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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위원장 선임 배경조차 안 밝힌 축구협회, 위원들 면면도 ‘물음표’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확 바뀌었다. 위원장부터 10명의 위원 모두 새 얼굴로 찼다. 그런데 KFA는 이들이 어떤 배경으로 선임됐는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심지어 정해성(66) 신임 위원장조차 간단한 이력만 전한 정도다.KFA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과 10명의 신임 전력강화위원들의 선임 소식을 전했다. 전력강화위원들과 함께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게 될 정해성 신임 위원장은 KFA 대회위원장에서 전력강화위원장이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사태와 맞물려 ‘쇄신’을 바랐던 팬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한참 떨어진 내부 인사다.이번 전력강화위원회 전면 교체 배경이 결코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다 보니 팬들의 많은 관심이 쏠렸던 인선이기도 했다. KFA는 그러나 정해성 위원장이 어떤 배경으로 새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 됐는지조차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국가대표팀 지도자 경험이 있는 정해성 협회 대회위원장을 선임했다”거나 2002년 한·일 월드컵 코치를 시작으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허정무호 수석코치, 2017년 슈틸리케호 코치 등 대표팀 코치 이력 정도만 소개했다.약 1년 전 뮐러 위원장을 선임할 당시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뮐러 위원장이 선임 당시만 하더라도 KFA는 뮐러 위원장이 KFA에서 해왔던 이력과 함께 어떠한 배경으로 선임했는지 등에 대해 공개했다. 자연스레 팬들도 다소 생소한 뮐러 위원장이 왜 선임됐는지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정해성 위원장은 상황이 다르다. 대표팀 코치 이력 외에는 크게 내세울 게 없거나, 뚜렷한 선임 기준조차 없이 이뤄진 인선이라는 오해를 스스로 만들었다.이날 공개된 10명의 전력강화위원들의 면면에도 ‘물음표’가 잇따르고 있다. 정 위원장이 직접 선임했다고 설명한 KFA는 이날 위원들의 이름과 전·현 소속만 공개했다. K리그나 WK리그, 대학 등 현역 감독은 5명. 당장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가 논의됐던 최근 전력강화위조차 동계 전지훈련 등 일정 탓에 화상으로 참석하는 등 현역 감독들의 전력강화위 활동이 제한적이었는데도 절반이나 현역 감독이 포함됐다. 선수 출신이긴 하지만 지금은 스포츠 관련 IT 벤처기업 사업가인 이상기 대표, 지난해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만 활동한 박주호 등도 팬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이름들이다. 기본적으로 국가대표팀에 대한 조언과 자문을 목적으로 설치된 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으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 수 있다.정해성 신임 위원장 주재의 첫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어 오후 3시 이후 정해성 신임 위원장이 첫 회의 결과와 함께 취임 소감, 대표팀 운영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이번 전력강화위의 당면과제는 경질된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 감독을 선임하는 일이다. 당장 다음 달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2연전에 예정돼 있어 시간이 촉박한 상황. 다음 A매치가 6월에 예정돼 있는 만큼 당장 급한 3월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 뒤 신중하게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KFA 내부에선 임시 감독 체제 없이 월드컵 본선까지 이끌 정식 감독을 빠르게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전력강화위원회가 꾸려지기도 전에 이미 KFA 내부에선 개막을 앞둔 K리그 현 감독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정식 감독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온 상황. 만약 실제 K리그 현역 사령탑이 대표팀으로 향하게 된다면, 구단과 팬들을 저버린 감독은 물론 감독을 빼오는 결정을 내린 KFA도 엄청난 후폭풍과 마주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명단(11명) - 위원장 : 정해성(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 위원 : 고정운(김포FC 감독), 박성배(숭실대 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강원FC 감독), 이미연(문경상무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전 축구선수),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김명석 기자 2024.02.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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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 주장 손흥민의 필승 다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다가오는 중국과의 경기에서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선수단을 향해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라는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광둥성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중국과 격돌한다.이번 무대는 8번의 평가전을 뒤로한 채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클린스만호의 두 번째 경기다. 지난 3월 출범한 클린스만호는 첫 5경기에서 3무 2패에 그치며 부진한 출발을 알렸다. 특히 한국 역대 외국인 사령탑 중, 첫 5경기까지 승리를 하지 못한 건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이었다. 부임 이후에는 재택 근무와 외유 논란에 힘입어 팬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 졌다.반전이 시작된 건 10월이었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첫 승전고를 울린 클린스만호는 10월 A매치 2연전(튀니지, 베트남)에서만 10골을 폭격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대표팀의 중심 이강인이 연이어 골망을 흔들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기세는 11월에도 이어졌다. 한국은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C조 1차전에선 유럽파 공격진들의 골 세례에 힘입어 5-0으로 크게 이겼다. 특히 손흥민은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18분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싱가포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보여준 그 장면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연출된 것이었다. 한국은 이후 2골을 더 터뜨리며 홈에서 열리는 마지막 A매치를 축제로 마무리했다.이와 별개로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팬들의 시선은 아직 싸늘하다. 그는 지난달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야유를 받았다. 킥오프 30분 전 선발 선수와 사령탑이 전광판을 통해 공개됐는데,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에겐 야유가 쏟아졌다. 한국은 튀니지를 4-0으로 크게 이기며 박수를 받았는데, 유일하게 야유를 받은 인물이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이어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평가전에서는 달랐다. 대승의 영향이었을까.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호명되자, 야유 대신 작은 박수가 나왔다. 다만 정확히 한달 뒤 열린 싱가포르전에선 다시 야유가 나왔다. 여전히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여정에 의문부호를 품고 있는 모양새다.이제 시선은 중국과의 ‘원정 경기’로 향한다. 거친 플레이로 악명 높은 중국과의 대결인 만큼 선수들의 부상 우려도 공존한다. 다만 싱가포르전을 마친 뒤 주장 손흥민은 중국전에 대해 “우리의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된다”라고 힘줘 말한 바 있다.한편 21일 중국전을 앞두고 손흥민의 필승 의지가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에 국가대표 인사이드 캠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선수들이 경기가 열리는 중국 선전의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몸을 푸는 모습이 담겼다.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의 지시에 따라 훈련 세션을 소화하고, 웃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영상의 하이라이트는 손흥민의 연설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선수들과 모여 “오늘 훈련도 다 너무 잘했다”고 운을 뗀 뒤 “이런 잘 준비된 마음을, 내일(21일) 경기장에서 쏟아붓자”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중국전은) 올해 마지막 경기이자, 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라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회를 앞둔 경기다”면서 “좋은 분위기로 우리가 소집 해제가 돼야 아시안컵 때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흥민은 “내일 관중도 꽉 찬다는데,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고자 하는지, 플레이를 잘 보여줘서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라는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한편 한국 성인대표팀이 중국과 공식전에서 맞붙는 건 지난 2022년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당시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이 이끈 한국은 상대의 자책골을 포함, 조규성과 권창훈이 골망을 흔들며 3-0으로 이긴 기억이 있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21승 13무 2패로 크게 앞선다. 중국이 좀처럼 한국을 꺾지 못하고 ‘공한증’이라는 표현이 만들어졌을 정도다.물론 좋은 기억만 있던 건 아니다. 한국이 마지막으로 중국 원정에서 A매치를 소화한 건 지난 2017년 3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이었다. 당시 울리 슈틸리케(독일) 전 감독이 이끈 한국은 전반전 선제골을 내준 뒤 마지막까지 이를 만회하지 못해 0-1로 졌다. 그전 패배는 2010년 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였는데, 당시 허정무호는 무려 0-3으로 압도적인 패배를 당하며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2010년 맞대결 당시에는 유럽파들이 출전하지 않았다.동시에 우려되는 점은 역시 ‘부상’이다. 중국 대표팀의 거친 플레이는 사례를 모으기 힘들 만큼 잦다. 특히 올해 6월에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이 중국 원정에서 2연전을 치르다가 거친 플레이에 시달리기도 했다. 당시 엄원상(울산) 조영욱(김천) 고영준(포항) 등이 쓰러졌고, 귀국한 황선홍 감독에게는 싸늘한 시선이 잇따랐다.거친 건 중국의 A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지난 16일 태국과의 C조 1차전에서 2-1로 이겼지만, 무려 17개의 파울을 범하며 옐로카드만 4장을 받았다. 21일 한국-중국의 경기는 4만 관중 앞에서 펼쳐지는 만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이번 경기 역시 비디오 판독(VAR)이 없다는 것이 변수다. 한국은 지난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도 전반전 이재성의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아쉬움을 삼켰다. 당시 중계화면을 통해 나온 장면에선 골을 넣은 이재성도, 어시스트한 조규성도 오프사이드 위치가 아니었던 터라 아쉬움은 더 컸다. 이번 중국전의 경우, 파울에 대한 판정이 제대로 이뤄질지가 관전 요소다.중국 현지 매체에서도 거친 플레이를 장려하는 듯한 주장이 연이어 나와 한국 입장에선 험난한 경기가 예고된다. 특히 강행군을 소화 중인 손흥민과 김민재의 몸 상태에도 시선이 간다. 먼저 손흥민은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다 후반전 상대와의 큰 충돌 이후 좀처럼 일어서지 못했다. 경기 내내 미소 짓던 클린스만 감독의 웃음기가 유일하게 사라진 장면이었다. 그는 우려를 털어버리고 일어섰지만, 경기 뒤에도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4-0 상황에서 (상대가) 파울을 가하는 장면에선 상당히 화가 많이 났다. 부적절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파울이었다. 순간적으로 화도 많이 났다”면서도 “축구는 피지컬적인 경기다.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다. 100% 컨디션과 100% 상태에서 경기를 임할 수 있는 경기는 거의 없을 거다. 파울을 당하면 5분 동안 아플 수도 있고 통증이 있을 수도 있다. 통증을 참고 관리하는 게 선수로서의 몫이다.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팀을 위해서 헌신하고 있는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손흥민은 “사실 경기장에서 오래 누워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살짝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라고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이어 “저만 아픈 게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작은 부상을 안고 있다. ‘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이 무대를 뛴다’라는 것은, 어릴 때부터 꿈꾸던 무대다. 또 월드컵이라는 무대로 가는 과정을 내가, 우리 팀이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 하나 아프다고 경기를 포기할 수 없다. 정말 부상으로 경기를 못 뛰는 상황이면 어쩔 수 없지만, 잘 뛸 수 있는 한에서는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며 결연한 출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김민재 역시 시즌 내내 강행군을 펼치고 있어 매번 체력에 대한 질문이 단골처럼 나왔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에도, 싱가포르전에서도 “늘 말씀드렸지만, 뛰지 못해서 힘든 것보다 뛰는 게 낫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집중력을 어떻게 안 깨뜨리고,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외 중국과의 경기를 앞둔 선수들은 “똑같이 거칠게 하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싱가포르전 선제골을 넣은 조규성은 “상대도 거친 만큼, 우리도 더 거칠게 해서 대승을 이루겠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민재 역시 “중국에 가더라도, 우리도 똑같이 거칠게 할 거라 생각한다. 수비에서부터 거칠게 하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싱가포르전 1골 1도움을 올린 이강인은 “팀 동료, 형들과 최선을 다해 준비할 거다. 좋은 결과, 경기력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한편 손흥민의 말대로, 이번 경기는 올해 한국의 마지막 A매치인 만큼 팬들의 관심도 크다. 특히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시험대다. ‘연속성’을 강조한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비슷한 선수단을 꾸렸고, 주축 선수 기용 역시 큰 변화가 없을 공산이 크다. 최근 한국의 성적은 5경기 4승 1무 16득점 0실점. ‘초호화’ 선수단을 앞세운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공식전 5연승과 6경기 무실점에 도전한다.김우중 기자 2023.11.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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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허정무 “남아공 때보다 강한 벤투호, 8강 노려라”

한국 축구의 전설인 허정무(67)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은 사령탑으로도 길이 회자할 성과를 남겼다. 허 이사장은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업적을 세웠다. 이후 월드컵 시즌이 다가오면, 늘 2010년이 언급된다. 그러나 지난 두 대회 연속 목표로 뒀던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3경기 1무 2패를 거둬 조 꼴찌로 대회를 마쳤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최종전에서 ‘전차 군단’ 독일을 꺾는 기염을 토했으나 토너먼트 무대를 밟진 못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는 벤투호의 우선 목표는 역시 16강 진출이다. 물론 쉽지 않은 미션이다. FIFA 랭킹에서 한국(28위)보다 한참 앞서 있는 포르투갈(9위), 우루과이(14위)와 한 조에 묶였기 때문이다. 귀화 선수들이 모인 가나(61위)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축구를 16강으로 이끌어 본 허정무 이사장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미 16강은 이루지 않았는가. 기준을 더 높여 8강을 목표로 둬야 한다. 현재 선수 구성이 좋고, 편성된 조가 나쁘지 않다. 8강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계는 현재 벤투호의 토너먼트행 가능성을 낮게 본다. 2010년을 떠올린 허정무 이사장은 “(아시아) 예선 때도 ‘된다, 안 된다’ 말이 많았다. 감독과 선수들은 목표를 세우고 매진해야 한다. 주위의 평가나 생각은 귀 기울일 필요 없다. (남아공 월드컵 때는) 첫째로 상대 분석에 심혈을 기울였고, 그에 따른 전략을 짰다. 또한 선수들의 자신감을 올리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허정무호’는 16강에서 우루과이와 만나 1-2로 패했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우루과이를 강하게 몰아붙였기 때문이다. 한국을 이긴 우루과이는 8강에서 가나를 꺾고 준결승 무대까지 밟았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카타르 월드컵 첫 상대가 우루과이다. 12년 만에 복수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허정무 이사장은 “정말 아까운 경기였다. (우루과이의) 전력이 4강까지 갈 만큼 좋았다. 우리가 오히려 경기를 압도했고, 내용 면에서 뒤지지 않았다”며 “이번에 반드시 잡아줬으면 좋겠다. 첫 경기이기 때문에 16강 또는 그 이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승리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빈틈 없는 선수 구성’을 벤투호의 강점으로 꼽은 허정무 이사장은 카타르에서의 순항을 진심으로 믿었다. ‘양박쌍용(박지성·박주영·기성용·이청용)’이 버틴 허정무호보다 현재의 대표팀이 더욱 강하다는 게 허 이사장의 주장이다. 허정무 이사장은 “예전과 비교해보면 당연히 (지금이) 낫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손흥민)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그동안 없었던 김민재 같은 수비수도 있고, 황희찬·황의조도 해외에서 경험을 쌓고 잘하고 있다. 미드필더는 대부분 해외파다. 중원 역시 그때와 비교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당시 기성용은 완숙한 단계가 아니었고, 김정우도 경험이 조금 부족했다. 현재 황인범·이재성·정우영은 경험도 충분하고, 기동력·패싱력·경기 운영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상대도 이전과 비교해 그리 강하지 않다는 평가다. 허정무 이사장은 “우리 팀과 상대 팀, 그리고 환경을 보면 우리에게 상당히 좋은 기회다. 카타르에서 경기를 안 해 본 선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루과이는 최고의 전력이 아니다. 가나는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우리가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경기를 아주 못한 적은 없다. 마지막 상대인 포르투갈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월드컵 본선에 나왔다. 포르투갈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지만, 전성기가 지났다. 충분히 해 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월드컵 개막까지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하다. 허정무 이사장은 ‘자신감’을 강조하며 태극 전사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띄웠다. 그는 “선수들이 브라질 등 강팀과 A매치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고, 자신감이 붙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월드컵은 선수들에게 최고의 무대다. 이번에야말로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최고의 성적을 올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1.0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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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남아공 16강 주역’ 김정우 “벤투호, 우루과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김정우(40)는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의 숨은 주역이다. 호리호리한 몸매를 지닌 탓에 ‘뼈정우’라고 불렸다. 피치 위에서는 전사였다. 누구보다 바삐 움직이며 '허정무호' 중원 엔진 역할을 맡았다.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축구 대표팀은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좋은 성과를 냈다. 첫 단추를 잘 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를 꺾으며 사기를 높였다. 아르헨티나를 상대한 2차전에서 세계의 벽을 느꼈으나 3차전 나이지리아에 승점 1을 따내며 16강 진출을 이뤘다. 붙박이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한 김정우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나 “대표팀 분위기가 항상 밝았다. 훈련장에서도 늘 즐거웠다. 선수들의 기술도 좋았지만, 좋은 분위가 형성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기세가 좋았던 한국은 16강에서 마주한 우루과이를 넘지 못했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선제 실점한 한국은 후반 22분 이청용의 동점 골이 터질 때까지 거듭 몰아붙였다. 하지만 또 한 번 수아레스에게 일격을 맞아 여정을 마무리했다. 그때를 떠올린 김정우는 “우루과이전 결과만 좋았다면, 다음 상대인 가나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아쉽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2023 카타르 월드컵에서 '벤투호'의 첫 상대가 우루과이다. 김정우는 “그때의 경험으론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충분히 (우루과이를) 이길 수 있을 것 같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우는 패싱력·수비력·활동량 등 여러 능력이 돋보이는 미드필더였다. 당시에는 기성용이 볼 배급, 김정우가 궂은일을 도맡았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김정우는 ‘기성용 파트너’로 불렸다. 지금에 와서야 김정우가 재평가되고 있다. 벤투호의 화두가 3선인데, 과거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김정우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저평가 됐다는 팬들의 반응을 듣자, 김정우는 껄껄 웃으며 “수비형 미드필더는 잘하든 못하든 튀는 포지션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멋쩍어 했다.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후배 정우영과 손준호에 관해서는 “손준호는 활동량도 많고 패싱력도 좋다. 나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정우영은 빌드업, (상대 공격) 1차 저지에 있어 좋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벤투호는 월드컵을 두 달여 남긴 9월 A매치에서 ‘더블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 2명 배치)를 실험한 바 있다. 황인범-손준호 조합이 카메룬을 상대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다만 월드컵에서 만나는 강호들을 상대로 수비형 미드필더 둘을 배치하는 게 통할진 미지수다. 완성도를 높일 시간이 부족한 탓이다. 김정우는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나올 때면 좌우로 커버하는 공간이 커지고, 뛰는 양이 많아진다. 강팀을 상대로 더블 볼란치가 더 나을 것 같다. (준비) 시간이 부족하지만, 대표팀 선수 정도면 전술 이해도가 빠르다고 생각한다. 잘 준비한다면 월드컵에서 또 다른 좋은 옵션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정우가 이번 월드컵에서 기대하는 선수는 황희찬이다. 그는 “손흥민(에 대한 기대)은 당연하지 않은가. 최근 평가전에서 황희찬의 컨디션이 정말 좋더라. 유럽 선수들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저돌적인 드리블을 하는 모습을 보고, 월드컵에서도 이런 모습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황희찬은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12년 전 월드컵 16강을 경험한 김정우는 “첫 경기(우루과이전)에서 이기면 16강행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 (승리 시) 자신감을 얻게 되어 다음 경기에서도 더 좋은 플레이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0.20 05:16
축구

2010 이근호, 2014 박주영 그리고 2018 이청용

2009년 3월 23일.허정무 2010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4월 1일 북한과의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 출전할 엔트리에 이근호를 포함시켰다.큰 논란이 일어났다. 이근호가 '무적상태'였기 때문이다.그는 2008시즌 종료 후 대구 FC를 떠나 유럽진출을 모색했다. 네덜란드, 프랑스 그리고 덴마크 등에서 입단테스트를 받는 노력을 했지만 결실은 없었다. 40일이 넘도록 경기에 나서지 못한 상태였다. 실전 감각과 몸상태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허 감독이 이근호에 집착한 것은 그가 '황태자'였기 때문이다.이근호는 최종예선 1차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 2골, 2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 1골을 넣으며 허정무호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허 감독은 "이근호의 팀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부담스럽지만 이근호를 직접 만나니 훈련을 꾸준히 해왔다고 했다"며 "경기력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이라크와 평가전에 뛰어보게 한 뒤 평가할 것"이라며 이근호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하지만 이근호는 허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지 못했다.이근호는 3월 28일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가 넣은 1골은 페널티킥이었다. 이후 북한전에도 출전했지만 경기를 뛰지 못한 감각 저하를 극복해내지 못했다.이근호는 그해 4월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 유니폼을 입으며 무적신분에서 탈출했다. 새로운 팀을 찾았지만 안타깝게도 감각은 예전처럼 올라오지 않았다.허 감독은 마지막까지 이근호에게 기회를 줬지만 결국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이근호는 최종엔트리 23명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허 감독은 "이근호에게 기회를 많이 줬는데 장기간 실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슬럼프가 너무 길었다. 선수는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탈락 이유를 설명했다.황태자였지만 경기 감각에 물음표를 지닌 이근호를 과감하게 제외한 허 감독.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결실을 맺었다.2014년 5월 8일.홍명보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최종엔트리 23인 안에 박주영을 포함시켰다.큰 논란이 일어났다. 박주영은 소속팀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였기 때문이다.2011년 아스널로 이적한 뒤 주전경쟁에서 밀린 박주영은 하락세를 겪었고, 월드컵을 앞두고 2부리그 왓포드로 임대 이적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왓포드에서도 경기에 뛰지 못했다.게다가 박주영은 봉와직염이라는 부상을 당해 시즌을 일찍 접고 조기 귀국한 상태였다. 실전 감각과 몸상태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홍 감독이 박주영에게 집착한 것은 그가 '홍명보의 영웅'이었기 때문이다.결정적인 장면은 2012 런던올림픽이었다. 박주영은 홍 감독이 이끌던 런던올림픽 3~4위전 일본과 경기에서 환상적인 몸놀림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한국의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신화가 박주영을 통해 이뤄진 것이다. 박주영을 향한 절대 신뢰가 생긴 이유다. 홍 감독은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과 월드컵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 경험이라는 부분을 배제할 수 없었다"며 "한국의 공격수 중 박주영을 대체할 선수를 찾지 못했다"고 박주영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하지만 박주영은 홍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지 못했다.브라질월드컵 1차전 러시아전과 2차전 알제리전에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경기를 뛰지 못한 감각 저하를 극복해내지 못했다. '엔트의리 논란'만 가중시키며 박주영의 브라질월드컵은 허무하게 끝났다.절대 신뢰 속에서 경기 감각에 물음표를 지닌 박주영을 과감하게 선택한 홍 감독.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최초로 1승도 거두지 못했다.2018년 5월 14일.신태용 2018 러시아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엔트리 28인 안에 이청용을 포함시켰다.큰 논란이 일어났다. 이청용은 소속팀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였기 때문이다.그는 2015년 크리스털 팰리스로 이적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고, 2017~2018시즌 프리미어리그 출전은 7경기, 선발은 1경기에 불과했다. 올해 경기만 따지면 4경기 21분 출전에 그쳤다. 게다가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실전 감각과 몸상태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신 감독이 이청용에게 집착한 것은 그가 '검증된 월드컵의 사나이'였기 때문이다.이청용은 2010 남아공월드컵과 2014 브라질월드컵을 연이어 출전했고, 남아공에서는 2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월드컵에서의 이런 경험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경기 감각 저하를 극복하지 못한 이청용/연합뉴스신 감독은 "형평성 논란이 있어 뽑고 안 뽑는 게 아니다. 이청용은 우리 전술을 만들었을 때 꼭 필요한 선수"라며 "상당히 메리트가 있는 선수다. 두 번이나 월드컵에서 경험했고 개인 스킬이 탁월하다. 놓칠 수 없었다. 우리팀이 가고자 하는 포메이션과 전술에 필요한 선수"라고 이청용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하지만 이청용은 신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지 못했다.지난 28일 열린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경기를 뛰지 못한 감각 저하를 극복해내지 못했다.아이러니하게도 오른쪽 날개 이청용보다 수비수인 풀백 고요한이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청용은 슈팅 한 개도 시도하지 못했다. 전반 7분 손흥민을 향한 패스는 한참이나 멀리 나갔다. 이청용의 현재 경기 감각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그를 향한 물음표는 분명 커졌다. 아직 이청용이 최종 엔트리 23명에 확정된 것은 아니다.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다. 다음 달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이다. 이 경기가 끝난 뒤 23명의 명단이 발표된다.경기 감각에 물음표를 지닌 이청용. 신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8.05.30 06:00
축구

신태용호, 2% 채운 '북폰' 넘어야 2연패 보인다

'완성형 북폰(북한+부폰)'을 넘어라.북한전을 앞둔 신태용호에 주어진 과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스타디움에서 북한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을 치른다. 북한은 단단한 수비가 돋보이는 팀이다. 상대 공격을 물 샐 틈 없이 막아 낸 뒤 역습 공격을 펼쳐 승부를 거는 방식이다. 골키퍼 리명국(31)은 북한의 수비 전술을 완성시키는 키 플레이어다. 2007년 북한 대표팀에 발탁돼 11년째 주전 수문장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북한'과 골키퍼의 레전드 잔루이지 '부폰(39·이탈리아)'의 이름을 합친 '북폰'으로 통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189cm의 큰 키에 순발력까지 갖춘 그는 북한의 슈퍼스타로 통한다. 명수비수 출신인 최영일 대표팀 단장은 "북한이 예전보다 더 강해진 느낌"이라면서 "수비가 바탕인 팀인데, 리명국이 잘 리드한다"고 말했다.축구 DNA가 남다르다. 북한의 체육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그는 골키퍼 출신 아버지의 재능을 닮았고, 배구선수였던 어머니로부터 탄탄한 체구를 물려받았다. 덕분에 리명국은 어린 시절부터 차세대 골키퍼로 주목받았다. 19세던 2005년 동아시아 챔피언십에서 북한 대표로 발탁됐고, 2008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부터는 주전 자리를 꿰찼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리명국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수문장 에드윈 판 데사르(네덜란드·은퇴)가 롤모델이다. 리명국은 유독 역대 남북전에서 신들린 선방을 과시했다. 2008 동아시아 챔피언십에서 처음 한국과 맞붙은 그는 총 6번의 남북 대결에서 겨우 3골만을 내줬다. 지난 동아시아 챔피언십(2015년)에서 맞대결은 '북폰' 수비 능력의 백미였다. 한국은 전·후반 합쳐 25개의 소나기 슈팅을 때리고도 북한 골문을 열지 못했다. 3.75분마다 리명국을 향해 슈팅을 쏟아 냈지만, 모두 마지막 순간에 리명국의 손에 걸린 것이다. 리명국은 이 대회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됐다. 북폰이라는 별명이 생긴 것도 이때다. 리명국도 약점은 있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허정무 감독을 보좌한 정해성 수석 코치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북한과 남아공 최종예선을 앞두고 코칭스태프가 파악한 리명국의 약점은 오른쪽(골키퍼 기준) 부근이었다. 2008년 9월 10일 열린 1차전(1-1 무)에서 터진 기성용의 발리슛도 오른쪽, 2009년 4월 1일 벌어진 2차전(1-0 승)에서 김치우의 결승골도 오른쪽이었다"며 "그 외엔 결점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좋은 실력을 갖췄다"고 전했다. 허정무호의 골키퍼를 전담 지도했던 김현태 코치는 "리명국은 예전부터 잘했다. 북한이 월드컵에 갈 수 있었던 것은 골키퍼 덕분이라고 봐도 된다"고 떠올렸다. 그랬던 리명국이 100%가 돼 돌아왔다. 김해운 신태용호 골키퍼코치는 "공중볼 등이 약점이라고 들었는데, 1차전(일본전)에선 그런 모습이 많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운 것은 큰 경기 경험이었다. 아시아에선 '거미손'으로 불리던 리명국이 난생 처음 출전한 남아공월드컵에서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는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만 7골을 내주는 등 3경기(브라질·코트디부아르)에서 12골을 허용했다. 골키퍼에겐 창피한 기록이지만, 그는 소위 '죽음의 조'에서 21개의 세이브를 기록한 게 화제가 됐다. 세계적인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독일)에 이어 세이브 부문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에선 한국의 파상공세를 120분간 막아 냈지만,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내주며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리명국은 산전수전 속에서 차근차근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그는 노련미로 '완성형 골키퍼'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그는 이번 대회 일본과 1차전에서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리딩까지 선보였다. 약점으로 지적된 공중볼 장면에서도 실수가 없었다. 김해운 코치는 "10년 이상 바뀌지 않고 주전을 차지한다는 것만 봐도 리명국의 실력을 알 수 있다"며 "우리 선수들이 집중해서 슛을 해야 공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피주영 기자 2017.12.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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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염기훈은 여전히 태극마크에 배고프다

염기훈(34·수원 삼성)에게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의미의 두 가지 별명이 있다. 왼발을 워낙 잘 쓴다 해서 '왼발의 마술사'고, 그 왼발에 실망한 사람들이 붙여 준 또 다른 별명이 '왼발의 맙소사'다.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때는 2010년, 허정무(62) 감독이 이끌던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 리오넬 메시(31·바르셀로나)가 버티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만났다. 앞서 열린 1차전에서 그리스를 2-0으로 꺾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허정무호는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까지 꺾어 보겠다는 각오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아르헨티나는 역시 강했고, 한국은 자책골에 추가골까지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다행히 전반 종료 직전에 이청용(29·크리스탈 팰리스)이 추격의 불씨를 지피는 만회골을 터뜨리며 1-2가 됐다. 후반 13분. 염기훈이 골키퍼와 1 대 1 상황에 맞닥뜨렸다. 절호의 득점 기회. 골이 들어간다면 2-2 동점, 역전승까지 노려 볼 수 있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다. 염기훈의 슈팅은 골대를 외면했다. 한국에 찾아온 기회도 물거품이 됐다. 한국은 두 골을 더 내주며 1-4로 완패했다. '왼발의 마술사'는 '왼발의 맙소사'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얻었다. 그 별명은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았다. 태극마크를 달 기회도 줄어들었고, 설령 달았다 해도 팬들은 그를 '왼발의 맙소사'라며 비웃을 뿐이었다. 여론이 뒤바뀐 건 지난 9월에 끝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0차전 우즈베키스탄전 이후다. 울리 슈틸리케(63) 전 감독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신태용(47) 감독은 한 번만 패해도 월드컵 본선 진출이 무산될 위기 상황에서 과감하게 염기훈(수원 삼성), 이동국(38·전북 현대) 등 베테랑들을 불러들였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베테랑들은 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염기훈은 우즈베키스탄전 후반 19분에 교체 투입돼 답답했던 경기력에 활기를 더하며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K리그가 아닌 대표팀에서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이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염기훈에게는 우즈베키스탄전이, 그리고 신태용호가 각별하다."솔직히 나도 사람인데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내 입으로 다시 꺼내기는 좀 그렇지만, 2010년에는 정말 힘들었거든요." '왼발의 맙소사' 시절을 되새기며 염기훈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 이후로 간간이 대표팀에 이름이 불리긴 했지만 여전히 팬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염기훈의 이름이 들어간 기사 하나에도 악성 댓글이 수백 개씩 달렸다. 그때를 생각하면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달라진 여론에 염기훈은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오죽하면 11월 A매치 2연전에 발탁됐을 때, 그의 아내가 "오빠, 대표팀에 안 갔으면 좋겠다. 겨우 칭찬받게 됐는데 여기서 좋은 모습으로 끝냈으면 좋겠다"고 했을 정도.염기훈은 "나는 당연히 대표팀에 가고 싶다고 했다. 이것 때문에 (이)근호도 아내랑 싸웠다고 하더라. 지켜보는 가족들 마음은 또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염기훈은 "아직도 욕먹고 있지만 좋은 말씀을 해 주시는 분들도 생겼다. 그런 분들이 다시 생기기까지 7년이 걸린 셈"이라며 소탈하게 웃었다. 덕분에 지금 비난을 받고 있는 후배들에게 "대표팀에 오는 이상 욕을 안 먹을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면 좋아진다"며 "욕먹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고 다독여 줄 수도 있게 됐다. 그 말을 증명하듯 염기훈은 요즘 다시 '국가대표'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11월 A매치 2연전에도 대표팀 명단에 소집돼 경기에 나섰고,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2017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명단에도 들었다. 이대로라면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무대 출전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남아공월드컵 이후,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마다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지만 번번이 명단에서 제외됐던 과거를 생각하면 커다란 변화다. "솔직히 신태용 감독님이 오시기 전까지 대표팀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나이에 상관없이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뽑겠다는 신 감독님의 말이 커다란 동기부여가 됐다. 축구 인생에 반환점을 다시 주신 것 같다"며 "밋밋하게 지낼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대표팀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무조건 이번이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뛰는 만큼 간절함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에 다녀와서 자신감이 생겼고, 잘해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며 월드컵 무대에 대한 욕심도 숨김 없이 드러냈다. 김희선 기자 2017.1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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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19년 무승 깬 '주영-근호', 테헤란 징크스도 넘는다

중동 원정은 힘들다. 직접 가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시차와 오랜 비행, 낯선 기후 말고도 중동 경기장이 내뿜는 특유의 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의 경우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10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모여 원정 팀의 기를 죽인다. 이란도 한국이 원정 때마다 고전하는 장소다. '동갑내기' 공격수 박주영(알 샤밥)과 이근호(엘 자이시·이상 29)가 지긋지긋한 이란 징스크를 깨기 위해 의기 투합한다.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55분(이하 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평가전를 치른다. 한국의 올해 마지막 공식 A매치다.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을 대비한 모의고사 성격이 짙다. 이란은 한국과 악연이 깊다. 이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카를로스 케이로스(61·모잠비크) 감독은 작년 6월 울산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최강희(55) 전 대표팀 감독을 향해 '주먹 감자'를 날려 국내 팬들의 공분을 샀다. 한국은 이란과 상대전적에서 9승7무11패로 열세다. 더구나 테헤란에서는 2무3패. 그 중에서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는 3번 싸워 1번 비기고 2번을 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일 중동 원정 출국길에 앞서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경기에서) 최근에 어떤 성적을 냈는지 잘 알고 있다. 이번이 기존에 안 좋았던 결과를 되갚아 줄 좋은 기회"라며 이례적으로 설욕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번에 슈틸리케 감독에게 처음 부름 받은 박주영과 이근호는 5년 전에 이란 못지 않게 징글징글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징크스를 깬 경험이 있다. 당시 허정무(59) 전 대표팀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2009년 11월20일 리야드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닥뜨렸다. 남아공월드컵으로 가는 최종예선 길목이었다. 한국은 그 전까지 1989년 이탈리아월드컵 최종예선(2-0 승) 후 19년 째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리가 없었다. 6경기에서 3무3패로 철저히 몰려있었다. '아시아의 맹주'라는 표현이 무색한 기록이었다. 허정무호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근호의 선제골과 박주영의 쐐기골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제압했다. 20년 가까이 이어진 무승 사슬을 둘이 힘을 합쳐 원정에서 통쾌하게 끊어냈다.박주영과 이근호는 5년 전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이번 이란전은 두 콤비가 중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박주영은 14일 요르단전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이 1경기로 슈틸리케 감독이 박주영 기량을 모두 판단하기는 힘들다. 정예 멤버가 총출동하는 이란전에서도 박주영이 한 번 더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허리 부상으로 요르단전을 결장한 이근호는 더욱 이란과 대결을 벼르고 있다.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마지막 기회다. 더구나 박주영과 이근호는 현재 중동 리그에서 뛰고 있다. 대표팀에 합류하기 직전 소속 팀에서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해 예열도 마쳤다. 결전의 날만 기다리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 2014.11.17 06:00
축구

이영표보다 정확한 성지글, 벨기에전 전망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러시아전과 알제리전 경기 결과를 약 한 달 전에 맞힌 글이 있어 화제다. 이 글은 5월29일 인터넷 커뮤니티 가생이닷컴 축구 게시판에 올라왔다. 제목은 러시아전 비기고 알제리전 대패함으로 봄이왔어요라는 닉네임의 사람이 썼다. 그는 근거를 조목조목 대면서 논리적으로 조별리그 결과를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가 조직력이 탄탄하고 실점이 적긴 하지만 공격이 의외로 단조롭다. 게다가 추운 홈에서는 성적이 좋았지만 따뜻한 곳에선 무승부가 많았다. 40도가 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의외로 우리에 고전할 듯해 무승부 이상을 본다”고 예상했다. 알제리전에 대한 예측도 있다. “우리 더블볼란치가 무너진다. 개인기로 밀고 들어오는 알제리 선수들에 한국영이 태클을 남발하다 카드 수집하면서 세트 피스로 골을 먹거나 개인기에 당한다"면서 "홍명보호 특성상 한 골 먹고나면 수비 라인이 실종돼 대량 실점을 예상한다"고 썼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그대로다. 한국은 러시아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1-1로 비겼다. 알제리전은 수비가 흔들리면서 전반에만 세 골을 내주며 2-4로 완패했다. 미드필더 한국영이 옐로카드를 받은 것까지 맞혔다. 한국은 1무1패가 돼 16강 진출이 가물가물해졌다. 벨기에를 무조건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알제리-러시아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는 벨기에전도 예상했다. "이 경기는 접는다"고 했다. 그는 "벨기에전은 상상하기 싫다. 허정무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 맞서 영혼의 10백에 역습 축구를 스페인과 평가전을 통해 나름 완성시켰지만 홍명보호는 역습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 게다가 템포를 죽이는 기성용이 있어 답이 없다"고 썼다. 이어 그는 "신념이 없고 뜻도 없고 과정이 부정부패인데 성공하면 그건 흙탕물 속으로 빠지는 꼴"이라며 “한국인으로서 응원은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팀이 성공할 리가 있겠냐는 부정적인 생각도 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온라인 일간스포츠사진=가생이닷컴 2014.06.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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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비기고 알제리 대패' 월드컵 성지글 화제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러시아전과 알제리전 경기 결과를 약 한 달 전에 맞힌 글이 있어 화제다. 이 글은 5월29일 인터넷 커뮤니티 가생이닷컴 축구 게시판에 올라왔다. 제목은 러시아전 비기고 알제리전 대패함으로 봄이왔어요라는 닉네임의 사람이 썼다. 그는 근거를 조목조목 대면서 논리적으로 조별리그 결과를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가 조직력이 탄탄하고 실점이 적긴 하지만 공격이 의외로 단조롭다. 게다가 추운 홈에서는 성적이 좋았지만 따뜻한 곳에선 무승부가 많았다. 40도가 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의외로 우리에 고전할 듯해 무승부 이상을 본다”고 예상했다. 알제리전에 대한 예측도 있다. “우리 더블볼란치가 무너진다. 개인기로 밀고 들어오는 알제리 선수들에 한국영이 태클을 남발하다 카드 수집하면서 세트 피스로 골을 먹거나 개인기에 당한다"면서 "홍명보호 특성상 한 골 먹고나면 수비 라인이 실종돼 대량 실점을 예상한다"고 썼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그대로다. 한국은 러시아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1-1로 비겼다. 알제리전은 수비가 흔들리면서 전반에만 세 골을 내주며 2-4로 완패했다. 미드필더 한국영이 옐로카드를 받은 것까지 맞혔다. 한국은 1무1패가 돼 16강 진출이 가물가물해졌다. 벨기에를 무조건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알제리-러시아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는 벨기에전도 예상했다. "이 경기는 접는다"고 했다. 그는 "벨기에전은 상상하기 싫다. 허정무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 맞서 영혼의 10백에 역습 축구를 스페인과 평가전을 통해 나름 완성시켰지만 홍명보호는 역습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 게다가 템포를 죽이는 기성용이 있어 답이 없다"고 썼다. 이어 그는 "신념이 없고 뜻도 없고 과정이 부정부패인데 성공하면 그건 흙탕물 속으로 빠지는 꼴"이라며 “한국인으로서 응원은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팀이 성공할 리가 있겠냐는 부정적인 생각도 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온라인 일간스포츠사진=가생이닷컴 2014.06.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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