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NC가 외국인 선수들 잡는 비결 ‘방사능, 그리고 김경문’
'올림픽 금메달 감독과 방사능'. 막내구단이 밝힌 좋은 외국인 선수들을 잡는 비결은 이랬다. NC가 2014년 마운드를 이끌어 갈 외인 4인방을 모두 채웠다. NC는 12일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출신 오른손 투수 태드 웨버(29)를 영입했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 16라운드로 디트로이트에 지명된 그는 마이너리그 통산 142 경기 48승 5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빅리그 경력은 없지만, 안정적인 제구력과 커브볼이 장점이다. 2009년에는 더블A에서 사사구 1개만을 내주고 10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는 휴스턴 출신 타자 에릭 테임즈(27)를 새 식구로 맞이했다. 미국 현지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예정인 테임즈는 이상이 없을 경우 정식 계약을 맺는다. 테임즈는 2008년 7라운드에 토론토에 지명돼 2010년 더블A에서 27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두 시즌 동안 181경기 타율 0.250, 21홈런 62타점. 여러 구단을 이동했지만, 장타력과 함께 주력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비교적 나이가 어리고, 잠재력이 큰 선수이니만큼 한국행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NC 관계자는 "마침 테임즈가 최근 몇년 사이 여러 구단을 이동하며 심리적으로 조금 흔들릴 때였다. 그 사이를 구단이 잘 비집고 들어갔다"며 흐뭇해 했다. 사실, 테임즈를 잡은 비결은 김경문(55) NC 감독의 경력이었다. 김 감독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국가대표팀을 지휘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방에 있는 이름없는 신생구단은 외국인을 영입할 때 수장의 이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들은 올림픽 우승 감독이라는 부분에 관심을 갖는다. 큰 국제 대회여서 가치를 인정한다"며 "금메달을 딴 김경문 감독이 팀을 이끈다고 말했더니 두 선수가 모두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더라"고 설명했다. 타자뿐만이 아니다. NC는 올 시즌 활약한 찰리 쉬렉(28)과 에릭 해커(30)와도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분위기 역시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NC는 9개 구단 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했다. 찰리는 팀 내 최다승인 11승(7패), 평균자책점 2.48를 거두며 팀 내 '에이스'가 됐다. 특히 평균자책점 부문 1위로 한국 무대 데뷔 첫 해부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에릭은 타선 지원이 받쳐주지 않으며 4승(11패)에 그쳤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3.63로 나쁘지 않았고, 완투승도 두 번이나 기록한 이닝이터다. 류중일(50) 삼성 감독은 "이번 시즌 가장 안정적인 외국인 선수들을 갖춘 팀은 NC"라며 부러워하곤 했다. 당연히 일본 등 타구단에서 군침을 흘린다. 실제로 찰리는 몇몇 일본 구단이 관심을 보였다. NC는 두 선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방사능'을 활용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따른 방사능 오염수 유출 등 위험성을 선수들에게 설명한 것. 이 관계자는 "선수들은 건강 문제에 예민하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별도로 방사능에 관련한 자료를 줬다. 최대한 안전하고 깨끗한 한국을 알리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
2013.12.12 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