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오키나와 서베이] 일본 프로야구, 붙어볼만 하다?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한·일전이 막을 내렸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 한·일 연습경기가 많이 열려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총 28경기가 열렸고 한국 프로팀이 14승4무10패를 거뒀다. 양국간 활발한 연습경기가 치러지다보니 일본야구기구(NPB)는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한·일 연습경기에 리그 명칭을 붙이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가칭 '오키나와 리그'를 창설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오키나와 리그가 창설돼 팀당 20경기를 치르게 된다면 일본 프로팀을 상대로 몇 승이나 거두게 될까. 리그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좋을까. 선수들이 느끼는 일본 선수들의 전력은 어느 정도일까. 일간스포츠가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선수 40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승률 5할 자신... SK·두산은 그 이상도 가능오키나와 리그가 창설된다는 가정 아래 절반이 넘는 24명의 선수가 20경기에서 11~15승을 전망했다. 6~10승 정도를 예상한 선수도 15명이나 됐다. 특히 SK와 두산 선수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11~15승에 표를 던졌다. 삼성도 1명(6~10승)을 제외하고는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한결같이 "우리는 조금 빨리 몸상태를 끌어올린다. 5할 이상 승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지훈련을 일찍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했지만 한국 프로야구 수위를 다투는 팀으로서 자신감의 표현이다.리그를 치르는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단 '스프링캠프 기간에 치르자'는 의견(13명)과 '현 상태(비정기적 연습경기) 유지'(15명)를 지지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시즌 중 인터리그'(2명)와 시즌 후 각 리그 상위권 팀끼리 붙는 일종의 '한·일 미니 통합리그'(10명)에 공감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시즌 후 양국 상위팀끼리 대결에 한 표를 던진 봉중근(LG)은 "상위팀들끼리 붙는다면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연습경기는 어디까지나 연습경기일 뿐 실전이 되서는 곤란하다는 입장도 있다. SK 선수들은 "훈련의 연장선상이 되어야지 시즌 중간 혹은 전후에 실시하는 실전이 된다면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마무리훈련부터 전지훈련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는 게 대세로 자리잡은 상태에서 20경기 씩이나 치르는 실전은 부담스럽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참가팀은 전지훈련 사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참가하자는 의견이 29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일본 리그를 2년간 경험하고 두산에 복귀한 이혜천은 "양국 모든 프로구단이 참가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팀 사정에 맞게 참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일본 프로팀, 이젠 충분히 붙어볼 만 하다국가대표팀에서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더이상 일본은 두려움의 상대가 아니었다. 이종욱(두산)은 '국가대표 뿐 아니라 프로팀끼리도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에 자신있게 한 표를 던졌다. 총 29명의 선수가 한일 구단의 실력차를 묻는 질문에서 '큰 차이가 없고 이기지 못할 상대도 아니다'는 대답을 했다. 일본이 1군 멤버를 총동원해 최선을 다한다면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는 의견은 10명에 그쳤다. 정대현(SK)은 "일본의 선수층을 따라갈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다. '한국이 이기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고 답하면서도 일본의 넓은 선수층을 인정한 박용택(LG)은 좀더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베스트 멤버로 붙으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며 "한국팀에 에이스 선수가 각팀마다 투수 2명, 야수 4명 정도라고 본다면 일본팀에는 이 정도 레벨의 수가 두 배 정도라고 생각한다. 류현진 정도 톱 레벨 투수는 일본에서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
2011.03.02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