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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7도 무더위' 선수만큼 힘들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흘리는 경기장 '요원들' [IS 피플]

기온 37도, 습도 70%.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상황에도 서울 잠실야구장 3루는 여전히 뜨거웠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날씨. 이 속에서 미니 선풍기와 부채에만 의지한 채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다. 관중들을 안내하고 때로는 경호하면서 잠실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원활한 관람을 돕는 진행요원들이다. 경기당 적게는 85명, 많게는 백 명이 넘는 이들의 업무는 다양하다. 티켓 검사부터 좌석 안내, 관중 통제, 파울볼 위험 호루라기 고지, 부상 관중 보고 및 이송, 볼 보이 등. 대부분의 진행 요원들은 앉을 수도 없다. 관중들의 동선에 방해되지 않아야 하면서 관중석 안팎을 이동하는 관중들을 통제해야 하고, 파울볼이나 경기 중 발생하는 돌발상황에 대비해 항상 집중해야 한다. 혹서기라 야간 경기밖에 없다고 하지만, 경기 시작 전후로 이들은 뜨거운 햇빛에 노출돼 있다. 오후 6시 30분 경기를 기준으로 관중 입장은 오후 5시. 진행요원들은 이보다 일찍 경기장에 출근해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관중 입장 한 시간 전부터 준비하는 이들은 어떻게 보면 잠실야구장에서 가장 더운 시간에 일하는 사람들이다. 경기장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3루 원정 관중석에 배치된 직원들은 더 힘들다. 해가 질 때까지 직사광선을 받는 데다 만원 관중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여름철 엄청난 습기와도 싸워야 한다. 가지고 온 부채로 연신 부채질을 해보지만 땀은 멈추지 않는다. 지열이 올라오는 그라운드와 가장 가까이 서 있는 '익사이팅 존'의 직원이나 볼 보이들은 선수만큼이나 엄청난 열기에 노출돼있다. 이들에게 8월 혹서기는 그야말로 지옥이다. 이를 총괄하는 신화안전시스템의 양진혁(31) 팀장은 "올해는 유독 더 덥고 습도도 만만치 않다. 어제는 근무자 네다섯명 정도가 열 때문에 의료진 치료 받고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일엔 잠실야구장을 찾은 관중 5명이 온열질환을 호소해 4명이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앉아 있는 사람들도 이 정돈데, 서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더욱 힘들었을 터. 진행요원들도 평소보다 긴 휴식 시간 등 다양한 조치를 하고 있다. 원래는 중간에 40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지지만 5~10분을 추가해 근무자들이 조금 더 체력을 보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한반도 전체를 강타한 이상고온 날씨를 이겨낼 재간은 없다. 몇 분만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이런 날씨에서 3~4시간 가까이 근무하는 건 쉽지 않다. 경호 요원들은 규정에 따라 상하의로 검은색 유니폼만 착용할 수 있어 체감 더위는 배가 된다. 다행히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KBO가 오후 5시로 예정했던 일요일·공휴일 경기를 8월 한정으로 오후 6시 개시로 미룬 것. 진행요원들의 경기 준비도 한 시간 미뤄진다. 양 팀장은 "기온 차이는 크게 나지 않아도 해가 조금이라도 덜 뜬 상태에서 업무를 하는 건 반갑다. 직원들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반겼다. 직원들은 열정 하나만으로 뜨거운 열기를 버텨내고 서 있다. 대부분의 근무자가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자신들이 원활한 야구 경기 진행을 돕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양 팀장은 "직원들이 무더위 속에서 고생이 정말 많다. 겉으로는 편해 보일지 몰라도 관중들의 편의를 위해 다들 열심히 힘쓰고 있다"라면서 "날씨는 덥지만 그만큼 우리도 열정적으로, 앞으로도 선수들과 팬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라고 전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08.08 14:04
연예일반

“진짜 죽이려 달려든다”…박나래→노홍철 ‘좀비버스’, 리얼감 100% ‘K좀비 예능’ 탄생 [종합]

서울 한복판에 좀비 떼가 출몰한다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화와 드라마를 넘어 ‘좀비물’ 예능이 탄생했다.8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좀비버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노홍철, 박나래, 딘딘, 츠키, 유희관, 조나단, 파트리샤, 꽈추형, 박진경CP, 문상돈PD가 참석했다. 이날 참석하기로 했던 덱스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불참했다.‘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이다. 제작발표회는 ‘좀비’라는 소재에 걸맞게 현장을 꽉 채운 사이렌 소리로 막을 열었다. 출연진은 포토타임 때에도 콘셉트에 맞춰 좀비와 마주치는 상황을 연출하며 독특한 포즈를 취해 보였다. 박진경 CP는 ‘좀비버스’에 대해 “세계를 강타한 ‘K좀비’와 ‘K버라이어티 예능’의 만남”이라고 정의하며 “처음 ‘좀비버스’가 공개됐을 당시 시트콤인지, 드라마인지 많은 추측이 있었다. 저희의 핵심 방향은 극한 상황에 사람들을 몰아넣는 게 아닌 ‘재미’”라고 강조했다.넷플릭스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등 글로벌 인기를 끈 작품을 통해 전 세계에서 ‘K좀비’의 열풍이 불었다. 박 CP는 K좀비의 세계화로 인프라가 형성됐다며 “그동안 좀비 분장을 하신 분들이나 좀비 연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연기자들에게 상황을 간단히 설명드리고 현장에 투입시켰는데, 출연진들은 정말 좀비 연기자가 아닌 좀비를 만났다”며 리얼감을 설명했다.사전에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 출연진들은 눈물을 보이거나 갑자기 욕설을 내뱉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인다. 박나래는 좀비가 너무나 무서웠다며 “이 무서운 상황 속에서 ‘인간들이 이렇게 인류애가 없나’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라는 배신감이 들었다. 사람이 악해졌다. ‘나 혼자 못 죽어 너도 같이 죽어’라는 마음이 전반적으로 있었다. 얘기가 그렇게 진행될 줄 전혀 몰랐는데, 서로 속고 속인다”고 극한으로 치닫은 출연진들의 관계에 대해서 언급했다. 꽈추형 또한 ‘좀비버스’의 리얼감을 거듭 반복했다. 그는 “짜고 친 게 아니다. 출연진들 모두 다 따로 떨어져서 찍었다”면서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른 채 살아남기 위해 촬영했다. 우리만의 안부 인사가 ‘살았어, 죽었어?’였다. 그만큼 열심히 찍은 우리만의 드라마”라고 짚었다. 파트리샤는 “저는 너무 리얼해서 눈물이 나왔다. 그저 오빠를 지키고 싶었다”고 조나단을 언급해 어떤 장면이 나올지 궁금증을 안겼다. 노홍철은 사적인 이유로 ‘좀비버스’ 촬영에 응했다가 좀비에 완전히 빠지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노홍철은 “저는 좀비물을 좋아하지 않고 평소에 관심이 없었는데, ‘개미는 뚠뚠’에서 정말 주식 손실이 커서 돈을 회수해보자는 생각에 출연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러면서 “한 회씩 촬영을 하니 잔고보다 무서움을 느꼈다. 좀비에 완전히 빠졌다”면서 “우리나라 최고 좀비 안무가 등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어떤 나라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좀비 예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출연진들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반도에서 탈출하기 위해 여러 퀘스트를 거친다. 급박한 상황인 만큼 배신과 추격이 연이어 펼쳐진다. 이들 중에는 죽음을 당한 사람도 있고, 좀비로 변한 사람도 있었다. 극의 몰입감을 키우기 위한 장치가 섬세했던 만큼, 미술팀과 연기팀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촬영 현장에는 언제나 의료진이 상시 대기했다고 한다.문 PD는 “드라마에서 예상되는 뻔한 결말이나 반전보다 예측불가한 맛이 ‘좀비버스’의 맛”이라며 “여기에 한국 버라이어티 예능의 연출과 자막이 들어간다. CCTV를 어마어마하게 많이 달았고, 출연진들의 표정과 감정을 최대한 담아냈다. 드라마나 영화의 지어낸 표정이 아닌 리얼한 표정이 나온다. 심지어 좀비까지 ‘쟬 죽이려고 달려드는구나’라고 느껴질 정도로 리얼하게 다가간다”고 관전 포인트를 소개해 기대감을 높였다.‘좀비버스’는 총 8부작으로, 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8.08 12:18
연예일반

[더보기] 복수극·강수연 유작·서바이벌… 2023 넷플릭스, 심상찮다

‘스위트홈’,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글로벌 성공 이후 국내에서도 대세 OTT로 떠오른 넷플릭스. 하지만 지난 한 해는 그 명성에 맞지 않게 다소 부진했다. ‘글리치’, ‘썸바디’ 등 믿었던 기대작들이 흥행에 실패했고 전 세계적으로는 2분기 연속(1분기, 2분기) 구독자 수 감소라는 뼈아픈 상황도 마주해야 했다.올해는 다르다. 지난해 12월 30일 공개된 드라마 ‘더 글로리’가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연초부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의 화제성을 독점하고 있고, 강수연의 유작인 ‘정이’와 ‘강철 부대’의 흥행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피지컬: 100’ 등 신선한 예능 프로그램도 대기하고 있다. 요즘 한창 뜨거운 ‘더 글로리’의 파트2 역시 기대작이다.◇시대극, SF, 판타지… 참신한 스토리텔링의 K드라마유독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올해 많이 공개된다. 1945년을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에 크리처 장르를 더한 ‘경성크리처’는 한소희와 박서준이라는 핫한 두 스타를 캐스팅, 출연진 이름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또 급격한 사막화가 진행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SF물 ‘택배기사’와 일제강점기 간도에서 조선인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활극 ‘도적: 칼의 소리’를 비롯해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 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 분)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돌아가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타임슬립 로맨스 ‘너의 시간 속으로’ 등 독창적인 상상력을 가미한 드라마들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이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마스크걸’은 고현정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연상호, 변성현, 백종열… 명장의 작품이 온다!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한국 영화 ‘카터’는 스트리밍 후 28일 동안 6500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는 넷플릭스 비영어 영화 가운데 역대 9번째로 높은 시청 시간이었다.2022년이 시작을 알렸다면, 2023년은 넷플릭스와 한국 영화계의 동행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공개된 SF 영화 ‘정이’를 시작으로 한국 액션 누아르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길복순’, 마약 조직의 실체를 쫓는 숨 막히는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 ‘독전2’가 넷플릭스 영화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정이’는 강수연의 유작이자 누적 관객 수 1000만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로 거의 모든 장면에 CG 효과가 사용됐다.‘나의 PS 파트너’(2012),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킹메이커’(2022) 등으로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력을 보여준 변성현 감독은 전도연, 설경구 등 연기파 배우들과 김시아, 이솜, 구교환 등 충무로의 핫한 아이콘들이 뭉친 ‘길복순’으로 넷플릭스 시청자들을 유혹한다.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전도연 분)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외에도 ‘발레리나’, ‘승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등 6편의 한국 영화가 올 한해 넷플릭스 회원들의 안방 스크린을 강타한다.◇시즌2로 돌아오는 인기작들 3월 ‘더 글로리’를 비롯해 넷플릭스의 전성기를 이끈 화제작들의 시즌2도 속속 귀환한다. 1월 첫째 주 8248만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 모두 62개 국가의 톱 10을 장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등극한 ‘더 글로리’의 다음 이야기가 올 3월 베일을 벗는다. 한국형 크리처 장르의 새 지평을 연 ‘스위트홈’도 시즌2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탈영병 체포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공감과 질문을 동시에 던진 ‘D.P.’ 시즌2 역시 긴 기다림을 끝내고 팬들의 스크린을 찾아간다.◇예능·다큐멘터리도 탄탄추성훈이 예능으로 돌아오는 ‘피지컬: 100’ 역시 기대되는 예능이다. ‘오징어 게임’ 등으로 사랑받은 서바이벌 포맷에 ‘피지컬’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장점. 앞서 ‘가짜 사나이’, ‘강철 부대’ 등 남자 냄새 나는 예능이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만큼 ‘피지컬: 100’이 그 뒤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외에도 올해 넷플릭스에서는 ‘데블스 플랜’, ‘사이렌: 불의 섬’, ‘좀비버스’, ‘19/20’ 등 서바이벌, 청춘 등 다양한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또 봉준호 감독의 미공개 단편을 찾는 여정을 그린 ‘노란문: 봉준호 감독의 미공개 단편 영화를 찾아서’(가제)와 기록으로 남겨야 할 정도로 충격적인 대한민국 현대사 속 자칭 ‘메시아’들과 이들 뒤에 숨은 사건과 사람을 찾아 풀어내는 8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등 다큐멘터리도 연내 공개된다.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지난해 넷플릭스 회원의 60% 이상이 1편 이상의 한국 작품을 시청하고, 90개국 이상에서 한국 시리즈와 영화가 넷플릭스 주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며 “한국 콘텐츠는 전 세계가 함께 공유하는 시대정신이자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한 하나의 장르다. 지속적인 투자와 실험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2023.01.20 06:20
영화

부국제 회견 연기·임윤아 화상인터뷰 변경… 태풍 힌남노 상륙에 연예계도 비상

초대형 태풍 힌남노의 강력한 여파가 연예계까지 미쳤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5일 밤부터 6일까지 한반도 전역을 강타한다는 예보에 따라, 개최 예정이던 연예 일정들이 부랴부랴 연기 및 변경에 나섰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당초 6일 오전 9시 부산, 오후 3시 30분 서울에서 두 번에 걸쳐 개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힌남노의 심상찮은 기세에 안전을 고려해 7일 오후 2시 온라인으로만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또 제작발표회와 인터뷰 일정도 급거 변경됐다. 유재석, 이광수, 권유리가 출연하는 OTT 디즈니+의 야심 콘텐츠 ‘더 존: 버텨야 산다’는 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예정했다. 그러나 힌남노 북상으로 취재진의 안전을 위해 오프라인과 동시에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한다. 또 이날 오후 예정된 영화 ‘공조2:인터내셔날’의 임윤아, 다니엘 헤니 인터뷰도 대면 일정에서 전부 화상인터뷰로 변경해 취재진과 만난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09.05 23:17
연예

"한반도 배경" 넷플릭스 '종이의집' 한국판 나온다[공식]

한반도를 배경으로하는 한국판 '종이의 집'은 어떨까. 넷플릭스 대표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이 한국판(제목 미정) 리메이크를 확정했다. 지난 2017년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된 '종이의 집'은 교수라 불리는 한 남자를 중심으로 한 범죄 전문가들이 스페인 조폐국을 점거, 수억 유로를 인쇄해 도주하는 역대급 스케일의 범죄 드라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스페인어 시리즈인 '종이의 집' 인기는 다양한 문화 및 언어권의 훌륭한 작품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널리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올해 4월에 공개된 '종이의 집' 시즌 4의 경우,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을 시작한 이후 첫 4주 동안 전 세계 6500만 회원들의 선택을 받는 등 전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번 한국판 '종이의 집' 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지닌 훌륭한 스토리의 생명력이 확장돼 또 한 번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기쁨을 선사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판 '종이의 집'은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사상초유의 인질강도극을 벌이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종이의 집'의 독보적 세계관을 창조한 알렉스 피나 총괄 프로듀서는 “한국의 콘텐츠는 지난 수년간 독보적 작법과 문화를 통해 '종이의 집'이 그랬듯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아왔다"며 “그러한 측면에서 한국판 '종이의 집'이 지닌 가능성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또한 "사건이 한반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는 사실 역시 나를 흥분시키는 요소다"고 덧붙여 앞으로 펼쳐질 한국판 '종이의 집'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열두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될 '종이의 집' 리메이크 연출은 OCN 드라마 '손 the guest' '보이스' '블랙' 등을 통해 ‘장르물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는 김홍선 감독이 맡는다. 극본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 홀로 그대'와 tvN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류용재 작가와 그의 작가팀이 집필한다. 이와 함께 이병헌, 한효주, 한지민, 유지태 등이 소속된 글로벌 매니지먼트사이자 영화 '싱글라이더' '미쓰백' 공동제작에 참여한 BH엔터테인먼트와 이태원 클라쓰' '고백 부부' '경우의 수' '런 온' 등을 만든 콘텐츠지음이 제작을 함께 한다. 한국판 '종이의 집'의 제목과 캐스팅, 공개 일정 등은 추후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2.01 10:03
무비위크

[씨네한수] '테넷', '천재' 크리스토퍼 놀란의 두뇌 싸움 최종장

크리스토퍼 놀란 열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준비를 마쳤다. 더욱 진화한 두뇌 싸움 '테넷'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할리우드 텐트폴 영화들이 개봉을 미루거나 포기한 상황에서 '테넷'만이 당당히 도전장을 냈다. 개봉을 망설이던 북미 대형 스튜디오보다 더 큰 힘을 가졌다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자신감이 담겼다. 지난 22일과 23일 일부 국내 극장에서 프리미어 시사를 진행했는데, 개봉 전 시사에서만 8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 극장가가 '테넷'이 몰고온 폭풍 속으로 서서히 빠져들어가고 있다. 대중이 기대하는 할리우드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요소를 모두 갖췄다. 약 2억 달러(한화 2379억 원)의 제작비를 아낌 없이 쏟아부어 해외 로케이션 사상 역대 최다인 전 세계 7개국을 돌아다니며 촬영했다. 남들이 블루 스크린 앞에서 CG로 구현할 때 진짜 보잉 747 비행기를 구입해 폭발시켰다. 무려 20년간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6년간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모든 것은 할리우드의 천재로 불리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손에서 이뤄졌다. 놀란 감독은 "기존에 없던 시간의 개념에 SF와 첩보영화의 요소를 섞은 작품"이라며 '테넷'을 자신의 영화 가운데 최고의 야심작이라고 소개했다. 출연: 존 데이비드 워싱턴·로버트 패틴슨·엘리자베스 데비키·케네스 브래너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장르: 액션·SF줄거리: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미래의 공격에 맞서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이야기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50분 한줄평: 매 매 매운 맛 너무해 놀란 별점: ●●●●○ 신의 한 수: 이 영화의 러닝 타임은 두시간 반. 양자역학·엔트로피 등의 개념이 줄줄이 등장하고, 약 한시간 정도가 지나고 나면 뇌에 과부하가 와 버린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놀란은 등장 인물의 입을 빌려 조언한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느껴요. 직감"이라고. 복잡하고 다단한 이 영화는 직감으로 느끼고 즐길 때 가장 흥미롭다. 사실 놀란의 전작 '인셉션'이나 '인터스텔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인셉션'의 주연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그러나 '인셉션'과 '인터스텔라'는 뜨겁게 흥행하며 사랑받았다. '테넷' 또한 마찬가지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 신나고 재미있는, 놀란 매직이다. 영화적 쾌감에 집중하다보면 150분이 15분처럼 느껴진다. 학창시절 물리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졸기 십상이었던 관객도 '테넷' 시간엔 졸지 않을 수 있다. 놀란 감독이 잠시라도 관객이 한 눈 팔지 못하게 만든 덕분이다. 빠른 호흡으로 편집해 쉴 새 없이 사건을 터뜨리고, 대형 보잉 747 비행기를 실제로 가져다 터뜨려버린다. 과거와 현재가 뒤엉키며 생겨나는 흥미진진한 복선도 여러 가지 심어놓았다. 평소 액션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놀란이지만, 이번에는 액션도 일품이다. 특히 시간을 순행하는 이와 역행하는 이, 양측이 뒤엉켜 싸워야하는 독특한 액션은 놀란이기에 가능했다. 마지막 대규모 전쟁신도 박진감 넘친다. 할리우드 상업 영화이지만,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 진한 여운을 남긴다. 워낙 여러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기 때문. 여주인공의 이름 캣(엘리자베스 데비키)과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연관성이라든지, 닐(로버트 패틴슨)의 정체에 관한 여러 가설이라든지,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생각으로 가득차게 된다. 누군가는 열심히 양자역학에 관해 관해 공부하기도 할 터다. 러닝타임은 150분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과 관객의 두뇌 싸움은 극장 밖에서도 펼쳐진다. 신의 악수: 영화적 쾌감이 대단하다지만, 일단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양자역학에 관해 익힐 필요가 있다. 엔트로피를 반전시켜서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미래 기술, 인버전을 이해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어렵다고 정평이 난 크리스토퍼 놀란의 전작들과 비교해도 가장 난해하다. 난이도로 비유하자면, '인셉션'이 집합과 함수, '인터스텔라'가 미적분, '테넷'이 열역학 제2법칙이다. 상대성 이론을 담은 '인터스텔라'보다도 몇배는 어렵다. 과거와 현재가 섞인 '메멘토'가 순한 맛이라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뒤엉킨 '테넷'은 핵 매운 맛이다. 게다가 크리스토퍼 놀란도 관객에게 최소한의 설명만 제공한다. 그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불친절하다. 인버전 개념이 처음 등장한 후 나오는 "이해하려 하지 말고 느껴요. 직감"이라는 대사가 마치 "어차피 이해 못할 걸?"이라는 말처럼 들릴 정도다. 또한, 한국 관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점도 국내 흥행에 사소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주인공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덴젤 워싱턴의 아들로, 국내에서 아직 그렇다할 흥행작을 갖고 있지 않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8.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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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잔여 일정 확정, 2017시즌 능가할 결정적 경기들

두 차례 태풍 영향으로 취소됐던 KBO 리그 잔여경기 일정이 확정됐다. KBO는 25일 예비일이 없어 잔여 일정으로 남아있던 6경기를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편성해 발표했다. 기존 일정대로라면 28일에 정규시즌이 종료되고 30일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해야 했지만, 9월 들어 두 차례나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이 훼방을 놓으면서 사흘 뒤로 밀렸다. 다음달 1일 정규시즌을 끝내고 하루를 쉰 뒤 3일 와일드카드전을 시작하는 스케줄이다. 잠실에서는 29일 LG-두산전, 30일 LG-롯데전, 31일 두산-NC전이 차례로 열리고 대전에서는 지난 22일 비로 취소됐던 한화와 SK의 더블헤더가 29일과 30일에 하루씩 나눠서 치러진다. 수원 KT-삼성전은 29일로 잡혔다. 이번 주말에도 일부 지역에 비 예보가 있어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지만, 잠실 경기를 제외한 세 경기는 예비일이 잡혀 있어 다음달 1일 안에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비일이 없는 경기는 다음 날 대진이 같을 경우 더블헤더로 진행되고, 대진이 다를 경우에는 추후 편성이 불가피하다. 다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지 않는 팀들 간의 경기가 연기될 경우에는 정규시즌 최종일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개막일 사이의 이동일에 게임을 치르게 된다. '잔여 경기의 잔여 경기'가 진행되는 이 기간에는 대부분 승패가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기들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시즌 종료 시점이 가까워올수록 1~3위 순위 경쟁의 열기가 오히려 달아오르고 있다. 심지어 마지막 사흘 동안에는 선두 경쟁자인 SK와 두산의 경기가 각각 2게임씩 남아 있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정규시즌 왕좌에 오를 주인공이 30일 대전, 혹은 다음달 1일 잠실에서 가려질 수도 있다. 역시 정규시즌 마지막날 우승팀이 가려졌던 2017년을 떠오르게 한다. 최종전을 앞두고 1위 KIA와 2위 두산의 게임 차는 단 1경기. 두산이 이기고 KIA가 패했더라면 상대 전적에서 앞선 두산이 1위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KIA가 승리하고 두산이 패하면서 1위와 2위의 향방이 정해졌다. 13게임 차를 따라잡았던 두산이 아쉽게 무릎을 꿇는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때 두산에 2-3 패배를 안겨 발목을 잡았던 팀이 바로 SK다. 그 두 팀이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고 마지막 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올해는 키움이라는 또 다른 변수까지 도사리고 있다. 어느 팀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9월의 KBO 리그다. 배영은 기자 2019.09.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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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태풍으로 19경기 취소…혼돈의 KBO 일정

KBO 리그가 두 차례 태풍의 영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KBO는 지난달 29일 비로 취소됐던 38경기와 기존에 편성되지 않았던 5경기를 포함한 잔여 일정을 발표했다. 이달 28일에 모든 정규시즌이 종료되고 30일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는 일정이었다. 하루에 5경기가 모두 열리지 않는 날이 많아 우천 취소에 대비한 예비일도 넉넉히 배치했다. 그러나 9월 들어 두 차례나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일정이 제대로 꼬였다. 마지막 한 달 동안에만 무려 19경기가 줄줄이 비로 열리지 못했다. 앞선 5개월 동안 쌓인 우천 취소 경기 수의 절반에 해당한다. 9월 초순에는 태풍 '링링'이 먼저 훼방을 놓았다. 잔여 경기 일정이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야구장에 강풍과 강우를 몰고 왔다. 이 기간에 취소된 경기 수가 총 13게임. 그 결과로 지난 16일 월요일에는 잠실, 수원, 대구에서 3경기가 열려 6개 팀 선수들의 소중한 휴식일이 사라졌다. 또 지난 19일에는 1위 SK와 2위 두산이 인천에서 더블헤더를 거치면서 적잖은 체력 소모를 감수해야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9월 중순에 불어 닥친 태풍 '타파'의 영향권 안에 한반도가 포함되면서 주말 내내 거센 비가 쏟아졌다. 21일로 예정됐던 부산 롯데-NC전과 대전 한화-SK전이 잇따라 취소돼 다음 날인 22일로 하루씩 순연됐다. 하지만 22일에는 하루 전보다 더 많은 비가 쏟아졌다. 부산 경기는 물론 대전에서 예정됐던 한화-SK의 더블헤더 두 경기도 모두 취소됐고, 설상가상으로 원래 잡혀 있던 수원 KT-삼성전까지 비로 날아갔다. 이날 취소된 3경기 가운데 예비일 편성이 가능한 경기는 부산 게임 하나뿐. 이미 하루씩 밀렸던 대전 경기와 예비일이 없는 수원 경기는 추후에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월요일인 23일에도 2주 연속 하루 세 경기가 열리게 됐다. 이미 '링링'의 영향으로 월요일 편성됐던 잠실 LG-한화전과 수원 KT-KIA전에 이어 이틀 연속 순연된 부산 롯데-NC전까지 추가됐다. 이달 안에 정규시즌을 마치겠다는 계획도 이미 물 건너갔다. KBO는 오는 11월 한국과 일본에서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9 프리미어12가 열리는 점을 고려해 올해 정규시즌 개막을 서둘렀다. 가능한 한 빨리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모두 마치고 순조롭게 국가대표팀 강화훈련을 소집하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최소한 사흘은 연장돼야 하는 상황이라 다음달 초에나 포스트시즌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링링'으로 인해 취소됐던 잠실 세 경기가 아직 미편성으로 남아 있다. LG-롯데, LG-두산, 두산-NC 경기가 그렇다. 여기에 한화-SK 두 경기와 수원 KT-삼성전이 미편성 경기로 추가됐다.아직 선두권 순위가 확정되지 않아 SK와 두산이 끝까지 경기를 해야 하고, NC 역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 포스트시즌 일정과 병행해 진행하기도 어렵다. 결국 빨라야 다음달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KBO는 태풍 '타파'의 영향이 잦아든 다음 주 초 남은 5경기 일정을 발표할 계획이다. 배영은 기자 2019.09.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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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의 갓모닝] 727. 태풍이 지나간 뒤

제19호 태풍 '솔릭'은 예상보다 조용히 지나갔지만 그 후가 문제였다. 태풍이 지나간 뒤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져 도시는 때아닌 물난리가 났다. 도로가 침수돼 곳곳이 통제됐고 저지대는 집 안까지 물이 들어찼다. 추석 대목을 기대했던 과수 농가는 물 폭탄에 떨어진 과일 때문에 절망감만 가득했다. 태풍 솔릭이 상륙하기 직전, 한반도는 그야말로 태풍 전야였다. 태풍은 육지보다 먼저 제주도에서 위용을 떨쳤다. 가로수로 심어 놓은 야자수들은 힘없이 꺾였다. 중앙분리대가 무너졌고, 유명 관광시설의 동상이 쓰러졌다.육지에서는 학생들의 안전 때문에 일제히 휴교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태풍보다 무서운 육아 문제가 닥치고 말았다. 학교도 어린이집도 문을 닫은 상황에서 아이를 급하게 맡길 만한 곳을 찾는 일은 힘들었다.수도권을 강타할 것이라던 태풍은 한참 해상에서 머물다가 목포에 상륙했다. 경기도 화성 지역에 상륙한다는 태풍은 충남 보령, 전북 군산에서 전남 목포까지 내려왔다. 태풍의 강도는 예상보다 약했으며, 강수량도 적었다. 태풍 솔릭은 농담처럼 ‘선풍기 3단 세기’ 정도인 바람과 해갈하는 데 많이 부족해 보이는 비를 뿌린 채 힘없이 한반도를 벗어났다.제19호 태풍 솔릭을 한국·일본·미국이 앞다퉈 예보했지만 그 어떤 예보도 정확히 맞추지 못했다. 예보가 아니라 중계방송 수준이었다. 태풍의 북상을 대비해 창틀에 테이프를 붙이고, 창문을 신문지로 발랐던 국민들은 허탈해했다. 더운 여름에 창문까지 닫고 잤지만 밤새 약한 비만 내렸을 뿐 아무 일도 없었다. 1959년 9월이었다. 태풍 '사라호'는 한반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전후 가난했던 나라에 겨우 올린 초가집 지붕들은 태풍 사라호의 비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날아가고 무너졌다. 태풍 사라호는 1분 평균 최대 풍속 초속 85m, 평균 초속 45m, 최저기압은 952hPa을 기록했다. 당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낮은 최저기압이었다.국민들은 사라호 태풍이 어떤 태풍인지도 자세히 알지 못했다. 지금처럼 태풍이 생성되자마자 끊임없이 예보하며 주의를 당부하는 정보가 없었다. 신문조차 귀했던 시절, 하루 밥 먹고 사는 것조차 힘들었던 우리나라를 강타한 사라호는 사망·실종 849명, 이재민 37만3459명, 총 1900억원(1992년 화폐 기준) 재산 피해를 남기고 한반도를 빠져나갔다.과거 기록을 보면 태풍보다 태풍이 지나간 뒤 더 큰 피해를 입은 적이 많았다. 이번에도 그랬다. 태풍이 사라지고 폭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 올 것을 예감했지만 하천이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한반도의 오염된 자연환경이 새삼 우려됐다. 북한은 환경오염이 심하다. 무분별한 환경 파괴도 있지만 문제는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오염이다. 좁은 국토에서 수없이 진행해 온 핵실험 탓으로, 오랫동안 북한 전역은 방사능에 오염돼 왔다.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 오염 물질이 어디로 갈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최근 정부는 남북의 DMZ GP를 구역별로 철수할 것을 북한에 제안한다고 했다. 한반도서 유일한 자연 청정 구역인 DMZ가 열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북한의 방사능오염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과학 수준이 발달돼 있다고 해도 태풍의 진로 하나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자연은 인간을 뛰어넘는 영역에 있다. 북한의 오염된 자연환경을 정화하기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 2018.09.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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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의 갓모닝] 725. 태풍을 기다리는 마음

1994년 뉴욕에 머물 때 있었던 일이다. 그해 한국의 여름은 유독 더웠다. “한국 날씨는 찜통입니다. 뉴욕은 괜찮습니까?” 내게 이런 안부 전화가 여러 차례 걸려 왔다. 유난히 더웠던 1994년에는 사건도 많았다. 성수대교가 붕괴됐으며 김일성이 사망했다.1994년 여름의 폭염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낮 최고기온이 섭씨 33도 이상 되는 폭염 일수가 31.1일로 역대 1위로 기록돼 있다. 열사병으로 92명이 숨졌으며, 세균성 질환이나 면역력 질환 등으로 예년보다 많이 숨진 ‘초과 사망자’는 3384명으로 추산됐다.2018년의 폭염은 1994년보다 한 수 위라고 한다. 1994년엔 8월 초에 찾아온 태풍의 영향으로 두 차례 많은 비가 내렸지만 올해는 태풍도 없었다. 서울은 8월 1일 기준으로 섭씨 39.6도를 기록하며 종전 기록인 섭씨 38.4도를 뛰어넘었다. 이는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은 온도다.폭염은 물가마저 치솟게 하고 있다. 애호박과 양배추 등 야채 가격은 3~4배나 올랐다. 수박도 2배 가까이 올랐다. 주부들은 장바구니물가에 한숨을 쉬고 있다. 가계비를 줄이고 있다. 생산지에서는 폭염 때문이라며 고개를 젓는다. 비가 내리지 않으니 작황도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태풍을 기다렸다. 일본과 중국으로 비껴간 태풍을 많이들 아쉬워했다. 일단 태풍은 많은 비를 뿌리고 온도를 내려가게 한다. 재해가 걱정되지만 지금 같은 폭염보다 차라리 태풍이 낫다는 의견이 많다. 오죽하면 태풍을 기다리겠냐는 것이다. 아무도 태풍을 기다리고, 또 태풍에 고마워할 줄 몰랐다고들 말한다.그렇게 기다리던 태풍이 지난주 한반도를 강타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13차례 태풍이 왔지만 제대로 관통한 적은 없었다. 너무 느려서 피해가 컸던 제19호 태풍 ‘솔릭’은 북상하면서 한반도 남쪽에 피해를 줬다. 중형급 세력을 가진 태풍은 일부 지역의 주택과 도로는 물론이고 농가에 많은 피해를 줬다. 하지만 동해로 빠져나가면서 우려했던 것보다 피해가 크지 않아 다행이다. 언젠가 한 지인이 “회장님이 비를 몰고 다니시는데, 제발 비 좀 내리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농담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소낙비가 내렸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1994년 지독한 폭염이 전국을 강타한 뒤, 1998년 IMF가 찾아왔다. 2018년 가마솥더위가 찾아온 뒤 과연 어떤 국가적 사건이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 걱정된다.가장 걱정되는 세대는 40대다. 직장이 없는 40대가 너무 많다고 한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실업률은 오히려 올라갔다. 40대는 청년도 중년도 아니지만 대한민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허리가 아닌가. IMF 때보다 더하다는 불경기에 40대는 직장을 잃고 힘들어하고 있다.요즘 항암 치료를 앞두고 체력을 되찾고자 노력하면서 느낀 것은 진정 무서운 것은 폭염도 태풍도 아니라는 것이다. 바로 마음의 불경기다. 기록적인 폭염 재해에도 정부는 전기 요금 소폭 인하라는 대책밖에 마련하지 않았다. 서민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팍팍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내년에는 정부가 폭염 재해에 대비해 보다 효과적인 정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폭염으로 힘들 때일수록 마음에 여유를 갖고 웃음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 2018.08.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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