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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아는형님’ 민경훈 “10년째 별명 ‘쌈자’, 이젠 제발 그만~”
'예능 늦둥이'들의 활약이 대단하다.늦바람이 무섭다더니, 거침없는 입담과 통통 튀는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수놓고 있다. 이들과 예능의 인연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한 사람은 예능을 기피했고 다른 한 사람은 예능에 출연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예능을 통해 그간 몰랐던 자신의 끼를 발산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7cm의 어마어마한 신장을 자랑하는 전 프로농구 선수 서장훈(41)은 큰 덩치와 180도 다른 '조심성'으로 웃음을 만들어냈다. '그게 아니고~'란 유행어를 탄생시킨 그는 지난해 SBS '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을 수상, 이젠 누가 뭐래도 위풍당당한 예능인으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버즈의 보컬 민경훈(31)은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JTBC '아는 형님'에 고정 출연하며 예능감을 발산 중이다. 민경훈의 개그 본능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서장훈은 "'아는 형님'은 경훈이의 숨겨졌던 끼를 끄집어내 준 프로그램이에요. 가끔 엉뚱한 소리를 하는데 그 모습이 좋아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개그 코드거든요"라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민경훈은 서장훈의 말에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유쾌한 분위기 속 술잔을 기울이며 취중 토크를 이어 나갔다.-민경훈 씨는 '아는 형님'을 통해 '민또', '몸개그 유망주', '민달팽이' 등 별명 부자가 됐어요.(민) "새로운 별명이 계속 생겼으면 좋겠어요. 가사 한 번 틀린 걸로 10년째 '쌈자'로 불리고 있거든요. 그리고 다양한 별명을 통해 제작진이 얼마나 많이 신경 써주는지를 느끼고 있어요. 별거 아닌 거로 넘어갈 수 있는데 캐릭터를 잡아주려고 하는 제작진의 배려에서 고마움이 느껴져요."-서장훈 씨는 과감한 여장을 시도해 큰 웃음을 줬어요.(서) "절대 애정이 없었으면 안 했을 거에요. 방송을 많이 해서 그냥 내려놓은 게 아니라 '아는 형님'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내려놓을 수 있었던 거에요. 그래서 더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뭘 하든 간에 많은 분이 봐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요. 예능을 한지 햇수로 3년이 됐어요. 그간 잘 안돼서 없어진 프로그램도 꽤 있는데 그럴 땐 그때마다 분명한 이유가 있었어요. 하지만 '아는 형님'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우리 역시 즐겁고 시청자 입장에서 보기에도 웃음이 빵빵 터지는 예능이에요."-'아는 형님'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민) "이거밖에 안 해봐서 모르겠어요. 비교 대상이 없어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하게 느끼는 건 편하게 절 표현할 수 있는 프로로 최적화가 된 것 같아요. 별로 안 꾸미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게 제일 좋은 장점이라고 생각해요."(서) "보통의 예능은 정해진 상황이나 룰이 있어요. 하지만 '아는 형님'은 그런 게 거의 없어요. 정형화되지 않은 날 것의 웃음이 살아있어요. 웃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죠. 날 것의 웃음이 매력인 것 같아요. 마치 MBC '무한도전' 초창기 때 모습 같죠. 그런 류의 프로그램을 하는 곳이 이제 없지 않나요? 확실히 개성이나 색이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멤버들 역시 타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쟁쟁한 사람들이고요. 그걸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녹화 중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나요.(민) "제가 합류한 첫 촬영이 기억에 남아요. 망가지는 건 싫다고 하고 들어왔는데 첫회부터 한 미션이 감각의 발견이었어요. 먹물이 묻힌 기계가 돌고 있는데 안대를 하고 오로지 감각으로만 피하는 거였죠. 첫회부터 망가졌어요."(서) "녹화 첫날 설렘을 가득 안고 있었는데 그 전날 허리를 다쳐서 녹화 내내 허리가 아파서 고생했어요. 첫날부터 그러면 민폐인데 정말 안 괜찮은 하루였죠."-단체 SNS 방이 있나요.(민) "호동이 형은 SNS를 안 해요. 그리고 장훈이 형은 2G 휴대전화를 써서 못 들어와요. 그 외 멤버들은 단체 SNS 방에서 얘기를 나눠요."-2G 휴대전화를 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서) "삶을 얼마나 살지 모르겠는데 휴대전화에 너무 매몰돼 있는 게 별로예요. 남의 일에 크게 개입하고 싶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아요. 평소에 문자하고 중요한 일 있으면 전화하면 되지 않나요. 나머지 기능은 제게 필요가 없어요. 주머니에 쏙 들어가니 가지고 다니기에도 편해요." -두 사람 모두 예능을 기피했던 분들이죠.(민) "싫어했어요.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어서 출연하게 됐어요. '히든싱어' 나가기 전에 정규앨범을 열심히 만들어서 컴백했는데 금방 끝났어요.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규모가 계속 작아졌어요. 그래서 그런지 끝나고 뒤풀이를 하는데도 파이팅이 넘치는 분위기가 아니었죠. 그러던 중 '히든싱어'에 나갔고 이후 '아는 형님' 출연 제의가 들어왔어요. 이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서) "딱히 예능에 출연할 이유가 없었죠. 어쩌다가 예능 프로그램에 발을 들이게 됐는데 처음엔 전혀 생각이 없었어요. 원래 피곤함에 지쳐서 은퇴하고 무작정 놀자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무작정 노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농구를 했으니까 코치나 감독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것도 생각보다 되게 복잡해요.농구 잘했다고 무조건 감독으로 쓰지 않거든요.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 하는 문제도 아니에요. 언제 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제의가 들어왔다고 해도 사정이 안 맞으면 못하는 거니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유명한 농구선수로 20년 이상을 대중 앞에 섰었는데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선수는 아니었어요. 굉장히 외롭게 선수생활을 했거든요. 안티가 많은 사람이었고 마치 무찔러야 하는 대상 같은 존재였어요.근데 참 아이러니하게 방송에 몇 번 게스트로 나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런 반응이 싫지 않았어요. 따뜻한 사랑 없이 악으로 깡으로 버티면서 선수생활을 했는데 방송 출연 이후 반응이 너무 좋아서 대중과 소통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소통한다는 생각으로 예능을 시작했고 지금도 그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민) "부담 가지지 않고 취미처럼 할 수 있는 게 부러워요. 그렇게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서) "그렇다고 대충하는 건 아니에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지 아니까 열심히 할 수밖에 없어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걸 후회하지는 않나요.(서) "전혀요. 감사하게 생각해요. 이건 제 인생의 고맙고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죠. 평생 농구만 생각하면서 살아온 사람인데 '은퇴하고 뭐하지?'란 걱정이 많았거든요. 감독이나 코치를 하고 싶어서 미친 사람은 아니니까요. 정말 본의 아니게 이렇게 돼서 대중들이 좋아해 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해요."(민) "후회 같은 건 없어요. 다만 예능을 통해서 음악을 어떻게 하면 더 알릴 수 있을까 생각하죠.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음악을 좀 더 오래 하기 위한 초석의 의미를 부여하고 예능에 출연하고 있어요. 결국엔 제가 하고 싶은 건 음악이니까요. 하지만 제가 이렇게 하고 있는 걸 버즈 멤버들이 잘 몰라주면 서운해요. 평소 잘 삐지는 성격이거든요. 누군가 알아주고 관심 가져주는 게 좋아요. 팀 내 막내다 보니까 그런 걸 받고 싶어 하는 게 있어요."(서) "저도 원래 잘 삐졌는데 나이가 드니까 그런 것도 별로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아요.(웃음)"-예능이 인생의 활력소가 되고 있나요.(서) "은퇴 후에 무기력해질 수 있는 삶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줬어요. 에너지 있게 만들어준 것 같아서 고맙기도 하고요. 요즘 갑자기 일이 너무 많아져서 쉴 시간이 별로 없는 게 걱정이긴 한데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더 커요."-고정 예능 프로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민) "아직은 이거 하나도 벅차다는 느낌이 있어요. 섭외는 이것저것 오는데 쉽사리 선택하기가 쉽지 않아요. 어려워요."(서) "하면 잘할 것 같아요. 근데 좀 낯을 가리는 아이라 친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좀 더 좋을 것 같아요."-김구라·강호동·유재석 등 '국민 MC'들과 진행을 하고 있어요. 그중에 김구라 씨와 가장 각별한 것 같아요.(서) "사람들이 '김구라 라인'이라고 하는데 구라 형이 라인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요. 구라 형과 친한 건 맞아요. 이렇게까지 방송을 하게 된 건 구라 형의 도움이 컸어요. 부인할 수 없어요.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했고 지금도 두 개의 프로그램을 같이하고 있어요. 방송 일에 있어서 구라 형이 미친 영향력은 엄청나요.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구라형의 라인이다? 그건 뭐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그 형 자체가 라인을 따지고 그러지 않아요.">>3편에 계속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사진=박세완 기자[취중토크①] ‘아는형님’ 서장훈 “민경훈, 개그 코드 나의 취향 저격”[취중토크②] ‘아는형님’ 민경훈 “10년째 별명 ‘쌈자’, 이젠 제발 그만~”[취중토크③] 민경훈에게 버즈란?…서장훈 “‘여자친구’란 표현 딱”
2016.04.15 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