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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대행으로 시작해 최정상까지…‘최고의 현재’ 바라는 김주성 감독

“지난해는 질풍노도와 같았다. 2024년도 똑같다. 앞도, 뒤도 보지 않는다. 최고의 현재를 만든다면, 과거의 과정도 미래의 결과도 찬란할 것이다.”김주성(44) 원주 DB 감독은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23년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월 감독대행을 맡은 그는 2023년의 마지막 순간 ‘1위 사령탑’ 명찰을 지켰다. 2024년에도 김 감독의 시선은 굳건히 ‘현재’에 향해 있다.첫째 원칙은 ‘순리’김주성 감독은 지난 1월 감독대행을 맡으며 친정팀 DB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2002년 DB 선수로 데뷔해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뤄낸 그가 20년 뒤엔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은퇴 후 막내 코치로 합류한 뒤 4년 만에 이뤄진 일이었다.애초 김주성 감독의 구상과는 거리가 먼 결과기도 했다. 김 감독은 2018년 선수 은퇴 뒤 미국으로 향해 농구 인생의 제2막을 열었다. 김 감독은 “솔직히 말하면 ‘무조건 지도자, 감독을 하겠다’라는 계획이 있진 않았다. 그런 기회가 당연히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다만 나는 순리대로 하는 걸 좋아한다. 그땐 DB에 남아 지도자 생활을 하는 흐름이었다”라고 돌아보면서 “다른 일을 하기보단 계속 흐름을 타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첫 행선지로 미국을 택한 건 더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서였다. 유학비자까지 발급받은 김주성 감독은 가족들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로 향해 UCLA, UC 얼바인 등 대학농구 현장을 두루 돌아봤다. 김주성 감독에게 ‘미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을 묻자, 그는 “생각과 달리 감독들이 선수들을 거세게 압박했다. 함께 뛰면서 열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더라”라고 혀를 내둘렀다. 미국에서 2~3년을 보내기로 계획했지만,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은퇴한 지 1년 뒤인 2019년, 친정팀 DB에서 그를 막내 코치로 선임했다. 김주성 감독은 “막내 코치로 왔을 때, 사령탑으로 부임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다. 감독이 안 되더라도 다시 미국에서 공부할 생각이었다. 엄청난 개척 정신은 없지만, 할 것이라면 확실히 하려고 한다”고 돌아봤다.농구 인생을 갈아 넣은 이틀그는 코치 부임 4년 만에 감독 기회를 잡았다. 2023년 1월 이상범 전 감독이 성적 부진 끝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이다. DB는 ‘원클럽맨’ 김주성 감독에게 감독대행을 맡겼다. 당시를 회상한 김 감독은 “공식 발표 후 사흘째가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원정경기였다. 선수 선발부터 모든 걸 나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농담 반으로 내 농구 인생을 그 이틀에 전부 쏟아 넣었다”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당시 DB는 연장 접전 끝에 현대모비스를 94-90으로 꺾고 김주성 감독의 데뷔전 승리를 이뤘다. 김 감독은 “그런 준비 과정을 겪으며 많은 공부가 됐다. 해당 시즌 25경기를 치르며 연승도, 연패도 해봤다. ‘더 공부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 오전 8~9시쯤 사무실에 나오면, 밤 10시까지 계속 앉아 비디오를 보며 공부했다. 지금 한상민, 이광재 등 코치진과 대화를 나누는 게 일상이 됐다”라고 돌아봤다. 구단은 시즌을 마친 뒤 김 감독에게 3년 계약을 안기며 그를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다 나가” 호통의 비하인드 스토리선수 시절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주성 감독에게도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선수 관리다. 소위 말하는 ‘요즘 선수들’의 행동에 한창 신경 쓴다. 선수 시절 무표정하기로 유명한 김 감독은 시즌 중 엄청난 ‘호통’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11월 안양 정관장과의 경기에서였다. 당시 DB는 큰 점수 차로 정관장을 압도하고 있었는데, 경기 중반부터 연이은 야투 실패가 나오며 흐름이 끊겼다. 특히 외국인 선수 이선 알바노는 플레이가 풀리지 않자 거듭 아쉬운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이때 김주성 감독은 작전타임을 외친 뒤 주전들을 향해 “모두 싹 다 나와”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안일한 플레이로 경기를 이어가고 있는 선수단에 경고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당시 중계 화면에도 해당 장면이 생생히 전달됐다. 김 감독의 호통 이후 베테랑 김종규가 후보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함께 화제되기도 했다. 김주성 감독은 “알바노 같은 주전 선수들이 화를 내고 짜증 섞인 제스처를 하면, 식스맨이나 벤치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그런 표현이 계속되면 결국 팀 케미스트리가 무너질 것이라 봤다. 이때 선수단 분위기를 잡지 않으면 나중에 흔들릴 것이라 판단했다”라고 돌아봤다.동시에 스스로의 반성도 빼놓지 않는다고. 김주성 감독은 “개막 후 첫 2연패 때도 그렇지만, 나도 코치진과 ‘뭔가 잘못됐다. 우리도 뭔가 (나사가) 빠져있다’라고 얘기를 나눴다. 선수들은 코치, 감독이 대충하면 그걸 바로 알아챈다. 선수들이 대충하는 걸 팬들이 알듯이 말이다. 우리부터 바꿔 나가야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DB는 2연패 후 연승 가도를 달리며 압도적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승리보다 간절한 ‘에너지’DB는 지난달 31일 정관장전에서 승리하며 2023년을 5연승으로 마무리했다. 2일 기준 2위 서울 SK에 3.5경기 앞선 1위다. 2023~24시즌 개막 후 한 차례도 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마치 지난 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성공한 정관장 같은 페이스다. 하지만 김주성 감독은 “그런 가능성은 저 멀리에 묻어놨다”라고 선을 그으며 “압도적인 우승은 로망 중 하나지만, 중요한 건 다가오는 한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가 원한 건 단순히 승리가 아닌, 마지막까지 승부할 수 있는 에너지 있는 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프로 데뷔 시즌인 2002년 팀의 첫 번째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함께한 김주성 감독이 사령탑으로도 우승의 맛을 볼 수 있을까. 김 감독은 “시즌 전에도 말했지만, 나도 선수단도 발전해야 하는 시기다. 겸손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선수 시절 난 농구를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비는 자신 있었지만, 내 실력을 온전히 발휘한 건 70%밖에 안 됐다. 대신 좋은 팀, 감독님들을 만나 좋은 커리어가 됐다. 운칠기삼이라고 하던가, 나는 운구기일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라고 웃어 보였다.끝으로 김주성 감독은 “코로나19 이후, 생활이 다시 활기를 되찾은 것 같다. 우리 모두에게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게 증명된 게 아닐까 싶다. 농구에서 샷클락에 쫓기듯 우리 인생도 비슷한 것 같다. 계속 쫓기기만 하다 보면 스스로에게 좋지 않다. 그럴 때 하늘을 보며 한순간의 여유를 찾으시길 기원한다”라며 신년 인사를 남겼다.원주=김우중 기자 2024.01.0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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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어깨 부상’ 이정현 “재충전의 기회로…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에너지를 다시 회복하고, 좋은 모습으로 달릴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핵심 가드 이정현(24·1m87)의 말이다. 프로 3년 차인 그는 입단 후 처음으로 장기 부상을 입어 ‘휴업’ 상태다. 하지만 그는 이 시간을 재충전의 기회로 삼아,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웠다.이정현은 지난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지명, 고양 오리온의 유니폼을 입었다. 연세대 시절 이미 이름을 떨친 그는 데뷔 시즌부터 정규리그 전 경기에 나서며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신인선수상 타이틀은 이우석(울산 현대모비스)에게 향했지만, 이정현 역시 평균 9.7득점 2.7어시스트라는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특히 당해 플레이오프(PO) 6경기에서는 평균 25분 출전해 15득점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2년 차엔 김승기 소노 감독의 각별한 지도 아래에서 평균 15득점을 넣어줄 수 있는 국가대표급 가드로 성장했다. 봄 농구에서는 평균 20.1득점을 올리며 자신이 에이스임을 입증했다.지난여름 국가대표에 승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소화한 이정현은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일어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정현은 첫 19경기서 평균 20.6득점(전체 6위) 5.8어시스트(전체 2위) 1.9스틸(전체 2위) 등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국내 선수로 한정하면 이 부문 전체 1위였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2라운드 최우수 선수(MVP)는 이정현”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비록 최종 수상은 불발됐지만, 이정현의 퍼포먼스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이정현의 발목을 잡은 건 부상이었다. 그는 지난 10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 중 4쿼터 듀반 맥스웰과 몸싸움을 벌이다 어깨를 다쳤다. 진단 결과는 오른 어깨 인대 손상. 1주에서 3주까지 이탈할 수 있는 장기 부상이었다. 프로 입성 후 첫 번째 장기 부상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슈팅 핸드인 오른쪽을 다쳐 우려는 더욱 컸다.애초 이정현의 복귀 일정은 1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다치고 1주 휴식 뒤 보강 훈련을 시작했다. 통증은 조금 있지만, 훈련장을 오가며 재활에 돌입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운을 뗀 그는 “어깨를 최대한 안 쓰는 범위에서 운동하고 있다. 파열이나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면 나을 것이란 진단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러닝 훈련에도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정현의 복귀 시점에 시선이 몰리는 건 그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 탓이다. 이정현은 올 시즌 평균 출전 시간 1위(36분 27초). 소노는 이정현이 부상으로 이탈한 한국가스공사전을 시작으로 내리 졌다. 그전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최근 8연패. 소노는 25일 기준 8위(8승 16패)로 PO 진출권이 달린 6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격차가 2.5경기까지 벌어졌다. 더군다나 주포 전성현도 허리 부상 탓에 기복이 있어 팀 공격력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 23일 홈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경기에선 무려 34점 차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이정현 역시 최근 경기들을 지켜보며 “올 시즌 패배를 보면 ‘한 끗’이 항상 아쉬웠다. 그런 위기만 잘 이겨낸다면 팀이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누구보다 코트에 나서고 싶은 그다. 이정현은 “경기를 보면 너무 뛰고 싶다. 복귀 일정에 대해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지금 컨디션이 더 나아지고, 통증 없이 재활이 잘 된다면 일찍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건강한 복귀가 가장 먼저”라고 말하며 “불안정한 상태로 복귀하면 민폐일 것이다. 건강하게 돌아와 좋은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끝으로 이정현은 “2라운드 중반까지는 뛰어도 힘이 든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점점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라는 느낌도 받았다. 비록 다쳤지만, 이 기회에 잘 회복해서 다시 달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소노는 오는 28일 안양 정관장, 30일 서울 삼성과의 홈 2연전 이후 원정 4연전을 소화한다. 김우중 기자 2023.1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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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바람+악천후+지진훈련까지…양궁대표팀 신안서 최종 리허설

양궁대표팀이 도쿄올림픽 최종 리허설에 들어갔다. 양궁대표팀은 지난 15일부터 전남 신안군 자은도 두모체육공원 훈련장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도쿄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리는 유메노시마 공원 경기장과 가장 흡사한 환경을 마련해서 실시하는 맞춤 훈련이다. 유메노시마 공원은 바다 가까이 있어 바닷바람이 세고 기후가 변화무쌍한 게 특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전지훈련 및 국제 대회 참가가 막힌 상황에서 양궁대표팀은 국내 최적의 장소를 물색해서 자은도를 선택했다. 양궁대표팀은 치열한 최종 평가전을 거쳐 지난달 23일에야 명단이 확정됐다. 남자팀에 김우진(청주시청) 오진혁(현대제철) 김제덕(경북일고)이 뽑혔고, 여자팀에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 안산(광주여대)이 이름을 올렸다. 맏형 오진혁은 전훈지 훈련 소감에 대해 “이곳 환경이 진천선수촌과는 달라서 낯설었다. 하지만 유메노시마 공원과 비슷한 바닷바람이 불어 적응훈련을 하는 데 만족스럽다. 바람과 햇빛 방향 등에 대해 훈련 때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도쿄올림픽 양궁에는 사상 처음으로 혼성 부문이 추가됐다. 한국 양궁대표팀은 남녀 단체와 개인전, 혼성까지 총 5개 부문 석권을 노린다. 오진혁은 “초반부에 단체전과 혼성 경기를 한다. 첫 경기를 잘 치러야 나머지 경기도 잘할 수 있기 때문에 첫 경기를 잘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박채순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전훈지에 대해 “어제는 흐리고, 오늘은 안개가 꼈다가 갑자기 화창해진다. 변화무쌍한 날씨가 도쿄와 비슷해서 마음에 든다”면서 “모든 조건을 최악으로 가정하고 훈련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양궁대표팀 전지훈련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따라 비공개로 진행한다. 양궁대표팀은 특별훈련 2회, 미디어 교육, 그리고 일본 환경을 염두에 둔 지진대비 훈련까지 실시한다. 양궁대표팀의 이번 전지훈련은 23일까지 이어진다. 이은경 기자 2021.05.2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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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 감독 만나 만개한 장재석

“감사 선물은 무슨. 상금을 1000만원 받은 것도 아니고. 저금해야죠. (장)재석이 집 사야 돼요.” 13일 경기 용인의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훈련장에서 만난 유재학(58) 감독이 장재석(30)을 보며 웃었다. 장재석은 최근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식스맨상’과 ‘수비 5걸’을 수상해 상금 400만원을 받았다. 장재석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협상 때 다른 팀 제시액보다 2억원 적은 5억2000만원에 계약했다. “유 감독님에게 농구를 배워보고 싶다”며 현대모비스에 온 장재석은 “후회는 없다. 단 3년 전에 아파트 안 산 건 후회한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2012년 드래프트에서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에 장재석과 포지션이 같은 함지훈, 이종현(현 오리온)이 오래 있었다. 장재석은 “못 만날 운명이라 생각했는데, 이대성(오리온)이 ‘유 감독님은 (선수를) 편견 없이 대한다’고 말해줬다. 인터뷰에서 감독님 농구 철학을 듣고 ‘만나 뵙고 싶다’고 전화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유 감독은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 때문에 (장재석을) 포기했는데 깜짝 놀랐다. 그날 훈련장에 (함)지훈이와 (전)준범이가 개인 훈련을 하고 있어서 보안 유지를 위해 다음날 만났다”고 회상했다. 장재석은 아내와 상의 없이 하루 만에 현대모비스와 계약했다. 장재석은 “커피를 주문하자마자 계약서를 꺼냈다. 유 감독님이 ‘나 믿고 해보자’고 말했다. ‘돈 많이 주는 팀 가겠다’고 했는데, 아내가 계약 소식을 듣고 울었다”고 털어놨다. 유 감독은 “사인한 뒤에 코치들에게 이야기했다. ‘어떻게든 만들어보자’고”라고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지옥의 나비 훈련’으로 악명이 높다. 사이드 스텝과 동시에 팔도 움직이며 ‘나비 모양’을 만드는 훈련이다. 장재석은 “그래도 KT 시절의 태백 로드워크보다는 덜 힘들다. 수비 스텝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장재석은 리그 정상급 빅맨으로 성장했다. 이번 시즌 20득점 이상 경기가 4경기다. 지난 6시즌을 다 합쳐도 3경기밖에 안 된다. 양동근 은퇴 후 ‘6강도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던 팀은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유 감독은 “인사이드에서 숀 롱도 잘해줬지만, ‘4번’(파워포워드) 장재석, 함지훈 공이 크다. 재석이가 공격 정확도와 슛 확률이 올라갔다”고 칭찬했다. 장재석이 “이제야 농구를 좀 알 것 같다”고 말하자, 유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모든 부문에서 평균이 올라가고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재석은 한때 BQ(농구 지능)가 높지 않은 앤더슨 바레장(은퇴)에 빗댄 ‘바레장재석’으로 불렸다. 요즘은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기츠)에서 따온 ‘장키치’로 불린다. 무리한 덩크슛을 시도하다가 다칠 뻔 한 적도 있다. 유 감독이 “덩크를 할 특별한 순간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고 하자, 장재석은 “러닝 스텝 덩크는 위험해서 이젠 안 하겠다”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다. 6강 PO에서 KT를 꺾고 올라온 KGC와 맞붙는다. 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6차례 우승했다. 장재석도 2016년 오리온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장재석은 “시간이 없을 때 쓰는 ‘핑퐁 패턴’을 보며 ‘역시 만수 감독님’이라고 느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감독님과 같이 고기를 먹고 싶다”고 말했다. 별명이 ‘만수(萬手·만 가지 수를 가졌다)’인 유 감독은 “얘 입 풀렸네”라더니 “이미 올 시즌 충분히 잘했으니, 남은 경기도 두려워 말고 하자. KGC 제러드 설린저는 NBA에서도 인정받는 선수지만, 그 선수에게도 약점은 있다”고 KGC가 올라온다는 전제 하에 말했다. 장재석이 “식스맨상에 안주하지 않고 언젠가 최고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지자, 유 감독은 “우승도 마찬가지다. 목표를 크게 가지면 최우수선수(MVP)도 가능하다”고 북돋웠다.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4.1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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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농구 중단 없이 진행…"방역지침 지키며 예의주시"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최송아 기자 = 프로배구 V리그는 수도권 지역의 5명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처에도 불구하고 종전처럼 무관중으로 경기 일정을 진행한다.서울시는 21일 "23일 0시부터 1월 3일까지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기도와 인천시도 집합금지 행정명령에 동참해 이 조처는 수도권 전 지역에 발동된다.5인 이상 집합 금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 적용되는 '10인 이상 집합 금지'보다 더 강력한 조치다.하지만 '사적 모임'이 아닌 프로배구 V리그는 지금처럼 '관중 없이' 경기 일정을 소화한다.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리그 중단 여부는 정부 지침을 따른다. 아직 정부에서 '리그를 중단하라'고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라며 "리그 중단에 관한 별다른 지침이 내려오지 않으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정상적으로 V리그 정규리그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프로배구는 '사적인 모임'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경기장과 훈련장은 '직장'이다.또한, 마침 서울시 장충체육관을 홈으로 쓰는 남자부 우리카드와 여자부 GS칼텍스는 '2020년 홈 경기 일정'을 끝냈다.가장 빨리 열리는 '서울 장충체육관 경기'는 내년 1월 3일 우리카드-한국전력전이다.V리그는 2019-2020시즌을 조기에 종료했다. 올해 3월 1일까지 경기를 치른 뒤, 회의를 거듭하다가 재개하지 못하고서 3월 23일에 '리그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10월 17일에 2020-2021시즌을 시작한 V리그는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마련했다.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면 V리그는 중단하기로 했다.중간 기간이 2주 미만이면 일정을 조정하더라도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경기 수를 유지한다.2∼4주 중단하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일정을 축소하고, 4주 이상 리그가 중단되면 시즌을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배구연맹 관계자는 "선수와 관계자, 사회의 안전을 위해 더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고 전했다.올해 중 서울 등 수도권 각지에 일정을 남긴 남녀 프로농구도 현행 조처에서는 중단 없이 경기가 이어진다.남자프로농구는 수도권을 비롯해 대부분 구장에서 무관중 경기가 열리고 있다. 관중을 받는 일부 구장도 10% 이내 규모로 수용한다.남자프로농구는 21∼22일에는 수도권 경기가 없고, 23일엔 안양체육관에서 KGC인삼공사와 현대모비스의 경기가 예정돼있다.이달 초부터 전면 무관중 경기를 이어 온 여자프로농구는 이번 주엔 24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리는 삼성생명-신한은행의 대결이 유일한 수도권 경기다.남녀 프로농구도 지난 2019-2020시즌 코로나19 여파로 정규시즌을 조기 종료한 바 있어 확산 추이와 정부의 방역 대책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KBL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돼 일정 중단 등으로 이어질 경우 등에 대비해 시뮬레이션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jiks79@yna.co.kr(끝) 2020.12.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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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서 재기한 김민구, 팬심도 되돌릴까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가드 김민구(29)는 한때 ‘제2의 허재’로 불렸다.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6년 만에 한국 농구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허재처럼 올라운드 플레이어였고,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 골 밑까지 쭉 치고 나가던 특유의 자신감이 닮았다. 김민구는 그해 허재 감독이 맡고 있던 전주 KCC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 무대에서 오래 뛴 아이라 클라크(현 현대모비스 코치)는 “신인 김민구는 외국인 선수까지 통틀어 최고 재능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김민구는 2014년 6월 대표팀 차출 기간 중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냈다. 신호등을 들이받고 크게 다쳤다. 재활 끝에 14개월 만에 코트에 복귀했다. 과거의 농구 천재 모습은 사라졌다. 지난 시즌 원주 DB에서 최저연봉 3500만원을 받았다. DB에서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그리고 올해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역대 최고 연봉 인상률(557%)을 기록하며 2억3000만원에 사인했다. 김민구는 19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21점을 몰아쳤다. 수훈 선수로 뽑혀 인터뷰도 했지만, 농구 팬 커뮤니티의 반응은 싸늘했다. 팬들은 과거 잘못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었다. 24일 경기 용인시 현대모비스 훈련장에서 만난 김민구는 사과부터 했다. 그는 “어떤 변명도 용납되지 않을 거다. 제 잘못이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죄송하고, 그 죄송함은 평생 마음속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사고로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았다. 당시 농구계에서는 “김민구 농구 인생은 끝났다”고들 했다. 그는 “골반이 탈골됐고, 고관절이 깨졌다. 뼈가 부러지며 뼛조각이 신경을 찔렀다. 신경이 손상돼 몸을 뜻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엄청난 사고 후유증 속에서도 김민구는 농구공을 놓지 않았다. 재활에 전념했다. 그는 “한 시즌이 끝나면 또 다른 (재활) 시즌이 시작됐다. 재활이 힘들어 대인기피증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통증을 이겨내려고 투여한 진통제 탓에 병문안 온 이들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고마웠던 사람들 얘기를 하던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경희대 동기인 DB 센터 김종규(29)가 큰 힘이 됐다. 김민구는 “종규가 매일 전화해주고, 날 데리러 오고, 항상 옆에 있어 줬다. 시즌 후 훈련도 함께했다”고 했다. 허재 전 KCC 감독 이름도 꺼냈다. 김민구는 “KCC 전지훈련 때 날 주려고 고관절에 좋다는 비싼 약재를 사 오셨다. 나 때문에 (2015년) KCC 감독을 그만두신 것 같아 많이 울었다. 죄송한 마음에 몇 년간 전화도 못 드렸다”고 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김민구는 “대표팀 감독일 때 제게 ‘절대 자만하지 말라’고 말해주셨다. 이번에는 ‘나 잘 알지? 나 믿고 와라’고 말씀해주셨다. 감독님 밑에서 다시 배우고 싶었다”고 했다. 김민구는 올 시즌 식스맨으로 뛴다. 전성기 기량과 비교하면 70%에도 못 미친다. 돌파할 때 스텝이 주춤주춤하기도 한다. 유재학 감독은 “비 오는 날이면 몸이 쑤신다고 한다. 그래도 몸 상태가 좋아졌다. 다만 마음속에 조급함이 있다. 농구의 길을 아는 선수인 만큼, 그 조급함을 눌러주려고 한다”고 했다. 김민구는 “팀에 처음 와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감독님이 100% 만족하게 하고 싶었는데 잘 안됐다. 가끔 내가 잘했을 시절 영상을 본다. 그땐 생각한 대로 몸이 가 있었다. 지금은 마음은 가는데 몸이 안 따라줄 때가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최대한 심플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김민구는 “나는 좋지 않은 일의 본보기다. 꼭 재기해 다른 의미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1.24 16:31
스포츠일반

NBA서 온 '야수' 숀 롱 "먹이를 달라"

프로농구가 다시 코트 문을 연다. 코로나19 여파로 2019~20시즌이 3월 조기 종료된 지 6개월 만이다. 지난달 서머 매치도 취소됐던 프로농구는 20~27일 KBL 컵대회로 팁오프한다. 미국 프로농구(NBA)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모여 경기한 것처럼, 컵대회는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진행한다. 다음 달 개막하는 2020~21시즌 전초전이다. 새 외국인 선수가 첫선을 보인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울산 현대모비스 숀 롱(27·미국)이다. 그는 2016~17년 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휴스턴 로키츠에서 뛰었다. 중국과 뉴질랜드를 거쳤고, 호주에서 뛰던 지난 시즌에는 리그 리바운드 1위(9.4개)를 차지했다. 키 2m8㎝, 윙 스팬(양팔 벌린 길이) 2m16㎝인데다, 빅맨인데 날렵하다. 블록슛에 성공하면 야수처럼 포효한다. 17일 경기 용인의 현대모비스 훈련장에서 롱을 만났다. 그는 자신이 ‘the beast’(야수)라 불린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에서 시작해 호주까지 이어진 별명이다. 경기 스타일이 야수 같아서다. 페인트 존에서 피하지 않는다. 내 농구 인생 모토도 ‘Feed the beast’(야수에게 먹이를 줘라)”라고 말했다. 자기 자신을 자극해 내재한 본능을 끌어낸다는 의미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롱은 영리하게 플레이하고 승부욕이 엄청나다. 동료가 벤치 프레스를 많이 들면, 야간훈련을 자청해 무게를 올린다. 지난주 발목을 다쳐 붓기가 남았는데도 연습 경기를 뛰겠다고 우겨서 간신히 말렸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여러 팀이 롱을 영입하려고 애썼지만, 무산됐다. 코로나19가 한국행 계기가 됐다. 호주리그는 연봉을 삭감했다. 한국은 안전한 데다 급여도 제때 준다. 롱은 외국인 최고 연봉인 48만달러(5억6700만원)를 받는다. 롱은 “현대모비스는 7회 우승팀이다. 프로 우승 경력이 없는데, 이기고 싶어서 왔다. 뉴스를 보며 ‘한국이 코로나19 대처를 잘한다’라고도 생각했다. 가족이 ‘아빠가 꿈을 이루러 간다’며 응원해줬다”고 전했다. 8살과 2살 아이가 미국에 있고, 내년에 쌍둥이도 생긴다. 지난달 입국한 롱은 구단이 제공한 아파트에서 2주간 자가격리했다. 롱은 “감옥 같았다. 일주일 뒤 나 자신과 대화도 했다. 실내자전거만 있어 제일 무거운 덤벨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자가격리 외국인 선수는 대개 배달음식을 먹는다. 직접 요리해 먹었다는 롱은 “운동량이 부족해 음식으로 몸을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숀 롱은 필라델피아 시절 18경기에 출전해 평균 8.2점, 4.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는 “시카고 불스를 상대로 선발 출전해 좋은 경기를 했다. 르브론 제임스를 상대한 것도 영광이었다. 어디서든 리바운드는 1위를 했다. 필라델피아에서도 공격 리바운드 1위였다”고 소개했다. 올 시즌 KBL에서 뛰는 NBA 출신 선수는 8명이다. 기존 자밀 워니(서울 SK)에, 얼 클락(안양 KGC인삼공사), 마커스 데릭슨(부산 KT), 아이제아 힉스(서울 삼성), 제프 위디(고양 오리온), 타일러 데이비스(전주 KCC), 헨리 심스(인천 전자랜드)가 가세했다. KGC 클락은 LA 레이커스 등에서 7시즌을 뛰었다. 롱은 “NBA 출신과 친분은 없지만 재밌을 것 같다. 경쟁심이 생겨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 같다”고 말했다. 키 2m대 외국인 선수는 17명이다. 현대모비스는 롱과 장재석·이종현·함지훈 등이 ‘빅 라인업’을 구축한다. 롱은 “빅리(이종현), 크리스(장재석), 함지(함지훈)가 모두 희생하며 팀워크를 위해 뛴다. 농구 안 한 지 5개월이다. 하루 빨리 경쟁 팀과 5대5 게임으로 내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9.17 17:01
스포츠일반

규율과 자율 사이…유재학은 90년대생도 움직인다

1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울산 현대모비스 훈련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프로농구가 종료된 지 한 달이 넘었다. 코트와 사무실이 모두 깜깜한 가운데, 감독실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유재학(57) 감독은 돋보기안경을 쓴 채 외국인 선수 영상을 보고 있었다. 책상에 미국·스페인·호주 등 각국 리그 선수들 자료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은 매일 아침 출근해 오후 5시까지 동영상을 본다”고 귀띔했다. 유 감독은 지난달 21일 현대모비스와 3년 재계약했다. 2023년까지 계약 기간을 채우면 유 감독은 19년 2개월 동안 같은 팀 유니폼을 입는 셈이다. 프로야구 해태를 17년 11개월(1982년 11월~2000년 10월) 동안 지휘한 김응용(79) 감독의 재임 기간보다 길다. 유 감독은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를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한 팀을 이끄는 감독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김응용 전 감독은 ‘국보 투수’ 선동열을 일본 주니치로 떠나보낸 뒤 “우~. 동열이도 없고~”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유 감독도 “나는 ‘동근이도 없고~’라고 해야 하나”라며 웃었다. 지난 17년 동안 6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한 가드 양동근(39)이 지난 3월 31일 은퇴했다. 유 감독이 매일 동영상을 보는 이유는 ‘양동근의 후계자’를 찾기 위해서다. 유 감독은 “프로 입단 때 동근이는 특급 선수가 아니었다. 2005년 크리스 윌리엄스를 만나 농구에 눈을 떴다. 내가 좋은 외국인 선수를 뽑으면, 가드 김국찬(24)·서명진(21)이 양동근처럼 성장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2016-17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에서 활약한 숀 롱과 계약했다. ‘해태 왕조’를 만든 김응용 전 감독은 스타를 특별 대우하는 일이 없었다. ‘모비스 왕조’도 비슷하다. 유 감독은 “내가 모비스를 맡았을 때 우지원이 간판스타였다. (그를 주전에서 제외했고) 우지원이 그해 식스맨상을 받았다. 2014년 국가대표팀을 맡아 모비스를 떠난 사이, 로드 벤슨이 코치에게 대들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를 바로 내보냈다”고 말했다. 신치용(65) 진천선수촌장도 2005년부터 2015년까지 프로배구 삼성화재를 이끈 명장이다. 유 감독은 “그분도 선수단을 타이트하게 운영했다고 들었다. 우리 팀은 16년째 아침 식사를 함께한다. 대신 난 한 번도 선수 방에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규율과 자율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유 감독의 오랜 고민이었다. 1989년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MVP)였던 그는 28세에 은퇴했다. 그는 “3차례 무릎 수술을 받았지만, 재활에 실패했다. 이듬해 연세대 코치를 맡았다.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고교 팀 감독의 가방을 들어주기도 했다. 식당에 가면 학부모의 신발을 정리했다”고 회상했다. 농구 명문 경복고·연세대 출신이지만 그는 학연에 얽매이지 않는다. 현대모비스 베스트5에 연세대 출신은 전준범뿐이다. 경복고 출신은 함지훈·이종현 정도다. 그는 “학연에 얽매이면 오래 일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그의 농구는 쉬지 않고 변했다. 유 감독은 수비 범위를 ㎝ 단위로 지정하는 디테일을 자랑한다. 수비 농구를 하다가 한 템포 빠른 ‘얼리 오펜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우승 주역이었던 이대성(30)·라건아(31)를 전주 KCC에 주고, 김국찬·김세창(23) 등 4명을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 70년대생을 지도했던 유 감독은 요즘 90년대생을 가르친다. 그는 “요즘 신입사원이 퇴사할 때 엄마가 와서 대신 사표를 내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젊은 선수들에게 옛날 방식을 강요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훈련장을 나오다가 김국찬을 우연히 만났다. 오프시즌인데도 그는 홀로 나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유 감독은 1996년생을 움직이는 방법도 배워가고 있었다. 그의 별명이 괜히 ‘만수(萬手·만 가지 수를 가졌다)’가 아니다.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5.05 14:37
경제

현대차, 국내 최대 규모 '정몽구배 양궁대회' 후원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양궁 대회 후원을 이어간다.현대차그룹과 대한양궁협회는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개최하는 '현대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이하 한국양궁대회 2019)’를 후원한다고 7일 밝혔다.2016년 창설된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는 세계 최강 한국 양궁 선수들이 겨루는 한국 최고 권위의 양궁대회다. 현대차그룹은 양궁 스포츠 저변 확대는 물론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자 대회 후원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타이틀 후원사는 현대차이며, 기아차, 현대모비스 및 현대제철이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2016년 열린 첫 대회는 결승전에 총 16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등 국내 양궁 단일 대회로는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개최된 바 있다.한국양궁대회 2019는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 동안 부산 기장월드컵 빌리지 및 KNN 센텀광장에서 개최된다.이번 대회에는 2019년 대한양궁협회 주관 국내대회 랭킹포인트 누적 상위자와 2019년 국가대표 선수단 및 상비군 선수단 등 남, 여 각 76명, 총 152명이 참가하며 리커브 남, 여 개인전 경기가 펼쳐지게 된다. 상금 총액은 국내 대회 중 최대 규모인 약 4억5000만원으로, 8강전에 오른 전 선수들에게 지급된다. 우승자에게는 1억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준우승자 5000만원, 3위는 2500만원, 4위는 1500만원, 5위부터 8위까지는 각각 800만원이 주어진다.한국양궁대회 2019는 ‘2020 도쿄 올림픽’에 앞선 마지막 국제 대회 수준의 국내 최고 권위의 양궁대회로서,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올림픽을 보다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함은 물론, 양궁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특히 올해 부산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16강전부터 결선이 진행되는 KNN센텀광장에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경기장과 유사한 조건의 특설 경기장을 구현하는 등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역대 메달리스트 선수들에게 원포인트 양궁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양궁체험부스’ 및 ‘키즈 양궁 체험장’,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포토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포토 모자이크 월’,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는 ‘에스코트 키즈’ 기회 제공 등 다채로운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양궁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한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국 양궁 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위해 선수들과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한국양궁대회를 계속 지원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한국 양궁의 경쟁력 향상과 양궁의 대중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현대차그룹은 이번 한국양궁대회 후원 외에도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양궁계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현대차그룹은 1985년 정몽구 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부터 현재 양궁협회를 이끌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까지 30여년 이상 대를 이어 대한양궁협회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현대차그룹은 최신 기술을 접목한 훈련장비 개발 및 훈련기법 적용 등 스포츠 과학화, 우수 인재 발굴을 위한 양궁 꿈나무 육성 지원 등 대한민국 양궁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또한 현대차그룹은 아시아양궁연맹의 회장사(회장 정의선)를 맡아오며 아시아 양궁의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세계 양궁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특히 현대차는 지난 2016년부터 타이틀 스폰서로 세계양궁협회 후원을 시작했으며, 올해 초 세계양궁협회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2021년까지 연장하며 세계 양궁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19.10.07 14:40
스포츠일반

[KBL 개막]'만수'가 왕관의 무게감을 견디는 방법

'만수.' 한국프로농구(KBL) '명장'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을 일컫는 단어다. 그는 2004년 현대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뒤 우승트로피를 무려 6번 품었다. 챔피언결정전 역대 최다 우승 감독. 역대 최다 감독상 수상(5회). 지난 시즌 '모벤져스'라 불리며 압도적 우승을 이끌어낸 이 역시 '만수'다. 이런 그가 또 한 번 역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개막한다. 오는 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공식 개막전이 열린다. '만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1년 전 우승후보 0순위라는 눈빛은 없다. 천하의 '만수'라도 고전할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서울 SK와 원주 DB 등이 현대모비스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실제로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문태종이 은퇴해 전력 공백이 생겼다. 베테랑 양동근과 함지훈의 노령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외국인선수 신장제한 폐지로 라건아가 압도적인 활약을 하지 못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또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과 대표팀 차출로 시즌 전 제대로 된 준비도 하지 못했다. 악재가 겹친 듯 하다. 정상에 오르는 것 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만수'는 담담하다. 우승후보라는 말에 유 감독은 "어디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나요?"라고 반문하며 "다른 팀들이 좋은 국내선수 보강에 성공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도 많이 왔다. 올해는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과 같이 압도적인 분위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SK, DB, 오리온이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대항마 등장보다 근심을 키우는 건 팀 내부에 있다. 유 감독은 "시즌 준비가 수월하지 못했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부상 선수가 생긴건 처음이다. 우려되는 시즌이다.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털어놨다.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경험이다. 수많은 우승을 통해 얻은 교훈. 어떤 상대라도 현대모비스가 가장 잘 하는 농구를 하면 정상에 설 수 있다는 것. 대항마의 전력 상승보다 현대모비스 스스로의 안정화가 중요한 이유다. 이 보다 강한 우승 동력은 없다.유 감독은 "하나 믿고 있는 건 우승 경험이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있다. 시즌 초반을 잘 넘겨줬으면 한다. 우리가 더 철저해야 하고, 준비를 더 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우승을 위해 유 감독은 '미치겠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슬로건은 '크레이지'다. 지난해 우승으로 나부터 안주하는 듯한 정신자세를 가졌다. 달라져야 한다. 나와 선수들 모두 농구에 미치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현대모비스 훈련장에는 이대성이 붙여놓은 '54연승'이라는 문구가 있다. 최강의 팀이 안일함 없이 농구에 미치고 있다. '만수'와 선수단이 왕관의 무게감을 견디는 방법이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9.10.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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