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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과 달라, 완전체 결단식…'4연패 도전' 구본길 "AG 실감…설레네요"
"이제 떨리기보단 설레네요."태극마크 단골이라서 그런 걸까. 항저우 아시안게임(AG)까지 열흘을 남겨뒀던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의 표정에는 여유가 묻어 있었다.구본길은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AG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가했다. 이날 참가한 1000여 명의 선수단 표정은 제각각 달랐다. 태연한 이가 있는가 하면 다소 상기된 표정도 보였고, 긴장한 표정의 선수도 있었다.결단식 후 취재진과 만난 구본길에게서는 여유가 느껴졌다. 그는 지난 2010 광저우 AG부터 태극마크만 14년째 달아온 베테랑이다. 특히 AG에서 광저우와 인천,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개인전 3연패, 단체전 2연패를 거뒀다. 올림픽에서 역시 2012 런던 대회와 2020 도쿄 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본길은 "매번 결단식이 시작되면 (개막이 다가왔다는 게) 확 와 닿는다. 그전까지는 일상 같지만, 결단식 후에는 새삼 (대회에 나간다는 게) 느껴진다"며 웃었다. 코로나19 엔데믹 후 결단식이라 더 뜻깊다. 지난 2021년 7월 열린 도쿄 올림픽 결단식은 코로나19 전파를 우려해 행사 규모를 제한했다. 당시에는 종목별로 선수와 지도자 각 1명씩만 참가할 수 있었다. 그는 "(2년 전 도쿄 올림픽 결단식과 달리) 피부에 와 닿는다. 도쿄 때는 선수들이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런 결단식도 제대로 못 해서 올림픽이란 게 실감 나지 않았다.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했다.23일 개막하는 AG은 이제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구본길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특별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 부상을 조심하면서 컨디션은 시합 당일에 맞춰 끌어올릴 생각"이라며 "지금은 특별히 훈련하기보다 컨디션 조절, 부상 방지를 위한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부분의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 선수들의 수준이 많이 평준화됐다. 그 부분에 대비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본길은 "지나간 대회들이 생각나지만, 결단식에 오면 이제 떨리기보다 설렌다. 경험을 많이 쌓아서 그렇기도 하다"며 "광저우 대회 결단식 때는 너무 떨렸다. 첫 메이저 대회였고, 내 인생의 갈림길이 되는 가장 중요한 대회이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여유가 생겼다고 방심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구본길은 "그렇다고 즐기는 건 아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구본길은 통산 AG 금메달 5개(대한민국 대표팀 3위)를 보유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6번째 메달을 따면 공동 1위(남현희·박태환)가 될 수 있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다면 역대 단독 1위가 된다. 또 자신이 보유한 아시안게임 펜싱 3연속 우승 기록 경신에도 도전한다. 그는 "준비는 잘 되고 있다. AG을 준비하는 동안 국내 대회도 있었다. 컨디션을 확인하는 차원이었는데 국내 대회 성적도 괜찮았다"며 "자신 있다. 물론 경기를 해봐야 하겠지만, 이번 대회는 기록을 많이 세울 수 있으니 다른 대회보다 더 집중하고 철저히 준비하겠다. 기록을 세우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하겠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지 않나”라고 각오를 밝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14 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