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이승엽 56홈런·정민태 선발 21연승, 그리고 삿포로 참사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 삼성 이승엽이 마침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56홈런 신기록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2일 대구 롯데전 2회 말 이정민을 상대로 시즌 56번째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로써 일본 프로야구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1964년 작성한 55홈런을 넘어섰다. 9월 27일 사직 경기에서 롯데가 대기록에 도전하던 이승엽을 고의4구로 거르면서 흥분한 팬들이 난동을 일으켜 1시간 34분 동안 경기 중단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승엽의 정규시즌 MVP 수상은 당연했다. 개인 통산 5번째이자 최초의 3년 연속 수상이다. ② MLB 대신 일본으로 대기록을 작성한 이승엽은 정규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을 타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가느냐,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하느냐만 남았을 뿐이었다. 이승엽의 거취와 관련된 소식이 거의 매일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했다. MLB 구단의 계약 조건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이승엽은 고심 끝에 일본 지바 롯데 말린스와 2년 최대 5억엔(현재 기준 약 49억원)의 조건에 계약했다. ③ 또 날아오른 유니콘스 모기업 재정난 탓에 박경완(자유계약선수)와 박재홍(트레이드)이 떠나면서 현대의 전력은 약화했다. 하지만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고 마무리 조용준이 뒷문을 지켰다. 타선은 심정수(53홈런)를 필두로 이숭용, 전준호, 박종호, 박진만 등이 상·하위 구분 없이 맹활약했다. 포수 김동수가 박경완이 떠난 자리를 메웠고, 교체 외국인 타자 브룸바도 펄펄 날았다. SK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는 정민태의 완봉승에 힘입어 7-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④ 삿포로 참사 국제무대에서 승승장구하던 한국 야구대표팀이 망신을 당했다. 이승엽·이종범·박재홍·김동주(이상 타자) 정민태·임창용·이강철(이상 투수) 등 리그 최고 선수들이 총출동한 아시아선수권에서 1승 2패로 3위에 그쳤다. 대만에 연장 10회 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일본에는 0-2로 무릎을 꿇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예선을 겸해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3위에 그친 한국은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⑤ 선동열 후폭풍 일본 주니치에서 코치 연수를 마친 선동열 KBO 홍보위원이 돌아오자 여러 팀이 그의 영입을 추진했다. 두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김인식 감독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선동열과 두산은 코치진 구성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계약이 결렬됐다. 선동열은 2004년 김응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삼성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김인식 감독이 떠난 두산은 김경문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했다. ⑥ 쏟아진 FA, 이적 시장 활발 2003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이 쏟아졌다. 사상 최다인 13명이 FA를 신청했다. 정수근(두산→롯데·6년 40억6000만원) 이상목(한화→롯데·4년 22억원) 마해영(삼성→KIA·4년 28억원) 박종호(현대→삼성·4년 22억원) 진필중(KIA→LG·4년 30억원) 등 대형 FA들이 활발하게 이적했다. ⑦ 이종범 MVP 그랜드슬램 올스타전 최다(13회) 베스트 멤버에 선정된 KIA 이종범은 선수 시절 딱 한 차례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2003년 웨스턴(서군) 리그 2번 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2타점 2도루를 기록, 9-4 승리를 이끌었다. 이종범은 한국시리즈(1993년, 97년)와 정규시즌(1994년)에 이어 올스타전 MVP까지 석권,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리그 최초 기록은 타이론 우즈(2001년)가 작성했다. 삼성은 올스타전 10개 포지션 중 2루수를 제외한 9개 포지션을 휩쓸었다.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다 올스타를 배출했다. ⑧ 롯데 사상 첫 3년 연속 꼴찌 구도 부산의 자존심이 확 구겨졌다. 롯데는 정규시즌 133경기에서 39승 91패 3무의 성적으로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꼴찌(승률 0.280-0.245-0.256)를 기록했다. 개막 이후 1무 포함 12연패, 7월 이후 15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외국인 선수는 극도로 부진했다. 백인천 감독이 8월 초 경질됐고, 시즌 종료 후 양상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⑨ 다승왕 정민태 선발 21연승 정민태는 일본 요미우리에서의 2년 도전을 접고 복귀하자마자 리그를 휩쓸었다. 정규시즌 다승왕(17승 2패) 승률왕(0.895) 등 2관왕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는 홀로 3승을 거둬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1차전에 등판한 그는 사흘 휴식 후 4차전·7차전에 등판해 역투했다. 2003년 8월 31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을 통해 한·미·일 프로야구 통틀어 최다인 선발 21연승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형석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5 18:01