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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홍콩과 협업 비즈니스 확장" 의지 밝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홍콩 재계와 협업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홍콩에서 부동산 개발 및 투자업, 호텔업 등을 영위하는 라이선 그룹(Lai Sun Group)의 회장직을 겸직 중인 피터 람 홍콩 무역발전국 회장과 조찬 미팅을 가졌다고 밝혔다.이번 조찬은 홍콩과 한국 간의 경제 및 금융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누고자 마련됐다.이 자리에서 함영주 회장은 전 세계 26개 지역 221개의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국내 금융사 중 가장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 중인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이어 투명하고 개방된 규제 환경, 기업 친화적인 세금 정책, 무역 증진을 위한 풍부한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151개 글로벌 은행을 비롯한 3만여개의 금융기관이 자리잡고 있는 국제 금융중심지인 홍콩의 금융환경에 대해서도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이날 피터 람 회장은 “한국과 홍콩은 경제적, 인적, 문화적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협력할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며 “한국이 선도 중인 ESG, 핀테크,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복현 원장은 “한국은 과거에 정부 주도로 경제성장을 달성했으나 이제는 과거 방식에서 탈피하고 민간이 중심이 되는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며 “이러한 민간 중심의 성장을 위한 규제 선진화를 위해 세계 각국의 금융당국과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금융의 중심지이자 중요한 벤치마킹 대상인 홍콩과 한국의 다양한 금융 협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규제 혁신을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함영주 회장은 “지난 1967년 홍콩 내 최초의 한국계 금융사로 진출한 하나은행 홍콩지점을 통해 IB, 자금, 무역금융 등 글로벌 핵심 사업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 나가고 있다”며 “하나금융그룹은 앞으로도 홍콩 재계와의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대한민국 대표 금융사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날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홍콩에서도 최근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재테크, 연금, 보험, 신탁, 헬스케어, 주거 등 시니어들의 주요 관심사가 논의 주제로 다뤄졌으며, 함 회장은 지난 10월 그룹의 미래 핵심전략으로 론칭한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를 소개했다.함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은 은행, 증권, 보험 등 핵심 계열사가 보유한 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나 더 넥스트’를 통해 시니어 세대의 라이프사이클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홍콩에도 글로벌 PB를 전진 배치해 한국 교민뿐만 아니라 홍콩의 시니어 자산가를 위한 특화 금융서비스를 선보여 나가겠다”고 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1.18 13:28
금융·보험·재테크

[업앤다운] 'ESG 경영' 한 단계 오른 KB금융, 하나금융은 주춤

지난해부터 금융지주의 경영 과제 중 하나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상반기 평가 결과가 공개됐다. 대체로 우수한 등급을 받기는 했지만, 한 단계 오른 곳과 한 단계 내려간 곳이 있다. KB금융지주는 작년 하반기보다 ESG 등급이 올랐고, 하나금융지주는 내려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ESG도 '리딩뱅크' KB금융이 꿰찰까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ESG 연구 기관 서스틴베스트가 발표한 상장사 ESG 평가결과에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ESG 등급이 가장 우수한 곳은 신한금융지주였다. 전체등급 AA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최우수 기업을 유지하고 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ESG 경영에 관한 사항을 공시할 때 주가 및 장기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결과를 통해 ESG 활동에 관한 정보가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과 '리딩뱅크'를 다투는 KB금융은 작년 하반기 A등급에서 AA등급으로 한 계단 올라왔다. 전체 실적에서는 KB금융이 신한금융 위로 리딩뱅크 자리를 3년째 꿰차고 있지만, ESG 분야에서는 KB금융이 신한금융에 뒤졌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두 금융지주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여기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국내·외 ESG 경영 강화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윤 회장의 강한 의지 하에 KB금융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미션을 바탕으로, 순차적으로 ESG 경영체계를 확립하고 전사적 추진 동력을 확보해 왔다. 특히 윤 회장은 국가적 과제이기도 한 ‘저탄소 사회’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솔선수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KB금융의 ESG경영 중장기 로드맵으로 'KB GREEN WAVE(그린 웨이브) 2030'을 내세우고, 2030년까지 KB금융그룹의 '탄소배출량'을 42% 감축(2020년 대비)하는 동시에 현재 약 20조원 규모인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잡았다. 윤 회장은 이달 탄소 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자문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금융을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설립된 GFANZ의 자문위원회에는 라비메논 싱가포르 중앙은행 총재, 엄우종 아시아개발은행(ADB) 사무총장, 진리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이사장 등 아·태지역 기후와 금융 분야 전문성과 대표성을 갖춘 인물이 포함돼 있다. 지난 5월에는 윤 회장이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UN과 영국 정부로부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의장단 리더십 단체인 'COP26 비즈니스 리더스 그룹' 회원으로 초청받기도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의 이번 초청을 통해 KB금융의 ESG 글로벌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KB금융은 꿀벌 생태계 복원을 위한 'K-Be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자연 및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기업과 생물 다양성 플랫폼(BNBP) 이니셔티브'에 가입하는 등 전방위적인 ESG 행보를 보이고 있다. DLF 영향 미친 하나금융 ESG 사업 하나금융지주는 서스틴베스트의 ESG 평가 등급에서 유일하게 한 계단 내려간 성적표 'A'를 받았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취임한 지 3개월 만이다. 한국거래소 관계 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2021년 평가 결과에서도 하나금융은 종합 A등급을 받았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A+였다. 하나금융은 수장에 과거 ESG 총괄 부회장이던 인물이 올라 ESG 성적표에서 하락한 점수에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 함 회장은 취임하면서 디지털 금융혁신과 같은 굵직한 3대 과제와 함께 ‘ESG 경영 선도금융그룹 도약’이란 목표를 내건 바 있다. 특히 그는 하나금융이 2021년을 ESG 경영 원년으로 삼으며 발표한 ESG 중장기 미션인 ‘빅 스텝 포 투모로우(Big Step for Tomorrow)’ 이행에 속도를 냈다. 2030년까지 60조원 규모의 ESG 금융 지원과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0'을 실현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함 회장이 지난해 ESG 총괄 부회장을 맡은 당시 설계한 중장기 미션이기도 하다. 함 회장은 취임식도 생략하고 당시 큰 이슈였던 동해안 산불 피해지역을 찾아 소방대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이후 소방대원을 위한 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소방공무원과 순직 소방공무원 자녀를 지원하기 위한 소방청과의 업무협약도 맺었다. 이날 취임식에 쓰이기로 했던 비용은 하나금융 본점 사옥의 경비·미화·주차관리 등 근로자에게 격려금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회장직에 오른 후 2개월여 만에 청년일자리창출 프로그램, 발달장애인 예술가 공모전, 학대피해 아동지원사업 8억원 기부, 꿀벌농장 조성 등 ESG 경영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하나금융의 ESG 성적이 내려간 것에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되는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은 함 회장이 불복해 낸 처분 취소소송에서 올해 1심 패소한 것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ESG 성과나 공시 부분도 많이 신경 써서 등급을 올릴 수 있도록 유관 부서 및 조직이 열심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6.29 07:00
경제

'사법 리스크'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길' 못 막지만…

하나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있는 함영주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라는 암초를 만났다. 최근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중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회장 선임에는 영향이 제한적이어서 정식 취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년 임기 내내 재판에 대한 부담과 반대 목소리를 안고 가야 할 상황에 놓였다. 15일 하나금융은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가 함 부회장이 낸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 중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것에 대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사법 리스크를 고려해 함 부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던 만큼 회장 선임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20년 3월 함 부회장에게 DLF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통보한 바 있다. 이에 함 부회장은 그해 6월 문책경고 등의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재판부가 행정소송 원고 패소 판결을 하면서도 금융권 취입이 제한되는 문책경고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은 받아들여 오는 25일 하나금융 주주총회에서 함 부회장의 회장직 선임 안건이 처리되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나금융은 "기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의 효력은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이므로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게다가 확정판결이 아니어서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함 부회장이 주총에서 회장에 공식 취임하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항소를 천명하면서 장기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 판결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함 부회장의 회장 임기 내내 재판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회장 임기 3년 내내 사법 리스크에 시달릴 것이란 얘기다. 더구나 함 부회장이 받은 문책경고의 중징계는 향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돼 만약 임기 내 DLF 관련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면 '회장직 연임'도 막히게 된다. 하나금융 전체 이미지의 타격은 물론 외국인 주주 비율이 67%에 이르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 등 부정적인 여론도 함 부회장에게는 부담이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내고 함 부회장과 관련된 재판과 제재 사실이 지배구조 실패를 가리킨다며 그의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또 경제개혁연대도 “함 부회장은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적격성이 없다”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은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향력이 크다고 알려진 ISS의 권고에 따른 외국인 주주의 움직임과 9.94%(2021년 3분기 기준) 지분율의 국민연금이 함 부회장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할지 등은 함 부회장의 심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DLF 사건과 관련해 법적, 절차적 부당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피해 복구를 위해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을 모두 수용해 투자자들에게 배상을 완료하는 등 최선을 다해 대응했다"며 "그런데도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3.16 07:00
경제

김정태 회장 후임 낙점 함영주 부회장, 행원서 하나금융 넘버1으로

하나금융그룹이 김정태 회장의 뒤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잇게 됐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날 하나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저녁 8시가 다 돼서야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론이 났다. 회추위가 지난달 28일 함 부회장을 비롯해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이성용 전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대표,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한 뒤 약 열흘만이다. 회추위 관계자는 "함 후보는 하나금융그룹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성과를 냈고, 조직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함 후보는 1956년 충남 부여군 은산면에서 태어나 강경상고를 졸업한 뒤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행원으로서 발을 내디뎠다. 이후 주경야독으로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해 서울은행 수지지점장까지 올랐다. 이어 하나은행 남부지역본부장, 전무를 거쳐 충청영업그룹 대표(부행장)를 맡으면서 뛰어난 ‘영업맨’으로 전국 실적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직원 1000여명의 이름을 모두 외우던 리더로도 전해진다. 2015년에는 하나-외환 통합은행의 첫 은행장을 맡게 되면서 경영 능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기 시작했다. 통합 이후 초대 행장으로 조직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냈으며, 2017년 말에는 처음으로 하나은행의 2조 원대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의 경영 성과도 보여줬다.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직을 맡은 이후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함 후보는 다음 달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하나금융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함 회장 후보의 법률 리스크(위험)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주총 통과 등을 100% 장담할 수 없는 상태로 보기도 한다. 함 후보는 직원 채용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이달 25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 경고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한 징계처분 취소소송 선고도 이달 16일 예정돼 있다. 다만 최근 유사 재판에서 다른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체로 승소한 사실로 미뤄 취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2.09 13:40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하나금융 '10년 역사' 쓴 김정태 회장…다음 수장 과제는

하나금융그룹의 10년 역사를 쓴 수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 종료가 115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 이상 연임은 없다고 못 박은 김 회장의 의지에 따라 앞으로의 하나금융은 새로운 인물이 이끌어 갈 전망이다. 내년 1월에는 '포스트 김정태'의 윤곽이 드러난다. 차기 회장이 된 인물은 '김정태 시대'의 위상을 이어가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하나금융의 밑그림도 그려야 한다. 4개월 남은 '10년 김정태 시대'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늦어도 내년 1월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3월 정기 주주총회 전에는 최종 후보군을 추리고, 후보자를 선정해 심층 인터뷰 등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김정태 회장은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규상 이사의 재임 연령 제한에 걸리며, 용퇴에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정관상 재임 중 만 70세가 되면 최종 임기는 해당일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 주주 총회일까지다. 김 회장 본인도 '연임은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맏형 격인 김 회장은 초대 회장인 김승유 전 회장의 뒤를 이어 2012년 그룹 회장직에 오른 바 있다. 그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로 꼽힌다. 청라에 하나드림타운을 조성하고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는 등 현재의 하나금융을 만든 주역이다. 김 회장은 2015년(3년), 2018년(3년), 2021년 3월(1년) 등 4연임하며 하나금융을 10년 동안 이끌었다. 그의 바통을 넘겨줄 차기 주자로 함영주 부회장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조직 장악력, 성과 측면에서 함 부회장이 가장 우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함 부회장은 김 회장의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초대 행장에 취임해 두 조직의 화합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1조원 대였던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을 1년 만에 2조 원대로 끌어올린 실력도 있다. 또 김 회장이 가장 중점을 두고 움직여 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회장을 맡겼다는 점도 '포스트 김정태'의 움직임으로 읽힌다. 최근 하나금융, 하나은행이 처한 환경을 고려해봤을 때 지배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는 인물의 필요성도 크다는 점도 함 부회장에겐 긍정적이다.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이 2017~2019년까지 라임펀드(871억원)을 비롯해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1100억원), 독일 헤리티지펀드(510억원), 디스커버리펀드(240억원) 등을 판매한 것에 대해 제재 수위를 논의하고 있다. 검찰이 최근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과 관련한 PF 대출을 두고 해당 부서를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함 부회장은 최근 그룹 임원 워크숍을 주관하며 그룹 활동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채용 관련 재판과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관련 소송 등 법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하지만 올 8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DLF 관련 징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하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채용 비리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법적 리스크의 무게가 가벼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보통 회추위는 임기 종료 한 두 달 전쯤 구성되기는 하나, 사전에 공지되는 것이 아니라서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SG·3조 클럽·하나원큐'…다음 수장의 과제 최근까지도 김정태 회장은 헌 옷을 모아 취약계층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여는 등 ESG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김정태 회장 체제의 첫 공익재단인 '청소년그루터기 재다'의 이사장직을 맡아 활동할 정도로 강력한 ESG 경영 의지를 내비쳐 온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회장직이 종료돼도 재단 이사장직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할 정도다. 단순히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기 위함이 아닌 ESG 경영을 기업의 중장기 비전으로 삼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는 함영주 부회장에게 전달됐다. 함 부회장을 ESG 부회장으로 앉혀 그의 비전을 이어가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 키워드가 분야를 불문하고 모든 기업으로 퍼져있는 만큼, 이런 기조는 체제가 바뀌어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을 사상 처음으로 '3조 클럽'에 입성시키고 자리를 떠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지주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년 대비 10.3%(2457억원) 늘어난 2조63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에는 누적 순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7~9월 9287억원의 지배주주 순이익을 기록했고, 1~3분기 누적 지배주주 순이익은 2조681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이고 창사 이래 첫 순익 3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다음 수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3조 클럽에서 이탈하지 않으면서 하나금융의 '포스트 코로나'를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이끌어 온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용 효율성 및 생산성 제고, 내부통제 강화, 신사업 발굴 등을 다음 수장이 이어 추진해야 한다. 게다가 모바일로 거래 플랫폼을 옮겨가고 있는 금융권을 '뒤쫓는 꼴'인 하나금융을 순위권으로 올려야 하는 과제도 있다. 와이즈앱이 지난 7월 분석한 전국 만 10세 이상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금융앱 및 결제앱 사용 현황에 따르면, 결제 앱을 제외하고 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선두였고, 이어 KB국민은행 '스타뱅킹', 신한은행 '신한쏠', 농협은행 'NH스마트뱅킹'이 순위 안에 들었지만 하나금융 앱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리스크 관리 등 내실화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통 금리 인상기애는 은행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어 내년 실적 전망은 좋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12.08 08:12
경제

포스트 '김정태·윤종규'에 쏠린 눈

12월 금융권 최고의 이슈는 하나금융지주 수장에 누가 오를지다. 연임은 없다고 못 박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을 인물로는 3명이 거론된다. 또 KB금융지주에서는 8개 계열사 CEO 임기가 올 연말 모두 끝나면서, 다음 세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 가운데 2023년 임기를 마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뒤를 이을 '포스트 윤종규'가 탄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번 회추위에서는 지난 3일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임할 의지가 없다"고 말한 김 회장의 후임 선임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하나금융 회장직에 오른 뒤 2015년, 2018년 그리고 지난 3월까지 연임한 바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일부에서는 회장의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다는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바꿔 추가 연임할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김 회장이 일단 선을 그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연초 '부회장급' 수장을 새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한 것과 연계해, 3인의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계 레이스에 올려놓고 있다. 대상은 함영주 ESG부회장과 지성규 디지털부회장, 이은형 글로벌부회장 등이다. 초대 통합 하나은행장인 함영주 부회장은 하나금융지주의 굵직한 사업을 담당해오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성규 디지털부회장은 하나은행장 경력과 하나은행의 글로벌 거점인 중국법인장을 거쳤다는 점에서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여기에 올해 디지털 부문을 총괄하는 부회장직에 오르며, 차기 회장이 갖춰야 할 역량을 하나 더 쌓게 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부터 하나금융의 다음 회장직에는 함영주 부회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오르내렸지만, 관측일 뿐 법적 리스크를 배제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아직 '포스트 윤종규'를 결정하긴 이르지만, 윤 회장을 이을 차기 회장의 윤곽이 나올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 8개 KB금융의 계열사 모든 CE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KB금융은 다음 달 중순께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어 연임 또는 교체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중 유력 후보군으로는 허인 KB국민행장과 양종희 KB금융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업계는 이들의 연임 또는 자리 이동에 따라 차기 회장 후보 레이스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국민은행장 직은 KB금융의 2인자로, 차기 회장을 위한 코스로 인식돼 왔다. 이에 올 3분기 2조 2003억원의 누적 순이익의 KB국민은행을 이끈 허인 행장이 이번에 4연임에 성공할 시 강력한 회장 후보로 자리 잡게 된다. 하지만 올해 초 KB금융은 인사에서 10년 만에 '부회장직'을 신설하면서, 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후임을 준비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등장했다. 이때 부회장직에 오른 인물이 양종희 전 KB손해보험 대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회장직 바로 아래가 부회장직이다 보니, 구도로 봤을 때 부회장직에 오른 인물이 차기 회장에 가까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윤 회장의 그간 인사 스타일상 부회장직을 늘리거나 자리를 맞바꾸는 식으로 임기 직전까지 더욱 치열한 경쟁을 종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은 넉넉한 윤 회장의 임기로 엇갈린 시선 속에서도 입을 모으는 건 이번 인사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군을 더욱 압축시킬 것이라는 의견이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11.12 07:00
스포츠일반

'새 회장 체제' KLPGA, 소통 강조했지만 취임 초부터 험난

제14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에 취임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소통하는 협회'를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KLPGA 정기총회를 통해 추대 형식으로 KLPGA 회장직을 맡았다. 200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개최하면서부터 골프와 인연을 맺은 김정태 회장은 전임 김상열 회장(호반건설 회장)의 후임으로 4년 임기를 시작했다. 김정태 회장은 총회 후 기자회견에서 연금제도 도입을 통한 복리후생 제도 정착, KLPGA의 세계화, 다양한 수익 사업 발굴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내부 소통도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원활하게 소통하는, 열린 협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KLPGA는 전임 김상열 회장 체제에서 '밀실 행정'으로 뭇매를 맞았다. 김상열 전 회장은 취임 초 “깨끗하고 투명한 협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의원 선출제에서 회장 지명제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까지 꺼내들면서 대다수 이사가 회장의 친위대로 나선 모양새가 됐다. KLPGA의 자회사인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엔 지난해 5월 전문경영인 대신 강춘자, 이영미 등 내부 인사가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임기 말엔 강춘자 KLPGT 대표이사의 경기 성남 호반써밋 판교밸리 특혜 분양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와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내부 갈등과 반목은 가라앉지 않았다. 김상열 전 회장은 총회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취임하면서 약속했던 것들을 이루기 위해 많은 분과 머리를 맞대며 좋은 결실을 낼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반면 김정태 회장은 “협회에 와서 보니 서로 의견 차이도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집행부뿐 아니라 대의원들의 목소리도 듣겠다고 밝혔다. 김정태 회장은 “다른 쪽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단 의미”라면서 “대의원들과 따로 간담회도 하고 싶다. 회의만 하면 자세한 얘기를 못 나눈다. 대의원들과 많이 대화해야 다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협회 내 회원들의 고른 혜택 분배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투어와 다르게 연금제도가 취약하다. 선수들의 노후가 안정되려면 연금제 개념의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면서 “준회원에 대한 복리 후생이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다. 더 많은 부분이 준회원을 포함해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단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이 내부 갈등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총회 전날인 10일 오후 늦게 청와대 국민청원엔 ‘호반건설의 아파트 특혜분양 의혹을 조사하여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강춘자 KLPGT 대표이사가 아파트 분양을 받는 과정에서 김상열 전 회장이 운영하는 호반건설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분노한 시민이 청원 글을 올린 것이다. 청원에선 “인기가 있는 아파트 분양에서 예비 당첨자를 뛰어넘어 자격 없는 사람까지 분양 순서가 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돈 있고 백 있는 사람들은 온갖 반칙을 사용해 자기 배를 불리는 데 여념이 없다. 분양사인 호반건설이 아파트 청약자들을 우롱한 사기행위”라고 주장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사진=KLPGA 2021.03.12 06:01
경제

우리·하나은행 DLF 중징계 확정…손태승 행보에 '촉각'

금융위원회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관련,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기관제재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DLF 사태 당시 하나은행장)에 대한 '문책적 경고' 조치가 조만간 통보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4일 제4차 정례회의를 열고 DLF 손실 관련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결과 조치안을 의결했다. 먼저 금융위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6개월 업무 일부정지(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안을 확정했다. 금감원이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올린 검사 결과 조치안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영업 일부 정지는 영업 인·허가 또는 등록 취소, 영업·업무 전부 정지 다음으로 제재 수위가 높은 중징계다. 이 조치로 두 은행은 영업 일부 정지가 끝난 시점부터 3년 동안 신사업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다. 또 금융위는 하나은행에 과태료 167억8000만원을, 우리은행에는 과태료 197억1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감원은 하나은행에 과태료 255억4천만원을, 우리은행에 227억7천만원을 부과하는 안을 올렸으나 금융위는 이를 일부 감경했다.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의 경우 연임과 금융권 취업에 제한을 받는 중징계(문책 경고)가 로 확정된 상태다. 이에 따라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확정된 제재 결과를 통보받게 됐다.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최종 제재 결과를 받는 대로 지체 없이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공식 통보가 오는 대로 법적 절차에 들어가며, 소송은 손 회장 개인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기관에 대한 제재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이 법적 절차에 나설 것을 대비해 당국이 통보 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오는 25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의 연임을 확정 짓는데, 주총 직전에 제재안을 통보하면 손 회장이 법적 대응을 할 물리적 시간을 갖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이 법적 대응을 하려는 것에 대해 금감원이 마땅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법원이 주총 전에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손 회장 연임까지 무리가 없어 보이나 기각하면 연임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은 이번 결정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함 부회장은 손 회장과 달리 당장 연임 문제가 걸려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 물론 함 부회장도 차기 하나금융 회장직에 도전하려면 이번 문책 경고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주총까지로,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은 올해 말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3.04 15:12
경제

항소·행정소송…벌받은 금융권 수장들의 자리 지키기

최근 법원과 금융당국으로부터 벌을 받은 금융업체 수장들이 자리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으로부터 금융권에서 퇴출되는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행정소송으로 시간을 벌어 오는 3월 연임을 밀어부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과 함께 중징계를 받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도 차기 회장직 도전을 위해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과거 신한은행장 재임 중 신입사원 부정채용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유죄를 받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항소로 코앞으로 다가온 주총에서 연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부에서는 금융권 수장들이 ‘책임 경영’을 하지 않고 자리 지키기에 급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금융당국의 징계가 법원 판결보다 무겁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징계’ 손태승·함영주, 행정소송 카드 만지작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날 DLF 손실과 관련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기관 제재안을 심의, 금감원의 건의안보다 수위를 낮춰 우리은행·하나은행 각각 과태로 190억원, 160억원을 의결했다. 금감원은 지난 3일 손태승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에 문책경고를 확정하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일부 영업정지 6개월과 각각 230억원, 260억원의 과태료를 건의했다. 은행장 중징계는 금감원장 결재로 확정되나 기관 제재는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를 거쳐야 확정된다.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이날 DLF 손실 관련해 기관 과태료를 확정지으면서 오는 19일 금융위 정례회의에 과태료를 포함한 기관 제재안이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초 금융위가 밝힌대로 3월초에 절차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는 증선위와 금융위 안건검토 소위원회, 10일 이상 걸리는 당사자에 대한 사전통지 등을 거치면 3월초에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의 제재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오는 3월 말 확정되는 손 회장의 연임은 어려워진다. 문책경고를 통보받은 임원은 통보시점으로부터 3년간 금융회사 임원에 선임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금감원의 눈치를 보면서도 제재가 아직 공식 통지된 상황이 아니라며 손 회장의 연임을 밀어부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차기 우리은행장을 내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손 회장의 연임 굳히기 수순이라는 관측이다. 금융권에서는 내달 초 손 회장 징계안이 우리금융에 도착하더라도 우리금융이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행정소송에 나서 3월말 주주총회까지 시간을 벌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손 회장이 주총을 무사히 통과해 연임에만 성공하면 그 이후 문책경고가 효력을 발휘하더라도 이미 주어진 3년의 임기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부회장의 거취와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함 부회장은 내년 3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에 하나금융을 이끌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금감원의 제재안을 받아들이면 잔여임기는 채울 수 있으나 차기 회장직에는 도전할 수 없다. 이에 하나금융은 우리금융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현재는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지만 손 회장이 행정소송에 나선다면 함 부회장도 같은 행보를 할 가능성이 있다. ‘유죄’ 조용병은 항소…‘집권 2기’로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거나 집행유예를 받은 자는 금융사 임원 자격을 상실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의 경우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기 때문에 형이 확정되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에 조 회장은 지난달 22일 선고 공판 직후 “항소를 통해 다시 한 번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 항소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항소할 경우 당장 형이 확정되지 않고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임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법정구속을 피한 조 회장의 자리 유지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 회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되면 '집권 2기' 임기를 시작한다.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이 당국의 중징계에 대해 행정소송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사실상 유죄인 금융사 수장은 항소하며 자리를 유지하는데, 금감원의 징계를 받은 수장은 금감원 눈치를 보며 행정소송도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중징계가 유죄보다 무섭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2.14 07:00
경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3연임 확정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회 연임을 확정했다.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명동사옥에서 열린 하나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김 회장은 부산 경남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하며 은행권에 첫 발을 내딛었다.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992년 창립 구성원으로 하나은행에 합류했다.김 회장은 2012년 처음 회장직에 오른 이후 2015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임기는 2021년까지다.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2018.03.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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