꽈추형,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 등이 객석에 함께 했다. 아쉽게 ‘스우파2’ 파이널 진출에 올라가지 못한 레이디바운스, 울플러, 츠바킬, 딥앤댑 등 크루들이 무대 옆으로 등장했다. 특히 일본인 크루 츠바킬은 “콘서트에서 만나요”라는 귀여운 플래카드로 팬들의 미소를 유발했다. 이날 생방송 파이널 무대에 오른 4팀은 각각 ‘글로벌 아티스트 미션’과 ‘엔딩 크레딧 미션’ 등 2가지 퍼포먼스를 선보여 현장 관객, 파이트 저지,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아티스트 미션에서 가장 먼저 원밀리언이 아리아나 그란데 음악을 선곡한 무대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뒤이어 리한나 무대를 준비한 베베가 카우걸 콘셉트로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고, 잼 리퍼블릭은 비욘세를 오마주한 파격적인 공연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멤버 모두 금발로 염색한 마네퀸이 레이디 가가로 변신한 무대를 공개해 장내를 뜨겁게 달궜다. 파이널 무대의 정점은 엔딩 크레딧 미션이었다. 먼저 원밀리언은 순백의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원밀리언은 두 팔을 올려 쇠사슬에 묶인듯 한 동작부터 바닥을 기어가는 포퍼먼스 등 편견을 딛고 본연의 모습으로 중심을 잡겠다는 ‘의지’를 온몸으로 표현했다. 다음으로 베베는 파랑색 의상에 흰색 가면을 쓰고 무대 위에 올랐다. 베베는 영어 독백 가사에 맞춰 ‘우리의 춤은 계속된다’는 의지를 다크하게 표현했다. 쓰고 있던 가면을 벗은 베베는 빨라진 비트에 맞춰 화려한 발 기술을 선뵈는 등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전환했다. 세 번째 순서인 잼 리퍼블릭은 빨간색 깃털을 이용해 한 마리의 새 같은 몸짓으로 전율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마네퀸은 올블랙 의상에 라스베이거스 스타일 쇼를 연출한 공연으로 박수갈채를 이끌었다. 열기가 최고조로 달한 바로 그 순간 ‘스우파2’ 최종 우승자로 베베가 호명됐다. 객석의 우뢰와 같은 함성과 박수갈채가 터지자 트로피를 손에 꽉 거머쥔 베베의 리더 바다는 “저희의 모든 걸 쏟아부었던 순간들이 지나갔고 파이널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돼서 감사드린다”며 “모든 출연자 분 사랑하고 너무 자랑스럽고, 영광이었다. 돌이켜보면 모든 순간, 모든 무대가 소중했고 정말 영광이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아쉽게 2등을 차지한 잼 리퍼블릭의 리더 커스틴은 “가장 먼저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제 동료들에게 너무 대단하다고 얘기하고 싶었다. 잼 리퍼블릭은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계속 지지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눈물을 보였다. 모든 무대가 끝났지만 현장의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관객들은 연신 응원하는 크루들을 외쳤고, 크루들은 미소로 화답했다. 3개월 동안 시청자를 웃고 울린 ‘스우파2’는 그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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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감독이 밝힌 ‘길복순’의 길고 긴 A to Z [IS인터뷰]

‘길복순’은 올 해 공개된 한국영화 중 단연 최고 화제작이다. 비록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관객수나 매출액 집계는 없지만, 시청시간 만큼은 전세계적으로 압도적이다. 넷플릭스에서 유일하게 공개하는 매주 콘텐츠 시청시간 집계인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길복순’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뒤 2주 연속 비영어권 영화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주차 시청시간은 2571만으로, 영어권 영화들과 비교해도 전세계 2위 기록이다. 변성현 감독과 전화와 만남을 통해 ‘길복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조목조목 짚었다.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전도연을 놓고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다가 ‘길복순’을 만들었다던데. 왜 전도연, 왜 킬러 이야기였나.설경구가 영화 ‘생일’ 촬영 현장에 놀러오라고 해서 갔던 적이 있다. 워낙 전도연 팬이었던 터라 가긴 했는데 막상 가서는 촬영장 밖에 있었다. 팬이다보니 가까이 가서 인사하고 그런 것보다는, 왜 그 먼 발치에서 보고 싶다는 그런 마음 있잖나. 결국 그날 설경구가 서프라이즈 술자리를 열어서 전도연과 처음 인사했다. 그 뒤로는 연락을 주고받진 않았다가 ‘생일’ 시사회 때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마침 그날 이선균이 출연한 영화 ‘악질경찰’ 시사회가 있어서 거기를 가야 했다. 꼭 ‘생일’ 보겠다고 답하고 난 뒤, ‘킹메이커’를 찍고 있을 때 전도연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매우 정중하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해서 당연히 찾아 뵀다. 시나리오를 주면서 읽어보고 연출을 검토해 볼 수 있냐고 하더라. 그건 싫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내가 쓴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니깐. 그랬더니 전도연이 “감독님, 나랑 뭐 해 볼 생각 있냐”고 하더라. 솔직히 부담스러웠던 게 없었던 건 아니었다. 전도연이잖나. 너무 잘해야 할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제가 쓰면 아무 것이라도 하실거에요?”라고 했다. 당연히 그건 책을 읽어보고 해야죠,라고 할 줄 알았는데 바로 “그래요”라고 하더라. 그 때부터 전도연을 놓고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전도연과 가장 안 어울릴 것 같은 걸 주고 싶었다. 그래서 장르를 액션으로 구상했다. 여러 작품들 속에서 전도연은 항상 희생하거나, 희생 당하거나 그랬는데, 이번에는 그냥 전도연이 나와서 다 죽여버리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전도연을 매우 잘 썼다는 점이었는데. 전도연과 현장에서 매우 치열했다. 전도연이 준비하는 것과 내가 생각한 게 아무래도 다를 수가 있으니깐. 일단 난 첫 테이크는 배우에게 디렉션을 주지 않는다. 배우가 준비해온 걸 본다. 내 생각과 아주 다를 경우 그 때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내가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 못 하니깐, 막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했다. 전도연은 정말 대배우잖나. 내가 막 정신없이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는 “알았어요. 해볼게요”라면서 내 의도대로 다 해줬다. 단 한 번도 내 뜻대로 안 해준 적이 없다. 내가 그렇게 어리숙하게 이야기하는 걸 귀엽게 봐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번은 전도연이 CCTV에서 설경구를 보고 뒤도는 장면을 찍는데, 전도연이 어떻게 연기해요,라고 먼저 묻더라. 사실 어떻게 디렉션을 할지 준비를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뒤를 돌 때 얼굴에서 분노와 슬픔과 두려움을 한 번에 표현해달라고 했다. 순서대로가 아니라 한 번에. 그 말을 듣고 전도연이 “그게 뭐야”라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하고 모니터에 앉으면서 속으로 “난 최악의 감독이야”라고 외쳤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연기하더라. 그냥 미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배우다. -전도연과 작업이 사실 쉽지는 않다. 감독들 사이에서는 너무 연기를 잘 하다보니 신을 잡아먹는 평을 듣기도 하고, 그렇게 잡아먹힌 신을 배우 연기가 워낙 좋다보니 감독이 그대로 쓰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가 원래 의도와 다르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런 점에서 ‘길복순’은 전도연의 장점을 극도로 활용했고 그게 이 영화와 아주 잘 맞았는데.사실 엄청 쫄았다. 워낙 전도연이다. 하려면 진짜 내가 잘해야했다. 진짜로 미친듯이 준비해서 현장에 나왔다. ‘길복순’은 전도연이란 배우에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게 무엇일까로 출발했다. 그래서 직업을 킬러로 정하고, 그 다음에는 인간 전도연에게 가장 가까울 게 무엇일까를 고민해서 엄마를 떠올렸다. 전도연은 딸에게 굉장히 친구 같은 엄마다. 싸우고 삐치고 어려워하고. 스태프, 배우들과 술자리를 같이 할 때는 완전히 우두머리인데, 딸에게 전화오면 조용히 받고 “나, 집에 가야해”라고 하고 간다. 그 아이러니가 너무 좋고 멋있었다. 그렇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것과 가장 어울리는 것을 뼈대로 정하고 살을 붙이기 시작했다. -킬러들이 회사에 소속돼 있다는 건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런데 대기업 같은 킬러 회사가 있고, 또 그 회사가 정한 규칙이 있고, 그게 이 영화에 주요한 설정으로 사용되는데. 규칙을 깨부수기 위해 규칙을 만들었나.일단 차민규(설경구)가 대표로 있는 킬러회사 MK. ent는 독과점이란 소리까지 듣는 업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킬러회사다. 사실 MK는 한국 엔터산업에 가장 영향력을 끼치는 회사를 떠올리면서 만들었다. 킬러 일도 엔터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이 영화 속 세 가지 규칙은, 규칙을 깨도 아무 일도 벌어지진 않지만 관계 때문에 어그러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서 설정했다. -‘길복순’은 액션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액션이 에스컬레이터처럼 더 강하고 더 화려하게 올라가지 않는다. 예컨대 보통 액션영화는 엔딩에서 액션이 가장 화려한데 비해 ‘길복순’은 그렇지 않은데.내가 ‘길복순’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 장면이, 하나는 길복순과 딸 길재영의 대화 장면이고, 하나는 엔딩이다. 딸과 대화 장면은, 난 이 영화가 딸이 엄마한테 문을 열어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가장 힘든 하루를 겪은 다음에 딸과 나누는 대화. 그리고 엔딩은 설경구와 전도연이 이연결과 견자단이 아니지 않나. 액션영화지만, 결국은 감정적인 이야기로 풀고 싶었다. -대화 장면에서 딸이 길복순에게 “엄마, 미안해”라고 하자 길복순이 “밥 먹었니”라고 답하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그 장면으로 길복순이 총리후보자 아들을 죽이라는 의뢰를 실패한 선택이 설명되기도 하고.사실 시나리오에는 길복순이 왜 의뢰를 실패하는지 이유를 구구절절 써놨었다. 그러다가 전도연의 표정이면 다 설명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다 빼 버렸다. 왜 엄마가 아무리 화를 내도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받아들여주지 않나. 그리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 것 같고. -‘길복순’도 색 설계가 두드려진다. 빨간색과 녹색, 파란색, 그리고 빨간 사과를 매우 인상적으로 사용했는데.길복순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렸기에 녹색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생각했다. 자기는 빨간 사람이지만. 그래서 딸을 녹색으로 키우고 싶고 녹색의 공간에서 자라게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 딸과 밥을 먹을 때 스팸보다는 녹색인 시금치를 딸 앞으로 둔다. 집 안의 중정도 녹색이 가득한 공간이고. 그야말로 딸을 녹색으로 칠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딸이 커밍아웃을 하고, 받아들일 때도 녹색의 공간 속에 있다. 설경구가 연기한 차민규는, 파란 색으로 단순하게 설계했다. 차갑고 냉철한. 사과는 선악과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 사과가 세 번 등장한다. 처음 두 번은 딸이 사과를 먹고, 마지막에는 안 먹는다. 딸은 윤리를 아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사과를 먹으면서 공정과 불공정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딸이 마지막에 엄마를 받아들이면서, 선과 악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에, 나는 선악과를 먹지 않는다는 의미를 넣고 싶었다. -동성애 코드와 근친 코드를 넣은 이유는? 세상의 규칙과 금기를 부셔버리고 싶었나.그런 의도는 아니다. 엄마와 딸이 서로에게 비밀이 있길 바랐다. 엄마는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다. 반면 딸의 비밀은 범죄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런 엄마가 못 받아들일 딸의 비밀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동성애를 생각했다.근친은 처음부터 동생이 오빠를 좋아하는 걸 그런 이유로 생각하지 않았다. 금기를 깨야겠다 그런 건 결코 아니었다. 박찬욱 감독님이 금기를 깨는 게 예술가의 특권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난 그런 거장이 아니다. 그냥 이솜이 맡은 차민희는 오빠를 좋아하는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다. 왜 커서 아빠랑 결혼할거야,라는 아이처럼. 민규가 민희를 잘 못 키운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상태로 민희는 어른이 돼 버린 것이다. 근친이라면 서로 좋아해야 하는데, 이 관계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솜에게 최대한 아이처럼 웃고, 최대한 아이처럼 감정을 드러내달라고 부탁했다. 내꺼를 빼앗겨서 질투하는 아이 같은. 바나나우유도 원래 없던 설정이었는데, 촬영장에서 이솜에게 마시도록 부탁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시작”이라고 이솜이 외치는 걸 현장에서 “요이, 땅”으로 바꿨다. 그저 아이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다. 민희가 마지막 길복순에게 죽기 전에 가장 환하게 웃길 바랐다. 영정 사진도 가장 웃는 모습이길 바랐다. 그래서 이솜이 활짝 웃었는데 포토샵으로 더 웃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솜이 흰 옷을 입는 것도 그렇게 순수한 아이 같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길복순’은 못 가져서 빼앗으려는 사람들과 가지고 있는 걸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금기시 되는 걸 건드리겠다는 것보다는 ‘불한당’ ‘킹메이커’ 등 전작들처럼 무너져 내리는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 -이 영화는 전도연과 황정민이 싸우는 장면, 상가식당에서 전도연과 킬러들이 싸우는 장면, 이연과 전도연의 대련 장면, 설경구와 전도연의 엔딩 장면, 설경구의 러시아 바 장면 등 크게 다섯 번의 액션이 있다. 액션 설계는 어떻게 했나. 전도연과 설경구가 이연걸과 견자단이 아닌데 액션을 대부분 직접 소화해야 했다. 액션도 감정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고려했다. 한편으로는 킬러영화들의 법칙을 깨고 싶었다.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무명의 다수와 싸우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길복순은 꼭 이름이 있는 등장인물들과만 싸우게 했다. 영화의 첫 장면은 한국의 톱 킬러인 길복순과 일본의 톱 야쿠자와 싸우는 것으로 열고자 했다. 사실은 야쿠자 역을 일본 톱배우를 섭외하려 했고, 실제로 진행도 됐다. 그런데 당시 코로나19로 입국하면 2주 격리를 해야 하는데, 며칠 촬영을 위해 일본 톱배우를 그렇게 데리고 올 수는 없었다.고민하고 있는데 전도연이 황정민을 직접 섭외했다. 일본 배우 섭외가 안되면 재일교포로 가려고 시나리오부터 그렇게 써놓기는 했다. 황정민은 원래 관동의 호랑이라는 설정이었는데, 배운 일본어가 관서쪽이라고 해서 관서의 호랑이로 바꿨다. 난 그 장면은 분위기와 무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액션을 화려하게 가는 게 아니라 무드를 화려하게 가자, 그래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빛이 마치 필름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거기가 동호대교라는 설정이고. 이 영화는 이렇게 말이 안되는 이야기니, 황당함과 뻔뻔함과 유치함을 시작부터 받아드려 달라는 액션 장면이었다. 전도연과 이연의 액션은 넓게 보여지게 설계했다. 전도연의 의상을 정해놓고 탱고 같은 액션으로 구상했다. 또 둘의 대결이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대전 게임처럼 보이길 바랐다. 둘이 맞붙기 전에 이연이 화장실에서 하는 액션은, 여느 다른 한국영화 액션처럼 보여지길 바랐다. 완전히 다른 액션영화처럼. 그런 액션을 보여주고, 탱고와 대전 게임 같은 액션을 붙여서 이 영화의 액션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상가액션은, 설계부터 미술감독과 촬영감독,무술감독이 많은 회의를 했다. 박스로 일일이 테이블을 만들고 어떻게 동선을 짤지 시뮬레이션을 미리 해봤다. 보통 액션영화에선 직사각형 같은 넓은 공간에서 액션이 펼쳐지는데, ‘길복순’은 한 공간에서 이동하면서 액션이 펼쳐지는 걸 의도했다. 미술감독이 공간을 그런 목적으로 설계했다. 다만 거의 모든 액션을 배우들이 다 소화해야 했고, 내가 컷을 길게 쓰는 편이 아니라 배우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한 달 정도 그 장면을 찍었는데, 괴로운 것을 배우들에게 시키고 나는 너무 편하게 있나 싶은 생각이 진짜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액션영화는 더 하기 싫어지더라. 전도연은 거의 모든 액션신에서 얼굴이 나오기 때문에 자칫 크게 다칠 수도 있는 두 장면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부 본인이 다 했다. 상가액션에서 배우들의 무기도 캐릭터 별로 다 설계했다. 김기천이 쓰는 채찍 같은 경우, 소품팀이 채찍은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차라리 올가미를 쓰자고 하기도 했다. 그래서 만화 보면 채찍을 그렇게 쓰지 않냐며, 우리 영화는 만화 같은 거니 그냥 가자고 했다. 회사가방에서 꺼내는 삼단봉도 그렇고. 길복순과 싸우는 킬러들도 그냥 회사원들이고,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인데, 서로 친하다가도 기회를 오면 잡으려 할 것 같았다. 다른 킬러영화들처럼 현상금 때문에 길복순을 죽이려는 게 아니고 승진이나 더 좋은 회사를 가기 위해 죽으려 하는 것이라 설정했다. 그걸 길복순도 이해하고. 그게 사회생활이니깐.킬러들이 자기들끼리 A급, B급, C급 이야기를 하고 미션도 그렇게 나누는 건 스태프들과의 술자리에서 착안했다. 내가 배우들보다 스태프들과 술 먹는 걸 더 좋아하는데, 자기들끼리 “이제 B급이 됐네” “A급이야”라고 이야기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내가 아는 사회생활이 이것 밖에 없기도 했다. -엔딩의 전도연과 설경구 액션에서 눈에 띄는 건 수싸움의 표현인데. 어떻게 찍었나.진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훨씬 화려하게 구상했던 것도 있었는데, 그랬다가는 그 액션신 다음의 감정과 안 닿을 것 같아서 뺐다. 일단 그린 스크린을 세우고 로봇암으로 카메라를 고정한 다음 이쪽저쪽에서 다 찍었다. 굉장히 오래 걸렸다. 탁자에서 칼로 베는 게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어렵다. 나도 해봤는데 잘 안된다. 다행인 것은 ‘길복순’은 액션을 순서대로 찍었는데 전도연이 그 때는 액션의 달인이 됐다. 전도연이 지금 황정민과 첫 장면을 찍으면 진짜 잘할텐데라고 하기도 했다. 설경구가 전도연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리는 장면도 둘이 다 실제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액션에 감정이 담기길 바랐다. 또한 이 엔딩 액션을 놓고 사실 제작진끼리 굉장히 의견이 엇갈렸다. 나도 불안했다. 사람들이 액션영화를 볼 때 마지막 액션을 가장 기대하는 법인데 ‘길복순’은 그렇지 않으니깐. 반원창이 배경에 있으니 다른 액션영화라면 그걸 깨고 나가서 난간에서 싸우고 그럴 테니 우리도 그러자는 의견들도 나왔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면 다른 액션영화들과 똑같으니깐 오히려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수싸움으로 화려한 건 보여주고 실제 액션은 짧게 가는 걸로 정리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차민규가 길복순 딸에게 전화하면 그걸 길복순이 이어 받는 것도 넣었는데 그렇게 찍지 않았다. 그냥 마지막에 둘이 대화를 오래하게 만들고 싶었다. 왜냐면 설경구에게 그 장면은 멜로신이기도 하니깐. 둘이 치열하고 우아하게 싸우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설경구의 피도 꽃처럼 피어나길, 미술팀에 부탁했다. -러시아 바 액션 장면은 ‘올드보이’ 오마주 같기도 한데.그렇다기보다는 ‘올드보이’가 워낙 클래식이니 이제 그런 장면의 대명사처럼 된 게 아닌가 싶다. 러시아 액션신은 코로나19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원래는 러시아 액션배우들을 데리고 와서 찍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해서 일반 러시아 사람들을 액션 연습시켜서 찍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며칠 연습하다가 힘들면 도망가기가 일쑤였다. 끝까지 연습해서 찍은 배우들이 진짜 고생을 많이 했다. 문제는 전문 액션배우가 아니니깐 액션을 연기가 아니라 진짜처럼 한다는 점이었다. 원래 액션장면을 찍을 때 배우들이 액션배우의 도움을 받기 마련인데, 그 장면에선 설경구가 제일 액션 전문가였다. 러시아 배우들이 진짜로 힘을 쓰니 설경구가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러시아 바 액션도 로봇암을 이용해서 동선을 짜고 찍은 뒤 한 컷 한 컷 붙였다. 러시아 바 액션신은 민규가 복순 때문에 화가 난 상태에서 싸우기에 짐승 같은 거친 것들이 드러나길 바랐다. ‘불한당’에서의 설경구와 ‘길복순’에서의 설경구를 차별화 하기 위해서 준 설정이 안경이다. ‘불한당’에선 평소에는 껄렁 거리다가도 화가 나면 차가워지는데, ‘길복순’에서 설경구는 평소에 안경을 쓰고 있으면 냉정하지만 안경을 벗으면 짐승처럼 분노가 표출되길 바랐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설경구는 모두 길복순 때문에 안경을 벗는다. 길복순 때문에 야수성이 표출된다. 그래서 그 러시아 바 액션은 설경구의 꼬라지가 야수성으로 발현되는 게 목표였다.그 장면에서 싸우기 전에 안경을 벗는 건, 서부극에서 카우보이들이 바에 앉으면 모자를 벗는 것도 연상되길 바랐다.또 그 장면은 보통 바에서 액션 장면이 벌어질 때 일어나는 것들을 다 피하고 싶었다. 보통 바에서 액션을 하면, 주인공이 바 밑으로 숨는다. 그래서 ‘길복순’에선 바 대신 설경구가 난간에 숨는다. 다른 영화라면 바에서 싸우면 벽에 있는 술병들이 다 깨지고, 샹들리에를 꼭 쏴서 떨어뜨리는 데 그걸 피하고 싶었다. 한아름 미술감독이 기껏 만들라고 해서 만들었더니 거기서 안싸운다고 하더라. 아무튼 그런 전형적인 걸 피하다보니 난간에서 싸우고, 난간에서 싸우니 눈이 오게 하자고 해서 눈을 넣었다.-극 중 이름을 그냥 주위에서 착안해서 만드는데. 길복순은 전도연 이모 이름이고, 구교환이 맡은 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이기도 한데. 일단 길복순의 성인 ‘길’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킬 빌’의 킬에서 따왔다. 어차피 여자킬러 이야기면 ‘킬 빌’을 떠올릴 텐데 피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원래는 길복순 이름은 길재영이었다. 재영은 전도연 딸 이름이다. 그런데 어느날 전도연 휴대전화에 전화가 왔는데 이름이 뜬 걸 보니 복순 이모더라. 굉장히 세련된 사람과 복순이란 이름을 붙이면 아이러니가 느껴질 것 같더라. 그래서 길복순이 완성됐고, 딸 이름이 길재영이 됐다.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에서 따온 게 맞다. 자기 이름을 써달라고 하더라. ‘불한당’ 이후에 다시 영화를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글로 먹고 살아야 할 것 같아서 웬툰 스토리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찾아가서 만났다. 그러다가 친해졌다. -딸의 성을 엄마를 따라 길이라고 한 것도 인상 깊은데. 길복순 딸의 아빠가 누구인지는 궁금하지 않더라도, 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과거에 어떤 관계였을까를 영화를 본 관객들이 궁금해 할텐데.일단 딸 성은 모계성을 따르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아빠가 누구인지는 이 영화에서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솜 대사에 일부러 “아빠가 누구래?”라는 걸 넣었다.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잠을 잤을까는 내 생각도 있지만 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그걸 얼아야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결정할 테니. 일단 난 안 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경구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도연은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했지만 시나리오를 다 보고 난 뒤에는 둘 사이에 에로스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전도연과 구교환의 베드신은, 여성상위와 함께 전도연 등의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찍었나. 전도연이 끝나고 구교환에게 돈을 준 이유는. 여성상위도 맞지만, 그보다는 전도연 등근육과 등에 있는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자킬러가 모델 같은 사람이 아니라 엄청난 등근육을 갖고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전도연에게 등근육 운동을 부탁했더니 3개월 동안 그 한 장면을 위해 식단조절과 운동을 했더라. 현장에서 처음 그 등근육을 봤는데 무척 놀랐다. 사실 베드신은 대충 찍고 딸의 키스신에 더 공을 들이고 싶었다.전도연이 구교환에게 돈을 준 건,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카우보이들이 매춘부에게 무심하게 화대를 던지는 걸 반대로 그려보고 싶었다. -김시아가 연기한 길복순의 딸 길재영도 나중에 킬러가 되나.복순은 딸이 자기 피를 많이 물려받아 자신과 비슷한 걸 알지만 애써 모른 척 하고 살았다. 하지만 엄마에게 마음을 연 재영이 마지막에는 엄마처럼 빨간 색 옷을 입고 학교로 간다. 김시아에게 나중에 성인이 되면 ‘길재영’을 한 번 하자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다. 전도연을 조연으로 하고. -변성현 감독을 비주얼리스트라고 칭하는 건, 비주얼이 좋다는 뜻과 동시에 서사보다는 비주얼에 더 강하다는 뜻이기도 한데.일단 난 비주얼리스트가 절대 아니다. 시나리오에 가장 공을 많이 들인다. ‘길복순’도 서사 만드는 게 제일 힘들었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서사를 비트는 한편 또 뻔한 걸 즐기게 하고도 싶었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 내 영화의 비주얼은 일단 시나리오를 쓰고 난 뒤 그간 계속 작품을 같이 해온 한아름 미술감독에게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그럼 한 미감이 미술이 어느 정도 떠 있길 바라느냐, 땅에 붙어있길 바라느냐고 묻는다. 난 이번에는 ‘불한당’보다 더 가보자고 했다. 황당한 것과 현실적인 걸 섞어보자고 했다. 그래서 첫 장면은 동호대교지만, 평행서울 같은 느낌으로 가자고 했다. 이 영화 속 서울은 서울이되 평행서울 같은 느낌이길 바랐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미술감독이 많이 참여해서 크레딧도 그 순서대로 갔다. 보통 크레딧에는 감독, 촬영감독 순으로 들어가는데 ‘길복순’은 감독, 미술감독 순으로 들어갔다. -딸의 키스 장면은 미성년자들의 연기 장면인 만큼, 넷플릭스 담당자와 변호인들과 같이 배우들의 부모님과 상의를 한 뒤 부모님 입회 하에 찍었다고 하던데.그 장면은 가장 마지막에 찍었다. 스케이트 보드 공간이 전국에서 가장 이질적이어서 결정했는데 허가 받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가장 늦게 찍었다. 배우들이 미성년자들이고 내가 성인 남성이다보니 그 장면을 직접 디렉션하기가 버겁더라. 그래서 전도연을 불러서 그에게 디렉션을 설명해주고, 전도연이 다시 김시아 등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전달해줬다. 전도연이 정말 디렉션을 잘 해줬다. -국무총리 후보자 아들이 입시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그 후보자가 아들의 살해를 의뢰한다는 게 영화의 갈등 구조 중 하나인데. 특정 정치인이 연상되기도 하는데.어느 진영이나 어떤 정치인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냥 딸을 위해 자기 일을 포기하려는 엄마와 자기 일을 위해 아들을 죽이려는 아빠를 대비시키려고 했을 뿐이다. -설경구와 세 번째 작품을 같이 했는데 다음에도 같이 하나.설경구에게도 진짜로 이번만 같이 하고 한 텀 쉬고 다시 하든 하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둘이 그만 같이 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니 오기가 생기더라. 다만 다음 영화에 설경구와 같이 하게 되면, 이번에는 절대 슈트를 입히지 않을 것이다. 꼬깃꼬깃하게 구겨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 마치 ‘오아시스’의 설경구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김성오가 연기한 신상사는 너무 아쉽게 퇴장하는데. 신상사 스핀오프가 있으면 재밌겠다 싶기도 하고. 아, 그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김성오에게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하다. 김성오는 내가 가장 친한 배우다. 동네형 같은 사람이다. -길복순의 어린 시절, 얼굴이 마치 아수라 같이 그려지는데. 그 아수라 같은 모습이 전도연의 모습과 겹쳐지는데.킬러일 때 전도연은 왼쪽 얼굴을, 엄마일 때 전도연은 오른쪽 얼굴을 보여주려 했다. 그래서 아이 일로 전화받을 때는 카메라가 오른쪽 얼굴을 비춘다. 설경구와 떡볶이를 먹을 때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오른쪽으로 받는다. 국무총리 후보 아들을 죽이려 할 때 딸에게 전화가 와서 받을 때 카메라가 이유 없이 돌아서 전도연의 오른쪽 얼굴을 비추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 떡볶이집이 매우 유명한 맛집인 건 알고 있었나.몰랐다. 나중에 알았다. 먹어보지도 못했다. ‘불한당’때는 떡볶이 장면을 찍으면서 먹었는데, ‘길복순’은 그렇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날이 설경구와 전도연 촬영 첫날이라 너무 긴장해서 못 먹었다. -설경구의 젊은 시절을 이재욱이 연기했는데. 도대체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연출부가 이재욱의 클립을 보여줘서 캐스팅할 때는 그가 그렇게 잘 생긴 줄 몰랐다. 그렇게 유명한 배우인지도 몰랐고. 그냥 내가 본 클립에서 제일 연기를 잘했다. 그때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때라 만나서 오디션을 못 했다. 이재욱으로 결정하고 난 뒤 연락처를 받아서 설경구가 이 영화에서 어떻게 연기했는지 영상을 보내줬다. 그랬더니 외모를 흉내낼 수는 없었는지 목소리를 닮도록 준비해 왔더라. -‘길복순’은 음악이 전작들과 달리 혼종 느낌인데.다른 작품들처럼 김홍집 음악감독에게 음악을 부탁드렸는데, 이번에는 짬뽕이었으면 했다. 테크노도 나오고 족보에 없는 듯한 음악. 언제나 그렇듯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주셨다.-왜 ‘길복순’은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었나. 이 내용으로 다른 투자사에서 150억원을 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나.처음에는 반대했는데, 내 기준으로 대한민국 1등 배우들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투자가 안될 것이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차기작은.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 써놓은 것도, 준비해놓은 것도 없다. -변성현은 성공한 덕후이자, 빻은 취향을 극대화시킬 줄 아는 장인이라는 평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래서 마니아팬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한데.빻은 취향이란 게 무슨 말인지를 잘 모르겠다. 빻았다는 건 안 좋다는 뜻인가?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4.14 06:00
연예일반

하이라이트, 팬콘서 11월 7일 깜짝 컴백 발표

그룹 하이라이트가 팬들에게 또 한 번 즐거운 추억을 선물하며 깜짝 컴백 소식을 전했다. 하이라이트는 지난 15일과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2022 하이라이트 팬콘 ‘하이라이트 운동회’’를 개최하고 팬들과 만났다. ‘하이라이트 운동회’는 멤버들의 데뷔 13주년을 기념해 열린 팬콘으로 운동회 콘셉트에 맞춰 하이라이트와 팬들은 뜻깊은 추억을 쌓았다. 1부 운동회에서 캐주얼한 의상으로 등장한 하이라이트는 다양한 게임과 토크를 진행했다. 이어진 운동회 뒤풀이 순서에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졌다. 하이라이트는 ‘불어온다’와 ‘데이드림’에 이어 ‘플레이’, ‘밤이야’, ‘세븐 원더스’, ‘시선’, ‘웨이브’, ‘아름다운 밤이야’, ‘러블리 데이’ 등 총 14곡을 선보였다. 콘서트에 버금가는 풍성한 세트 리스트의 대부분은 정규 1집과 미니 3집 수록곡으로 채워졌다. 마지막 공연을 마친 하이라이트 멤버들은 “13주년을 팬들과 함께 보낼 수 있어 더없이 뜻깊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까지의 비스트와 하이라이트를 응원해주고 계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또 오랜 시간 동안 하이라이트는 새로운 모습,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며 더욱 긴 여정을 약속했다. 특히 지난 16일 2회차 공연이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이후 하이라이트는 깜짝 영상을 통해 11월 7일 컴백을 발표했다. 이기광의 목소리로 “Because I’m alone, 너 없이 I’m alone”이라는 신곡 일부 구절이 흘러나왔고 ‘2022.11.07 (MON) HIGHLIGHT’라는 컴백일이 문구로 공개됐다. 하이라이트는 오는 11월 7일 새 앨범을 발매하고 7개월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0.17 12:59
뮤직

임영웅 "방송보다는 가수 본업…전국투어 기대"

가수 임영웅이 예능이나 방송활동 보다는 본업으로서 다가가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임영웅은 2일 오후 6시 첫 정규 '아임 히어로'(IM HERO) 발매를 앞두고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임영웅 스케줄상 선녹화 후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컴백 전 특별한 활동없이 앨범 작업에만 몰두해온 그는 "데뷔 첫 정규라서 열심히 잘 만들고 싶었다. 다 만들었다가도 처음으로 돌아간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앨범을 잘 만들겠다는 것에 집중했다. 최선을 다했기에 만족스럽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뿌듯하게 첫 정규를 자랑했다. 음반에는 12곡이 수록됐다. 설운도, 이적, 자전거 탄 풍경의 송봉주, 딕펑스 김현우, 정재일 등 수많은 선후배 뮤지션들이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소속사 물고기뮤직 측은 “사람 이야기와 사랑 이야기, 세상 이야기가 12곡에 고스란히 담겨있고, 각 곡마다 유기적으로 스토리가 이어지기에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한 번에 듣는 것을 추천한다"며 트랙 순서 배열에만 수개월을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가장 애정하는 노래로는 '사랑해 진짜'를 꼽았다. 이 노래는 지난해 연말 KBS 단독쇼에서 '사랑해'라는 가제로 선공개한 바 있다. 임영웅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안다. 달달한 가사와 말랑말랑한 멜로디가 언제 들어도 러블리하다"고 웃었다. 임영웅은 이번 활동을 전국투어에 올인한다. 방송 계획을 묻자 "어울리는 자리가 있다면 언제든 출연할 의향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가수 임영웅으로서 전국투어에 집중을 하면서 팬 여러분을 가까이에서 보고 소통하고 싶다"고 바랐다. 또 "이번 콘서트가 '피켓팅'이라고 불릴 만큼 어렵게 예매하신다고 들었다. 나와 관계자 모든 분들이 사명감,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준비한다. 스케일, 내실, 즐거움 모두 갖춘 탄탄한 콘서트를 보여드리고 댁에 돌아가실 때 '진짜 잘 놀다간다' '다시 보고 싶다'란 생각 들게 준비하고 있다. 스포일러는 딱히 없다. 왜? 모든 순간이 화젯거리"라고 어깨를 으쓱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2022.05.02 14:21
뮤직

임영웅 "이적과 긴 시간 대화, 장르 소화력 보여주고 싶어"

가수 임영웅이 6년만 첫 정규에 공을 들였다. 임영웅은 2일 오후 6시 첫 정규 '아임 히어로'(IM HERO) 발매를 앞두고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임영웅 스케줄상 선녹화 후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그는 "팬도 나도 정말 오래 기다린 앨범이다. 정말 떨리고 기대가 되고 설레는 마음이 아주 크다. 정규는 처음이라 열심히 준비했고 다채로운 곡을 담으려 노력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바란다. 무엇보다도 드디어 팬 여러분들을 직접 만나뵐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6년만의 첫 정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음반에는 12곡이 수록됐다. 설운도, 이적, 자전거 탄 풍경의 송봉주, 딕펑스 김현우, 정재일 등 수많은 선후배 뮤지션들이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소속사 물고기뮤직 측은 “사람 이야기와 사랑 이야기, 세상 이야기가 12곡에 고스란히 담겨있고, 각 곡마다 유기적으로 스토리가 이어지기에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한 번에 듣는 것을 추천한다"며 트랙 순서 배열에만 수개월을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임영웅은 다채로운 장르를 수록한 것에 대해 "다채로운 장르를 어색함 없이 보여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무엇보다 나와 팬, 그리고 어느 누군가의 이야기가 제 노래와 함께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적이 작사 작곡하고 정재일이 편곡에 힘을 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헤어진 연인, 그때 당시 사랑했던 연인을 위해서 떠날 수밖에 없었던, 보내줘야될 수밖에 없었던 가사가 담긴 감성 발라드다. 임영웅은 "이적 선배님과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고 그 이후 처음 보내주신 노래를 들었을 때 여운이 길게 남았다. 정재일 선배님께서 스트링 편곡을 맡아 감동이 깊어졌다. 멋진 음악을 내 목소리를 통해 들려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했다. 더 잘부르기 위해 노력했다. 파리에서 제작된 뮤직비디오도 관심 바란다"고 소개했다. 첫 정규 전곡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들을 수 있고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는 3일 오전 8시 공개된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2022.05.02 14:12
무비위크

[씨네한수①] '인트로덕션', 더욱 단단해진 홍상수 월드

마니아의 지지를 받는 두 감독이 동시기 새 영화를 선보인다. 홍상수 감독의 '인트로덕션' 그리고 유하 감독의 '파이프라인'이다. 27일 개봉하는 '인트로덕션'은 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인 은곰상을 수상한 작품.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효율적으로 서사를 전개하는 것을 넘어 이 각본은 행위와 행위 사이 생기는 찰나의 여백을, 순식간에 인간의 삶 속에 숨은 진실이 갑작스레 밝고 분명하게 드러나는 순간들을 만들어 나간다"는 평을 받은 영화다. 홍상수 감독의 장편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영어 제목을 갖고 있다. 베를린에서 인정받으면서, 국내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홍 감독의 여전한 저력을 입증해줬다. 26일 관객과 만나는 '파이프라인'은 '말죽거리 잔혹사'·'비열한 거리' 등을 만든 유하 감독의 신작. '강남 1970'(2015) 이후 6년 만의 복귀작이다. 마니아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는 그가 서인국·이수혁 등 스크린에서 잘 만나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과 호흡을 맞춰 만들어낸 작품이다. 기름을 훔치는 '도유'를 소재로 한 범죄 오락 영화로, 6월부터 시작되는 한국영화 개봉 러시의 첫 주자로 나섰다. 출연: 신석호·박미소·예지원·기주봉·서영화·김민희·조윤희 감독: 홍상수 장르: 드라마 줄거리: 세 개의 단락을 통해서 청년 영호가 각각 아버지, 연인, 어머니를 찾아가는 여정들을 따라가는 이야기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66분 한줄평: 대중과 유리된 거장 별점: ●●◐○○ 신의 한 수: 홍 감독은 소개, 입문, 서문, (새 것의) 도입 등 영어 단어 '인트로덕션'에 담긴 뜻을 모두 포기할 수 없어 처음으로 영어 단어를 제목으로 정했다. 이 영화를 모두 보고 나면 왜 꼭 '인트로덕션'이어야 했는지 단 번에 이해가 갈 정도. 홍상수 감독의 선택은 옳았고, 그의 첫 영어 제목에는 이 영화의 메시지와 이야기가 매우 잘 함축돼 있다. 신석호가 연기하는 주인공 영호는 어른의 세계에 입문하는 인물이며,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고, 또 새로운 것을 도입한다. 이 과정 속에 충돌도 일어나고 갈등도 겪으며 깨닫고 변화한다. 별 것 아니어 보이는 일상 속에서 인간의 욕망, 세대간 갈등, 청춘의 방황, 어른의 위선 등이 그려진다. 이 작품은 영화이자 시이고 소설이다. 문학 작품 같은 이야기를 흑백 화면에 잔잔하게 담아냈다. 홍 감독의 연인 김민희의 분량은 적다. 프로덕션 매니저로 스태프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그는 두 번째 단락에만 출연해 주인공의 주변 인물을 연기한다. 신의 악수: 홍 감독만의 스타일을 애정하는 관객 층이 탄탄하게 존재하고 있고, 홍상수라는 인물은 단순히 연출자를 넘어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인트로덕션'은 너무 멀리 나갔다. 기승전결을 따르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을 종잡을 수 없다. 홍상수식 등장 인물들은 여전히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시는데, 이들 사이에서는 뜬금없고 엉뚱한 대화가 오간다. 생략되고 찢긴, 파편화된 정보를 제대로 정해진 순서도 없이 제시한다. 대중을 따돌리듯 혼자 날뛴다. 관객과 발 맞춰 나가지 않고, 의문만 잔뜩 남긴다. 불친절한 영화를 다시 조립하고 이어 붙이는 일이 관객에게 큰 기쁨이 된다지만, 이 영화가 낸 과제는 너무 어렵다. 매우 미니멀한 이야기를 이해해 보라는 '인트로덕션'의 과제가 과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홍 감독의 영화 세계가 확고하고 이를 지지하는 마니아 또한 확고하다지만, '인트로덕션'에 담긴 홍상수 월드는 너무 단단해 파고들기 어렵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5.26 09:00
경제

'라임펀드 분쟁조정' 동의한 신한은행…행장 '중징계' 피할까

신한은행이 아직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라임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분쟁 조정 절차에 동의했다. 업계는 소비자 피해구제에 대한 강한 의지로 풀이하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은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징계 수위가 낮아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라임 크레딧인슈어드(CI) 펀드 분쟁조정 절차 개시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순 신한은행에 대한 현장조사를 거쳐 내달 중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분쟁조정은 손실이 확정돼야 진행한다. 하지만 라임펀드의 경우 2025년이 돼야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금감원의 '추정손실액'을 기준으로 분쟁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추정 손해액을 기준으로 피해자들에게 우선 배상하고 추가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에 지난해 KB증권, 지난달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이런 방식으로 피해자 구제 절차를 진행했고, 신한은행도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까지 분조위 안건으로 상정된 손실 미확정 라임 펀드 판매사의 기본배상비율은 KB증권(60%), 우리은행(55%), 기업은행(50%) 등이다. 앞서 지난해 6월 신한은행은 라임 CI 펀드 투자자에게 원금 50%를 미리 지급한 바 있다. 금감원 배상기준에 따르면 은행·증권 모두 배상비율 40~80% 범위에서 자율조정이 이뤄지고, 금감원 분조위 결정에 따라 배상비율이 확정되면 이를 다시 정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신한은행이 적극적인 피해자 구제 행보를 보이면서 오는 18일 예정된 금감원의 2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라임펀드 판매사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 절차를 진행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1차 제재심이 열렸지만 앞선 순서였던 우리은행 심의가 길어져 이날 신한은행 순서는 진행되지 못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진옥동 신한은행장에 신한은행이 라임펀드 부당권유와 불완전판매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한 바 있다. 금감원은 작년 5월에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에 ‘금융거래자의 피해에 대한 충분한 배상 등 피해 회복 노력 여부’를 제재 양정 시 참작 사유로 추가함에 따라, 신한은행의 분쟁 조정 동의가 진 행장의 징계 수위를 낮춰줄지 관심사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3.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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