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이게 오타니 효과? 사이영 에이스 살 만 했다 "다저스, 사치세 다 내고도 수익 4297억원...하위 10개팀 합친 것 이상"
LA 다저스가 충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바탕엔 역시 오타니 쇼헤이(30)의 막대한 마케팅 효과 그리고 지불 유예로 인한 재정적 여유가 있었다.미국 매체 더스코어의 트래비스 소칙은 28일(한국시간) "다저스가 경쟁에서 달아나 왕조를 향해 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책 'MVP 머신' 등의 저자인 소칙은 MLB 대표 세이버 메트리션 중 한 명이다.소칙이 주목한 사건은 다저스의 자유계약선수(FA) 블레이크 스넬 영입이다. 지난 2018년 아메리칸리그, 2023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스넬은 커리어 기복은 심해도 고점이 높은 유형으로 꼽힌다. 지난해 장기계약 체결에 실패해 1년 뒤 다시 시장에 나왔고, 그 결과 27일 다저스와 5년 1억 8200만 달러(2539억원)에 계약하며 '재수'에 성공했다.
다저스가 스넬을 영입한 건 '상식적'인 사건이 아니다. 다저스는 이미 올 시즌 오타니, 타일러 글래스노우, 윌 스미스 등에게 대형 계약을 안겼다. 기존 계약자인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까지 포함하면 팀 연봉이 2억 달러 중반을 초과했다. 그런데 다시 스넬에게 연 평균 3000만 달러(419억원) 이상 계약을 안기면서 팀 연봉은 3억 달러를 넘기게 됐다.막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건 재정적 여유 덕분이다. 소칙은 "다저스는 훌륭한 선수 육성 시스템을 구축했고 스카우트도 잘하며 똑똑한 프런트 직원들을 고용한다"며 "그들의 구단주 그룹(구겐하임 투자그룹)은 미국 미디어 2위 시장(LA)을 연고로 해 막대한 지역 내 수익을 기반으로 대규모 지출을 기꺼이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지출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지출 여력이 준비돼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압도적인 수익 덕분으로 추산된다. 다저스는 일본 야구 최대 스타인 오타니를 영입하면서 이로 인한 스폰서십 수익을 추가했다. 구단 제품 판매 수익, 티켓값 인상 등 각종 긍정적 효과로 이어진 데다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인한 추가 입장 수익까지 얻어냈다.소칙은 "스포티코가 추정한 연간 매출에 다르면 다저스는 2024년 팀 급여 및 사치세 납부액을 빼고 3억 800만 달러(4296억 6000만원)를 벌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이는 스포티코 추산 기준 수익이 낮은 10개 구단을 합산한 것과 같거나 그 이상"이라고 주장했다.스넬도 동의한 '지불 유예' 제도 역시 다저스의 재정을 유지하게 돕는다. 스넬은 계약 총액 중 6200만 달러(865억원)를 계약 종료 후 나눠 받기로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스넬까지 합쳐 다저스는 총 5명의 선수에게 약 9억 6200만 달러(1조 3423억 7480만 원)를 계약 종료 후 나눠 주기로 약속했다. 가장 극단적인 건 오타니다. 오타니는 연봉 총액의 97%인 6억 8000만 달러(9489억 원)를 계약 종료 후 10년 동안 나눠 받는다.
1차 효과는 단연 사치세 절감이다. 가장 극단적인 오타니의 경우 이를 통해 사치세 계산 연봉을 총 4억 6000만 달러(6419억원)로 줄였다. 다저스는 이 돈을 계좌에 적립하게 되는데, 소칙은 "계좌가 만기가 되면 (1년 치 분할금인) 6800만 달러(949억원)를 갚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이자가 발생할 거로 보인다"면서 "다저스는 최종적으로 4억 6000만 달러만 지불하거나 7억 달러(9768억원)의 일부만 지불하게 될 수도 있다. 나머지는 복리 이자가 해결해주는 마법이 작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다저스의 지불 유예 작전이 제도적으로 막힐 수도 있지만, 빅마켓 구단과 스몰마켓 구단의 빈부 격차는 계속될 수 있다. 소칙은 "여러 구단이 지역 중계권 계약을 상실한 상황인데 다저스는 2038년까지 매년 3억 3400만 달러(4661억원)의 지역 케이블 중계권료를 벌어들인다. 스포티코에 따르면 이 중계권 수익은 상당한 비중(지역 기반 수익의 48%)이 리그 수익 공유에 쓰인다. 그래도 3억 3400만 달러는 15개 구단의 총 수익보다도 큰 액수"라고 짚었다.소칙은 "MLB 선수 노조는 샐러리캡을 원하지 않는다. 구단주가 선수 연봉을 더 쓰게 강제하는 기준도 없다"며 "다저스는 완벽한 폭풍이다. 재무 역량, 회계 창의성을 결합한 동시에 스몰 마켓 방식과 최신 선수 계발 방식을 프런트에 녹여냈다. 이 모든 것을 합친다면 금세기 최초의 왕조가 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28 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