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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본 그 꽃 [김식의 엔드게임]

지난달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 2024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뒤엉켜 서로를 축하했다. 이범호(43) KIA 감독도 선수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맨 마지막에 투수 양현종이 있었다.둘은 서로를 와락 끌어안았다. 이범호 감독은 다른 선수들보다 양현종을 더 세게, 오래 안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포옹의 의미를 현장에 있는 모두가 알았다. 이 장면은 7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보여준 둘의 '백허그'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이범호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선발 양현종을 교체했다. 등판 때마다 온갖 기록을 만들어내는 베테랑을 승리 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 남겨둔 상황에서 바꾸는 건 초보 감독으로선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양현종은 마운드에서, 또 벤치에서 서운함을 표현했다.이범호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양현종에게 다가가 백허그를 했다. 조직의 책임자로서 냉정하게 내린 결정을 이해해 달라는 인간적인 제스처였다. 양현종은 경기 뒤 사령탑의 결정을 흔쾌히 따르지 못한 것에 대해 이 감독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다음 등판(7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완투승을 거뒀다. 이범호 감독은 10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젊다. 양현종과 일곱 살 차이, 최형우와 두 살 차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 선후배다. 게다가 선수들이 이 감독을 워낙 잘 따르기에 '가벼운 항명'의 위험도 있었다.이범호 감독은 권위로 선수들을 누르지 않았다. 개인보다 팀이 먼저여야 한다는 원칙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벤치에선 백허그를 하는 사이라도 마운드에선 냉정하게 교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KIA 선수들도 '이범호 선배'가 아닌 '이범호 감독'을 이해하는 데 몇 달이 걸렸다. 단지 양현종뿐 아니었다. 이범호 감독이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꼽은 김도영이 홈런을 친 다음 타석에서 교체된 적(7월 2일 삼성전)도 있다. 주장 나성범의 본헤드플레이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의 선수 은퇴식 때 자신의 등번호를 물려받은 후배 박찬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KIA 관계자는 "이범호 감독은 선수가 실책했다고 나무라는 법이 없다. 그러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거나 팀플레이에 소홀하면 단호한 시그널을 보낸다"라고 전했다.이범호 감독은 젊은 나이, 짧은 경력이 믿기지 않을 만큼 노련하게 KIA를 드라이브했다. 그 리더십의 한 축은 '브레이크'였다. 야구 잘하는 선수일수록, 친한 관계일수록 엄격했다. 풀 시즌을 처음 뛴 김도영이 2024년을 성공적으로 완주한 건 상승기에 과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자 앞서나갈 것 같은 선수에게 팀과 함께하도록 한 덕분이었다.KIA는 6월 이후 정규시즌 선두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평탄한 길만 달린 게 아니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1선발로 기대한 윌 크로우, 이의리에 이어 8월에는 제임스 네일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선발진이 붕괴된 상태에서 KIA는 대체 외국인 투수와 황동하·김도현을 투입했다. 스물네 살 김도현이 잘 던지다가 부담을 느끼며 흔들리자 이범호 감독은 "몇 경기만 보고 널 판단하지 않겠다. 기회는 또 줄 것"이라고 응원했다.이범호 감독은 1루수 수비가 안정적인 변우혁에게 "타석에서도 욕심을 내봐라. 네가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라고 독려했다. 자신의 재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메시지였다. 이 감독은 '액셀러레이터'도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혼자 처질 것 같은 선수에게 동료와 함께 가도록 길을 안내했다.대구 출신인 이범호 감독은 2000년 대전(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1년 KIA로 이적했다. 9년 동안 선수로 뛰며 광주에 뿌리를 단단하게 내렸다. KIA 구단은 그를 차기 지도자감으로 점찍어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연수를 보내주기도 했다.올해 초 KIA 단장과 감독이 비리 사건에 휘말려 경질됐다. 구단은 사상 최악의 위기에서 이범호를 새 감독 단일 후보로 올렸다.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지휘봉을 맡길 인물로 판단했던 거다. 그는 3월 취임식에서 "웃음꽃 피우는 야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팬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꽃)을 유머러스하게 언급한 것이다. 팀이 오름세에 있을 때 이범호 감독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중간중간 브레이크를 밟았다. 팀이 내리막길에 있을 때 그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반등에 성공했다. 그라운드 안과 밖, 공과 사를 엄격하게 구분했다. 무엇보다 공동의 목표를 우선시한 이범호 감독의 원칙이 KIA의 핵심 동력이었다.실망과 좌절 속에서 2024시즌을 시작한 KIA는 8개월 만에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험로에서 시작한 그들의 여정을 돌아보면, 화사한 꽃길 같다. 올가을, '꽃감독'은 KIA 팬들에게 고은 시인의 작품 한 편을 선물한 것 같다.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스포츠1팀장 2024.11.04 08:00
드라마

[인터뷰] ‘재벌집 막내아들’ 24년 차 김도현의 황금기는 지금부터 “무매력이 제 매력이죠”

“제가 라운드 인터뷰는 정말 처음이에요. 지금 촬영 연장돼서 최창제가 국정 조사받는 것 같아요. (웃음)”23년. 배우 김도현이 연극, 뮤지컬,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쌓아 온 시간이다. 그가 ‘재벌집 막내아들’을 만나 대중에 눈도장을 찍으며 배우로서 인생의 첫 황금기와 그 시작을 맞이하기까지 걸린 시간이기도 하다.김도현은 지난해 하반기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마침표를 찍은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열풍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달 25일 종영한 ‘재벌집 막내아들’은 최고 시청률 26.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방송 가구)를 기록, 역대 JTBC 드라마 2위에 오른 2022 최고 화제작이다. 김도현은 이 작품에서 내로라하는 베테랑 배우 이성민을 비롯해 송중기, 윤제문, 김정난, 조한철 등 사이에서도 지울 수 없는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순양가에서 유일하게 특유의 오만함이 없는 인물인 최창제를 인내심과 젠틀한 매너를 지닌 호감형 엘리트로 세밀하게 그려냈다. 시청자들 사이 ‘재벌집 고모부’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그에게 ‘재벌집 막내아들’은 긴 무명 생활을 견디고 받은 보상이자 뚝심으로 이룬 ‘오늘’이었다. 배우 인생에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적은 처음이라며 그는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첫방송부터 최종회까지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한 달 반이었죠. 촬영하는 일 년 동안 최선을 다해 찍었고 대충 찍은 신이 단 한 장면도 없어요.” 김도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너무나 많은 힘을 받았단다. 다만 연기에 임하는 마음과 태도는 이전과 변함이 없었다. 그는 “이번 작품에 특별히 더 열심히 하지 않았다. 항상 모든 작품에 성실히 임했다”면서 “처음으로 이런 사랑을 받았다. 눈물 나게 감사하다”고 감격했다.1999년 연극 ‘오셀로’로 데뷔해 올해로 24년 차를 자랑하는 김도현은 연극과 뮤지컬에서 오래 활동했다. 2010년 ‘근초고왕’으로 TV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후 다양한 작품과 역할로 꾸준히 활동했다. 모든 작품에 성실히 임했지만 뛰어난 연기력, 뛰어난 외모, 뛰어난 매력을 가진 배우들은 넘쳐났다. 이름 석 자를 대중에 각인하기 여간 쉽지 않았다. 빛을 본 건 2년 전 2021년 ‘검은태양’ 국정원 팀장 하동균 역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는 호소력 깊은 연기력으로 지난 2021년 ‘MBC 연기대상’ 남자 조연상을 거머쥐는 쾌거까지 달성했다.김도현은 자신의 매력을 “무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눈빛이 딱히 강렬하지도 않고 키가 크지도 않고 캐릭터를 맡기에 외형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배우로서 자기 외모를 돌아봤다. 이어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동안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의 마음을 사지 못했던 것도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고 털어놨다. 점차 높아지는 시청률에 두려움이 앞선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생각보다 반응이 좋고 사랑을 많이 받아 나중에는 무서웠다”고 대본의 첫인상을 이야기했다. “대본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좋은 드라마로 평가받겠지’ 정도였다. 특히 우리 같은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며 “극 중 도준(송중기 분)이가 산 시대를 실제 내가 겪었다. 88올림픽, 대통령 선거, IMF, 2002 월드컵 등 적어도 40~50대에게는 재미있는 소재이겠구나 여겼고, 20대의 공감마저 산다면 큰 드라마가 될 것 같았다. 다만 20%를 넘길 거라고는 상상 못 했다”고 설명했다.방송 후 달라진 주변 반응에 관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아파트 피트니스에서 러닝머신을 뛰는데 옆에 아주머니가 TV로 ‘재벌집’을 보고 있더라. 옆에서 힐끔 쳐다보며 같이 뛰었다”면서 “동네 치킨집에서도 콜라 하나가 더 나온다. 소소한 반응이 행복하고 따뜻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최창제가 유독 눈에 띄었던 장면에는 진화영(김신록 분)이 동행한다. 진화영(김신록 분)의 남편이자 검사 출신 서울시장으로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 최창제로 열연한 김도현은 김신록의 수많은 애드리브를 유연하게 받아치며 유쾌한 러브라인을 완성했다. “시청자의 숨 쉴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감독의 요청에 따라 김도현은 김신록과 밝은 에너지와 관계를 만들어가고자 했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소상히 짚어나갔다.김도현은 김신록과 함께 등장하는 모든 신에 애드리브가 있었다며 웃음 지었다. 그는 “애드리브를 준비해가지 않았지만 매회 애드리브가 없었던 장면은 없었다. 대본이 안정되어 있으니까 (애드리브를) 넣어도 흔들림 없이 갔다. 대본으로 시작해서 마무리는 애드리브로 했다. ‘얼씨구 절씨구’를 내뱉는 장면도 그렇다”며 비화를 꺼냈다. 작품 속 김신록이 김도현에 업히는 장면, 다리 안마 신 또한 애드리브로 탄생했다고. 그는 “신록이가 현장에 오면 하드웨어를 먼저 던졌다. 한번은 ‘확 그냥 뽀뽀할까, 업힐까’ 물어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다리 안마 신을 언급하며 “촬영 전에 신록이가 ‘오빠 나 오늘 다리 좀 올릴게’라고 예고했다. 액션이 끝났는데 감독이 컷을 안 해서 알고 있는 안마 기술을 다 썼다. 대학교 때 배웠던 물리치료 기법도 떠올렸다”고 덧붙였다. 김도현은 상대 배우와의 앙상블의 힘과 중요성을 알고 연기한다. 개인의 연기보다는 상대 배우와 주고받는 호흡과 반응, 조화를 중요시한다. 그는 “20~30대 초반에는 나만 잘하려고 했는데 상대방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뼈저리게 느낀다”고 강조했다.최창제 또한 상대 배우에 따라 다른 캐릭터로 완성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처음 작품 출연을 결정했을 때 ‘와이프 역할을 누가 맡냐’는 질문을 했다. 김신록이 와이프 역할을 맡았다는 걸 듣고 사진을 딱 봤는데 너무 멋진 아우라를 가지고 있어서 바로 최창제 모드로 전환됐다. 실제로 신록이는 재치 있고 쾌활하다. 덕분에 좋은 합을 만들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총 1년에 걸친 촬영 기간 그에게 현장은 지루할 틈 없는 하나의 “연기 콘서트”였다. 그는 “드라마 속 가족들이 모이는 장면에서 각자 바스트 샷을 찍고 이를 지켜 보는데 정말 연기 콘서트이자 왕중왕전 같은 느낌이었다”면서 “구경하는 재미로 촬영장에 갔다. 지루했던 적이 없다. 구경하다 보면 내 차례가 왔다. 눈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표현했다. 김도현은 스스로를 배우라 말하지 않는다. 오직 ‘대한 광대’라 칭한다. 그에게 ‘배우’라는 명칭이 주는 무게감은 깊고 크며 그 자리를 향한 존경심이 있다. 그는 “스스로 배우라고 말하는 게 부끄럽다. 가슴 속에 있는 배우의 이미지는 꽤 거창하다. 정감 있는 단어를 찾다가 ‘광대’로 칭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광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미소를 띠었다. 그에게 어떤 경지에 올라야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고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나 묻자 “작가보다 깊게 들어갈 수 있는, 최초 창작자가 보기에도 저것(내가 표현하는 연기)이 옳다고 느껴지는, 인물로서 깊게 들어가 있는 배우가 된다면 자랑스러울 거예요. 관객들도 온전히 원래 그 배우의 모습이 상상조차 안 될 정도로 그냥 믿음을 당하게 하는 연기 호흡을 표현하는 경지에 오르는 존재가 배우죠. 이성민 선배는 진짜 배우죠. 아직 저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2023.01.11 10:30
연예일반

[더보기] 김신록·김도현·박혁권·김남희… ‘재벌집’ 명품 신스틸러 4인방 어디서 봤더라?

시선강탈 그 자체다. 2022년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안방가에 신드롬을 일으키는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열풍의 중심에는 이들이 있다. 신스틸러 4인방의 열정이 드라마 시청률에 나비효과를 부른다. 재벌집 손자와 할아버지, 송중기와 이성민을 압도하는 매력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김신록, 김도현, 박혁권, 김남희다. 네 사람은 극 중 짧지만 강력한 존재감으로 제 몫을 톡톡히 다하고 있다. 리플레이를 동반하게 하는 명장면을 완성하며 금~일요일 안방극장의 블루칩으로 우뚝 선 이들의 활약상과 출연작을 한데 묶어봤다. #특급 신스틸러 김신록 ‘재벌집 막내아들’의 넘버원 신스틸러를 뽑자면 단연 김신록이다. 극 중 김신록은 진화영으로 열연하며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화영은 진양철(이성민 분)의 ‘고명딸’이자 순양백화점 대표로 가난한 고시생 최창제(김도현 분)와 연애 결혼한 평강공주 같은 인물. 딸이라는 이유로 순양의 후계자가 되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고 아버지에게 능력을 입증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변화들은 김신록의 빛나는 연기와 만나 더 다채롭게 그려진다. 재벌집 여성들에게서 보는 자칫 과해 보일 수 있는 메이크업을 찰떡같이 소화, 김신록만의 화영은 드라마에 감칠맛을 덧입히는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다. 김신록은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 한양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학과 석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예술전문사라는 화려한 스펙이 밝혀지며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의 얼굴이 낯설지 않은 이라면 특정 작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 공개한 넷플릭스의 ‘지옥’은 김신록이 대중에 각인된 작품이다. 김신록은 지옥행 고지를 받은 박정자로 분해 자식들을 위해 지옥행 시연 생중계를 수락, 세상에 강력한 파장을 몰고 오는 메소드 연기를 선보였다. 마지막 에피소드에 새롭게 부활해 시즌 2를 향한 기대감을 드높이기도. 넷플릭스 ‘모범가족’에서도 반가운 얼굴을 찾아볼 수 있다. 마약반 팀장 주현(박지연 분)의 상관인 수사과장 문정국 역을 맡아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신스틸러 명콤비 김도현 김신록의 수많은 애드리브를 유연하게 받아치며 유쾌한 러브라인을 완성하는 최창제 역의 김도현도 빼놓을 수 없다. 최창제는 진화영의 남편이자 검사 출신 서울시장으로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다. 김도현은 순양가 특유의 오만함이 없는 유일한 인물인 최창제를 인내심과 젠틀한 매너를 지닌 호감형 엘리트로 세밀하게 그리며 ‘재벌집 고모부’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아내 진화영을 VIP 고객 모시듯이 대하며 순박한 사랑꾼의 면모를 자랑하는 열연에 시청자 반응 또한 뜨겁다. 차가운 재벌집에 유일하게 따뜻한 부부 호흡을 선보이는 부부 케미에 보는 이들은 “고모 부부 너무 호감이다”, “남편도 아내한테 깍듯하고 아내도 물심양면으로 남편 챙겨주는 게 호감이다”는 반응이다. 김도현은 전작에서 엘리트 공무원 역할로 큰 사랑을 받았다. 같은 듯 다른 얼굴, 김도현 표 공무원 캐릭터 변천사에 이목이 쏠린다. ‘검은태양’에서 국정원 팀장 하동균을 맡아 출세와 승진에 대한 강한 집착과 동시에 강한 자격지심을 지닌 캐릭터를 표현했다. 호소력 깊은 연기력으로 인물에 진득한 서사를 부여해 지난해 MBC 연기대상 남자 조연상을 거머쥐는 쾌거까지 달성했다. 지난 1~2월 방송된 드라마 ‘트레이서’ 시즌 1, 2에서는 조세1국장 조진기로 선명한 존재감을 남겼다. #조력의 아이콘 박혁권 주인공 진도준(송중기 분)이 갈등에 맞닥뜨릴 때마다 사이다 같은 통쾌한 장면을 연출하는 박혁권도 이 드라마의 히든카드다. 박혁권이 맡은 오세현은 진도준의 조력자 겸 파트너로 미라클인베스트먼트의 CEO이자 투자의 귀재다. 결정적 상황, 그 중심에는 늘 오세현이 있다. 박혁권은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정체를 숨겨야 하는 도준의 파트너로서 주변 인물들을 만나 일 처리를 도맡으며 적재적소에 조언을 제공하는 세현의 존재감을 견고히 한다. 송중기와의 티격태격 케미도 시청자의 입꼬리를 실룩이게 한다. 장르, 캐릭터를 불문하고 박혁권은 상당한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다. 2017년 천만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최기자 역으로 열연, 이후 ‘장산범’, ‘해치지않아’ 등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났다. 올해 초에도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에서 가난한 가장을 연기, 처절한 인물의 내면을 보여줬다. ‘봄날’에서는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물했다. #갈등 유발의 일인자 김남희 드라마에서 도준에게 도움을 주는 이가 오세현이라면 그 대척점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이도 있다. 진양철의 장손이자 순양의 차기 주인으로 유력했던 진성준을 연기한 김남희다. 김남희의 정직한 연기력이 캐릭터에 한 방울씩 떨어지며 극 중 진성준은 더 뚜렷한 색채를 띠고있다. 순양의 장손으로 순탄하던 인생에 쉽지 않은 적수 도준을 만나 대결 구도를 이루는 과정을 다채롭게 그리고 있다. 송중기와 부딪힐 때마다 생성되는 긴장감은 극의 서사에 큰 힘을 준다. 태생부터 ‘오만방자’하고 어딘가 모르게 재수 없는 분위기도 온전히 풍긴다. 특히 김남희 특유의 발음에 시청자들은 전작을 언급하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2018년 히트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모리 타카시 역으로 어색한 한국말을 구가,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이후 넷플릭스 ‘스위트홈’을 비롯해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법대로 사랑하라’에서도 활약했다. 시청자들은 그가 등장할 때마다 “김남희 목소리 보물이다”, “목소리만 들어도 ‘미스터 선샤인’이 음성 지원된다”, “악역이지만 딕션, 목소리, 시대 의상, 머리 스타일까지 진짜 배우”라며 호평 일색이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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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태양' 남궁민-김도현, 팽팽한 대치 포착 매서운 눈빛

'검은 태양' 남궁민이 김도현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8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될 MBC 금토극 '검은 태양' 7회에는 박하선(서수연)이 총에 맞아 쓰러진 후 내부 배신자의 후보를 좁혀가며 더욱 예리한 시선을 빛내는 남궁민(한지혁)의 활약이 펼쳐진다. 앞서 남궁민은 일 년 전 선양 사건의 배후에 국정원 내부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주위의 여러 인물을 의심하며 지켜봤다. 아무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의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주요 용의자 중 하나였던 박하선이 총격을 받아 혼수상태에 빠졌고, 전개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며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런 가운데 남궁민이 범죄정보통합센터 1팀장 김도현(하동균)과 날카롭게 대립한다. 방송에 앞서 공개된 스틸에는 싸늘한 표정으로 김도현을 찾아온 남궁민과 못마땅하게 그를 바라보는 김도현의 모습이 담겼다. 남궁민이 팀장 김도현을 찾아온 이유가 무엇일지, 이들의 회동이 쓰러진 박하선과 어떤 연관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그런가 하면, 매섭게 자신을 몰아세우는 남궁민의 말을 가만히 듣던 김도현이 결정적인 한 마디로 그를 당황하게 한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을지, 일 년 전 선양 사건과 관련해 김도현이 쥐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지 흥미를 돋운다. '검은 태양' 제작진은 "누가 배신자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모든 인물이 비밀스러운 사연을 지니고 있고, 갈수록 모두가 의심스러워진다는 점이 ‘검은 태양’만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막대한 권력욕의 소유자이자 ‘표리부동’의 대명사인 하동균이 어떤 카드를 쥐고 있을지 기대해 달라"라고 말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10.0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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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태양', 10월 1일부터 10분 당겨 오후 9시 50분 방송

‘검은 태양’ 속 국정원 인물들이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극을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MBC 금토극 '검은 태양'이 지난 25일 4회까지 방송되며 무르익어가는 스토리를 펼친 가운데, 갈수록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인물들의 관계와 극적인 반전으로 안방극장을 휩쓸고 있다. 일 년 전 동료들을 살해하고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배신자를 찾아내려 고군분투하는 남궁민(한지혁)의 이야기를 비롯해 서로를 견제하고 공격하는 국정원 내부의 암투가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이경영(이인환)과 장영남(도진숙)을 필두로 한 국내 파트와 해외 파트의 대립은 물론, 국정원장 김병기(방영찬)와 김민상(정용태), 김종태(강필호), 김도현(하동균)까지 여러 인물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더욱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끌어가고 있다. 먼저 국내 파트 1차장 이경영은 국정원장 김병기를 등에 업고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이다. 실종됐던 남궁민의 귀환에 국정원 내부가 술렁이는 와중에도 개의치 않고 오직 실리만을 위해 김병기와 작당 모의하는 모습은 그가 지닌 탐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반면 해외 파트가 오랫동안 국내 파트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 데 앙심을 품은 해외 파트 2차장 장영남은 실세로 반등하기 위해 남궁민을 이용, 또 다른 욕망을 보여주며 팽팽한 신경전의 중심에 섰다. 국정원 해외정보국 국장이자 남궁민의 조력자인 김종태 역시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남궁민을 픽업해 국정원 최고의 요원으로 키워낸 일등 공신이지만 내부 배신자의 후보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김종태는 국내 파트와 해외 파트의 치열한 대립 속에서도 중립을 고수하려 했지만, 남궁민은 그가 입버릇처럼 하던 "화해와 중재를 주선하는 자를 의심해라"라는 말을 떠올리며 석연찮은 표정을 지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외에도 국정원 안보수사국 국장으로 이경영의 오른팔 노릇을 하는 김민상은 남궁민의 동기 박하선(서수연)을 시켜 그를 궁지에 몰아넣으려 하는 등 내부 세력 다툼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지킴으로써 긴장을 극대화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남궁민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잡혀 대립각을 세웠던 범죄정보통합센터 1팀장 김도현까지 다양한 관계로 맞물린 이들 사이의 갈등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진다. '검은 태양' 제작진은 "국정원 인물들 모두 속내를 알 수 없는 전략가로, 자신이 쥔 카드를 좀처럼 꺼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예측 불가 전개를 이끌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놀라운 진실들이 베일을 벗을지,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와 과거 서사에도 주목해 주시면 더욱 재미있게 드라마를 보실 수 있다"라고 전했다. 10월 1일부터 기존 10시보다 10분 더 빠른 9시 50분에 5회가 방송된다. 무삭제판은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wavve를 통해 독점 공개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09.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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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김도현, 환상의 팀워크 속 빛나는 존재감

'스토브리그' 김도현이 인간미 넘치는 연기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8일 방송된 SBS 금토극 '스토브리그' 15회 방송에는 김도현이 드림즈의 전력분석팀장 유경택 역으로 분해 활약을 펼쳤다. 위기속에서 점점 더 단단해지는 드림즈의 모습이 그려졌다. 오정세(권경민)가 강행한 투수 하도권(강두기)의 갑작스러운 트레이드에 프런트는 앞으로 드림즈를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고, 홍보팀에서는 재송그룹이 드림즈에게 한 행동을 기획기사로 내보낼 것을 언급했다. 이에 김도현(유경택)은 윤선우(백영수)와 함께 '강두기가 나간 드림즈 몇 승을 잃고 시작하는가' 기획기사에 보탤 자료를 수집하며 언론 공론화에 힘을 실어줬다. 이후 남궁민(백승수)이 야구협회에 이면계약서를 정식적으로 고발, 보도자료와 함께 여론을 드림즈의 편으로 만들며 하도권 트레이드 무효화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김도현은 내부고발자로 몰릴 남궁민을 걱정하는가 하면, 트레이드 무효화에 프런트들과 함께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이끌었다. 초반에 보여줬던 시니컬한 모습과는 정반대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수놓고 있다. '스토브리그'는 14일 오후 10시에 최종회가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02.09 17:01
연예

'아이템' 김도현 "한명 한명의 존재가 곧 아이템" 종영소감

배우 김도현이 MBC 월화극 '아이템' 종영 소감을 전했다.'아이템'은 오늘(2일) 종영된다. 극 중 광수대 팀장 최호준 역으로 활약한 김도현은 "'아이템이 있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 버려지지도, 없어지지도 않는다면?'이란 생각을 종종 해봤다. 그러다 어차피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라고 생각하다가 개성 있는 우리들 하나하나의 재능이, 한 명 한 명의 존재가 곧 아이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이맘때 종방 한다. 우리가 아이템이고, 우리가 함께하면 그 초능력은 배가 될 거라 믿어보며 저는 행복하게 다음 작품으로 떠납니다"라면서 "그간 아이템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행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도현은 아이템이라는 초능력 없이도 세상을 구하려는 신념에 찬 형사 최호준 역을 소화했다. 특히 27, 28부에는 김강우(조세황)의 협박을 받아 굴복하는 모습부터 동료 형사의 죽음 앞에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김강우에게 반기를 드는 모습을 연기하며 눈길을 끌었다. tvN 주말극 '자백'으로 활동을 이어간다. 이준호(최도현)의 심장전문의 우호진 역으로 출연 중이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19.04.02 07:49
야구

[IS 인터뷰] 헐크의 4번 타자에서 투수로…김정후 "내 야구인생은 이제 5회"

두산 투수 김정후(30·개명전 김경근)의 야구인생은 버라이어티 그 자체다. 양현종(KIA) 김광현(SK) 이용찬(두산) 등과 함께 2006년 제22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당시 포수)지만, 경동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단국대 졸업 후엔 또 한 번 드래프트에서 미끄러졌다. 가까스로 상무야구단에 들어갔고, 2013년 드래프트에서SK 유니폼을 입었다. 기대가 컸던 선수는 아니다. 지명 순위가 마지막인 10라운드(전체 87순위)였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이만수 전 SK 감독은 2013년 시범경기 때 새 얼굴을 발탁하기 위해 한동민·이명기(현 KIA) 김도현(현 두산) 등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 위주로 무한경쟁 시스템을 이어갔다. 당시 김경근이라는 이름으로 시범경기 4번 타자로 그라운드를 밟기도 했다. 이 감독은 빠른 배트 스피드와 타석에서의 적극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해 정규시즌에도 5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4타수 무안타 기록을 남기고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부상을 이유로 SK를 떠난 김정후는 이름까지 개명하면서 새출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후 투수로 전향해 일본 사회인야구와 독립리그를 거쳤다. 그리고 테스트를 거쳐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교육리그에선 주눅 들지 않고 과감하게 공을 던지면서 코칭스태프 눈도장을 찍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1일 시범경기 잠실 한화전이 한파로 취소된 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보는 것보다 공이 (포수 미트에) 더 빠르게 들어온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아직 '투수' 김정후는 미완성이다. 시범경기 2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22일에는 2군으로 이동했다. 막연하게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 그는 "어디에 있더라도 감사한 마음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타자가 아닌 투수로 뛰고 있는데."SK 소속이었던 2014년 2군 스프링캠프 때 왼 어깨를 다쳤다. 중견수와 2루수,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바가지 안타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우익수로 슬라이딩 캐치를 하다 어깨가 그라운드에 찍혔다. 극상근 손상에 연골까지 다쳤고, 탈골까지 됐다. 많은 시간을 재활군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쉽게 낫지 않더라. 타격하면 통증이 계속 왔다. 그래서 타자를 그만뒀다." -SK에서 방출된 건 언제인가."2014년 겨울이다. 그해 1년 내내 재활을 하다가 견디지 못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어깨 상태도 좋지 않았다. 운영팀장 면담에서 '나가서 재활하고 싶다'고 했다." -투수 경험은 있었나."아니다. SK를 나오고 야구를 그만둔 상태로 1년 동안 집에만 있었다. 그러던 중에 고등학교 때 투수코치였던 곽채진 감독(언북중)을 만났는데, '왼 어깨를 다쳤다고 해서 야구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오른팔은 멀쩡하니까 공을 던져보라'고 하시더라. 그때 구속이 147km까지 나왔다. 이후 일본에 가서 사회인야구부터 독립리그까지 해보라고 에이전트까지 소개해주셨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2016년 3월쯤 일본으로 건너갔고, 사회인야구를 했다. 그리고 점점 자신감을 얻게 됐다." -자신감을 찾은 계기가 있었나."사회인야구팀에 있을 때 외국인 선수가 개인 사정으로 그만둬 공백이 생겼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정식경기 선발로 등판했다. 팀에서는 '5이닝만 던지라'고 주문했는데, 9이닝 19탈삼진 완봉승을 거뒀다. 점수가 1-0이었는데, 1점도 내가 친 홈런이었다.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해 11월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치러진 독립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니가타 알비렉스)을 받았다." -독립리그에선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사회인야구에서 1년 정도 투수를 하니까 팔꿈치에 뼛조각이 생기더라. 시즌 개막이 3월이었는데, 재활이 그때까지 다 되지 않았다. 즉시 전력감으로 뽑는 외국인 투수였는데, 공을 못 던진 것이다. 팀에서 '이렇게 되면 우린 못 쓴다'고 해서 귀국했다. 그게 2017년 5월쯤이다. 이후 넥센, LG 그리고 두산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그리고 두산에서 잘 봐주셔서 지난해 계약을 했고, 교육리그를 소화했다."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지명받았고, 많은 우여곡절도 경험했다. 견딜 수 있었던 원동력은."첫 번째는 부모님이다. SK를 나와 1년을 쉬면서 집에서 폐인 같은 생활을 했다. 개인방송 BJ까지 해봤다. 부모님이 고생하시는데, 용돈이라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여자친구도 힘들 때 날 잘 붙잡아 줬다." -기약 없는 2군 생활을 보낼 수 있다."어디에 있더라도 감사한 마음이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3각 김밥 하나에 물 1.5L를 먹어가면서 야구를 해봤다. 세금 빼면 월급 150만원 정도를 받았는데, 월세 내고 밥 먹고 하면 남는 게 없었다. 한국에 돌아오니까 너무 좋아 살이 찌더라. 감사함을 느낀다.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개명을 한 이유가 있나."대학교 때부터 이름이 조금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고 하더라. SK에서 시범경기 4번 타자도 치고 그랬는데, 실제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 같았다. 부모님이 새로운 이름을 알아봐 주셨고, SK에서 방출된 후인 2014년 말에 개명했다." -'타자 김경근'에 대한 미련은 없나."그것 때문에 투수 전환을 늦게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어깨가 좋으니까 투수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게 타자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심에 타자를 버리기 쉽지 않았다. 지금은 왜 투수를 늦게 했나 후회도 된다." -구속은 어느 정도 나오나."20일 경기(잠실 한화전)에선 149km까지 찍혔다. 지난해에는 151km까지 던져봤다. 변화구로는 슬라이커, 포크볼, 컷패스트볼을 던지는데 주무기는 직구다." -SK 시절 내야 땅볼을 치면 1루까지 전력 질주를 했는데."맞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야구를 했다. 내가 이만큼 간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야구였다. 투수랑 싸워야 하는데, 내 자신과 겨루고 있더라. 전력질주는 양준혁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중하고 행복했다." -투구폼이 다이나믹한데."오승환 선배 동영상을 정말 많이 봤다. 계속 보니까 따라 하는 것보다 그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대학교(단국대) 선배다.(웃음)" -김정후의 야구 인생은 지금 몇 회인가."한 5회쯤이 아닐까. 새로 시작하는 클리닝 타임. 투수 나이는 이제 한 살, 처음이다." 잠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8.03.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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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3’ 시청률 13.5% 기록…8주 연속 동시간대 1위

'슈퍼스타K3'가 8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지난 30일 방송된 '슈퍼스타K3'는 시청률 13.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케이블유전체가구)를 기록했다. 이로써 '슈퍼스타K3'는 지상파 프로그램을 포함해 동시간대 1위를 했다. 8주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결과다.Mnet 황금산 편성기획팀장은 1일 오전 "지난 생방송 미션에서 톱 11이 공연한 노래들이 대부분 1990~2000년 초반 히트곡이었다. 30~40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다"고 분석했다.'슈퍼스타K3'는 7일 밤 11시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두번째 생방송 무대를 치를 예정이다. 크리스티나·크리스·신지수·투개월·이건율·울랄라 세션·버스커 버스커·이정아·김도현 등 톱 9에 진출했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2011.10.0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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