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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뭉크. 사랑, 영혼 그리고 뱀파이어 여인’이 그려낸 극장가의 새로운 풍경

전업 주부로 살아 온 H씨(60)는 영화 마니아다. 엄청난 수준이거나 강박적일 정도는 아니다. 그는 비교적 예술영화를 자주 찾아 보는 편이며 그 중에서도 예술가를 다룬 다큐나 극영화를 좋아 한다. H씨가 최근 선택한 영화 중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은 ‘뭉크. 사랑, 영혼 그리고 뱀파이어 여인’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다. 뭉크 미술관의 제작협력으로 만들어진 노르웨이 다큐고 영어 버전이다. 도슨트에 해당하는 다큐 속 화자 잉그리드 볼소 베르달은 대사를 영어로 한다. 이 다큐는 수입배급사 일미디어가 지난 4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이어 가는 연속 다큐멘터리 ‘세기의 천재 미술가 / 세계의 미술관’ 시리즈 중 다섯 번째로 개봉된 작품이다. 극장 개봉 다큐로서는 이색적인 기획이다. 이 다큐 시리즈는 총 9편의 작품으로 준비됐으며 지금까지 ‘보티첼리, 피렌체와 메디치’ ‘라파엘로 예술의 군주’ ‘피렌체와 우피치 미술관’ ‘제프 쿤스, 그 은밀한 초상’ 그리고 ‘뭉크. 사랑, 영혼 그리고 뱀파이어 여인’ ‘티치아노,색채의 제국’ 등 여섯 편을 선보였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매달 한편 씩 더, 곧 ‘프리다, 삶이여 영원하라’ ‘보르미니와 베르니니, 완벽을 위한 경쟁’ ‘성 베드로 대성당과 로마의 교황청 대성당들’을 개봉할 예정이다. 9편의 다큐멘터리, 그것도 미술 작품과 화가를 다루는 다큐를 매달 한번씩 극장에서 개봉한다는 것은 작금의 극장환경에서 실로 무모한 일일 수 있다. 실제로 이들 작품의 관객 수는 최대 5000명 미만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미술 애호가들, 영화 마니아들, 다큐멘터리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 조금씩 입소문이 나고 있으며 뉴 노멀 시대의 극장가가 개척해야 할 새로운 예술영화 시대의 한 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건 어색하고 낯선, 잘못된 시그널이 아니다. 앞으로의 극장은 아주 큰 돈을 들인 블록버스터 아니면 극단적으로 초저예산을 들인 에술영화나 다큐멘터리가 주요한 상영작이 되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 중간의 작품은 모두 OTT가 흡수할 것이다.H씨는 ‘뭉크, 사랑, 영혼 그리고 뱀파이어 여인’에서 실로 많은 것을 얻고 또 배웠다. 그는 뭉크하면 ‘절규’ 정도의 그림을 그린 화가 쯤으로 알았지만 이 다큐를 통해서 ‘절규’가 그려진 곳, 그 공간의 배경까지 알게 됐다. 에드바르트 뭉크는 어릴 때 어머니, 누나, 동생 등 거의 전부를 폐결핵으로 잃은 후 죽음의 공포를 평생의 주제로 삼아 왔으며 여동생은 정신병까지 앓았는데 그 병원이 노르웨이 항구가 보이는 에게베르크 언덕에 있었다. 그림 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남자가 서있는 곳이 바로 거기, 에게베르크 언덕 길이라는 것을 이번 다큐로 알게 됐다.‘뭉크. 사랑, 영혼 그리고 뱀파이어 여인’은 실로 흥미로운 얘기들로 가득하다. 뭉크에게는 평생 뮤즈가 되는 여인이 세 명이 있었는데 밀리 탈로, 다그니 율라 그리고 툴라 라르텔이었다. 뭉크의 젊은 시절 곧 1890년대의 세기말은 헨릭 입센(‘인형의 집’)이나 한스 예거(‘보헤미안의 자서전’)와 같은 급진적 작가들, 무정부주의자들이 노르웨이 문화계를 휩쓸던 때였다. 여성주의가 무르익기 시작했고 자유연애가 횡행했으며 새로운 의학 약품의 개발과 함께 약물 파티까지, 마치 1960년대 미국의 히피들을 연상케 하는, 1890년대식 노르웨이 보헤미안들의 시대가 열렸던 때였다. 뭉크는 그 한 가운데에 서있었던 작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인간의 신체를 해부했다면 뭉크는 인간의 정신을 헤집고 영혼의 고통이 지닌 보편성을 찾아 내려 했던 인물이다. 뭉크는, 포착할 수 없는 진리는 고통 그 자체라고 봤으며 그 같은 주제의식을 ‘내면의 목소리’나 ‘마돈나’ ‘그 다음 날’ ‘뱀파이어’ ‘절규’ 같은 작품에 담아 냈다. 그럼에도 그에겐 끊임없는 여성 편력이 이어졌으며 다그니 율라는 다른 남자에게 머리에 총을 맞아 살해됐고 툴라 라르텔은 뭉크에게 총을 쏴 그의 왼 손 중지가 잘려 나가는 일을 겪기도 했다. 그 모든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아 낸 작품이 바로 ‘뭉크, 사랑, 영혼 그리고 뱀파이어 여인’이다. 뭉크 작품을 거의 일람할 수 있도록 작품 촬영에 공을 들였고 그가 남긴 다른 많은 기록들, 일기와 습작 노트, 영사기로 촬영한 필름, 각종 스틸 사진 등을 공들여 담아 냈다. 다큐는 역시 푸티지의 힘, 자료 화면의 힘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준다. 뭉크 미술관 큐레이터들의 코멘트나 미술사가들의 논평, 그 인터뷰도 지루하지 않게 잘게 썰어서 여러 번으로 나누어 구성돼 있다. 뭉크 미술관 외에도 노르웨이 베르겐(우리로 치면 부산)의 코데 미술관 등을 보여주기도 한다. 좋은 영화 글은 해당 영화를 찾아보게 하고 결국은 그 영화를 사랑하게 만든다. 좋은 다큐는 해당 내용의 인물이나 사건을 다시 추적하게 만들고 그들이 존재했던 공간을 찾아가게 한다. ‘뭉크. 사랑, 영혼 그리고 뱀파이어 여인’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노르웨이로 가고 싶게 한다. ‘뭉크. 사랑, 영혼 그리고 뱀파이어 여인’의 개봉은 작금의 극장가가 그려 낸 이상하지만, 신선한 영화의 풍경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10.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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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RUN' 지성·강기영·황희·이태선, 여정이 빛나는 런티스트의 도전

'RUN' 아마추어에겐 쉽지 않은 마라톤 도전. 런티스트는 의미에 초점을 뒀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tvN 'RUN'에서는 러닝 크루 '런티스트(런+아티스트)' 배우 지성, 강기영, 황희, 이태선의 여정이 그려졌다. 국제 마라톤 대회 도전. 서울 워밍업을 마친 런티스트는 이탈리아 밀라노를 찾아 아름다운 러닝 스팟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밀라노에 온 지 셋째 날, 밖은 비가 내렸다. 새벽 6시, 다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고민하던 지성은 "우리는 완주할 사람들이다. (비 와도) 뛰는 거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새벽 러닝에 앞서 황희는 "저는 천천히 뛰다 보면 무릎에 더 무리가 가는 것 같다. 초반에 치고 나가겠다"고 컨디션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 번도 안 뛰어본 이런 대회에서 끝까지 이 악물고 뛴다면 얼마만큼 뛸 수 있을까 궁금하다. 마라톤이 인간한계의 끝인 스포츠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 내리는 새벽. 런티스트 4인은 귀찮음을 이겨내고 밀라노 거리로 나왔다. 지성은 "비가 올 땐 러닝을 쉰다. 어릴 때 생각 없이 운동장을 뛰어다닐 때 말곤 (성인이 되어) 비 오는 날 밖을 뛸 상황은 없지 않나"라며 특별한 감흥을 전했다. 낯선 환경에 비까지 오는 상황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런티스트들은 "(비를) 맞다 보니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색다른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 오는 날 개의치 않고 뛰는 현지 러너들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다. 지성은 "비를 맞을까 걱정하지만 사실 비로 젖는 거랑 땀으로 젖는 거랑 똑같지 않나.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다음 날 새벽 4시, 크루들이 한창 자고 있던 때 홀로 일어난 강기영은 청룡영화제 참석을 위해 귀국했다. 영화제를 마치고 이탈리아로 돌아오는 일정. 맏형 지성은 황희, 이태선이 자고 있을 때 홀로 러닝을 하고 돌아왔다. 지성은 "추운 날 뛰고 싶진 않지만 매일 뛴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성, 황희, 이태선은 밀라노에서 마라톤 개최지인 피렌체로 향했다.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지성은 아침이 되자 어김없이 동생들과 거리로 나와 아르노 강, 베키오 다리를 따라 러닝을 했다. 지성은 "감기 때문에 쉬었다면 후회했을 것 같다. 이탈리아 와서 가장 상쾌했던 하루였다. 너무 신났다"고 말했다. 러닝을 마친 이들은 종이 울리는 피렌체 대성당 앞에서 "의미 있게 달릴 수 있게 해달라" "무릎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기도 했다. 이어 두오모 쿠폴라 조토의 종탑을 오른 지성, 황희, 이태선은 드넓게 펼쳐진 피렌체 전경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성당 앞 광장을 가로질러 집까지도 러닝으로 돌아온 세 사람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청룡영화제를 시청하며 강기영의 남우조연상 수상을 기원했다. 아쉽게도 수상의 영광은 다른 배우에게 돌아갔지만, 지성은 "나중에 더 좋은 상도 받고 더 좋은 행보를 할텐데 지금 못 받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돌아오면 다시 깨워서 뛰자고 할 거다. 멋진 옷 집어 던지고 땀 냄새 나는 운동복으로 갈아입자고 말하겠다"며 맏형으로서 묵직한 응원을 전해 감동을 안겼다. 훈련이 이어질수록 몸 상태는 오락가락했다. 황희는 무릎 통증을 호소했고, 이태선 역시 부상으로 힘들어했다. 강기영은 대회 도중 극한의 통증을 겪었다. 꾸준한 달리기로 기본기가 다져진 지성 역시 42.195km를 완주해야 하는 마라톤 도전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 방송 말미엔 피렌체 마라톤 대회 당일의 모습이 예고돼 눈길을 끌었다. 한편, tvN 'RUN'은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홍신익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0.01.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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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 런티스트, 대회 앞두고 피렌체 行 "성적 아닌 '의미'에 초점" [종합]

'RUN' 런티스트 4인방이 이탈리아, 그리고 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9일 오후 방송된 tvN 'RUN'에서는 러닝 크루 '런티스트(런+아티스트)' 배우 지성, 강기영, 황희, 이태선의 여정이 그려졌다. 국제 마라톤 대회 도전. 서울 워밍업을 마친 런티스트는 이탈리아 밀라노를 찾아 아름다운 러닝 스팟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밀라노에 온 지 셋째 날, 밖은 비가 내렸다. 새벽 6시, 다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고민하던 지성은 "우리는 완주할 사람들이다. (비 와도) 뛰는 거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때 지성은 "주방을 보니 라면이 있고, 냄비가 설거지 돼 있더라. 나 빼고 먹은 거냐"며 서운해했다. 전날, 일찍 잠든 지성을 제외한 강기영, 황희, 이태선이 한인 마트에서 라면과 즉석밥을 사와 야식을 즐겼던 것. 지성은 "되게 맛있었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고, 강기영은 "되게 맛있었다. 밥도 말아 먹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새벽 러닝에 앞서 황희는 "저는 천천히 뛰다 보면 무릎에 더 무리가 가는 것 같다. 초반에 치고 나가겠다"고 컨디션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 번도 안 뛰어본 이런 대회에서 끝까지 이 악물고 뛴다면 얼마만큼 뛸 수 있을까 궁금하다. 마라톤이 인간한계의 끝인 스포츠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 내리는 새벽. 런티스트 4인은 귀찮음을 이겨내고 밀라노 거리로 나왔다. 지성은 "비가 올 땐 러닝을 쉰다. 어릴 때 생각 없이 운동장을 뛰어다닐 때 말곤 (성인이 되어) 비 오는 날 밖을 뛸 상황은 없지 않나"라며 특별한 감흥을 전했다. 낯선 환경에 비까지 오는 상황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런티스트들은 "(비를) 맞다 보니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색다른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 오는 날 개의치 않고 뛰는 현지 러너들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다. 지성은 "비를 맞을까 걱정하지만 사실 비로 젖는 거랑 땀으로 젖는 거랑 똑같지 않나.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밀라노 셋째 날 저녁, 새벽 우천 러닝을 했던 런티스트 4인방은 나빌리오 운하 거리로 나와 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자연스럽게 연기 얘기가 흘러나왔고, 강기영은 "다들 배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지 궁금하다"고 말을 꺼냈다. 황희는 "'박하사탕'이 나의 첫 영화이자 배우 꿈을 꾸는 데 큰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 이태선은 "처음엔 겉멋 들어서 시작한 것 같다. 그런데 화려한 것만 보면 그게 안 따라줬을 때 평범한 삶조차 놓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무명시절 일반인 광고 모델로 수입을 충당했다는 강기영은 "캐스팅이 돼서 현장에 갔는데 낙하산으로 온 사람이 내 배역을 하고 있더라. 당시 한 감독님이 '세상이 좀 그래'라는 얘기를 했다"며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조금씩 단단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맏형 지성은 "뭐든 초심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지금 갖고 있는 진심, 순수함을 잃고 싶지 않다"며 "이 마음 그대로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가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에 동생들은 "잘 따라가겠다"고 말하며 훈훈함을 이어갔다. 다음 날 새벽 4시, 크루들이 한창 자고 있던 때 홀로 일어난 강기영은 청룡영화제 참석을 위해 귀국했다. 영화제를 마치고 이탈리아로 돌아오는 일정. 맏형 지성은 황희, 이태선이 자고 있을 때 홀로 러닝을 하고 돌아왔다. 지성은 "추운 날 뛰고 싶진 않지만 매일 뛴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성, 황희, 이태선은 밀라노에서 마라톤 개최지인 피렌체로 향했다.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지성은 아침이 되자 어김없이 동생들과 거리로 나와 아르노 강, 베키오 다리를 따라 러닝을 했다. 지성은 "감기 때문에 쉬었다면 후회했을 것 같다. 이탈리아 와서 가장 상쾌했던 하루였다. 너무 신났다"고 말했다. 러닝을 마친 이들은 종이 울리는 피렌체 대성당 앞에서 "의미 있게 달릴 수 있게 해달라" "무릎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기도 했다. 이어 두오모 쿠폴라 조토의 종탑을 오른 지성, 황희, 이태선은 드넓게 펼쳐진 피렌체 전경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성당 앞 광장을 가로질러 집까지도 러닝으로 돌아온 세 사람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청룡영화제를 시청하며 강기영의 남우조연상 수상을 기원했다. 아쉽게도 수상의 영광은 다른 배우에게 돌아갔지만, 지성은 "나중에 더 좋은 상도 받고 더 좋은 행보를 할 텐데 지금 못 받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돌아오면 다시 깨워서 뛰자고 할 거다. 멋진 옷 집어 던지고 땀 냄새 나는 운동복으로 갈아입자고 말하겠다"며 맏형으로서 묵직한 응원을 전해 감동을 안겼다. 홍신익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0.01.10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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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RUN' 지성·강기영·황희·이태선, '런티스트'로 달리기 여정 시작

'RUN' 네 명의 러너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tvN 'RUN'에서는 배우 지성, 강기영, 황희, 이태선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이날 네 러너는 일반적인 오프닝과 달리 북촌에서 달리기를 하며만남을 가졌다. 맏형 지성이 가장 먼저 뛰기 시작해 강기영, 황희, 이태선이 차례로 합류했다. 코트 차림으로 등장했던 강기영은 "티타임을 가질 줄 알았다"며 "직장인이 지각하는 느낌"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북촌 달리기를 마친 네 사람은 한 테라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함께했다. 마라톤 도전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맏형 지성은 "아침에 일어나면 무조건 다 같이 뛰자"고 제안했다. 이를 들은 이태선은 "예전에 (지성) 형과 문자를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저녁 7시에 잔다고 하시더라. 깜짝 놀랐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에 지성은 "아이들이 일찍 자니까 나도 같이 잠이 든다. 그리고 다음 날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상 시간은 해 뜨기 전으로 하자"고 말해 나머지 세 러너를 당황케 했다. 강기영이 오전 6시를 얘기하기도 전에 지성은 "5시"를 외쳐 웃음을 안겼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이탈리아 피렌체 국제 마라톤. 네 러너는 도전에 앞서 한 달 동안 테스트런, 하늘공원 첫 새벽 러닝 등 준비 과정을 거쳤다. 뛰던 때를 회상하던 강기영은 "대성당을 처음 만났을 때 왕좌에 앉아 있는 고독한 왕 같은 느낌이었다. 안개에 싸인 그 성당을 보는데 웅장함이 경이롭기까지 하더라. 이미 그 새벽에 뛰고 있는 다른 러너들을 보니까 '저 사람의 하루는 굉장히 건강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성은 "누군가랑 같이 뛰면서 지금 이 공간을 느낄 수 있고, 같이 웃을 수 있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런 조깅 멤버가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희 역시 "뛰는 동안 별다른 말 없이도 나를 포함한 네 멤버가 똑같은 느낌을 받겠구나 하는 믿음이 있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후 네 러너는 팀 이름을 'RUN'과 'ARTIST'의 합성어인 'RUNTIST9(런티스트)'로 지어 본격적인 마라톤 도전을 기념했다. 황희가 씻을 동안 대화를 나누던 지성, 강기영, 이태선. 미혼자는 이해 못할 강기영과 지성의 유부 토크가 이어졌다. 강기영은 "아기가 있는 영역은 완전히 다른 영역인 것 같다"고 말을 꺼냈고, 지성은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며 적극 공감했다. 강기영은 "아기를 낳기 전에 술을 끊은 거냐"고 물었다. 이에 지성은 "점차 끊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 내가 술을 먹는 게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았다. 회식은 회식대로 다 하면서 (육아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성은 "나름대로 견디기 힘들었던 20대, 유일하게 술로 힘내서 살았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 부질없더라, 지금은 와이프도 있고 곁에 더 오래 있고 싶다"라며 "아이들 결혼할 때 건강한 모습 보여주고 싶다. 아빠가 건강해야 가족들도 뭐라도 해주지 않을까"라며 애틋한 가족 사랑을 보였다. 한편, tvN 'RUN'은 출연진이 러닝 크루가 되어 국내외 러닝 스팟을 달리는 즐거움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홍신익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0.01.0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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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 낮에는 르네상스 시대 걸작들에 감명받고 밤에는 와인 향기에 취하고

이탈리아 중부에 토스카나 주가 있다. 어디인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주도인 피렌체라고 하면 얼른 떠오르는 지역이 바로 토스카나이다. 아니면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가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토스카나주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였다.그래서인지 현재 이탈리아 표준어는 로마 사람이 사용하는 말이 아닌 토스카나주 사람들의 말이다. 피렌체와 시에나, 피사 등 유명한 도시가 있는 중세 문화의 중심이었던 토스카나주는 오늘날에는 이탈리아 와인의 주산지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또 유명한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피렌체에서 꽃피운 르네상스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토스카나의 주도는 피렌체이다. 피렌체는 단테, 미케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보티렐리, 보카치오 등이 태어나거나 활동한 도시로 유명하다. 이들의 활동으로 인해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들의 후원자였던 가문이 바로 메디치이다. 물론 메디치도 피렌체 사람이다.피렌체는 바로 이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이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다양한 문화유산이 피렌체에 남아 있다. 메디치가의 저택이었던 베키오 궁전을 비롯해서 우피치 미술관, 아카데미아 미술관, 국립미술관, 안젤리코의 벽화로 유명한 산마르코 미술관 등이 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미술관이고 박물관이어서 '걸작'들을 감상하고있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2500여 작품이 있는, 피렌체를 대표하는 우피치 미술관에는 14~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들의 작품이 많다. 가장 유명한 것은 보티펠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봄의 향연' 등이다. 다빈치의 '수태고지' 미케란젤로의 '성가족'등도 만날 수있다. 이외에도 17~18세기 바로크와 로코코시대의 화가나 독일과 프랑스 르네상스 화가들의 작품들도 많다. 1298년에 지어진 베키오 궁전은 현재 피렌체 시청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시리와 그 일파가 그린 메디치의 전투장면이 있다. 특히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의 모티브가 된 단테의 데스마스크도 2층 한켠에 전시되어 있다. 시청 옆에는 메디치가문을 가장 번성하게 일으켰던 코시모 메디치의 동상도 있다.이밖에도 아카데미아 미술관에는 피렌체대성당의 지도자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미켈란젤로가 만든 다비드상이 있다. 원래 시청밖에 있었지만 보존을 위해 옮겨왔다. 시청 자리에는 모조품이 전시되어 있다.피렌체하면 떠오르는 사진이 한장 있다. 돔 지붕이 있는, 한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었던 두오모 성당과 종탑이 나오는 사진 말이다. 이 사진속 장면을 보기위해서는 강건너 미켈란젤로 광장을 가면된다. 피렌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와인 최대 생산국인 이탈리아 그리고 토스카나세계 최대의 와인생산국은 어디일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랑스라고 할 것이다. 이탈리아가 정답이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국이 프랑스이다 보니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이탈리아는 매년 약 8억 병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이는 프랑스의 약 1.15배라고 한다. 많이 생산하다보니 많이 먹기도 한다. 와인 소비량과 수출량도 세계 1위라고 한다. 재배면적은 스페인과 프랑스에 이어 3위이다.이탈리아는 잘 알다시피 남북으로 길게 뻗은 모양이다. 위도가 10도 이상 차이가 나고 구릉지대와 산악지대가 많다. 우리나라 처럼 산이 전 국토의 70%정도라고 한다. 지중해성 기후의 덕분에 일조량이 많아 포도의 당도가 높고 산미가 약한 것이 특징이다.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가 바로 토스카나이다. 이탈리아 와인의 본고장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혹시 이탈리아 와인중에 키안티 와인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와인을 짚으로 싼 것으로도 유명했고 와인 라벨에 닭 모양이 그려진 와인이 바로 키안티 와인이다.이탈리아 와인은 등급이 있다. 가장 높은 등급은 DOCG이다. 정부에서 보증한 최상급 와인을 의미한다. 그 아래가 DOC, IGT이며 일상적으로 마시는 테이블 와인은 VdT등급이다. 전국적으로 약 40개 가까운 와이너리가 DOCG 등급을 받는데 토스카나 지역은 7개정도 받고 있다고 한다. 토스카나를 대표하는 와인은 프레스코발디이다. 무려 7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미켈란젤로가 마셨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유서깊고 전통이 있는 와인이다. 현재도 토스카나 지역에서 가장 많은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전세계 90개국에 와인을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테너 보첼리가 고향에 만든 침묵의 극장피렌체에서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로 한 시간 쯤 가다가 보면 인구 2000명도 되지 않는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 나온다. 여기에 독특한 야외 극장이 있다고 해서 들렀다. 마을 이름은 라하티코.마을을 따라 내려가니 온통 사방이 푸른 초지로 뒤덮인 구릉지대가 끝없이 펼쳐졌다. 풀만 없었다면 그야말로 허허발판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그런 곳이었다. 그 곳에 덩그러니 둥근 분수대 같은 구조물이 나타났다. 침묵의 극장(Teatro del Silenzio)이다. 분수대 안에는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데 올 해는 대형 붉은 고추가 자리잡고 있었다.그런데 이곳은 매년 7월이면 세계적인 성악가들의 공연이 펼쳐진다고 한다. 인구 2000명도 되지 않는 이곳에 공연을 보기위해서 1만명 가까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어떤 성악가가 이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까 궁금했다.주인공은 다름아닌 안드레아 보첼리이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테너이자 팝페라 가수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영국의 소프라노 사라 브라이트만과 듀엣으로 부른 그 가수이다.보첼리가 태어난 곳이 바로 라히티코이다. 그는 2006년부터 자기의 고향에 야외 극장을 짓고 매년 공연을 펼치고 있다. 평상시에는 그냥 잡초 무성한 벌판이지만 공연날만은 무대와 의자가 설치돼 수많은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브라이트만 뿐 아니라 파바로티, 케니G 등 수많은 음악인들이 이 무대에 섰다고 한다.올 해는 7월 28일과 30일 이틀간 공연이 열린다. 7월 28일 토요일 티켓은 이미 동났지만 월요일인 30일 티켓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한다. 가격은 102유로부터 443유로까지 다양하다.별이 쏟아질 것만 같은 밤에 푸른 초원 위에서 듣는 감미로운 보첼리의 목소리. 생각만해도 감동이 밀려오는 듯했다.아 참. 침묵의 극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은 1년 52주 중 공연과 준비를 하는 2주만 시끌벅적하다 50주는 조용한 것에서 착안해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이석희 기자 2018.04.0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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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방한 전시, 15일 고궁박물관에서 열려

2014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념 특별기획전 '천상의 아름다움, 천국의문' 이 15일 경복궁 고궁박물관에서 오픈한다. 이번 전시는 바티칸 시국과 한국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가 공식 후원하고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대성당 박물관이 공식 주최하는 행사다. '천국의문' 등 해외반출이 엄격히 제한되는 가톨릭 관련 문화예술품이 첫선을 보이게 됐다. 또한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추진하고 실제 설치 작업을 담당한 인물들도 쟁쟁하다. 전시 큐레이팅을 맡은 몬시뇰 베르동은 예일대 교수 출신의 예술사학자로서 피렌체 두오모박물관 관장을 맡고 있으면서 직접 전시 현장 연출 및 도록 집필 등에 직접 참여했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2014.08.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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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베네치아 노선 전세기 운항 시작

아시아나항공이 7월 8일부로 인천~베네치아 노선에 대한 전세기 운항을 시작한다.여름 성수기간인 9월12일까지 주 2회운항되는(정부 인가 조건) 이번 아시아나 항공의 전세기는 인천~베네치아를 연결하는 국내 최초의 직항노선이 된다.베네치아는 국제영화제와 해수욕장, 카지노 등으로 유명한 리도섬과 미술·건축예술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는 산 마르코대성당, 두칼레궁전, 아카데미아미술관 등 웅장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유적들이 많아 피렌체, 로마와 더불어 이탈리아 최고의 관광지로 사랑 받고 있는 곳이다. 특히 이 지역은 ‘물의 도시’라는 별칭답게 118개의 작은 섬과 이 섬들을 연결하는 400여개의 다리들로 구성되어 있어 수상버스와 수상택시, 베니스의 명물 곤돌라를 이용한 수상관광 등이 유명해 여행 성수기를 맞이하여 이곳을 찾는 여행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최근 국내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크로아티아 등의 발칸반도와도 가까워 다양한 여행을 계획할 수 있는 관광명소이다.아시아나는 올해 5월 인천~바르셀로나 전세기를 운항한 것에 이어 이번 베네치아 전세기를 신규 운항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스케줄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신규노선 발굴 및 확충에 지속 힘써 나갈 방침이다.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 2014.06.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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